[일/MC물] 여왕의 뜰 - 8장 검은 눈물 (6-2/6) -
촬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구석 쪽으로, 난간에 기댄채 무대를 본다.
세나에게 부탁받은 플룻 케이스는 옆자리 의자 위에 둔다.
No.6 아이는 성대모사를 하고 있다.
그래, 특기라고 하면, 저런게 보통이지.
쿠키 던지기라든지, 다른 아이들이 너무 기합이 들어가 있어.
그렇게 대충 생각하며 보면, 성대모사가 과하게 능숙해 보인다.
뭐야, 결국 이녀석도 세미프로인가.
어떻게, 대학 미스 콘테스트에 나온 여자 아이가, 저렇게 성대모사에 능숙하지?
제한 시간 10분이 지나고, 실행 위원이 연기를 멈추었다.
No.6 아이는 무대에서 내려간다.
세이나의 차례다.
노리코는 난간에 팔꿈치를 기대고, 물을 마셨다.
기쁜듯이, 작게 손을 흔들어 왔다.
나는 됐으니까. 손님들 쪽을 보라고.
추가 엔트리의 세이나는, 프리·이벤트에서 첫 등장이므로, MC가 약간 긴 소개를 해 준다.
아, 자기 소개? 네-……엔트리 No.7 오노데라 세이나, 경제학부 3학년입니다」
후보자 중에서 월등한 미인이니까, 입만 다물고 서있는 것만으로 충분한데.
부족하다면, 살짝 옷을 벗으면 필승인데.
쯧, 저런걸 처음해보니까 어쩔수 없나?
하지만, 세나.
조금 실수해도, 육체 접대로 만회할 수 있으니까, 걱정마.
특기, 라고 부르기는 이상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자랑이라면 그건 바로,
사실, 그 친구를 여기에 저 대신 세워서 소개하고 싶지만,
콜록! 콜록!
2층석의 난간을 넘고, 뱉은 물이 떨어진다.
1층석의 손님, 누군지 모르겠지만, 미안.
입이 거칠고, 사람들의 욕만 하고 다니는 것 같아 처음에는 나쁜 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첫만남 이 후, 입만 열면 욕만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아이는 단지 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걸 눈치챘습니다.
그 아이의 말에는, 독은 있었지만 상대를 손상시킬 의사는 없었어요.
욕을 먹은 당사자들은 화를 내기는 커녕 웃는걸 보게 됐습니다.
미리 준비해 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스피치는 어색하다.
벌써, 세이나와 노리코의 만남을 시작하는 이야기로, 5분이나 사용하고 있다.
아무리 빛나는 미인이라고 해도, 한도가 있다.
그냥 플룻 연주나 하면 좋았을텐데.
스피치를 할 기회는, 학원제에 있을텐데.
뭐, 세나가 미스로 선택되고 싶지 않다면, 이런 걸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지.
그렇다 치더라도, 내 얘기를 스피치 테마로 선택하리라고는…….
대학 1년의 겨울, 저는, 가정교사를 하던 집으로부터, 해고와 다름없이 계약이 중지당했습니다.
과외 상대는 전혀 공부할 마음이 없는 고교생 남자아이 였습니다.
공부할 생각은 없지만, 저를 만나는건 괜찮았는듯 그 때 계약을 중지될 때까지,
그 고교생의 성적은, 월래 나빴던 것이, 한층 한층 더 나빠져 갔고
월급만 받아먹는 도둑으로 매도당했고 저는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여,
그때까지 받은 월급과 같은 금액을, 그 집에 돌려주러 갔습니다.
그 무례에, 상대방은 한층 더 화냈지만, 돌려줬습니다.
저는, 얼마간 풀이 죽어 있었고 상대가 나빴다고 주위에서 모두 위로했지만 가라앉은 기분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분명 나쁜 것은 상대방이다.
그렇지만, 상대의 잘못을 탓 하면서 왜 넌 그렇게 잘못한듯 침체하고 있는거야?
엄청 비생산적이네.
세이나에 다른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 봤어야 해.
그 고교생에게는 대체 뭐가 필요했을까?
가정교사로서 뭐가 가능했을까?
분명히 가정교사가 해야 할 일로서 잘못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공부할 의지가 없는 상대에게, 가정교사의 루틴 워크를 기계적으로 해내는 것이, 정말로 잘한 일 이었을까?
그 밖에 할 수 있을 일은 없었을까?
조금이라도 공부에 의지에 갖게 할 수 없었을까?
무리하게 하지는 않더라도 고교생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부와 타협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걸 알게 해줬다면 이렇게 됐을까?
그 모친에게도, 고교생 본인에게도, 틀에박힌 교육이 아니라 그런 충고 한마디를 더원하고 있던게 아닐까?
그런건, 무리한 주문이라고.
그런 인생 상담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아르바이트 가정교사가, 그런 교육까지 해야 하다니 말도안된다고.
침체되어 있는 제게, 그렇게 트집을 잡는 그 친구가 너무나 나쁘게 보였습니다.
그 친구가 말한 시점에서, 한번 더, 제 자신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그랬다면 그 아이가 그 부모가 그렇게 힘들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죠.
하지만, 저는 깨끗이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새, 저는 그 아이에게 더이상 화가 나지 않게 되어 있었습니다.
어두웠던 시야가 열린 것 같은 기분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저는, 결국 제 자신밖에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는걸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제 눈을 밝혀 주었던 것에 대해서, 그 친구에게, 미처 고맙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
-·-
그렇지만, 내게 있어서, 그다지 인상에 남지 않은 소소한 사건이었다.
그렇게 사소한 일을, 세나가, 저렇게 소중하다는듯 말하는 것은 의외다.
왠지 답답하다.
의자 위에 두었던 플룻 케이스를 들어 봤다.
생각했던 것 보다 무겁다.
손이 아파오고, 의자로 되돌렸다.
방금 물을 마셨는데 갈증이 느껴진다, 또 물을 꿀꺽꿀꺽 마셨다.
세이나의 말투는, 서서히 매끄럽게 변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벌써, 1명의 할당 시간 10분에 가깝다.
세이나는 이야기를 서두른다.
빨리 감기를 누른 것 같이, 노리코와의 사건을 이야기 해준다.
제가, 무의식적 중에 다른 친구에게 상처 입히는 말을 했을때는, 그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와 연인과의 사이를 언제나 지켜봐 주었습니다.
연인과 싸움으로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 친구는 저와 그 연인은 서로를 정말 사랑하고 있다고 저를 설득해 주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간단하게 불명료하게 말할 뿐.
세이나와 노리코 밖에 모르는 사건이 많이 있다.
많은 친구들 오직 단 두 명 밖에 알고있던 대화, 두 명 밖에 모르는 시간을, 빠르게 나열해간다.
오직 단 둘만이..
2층석만을 보고 있을뿐.
날 보고 있는거야?
내게 말을 걸고 있는거야?
이 스피치, 대체 언제까지 계속 되는거야?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제 자신을 믿을 수 없게 되었고.
제 자신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친구에게, 저를 보일 수 없었습니다.
그 친구와 싸움을 하고, 절교되었습니다.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마치 제 자신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절망만이 남아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용서해 준 덕분에, 저는 믿을 수 없던 저 자신과 마주볼 수 있게 돼었습니다.
설마? 오다?
뭐야 저 소리는?
모든 사람 앞에서 섹스해서 기분 좋았다는 정직하게 말하라고.
네게 반해있는 남자들에게 과시하고, 너 때문에 손상된 여자들에게 사과해.
할 수 없어?
내가 모두 앞에서 말할까?
사실은 변태 주제에.
그 말투는, 전혀 나쁘게 들리지 않잖아.
게다가 그건, 전부 내가 꾸민 일이라고.
자신이 더럽혀진걸 깨달아도, 나와 화해 할 수 있으면 그 편이 더 좋았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제가 곤란할 때, 헤매일 때, 언제나 제 옆엔 그 친구가 있었습니다.
굉장히 심한 말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 덕분에, 저는 제 삶의 목적을.. 이유를 하나하나 찾아갑니다.
그 친구는 분명히, 제가 길고 긴 길을 걷고 있던 중에「난 이제 지쳤어」라고 말해도, 거들어주지 않을 것 입니다.
떨어져 있는 가지를 지팡이 삼아 걸으라고.
지름길이 있으니까 스스로 찾으라고 할 것입니다.
그 친구가 보고 있기 때문에, 저는 안심하고 앞을 향해 걸을 수 있습니다.
제한 시간 10분은 이미 지나고 있다.
그런데, 제한 시간계의 실행 위원은 세이나를 멈추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객석이 조용해져 있는데.
아, 진짜 실행 위원 무리는 도움이 되지 않는구나.
세나는 예쁜니까.
또 이렇구나.
언제나, 세나는 미인이니까 남자에게 배려받는다. 사랑받는다.
세나만이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완전 짜증난다.
이러니까 남자라는 녀석들은.
이러니까 세나라는 아이는!
-·-
세이나는 10분이 지난걸 눈치챈 것 같다.
시시하고 지루한 스피치를, 급하게 정리하려고 한다.
제 가장 소중한 보물입니다. 평생,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는 보물입니다.
지금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그녀의 덕분입니다.
아마, 제가 뭘 말하기 시작하면, 어차피 또 그 독설로 놀림당하는게 뻔하니까요. 헤헤
이 홀에, 그 친구가, 지금, 제 이야기를 들어 주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면, 그녀도 말대답할 수 없을게 틀림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그 친구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언제나, 미키에게서 중요한 걸 알게되고 배워. 내가 미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
그렇지만, 미키.
나는, 만약 미키가 상처로 걸을 수 없게 된다면, 내가 미키를 짊어지고 걷고 싶어.
언제라도 미키를 짊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쭉, 미키 곁에 남아있고 싶어.
그러니까, 미키. 정말 좋아하는 미키.
앞으로도 쭉, 언제까지나 쭉, 내 친구로 남아있어 줄거지.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세이나는 고개를 숙이고, 무대에서 내려간다.
상쾌한 미소를 띄우고, 천천히 걷는다.
등을 쭉 피고 걷는 그 모습은,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세이나가, 무대의 천막으로 사라진다.
객석에는 정적만이 흐른다.
-·-
노리코는, 누군가 심장을 강하게 잡힌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지러워. 숨이 막힌다.
특기를 보이라고 말했잖아?
세나는, 어째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세나, 진짜 바보구나. 정말.
아하하.
완전히 객석이 죽어있잖아.
박수도 환호도 아무것도 없다.
뭐, 짝짝 조금 박수는 나오고 있지만 저까짓거 의리의 박수일 뿐.
박수 소리가 점점 커진다.
커진다.
점점 더 커진다.
시끄러워..
아니야.
여기가 2층석이라서 소리가 울리는걸꺼야…….
세나가, 무대의 천막으로부터 모습을 나타내고, 우아한 동작으로 객석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혼자서 착각해서는.
이 박수는, 6명의 후보자에 대한 박수야.
우연히 네가 마지막 차례인것뿐, 너에게 보내는 박수가 아니야!
흥, 언제나 자신은 특별 취급 되고 있으니, 혼자서 자아도취에 빠져 착각하고 있구나.
인사를 한 후, 세이나가, 2층석 쪽에 관심을 가져 왔다.
이런 얼굴을 보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황급히 몸을 숙였다.
주저앉아 생각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도 생각해 버린다.
조금 전의 세나의 말.
기억 속의 세나의 말.
기억 속의 세나의 표정.
미키 대단해.
미키도 참, 야해.
그렇지만, 미키 덕분이야.
눈동자를 빛내면서 내게 달라붙어 왔다.
조금만 불쌍한 모습만으로 엉엉 울었다.
약간의 배려와 감동만으로 울어버린다.
번거로워.
짜증나.
언제나, 이 강요하는 듯한 감정 표현!
스트레이트로, 정직하고, 고지식해.
「미키.고마워. 쭉 내 곁에 있어 줘서.
나는 언제나, 미키에게서 중요한 걸 알게되고 배워. 내가 미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
그렇지만, 미키.
나는, 만약 미키가 상처로 걸을 수 없게 된다면, 내가 미키를 짊어지고 걷고 싶어.
언제라도 미키를 짊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쭉, 미키 곁에 남아있고 싶어.
그러니까, 미키. 정말 좋아하는 미키.
앞으로도 쭉, 언제까지나 쭉, 내 친구로 남아있어 줄거지」
이게 대체 무슨 말이야?
전혀 의미를 모르겠어.
세이나……
세나……
어째서 그런걸 말한거야?
내가 뭘 했는지 알아?
응,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순진하게 말할 수 있었구나.
정말 바보다.
어떻게 그렇게 정직해?
어떻게 그런식으로 사람을 신용하는 거야?
어떻게 너만 그렇게 예뻐?
어떻게 그렇게 더러워지지 않는거야?
어떻게 그렇게 순수해?
어떻게 그렇게……
세나.
어째서?
어째서 너는……
어째서 너는 언제나……
언제나 혼자서만, 그렇게 빛나……
언제나 곁에 있는 나는 보이지 않아.
네가 있는 탓으로……너 때문에, 나는 언제나……
다 네 탓이야.
세나의 바보.
세나의 바보.
세나의 바보……
그렇게 더럽혀 주었는데.
어째서 아직 그렇게 빛나는거야?
뭐야 이건?
이 기분은?
어쩐지, 아파. 괴로워.
진거야?
패배감?
굴욕감?
이런 분한 기분은 처음..
분해서 가슴이 아프다.
숨이 막힌다.
몸이 떨린다.
아..? 어?
하하……? 이게 뭐지..?
난간에 매달려 주저 앉아 숨는다.
패트병으로부터, 얼굴에 물을 부었다.
기분좋다.
시원해졌다.
내 얼굴이 젖어 있는걸 봐도, 괜찮아.
아무도 모를거야.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거야.
흐르는 물 탓으로 화장이 무너진다.
얼굴에서 방울져 떨어져 내리는 투명한 물 탓으로, 원피스가 젖어간다.
이것도,
이것도 전부, 네 탓이야.
나, 절대 잊지 않겠어.
이런 분한 기분..
이런, 숨 막히는, 아픔.
반드시 이런 분한 기분,
반드시 보복해 준다.
반드시, 더럽혀 주니까요.
더 잔인하게 더럽혀 준다.
더 아주 아주 지옥 밑바닥까지 떨어뜨려 줄거야.
세나 바보.
정말……정말……바보.
세나……
들려오는 시끄러운 박수갈채 속.
아무도 보지 못하는 어두운 암흑 속에 주저앉아 몸을 떨고있는 한 사람.
그 한사람의 얼굴에는.
새까만 눈동자 아래로 검은선이, 희미한 검은 두 줄기의 선이 그어져 있다.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