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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act는 우주복을 벗고 - 1 -







컨택트는 우주복을 벗고







상호학술협력교섭의 최종 단계가 되어서 그룸브릿지인과의 대화가 장애에 부딪혔으므로, 태양계 연합 외무국의 젊은 교섭관인 잭과 미리암은, 몹시 곤란해하고 있었다.

테이블 건너편에서는, 전용 여압복을 입은 48개의 촉수를 가진 그룸브릿지인 교섭관이, 잭이 건네준 파카 볼펜을 들기 어려운 듯이 쥔 채로 경직되어 있다. 벌써 40분이나 그대로다.

그가 들고 있는 것은, 협력 교섭의 내용을 문장으로 한 동의서다. 지금까지 서로 이야기해서 척척 박자대로 진행되었으므로, 마지막 마무리로서 잭이 내밀었다. 그 순간 상대는 굳어졌다. 싸인만 받을 수 있으면, 교섭은 완료되는데.

내용에 불만이 있는지 물으면, 불만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싸인을 망설이고 있다. 싸인이 무리면 손도장이든 뭐든――48개의 촉수 중 어떤 것을 사용해도, 비록 우주복 너머라도 상관없다고 미리암이 말했지만, 그런데도 상대는 동의하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젊은 두 명은 전혀 알 수 없었다. 곤혹해서, 작은 소리로 상담한다.


「어떻게 하지? 싸인만은 뒷날 해달라고 할까」

「안돼, 오늘 중에 끝마치라고 들었잖아. 그룸브릿지인은, 내일 열리는 초공간 게이트로 돌아가버리는걸. 그 다음은 3개월이나 뒤야」

「어쩔 수 없어, 부장에게 상담해 볼까」


인터폰으로 상사인 칸크넨 부장을 찾아 보았지만, 공교롭게도 그는 돌아가버렸다. 이 교섭은, 전쟁의 정전 교섭이나 종족간 무역의 거래 같은 중대한 교섭은 아니기 때문에, 젊은 두 명만으로 충분히 의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생각되고 있었던 것이다.

당황해서 다른 부서에도 연락해 보았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모두 돌아가버린 모양이다. 이성인과의 첫 접촉으로부터 40년, 지금은 ET와의 교섭은 일상화한 루틴 워크로, 긴장감 같은건 조각도 없다. 외무국은, 한가한 조직인 것이었다.


「누군가 남아있지 않은지 찾아볼께」

「아, 기다려!」


초조해하는 미리암을 남기고, 잭은 복도에 뛰쳐나왔다.

타이탄에 있는 외무국 기지의 복도는, 텅 비어서 사람기척이 없다. 잭은 필사적으로 돌아다녀서, 의지할 수 있을 듯한 인간을 찾았다.

두 명과 만난 것은, 그럴 때였다.


「어머나, 왜그래. 그렇게 달리고」

최상층의 막다른 곳에 있는, 평상시에도 아무도 오지 않는 전망실에서, 초로의 남녀가 토성의 훌륭한 경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중 여성이, 잭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은?」

「옛날 여기서 일하고 있었던 사람이야. 근처까지 왔기 때문에, 그리워져서 왔어. 그렇지만, 시간이 나빴던 것 같네. 아무도 없어」

「옛날 여기서? ET와의 교섭 경험은 있습니까?」

「ET와의 교섭? 물론 있어. 그 무렵의 국원에게는 모두 있어. 한걸음 잘못하면 먹히거나 포격되거나 하는 ET와 이야기하려고 하는 호기심 많은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으니까」

「고맙습니다!」


지푸라기에라도 매달리려는 생각으로, 잭은 간절히 부탁했다.


「그룸브릿지인과의 교섭이 막히고 있습니다. 손을 빌릴 수 있지 않습니까?」


잭의 이야기를 듣고, 여성은 돌아보고 토성의 고리를 올려보고 있던 남성에게 물었다.


「어쩌지, 류?」

「아직 미마스를 찾지 못했는데」

「위성 찾기 같은건 나중에 해. 오랫만에 해보지 않을래?」

「하고 싶은거네, 또」


문 그레이의 품이 넉넉한 우주복을 입은 남자는,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언제라도 너를 도울거야, 하루나」

「결정이네」

「이쪽입니다!」


두 명의 이름을 어디선가 들었던 적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긴 이야기를 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잭은 달리기 시작했다.




「늦어요! ……어머나, 그 쪽은?」

「이 분이 상대네」


방에 들어 온 세 명을 보고 미리암이 괴이쩍은 듯이 말했지만, 거기에는 대답하지 않고 하루나가 이성인의 앞에 섰다. 양손을 좌우로 펼쳐 무장하고 있지 않는 것을 보이고, 훌륭한 최소 요소 어법으로 인사한다.


「나는 지구인 하루나. 우호적으로 이야기합니다. 당신의 개체명을 알고 싶다. 당신의 문제를 알고 싶다」


번역기가 오해를 일으키지 않게, 허식을 생략하고 가능한 한 단순화한 말투가 최소 요소 어법이다. 이성인과 교섭할 때 필수인 기능이다. 베테랑이라고 깨달아서, 미리암이 입을 다문다.

그룸브릿지인이 우-우- 낮은 소리로 신음하고, 테이블 위의 번역기가 소리를 냈다.


「개체명은 워보입니다. 교섭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 행위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행위란, 색소 정착 기구를 사용하는 행위입니까」

「아닙니다」

「그룸브릿지인은 문자를 사용합니까」

「사용합니다」

「인정되지 않는 행위를 정의해 주세요」

「인정되지 않는 행위를 정의해서 전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뭔가 터부가 있지만, 말하는 것도 할 수 없다는 거네」

「하루나, 미러법을 시험하자」


입다물고 있던 류가 말하고, 하루나는 자신의 펜을 꺼냈다. 두 사람 모두 생생한 얼굴이 되어 있다.

테이블 위 백지인 메모 용지에, 펜으로 가로줄을 긋고, 워보의 기색을 살폈다. 그는 가만히 입다물고 있다.

다음에, 펜으로 사각사각 그림을 그렸다. 사각형과 수직인 4개의 봉. 테이블이다. 역시 워보는 침묵하고 있다.

다음에, 자신의 이름인 듯한 문자를 썼다. Haruna Kunitomo.

바로 그때 워보는 신음소리를 내며 48개의 촉수를 출렁거렸다.


「그 행위를 중지해 주세요. 그 행위는 비문명적입니다」

「문자를 쓰는 것이 비문명적?」


잭과 미리암이 얼굴을 마주본다. 입다물어, 라고 하루나가 손을 내민다.


「화내고 있어. 이것으로 알았어. 이유는 차치하고, 그들은 문자를 타인에게 보이는 행위를 싫어해」

「타인에게 보이게 하는 행위라니……문자는 그걸 위한 것인게?」

「됐으니까. 의문은 뒷전으로 해, 상대에 맞추는거야」


그렇게 말하고 하루나는 테이블 위의 서류를 모두 정리하고 워보를 다시 향했다.


「워보의 습관을 존중합니다. 문자를 쓸 필요는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습니다. 음성을 기록하는 것은 인정됩니까」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룸브릿지인이 기록을 남기는 방법을 알고 싶다」

「보고 기억합니다. 우리의 언어는 모습입니다. 음성은 이례입니다」

「모습입니까」

「하루나, 영상이다」


류가 또 말하고, 하루나는 끄덕였다.


「영상을 기록하는 것은 허락됩니까」

「인정됩니다」


호오, 하고 하루나와 류가 동시에 한숨을 쉬고, 웃는 얼굴을 주고 받았다. 잭과 미리암은 영문을 모른다.

하루나가 자신으로 가득찬 어조로 말했다.


「영상을 기록합니다. 그룸브릿지인의 언어로, 교섭에 동의해 주세요」


카메라의 스위치를 넣자, 워보는 많은 촉수를 복잡하게 휘둘러 움직였다.

그것이 끝나자, 워보는 말했다.


「동의했습니다. 교섭이 끝나는 것을 바랍니다」

「승낙합니다. 감사합니다. 우호적으로 관계합시다」

「우호적으로 관계합니다. 하――루나에게, 한번 더 감사합니다」

「끝났어. 뒤는 맡길께」


하루나와 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시원스럽게 나가 버렸다. 잭과 미리암은, 여우에게 홀린 것 같은 얼굴로 그들을 전송했다.




월요일에 두 명이 칸크넨 부장에게 보고하러 가자, 그는 갑자기 사과했다.


「미안, 그룸브릿지인의 특징을 가르쳐주는 것을 깜빡 잊고 있었다. 고생했지 않나?」

「예, 뭐……」

「잘도 영상 조인을 생각해냈군. 완벽한 솜씨다. 워보는 만족해서 돌아갔다고 한다」

「저걸로 조인이 되는겁니까?」

「자기들이 해놓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냐」


칸크넨은 데스크의 화면에 기록을 재생해갔다.


「이성인에게는, 문자가 없는 놈들이나, 있어도 펜을 가지고 있지않는 녀석들이나, 눈이 없어서 음성밖에 사용할 수 없는 녀석들 등, 여러가지 종족이 있다. 그룸브릿지인은 본래, 48개의 촉수를 사용해서 수화로 회화하는 종족이다. 수화 언어를 기록에 남기려면, 영상밖에 있을 수 없지」

「그렇지만 그들은 문자가 있잖습니까. 왜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거지요?」

「그것이 그들의 특징이다. 그들 문명의」


칸크넨은 재미있다는 듯이 말한다.


「태고, 그들도 문자를 동료에게 서로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문자라는 녀석은, 전하고 싶은 것의 매우 일부를 기호화해서 전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아. 말을 문자로 하는 과정에서, 미묘한 뉘앙스가 몽땅 없어진다. 예를 들어, 지구어로 「손든다」라고 말했을 때, 그것은 대부분 항복한다는 의미지만, 관용구를 모르는 인간이 들으면, 손을 들어서 공격으로 옮긴다, 라는 의미로도 받아들이겠지. ――그렇게 불완전한 도구로 의지를 전달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들 동료 사이에서 오해가 잇따라서, 전쟁이 일어나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러니까 그들은 문자를 봉했다」

「그걸로 문명이 성립되는 겁니까?」

「성립되고말고. 보았잖아, 그 우아하고 복잡한 수화를. 그 방법으로 전달되는 정보량은, 문자보다 훨씬 많다. 그들의 동료 내에서는, 그 방법밖에 이용해서는 안되게 되어 있다. 타협해도 기껏 음성 언어를 사용하는 정도다. 소리라면, 억양, 성량, 피치 등으로, 그나마 많은 정보량을 전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문자는 안된다. 문자로 조인은 할 수 없이. 하물며, 완전한 추상 기호인 손도장 같은건 당치도 않아」


워보에게 그것을 내밀었던 미리암이 목을 움츠린다. 잭은 더욱더 말했다.


「그럼, 원래 왜 문자같은 것을 만들어 냈습니까? 봉할 정도라면 처음부터 안만들었을 테지요」

「기록이야. 아니, 기억을 위해서다」


칸크넨은 이마를 쿡쿡 찌른다.


「그들도, 기억력은 무한하지 않아. 미래의 자신에게 의사를 전하기 위해서, 문자를 만들었던 거야. 그것을 보는 것은 자신 뿐이니까, 오해는 생기지 않아. 현재 그룸브릿지인은, 각서를 위해서만 문자를 사용하고 있어. 지극히 사적인 도구가 되어버린 거다」

「사적인……」

「남의 앞에서 문자를 쓰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도어가 없는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이겠지」


그렇게 말하고, 칸크넨은 문득 눈살을 찌푸렸다.


「어이, 그런 것을 몰랐는데도, 잘도 영상 조인을 생각해 냈구나」

「실은 저것은 우리들이 한게 아닙니다」


두 명은 붉어져서 고백한다.


「국에 있던 베테랑인 것 같은 사람을 잡아서, 도와달라고 했으므로……」

「뭐야, 그런가」


칸크넨은 맥이 빠진 것 같았다가, 끝이 좋다면 모두 좋다는 듯이, 기분좋게 데스크의 커피에 입을 대었다.


「그러면 나도 감사를 하지 않으면. 어디의 누구야?」

「확실히, 하루나·쿠니토모라고 하는 여성과……」


푸―웃! 하고 칸크넨이 커피를 뿜었다.


「하, 하, 하루나·쿠니토모?」

「예, 그리고 류라든가 하는 귀여운 할아버지지만……」


은빛 우주복의 가슴팍에 커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칸크넨을, 눈을 동그랗고 뜨고 응시하며 미리암이 물었다.


「……아시는 분입니까?」

「바, 바, 바보녀서억!」


커피 컵을 내던지고 칸크넨은 고함쳤다.


「너희들은 외무국의 초대 국장을 모르는 거냐!」

「초대 국장!?」

「쿠니토모 하루나 국장과 보좌관 류브리암·렉슨이라고 하면, 태련항행 보안부의 통역 팀을 지금의 외무국까지 길러낸, 인류 최고의 이성인통이다! 단 둘이서, 21종의 이성인과 우호 조약을 맺은 전설의 교섭관에게, 너희들은 번역기의 대역을 시킨거냣!」

「죄송합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냐, 하고 부장은 인터폰을 집는다.


「그 분들은 5년 전에 은퇴하고 나서 행방불명이었다. 사수좌 회랑을 크루저로 놀면서 돌고있다든가, 시리우스 대에서 마이너리티한 이성인에게 성간 교섭의 이것저것을 가르치고 있다든가, 소문만 난무하고 있어서 거처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태양계에 돌아오셨다면, 하다가 그만 두고 내팽개친 은퇴 기념식전을 꼭 한번 하지 않으면!」


외무 국장, 아니 태련의장에게 연락을, 하고 소란을 피우고 있는 칸크넨에게서 눈을 떼고, 잭과 미리암은 멍하니 서로 응시했다.


「그 사람이 말이지이」

「몰랐네.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라니」

「아, 그렇다. 미리, 잠깐」


잭은 미리암의 손을 잡아당겨서 일어섰다. 어디에 가냐? 하고 칸크넨이 충혈된 눈으로 노려본다.


「일하러 갑니다. 기념식전에는, 우리들의 차례는 없겠죠」

「음, 그건 그렇다. 방해가 되지 않는 곳에 가주게」

「네네」


두 명은 방을 나왔다.









사실 야한 건 후반부에 몰려 있습니다^^; 양이 많아서 나누어 올립니다~


이건 제가 예~전에 번역해서 다른 사이트에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만... 왠만하면 복수 사이트엔 안올리려 했습니다만 요청하시는 분이 계셨고 둘 다 가시는 분이 많으실 것 같지는 않아서 여기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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