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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血神劫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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血神劫




第 三 章  歐陽宣




-1-




소녀들은 하녀들에게 명령해 세 여인을 우물가로 데려가 목욕을 시켜주게 했다. 용아가 하녀들에게 말했다.




“잘 씻겨. 보지구멍이나 똥구멍까지 깨끗이 씻겨 그리고 방금 먹이를 먹였으니 양치질도 잘 시키고. 아니 직접 하게 하지 말고 너희들이 입을 벌리고 해 줘. 감히 문주님 앞에서 입 냄새를 풍길 수는 없으니까 꼼꼼하게 조심해서 잘 해.”




세 여인 모두 잘 씻고 나자 하녀들이 마른 수건으로 몸을 말려주고 홍아가 그런 그녀들을 데리고 구양선의 침실로 데려갔다.




양세현, 유월현, 한교운 세 여인은 모두 구양선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구양선은 얇은 침의를 걸치고 침대에 몸을 기대고 반쯤 누워 있었다. 과거 사도천이 살아 있을 때 부부가 함께 사용하던 침실과 침대였지만 사도천이 죽은 후 양세현은 혼자 사용하기에는 너무 넓은데다 남편과의 기억이 괴로워 침실을 다른 방으로 옮기고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녀들을 시켜 매일 깨끗이 관리하게 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방에서 나는 먼지 냄새 따위는 전혀 나지 않았다.




“모두들 네 발로 기어보렴.”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세 여인은 손을 바닥에 대고 개처럼 네 발로 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무릎을 바닥에 대고 기니까 진짜 개나 짐승 같지가 않네. 무릎을 떼고 엉덩이를 좀 더 들어 올려 보렴.”




세 여인은 엉덩이를 치켜 올리고 기었다.




“아냐, 그렇게 하면 보여야 할 데가 다 안 보여 조금 더 올려봐. 그래 그 정도 높이가 딱 좋겠어.”




세 여인의 엉덩이가 하늘을 향해 한껏 치켜 올려졌다.




“엉덩이를 좀 흔들어 보렴. 아니 조금 더 크게, 그리고 조금 돌려 봐.”




세 여인이 하늘 높이 엉덩이를 올린 채 엉덩이를 흔들고 돌려대자 서로 부딪치기도 했다. 세 여인 모두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사이라 서로 알몸만 보여도 얼굴을 붉힐 것인데 침실치고는 상대적으로 넓다고는 하지만 좁은 방 안에서 개처럼 기어가며 서로 벗은 엉덩이를 부딪쳐대니 모두들 낮에 강호의 군웅들이나 성무장의 하인들 앞에서 알몸을 드러낸 것과는 또 다른 민망함이 몰려왔다.




“개처럼 짖어보렴.”




세 여인은 최대한 개처럼 소리 내며 열심히 짖었다.




“멍멍머엉, 멍멍머멍, 왈왈, 머엉멍멍.”


“왕왕왕, 왕왕왕, 우우우왕왕”


“컹컹컹, 컹컹컹. 크르르컹컹”




구양선이 살짝 미소를 띠우며 말했다




“너희들에게 어울리긴 하는데 이번엔 돼지처럼 꿀꿀거려 보렴.”




세 여인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 돼지처럼 꿀꿀거렸다.




“꿀꿀꿀꿀, 꿀꾸꾸꿀, 꿀꾸꾸꿀.”


“꾸우우꿀꿀, 꿀꿀꿀꿀, 꾸우우꿀꿀.”


“꿀꿀꿀꿀, 꾸우우우꿀, 꾸우우울꿀.”




구양선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역시 그것도 너희들에게 제법 어울리네.”




구양선이 반쯤 누운 자세에서 몸을 일으키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역시 너희들은 사람보다 개나 돼지가 제일 어울려.”




구양선이 옆의 탁자에서 말린 과일 몇 개를 집어 바닥으로 던졌다.




세 여인이 서로 그걸 먹기 위해 허겁지겁 바닥으로 입을 가져갔다. 양세현은 자신이 진짜 주인이 던져준 과자를 주워 먹는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구양선에게 보이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배가 고파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구양선이 바닥에 던져준 말린 과일이 진심으로 먹고 싶었다. 유월련과 한교운 두 여인도 양세현과 같은 마음인 듯 재빨리 바닥으로 열심히 고개를 숙여 과일을 주워 먹었다.




구양선이 깔깔 웃으며 다시 한 웅큼을 집어 던져주었다.




세 여인은 더욱 열심히 바닥으로 입을 가져갔다. 서로 먹기 위해서 움직이다보니 서로 머리가 부딪치고 엉덩이가 부딪치고 서로의 알몸이 마구 비벼졌지만 조금 전의 민망함 따위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들에겐 이미 구양선이 던져주는 과일에 대한 욕심밖에는 없었다. 바닥에 떨어진 과일을 다 주워 먹자 그녀들은 일제히 구양선에게 과일을 더 던져달라는 애처로운 눈길을 보냈다.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며 웃기만 하던 구양선이 입을 열었다.




“후후 너희들은 정말 귀여워. 너희들 너희 스스로도 모르는 재미있는 공통점이 있단다. 혹시 알겠니?”




우리에게 우리도 모르는 공통점이 있었나? 아아 그딴 거 알고 싶지 않아요. 제발 좀 더 던져주세요. 너무 먹고 싶어요. 아 제발!




구양선이 다시 특별히 커다란 말린 과일 세 개를 집어 던졌다. 세 여인이 동시에 달려들어 한 개씩 입에 물었을 때 구양선이 말했다.




“그건 너희 셋 모두 사도천이랑 동침했다는 거란다.”




세 여인 모두 입에 과일을 물고 깜짝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양세현이야 원래 사도천의 아내였으니 그와 동침한 건 당연한 얘기지만 유월련과 한교운 둘 다 서로 상대가 사도천과 동침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게 분명해 보였다. 거기다 세 여인 모두 구양선의 말투에서 뭔가 무서움을 느끼고 입에 문 과일을 먹지도 못하고 그대로 입에 문 채 한구석으로 물러나 잘못을 저지른 강아지가 성난 주인을 바라보는 듯한 두려운 눈으로 구양선을 바라보았다.




“후후, 너희들 얼굴을 보니 너희들도 서로가 모르고 있었던 게 분명하네. 하긴 사도천 그 남자 좀 눈치가 둔한 데가 있긴 했지만 너희들에게 서로의 존재를 숨겨야 한다는 걸 알 정도의 생각은 가지고 있었나 보네.”




구양선은 웃는 어투로 말하고 있지만 분명히 그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세 여인 모두 두려움에 가슴이 떨려왔다. 설마 구양선이 사도천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걸까. 혹이 그의 옛 정인일까? 그래서 우리를 미워해서 이렇게 만들어버린 건가? 구양선은 그녀들의 마음을 바로 읽어버리는 것 같았다.




“후후, 걱정 마. 내가 그의 옛날 애인은 아니니까. 내가 그를 만난 건 십 년 전 그가 십이혈마와 싸울 때 만난게 다란다. 그리고 난 그때 열두 살이었고. 그 남자의 애인이 되기는 좀 어리지. 그 남자 다른 건 몰라도 어린애 취향은 아니었으니까.”




세 여인이 두려움에 잠겨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사이 계속 말을 이었다.




“먼저 내 얘기를 해주지. 대략 이백여 년 전 우리 선조가 천축에서 우연히 폐허가 된 사원에서 경전 하나를 구했는데 우리말로 풀자면 혈신경(血神經)이라는 물건이었어. 그 폐허가 된 사원도 혈신(血神)이라는 신을 숭배하는 사원이었지만 그때는 이미 사제도 신도도 모두 사라지고 그냥 폐허로만 남아있었지. 우리 선조는 그 혈신경 안에 몇 가지 무공과 기이한 대법이 기록되어 있다는 걸 알았지. 그리고 중원에 돌아온 뒤 그 혈신경에 담긴 무공을 익혔어. 중원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무공을 배운다는 거창한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결과는 끔찍했어. 어느 날 갑자기 미쳐버려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자기 아내를 이빨로 목을 물어 죽여 버리고 아들 둘은 사지를 찢어 죽였지. 그리고는 혈맥이 터져 죽어버렸어. 제일 어린 아들 하나가 살아남았지만 기가 막혔지 순식간에 부모와 형을 모두 잃어버렸으니까. 내 선조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그 살아남은 어린 아들이 진정한 천재였어. 그는 아버지가 미쳐버린 원인이 혈신경에 담긴 무공 때문이라는 걸 알고는 원한에 불타 혈신경을 태워버리거나 하지 않고 연구를 한 거야. 그리고 오랜 연구 끝에 몇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어. 혈신경에 담긴 무공과 여러 가지 대법이 결코 완성된 게 아니라는 것과 그것이 완성될 경우 기존에 알려졌던 여러 무공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무공이 될 것이라는 걸 깨달았지. 그리고 더 중요한 건 혈신경의 무공과 대법을 어떻게 하면 완성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아낸 거야. 그리고 그 방법에 한 가지 큰 한계가 있다는 것도 아셨지. 바로 장구한 시간이 걸린다는 거였어. 그래서 그 분께서는 혈신문을 만드시고 후손들로 하여금 계속 그 연구를 이어가 혈신경의 무공을 완성하게 하셨어. 그렇게 이백 년이 흘러서 우리 할아버지의 대에 와서는 축적된 연구결과가 거의 산을 이룰 정도였고 불과 몇 년만 있으면 연구가 완성될 거였어. 하지만 우리 할아버지는 한 가지 큰 실수를 하셨어. 바로 사람을 너무 믿은 거야. 수십 년간 고락을 같이하며 당신의 연구를 도와주었던 수하들에게 그게 하나의 엄청난 위력을 가진 무공이고 그것을 익히면 중원 무림의 어느 누구도 상대가 안 될 거라고 말씀하시며 몇 가지 시험을 보여주셨지.”




구양선이 크게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역시 아무리 생사를 같이한 친한 사이라도 너무 큰 보물은 절대 보여줘서는 안 되는 법인 가봐. 그 수하들은 곧 우리 아버지를 죽이고 우리 할아버지에게도 치유가 불가능할 정도의 큰 상처를 주고는 연구결과를 가지고 도망쳐 버렸어.”




구양선이 세 여인을 돌아보며 말했다.




“너희도 그 수하들이 누구인지 이제 알겠지?”




세 여인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불과 십여 년 전의 일인데 세상에 누가 그걸 모르겠나. 구양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바로 십이혈마가 바로 우리 할아버지를 배신하고 우리 아버지를 죽인 그자들이야.”




세 여인이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구양선이 계속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들도 큰 실수를 했지 우리 할아버지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하고 상처만 입혔으니까. 비록 할아버지가 두 다리가 잘려나가고 한쪽 팔도 잘려나갔다지만 그렇다고 할아버지를 끝까지 죽이려고 덤비기에는 할아버지의 무공이 너무 강했어. 남은 건 팔 하나뿐이라고 해도 도저히 자신들이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지. 그래서 그들은 할아버지를 그냥 남겨두고 할아버지의 다른 하인들만 모조리 죽여 버리고는 그대로 도망쳐버렸어.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겠지. 두 다리가 잘려나가고 한 팔도 잘려나간 노인이 이제 무인도나 다름없는 섬에서 무슨 수로 빠져나올 수 있겠나. 하지만 그들은 간과한 게 있었지. 어리다고 해도 내가 살아있었으니까. 할아버지는 그때부터 날 가르쳤어. 그들이 가지고 도망친 건 연구결과의 극히 일부에 불과했어. 연구가 완성되면 할아버지가 그들에게 주려고 했던 것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거였지. 그때부터 난 할아버지에게 여러 가지 무공을 배웠고 남은 연구를 완성시키려 했지.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내가 열한 살이 되었을 때 할아버지가 결국 돌아가셨어. 그자들에게 당한 상처가 너무 컸기 때문에 사실 그때까지 사신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웠어. 사실 그렇게 사실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 연구해온 혈신경의 여러 비약들 때문이었지 그 뒤 혼자서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나는 십이혈마를 죽이기 위해 강호로 나왔어.”




너무나 놀라운 일이었다. 불과 열한 살의 어린 나이에 그 무서웠던 십이혈마를 죽이기 위해 나섰다니. 세 여인이 구양선의 경지를 직접 느끼지 못했다면 절대 믿지 못했을 것이다. 구양선이 계속 말을 이었다.




“강호로 나와보니 십이혈마도 참 가관이더군. 훔쳐간 것을 함께 익히기는커녕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해 각자 연구결과를 나눠가진 채 뿔뿔이 흩어져버렸지. 그리고는 역시 훔쳐간 단약으로 무공을 속성으로 익히고는 강호에서 마구 날뛰고 피바람을 일으키며 잘난 채를 해대고 있었지. 사실 그들에게 혈마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우리 혈신문 때문일 거야. 그들 스스로는 처음에 혈신을 칭했지만 강호에서 누구나 그들을 혈마라고 불러버리는 바람에 그대로 굳어져버려서 혈신이라는 이름은 누구도 기억 못하게 되어버렸지.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피에 미쳐서 날 뛴 것도 제대로 된 혈신경의 무공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 거야. 하여간 난 그들 중에서 제일 가까이에 있던 팔마를 찾아갔지.”




구양선이 침대에 걸터앉아 뭔가 아련한 추억에 잠긴 듯 눈을 감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사도천을 만났지. 흠, 이런 말을 하면 아무도 안 믿을지 모르지만 뭐랄까 조금 멍청한 데가 있는 남자였어. 팔마의 소굴에서 갑자기 날 만나자 위험한 곳에 나같이 어린 여자애가 있으면 안 된다면서 날 억지로 끌고 나갔지. 거기다 마구 소동을 부린 탓에 팔마에게 거의 죽을 뻔 하기도 하면서 결국은 날 끌고 나왔지. 자기는 팔에 큰 부상을 입고 말이야.”




양세현은 사도천이 팔마의 소굴에 잠입했다가 팔에 상처를 입고 온 일이 기억났다.




“정말 뭐 이렇게 멍청한 남자가 있나 싶어서 그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는데 나중엔 정말 어이가 없더군. 도와 달라는 말도 않았는데 자기 멋대로 날 구해주겠다며 별 우습지도 않은 소동을 벌이고는 결국 팔에 엄청난 상처까지 입었으니 말이야. 하지만 어쨌거나 날 도우려다 난 상처인데다 잘못하면 팔을 잘라야 할 것 같아서 팔을 치료해 줬지. 그랬더니 내 의술이 놀랍다면서 십이혈마와 싸우다 다친 사람이 많으니 도와달라며 이번에는 또 상처 입은 사람들이 잔뜩 있는 곳으로 날 데려가더니 자기는 다시 십이혈마와 싸워야 한다면서 떠나더군. 결국 난 울며 겨자 먹기로 그들을 치료해 주고는 이 멍청한 남자가 도대체 어떻게 십이혈마를 상대하려나 싶어서 몰래 따라가 봤지. 십이혈마를 전부 해치울 때까지 내가 몰래 뒤를 따라다니며 몇 번이나 자기를 구해주고 도와줬는데도 그 남자 결국 내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지. 맨 마지막에 대마(大魔)를 상대하고 난 뒤에 날 발견하고는 그때도 내 손목을 잡고는 멋대로 날 항주까지 데려갔지. 우리 집이 바다 가운데 있다니까 항주에서 배를 태워주겠다면서 자기 멋대로 끌고 간 거였어. 도대체 바다가 얼마나 넓고 섬이 얼마나 많은데 어딘지 물어보지도 않고 멋대로 항주로 데려가는 거였어. 정말 어이가 없더군.”




구양선은 아련한 추억에 잠겨 눈을 감고 얼굴에 미소를 띠웠다. 구양선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세 여인 모두 구양선이 그때 이미 사도천을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양세현은 구양선이 왜 자신의 아들인 사도운에게 잘 대해주는 지도 알 수 있었다. 구양선은 어린 사도운에게서 예전 사도천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과 유월련, 한교운을 왜 지금처럼 만들어버렸는지도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 사랑했던 사도천과 동침했던 세 여인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리라.




구양선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침실 안을 걸으며 말을 이었다.




“이미 십이혈마도 죽었고 난 혈신경을 최종적으로 완성해야 했기 때문에 난 항주에서 시장에 팔려가는 어린 소녀들 중에서 무공에 자질이 있는 여덟 명을 골라서 혈신문으로 데려가 무공을 가르쳤지. 그 애들이 바로 너희들이 낮에 본 애들이란다.”




구양선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때문에 이미 죽은 줄 알았던 삼마가 다시 살아 돌아와 그 남자에게 큰 상처를 입힐 거라곤 나도 미처 생각을 못했어.”




구양선이 유월련에게 다가가 그녀의 턱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넌 그 남자가 육마랑 싸울 때 옆에 있었지. 그때 육마의 음약에 중독된 흉내를 참 잘 내더구나. 그것도 유부녀답다고 해야 할까.”




유월련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것까지 알고 있다니. 그때 분명 유월련은 사도천을 유혹하기 위해 육마의 음약에 중독된 흉내를 내었다. 그리고는 찢듯이 옷을 전부 벗어버리고 사도천이 자신을 안아주지 않으면 당장 죽어버릴 것처럼 행동했다.




구양선이 손가락으로 유월련의 턱을 간질이며 말했다.




“후후, 그 남자 그런 방면으로는 정말 멍청했어. 여자가 부리는 수작 같은 건 하나도 알아차리지 못했지. 네가 진짜 음약에 중독된 줄 알고 널 살리려고 이러 저리 날뛰다가 결국 너랑 동침했어. 멍청한 남자 같으니, 남자랑 동침해야만 살아나는 음약 따위가 세상 어디에 있다고…….”




구양선이 두려움에 잠긴 유월련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난 사실 네가 이해가 가. 네 남편이 첩을 계속 들여 널 소외시키는데다 십이혈마와 싸우려고 중원에 나와 많은 남자들을 만나보니 네 남편의 인품이 정말 하찮아보였겠지. 거기다 결정적으로 그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도 일찍 죽어버렸고 말이야. 그러니 네가 남편에게 한창 실망하고 있을 때 그 남자가 나타나자 그에게 빠져서 그런 식으로 유혹한 거지?”




유월련이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구양선은 그녀의 내심 가장 깊은 곳까지 꿰뚫어보고 있었다. 유월련은 구양선이 더욱 두려워졌다.




구양선이 한교운을 돌아보며 말했다.




“넌 그때 진짜 칠마의 음약에 중독된 상태였지. 바보같이 칠마의 수하들만 모여 있다고 생각한 곳에 혼자 쳐들어갔다가 그 자리에 칠마가 있는 바람에 꼼짝없이 잡힌 거였어. 장래 남해검문의 문주가 될 마음에 공을 세울 욕심이 앞선 거였지. 칠마에게 강간당하고 혀를 깨물려고 한 것도 진짜였지. 이미 강간까지 당하고 남해검문을 이어받을 욕심이 불가능해진 이상 그때는 진짜 인생을 포기 해버렸으니까. 게다가 네가 혀를 깨물려고 하니까 칠마가 네게 먹였던 그 음약, 지독한 저질이지만 그 음약이 널 살린 거였지. 네가 거기에 정신이 빠져 온통 그 생각만 하느라고 자살 같은 건 생각도 못했으니까. 그러다 그 남자가 칠마를 죽이고 널 구해줬을 때가 기억나지. 그때 널 해독시킨 것도 사실 나였어. 그 남자가 널 보고 어쩔 줄 몰라 할 때 내가 마침 가까이 있는 찬물에다 해약을 타뒀지. 그 남자는 그 찬물로 그냥 해독된 걸로 보고 네 중독이 깊지 않았다고 생각한 거고 네가 그동안 무슨 일을 겪었는지도 생각 못하게 된 거였어.”




구양선이 그때를 생각하는지 손을 입술에 대고 조금 웃었다.




“난 그때 그 남자가 허둥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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