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D&D3.5]공황(恐皇) 1부 9편
<9. 종교적인 열정의 문제점>
경험의 차이는 확실히 존재했다. 슈발츠가 잘랙슬에 비해 둔중한(그도 초인적인 속도를 가졌지만)자신의 움직임에 이를 가는 동안, 잘랙슬은 자신의 속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재빨리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면서 점차 슈발츠에 비해 전술적인 우위를 차지 해 가는 것 처럼 보였다. 상대가 드로우인 자크나페인이었다면 잘랙슬의 전법은 훨씬 전부터 효과를 발휘했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 이런 전법을 쓸것도 없이 가지고 있던 마법아이템을 적절히 사용해 상대를 농락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잘랙슬은 지금 검에 생애를 바쳤던 [무인]이란 존재를 그림으로 그려놓은 듯했던 자크나페인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자신의 검을 버리면서까지 상대방의 검을 잡아 부숴버리는 임기응변을 가진 교활한 하프드래곤과 싸우는 중이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무것도 없는 맨손으로 언더다크의 환경 속에서 제법 장기간 살아남았던 슈발츠다. 교활하게 싸운다는 점에 있어서 슈발츠는 자크나페인에 비해 결코 하수가 아니었다.
때문에 승부는 정말 지루할만치 오래 끌었다. 몆시간동안의 결투는 보는 측도, 그것을 수행하는 측도 지치게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결투를 보던 드로우들이 질려 갈 무렵, 마침내 슈발츠는 마지막 한수를 쓰기로 작정했다.
" 타앗! "
잘랙슬이 다시 돌격해 들어왔을 때, 슈발츠의 시선은 그를 놓치지 않았다. 이미 마법물품도 거의 다 쓴 상태인데다 지쳐 있었기 때문에 동작이 처음만큼 빠르지 못했던 탓이었다. 그리고 슈발츠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슈발츠는 입을 벌리고 자일랙슬의 머리 위로 실버드래곤의 브레스를 퍼부었다.
파아아-
" 크아아악! "
공기조차 얼어붙을 정도의 냉기를 뒤집어 썼지만, 잘랙슬은 간신히 얼어붙는 상태는 면했다. 비록 겁에 질린 비명을 질렀지만, 그는 가까스로 몸을 날려 슈발츠의 브레스가 초래하는 결정적인 타격을 피했고, 이어서 얼음 조각을 흩날리며 경기장 바닥을 굴렀다. 그러나 다시 재빨리 일어섰을 때 그의 자랑이던 화려한 패션은 흙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것을 내려다보며, 그는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 이... 이런. "
마지막 히든카드였던 브레스를 사용한 슈발츠 역시 허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잘랙슬은 얼어붙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두명이 대치할 무렵, 경기장 입구 쪽에서 시끌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여사제 하나가 급히 달려와 아둘레이스 대모에게 비밀스러운 보고를 했다.
" 그만! "
보고를 들은 후, 아둘레이스 대모는 손을 들어 두명의 결투자를 중지시켰다.
" 훌륭한 기예다. 두명의 대표 모두 스파이더 퀸께서 보고 기뻐하실 만한 실력을 보였다. 이대로 승부가 나는 것을 보아야 마땅하겠지만, 더 화급한 문제가 생겼으므로 결투 재판은 스파이더 퀸 께서 다시 계시를 내려주시는 날 까지 무기한 중지하기로 한다. "
[화급한 문제]가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은 채, 아둘레이스 대모는 경기장에 모여 있던 드로우들을 해산시키고 신전으로 돌아갔다.
잘랙슬은 제일라트 가에서 마련한 자신의 임시 거처로 돌아갔고, 슈발츠도 일랙트라의 거처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하룻밤이 지난 후, 슈발츠는 신전으로 불려갔다.
신전의 대회랑에는 처음보는 일남일녀가 여사제들에게 둘러싸인 채 서 있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갔을 때, 슈발츠는 그들의 정체를 볼 수 있었다.
" ... "(뭐지 이것들은?...)
그들은 인간으로 보이는 일남일녀로, 여자 쪽은 유난히도 안색이 창백해 보였다. 다른 드로우들은 잘 눈치 챌 수 없었지만 드래곤 능력을 통해 [비전의 시야]를 가지게 된 그는 확연하게 볼 수 있었다. 이 두명 주변에 비틀어지고 일그러진 오라를. 그는 잠시 더 정신을 집중하고 나서 이 두명 중 하나가 흡혈귀이며, 나머지 하나는 고위의 마법사지만 그 영혼이 마치 모자이크 조각처럼 얼기설기 꿰메어져 있다는 사실까지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 부르셨습니까?... "
" 좀 늦었군. 이쪽은 이들은 보다시피 지상에서 온 [손님]들이지. "
마법사로 보이는 남자가 먼저 인사를 해 왔다.
" 존 이레니쿠스라고 하오. 그리고 이쪽은 내 동생인 보디히요. "
" 야크트 슈발츠라 하오. "
순간이었지만, 슈발츠의 특이한 생김새를 본 그 마법사의 눈이 이채롭게 빛났다. 그래, 네놈도 날 붙잡아 그 실험인가 뭔가를 하고 싶겠지. 슈발츠는 속으로 경계의 날을 곤두세웠다.
" 대모님, 대모님의 방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보통 지상인들은 우리의 적이 아닙니까? 무엇이 이들을 우리의 [손님]으로 받아들이게 했습니까? "
" 물론이지. "
대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을 이어갔다.
" 하지만 이들이 우리에게 참 귀중한 [기회]를 제공해서 말이야... "
이어진 대모의 설명에 따르면, 우스트 나타는 알려진 통로 외에도 도시 가까운 곳에 지상으로 가는 중요한 출구가 하나 더 있었다. 하지만 그곳을 지상 공격에 이용할 수는 없었는데, 그 통로는 지하 수맥을 끼고 있는 일단의 쿠오 - 토아들이 건설한 도시의 바로 앞을 지나는데다, 지상으로 향하는 직접적인 출구 가까운 곳에는 실버 드래곤의 감시의 눈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실버 드래곤은 한두마리의 드로우라면 모르지만 드로우 집단을 통과시키지는 않을 것이 자명했고, 그렇다고 맞서자니 노한 실버를 상대할만한 용자가 아무도 없었다.
" 그러나, 롤스의 축복이 있기를. 이 지상인들이 가져온 것 덕에 우리는 마침내 그 통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
아둘레이스 대모가 자랑스럽게 내보인 것은 은빛 가죽에 뒤덮인 커다란 구체였다. 한눈에 슈발츠는 그 물건의 정체를 짐작했다. 자신의 피가 그 구체, 정확히는 알과 반응했기 때문이었다.
" 실버 드래곤의 알이군요. 그것도 수정된. "
" 오오 눈썰미가 놀랍군요. "
이레니쿠스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마법사가 감탄했다는 듯이 주절거렸다.
" 맞아 맞아, 우린 이 알을 인질로 삼아 실버 드래곤의 움직임을 봉해둘 수 있고, 게다가 이 알을 이용해 지옥에서 강대한 조력자를 초빙해 올 것이야. "
" 바로 그 때문에 자네가 필요한거야 슈발츠. 솔라우페인과 함께 전사들을 선발해 지상 습격대를 조직하게. 그리고 가증스런 지상 엘프들의 신전에 스파이더 퀸의 권위의 상징을 세우는거야! 아직도 저항하고 있는 엘프들은 이 모독으로 인해 약해질 것이고, 뒤이어 소환된 어비스의 악마들은 우리 군대의 선봉에 서서 그 나약하고 가증스런 것들을 쓸어버리겟지! "
대모의 열광에 가득찬 장광설을 들으며, 슈발츠는 잠자코 실버 드래곤의 알을 내려다보았다. 슈발츠의 머릿속에서 불안한 예감이 스치고 지나갓다.
[우리가 도시를 떠나고 나면 알을 잃고 노한 실버를 상대로 싸우려는 건가 이 미친 대모는?... 군대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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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발츠는 지상 엘프와의 전쟁 준비 때문에 야기된 도시의 치안 공백을 메꾸어 줄 수 있는 인재로 여겨졌고, 실제로도 그 임무를 매우 훌륭하게 수행했다. 아둘레이스 대모는 그것을 롤스에 대한 슈발츠의 헌신으로 받아들이고 그의 지위를 높여 주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슈발츠는 롤스를 위해 열성적으로 봉사하는 것 보단 자기자신의 발전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의미에서는 불신자였다.
그리고 또다른 문제는 그와 같이 갑작스러운 출세는 할 경우 생기는 주변의 질시인데, 드로우 사회에선 그게 당연히 더 심했다. 특히 남성 마법사 길드와, 일랙트라를 잃은 제일라트 가의 반감은 극히 강경했다(장래를 기대되던 일랙트라가 이제 그의 노예가 되었으니 더더욱). 결투 재판이 흐지부지 되면서, 제일라트 쪽은 초초해져 갔지만, 남성 전사 길드장인 솔라우페인이 슈발츠를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놓고 암살을 시도할수도 없었다.
지금까지 이야기에서 나온 적은 없지만, 전사 협회장인 솔라우페인은 아둘레이스 대모의 큰딸인 파에르와 격하게 충돌하고 있었다. 하지만 슈발츠와의 의리을 지켜 그를 지지하고 있는, 드문 타입의 드로우였다. 그 변함없는 성실함과 전사로써의 강인함을 슈발츠도 존중했고, 그도 파에르의 노골적인 반감에도 불구하고 솔라우페인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드로우 사이에서는 흔치 않은 신뢰를 표시해 보였다.
슈발츠가 보기에, 지금의 우스트 나타는 산산조각으로 분열되기 직전이었다. 지상에 대한 전쟁 준비는 지상 엘프들의 전력이 속속 드러나면서 점점 더 많은 자원을 요구했다. 도시 내부에선 이교도가 준동했고, 롤스를 모시는 가문 끼리도 서로 암투를 벌였다. 아둘레이스가가 차지한 롤스 신전과 솔라우페인을 중심으로 한 전사 길드가 중심이 되어 도시를 계속 유지시키고 있었지만, 아둘레이스 가문 내부에서조차 파에르를 중심으로 전사 길드의 솔라우페인에 대해 적의를 종종 내보이고 있어서 그 결속이 언제 깨어질지 몰랐다.
그 와중에 이레니쿠스가 방문한 것이다. 실버드래곤의 알과 함께. 아둘레이스 대모는 열광했지만, 나름 상식인인 슈발츠는 회의적일 수 밖에 없었다. 실버 드래곤의 알로 소환될 악마가 얼마나 대단할지 알 수는 없었지만, 다른 물건도 아닌 [알]을 잃고 노한 실버를 상대로 맞설 만한 존재는 아주 드물 것이었다. 게다가 지금은 도시를 방어할 전력조차 손이 모자라 슈발츠 같은 외부자의 출세를 허용하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처음에 슈발츠는 반대할 생각이었지만, 아둘레이스 대모의 눈치를 보아 하니 설득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녀는 이번 전쟁을 이길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도시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은 그녀였다.
슈발츠의 권력 역시도 그녀의 권력에 의존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었다.
전사 길드에 방문해 남은 지휘관들과 함께 작전 계획을 짜는 와중에 솔라우페인이 작전실로 들어왔다.
" 사정은 들었네. "
솔라우페인의 표정에서도 근심을 읽을 수 있었다. 전사길드의 남은 인원까지 싹싹 긁어서 지상 공격대를 구성하고 나면, 정말로 도시의 치안은 버려지게 된다. 그 상황에서 벌어질 혼란이 불을 보듯 선명했지만 대모의 명령을 거역할 수도 없었다. 지상 공격에 의해 롤스의 영광을 드높일 생각인 아둘레이스 대모를 제외하고, 이 방안의 누구도 그 [사실]을 볼 수 있었다.
" 대모의 고향인 체드 나사드에 원군을 요청했네. 그들이 도시의 방어와 치안을 도와 줄거야. 그걸로 충분치는 않겠지만 그럭저럭 해 나갈 수 있겠지. "
그 와중에도 솔라우페인은 대안을 강구하고 있었다. 새삼 슈발츠는 그의 능력에 의존하면서도 그를 증오하는 파에르 이하 아둘레이스 가의 여성직자 집단의 무능을 저주했다.
지상 공격을 위한 작전의 세부적인 사항까지 끝마친 후, 슈발츠는 솔라우페인에게 말을 건네었다.
" 공격대는 내가 지휘하지. 자네는 그 체드 나사드에서 도착하는 원군을 지휘해 도시를 지켜 주게. "
" 둘중 하나가 남아야 한다면 자네지 내가 아니야. "
한 손을 뻗어 고개를 젓는 솔라우페인의 어께를 붙잡은 후, 슈발츠는 진지하게 말했다.
" 자네도 아다시피, 대모의 가문을 제외한 모든 자들이 날 적대시하고 있어. 게다가 가문 내부에서도 대모의 후계자라 할 수 있는 파에르와도 사이가 좋지 않지. 이런 상황에서 치안 유지에 그들의 협력을 기대할 수 없는것은 당연할테고 그러면 도시가 어찌 돌아갈지는 자네가 더 잘 알겠지. 적어도 여기 전사들은 날 알고 있네, 그러니 당면한 적에 맞서면서 내 등을 찌를만큼 정신나간 자들은 없어. 그것이 자네가 여기 남아야 하는 이유야. "
마지못해 납득하는 솔라우페인을 뒤로 한채, 슈발츠는 자신의 침실인 일랙트라의 숙소로 되돌아갔다.
" 돌아오셨습니까, 주인님? 식사를 준비할까요? 아니면 목욕부터?... "
문에 들어서자 마자, 이제 완전히 노예의 태도가 몸에 익은 일랙트라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려 왔다. 살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슈발츠의 명령에 복종하는 동안, 그녀는 진심으로 슈발츠를 경모하는 상태가 되었다. 지금에 와서는 과거의 신분으로 돌아갈 생각도 깨끗히 사라져 있었다. 심지어는 롤스를 배신하라고 해도 그녀는 주저 없이 그 명령에 따를 것이었다.
" 아아, 목욕부터 하지. "
" 그럼 목욕물을 준비하겠습니다, 주인님. "
일랙트라가 재빠른 걸음으로 목욕물을 준비하러 간 사이에, 라디카와 알라이나가 나란히 다가와 슈발츠의 옷을 벗기고 그의 몸을 닦아주는 시중을 들기 시작했다. 그녀들도 이미 완전히 슈발츠를 위한 노예가 되기로 작정한 상태였다. 그들의 헌신적인 시중을 받는 동안 일랙트라가 목욕물을 다 준비하고 무릎걸음으로 그에게 다가와 다시 고개를 조아렸다.
" 주인님의 목욕물이 준비되었습니다. 저...목욕 시중을 들어드려도 될까요? "
" 아아, 그렇게 하라. 그리고 너희들은 내 무구를 준비해 두도록. "
슈발츠의 무구라고 해 봐야 일전에 노획했던 바스타드 소드와 드로우 아다만틴으로 제조한(드워프의 아다만틴과 달리 드로우의 마법으로 제조한 [인공 아다만틴]은 태양광에 노출되면 불타버린다) 마법 사슬갑옷이 전부였지만(다른 것들은 현금으로 바꾸거나 마법 아이템으로 바꾸었다), 그것들을 언제나 닦고 기름칠해 둘 필요는 있었다. 그녀들도 슈발츠에게 엎드려 인사하고 재빨리 물러났다.
일랙트라의 목욕시중은 참으로 헌신적이었다. 노예라서 당연할 수도 있었지만, 원래 여사제였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굴한 태도였다. 그녀는 일반적인 드로우 남성의 자세보다 훨씬 더 스스로를 낮추며 슈발츠에게 봉사했고 이제 오직 그에게만 자신의 침대를 양보했다. 그녀의 정성스러운 봉사를 받으며, 슈발츠는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슈발츠 자신의 머릿속은 완벽한 드로우였다. 그건 결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억나지도 않는 예전에 그의 운명은 바뀌었다. 시어릭에 미친 마법사의 실험을 당하며 변화를 겪은 그의 신체는 이제 드래곤과 뒤섞인 형태였고, 이 변화가 점점 진행될 수록 그는 점점 더 드로우보다는 드래곤의 본질에 가까워 갈 것이었다 그는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심지어 최근엔 등에서 날개까지 돋아났다.
우스트 나타의 특수성 때문에, 그는 이곳에 받아들여졌고 지금은 제법 [고위 인사]가 되어 있지만 실력이나 신앙만큼이나 혈통을 중시하는 드로우들이 언제까지 이 겉모습이 드래곤과 비슷한 괴물의 존재를 용인해 줄지는 미지수였다. 가능한한 빨리, 그는 우스트 나타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최대한 얻은 후 떠나야 할 운명이었다. 그리고 롤스의 가호를 받는 드로우 추적대의 끈질긴 성향으로 볼때, 아마도 가능하다면 지상으로 피신해야 할 것이었다.
슈발츠는 지금이 그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레니쿠스라는 마법사가 가져온 지상 공격 기회라는 것은 분명 다른 꿍꿍이의 산물이었다. 거기 진지하게 몰두한다면, 우스트 나타는 분명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었다. 거기에 노한 실버의 공격까지 더해진다면 생각하기에도 끔찍한 사태로 발전할 것이었다. 도시에 남아서 그 진흙탕 한가운데 목까지 푹 담글 이유도 의리도 없었다.
" 주... 주인님? "
거기까지 생각을 마쳤을 때, 마침 일랙트라는 슈발츠의 자지에 입으로 봉사하고 있던 것을 잠시 멈춘 상태였다. 내려다보자 은회색 비늘로 뒤덮인 그것은 일반적인 드로우 남성은 커녕 오크나 오우거의 그것조차 압도할 크기로 부풀어 있었다.
웃기는 일이었지만, 슈발츠는 자신의 자지 크기를 어느 정도까지는 임의로 조절할 수 있었고, 사정 역시도 오르가즘과 관계없이 조절할 수 있었다. 그에게 주입되어졌던 미친 마법사의 실험의 결과물 중 슈발츠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변화는 바로 이것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의식적으로 드로우 남성의 평균에서 약 두배 크기, 인간 남성 중에서도 약간 큰 편 정도의 크기로 유지하고 있었는데, 딴데 정신이 팔린데다 일랙트라의 헌신적인 봉사를 받으면서 그 제한을 넘어 제멋대로 부풀어 올라 있었던 것이었다.
물론 그 원인을 모르는 일랙트라는 슈발츠의 자지의 크기가 커진 것이 무슨 병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슈발츠가 다시 한번 힘을 주자, 자지의 크기는 원래대로 줄어들어 있었다. 당연하게도 일랙트라의 눈은 놀라움으로 휘둥그래졌다.
" 우... 우와?... 어떻게 된 건가요, 주인님? "
" 자세한건 몰라도 돼. 그냥 하던 일이나 계속 하도록. "
" 네, 주인님. 일랙트라는 정말로 주인님의 자지에 봉사하는 것이 기쁩니다... 아아... "
혀를 내밀어 은빛 귀두를 할짝 할짝 핥아 올리는 일랙트라의 작은 얼굴엔 이미 완연하게 홍조가 떠올라 있었다. 그녀가 그렇게 봉사에 열중할 즈음, 욕실의 문이 열리면서 두르나가 들어왔다. 그녀는 일랙트라가 슈발츠의 자지에 바싹 붙어있는 것을 보고 금새 울상이 되었다.
" 아앗, 일랙트라... 주인님의 자지를 독점하려 하다니, 너무해! "
" 흐응, 두르나... 하지만 너무 좋은걸요... 주인님의 이 딱딱함... 아... "
참지 못하고 두르나는 금새 실내복을 벗어던져 알몸이 되었다 그리고 욕조에 몸을 던져왔다.
풍덩!
물보라가 사방으로 튄 후, 슈발츠의 다리 사이에 엎으린 자세로 자리를 잡은 두르나가 나타났다. 그녀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슈발츠의 불알에 정열적으로 키스한 후, 그의 항문에 혀를 밀어붙여왔다. 그녀가 항문을 핥고 빠는 테크닉은 슈발츠가 직접 가르친 것이다. 기분 좋은 봉사였다.
" 으음, 주인님... 두르나의 입으로 기분 좋으십니까? "
" 아아, 좋군. 하지만 허락도 받지 않고 시작하라고 가르친 기억은 없는데. "
" 히익!...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금새 울상이 되어 거품 투성이의 욕조 바닥에 얼굴을 처박고 사죄하는 두르나. 슈발츠는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다음부터 그러지 않으면 된다. 봉사를 계속 하거라. "
" 아아,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겟습니다!... "
두르나는 다시 입술을 슈발츠의 엉덩이에 붙여 왔다. 앞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물과 거품이 코와 입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헌신적인 봉사였다.
" 목욕은 이만하면 적당히 되었고... "
잠시 후, 슈발츠가 욕조에서 몸을 일으키자, 일랙트라와 두르나는 공손히 물러났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문 밖에서 라디카와 알라이나가 스파이더 실크로 만들어진 수건을 들고 와 슈발츠의 몸을 닦아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슈발츠는 팔을 들어 그녀들이 서비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물러난 두명의 여사제들을 손짓으로 불러 일으켜세워 그녀들의 항문에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 아핫!... 하흥... "
" 히잉!... 아흐아... "
단번에 황홀경 상태로 빠져드는 일랙트라와 두르나. 그리고 그녀들을 보면서 부러워하며 입맛을 다시는 라디카와 알라이나. 몸을 다 닦은 슈발츠는 네명의 드로우 여인을 거느리고 침실에 가서, 그녀들을 나란히 엎드리게 한 후 각자의 보지와 항문을 들여다보며 감상했다.
" 히잇... 응... 부끄럽습니다... "
" 아아, 주인님께 보이는 것은... 영광이에요. "
" 보...보이는 것만으로 쌀거... 같아요... 아힛... "
" 으... 자궁이... 자궁이 뜨거워요. "
이미 노예가 되었을 시점부터, 여자들은 슈발츠의 허락 없이는 자위행위도 못하도록 금제되었다. 거기에 드로우 여자의 입장으로써도 수치스럽기 짝이 없는 자세로 스스로의 모든것을 노출한 채 기다리도록 강요당했으니 여자들은 극도로 발정해 엉덩이를 벌벌 떨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슈발츠의 여자 다루는 방법은 비단 그의 자지와 압도적인 성 테크닉 뿐만이 아니라 이런 교묘한 수단도 있었다.
" 자 그럼, 시작해 볼까. "
이윽고, 엉덩이를 벌벌 떨고 있던 네명의 여자들은 각각 다음과 같은 자세로 침대 위에 배치(?)되었다. 먼저 일랙트라와 두르나가 속옷으로 눈이 가려지고, 손은 등 뒤로 묶인 채 일랙트라가 아래 누여지고, 두르나가 그 위에 포개어졌다. 그리고 그 좌우로 라디카와 알라이나가 같은 방식으로 결박되고 눈이 가려져 배를 천정으로 향한채 눕혀졌다.
" 하으으응... 아흐으... "
" 아...아으우... 아흥...주인님... 머리가... 머리가... 뜨거워요... 죽... 죽는... "
당연한 이야기지만, 눈이 가려진 여자들은 한층 더 불안해 하며 예민해지고, 피학적인 쾌감이 높아졌다. 두르나는 거의 제정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발정해서 일랙트라의 가슴 위로에 침을 흘리고, 다시 그것을 스스로의 얼굴에 부비며 열에 들뜬 헛소리를 흘려낼 정도였다. 두르나에 의해 자극받은 일랙트라도 상황은 마찬가지, 그리고 그 음향을 듣는 것만으로도 좌우의 라디카와 알라이나 역시 공황 상태를 동반한 발정에 빠지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녀들은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보지로부터 음액을 흘려내기 시작했다. 양이 많은 일랙트라의 경우 흘러낸 음액이 벌써 허벅지를 흥건하게 적시고, 그 자신의 침대의 시트를 적시기 시작하고 있었다. 슈발츠도 첫 목표로 바로 그 풍성하게 젖어든 일랙트라의 보지를 낙점했다.
" 우와앗!... 아흐아아아!... 아흐앙!... "
그의 자지를 느끼자 마자, 일랙트라는 곧바로 가벼운 절정에 달해 보지로부터 분무기 소리 같은 음향을 내며 음액을 뿜어 냈다. 다른 여자들도 그녀의 비명같은 신음성이 뭘 뜻하는지 금새 알아차리고 질투와 정욕에 몸을 떨었다. 물론 슈발츠는 그녀들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 아아앙!... "
" 아흐응!... "
" 아힉!... "
슈발츠는 한쪽 손으로는 클리토리스로부터 오줌 구멍까지의 구역이 특별히 약한 알라이라의 클리토리스 언저리를 손끝으로 살짝 긁어주면서, 반대쪽 손의 검지로는 항문이 약한 라디카의 똥구멍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귀와 등이 약한(아니, 그냥 전체적으로 어딜 건드려도 심하게 발정하는 편인)두르나의 귀를 살짝 깨문 후, 이어서 두르나의 목에 키스하고 혀를 내밀어 두르나의 등뼈를 핥으며 훝어내렸다. 그리고 그 아래 깔린 일랙트라를 향해서는 허리에 힘을 한번 넣어주는 것으로 동시 공격을 시작한 것이었다.
" 으아아항!... 아흐아아아아!... 아아앙!... "
당연하게도 네명의 여자들은 각각의 약점을 공략당하며 쉽게 절정에 달해 벌벌거리며 음액을 분사했다. 잠깐 동안의 삽입을 당했을 뿐이었지만, 도를 지나친 쾌감에 일랙트라는 입가로 거품을 흘리며 의식을 잃어버릴 정도였다. 그리고 그녀가 의식을 잃어버린 다음은 두르나가 삽입될 차례였다. 두르나가 의식을 잃으면 라디카, 그리고 알라이라 순으로 여자들은 차례대로 연속 절정 지옥을 맛보면서 저 멀리의 도원향으로 의식을 날려 보내 갔다.
마침내 침과 눈물에 애액과 오줌까지. 싸낼 수 있는 모든 것을 싸내고... 절정 위의 절정, 극치 위의 극치까지 맛보며 의식마저 저 멀리로 날려보내고, 실로 너덜너덜한 상태로 의식을 잃은 채 벌벌거리며 가쁜 숨을 흘려내는 여자들을 내려다보던 슈발츠는, 그녀들의 의식을 잃어버린 얼굴 위로 정액을 한번 날려주었다
" 아응... "
" 히이... "
" 으...응... "
" 앙... "
각자 반응은 달랐지만, 의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뜨거운 정액을 받자 신음성을 흘려 내는 반응은 동일했다. 그 천박한 반응은 정복자로써의 슈발츠의 쾌감을 만족시켜 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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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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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의 슈발츠의 능력치
하프드래곤/드로우 레인저 10 레벨.(형태 : 드래곤)
능력치(순서대로 힘/민첩성/건강/지능/지혜/매력)
30(+10)/ 21(+5)/ 15(+2)/ 16(+3)/ 17(+3)/ 16(+3)
특수능력(다른 모든 종족 특수능력에 더해서)
마법적인 변화 / 향상된 성장 : 그는 1레벨에 하나씩 재주를 얻고, 짝수레벨에 하나씩 추가 능력치를 얻는다.
마법적인 변화 / 은화(銀和) : 그의 비늘은 광선류 주문을 반사해 50%확률로 시전자에게 되돌린다.
마법적인 변화 / 드래곤 능력(실버) : 그는 HD와 같은 실버 드래곤의 능력중 일부를 사용한다.(브레스, 주문유사능력 등)
마법적인 변화 / 실버소드 능력 : 그의 자연무기는 피해 감쇄를 돌파하기 위한 연금술적 은 무기로 간주하며, 자연무기를 포함한 모든 공격은 보팔효과를 가진 것으로 간주한다.
마법적인 변화 / 주화 능력 : 그는 주화 능력을 얻는다. 주화 비축 점수는 10+건강 수정치이며, 자유롭게 주화에 관련된 재주를 익힐 수 있다.
특수 공격(다른 모든 종족 특수공격에 더해서)
브레스(냉기&산) : 브레스를 사용할 때 종류를 고를 수 있다. [레벨/2*D6]의 데미지를 가한다. 내성굴림은 레벨+건강 수정치에 따르며, 반사굴림이다.
주화 능력 : 저장된 주화 점수를 소모하여 1주화 점수당 D6의 장거리 접촉 마법 공격을 하거나, 1주화 점수당 2점의 HP를 회복시킬 수 있다. 그외에 재주 등으로 확장되는 주화 능력이 허용하는 다른 부가능력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재주들(레인저) : 추적/ 레인저 주적(언데드, 롤스의 하수인, 인간)/ 이도류 스타일(향상된 쌍검술)/ 강인함/ 동물 동료(정하지 않았다)/ 삼림(버섯지대) 활보/ 신속한 추적자/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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