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픽] 짧다면 짧은 이야기 22부
-짧다면 짧은 이야기 PART 3
마우스를 부숴 버리고 싶은 걸 참고, 로그아웃하고 게임을 나왔다.
막상 게임을 나오니 다른 걸 할 게 없었다.
팬카페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음! 이제 독자분들은 내 성격을 거의 파악 했을 테니
솔직하게 가겠다. 그래 어마어마하게 궁금해서 들어가 봤다.
엥? 내 생각과는 다르게 찻잔 속의 태풍이랄까? 그런 식으로 조용히 정리가 되는 분위기였다.
ㅅㅂ 장난치는 거야? 그럼 내가 여태 한 짓거리는 "너 뻘짓한 거야" 이말 하나로 정리 되는 거잖아.
아! 정말 미치겠다. 물론 솔직히 조금 아주 쪼금 삐져서 핸폰 뽀작내 버리고 확~ 떠버린 나도 뭐~
할 말은 없다만 이런 식으로 어영부영 정리되면 난 X되는 거 아니야~~
모든 팬카페를 다 들어가 보고, 심지어는 그놈들 팬카페까지 다 들어가 봤다.
결론은 컨셉이고 실제로는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다, 이 정도? 음 그래도 모임을 가진 건 사실이었군. 훗~ 핑곗거리는 건진 거네.
핑곗거리를 건진 김에 바로 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 지나니 전화를 받았다. 쓰~읍~
"윤아야!!"
"... 누구세요?"
"이젠 오빠 목소리도 못 알아보네."
"정훈오빠????"
"그래"
아 나라고 하니까 왜 우냐고. 미치겠네...
"울지 말고..."
"흑흑~ 엉엉엉"
어라? 울지 말라고 하니까 대성통곡을 하네? 님아, 제발 대화 좀 나누자고요~
얼마를 울었는지 이제 좀 진정됐는지 윤아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오빠~~ 흑~~킁~"
"흑"은 알겠는데 "킁"은 또 뭐야? 혹시... 울다가 코 푸는 소린가? 어쨌건 진정을 시키고 얘기를 나눌 필요가...
"오빠! "
"그래"
"엉엉!~"
"아! 울지 좀 말라고~ "
"미안~해요~엉엉~"
그래! 내가 니맘을 다 안다고는 못해도 이해할게. 옥씨랑 잘해봐라.
"흠~ 오빠가 눈치 없이 전화했나 보다. 알았어 앞으로는 우리 오빠 동생으로만 지..."
"잠깐!!!!!! 그게 무슨 소리?"
아니? 여태 잘 울던 애가 얘기 좀 하려니까, 갑자기 태클을 거네?
"어? 너 택거시기랑 사귄다며? 오빠가 이해할 게..."
"그게 무슨 �병장이 이병으로 강등되는 소리야? 오빠 미쳤어?"
"아니 난..."
"안이고 밖이고 지금 어디야? 만나자 만나서 얘기 좀 해보자고!!!!!!!!!!"
아! 귀청 떨어지겠네. 니가 스캔들 만들어노쿠 나더러 그러케 마라면 아아아!! 귀가 먹먹해 말이 잘 안 나오네.
아! 니네가 일 만들었잖아. 내가 만들었냐구~ 나 솔직하게 말하면 옥씨 마음에 안 들거든?
이 오빠가 마음에 드는 놈에겐 쿨하게 양보할 수도 있는데, 그놈은 절대 싫어~~
"아~ 조용히 말해도 알아듣거든?"
목소리를 깔고 말하니 윤아가 알아들은 듯 조용해졌다.
"긴말은 필요 없을 거 같고 넌 지금 어디야?"
"숙소앞 카페에서 만나요~"
헐! 또 그카페야? 장소를 옮기면 안 되겠니? 아~ 지금 장소가 중요한 게 아니지.
"알았어, 30분 정도 걸릴 거 같으니까, 너도 시간 맞춰 나와라"
전화를 끊고 택시를 타고 총알 같이 나갔다. 근데 쌩스툰지, 땡스툰지, 그 정도면 뭐 별로 할 말도 없는 거 아닌가?
카페에 들어서자 주인아저씨가 눈짓으로 윤아가 앉아있는 자리를 알려줬다.
오늘따라 손님이 많아 보였다.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윤아를 보며 자리에 앉았다.
"오랜만이야."
자리에 앉으며 인사를 하자, 그제야 윤아가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리고 나를 봤다.
그렇지 않아도 하얗고 가냘픈 얼굴이 좀 더 창백해지고 말라 보였다.
"밥은 잘 먹고 다니는 거니? 많이 말라 보이는데."
"오빠도 좀 마른 거 같네."
내 물음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윤아는 몸에서 힘이 다 빠져 보였다.
"여행이란 게 굶으면서 다녀야 제맛이 나는 거라."
내 대답에 윤아가 살짝 웃었다. 어딘가 아픈 듯한 창백한 얼굴에 힘없이 작게 짓는 미소는,
더욱 처연하게 보였고, 이 여린 아이에게 상처만 주는 나를 탓하게 만들었다.
"오빠"
한참을 내 얼굴만 보던 윤아가 나를 불렀다.
"나~ "
"그래"
"오빠 잊으려고 노력 많이 했다."
잊으려 했다며 힘없이 웃는 윤아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이 아이는 언제나 힘차게 웃고 깔깔대고 웃는 게 어울리고 예뻐 보이는 아인데...
"일부러 스케쥴도 빡빡하게 잡고, 다른 사람 만나서 어울리고, 근데..."
"......"
"그래서 오빠와 연락도 일부러 안 하고 그랬는데..."
창백한 얼굴에서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힘없이 웃는 그 모습에서 눈물만 한 방울 더해졌을 뿐인데, 가슴이 아프고 숨이 막혀왔다.
"잊겠다고 마음먹어도, 시간이 흐를수록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더라."
윤아는 그 말을 하고 창밖의 하늘을 바라봤다. 윤아의 무릎에 놓인 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윤아는 내가 손을 잡아도 여전히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니?"
윤아의 손을 꼭 잡은 채 내가 물었다. 윤아는 대답없이 그 자세로 앉아있었다.
"어떻게 하면 예전의 그 활발하고 씩씩했던 윤아로 돌아 올수 있겠니?"
윤아가 나를 돌아보며 억지로, 정말 억지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미 늦은 거 같아."
윤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억누르고 있던 눈물을 한 번에 쏟아내는 듯...
윤아의 눈물은 큰 홍수가 되어 내 가슴을 적시고 내 몸을 적셨다.
"늦었어도 최선을 다할 게. 힘들어도 노력할게."
윤아의 옆자리로 옮겨 앉아 눈물을 닦아주었다. 눈물은 닦아도 닦아도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한참을 울던 윤아가 눈물을 닦아주던 내 손을 잡았다.
"나~ 오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
"오빠를 잊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점점 더 못 잊겠더라. 사랑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쳐도, 아침에 눈을 뜨면 오히려 더 커지는 걸 느끼겠더라."
"......"
"나만 봐달라고 보채지 않을게, 나만 사랑해달라고 조르지 않을게, 그러니 오빠도 부담스럽다고 피하려고 하지 마. 나에게서 도망치려고 하지 마."
이 순간에는 말이 필요 없었다. 그냥 윤아의 머리를 보듬어 주는 것으로도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
한참을 안고 있으려니 윤아가 진정이 됐는지 조금은 밝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도망 안칠 거지? 피하지 않을 거지?"
"그래, 윤아가 나를 싫다고 도망쳐도 내가 따라다닐게, 앞으로는 내가 매달릴 게"
윤아의 얼굴이 점점 클로즈업됐다. 거칠어진 입술에 입을 맞추며 등을 토닥거렸다.
이제는 소녀티를 벗고 성숙한 여인의 향기를 풍기는 윤아와, 몇 달 만에 하는 섹스는 새로웠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다 씻어버리겠다는 듯 정열적이고 대담해졌다.
모텔에 들어가자마자 시작된 입맞춤은 옷을 다 벗기는 동안에도 끝나지 않았다.
옷을 다 벗기고 침대에 눕힐 때도, 전 같으면 눈을 감거나 고개를 옆으로 틀었을 텐데,
지금은 내 눈을 똑 바로 응시했다.
가슴을 빨고 젖꼭지를 깨물 때, 전 같으면 신음소리를 안 내려고 입을 꽉 다물었을 텐데, 지금은 오히려 비음을 섞어 소리를 질렀다.
"아~앙~ 오빠~~~음~~"
수줍어하는 윤아도 좋았지만 적극적으로 응하는 윤아도 좋았다.
옷을 벗고 몸에 올라탔을 때도 손으로 나를 능동적으로 안아오는 윤아에게서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났다.
"윤아야 사랑해~"
"오빠! 사랑해요~"
윤아의 탄력 있는 몸은 내 손이 움질일 때마다 이리저리 휘청댔고, 아름다운 목소리는 악기에서 나는
듣기 좋은 음악처럼 흐느꼈다.
윤아의 속살에 내 분신이 들어가자 가느다란 허리가 위로 튀어 올랐고, 분신을 힘차게 밀어 넣을 때
는 노래를 불렀다.
섹스가 끝나고 누워있는 윤아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만졌다.
이마에 맺혀 있는 땀을 닦고, 쭉 뻗은 콧날을 따라 내려오며 입술을 만지고,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쓰다듬었다.
힘들었는지 숨을 쉴 때마다 오르내리는 가슴을 손바닥으로 덮었다.
가볍게 쥐며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굴리다 튕겼다.
"아야! 하지 마~"
"싫어!!"
"아프단 말야. 아프지 않게 만져~ 응?"
젖꼭지를 굴리고, 튕기고 하며 장난을 치자 윤아가 내 손을 꼭 잡았다.
싫다고 하자 아양을 떨며 나를 보는 윤아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윤아의 몸을 손으로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훑어 내려갔다.
부드러운 가슴, 매끄럽고 탄력 있는 배, 부드러운 수풀, 쭉 뻗은 다리를 훑고, 다시 위로 올라왔다. 다리를 거쳐 허벅지를 슬슬 주무르다 깊은 계곡 근처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덮어 눌렀다.
윤아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울려 나왔다.
다시 배를 스치고 가슴을 지나 목선을 거쳐 얼굴을 잡았다.
얼굴을 내 쪽으로 돌려 깊은 입맞춤을 했다.
윤아와 만나서 윤아의 마음을 알게 되니, 그동안 윤아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었다.
미영이도 그랬다고 하니 미영이와도 얘기를 해볼 필요가 있었다.
미영은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문자를 해도 먹어버리니,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었다.
윤아에게 전화를 해서 미영이의 오늘 스케쥴을 알려달라고 했다.
미영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2시에 라디오 방송 후, 다음 녹화까지 2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다.
문제는 방송국 안으로는 들어갈 길이 없으니, 밖에 나와서 차를 탈 때 잡는 수밖에 없는데.
일단 라디오국 건물 밖을 빙빙 돌았다. 돌다 보니 애들이 타는 벤이 보였다.
"좋았어! 여기서 일단 잠복이다" 주변을 돌아보고 출입구를 확인했다. 멀리서라도 나를 먼저 보면
튈지도 모르니 출입구에서 나와 차를 탈 때까지, 내가 안 보이는 곳을 찾아야 했다.
출입구 옆에 기둥 뒤에 있으면 일부러 돌아보기 전에는 잘 안 보일 것 같아 거기서 기다렸다.
3시가 지나고 30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매니저가 나왔고 미영이가 따라왔다.
앞만 보고 바쁘게 걸어가는 미영이에게 다가가 뒤에서 손을 잡았다.
"엄마!!"
"나야!"
미영이가 놀라서 소리치자 앞서가던 매니저가 뛰어오더니, 내 얼굴을 후려쳤다.
운동신경이라고는 빵점인 내가 그 주먹을 피할 수 있을 리가 없었고, 당연히 그 충격으로 바닥에 쓰러졌다. 내가 쓰러지자 매니저가 걷어차려고 했고, 미영이가 몸을 날려 자기 몸으로 나를 감쌌다.
내가 맞은 충격에서 조금 회복되자, 나를 안고 매니저를 째려보고 있는 미영이가 보였고, 뒤에서 겸연쩍은 듯 미영이의 눈을 피하는 매니저가 보였다.
"미영아"
"오빠! 괜찮아? 어머~ 얼굴 붓는 거 봐!"
"음! 괜찮으니까, 어디 사람 없는 곳으로 가자."
내가 말하자 미영이 나를 부축하며 매니저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어쩌면 사람을 그렇게 때릴 수가 있어!"
"그만해! 머리 울려~"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일단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해서 벤을 타고 사람 없는 곳으로 가서
세웠다.
매니저에게 둘이 할 이야기가 있다고 양해를 구하니, 때린 게 미안했는지 자리를 피해줬다.
"미영아, 오빠에게 할 얘기 없어?"
미영은 손수건에 물을 적셔 맞아서 부은 내 얼굴에 대고 있었다.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씹고, 할 얘기 정말 없어?"
몇 번을 물어보자 미영이 눈물을 흘리며 말하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미안한 건 나지, 네가 왜?"
속사정은 윤아에게 대충 들었기에 내가 듣고 싶은 건 미안하다는 말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미안하다고 말하자, 내 품에 안기며 펑펑 울었다.
뭐라고 할 말도 없어서 등만 토닥거려 줬다.
이 바보같은놈은 남자들과 만난 후에, 이상한 말이 돌자, 내가 무서워서 피한 거였다.
나에게서 끝내자는 말을 들을까 봐, 그게 무서웠다고 한다.
이 대책 없이 착한놈을 안아줬다. 눈물을 닦아주며 웃으라고 했다.
"미영아! 나를 보고 웃어줄래? 넌 웃는 게 예뻐~"
미영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나를 보고 웃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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