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역] 꿀과 채찍 1
꿀과 채찍
서장
검정색의 운전석에 앉아있는 배송반소속의 남자가 간사하게 말했다.
뒷자석에는 운전기사보다 스무살은 젊어보이는 짧은 스포츠형머리모양에 무표정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서른전후로 보이는 남자가 조용히 앉아있었다.
“ 여봐, 사사키 빨리 부인을 깨워봐. 이 후로도 3명 배송이 더 남아있어. ”
네이비게이션을 조작하면서 운전기사가 말하자
“ 미안해요, 우에야마씨. 부인….. 아니 26번은 굉장히 많은 체력소모 때문에… 이 근처를 30분정도만 한바퀴 더 돌수는 없겠습니까 ”
조용하면서도 냉정한 어투로 26번이라고 불리우는 여자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면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 알았어. 어쩔수가 없네. 이상태로 집에 돌아가봐야 남편에게 의심만 받을테고. ”
하품을 하면서 핸들을 오른쪽으로 꺽었다.
“ 네. 그건 그래요. 의심받으면 곤란해지는 것은 간부들인데 이건 해도 너무한…..”
말꼬리를 흐리면서 눈을 감았다.
“ 그래도 사사키. 26번에게 애정을 준다든지 하면 너만 괜히 입장이 곤란해지니까….”
눈쌀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백미러에 비치는 사사키와 뒤로 손을 돌려 수갑을 채워진채로 아직 자고 있는 26번이 보여진다.
“ 우에야마씨. 그건 좀 다른데요. 제가 하고 있는 것은 세미나에서 말한 ‘ 사탕과 채찍’ 이라는 것이라구요. 위험한 상태에 놓인 사람에게는 아무리 무서운 조직내라고는 하지만 그 중에 선한 사람처럼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그사람에게
머리를 만지고 있던 오른손으로 여자가 입고있는 데님바지의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렸다.
“ 역시나”
3일간 입고있어야할 팬티는 없고 깨끗하게 정리되어있어야할 음모가 엉크러진채 모습을 드러냈다.
“ 왜그래, 뭔가 상처라도 입은 것 같아?”
우에야마가 뒤돌아 보면서 말한다. 사사키는 지퍼에 끼여 위로 솓아난듯한 털들을 쓸어내려 정리하면서 백미러로 눈짓을 한다.
“ 히히히. 간단히 생각하면 26번의 냄새나는 팬티가 포장판매되었을거야. 이런 기호를 가진 것이 그쪽이었겠지만 나는 틀림없이 하얀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의료쪽 기호성향을 가진것으로 생각했는데 말이야. 그 남자 배웅을 하고나서 전철로 가던 것 같던데. 괜찮을까. 아마 전철에서 이상한 냄새 때문에 소동이라도 일어나지 않았을까. 히히히.”
어둠속에서 이상한 모양의 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웃으면서 말했다.
2차선 국도를 5분정도 달리자 맞은편 차량도 점차 줄어들고 가로수가 흔들리는 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 잠깐 저 편의점옆으로 세워주세요.”
사사키는 밤 11시를 넘겨 인적도 드문 편의점을 가리킨다.
“ 무얼 사려고 하는데. 커피라면 필요없는데…”
“ 그게 아니라 요즘 편의점에서는 속옷도 팔거든요. 들키지 않을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노팬티로 들여보내는 것은….”
스포츠형 머리를 만지면서 우에야마에게 부탁한다.
“ 뭐든, 26번이 집에 들어가자마자 남편에게 안길수도 있는 노릇이니까. 그런데 사사키 거기까지 생각하면 이것 사탕이 아니라 벌꿀이잖아.”
언제나 냉정한 사사키가 우에야마의 실없는 농담에 웃음을 지어보낸다.
편의점에서 남성용 속옷이라면 몰라도 험상궂은 스포츠형 머리의 남자가 여자속옷을 사는 것은 어딘가 조금 이상하다. 자동문이 휘~잉하고 열리고 그리 상냥할 것 같지않은 대학생알바 같은 점원이 흘깃하고 쳐다본다.
너무 오래있으면 혹여 불미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어 급히 커피와 빵과 함께 속옷을 집어들고 계산대로 향한다.
“ 1228엔입니다만, 이거…… 여성용인데요….”
라고 말하면서 어색하게 서있자
“ 이거 마누라가 부탁해서 산 것 뿐이야.”
점원에게 거짓말을 하고 모두 봉투에 쓸어담아 곧장 편의점을 나왔다.
당황한 모습으로 뒷자석에 올라탔다.
“ 괜시리 창피해지네. 여기 우에야마씨.”
차가운 캔커피를 건네주자 ‘탱큐’라고 말하면서 받는다.
캔커피를 마시는 소리가 목젖을 타고 넘어간다.
“ 26번 것은 없는거야.”
빈정대는 투로 물어본다.
“ 벌꿀넣은 커피는 없잖아요.”
능숙한 솜씨로 받아치면서 서로 얼굴을 마주봄과 동시에 좌측편에 정차한 은색차량으로 눈을 돌렸다.
심장소리가 들리는것이라고 생각되어질정도로 두사람의 맥박이 빨라졌다.
“ 서투르네. 잠복이군.”
우에야마가 말했다.
검은 안테나 활동하기 편한 복장의 남자두명 귀에서 내려온 이어폰까지 틀림없는 수사차량이다.
형사일것 같은 두사람은 이쪽 차량에는 관심없이 편의점안으로 들어갔다.
“ 화장실 가는걸까?”
“ 빨리 여길 뜨는게 좋지 않을까. 사사키”
“ 아니요. 조금 더 움직이지 않고 커피라도 마시는게 좋겠습니다. 괜시리 어설프게 움직였다가 미행이라도 당하는 것 보다 낫겠죠.”
“ 그래. 저녀석들 이쪽을 보고있지 않은척하면서 다른 놈이 관찰하고 있으니. 하는짓이 연극부출신이 많은 모양이야.”
“ 우왁, 여유군요. 저녀석들 나와서 이동한 다음에 움직이는게 좋겠네요.”
오분이 무서울정도로 길다.
“ 나왔다. 오래 걸리는 구만. 역시 큰 것 보러 간 모양이군.”
살짝 형사의 눈길이 우에야마쪽으로 향했지만 아무일없다는 듯이 시동을 켜고 사사키일행의 목적지인 26번의 집 반대방향으로 사라져갔다.
“ 휴~. 자 가자. 사랑하는 남편의 품으로.”
우에야마도 시동을 켜고 경찰차 반대쪽으로 이동했다.
사사키는 먼저간 경찰차량을 눈으로 쫒고 있었다.
눈을 차안으로 돌리고 26번의 개인휴대폰을 핸드백에서 꺼내든 사사키가 전원을 넣고 남편으로부터 수신메세지를 확인하고나서 능숙한 조작법으로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
[ 자기에게. 연수가 끝나고 올라가고 있어요. 지금 역앞에서 메시지 보내고 있어요. 밤길이 어두워서 택시타고 갈게요. 사치스러운가? 택시대기자가 많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것 같아요. 잠자고 있다면 미안해요. 그럼 좀있다 봐요.]
여자들이 쓰는 말투를 사용하고 본인은 별로 쓰지않는 그림문자를 이용해서 답장을 보냈다.
바로 들어온 남편의 답장메일에 질투하듯이 읽어내려간다.
“ [ RE: 우리 공주님. 아직 안자고 있지. 내가 역까지 마중나갈까? ]
복잡한 얼굴을 하면서 답신메일을 써서 보낸다.
[ RE: RE: 무리하지 않아도 되요. 자기 피곤하잖아요. 택시비는 회사에 청구해서 받으면 되니까. 고마워요 ]
휴~~. 한숨을 쉬면서 답장메일 버튼을 강하게 눌렀다.
그후로 남편에게 답장메일은 없었다. 안심해서 그러는건지 아니면 바로 잠자리에 들어갔는지 별로 상관치 않았다. 이 사사키라는 남자, 26번의 과거메세지를 보면서 친구에게 보내는 유형과 남편에게 보내는 유형을 파악해 26번의 알리바이를 만드는데 집중할 뿐이다.
사사키의 표정이 지금까지의 온화함과는 거리가 멀게 미간을 찌푸리면서 26번의 요염한 입술로부터 재갈을 풀고 흘러내리는 타액을 손으로 훔치면서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겹쳐서 목구멍안쪽까지 쑤셔댄다.
“ 쿠~~악”
엷은 화장을 한 얼굴의 젊은 유부녀가 눈을 떴다.
깨고 싶지않은 잊고 떠나고 싶은 현실로 되돌아온것이다.
“ 언제까지 잘거야. 26번.”
거친 어투로 말했다.
“ 죄,죄송합니다. 감시원님.”
꽤 안쪽까지 쑤신결과인지 거친 기침을 하면서 말한다.
“ 오늘 회원은 오랄를 좋아하지 않은 녀석인거야. 아니면 아랫입술로 해주었나.”
지금까지의 온화함과는 다른 모습에 어안이 벙벙해진 우에야마를 뒤로하고 언동이 꽤 거칠어진다. 이것이 이녀석의 채찍이라는것인가.
“………오늘은 냄새기호의 회원님이셨습니다………..”
고개를 숙이면서 대답을 한다.
그러자 뜸들이지 않고
“ 냄새를 좋아하는 회원이었어? 어쩐지, 니가 3일동안 입고 있었던 보짓물이 묻어 음란한 냄새가 배어있는 팬티를 입고있지 않은 이유가 있었군.”
“ 꾹~~”
26번은 침으로 얼룩져있는 입술을 깨물었다.
“ 어떤 놀이를 배운거야. 그 냄새를 좋아하는 회원에게. 말해봐.”
그러자 울먹이는 소리로 말하기 시작한다.
“ 일일째는 제 몸에는 아무런 손도 대지않고 오전에는 연수원에 있는 스포츠센타에서 여러가지 운동을 하게 했습니다. 오후부터는 지하에 있는 사우나에 속옷을 입은채로 땀을 흘리게 하고 타올로 닦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밤에는 연수원 일층에서 에어컨도 켜지않은채로 팬티만 입은채로 두손을 묶인채 새벽녘까지……. 그곳의 냄새를 계속 맡고계셨습니다.”
비장하게 말을 한다. 사사키는
“ 안면기마자세야? 아니면 69자세야?”
심문조로 여자를 몰아부쳤다.
“ 그것이 아마 안면? 기마자세? 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양손을 수갑으로 채워진채 천장으로부터 매달린 어쩡정한 자세로 회원님의 얼굴에 걸쳐있었습니다.”
“ 오호~ 그것 꽤 변태구만. 열대야에 에어컨도 켜지않고 안면기마자세라니. 회원님이 니 땀냄새베인 보지를 핥은거야?”
이미 26번은 울상이 되어있었지만 사사키는 중단없이 질문을 계속 이어나갔다.
“ 그래서 이틀째는 어떻게 했다는 거야. 26번.”
“ 네. 이틀째부터는 아침부터 기분이 나쁘…..” 우물거리자
“ 뭐야. 혹시 회원님에게 실수라도 한 것은 아니겠지. 너. 26번.”
26번은 턱에 손을 대면서 겁에 질린듯
“ 아닙니다. 아무것도 실수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 다만. 뭐야? 말해봐.”
“ 냄새가…. 부족하다고…. 말씀하셔서.”
26번의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 핫~ 이거 걸작이구만. 보통 사람이라면 그렇나 악취가 나면 향수라도 뿌리라고 할텐데 음란한 냄새가 부족하다고. 이거 무서워지는데.”
“ 그래서 부족한 냄새는 어떻게 보충한거야?”
“ 그래서 연수원에 비치된 장난감으로 저녁무렵까지…..”
말이 흐려지자 그 뒤부분을 사사키가 연수내용을 마치 보기라도 한듯이
“ 저녁무렵까지 니년의 보, 지를 괴롭혔다 이거로군.”
26번은 입을 다물고 고개만 끄덕였다.
“ 잘 괴롭힘을 당하면 하얀 즙이 좋은 냄새가 나나? 아님 냄새가 잘 들러붙는거야?”
잘들리라고 일부러 귓가근처에서 말한다.
“ …. 아닙니다. 아직 냄새가 부족해서 발트린선액과 스킨선액은 냄새가 없기 때문에 엉덩이쪽을 괴롭혀서……”
“ 그래서 삼일째 아침까지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인가?”
멍한 얼굴로 크게 입을 열었다.
“ 네…”
이제 말하지 않아도 사사키는 다아는 듯한 모습이었다.
“ 소변이랑 대변은 어떻게 봤어? 3일동안 가지 않지는 않았을거 아냐?”
“ 네. 화장실일은 회원님이 보는동안에 욕탕에서 했습니다.”
중간에 우에야마가
“ 그 회원 전철로 갔지만 그것을 주머니에 넣었을까? 그렇게 더러운 것을, 아니 실례 냄새묻은 것을.”
그것에 수긍한다는 듯이
“ …... 지퍼백에.”
두사람은 모두 크게 웃으면서 지퍼백으로는 위험성이 있다고 하면서 휘둥그레졌다.
이렇게 질문도 끝나고 한적한 주택가 구석에 4층높이의 임대아파트가 보인다. 이곳이 26번이 임시로 거주하고 있는 남편과의 사랑의 보금자리다. 그 아파트 100정도 앞에 우에야마가 차를 세우며 사사키를 재촉한다.
“ 야, 26번. 노팬티로 집에 들어갈 수밖에 없겠군. 이거 입어라.”
라고 말하자 여자는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 정말로 그래도 됩니까?”
“ 발각되는 것보다 더 나으니까. 빨리 입어.”
라며 명령조로 말하는 속에 일순간 온화함을 26번은 느낄수 있었다.
뒤로 묶인 수갑을 풀고 조심히 데님바지를 벗어던지고 사사키가 사준 면팬티를 손으로 만지면서 감촉을 확인한다. 그리고 3일간의 연수에서 민감한 부분을 계속가려주던 더러운 핑크색팬티와는 전혀다른 별세계의 감촉처럼 느껴졌다.
“ 680엔짜리지만 마음에 들어?”
사사키가 물었다.
“ 네. 감시원님. 감사합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대답한다.
바지를 입고나서 눈물을 닦아내자 사사키가
“ 잊을뻔 했다.”
26번의 동그란 머리를 잡고 고개를 숙이게 하면서 바코드리더처럼 보이는 것을 여자의 목덜미에 맞춘다.
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