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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LD 팬픽]루나틱! #011 소울가이드와의 재회



"하아, 또 들어오고 말았어."


 


난 게임 안으로 들어오자 한숨이 나왔다.

그렇게 험한 꼴을 당했는데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오다니...


 


-웅성 웅성


 


턴싱워 마을은 어제와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시끄러웠고, 사람들이 많았다.

오히려 주말이라 사람이 더 늘었는지 조금씩 렉도
생겨났다.


 


[오오~ 연아님 돌아오셨군요~!]


 


난 곧 내가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날 반기는 소울가이드를 만날 수 있었다.


 


"크윽...이 자식, 아직도 있었구나."


 


난 가장 만나기 싫었던 녀석과 만나게 되자 인상이 절로 찡그려졌다.

녀석은 내가 담로스에게 강간당하고 있을때 도와주지 않은 최악의
녀석이었다.

아무리 공격력이 없다지만 그냥 차분히 지켜보다니 최악이었다.


 


"아니 오히려 재밌다는 듯 지켜보았지."


 


난 완전히 녀석의 태도에 화가 난 상태였기에 흥하고 코방귀를 뀐 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런, 이런. 혹시 화나셨나요?]


 


소울가이드는 나의 태도에 난처한 듯 그렇게 물어보았다.

적어도 자신이 한 일이 잘못되었다는 건 알고 있는 듯 보였다.


 


"너 같으면 화 안 나겠냐?"


 


난 완전히 삐져서 녀석을 무시하였다.

아니 아예 없는 녀석 취급하며 내 갈길을 가려 하였다.


 


[흐음~]


 


그러자 녀석은 쯧쯧 혀를 차더니 말을 건네왔다.


[이런, 연아님께 퀘스트 때 찍은 동영상들을 넘겨드릴려고 했는데 안되겠군요. 그냥 제가 잘 가지고 쓰도록 하겠습니다.킥킥킥]


 


"뭐,뭐라고? 동영상?!"


 


난 소울가이드의 말에 깜짝 놀라 녀석을 보았다.

그러자 녀석의 몸이 서서히 희미해지며 사라지려고 하였다.


 


"자,잠깐만! 동영상이라니?"


 


난 서둘러 사라지려는 녀석을 붙잡으며 물어보았다.


 


[아하하,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라이라 퀘스트 때 연아님의 표정이 너무나 꼴.려.서.요. 제가 멋대로 찍은 동영상이랍니다. 한번
보시렵니까?]


 


녀석은 킥킥 웃으며 그때 장면을 내게 플레이해주었다.


 


"아앙~! 하악 하악~! 담로스님!"


 


"아아, 너무 좋아요~!!"


 


라이라와 나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면 상상도 못할 야한 장면이 공중에 플레이되었다.

완전히 몽롱하게 풀린 눈의 내가 담로스의 입에 키스를
하고 있었고, 라이라는 자신의 가슴을 이용해 그의 물건을 비비는 야한 모습...

난 완전 당황해서 소리쳤다.


 


"우와아아~~! 잠깐! 스톱! 스토옵~!!"


 


난 급히 소울가이드로 하여금 그 장면을 멈추게 했다.


 


-두리번


 


다행히 다른 플레이어들은 그 장면을 보지 못한 듯 했다.

아니 소울가이드 자체가 나 밖에 안 보이는 듯 그들은 흥미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냥 길을 오가고 있었다.


 


"너,너말야. 이거 엄연히 협박이란 거 알아?"


 


난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며 소울가이드를 노려보았다.


 


[이런, 그렇습니까? 전 그저 잘 찍은 플레이 동영상을 보여드린 것 뿐인데요. 킥킥킥~.]


 


녀석은 능글맞게 그렇게 대답했다.


 


나쁜 놈---난 속으로 소울가이드를 욕했다.

녀석의 태도로 보아서 그게 거짓말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어쩌랴. 칼자루는 녀석이 가지고 있는 것을.


 


"...원하는게 뭐야?"


 


결국 난 백기를 먼저 들었다.

약점이 잡힌 이상 난 녀석에게 비굴해질 수 밖에 없었다.


 


만약에 지금 가지고 있는 동영상이 놈이 마구 뿌리기라도 한다면 난 그 순간 바로 파멸이었다.

지금 내가 플레이하고 있는 캐릭터는
여성체이긴 했지만 엄연히 얼굴은 내 실제 얼굴이었으니 말이다.


 


"그게 넷상에 퍼지기라도 한다면...그래서 학교에 있는 녀석들이 한놈이라도 보는순간 난 완전 인생 쫑나는거야."


 


왜 하필 실제 얼굴로 플레이해서 이런 꼴을 당해야하는지 정말 너무나 불합리했다.

그것도 내가 원해서 그런 것도 아닌 한성이놈이 멋대로
만든 프로그램때문에 말이다.


 


"흑흑, 내가 도대체 전생에 뭔 죄를 졌다구..."


 


역시 미성년자 주제에 성인용 게임하는 것이 아니었다.

괜히 나쁜 친구의 꾀임에 넘어가 악마의 게임을 하게 된 것이 잘못이라면 큰
잘못이었다.


 


"아아, 신이시여. 제발 이제부터 착하게 살테니 제발 이 악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난 신께 절실히 기도했다.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그동안 안 가던 교회도 열심히 다닐 의향이 있었다.

하다 못해 이 빌어먹을
소울가이드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았다. 흑흑~.


 


[너무 그렇게 자신이 불행하다는 표정 짓지 말아주세요. 연아님. 저는 그저 당신의 힘이 되고 싶기 때문이랍니다.]


 


킥킥 웃으며 하는 말은 하나도 설득력이 없거든?


난 속으로 녀석을 마구 욕했다.


 


[그런 뜻에서 이 동영상은 지금 바로 넘겨드리도록 하죠.]


 


녀석은 내 자료실에 바로 그걸 넣어주었다.


 


"어라, 왠일로?"


 


난 녀석이 너무나 순순히 그 자료를 넘겨주자 궁금해져서 녀석을 바라보았다.

녀석이 좀 더 그걸로 협박할 줄 알았는데 너무 순순히
전해주자 너무나 궁금했다.


 


[물론 편집판은 제가 잘 가지고 있답니다. 일종의 보험이죠. 그러니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께요. 연아님. 킥킥킥~.]


 


역시나---난 녀석의 모습에 다시금 암흑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저 녀석이 그렇게 순순히 물러날리가
없지."


 


난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설마 NPC에게 협박을 받다니.

그것도 녀석의 말도 안되는 해피한 연금생활을 위해서
말이다.

정말 내 인생 최악의 순간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안 들어오실 줄 알았는데 왜 들어오신거죠?]


 


녀석은 궁금하다는 듯 물어보았다.


난 소울가이드의 말에 나 역시 그럴려고 그랬다고 대답을 했다.


 


"실은 나도 다시는 이 게임을 하고 싶지 않았어. 오히려 게임을 접으려고 생각하고 있었지."


 


물론 지금은 협박을 받아서 그럴수도 없어져버렸지만 말이다.


 


[흠, 그런데요?]


 


녀석은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얼레, 안 놀라네?"


 


난 녀석이 놀라질 않자 오히려 내가 더 놀랐다.


 


"설마 예상한건가?"


 


그렇다면 NPC치곤 너무 AI가 높은 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었다.

하긴 NPC가 유져를 약점으로 협박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가는 행위였지만 말이다.


난 그저 성인용 게임은 다 그런가 싶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게임을 접기 전에 날 도와준 사람에게 답례 인사라도 하고 가야 하는 것이 예의인 것 같아서 말야. 그래서 들어왔어."


 


그다지 숨길만한 이야기도 아니었기에 난 사실대로 이야기해줬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연아님을 도와줬던 그 유져는 지금 게임상에 있으니까요.]


 


소울가이드는 나의 말에 답을 하듯 그렇게 이야기해주었다.


 


"진짜? 다행이다~. 난 그 유져의 닉네님도 제대로 기억못하고 있어서 걱정하고 있었어."


 


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시 워낙 경황이 없었기에 난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로그아웃하느라 그 유져의 닉네임도 기억 못하고
있었다.


세상에 자신을 도와준 은인의 이름도 기억못하는 것처럼 나쁜 것이 어디있겠는가?

적어도 난 부모님께 자신을 도와준 사람에겐 반드시
보답을 해줘야 한다고 교육받았다.


 


"이 녀석 다시 만난 건 최악이지만, 그래도 그거 하나는 다행이다."


 


난 소울가이드와 만난 건 불운이었지만, 그덕분에 날 도와준 사람을 찾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을 하였다.

플레이 동영상을
자동저장시켜두는 설정을 끈 상태였기에 걱정하고 있었는데(그거 키면 렉이 심해진다) 여명이 보이는 듯 했다.


 


"그럼 그 유져 닉이 뭐야?"


 


난 급히 나를 구해준 은인의 이름을 물어보았다.


 


[...그거 알려주기 전에 저랑 먼저 계약을 맺도록 하죠.]


 


소울가이드는 나의 질문에 오히려 계약맺기를 원해왔다.

녀석은 확실히 자신에게 주도권이 있다는 걸 확실히 인식하고 있는 듯
했다.


 


"계약? 무슨 계약?"


 


난 나쁜 예감이 들었지만 궁금해서 되물어보았다.


 


[저랑 같이 모험을 계속하겠다는 계약입니다.]


 


난 녀석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아, 그렇구나. 나 아직 레벨10이 되지 못했지...그래서 녀석은 아직 없어지지 못한거야."


 


내가 마지막으로 올렸던 건 레벨8.


난 고작 레벨2 더 올리는게 뭐가 어려울까 싶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눈 앞의 녀석만 없어진다면 게임을 접기도 쉬울거라 생각했기에 가볍게 허락을 한 것이었다.

그것이 큰 실수라는 것도 모르고서
말이다.


 


"좋아. 알았어."


 


내가 승낙을 하자 곧 희한한 메시지가 뜨며 계약이 맺어졌다고 알려왔다.


 


-띠리링~
-소울가디언 "빨갱이"와 영혼의 계약을 맺으셨습니다.-

-"빨갱이"은(는)
연아님의 전속 가디언이 되었습니다.-


 


"엥...?"


 


난 어안이 벙벙해져서 잠시 소울가이드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십니까? 주.인.님?]


 


난 믿을 수 없다는 듯 소울가이드, 아니 소울가디언이 된 녀석을 바라보며 물어보았다.


 


"자,잠깐, 너 뭐야? 소울 가디언이라니? 그리고 영혼의 계약? 그게 대체 뭐야?"


 


난 쉴세없이 궁금한 점을 녀석에게 물어보았다.


 


[아, 혹시 모르셨습니까? 저는 이제 소울가이드가 아닙니다. 이름까지 받은 네임드 NPC가 되었다고요.]


 


녀석은 자랑스럽다는 듯 그렇게 말을 했다.


 


"뭐라구?"


 


난 어이가 없어 녀석을 바라보았다.

아니, 그리고보니 녀석의 몸은 전처럼 암울한 퍼런 색이 아닌 밝은 빨간 불빛도 뿜어내고
있었다.


 


"그저 낮이라서 그런줄 알았는데..."


 


설마 녀석이 업그레이드되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기...나 아직 이해가 안 가서 그러는데 좀 차분히 이야길 해줄래?"


 


난 도저히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화가 나긴 했지만 차분히 나의 분노를 죽이고는 빨갱이라는 네임드 NPC가 된 소울가디언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 실은 연아님께서는 라이라 구출 퀘스트를 하시다가 특별한 히든 클래스로 바로 전직하셨습니다. 혹시 그건 알고 계시는건가요?]


 


"에엑, 내가 전직을?"


 


난 믿을 수 없다는 듯 내 상태창을 급히 열어보았다.

그러자 과연 빨갱이의 말처럼 내 레벨과 직업이 변경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연아 상태창 오픈-


 


연아:플레이어

레벨 : 10

직업 : 저주받은 암울한 운명의 성노(히든 클래스)


HP   : 310 / 310

MP  :  100 /  100

경험치  : 105 / 8800

힘         :
12

민첩성     : 27

지능       :  9

지혜       :  9

체력       : 31

지도력    
:  9


 


스킬

-?

-?

-성노의 마음가짐: 방어구의 노출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방어력이 높아지는 능력(패시브)


 


장비


견고한 가죽갑옷 : 방어력 3 내구력 0/30(사용불가)

견고한 가죽바지 : 방어력 3 내구력
0/30(사용불가)

견고한 가죽신발 : 방어력 1 내구력 0/20(사용불가)


허르스름한 망토 : 방어력 0 내구력
5/5


 


"이,이게 뭐야?"


 


모험가였던 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낮아진 능력치와 스킬들.

이전에 있던 스킬들도 다 사라진데다 성노의 마음가짐이란 이상한 스킬이
등록되어 있었다.


 


"저주받은 암울한 운명의 성노라구? 뭐 이딴 히든 클래스가 다 있어?"


 


"그리고 노출도가 높아질수록 방어력이 늘어나는 스킬?"


 


아니 그런 것까진 아무래도 좋았다.


더 큰 문제는 간신히 올려놓은 힘 스탯이 10가까이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대신 지독하게 높은 체력스탯.


무려 31이나 되는 수치가 찍혀있었다.

그건 처음 캐릭터를 만들었을 때 몰빵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나 전생에 체력 스탯이랑 뭔 원한을 졌나? 왜 자꾸 이쪽으로만 높아지는거지?" 


 


난 어이가 없다는 듯 상태창을 보다가 현재 내가 입고 있는 장비에 눈길을 주게 되었다.


 


"아, 그리고보니 나 지금 입고 있는 건 달랑 망토하나 뿐이잖아?"




몰랐다. 아니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담로스에게 모든 방어구가 파괴되어 난 날 구해준 유져가 준 망토를 입고
있었다.


망토는 마치 옛날 서부 영화에서 자주 보던 판쵸 형태라서 완전히 내 알몸을 가려주고 있었다. 


그래서 다행히 다른 사람들이 내가 달랑 망토하나 걸쳤다는 걸 모르고 지나가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완전 개쪽 먹을 뻔했다.


 


"이런... 빨리 옷부터 사서 입어야겠다."


 


난 붉어진 얼굴을 숨기고는 빨갱이에게 말해 서둘러 옷을 사입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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