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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마인예속51

사울 화이트팽 듀나엘은 아무것도 없는 조용한 어둠의 방안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실전되어버린 고대의 마법으로 구현된 방안에서 오랫동안 친우이자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상대였다. 서로에게 가지는 애증만으로 이 지구상의 역사를 같이 만들어 온 존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울은 흡혈귀가 되고나서 멈춰버린 심장이 다시금 뛰는 것같이 느껴졌다. 비록 자신에게 화만 낼테지만 그 얼굴을 다시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질것 같았다.


 


[안녕.]


 


[....]


 


사울 화이트팽 듀나엘은 가까이 다가온 기척에 친근하게 인사를 하였다. 비록 그의 목적을 이루는데 가장 큰 주적이자 벽이지만 그래도 가장 오래된 지인이였다. 한때엔 목적을 이룰 것인가. 검은용신과 함께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였고 그것은 사울에게 있어 가장 후회되는 결정과 고통이였다. 하지만 사울의 초감각으로도 겨우 그 위치가 어렴풋하게 느껴질 뿐이였다. 검은용신의 검은 두눈이 싸늘한 빛만이 흘러나왔다.


 


[음 오랜만이지 않나. 인사라도 받아주라고.]


 


사울은 아무말도 하지 않는 검은용신에게 약간 섭한 감정을 느끼며 말하였고 그런 사울에게 용의 얼굴로 싸늘하게 웃으며 대꾸하였다.


 


[너와 이야기 하는 것조차 이제는 지치는 구나. 날 부른 이유나 빠르게 말해봐라.]


 


사울은 검은용신의 말에 씁슬하게 웃었다. 검은용신과 지내온 세월에 비하면 2천년의 세월은 그야말로 인간이 담배를 피기 위해 불 붙일때 쓰는 성냥 하나가 타버릴정도의 시간에 불과 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만에 서로의 사이가 너무나도 벌어진 것이다.


서로가 알아온 시간이 얼마나 오래되었고 깊은것인지 하지만 최근 2천년의 대립이 너무나도 서로에게 상처가 된 것같았다. 사울은 슬쩍 고개를 내젓고 말을 이었다. 사울에게 있어 검은용신과 다시 싸운다는 것은 사적으로도 공적으로도 결코 좋지 않았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제 우리의 싸움을 끝내야 할 때가 왔어.]


 


[호오? 아마겟돈을 지금 일으키자는 것인가?]


 


검은용신의 싸늘하게 식은 두눈동자가 붉게 불타 오르며 전의를 불러 일으켯다. 그런 모습에 사울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하였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동맹을 한 것일 뿐이엿다. 서로가 가장큰적이며 반드시 결판을 내야한다는 것은 둘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우리끼리 싸운다면 이번에는 포트리스를 이길수가 없다.]


 


[그레이트 올드 원 고르곤을 말하는 건가....]


 


검은용신은 저주를 담아 한존재의 이름을 나직히 뇌까렸다. 2천년전 하르마겟돈이 끝나갈 무렵 승세가 완전히 네크로폴리스와 블랙블러드로 넘어와 있었다. 비록 서로가 싸워 완전히 양패구상의 상태였지만 그래도 고작 미스릴 연합체의 최후의 저항에 당할 상태는 아니였다. 최소한 포트리스의 참전한 전력조차도 이길 수 있었다. 비록 서로의 싸움으로 전력의 90%를 상실했어도 그정도의 힘이 사울 화이트팽 듀나엘과 검은용신은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가 등장하지 않았어도 결국 최종적으로 둘중 하나가 승리 하였을 것이다.


 


포트리스의 지배자. 아니 현 세력을 전부 합쳐도 그보다 강한 존재가 없는 궁극의 마물이였다. 그 존재는 사울과 검은용신 둘다 잘알고 있었기에 설마 하르마겟돈에 참전 할줄은 몰랐었다. 그리고 그것이 치명적인 타격이 되어 결국 무승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주천사와 황금용신, 제우스와 수많은 티탄족과 용종, 드래곤종, 천사들을 쓸어버렸던 마지막 전투에서도 사울과 검은용신은 별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그레이트 올드 원 고르곤에게 둘 모두가 동시에 당하는 참사가 일어나 결국 무승부가 되어버렸다.


그전에 사울은 검은용신에게 마법을 잃고 검은용신은 영혼이 둘로 쪼개지는 엄청난 피해를 받았었다. 물론 그일을 저지른 존재들은 사울과, 검은용신 둘이였다. 멀쩡한 상태일때도 싸워 이기기 힘든 존재를 둘 모두 힘이 꺽여버린 상태에서 싸웠으니 이길 수가 없었다. 다만 그힘의 특성상 숫자엔 약했기 때문에 네크로폴리스만의 인해전술로 고르곤을 물리 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 그래서 제안하고 싶은게 내기다.]


 


[내기?]


 


[그래. 우리의 목표는 너무나도 다르다. 하지만 공통된 사항은 있지. 미스릴 애로우와 그에 협력하는 포트리스를 물리치는 것이다.]


 


검은용신은 사울을 냉정하게 쳐다보기 시작하였다. 비록 그에게 영혼의 반을 잃었지만 오히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었다. 검은용신이 원래 사울에게 가지는 감정이 그 영혼의 반과 함께 뜯겨져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였다. 그래서 검은용신만의 세계멸망을 아무런 주저없이 실행하고 사울을 격파하여 자신 이상의 피해를 입혔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서로가 가장 큰 적이란 말이지. 그렇다 너의 멸망과 나의 멸망의 의지는 다르다. 과정은 같을지 모르지만 결과는 전혀다르지. 하지만 이번에는 그때와 달라. 고르곤은 우리와 비교한다면 피해라곤 전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이니깐.]


 


사울은 잠시 이맛살을 찌푸리며 머리속에 떠오른 고르곤을 지워버렸다. 그때 고르곤에 의해 맺어진 너무나도 굴욕적인 조약 때문에 적들을 쓸어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기를 해서 이기는 쪽만이 세상에 나가자는 말이냐?]


 


검은용신은 사울의 제안에 매우 흥미가 생기기 시작하엿다. 사실 가장 큰 적이라고 할 수 있는 네크로폴리스가 사라진다면 검은용신은 지금 당장이라도 아마겟돈을 일으킬 생각이였다. 그리고 내기라는 것은 검은용신의 특기이기도 하였다. 운명을 가지고 노는 사악한 용의 신. 그것이 바로 블랙블러드의 검은용신이였다. 내기에 걸리는 운명까지 조작 할 수 있는 검은용신에게 내기를 걸어오다니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사울 화이트팽 듀나엘이라면 자신의 유일한 호적수가 아닌가.


 


[그렇다. 그뿐만이 아니라. 나는 아스타롯테를 너에게 돌려 주도록 하지.]


 


[호오? 나는 너의 마법을 돌려 줄 생각이 없는데?]


 


검은용신의 이죽거림에도 사울은 묵묵히 고개를 흔들며 대답하였다.


 


[전혀 상관 없다. 다만 마법을 돌려주지 않아도 어둠속으로는 확실히 들어가야 할 것이다.]


 


사울은 검은용신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사악하고 강렬한 영기를 피어올리며 응수하였다.


 


[내기는 내용은 무엇이지?]


 


검은용신의 검은 눈동자가 가늘어지면서 사울의 내심을 파악하기 위해서인지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사울은 단지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대상의 영혼조차 갈기갈기 찢어버릴 수 있는 그시선을 가볍게 웃어 넘기면서 대답하였다.


 


[이번에 아스타롯테의 힘을 빌어 고르곤을 제어할 가능성을 지닌 자를 찾았다.]


 


[정말인가...?]


 


검은용신은 처음으로 깜짝 놀랐다. 이세상의 유일하게 풀파워의 자신과 비등한 전투력을 가진 궁극의 마물이 바로 그레이트 올드원... 위대한 옛것 고르곤이였다. 사실 사울 화이트팽 듀나엘의 힘이 강하다고 한들 영혼이 반으로 쪼개진 상태에서도 승리하여 오히려 사울의 마법을 강탈해버린 것이 바로 검은용신이였다. 그런 고르곤을 제어할 가능성을 지닌 자라니 그것만으로도 욕심이 나기 시작하는 검은용신이였다. 사울은 검은빛을 흩뿌리는 검은용신의 눈동자를 스치고 지나가는 탐욕을 읽어내었다. 그리고 속으로 웃으면서 말하기 시작하였다.


 


[아직은 가능성일 뿐이다. 하지만... 가능성이라도 가진 것이 어디인가? 사실상 지금의 너와 내가 힘을 합쳐 2:1로 싸워도 고르곤을 이길수는 없지... 가능성만 따진다면 우리보다 그 존재가 더 승율이 높을 것이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 그러한 존재가 있다는 것 자체가 난 믿을 수가 없다.]


 


[쉬잇... 이것은 하나의 기적이야. 나는 하르마겟돈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을 우리의 어머니의 의지라고 생각하였다. 비록 이세계는 어머니를 잊었지만 그래도 존재하는 것을 긍정하신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나는 모든 힘을 동원하여 인간들의 빛의 세계와 우리의 어둠의 세계를 분리하는데 성공하였지. 천년이나 걸렸어....]


 


[크르르르...]


 


사울의 말이 검은용신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검은존재감이 들끓으며 날뛰기 시작하였다. 거친 숨소리가 바로 눈앞에서 보이지만 사울은 전혀 긴장하지도 않았다.


 


사울과 검은용신의 눈동자가 가늘어 지면서 서로를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서로의 내면의 생각을 잃어 내기위해 머리를 필사적으로 돌리면서 기색을 읽어 내는 것이다. 어지간한 불멸자들의 머리속이라도 모조리 읽을 수 있는 그들이지만 반대로 그들의 생각은 너무나도 읽을 수가 없었다. 혼돈에 뒤덥혀 보이지 않는 검은용신과 너무나도 잘게잘게 잘라져 도무지 하나로 이을 수가 없는 사울화이트팽 듀나엘의 생각... 결국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이번에도 나는 어머니의 의지이자 아버지의 힘이 도달 한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타워같은 하찮은 마법사들이 아무리 우연과 나의 도움을 살짝 받았다고 해도 그런 가능성을 지닌 존재를 탄생 시킬 수 있을리가 없지.]


 


[더이상 참기 힘들구나.]


 


사울이 어머니를 언급한 순간부터 검은용신의 기운이 심하게 날뛰기 시작하였다. 검게 빛나는 두 눈동자가 살의로 일그러지며 조금씩이지만 구체적으로 형상화 되기 시작하였다. 사울은 그런 검은용신을 보면서 씁씁하게 웃었다.


 


[나는 확신한다. 그존재의 탄생은 어머니의 의지의 발로.... 그레이트 올드원 고르곤을 제어 할수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우리의 내기는 바로 그것이지. 그 가능성은 지금 너무나도 미약하고 바람 한번에 꺼져버릴것같은 성냥불이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차곡차곡 성장 시킨다면 반드시 제어 할수 있게 될것이다.]


 


사울은 느긋하게 어둠에 앉아 턱을 괴면서 검은용신을 올려보앗다. 검은용신의 기운은 점점더 난폭해져갔다. 사울이 어머니라는 단어를 한번 한번 말할 때마다 그 살기가 배로 증가하여 지금은 단지 검은용신이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모든 생명체가 죽어버릴 정도의 살기를 내뿜고 있엇다. 검은용신은 당장이라도 사울의 머리에 자신의 손톱을 휘두르고 싶었지만 참고 있었다. 지금은 안된다. 아무리 운명을 쥐고 흔드는 힘을 가진 검은용신이지만 그래서 더욱 안되는 것이다.  이 사악하고 잔인한 존재는 힘에서 검은용신인 자신보다 부족하지만 그 사악한 술수와 방법에선 자신을 능가하고 있는 것이다.


 


사울 화이트팽 듀나엘은 폭발할것만 같은 검은용신의 기운을 잔뜩 즐기고 있엇다. 흥이 없는 이 세월에 유일하게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검은용신이다. 이렇게나 자신의 말에 열렬하게 반응해주다니 그모습이 귀여워보이기 까지하였다.


 


[우리의 내기는 그 가능성을 가지고 먼저 고르곤을 길들이게 되는가로 하자.]


 


검은용신은 사울의 말에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자신에게 인간의 운명으로 도전하는 것이라니. 검은용신 자신의 특기에 도전하는 사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저절로 긴장이 되었다. 사울은 결코 만만치 않는 적수다. 차라리 고르곤을 이기는 것은 상상이 되어도 이 사울을 완벽하게 이긴다는 것은 전혀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렇군 우리중 누군가가 고르곤을 소유하게 된다면... 더이상 상대를 걱정 할 필요조차 없을 테니깐...]


 

검은용신은 사울의 내기에 수긍하였다. 비록 자신이 아스타롯테를 를 돌려 받는 다고 해도 고르곤과 동등할 뿐이였다. 그 고르곤이 유일한 약점인 "다수"를 네크로폴리스에게서 지원 받는다고 하면 그누구도 승리를 장담할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2천년전 그 자신은 사울과 싸워 이겻지만 그 부하들은 네크로폴리스에게 전멸해버렸던 것이다. 단신만으로 블랙블러드의 전체전력 10%를 차지하는 검은용신이라고 해도 수없이 많이 남아있는 궁극의 마기사들과 리치군주들에게 휩싸여서는 그 승부를 장담 할 수가 없었다. 비록 검은용신은 승부에선 이겻어도 승리에선 멀어졌던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을 찌르고 나타난것이 연합체 미스릴애로우와 포트리스의 군세였다. 그 대군들을 다시 힘을 합쳐 물리쳤지만 최후에 나타난 그레이트 올드원 고르곤에게 사울과 검은용신은 패퇴하여 겨우 살아남은 미스릴애로우와 정전협정을 맺었다. 그 굴욕이란.... 검은용신에게 있어서 단 둘뿐인 굴욕이였다.  그리고 생각하였다. 그 전율적인 마수 그레이트 올드원 고르곤을 아군으로 할 수 있다면, 검은용신 자신과 고르곤이 조합된다면 그 무엇으로 막을 것인가? 고르곤만 블랙블러드에 협조해준다면 미스릴애로우에 네크로폴리스를 얻어도 승리할 자신이 있었다. 검은용신의 생각을 사울의 목소리가 깨드렸다.

 

[이것은 너와 싸우지 않고 끝내기 위해 준비한 것이야. 인간세계와 어둠과 분리한지 천년. 그 천년동안 오롯이 어머니에게 기도하며 기다려온 찬스다. 그리고 나는 알고 있어. 검은용신 네가 휴먼 얼라이언스 내부에서 치는 장난을....]

 

[기간은?]

 

검은용신은 사울 화이트팽 듀나엘의 말을 자르며 내기의 기간을 물어보았다. 자신의 말이 잘렷음에도 사울은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고 순수히 대답하였다.

 

[3년 이 어때?]

 

[너어.....]

 

사울의 대답에 검은용신의 내부에서 화가 들끓었다. 과연 아스타롯테를 얼마나 잘 구워 삶았는지 그것의 기한까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검은용신의 두 눈동자가 분노의 검은 빛이 타올랐다. 자신의 발톱으로 느긋하게 턱을괴고 있는 눈앞의 사울의 머리를 후려갈기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휘두르지 못하였다.

 

[네가 운명을 조절 한다면... 나는 미래를 예지하고 있어. 결국 우리 둘의 싸움은 영원히 결판이 나지 않게 되지. 이 내기를 잘 생각해봐. 내기를 받아 들일거면 내가 조절하는 판위로 칩과 말을 가지고 올라와. 룰은 언제나 심플하지 죽이지 않고 망가뜨리지 않으면 뭐든지 가능이다.]

 

[.....]

 

[그 가능성을 죽일 생각이라면 그저 단숨에 죽일 수 있어. 어디까지나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니깐. 하지만 나는 그방법을 추천하지 않아. 잘 생각해봐. 그 존재를 키우면 반드시 고르곤을 제압 할수가 있어. 그 저주받아야 마땅한 그레이트 올드원의 방해를 두번 다시 생각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지.... 고르곤이 우리에게 협조해주지 않아도 적대하지만 않으면 이길수 있어. 그리고 만약 내기를 거절해도  우리가 싸워야하는것은 분명해. 그리고 이번에도 그레이트 올드원 고르곤에게 우리 둘다 패하겟지. 그것이 우리의 카르마다. 하지만 우리의 다르마는 아직 달라. 우리 둘이 고르곤에게 다시 한번 쓰러져도 그결과는 전혀 다르게 될 수 있어.]

 

사울은 전혀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검은용신 운명을 주체하는 이 신적인 존재는 단지 인간이라는 힌트만으로도 그 가능성의 존재를 찾아 낼수 있을 것이다. 아니 자신이 가르쳐 주지 않았더라도 검은용신은 특이점을 발견 하고 그 특이점을 늘 그 방법대로 압살 시켜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사울 화이트팽 듀나엘은 이제 너무나도 지겨웠다. 비록 어머니에게 투정 부리고 싶어도 곁에 없기에 묵묵히 참으면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젠 다 지겨운 것이다. 휴먼얼라이언스와 호드정션 타워의 무리들을 지금이라도 당장 멸살 시키고 그만이 세계멸망을 성취하고 픈 욕망이 컷지만 눈앞의 검은용신과 그레이트 올드원 고르곤, 그리고 그들에게 강제당한 제약 때문에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어머니의 이름 고앙므이느에 걸고 맹세한다. 이것은 우리의 내기이고 승부가 결정된 순간 모든것을 따를것임을.]

 

검은용신은 사울에게 대답조차 하지않고 검은공간에서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사울은 느끼고 있었다. 검은용신 본인보다 더 잘안다고 자부하는 사울이였다. 물론 그것은 검은용신도 마찬가지일테지만 너무나도 다른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검은용신의 인격은 수억년동안 바뀐적이 없었지만 자신의 인격은 수도 없이 바뀌고 변화해왔다. 목적지를 짐작한다고 해도 그 목적지까지 가는 길까지 알수는 없는 것이였다.

 

[잘가. 나는 오랫만에 만나서 즐거웠어.]

 

그리고 자신은 무려 어머니의 이름에 걸고 맹세 해버렸다. 초차원의 우주대신인 어머니신 고앙므이느의 이름에 걸고 맹세 한순간 사울에게는 절대의 율법이 되어 강요하게 될것이다. 그것은 이 지구에 유일하게 남은 고대의 신관이 바로 사울 화이트팽 듀나엘인 것이다. 그리고 검은용신은 유일하게 남은 어머니신 고앙므이느의 신수였던 것이다. 사울의 각오를 깨달으며 검은용신은 처음으로 이 내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대로 네크로폴리스와 싸워 반드시 이긴다는 확신이 아직 없었다. 2천년간 검은용신은 무에서 세력을 만들어야했지만 네크로폴리스는 그 하르마겟돈 후에도 단일로 최대세력이였다. 그 세력이 2천년간 세계를 지배하고 부를 독점해서 쌓아온 전력은 그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잘해야 2천년전 처럼 양패구상이거나 이번에야 말로 검은용신은 아스타롯테의 길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서로의 멸망을 겨루어 최후에 남는 것을 따르기로 했지만....]

 

[.....]

 

사울은 인사조차 하지않고 사라지는 검은용신을 씁쓸하게 쳐다보았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그때로 돌아간다면 검은용신과 함께하는 것을 선택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단하나뿐이지만 태양신 트애흐오안의 신도이자 사제이자 집행자였다. 아버지의 의지를 결코 꺽을 수는 없었다. 남은 것은 그 길을 걸어 가는 것뿐이였다.

 

=아아아아아아아=

 

사울 화이트팽 듀나엘의 귓가로 천상의 아리아가 들려 오기 시작하였다. 죽어가던 하얀켈베로스의 복부에 심어놓았던 천상로가 기동하는 음이였다. 자신이 심어 놓고도 무사히 발동 될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물건인데 멀정하게 발동이 되고 있었다. 천상로라는 것은 지옥로의 반대편에 선 엄청난 마력의 가마솥이였다. 둘의 힘은 동등하기 때문에 발동하기 위해선 지옥로의 출력만큼이나 마력이 필요한 것인데 이렇게나 잘 발동되다니 신기하기 까지 하였다. 비록 천상로를 가진 천사란 존재들은 지금의 사울과 상대해볼만한 존재들이였지만 켈베로스들은 비교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격의 차이가 있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검은용신이 데모닉에게 건 저주탓이지 결코 지옥로의 성능이 모자란 탓이 아니였다. 어쨋든 무사히 발동하는 천상로를 조절하면서 사울은 눈을 감았다. 너무나도 따뜻한 태양이 그를 비추고 있었다. 비록 흡혈귀지만 그는 태양신 트애흐오안의 유일한 사도이다. 최소한 현차원에서는 유일했다.

 

츠츠츠츠

 

구성되어있던 검은공간이 그 끝에서부터 조금씩 부셔져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검은용신의 기운에서 이 현실세계를 보호하기 위해 짜놓은 결계가 차츰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무너져 내리는 틈으로 너무나도 따뜻한 태양의 빛이 새어들어왔다. 흡혈귀 왕 사울은 무너져서 세상으로 환원되는 마력을 다시 거두어 보존하였다. 그리고 2천년만에 만나 검은용신의 얼굴을 머리 속에 깊게 깊게 남겨두기 위해 두눈을 감았다.

 


[후후후... 아스타롯테 이번야 말로 검은용신을 이겨주겟어. 그리고 너를 고앙므이느님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겟어.]

 

사울 화이트팽 듀나엘은 자신의 마법명이 무너져 내리는 것까지 모조리 파악하고 있엇다. 그리고 발동되어 가는 천상로를 원격으로 조절하며 마음에 꼭 들었던 켈베로스가 죽지 않도록 신경써주었다. 비록 검은용신에게 마법의 힘을 빼았겼지만 전투중이 아니라면 약간의 편법으로 사용 할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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