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환타지] 두개의 성 1
그런 그녀의 미태에 자기를 떠벌이는 것 외에는 관심도 없어 보이는 남자들 중 몇몇의 눈이 그녀에게 박혔다. 그 시선의 의미는 명확했다. 이런 곳에서 자신의 전적에 추가시키기에 충분한, 아니 분에 넘치는 사냥감을 발견한 사냥꾼의 눈빛.
“언니, 이런 곳에서 혼자 있기 외롭지 않아?”
그런 남자를 그녀, 라미엔은 앉은 채로 가만히 올려 보았다. 자연히 살짝 치켜떠진 검은 눈동자는 펍의 흐릿한 연기를 눈에 머금어 가만히 흔들렸고, 남자는 자신의 친절함이 먹혔다고 자신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하하, 이런 곳에서는 아무래도 여럿이서 어울려야 하지 않겠어? 어때? 내가 이래봬도 여자를 즐겁게 하는 재주 하나는 타고난 놈인데......흐흐흐.”
나름 가다듬었던 목소리가 뒤로 갈수록 그의 본성을 담아 늘어졌다.
“크크, 특히 침대 위에서?”
너무도 노골적인 수작에도 그녀는 그저 가만히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것을 그들은 흥정의 여지로 생각하고 더욱 말을 이어갔다.
“아무래도 여기는 남자와 여자가 오붓이 얘기하기는 너무 시끄럽지? 어때, 이대로 나가지 않을래? 언니 몫은 오빠가 계산해줄게”
자연스레 비집고 나오는 웃음을 숨기지 않고 그녀는 입을 열었다.
“오빠, 자신있나봐?”
이 여자는 자신의 먹이가 아니다. 남자의 본능은 그것을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잠시 말이 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 그러나 옆의 몰이꾼은 지닌바 그릇이 비대한지 오히려 신이 나서 입을 열었다.
“하하. 언니 한명 감당 못할 오빠들이 아니지. 브로큰 코스트에 온지는 얼마 안됐지만 노스우드 부근에서는......”
막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으려는 찰나 몰이꾼은 자신의 눈앞에 불쑥 내밀어진 작은 종이쪽지를 보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라미엔을 바라보고 다시 종이를 보고, 또 다시 그녀를 보고를 반복했다. 라미엔은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띠우고 턱을 괸 채 그런 몰이꾼을 가만히 쳐다볼 뿐이었다.
“어어......그러니까 말이지, 언니는......아악!”
그런 그녀(혹은 그)가 남자의 뒤에서 팔을 비틀어 버린 것이다. 남자는 그런 동료의 모습에 놀라며 곧장 자신의 뒤에 서있는 여자를 향해 주먹을 날렸지만 그 주먹은 허무하게 허공을 가를 뿐이다. 되려 그녀는 가볍게 남자의 주먹을 피하고 그의 명치에 주먹을 쑤셔 박았다.
“커헉!”
이번엔 입에서 바람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아픔에 정신이 혼미해 지기만 하는 사내의 귀에 여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멍청한 놈들이 머리가 없으면 눈치라도 있어야지. 이런 곳에서 왜 아무도 그녀에게 접근을 안했는지 이상하지도 않았냐?”
하지만 그녀는 그로 하여금 그런 작은 의아함은 저절로 무시하게 만들었다. 마치 무엇에 홀린 듯, 지금 생각하면 정말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게 그는 그녀에게 다가갔고 그 결과가 지금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샌드백 신세가 된 자신의 모습이었다.
“다음이 있다면 잘 알아둬.”
그녀가 자신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