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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환타지] 두개의 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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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올려보는 글이네요.

 

역시 이 모든것은 빨간신호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ㅜㅜ

 

첫 처녀작이니 재미없더라도 너무 욕하지 말아주세용

 

 

펍 씨즈 바운티는 오늘도 하루의 피로를 잊으려 하는 인생들로 왁자지껄하다. 술에 취한 채 자신의 무용담을 떠벌이는 남자. 자신이 하루에 몇 명의 여자와 잤는지를 자랑하는 남자. 도박에 열중해 배수가 자신의 뒷주머니를 터는지도 모르는 남자. 뒷골목 인생 그 자체라고 해도 좋은 군상들.


 

그 안에 이질적인 한 명이 펍의 한 구석에 앉아있었다. 부드럽게 물결치듯 흘러내린 풍성한 검붉은 머리. 그와는 대조적으로 하얗다 못해 회색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병적인 느낌까지 드는 피부. 그리고 터질 듯 풍만한 몸매를 교묘히 감추는 벨벳 느낌의 드레스까지. 이런 싸구려 펍보다는 차라리 귀족의 무도회가 더 어울릴 법한 여인이다.


 

그런 그녀의 미태에 자기를 떠벌이는 것 외에는 관심도 없어 보이는 남자들 중 몇몇의 눈이 그녀에게 박혔다. 그 시선의 의미는 명확했다. 이런 곳에서 자신의 전적에 추가시키기에 충분한, 아니 분에 넘치는 사냥감을 발견한 사냥꾼의 눈빛.




“언니, 이런 곳에서 혼자 있기 외롭지 않아?”




사냥꾼중 하나가 다가온다. 입가에 본인이 친절하게 보인다고 믿는 미소를 띠고.


 

그런 남자를 그녀, 라미엔은 앉은 채로 가만히 올려 보았다. 자연히 살짝 치켜떠진 검은 눈동자는 펍의 흐릿한 연기를 눈에 머금어 가만히 흔들렸고, 남자는 자신의 친절함이 먹혔다고 자신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하하, 이런 곳에서는 아무래도 여럿이서 어울려야 하지 않겠어? 어때? 내가 이래봬도 여자를 즐겁게 하는 재주 하나는 타고난 놈인데......흐흐흐.”




나름 가다듬었던 목소리가 뒤로 갈수록 그의 본성을 담아 늘어졌다.




“크크, 특히 침대 위에서?”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는 몰이꾼.


 

너무도 노골적인 수작에도 그녀는 그저 가만히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것을 그들은 흥정의 여지로 생각하고 더욱 말을 이어갔다.




“아무래도 여기는 남자와 여자가 오붓이 얘기하기는 너무 시끄럽지? 어때, 이대로 나가지 않을래? 언니 몫은 오빠가 계산해줄게”




라미엔의 테이블에 올려진 위스키 한잔의 가격이 그의 한 달 벌이정도라는 사실을 과연 아는 것일까. 확실히 단순한 뒷골목 인생이 누리는 여흥이라기엔 호사스럽다.


 

자연스레 비집고 나오는 웃음을 숨기지 않고 그녀는 입을 열었다.




“오빠, 자신있나봐?”




나른하지만 묘하게 색스런, 커피향을 연상시키는 음색에-비록 남자는 직접 커피를 마셔본 적은 없지만-남자는 마치 목소리에 직접 애무되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 여자는 자신의 먹이가 아니다. 남자의 본능은 그것을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잠시 말이 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 그러나 옆의 몰이꾼은 지닌바 그릇이 비대한지 오히려 신이 나서 입을 열었다.




“하하. 언니 한명 감당 못할 오빠들이 아니지. 브로큰 코스트에 온지는 얼마 안됐지만 노스우드 부근에서는......”




막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으려는 찰나 몰이꾼은 자신의 눈앞에 불쑥 내밀어진 작은 종이쪽지를 보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라미엔을 바라보고 다시 종이를 보고, 또 다시 그녀를 보고를 반복했다. 라미엔은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띠우고 턱을 괸 채 그런 몰이꾼을 가만히 쳐다볼 뿐이었다.




“어어......그러니까 말이지, 언니는......아악!”




어떻게든 말을 이어가려고 하던 몰이꾼의 입에서 째지는 비명이 튀어나왔다. 어느새 그들의 뒤로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붉은빛이 감도는 호박금빛의 머리칼을 짧게 자른, 보기에 따라서는 남자라고도 볼 수 있을법한 인상이었다. 그러나 날카롭지만 고운 눈매와 뚜렷한 이목구비는 분명히 미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지금 자신이 꼬시려 한 여자와 비견될 정도로.


 

그런 그녀(혹은 그)가 남자의 뒤에서 팔을 비틀어 버린 것이다. 남자는 그런 동료의 모습에 놀라며 곧장 자신의 뒤에 서있는 여자를 향해 주먹을 날렸지만 그 주먹은 허무하게 허공을 가를 뿐이다. 되려 그녀는 가볍게 남자의 주먹을 피하고 그의 명치에 주먹을 쑤셔 박았다.




“커헉!”




한 방에 숨이 턱 막히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대로 쓰러지려고 하는 것을 그녀가 한손으로 머리채를 휘어잡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주먹질.


 

퍽.


 

이번엔 입에서 바람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아픔에 정신이 혼미해 지기만 하는 사내의 귀에 여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멍청한 놈들이 머리가 없으면 눈치라도 있어야지. 이런 곳에서 왜 아무도 그녀에게 접근을 안했는지 이상하지도 않았냐?”




남자의 귀에 자신을 두들긴 여자의 음성이 분명할, 그러나 도저히 여자의 음성이라고 하기에는 낮고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고 보니 이상했다. 그 여자-사냥감이라고 생각했던-는 자기가 오기 전부터 쭉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술을 홀짝일 뿐이었는데 어떤 남자도 그녀에게 접근하는 남자가 없었다. 분명 이런 곳에서 볼 수 없는 미인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애시당초 이정도 미인이 이런 자리에 있는 것부터가 이상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로 하여금 그런 작은 의아함은 저절로 무시하게 만들었다. 마치 무엇에 홀린 듯, 지금 생각하면 정말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게 그는 그녀에게 다가갔고 그 결과가 지금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샌드백 신세가 된 자신의 모습이었다.




“다음이 있다면 잘 알아둬.”




그녀가 자신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




“그녀가 이곳의 마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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