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에리시아 전기 13장 <신의 이름을 잇는 자>
“여기도 친위대 천지야.”
마차안에서 대로를 바라본다. 앳된 얼굴이 어둡게 변한다.
게다가 녹색 갑옷을 걸친 친위대가 곳곳에 배치되어, 무거운 공기를 자아내고 있다.
루크 크레만의 누이 미림은 마차를 타고 궁전을 향한다.
미림은 라그나를 직접 만나 항의코자한다.
지인이기도 한 까닭에 미림은 동궁을 드나듣수 있었다. 황제수석 서기관인 라그나에게로 안내를 받았다.
“실례합니다.”
“어서와.”
라그나는 친구의 누이를 웃으며 반기지만, 막상 미림의 표정은 굳어있다.
“어째서, 저택을 부당하게 조사하시는건가요. 할발즈후작가는 정식으로 항의합니다.”
“부당한게 아닙니다. 할발즈후작은 다크엘프를 숨겨줄 용의가 있습니다. 요인암살을 한 용의자 말입니다.”
“그런 사람 본 적도 없어요. 게다가 어째서 할발즈후작이라 부르시는거죠?”
“공과 사를 구분한 것 뿐이예요. 미림”
“잠은 충분히 자는거예요?”
“한달 정도만 견뎌내면 어느정도는 일하기 쉬워질것 같아. 그때까지는 힘내야지.”
라그나는 살짝 웃어보인다. 안색은 좋지않다.
“나도 좀 열은 낸것 같아. 저택 일은 부하가 멋대로 시행한걸거야. 이 상태로는 여기도 정신이 없거든. 수사는 중지할께.”
“좋아요.”
미림은 웃었다. 예전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마스코트 같은 존재로 귀여움을받았는데, 그 때와 변한게 없다.
-나와 신의 시합은 멋졌다고 말했었지
저녁무렵이 되어 레스피나가 들어온다. 미림은 이미 돌아간 후다.
“증거는 찾았나?”
그녀는 머리를 저었다.
“저택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어요. 절대마술의 파동이 너무 강해서 암흑의 힘은 느낄수가 없었어.”
레스피나는 졌다는듯이 양손을 들고는 한숨을 뱉는다. 창가 소파에 몸을 맡긴다.
“그 애가 뭔가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미림에게는 손을 대지말아주면 좋겠군. 그애는 관계없어.”
“그럴까요?”
“이건 나와 신의 문제니까”
라그나는 산더니처럼 쌓인 서류를 넘어서 창가 소파로 향한다. 지친몸을 소파에 눕히고는 레스피나의 무릎을 벤다.
“좀 쉬는 게 좋을 거예요. 어제도 3시간 밖에 자질 못했으니”
“괜찮아. 조금이라도 사태를 진전시키고싶어. 금방 끝낼수 있을거야.”
“...그래요.”
“잠시만 이러고 있을께.”
라그나는 눈을 감았다.
라그나와 동료들은 황제 틸로즈2세를 알현했다.
“허나 죄상을 밝히진 못했겠지?”
틸로즈의 물음에 다들 고개를 떨군채 라그나에게 눈길을 모았다.
“가딘가와 노르딘가의 뜻이기도 하겠지.”
“그렇습니다.”
“알겠다. 딘의 장으로써 허가한다.”
“감사드립니다.”
다들 깊이 고개를 숙인다.
알현을 마치고 동궁으로 가는 길목에서 죠 마크개번장군이 라그나를 불러세운다.
“저 세 사람은 제국개벽보다는 신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이 끝난후엔 배반하고 레알3세에게 붙을지도 몰라.”
“그 일이라면 걱정없어. 그들 몰래 엘프의 저주를 걸어두었지. 배신자는 죽게될거요.”
마크개번은 놀란다. 라그나는 이번 방법을 쓸 남자가 아니고 생각했었다.
“순수하게 흰색은 어디에도 없어. 나 또한 이번 개혁에 목숨을 걸고 있으니.”
라그나는 마크 개번의 기분을 한번 살피고는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알고 있오.”
“후작께서 돌아올 때까지 버텨내라.”
백대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말하는 것뿐이었다. 신이 돌아오면 미드딘가나 다른 딘가에 중재를 부탁할 수도 있을것이다.
환편 황제파는 수도를 포위하고 성을 열려한다.
“신의 목숨도 풍전등화군.”
유리안은 입꼬리를 세워웃는다. 그에게는 일발역전의 승리라고 할 수 있었다.
“신에게는 제5 군 전력도 있어. 여기로 돌아온다면 이쪽 병력도 동요할테지.”
“그건 그렇지만...”
“시간이 아깝군. 당장에라도 공격해버리자.”
유리안이 알렉산드라 6세와 연락해서 다음날 총공격을 하기로 했다.
사츠키는 신이 오고 있을 것같은 바다쪽을 바라본다. 바다는 지금부터의 운명을 예견이라도 하는듯이 넘실거린다.
그리고 다음날 공격이 시작되려고 하는 때, 누구도 예상치 못한 보고가 들어온다. 신이 탔던 배가 폭풍을 만나 난파되었다는 것.
사츠키는 현기증을 일으키며 쓰러진다.
그 시작 수도는 절망에 휩쌓인다.
“모든 것이 끝났다.”
최후의 희망마저 잃은 백대시는 항복을 결심하고, 황제파 군대는 수도에 입성한다.
3.
“이대로 죽는 것도 좋을지도...”
“이봐, 젊은이.”
신은 머리에 지팡이를 맞고는 의식을 차린다.
“여기는??”
“이봐, 살려줬는데 답례도 없는가? 음?”
모자밑으로 긴 회색수염과 한쪽 눈이 보인다. 그 눈은 깊고 고요해서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하다.
그 노인은 지팡이로 신의 머리를 툭툭 두들기며 말한다.
“자살이라도 할 생각인가?”
신은 말이 없다.
“자기 마음도 잘 모르나보구만.”
“알 수 없는 건 여자마음이다.”
“여자란 남자에게 있어서 영원한 신비. 알 수 있을 턱이 있나. 그러니까 더 귀여운거고.”
노인은 턱수염을 쓸어내리면 웃는다.
“하~”
신은 한숨을 크게 내뱉는다. 노인을 쳐다보다 왠지 그리운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순수한 기분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 귀여운 여자가 날 죽이려 해.”
“그거 좋구만. 남자로 태어난 행복이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꼴을 보고픈겐가?”
“아니, 난 그녀가 늘 행복하기만을 빌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자기가 한 말에 자기가 놀랐다.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둔 본심이 풀어져나온다.
“그럼 너의 진짜 마음을 전해라. 어중간하게 끝낼일도 아니지.”
“걱정만 잔뜩해서는 행동에 옮기지 못한 그런 바보짓을 한 적이 있는가?”
“...”
“...”
“여기서 죽는 것도 좋지만 진실은 확인해봐야지 그럴 용기가 남아있다면 말이지.”
“흔해 빠진 도발을...”
신은 웃었다. 노인도 따라 웃었다.
“차인 남자가 여자를 만나러 가는 게 죽을만큼 비참할테니 너에게 힘을 주지.”
노인은 등뒤에서 칼을 꺼내고는 신에게 던진다. 신은 오른속으로 그걸 받는다.
“그걸로 불행했던 과거를 잘라버려라.”
노인이 호탕하게 웃는다.
신은 눈을 뜬다. 배의 잔해에 걸려 바다에 떠있었다.
“꿈...이었나.”
눈앞에는 실론스크 해안이 들어온다.
“허나 살아남은 건 꿈이 아닌것같군.”
그 때 신은 오른손에 뭔가를 쥐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것은 검?”
오른손을 들고는 눈을 크게 뜬다. 손에는 천사의 날개와 그 긴 머리칼을 본든 날. 청백으로 빛나는 검이 있었다.
“절대신검 ‘엔젤릭 블레이드’”
신은 처음으로 기적이란것을 믿었다.
4.
황제파 군대는 아우엘슈테트주 전체를 정복하고 유리안과 알렉산드라6세는 신 반역의 증거를 만들어내려고 혈안이 되었다.
사츠키는 교회에서 홀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도 사츠키에겐 무미건조하게만 느껴진다.
“우리들은 적으로조차 만나질 못하는구나.”
그 때 교회의 문이 열린다.
어스레한 교회 안쪽으로 밝은 빛이 새어들어온다. 후광을 한껏 받은 남자가 다가온다.
“누구지?”
물어보면서도 사츠키의 눈은 젖어오기 시작한다.
“이 검이 너에게 이끌어주더군. 기적이 일어났어. 우리는 다시 시작하는거야.”
신은 가볍게 웃는다. 에다에서 지낼때랑 변함없이.
“무슨 헛소리를 해대는 거야. 게다가 왜 아직 멀쩡히 살아있는거야. 죽어버려. 죽어버리라고.”
미소에 이끌리듯이 사츠키도 예전 말투로 대답한다.
“마음에 들어. 사츠키의 그 말투가 날 편안하게 해. 사츠키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건 나뿐! 이란 말이지”
“건방지게. 지금 네 처지를 알기는 하는거야? 어서 목숨을 구걸해봐.”
신은 의자사이로 한발한발 공백을 메우듯이 사츠키에게 다가간다.
“이제 이딴 목숨은 필요없어. 사츠키와 함께 하지 못한다면 ,살아도 살아있는게 아니야.”
“... 지금 와서 무슨 말을...”
사츠키는 눈물때문에 목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다.
“새로 시작하자. 그대로 돌아가서. 그때 할 수 없없지만. 둘이서 어디론가 멀리 떠나자. 이제 이 세계에는 우리를 막을 건 없어.”
신은 사츠키 앞에 선다.
“이제 울지마.”
그리고는 손을 뻗어 사츠키의 얼굴을 만진다. 사츠키의 눈물의 손가락을 적신다.
“여전히 얼빠진 얼굴이야.”
“그래...”
신은 기쁜 듯 웃는다.
“가까이 오지마! 날 건들지마!”
“드디어 나왔구만.”
둘의 몸이 들러붙는다.
“음...”
“아...”
“사랑해.”
“나도 사랑해.”
다시한번 키스를 나눈다. 사츠키는 옷을 벗고 에리스 여신상앞에 눕자,신은 그 위에 타고 ㅤㄴㅜㅍ는다.
“어서...”
사츠키가 신의 오른손을 잡아서 두근거리는 자신의 가슴에 가져가 댄다.
“하아...”
-너무 좋아.
벌써부터, 사츠키의 관능이 불타 오른다. 가벼운 신음을 내며, 사츠키의 얼굴이 달아올라 붉게 물들어간다.
“아...하...앙”
신은 오른쪽 가슴을 문지르며 왼쪽 가슴에 입을 가져간다. 사츠키는 왼편으로 신의 오른손을 잡고는 오르편으로 신의 머리를 안는다.
솟아올는 젖꼭지를 물고, 혀로 치고 감고 핥는다.
“하아...아”
몸속 깊은 곳에서 쾌락이 끌어오르자, 허리를 꼬며 늘씬하게 빠진 다리를 비빈다
-가슴만으로도 이렇게...
-신이 거길 보고있어.
사츠키는 말아구부린 검지를 문다.
-이렇게나 젖어있다니
그렇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꿀물이 넘쳐나온다. 사츠키의 몸은 수치심에 몸을 떤다.
-아... 기뻐.
행복과 기대에 부풀어올라. 빨리 어떻게 해줬으면 한다.
신의 혀가 계곡을 가르고는 클리스토스를 자극한다.
“아...안돼...아아아...”
사츠키가 첫 절정을 맞이한다. 정신을 차리니, 신의 얼굴이 코앞에 와 있다.
“간다.”
신은 가볍게 속삭이고, 사츠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좆이 입구에 더듬기만 했는데, 질퍽하게 젖어버린다.
“안달나게... 하지마.”
거친 숨을 끊어쉬어가며, 녹아버릴듯한 눈동자를 하며 말한다.
“그래.”
신이 사츠키를 꿰뚫는다.
“하악...으윽...!!”
사츠키는 몸을 젖힌다.
“아...앙......좋아...!!”
자궁의 충격이 머리속까지 울려서 퍼진다.
“으응아아아!!”
-달라! 너무 달라! 지금까지의 해봤던거랑은
신과 사츠키는 강렬한 느낌에 이성을 잃는다. 서로의 체온이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간다.
신은 절정의 행복을 찾아가듯이, 역동적으로 허리를 움직인다.
“너..너무 좋아. 아 안돼. 나 아아아”
벌려진 계곡사이로 음란한 액체들이 세어나온다.
“으으! 온몸이...부서질...것만...아아...”
황홀함에 심취한 신은 좀 더 깊이 쑤셔넣는다. 사츠키도 조금씩 허리를 들어올린다.
“응... 사랑해!”
“나도... 사랑해!”
두 사람은 절정에 이르러간다.
“읏!!”
“-!!”
마치 영혼마저도 섟여버린듯하다. 둘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꿈속으로 빠져든다.
“...이것은!?”
사츠키의 몸에 무수한 가시가 나 있고, 신은 손을 치웠다.
“이것은... ...엘프의 마력이 느껴진다.”
이 가시는 사츠키의 생명력을 빨아서 성장하고 있다.
“...나도 꽤나 멍청한가보네.”
열에 시달리면서도, 사츠키가 소근거린다.
“아무 말도 하지마. 곧 고쳐줄께. 다크엘프 크리슈나를 부르면...”
“안돼. 그런 여자랑 만나고 싶을리 없잖아.”
“내 마력에 반응하는 함정인가? … 엘프의 마술.”
“...레스피나가 한 짓을 테지...”
“라이트엘프가... 이런 짓을 한단 말이야?”
“이건 전쟁이야. 장난감병정놀이가 아니야. 나도 그를 이용했었어.”
“라그나가...”
신은 눈물을 흘린다.
“울지마... 기적이 있잖아. 나도 기다릴께... 먼 훗날...기다릴테니까...다시 만나서...”
삽시간에 사츠키의 얼굴에서 생기가 사라져간다. 신은 어린애처럼 흐느껴운다. 사츠키는 신을 가슴아프게 바라본다.
“약속해줘... 절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겠다고...”
“... 그래...”
신은 눈물을 멈출수가 없었다. 이 시대에는 자해를 한 인간은 에리스의 가호를 받지 못한채로 환생도 할 수 없다고 여겨졌다.
“착한 아이...”
사츠키 힘 없이 신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신이... 이런 불행을...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해줘...”
“...그래....”
신은 사츠키의 손을 잡는다.
“...한번 더 약속... 해줘...”
그리고 사츠키는 눈을 감는다. 눈앞이 컴컴해진다. 사츠키, 사츠키, 사츠키, 몇번이나 이름을 불러본다.
저녁무렵이 되어, 교회의 문이 열린다. 주위를 저녁놀을 받아 붉게 물들어 있다. 그 사이를 신이 사츠키를 안은채 걸어가고 있다.
신을 보고서는 에리나와 유이리가 달려온다.
“후작님, 무슨 일입니까?”
에리나를 무서운 눈초리로 노려본다.
“에리나, 병사를 모아라.”
“알,알겠습니다. 이제 싸우는 거군요.”
“당연하다.”
신은 도넬만으로 가라앉는 저녁해를 향한다. 신의 얼굴을 붉게 물들어간다.
“저 지는 해를 바라봐라. 라그나, 저게 바로 네놈이다.”
신은 절제된 목소리로 말한다. 하지만 곁에 있는 두 사람은 무서워서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네 놈은 내가 죽인다. 반드시. 이 손으로!!”
5.
신 할발즈가 시론스크에서 봉기했다.
“직접 본 것이냐?”
알렉산드라 6세가 말한다. 그는 사츠키가 배신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 사람을 잡기 위해서 시론스크로 향했다.
노르딘 왕가의 병사 약 500명이 시론스크를 포위한다. 그 때 광장앞에 보이는 교회에서 한 남자가 나타난다.
“검사인듯 합니다. 할발즈후작일까요?”
“당연한거 아니냐. 이런 곳에서 나에게 반기를 들만한 자가 더 있는가! 붙잡으면 확실해질테지. 가!”
-보인다... 모든 적이 보인다. 아니, 느껴져!
알렉산드라6세는 격노했다.
그 때, 그의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검사가 앞으로 나온다. 듬직해보이는 몸을 보고 알렉산드라6세는 안도한 듯이, 말을 꺼냈다.
“오! 쟝, 자네가 있었구만.”
“네.”
“저 자가 신 할발즈인가?”
“틀림없습니다.”
“그럼 목을 베어 공을 세우라.”
“넷.”
에다의 4검사중에 한명, 남능백봉류 쟝 트레튼이 신의 앞을 막아선다.
“군주의 명령이다. 신.”
순간, 둘의 살기가 넘쳐흐른다. 서로에게 감정은 없었다. 하지만, 서로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
“...간다.”
쟝은 결심하고, 굳은 표정을 짓고는 검을 뽑았다.
신도 허리에 찬 검에 손을 가져간다.
“옛정을 생각해서, 지금 검을 거두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쟝은 천천히 자신의 얼굴을 만진다. 손가락에 끈적하니 피가 묻어나왔다.
“지껄이지마라! 백봉검오의 ‘천지’”
쟝은 페인트로 좌우연타를 날리면서 아래서 위로 베어간다.
“안 통해. 나에게 모두 다 보인다.”
신의 검이 쟝을 도중에서 막아버린다.
“뭐냐, 그 검은?”
싸움을 지켜보던 병사들이 웅성거린다. 창백하게 빛나는 검을 보고는 숨을 멎는다. 압도적인 위암감을 가진 검.
자존심에 상쳐를 입은 쟝은 자세를 바로잡으려 뒤로 물러선다. 그 순간, 쟝의 검이 산산조각이 나서 먼지가 되어 날린다.
“이런 일이...”
쟝은 부서진 검을 보고 경악을 한다.
신은 검을 치켜든다. 볕이 모이션서 검은 거룩하게 빛난다.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가 주눅이 들었다.
“자기처지도 모르는 주제에, 어딜 감히, 신위제의 이름을 사칭하는가! 상관없다. 죽여라”
“백봉검오의 ‘일섬’”
“크억”
검이 쳐올려지며, 그대로 몸통이 베여서는 죽어버린다. 신은 시체에는 눈길한번 주지않고 바로 알렉산드라6세에게 다가간다.
“알렉스, 오랜만이구나.”
신은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꺼낸다.
“할발즈...”
알렉산드라 6세는 공포에 떨었다. 도움을 청하려고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누구도 앞으로 나서질 못했다.
“어어어어...”
다리를 후덜후덜 떨다가 꼬여서는 엉덩방아를 찧고만다.
“약한 자가 딘의 이름을 더럽혀서는 안돼지. 죽어라.”
냉정한 한마디가 끝나자마자, 알렉산드라6세의 목이 날아간다.
공포에 떨던 노르딘가의 병사들을 노려보며 신은 검을 번쩍들며 말한다.
“나 여기서 맹세한다. 딘의 힘으로 교활한 라그나일당을 친다. 뜻을 함께 할자는 내 뒤를 따라 세리아로 진격한다!!”
노르딘가의 병사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는 우와! 하고 외쳤다.
6.
라그나에게 알렉산드라6세와 쟝이 신에게 살해당했다는 보고가 들어온다.
“그런가, 신이...”
라그나는 혼자말을 한다.
“이대로 괜찮은거야?”
레스피나는 걱정스럽게 묻는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레스피나는 끌려가듯이 문으로 향했다.
그때, 문이 확하고 열리더니 위병 두 명이 쓰러넘어지고, 그 뒤로 침입자가 모습을 들어낸다.
“왠 놈이냐!”
레스피나는 레이피어를 들었다.
“그만둬.”
라그나가 멈춰세운다.
“여유만만이군. 제대로 된 경비도 세워두지 않다니”
침입자는 불손한 태도로, 라그나에게 검을 들었다.
“슬슬 오리라 생각했어. 일찌기 검성이라고 칭송받았던 안드레스 케이센이 상대라면 병사들이 불쌍하지. 내가 상대해주마.”
허나, 너무나 유명한 나머지 금새 라그나에게 발각되었다. 라그나는 그를 자기에게로 유인했다.
“네 놈들 4검사는 나를 바보로 아는군. 하지만 네놈을 죽이고 나서 나도 본래 인생으로 돌아갈테다.”
“쓸데없는 소리는 충분해. 오늘은 피가 끓어오르는 구만.”
“하아아!!”
“비연류오의 ‘횡일문자참’”
날카롭게 옆으로 검이 날아간다.
라그나는 가볍게 뛰어올라 비켜낸다. 그리고는 라그나는 안드레스 검위에 올라섰다.
“백봉류오의’천무’”
어느샌가, 양손에 검을 쥐고 있다. 그리고 팔을 교차해서는 빠르게 베어버린다.
“백봉류비오의’봉황십문자검’”
라그나는 피에 물든 서류더미를 넘어서 창가로 간다. 거기서 에다의 숲이 어렴풋이 보인다.
“신. 이걸로 우리들은 똑같은 업을 짊어지게 되었군.”
라그나는 숲쪽으로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대는 준비됐다. 천하를 걸고 결판을 내보자.”
라그나의 눈은 불세출의 천재검사로 돌아가서 빛을 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