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역/발정) 마약(魔藥) - 3부 (2)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일/번역/발정) 마약(魔藥) - 3부 (2)

이미지가 없습니다.
우선 한가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자면...
......지난 번 3부 (1)의 마무리는 사실 절단신공이 아닙니다(...).
적어도 저는 절단하지 않았달까... 정확히는 책에게 절단신공을 당한거지요.
.....넵, 루미 파트는 거기서 끝입니다(...)
이어지는 것은 아키의 친구인 사타케 료코의 파트입니다. 원작에서도 엣찌신이 가장 많았지요(...) 보통은 2~3단계, 가장 적은 캐릭터가 1단계인데 이 아가씨는 4단계까지 있었더라지요(...)




제 3부        착종(錯綜)





"결국, 헛탕이었나..."

나는 수업을 끝내고 연구실에 돌아와, 책상 위에 출석부와 교과서를 내던지고 의자에 털썩 앉았다.
아침... 전철 안에서 루미를 농락하면서 여러가지 질문을 해봤지만, 그녀의 대답은 어느 것도 나를 만족시킬 만한 것이 아니었다.

"나에게 협박장은 물론 편지 자체를 건낸 기억이 없다... 라."

이것이 그녀의 대답의 전부였다. 역시 미나로부터 중요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응?"

책상 위에 놔둔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그 바깥쪽 주머니에서 튀어나와 있는 하얀 것을 본 순간, 내 등에 오싹하고 차가운 것이 스치고 지나갔다.
설마... 이것은...
나는 그 하얀 것의 끝부분을 살짝 쥐고, 가방에서 꺼냈다.

"......?!"

또냐...
또, 이 전과 같은 하얀 봉투다...
급히 봉투를 열어 안에서 편지지를 꺼낸다. 그 종이도, 거기에 쓰여 있는 내용도, 전번과 완전히 같은 것이었다.

[당장 지금 하는 짓을 그만 둬라. 그렇지 않으면, 너에게 불행이 닥칠 것이다.]

"제길!"

나는 무심코 주변을 둘러보았다.
도대체 어느 새 가방에 넣은거야?
연구실에 있는 약품보관장의 열쇠는 항상 내가 갖고 다니기 때문에, 방 자체에는 열쇠를 걸어두지 않는다. 하지만 옆은 화학실험실이라서 낮에는 항상 어느 반인가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연구실에 들어오는 것은 불가능까진 아니어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게다가 더욱 기분 나쁜 것은 무엇이 목적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다시 편지의 문장을 읽었다. 문자도 전과 마찬가지로 필적을 읽히지 않기 위하여 각이 진 문자로 쓰여 있다. 일단 지인의 필적을 머리 한켠에서 떠올려봤지만, 이 딱딱한 글자와는 아무런 공통성도 없어보인다.
나는 편지지에 얼굴을 가져가서, 그대로 편지 표면을 핥듯이 바라보았다.

"앗..."

살짝 무언가의 향기같은 것이 났다. 코를 대고 편지지의 향기를 맡아보니, 확실히 미약하지만 좋은 냄새가 났다.
이건 향수인가... 화장수의 향기인건가?
아냐... 그렇게 강한 냄새가 아니다. 더 미약한 향기다. 연한 화장수... 혹은, 샴푸나 비누같은 느낌이다.
...여자인가? 나는 직감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상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생각해보지 않았다. [마약]을 쓴 상대가 여성이므로 막연히 그럴 거라서 생각했을 뿐이다.
그런가... 이걸로 한가지만은 확실해졌다. 이 협박장을 보낸 것은 역시 여자라는 것이...

"............"

하지만 내 사고는 거기에서 멈춰버렸다.
아이도, 미나도... 그리고, 미나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루미도, 모두 협박장과는 관계가 없었다. 몇번이나 말했지만, 그녀들에게는 애당초 동기가 없는 것이다.
남은 건 아키... 인가.
아무래도 아키를 추궁해볼 필요가 있겠군.
그렇게 생각했을 때, 등 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우루시마루 선생님."

너무나도 딱 맞아떨어지는 타이밍에 나는 오히려 놀라버렸다.

"어머, 왜 그러세요?"
"아, 아니... 아무 것도 아냐."

나는 손에 든 편지를 황급히 책상 위의 서류 사이에 섞어 넣었다.

"저기, 우루시마루 선생님... 오늘도 연구를 할 거에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당혹했다.
일단 연구를 할 생각이었지만, 또 다시 협박장이 날아온 것이다. 이대로 연구실에 남아도 도저히 연구를 할 생각은 들지 않겠지. 나는 조금 망설였지만, 오늘은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침 잘 됐네요. 이제부터 술 한잔 하러 갈 생각인데, 함께 가지 않겠어요?"
"술? 나와?"
"아니면, 달리 뭔가 용무가 있나요?"

아키는 탐색하는듯한 눈동자로 나를 본다.

"아니... 딱히 일은 없지만..."
"그럼 됐네요."
"아아... 그건 상관 없지만..."

도대체 무슨 꿍꿍이지?
당연하지만 나와 아키는 학교 이외에서 친하게 사귈 정도의 관계는 아니다. 그녀가 갑자기 나에게 권유를 해온 것은 요 전의 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여기부터는 부탁인데요..."

라며, 아키는 눈을 치뜨고 나를 올려본다.
[마약]을 맡았을 때처럼 발정한 건 아니지만, 평소에도 남자를 뇌살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을 매혹적인 눈동자이다.

"내 친구를 데리러 주세요."
"친구...?"

예상 외의 말에 나는 무심코 되물었다.

"네... 결혼해서 고사카마치 쪽에 살고 있는데요. 오랜만에 남편이 집을 비워서, 함께 밤놀이라도 가자고 권했거든요."
"고사카마치...?"

확실히 역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이 동네에서는 유일하게 존재하는 고급 주택가였다.
그런 고급주택지에 살고 있다는 것은, 아키의 친구는 제법 유복한 집에 시집을 갔다는걸까?

"정답. 이른바 "신데렐라의 꿈"이라는 거지요." (주 : 원문은 玉の輿. 직역하면 옥으로 만든 가마. 귀인이 타는 가마를 뜻하며, 운이 따르는 여자가 좋은 집에 시집가는 것을 뜻함)

내 생각을 꿰뚫어본듯, 아키는 쿡쿡 웃었다.
결혼해서 고사카마치에 살고 있다... 라고 하면, 어지간한 사람들은 같은 반응일 것이다.

"그런 부자집 사모님이 밤에 놀러나온다고?"
"그러니까..."

아키는 애가 탄다는 투로 말했다.

"평소에는 절대로 무리니까, 남편이 나가 있는 오늘밤이 챤스인거에요."
"............"

과연, 도깨비가 없는 사이에... 라는 건가. (주 : 일본에는 도깨비가 없는 사이에 세탁, 이라는 속담이 있음. 무서운 사람이 없는 사이에 실컷 하고 싶은대로 한다는 의미.)
아키의 친구라면, [사모님]이라고 해도 아직 젊겠지. 그런 여자가 집에 속박당한다면 필시 스트레스가 쌓이는 법이다.
그런 때는 놀이 친구인 아키의 권유가 최고의 자극제라는건가...

[이것이... 그 아이의 사진. 얼굴을 몰라서야 곤란하니까요."

마치 내가 친구를 마중나가는 것이 이미 정해진 것처럼 아키는 갖고 있던 사진을 내민다.
아마도 대학시절 사진이겠지. 아키와 나란히 서 있는, 상당한 미모의 여성이 찍혀 있다.
이 사진을 찍은 후로 몇 년은 지났겠지만, 그래도 [사모님]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잘해야 OL 정도일까.

"이름은 사타케 료코. 그녀에게는 6시 반에 데리러 거라고 말해뒀어요."
"이, 이봐... 난 아직 간다고는 안 했다고."
"하지만, 갈거죠? 사진을 봤을 때 눈빛이 달라졌는걸."

아키는 그렇게 말하며 히죽 웃었다.
내가 흥미를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이미 간파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나를 혼자 마중나가게 하다니, 무슨 계략이 있는듯한 인상을 준다.

"뭐가 목적이야?"
"별로... 아까 말한 것처럼, 단순히 데리거 와 줬으면 해요."

아키는 태연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과연 이런 부분은 여학생들과는 격이 다르다. 남자를 다루는데 익숙한 여성만이 가능한 일이다.
어쩌면... 아키는 예의 협박장에 대해서 무언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단순히 생각하면, 두명의 여학생이 몰랐으니까 그것은 아키의 짓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그 추측에 박차를 가하듯 이번에는 친구를 데리러 가라고 하는 것이다.

"...알았어."

나는 어쩔 수 없이 승낙했다.
아무튼, 지금은 아키가 뭘 생각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그럼, 전 먼저 가게 쪽에 갈건데요..."

아키는 말을 끊었다가 다시 이었다.

"뭣하면, 조금은 늦어도 상관 없어요."
"............"

아키의 짖궂은 표정에 다른 뜻은 없어보였지만, 나는 어쩐지 불안한 인상을 떨칠 수 없었다.





...아마도, 이 근처일텐데.
주변에는 멋진 대문의 집들이 늘어서 있어서, 과연 고급주택지다운 분위기였다.
천천히 차를 몰면서 운전석의 시계에 시선을 옮기니, 슬슬 약속 시간이었다.
뭐, 처음 오는 장소니까 조금 늦는 건 양해해주기를 바라자.
몇 번째인가의 교차로를 돌아서 근처 전봇대에 있는 주소표시를 확인하려고 했을 때, 눈 앞에 유난히 훌륭한 대문의 저택이 보였다.
그 문 앞에는 한 사람의 여성이 서 있었다.
...아마도 저것이 아키의 친구인 사타케 료코겠지.
상당히 불쾌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아키가 보여준 사진대로 미인이다.
나는 그녀의 앞에 차를 세웠다. 등 뒤의 고급스러운 문에 걸린 명패에는 [사타케]라고 쓰여 있다. 여기가 목적지이고, 이 여성이 사타케 료코인 건 확실하다.
내 도착이 늦은 것 때문에 화가 나서 집 밖으로 나온 모양이다.

"저, 저기... 사타케씨입니까?"

만약을 위해 확인을 하는 나를, 그녀는 말 없이 바라보고 있다. 그것도 불쾌한 표정을 숨기려고 하지도 않고... 말이다.
설마, 나에게 화를 내는건가? 자기를 일부러 집까지 데리러 와준, 그것도 처음 만나는 남자에게?

"저... 사타케씨가 아니신가요?"

나는 차에서 내려 료코의 앞에 섰다. 사진을 봤으니까 틀림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라도 사람을 잘못 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흐-음..."

그녀는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값이라도 매기는 것처럼 가차없는 시선으로 훑어본다.

"저, 저기......?"
"꽤 늦었네."

료코의 첫 마디는 감사의 말도 인사도 아니었다.

"당신이 아키가 말했던 우루시마루지?"

어이가 없어하는 나를 향해서 료코는 재차 말을 이었다.

"나, 기다리다 지쳤어. 오랜만의 휴일에 남편이 외출해서 겨우 아키와 놀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에, 아아... 도중에 길이 막혀서..."
"변명따위 듣고 싶지 않아. 정말이지..."
"............"

료코의 고압적인 태도에 울컥하기보다도, 오히려 멍해졌다.
이것은 고급주택가에 사는 [사모님] 특유의 말투인건가, 아니면 료코 본인의 것인가...
뭐, 아마도 료코의 성격이겠지. 분명 학생 시절에도 이런 말투로 남자들을 거만하게 부려먹었으리라.

"이런 곳에서 당신 변명을 들어도 아무 의미 없어. 어서 출발해."

료코는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하면서 나를 거의 밀어붙이며 차로 향하더니, 당연하다는듯이 뒷좌석에 앉으려고 문 앞에 섰다.
하지만 뒷좌석에는 내팽겨쳐둔 잡지류가 흩어져 있어서 도저히 앉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그 모습을 창문으로 본 료코는 노려보는듯한 시선을 내게 향했다.

"뭐야, 이 더러운 의자는! 이런 곳에 앉을 수 있을리가 없잖아?"

제길... 적당히 좀 해라!
어이가 없어서 멍한 상태였던 내 안에서 겨우 분노가 치솟기 시작했다.  일부러 데리러 와 주었는데도 감사는 커녕 완전히 하인 취급이다. 나는 지금까지 인생에서 이렇게 콧대 높고 제멋대로인 여자는 만난 적이 없었다.

"뭐야, 그 눈은..."
"아, 아니..."

나는 겨우 분노의 말을 삼켰다.
이런 곳에서 소란을 피우는 건 좋지 않다. 이 근처에 사는 녀석들이 보기에는 나같은 건 정체 모를 남자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당신과 같은 분을 태우게 되면 좀 더 깨끗하게 해뒀어야 했는데, 죄송하게 되었군요."
"그래, 이제부터는 신경 좀 쓰라구!"

료코는 듣기에 따라서는 비아냥거리는 것으로도 들릴 수 있는 내 말을 받아 넘기면서 낙심한듯이 노려보고는, 이번에는 조수석 문 앞에 섰다.

"............"

료코가 보낸 시선에, 나는 겨우 그녀가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울컥하는 감정을 억누르면서 어떻게든 표정만은 온화함을 유지한 채로 료코에게 다가가, 조수석 문을 열었다.

"정말이지... 우물쭈물거리지 마."

또 잔소리를 하면서 료코는 조수석에 앉았다. 나는 분노를 담아 힘껏 조수석 문을 닫았다.
이 여자... 어떻게 해줄까!
나는 주머니 속의 [마약]을 확인하고, 차 안에서 새침한 얼굴로 앉아 있는 료코의 뒷통수를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차 안을 향해서 [마약]을 분사해주지. 일종의 밀실인 차 안이라면 도망치지도 못하고 [마약]을 들이마실 것이다.
하지만, 잠깐...
또 한 사람의 내가, 분노에 사로잡힌 나를 겨우 제지한다.
아직 중요한 것이 남아 있다. 가능하다면 료코로부터 아키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를 들어두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아키가 일부러 나를 혼자 여기에 보낸 것에는 분명 무언가의 의도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마약]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제길!
나는 어떻게든 분노를 삭이고, 차에 타서 시동을 걸었다.

"아, 그래."

차를 모는 내 옆에서 료코는 잠시동안 말 없이 앞을 보고 있었지만, 이윽고 생각났다는듯이 입을 열었다.

"어차피 아키는 아무 말 없이 내게 떠넘길 생각일테니까 지금 말해둘게."
"에...?"
"당신이 갖고 있는 약을 내게 넘겨."
"야, 약...?"
"그래... 아키에게 썼다는 미약 말야."

료코는 사뭇 당연하다는듯이 말했다.
그 기가 막힐 지경의 명령조에, [마약]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놀라움 따위는 어딘가로 날아가버릴 정도다.

"미약... 이라면?"
"시치미 떼도 소용 없어. 이건 아키에게서 이미 확인한거니까."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료코의 말에 나는 잠시 침묵했다.
료코의 말투는 흥정도 뭣도 아니다. 그저 일방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마약]을 내놔라... 그것 뿐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남이 가지고 있는 장난감을 강제로 빼앗으려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것으로 어느 정도는 알 것 같다.
역시 아키는 [마약]에 눈독을 들인 모양이다. 학생들과는 달리 이 [마약]이 가져오는 효과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를 이해한 것이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어째서 직접 빼앗으려고 하지 않고, 료코에게 말해서 모든 교섭을 그녀에게 부탁한 것인가... 라는 점이다.
하긴, 이것은 교섭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것도 아니지만...

"............"

어쩌면 아키는 진심으로 [마약]을 빼앗으려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나와 료코를 부딪히게 해서 단순히 상황을 즐기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료코를 데리러 가라고 말했을 때의 아키의 표정도 이해가 갈 것 같다. [마약]을 확실하게 손에 넣고 싶다면 이런 귀찮은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나에게 직접 다가오면 될테니까.

"어떻게 할거야? 넘길거야, 말거야?"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료코는 조바심이 나는지 대답을 재촉했다.

"내가 넘기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겁니까?"
"아키에게 당신을 강간죄로 고소하도록 하겠어."
"............"

과연... 그게 날 협박할 소재라는건가.
거기서 말을 더 잇지 않는 걸 보아하니,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그게 전부인 모양이다.
나는 료코를 만나고 그녀에 대해서 분노, 어이 없음, 놀라움을 느꼈고... 마지막으로, 지금은 뭔가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이 정도로, 료코는 진심으로 내게서 조건 없이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해 버 려...

언제나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재촉할 것까지도 없이, 나는 이 콧대 높은 여자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게 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대답해!"

료코가 히스테릭하게 소리쳤다.
나는 왼손으로 주머니를 뒤적여서 [마약]이 든 향수병을 꺼내어, 료코 쪽으로 향했다.

"뭐, 뭐야... 이거..."

료코가 질문을 채 끝내기도 전에 나는 한손으로 캡을 벗기고 노즐을 힘껏 눌렀다.
칙!

"앗!"

료코는 반사적으로 얼굴을 피했지만, 기체 상태로 분출된 [마약]은 그 정도로 막을 수 없다. 그녀의 의지를 배반하고 호흡과 함께 그 몸 속 깊은 곳까지 침투한다.

"뭐, 뭐야... 지금 그거... 나한테 뭘 한거야?"
"뭐라니... 글쎄, 뭘까요?"

나는 씨익 웃으며 료코의 질책을 흘러넘겼다.

"당신...... 앗......"

다시 불만을 토하려고 입을 연 료코에게 첫 변화가 찾아왔다.
이미 뺨은 붉게 물들었고, 토하는 숨도 욕정의 색이 깃들기 시작했다.

"어라...? 무슨 일이신가요, 얼굴이 빨갛군요?"

능청스럽게 말한 나에게 료코는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지만, 그 눈동자도 몸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욕망에 삼켜진다.
차의 엔진 소리와 진동에 함께 하는 것처럼 료코의 호흡은 확실히 들릴 정도로 거칠어진다.

"아...... 이상해... 몸이...... 왠지..."

료코는 사이드 시트 위에서 풍만한 몸을 애처롭게 뒤척이기 시작했다.
[마약]에 의한 효과라는 것은 틀림없지만, 다른 여성과 비교해서 제법 빨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여자는 원래 호색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서, 설마... 지금 그게...... 아키가 말했던 미약..."
"나는 [마약]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말이지요."
"우읏..."

이미 인내심의 한계가 왔는지 옷의 단추를 뜯어내듯이 벗어던지고, 료코는 드러난 유방을 자기 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붉은 매니큐어를 바른 손가락이 하얀 유방에 깊게 파묻힌다.

"후앗... 아아앗..."
"이거 참... 그렇게 흥분해서야..."

나는 치밀어오는 웃음을 참으면서 욕정한 료코를 바라보았다.
굉장한 반응이다. 평소에 어지간히 굶주렸겠지.
옆 좌석에서 몸부림치는 료코의 모습을 곁눈질하면서, 나는 가볍게 브레이크를 밟아 일부러 차를 앞뒤로 진동시켰다.

"응! 읏! 아앗!"

의자에 올라간 엉덩이가 흔들리면서 료코는 엉겁결에 가버렸는지 크게 소리쳤다.

"우우웃..."

흐느끼는 소리가 섞이기 시작하면서, 료코는 좌석에 뻗은 넓적다리를 더 강하게 비틀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스커트 안에서 미끈미끈한 속살이 축축하게 젖는 소리가 들려오기라도 할 것처럼 격렬했다.

"저, 저기......"

료코는 내가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곁에서 몸 안의 불꽃을 진정시킬 수 있는 상대를 발견한 것처럼 눈동자를 적신 채 속삭이듯이 말했다.

"......부, 부탁이야......"
"호오... 당신과 같은 분이, 나에게 부탁입니까?"
"우윽......"

료코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같은 눈으로 나를 본다.

"그래서, 뭡니까?"
"......아, 안아줘... 부탁이야...... 나를 안아줘..."
"하지만, 너무 늦어졌어요. 아키도 기다리고 있고 말이지요..."
"심술부리지 마! 아키따위 아무래도 좋아..."
"아무래도 좋다... 라. 하하하하하..."

나는 무심결에 웃음을 터트리고, 핸들을 크게 꺾어 차를 근처의 러브호텔 주차장으로 몰았다.





어떤 여자라도 그렇지만, 실컷 농락당한 후에 호텔 방에 들어가면 앞뒤 가리지 않고 입고 있는 것을 벗어던진 후 한결같이 내 자지에 매달린다.
료코의 경우는 그것이 특히 격렬해서, 한손으로 옷을 벗으면서 나머지 한쪽 팔을 내 목에 감은 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이미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그녀의 몸은 남자의 정액을 받아내지 않는 한 그 열기를 진정시킬 수 없을 것이다.
참을 수 있는 한계까지 욕정해버린 료코가 헛소리를 하듯이 같은 말을 반복한다.
하지만 나는 바로 료코를 안아주지 않고, 애를 태우듯이 그녀의 몸을 희롱했다.

"어떤가요...? 오늘 처음 만난 남자에게 안기는 기분은."
"그,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라는 느낌으로, 료코는 요염하게 빛나는 눈동자로 나를 본다.

"어떤가요?"

한손을 뻗어 이미 노출된 유두를 손끝으로 집고, 두 손가락에 힘을 주어 비틀었다.

"아우윽..."

고통과 쾌락의 사이에서 료코는 뜨거운 탄식을 토하면서 눈썹을 찌푸렸다.
나는 료코의 유방의 부드러움과 질감을 즐기면서 이번에는 손바닥 전체로 천천히 문지른다. 그녀의 유방은 발열한 것처럼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부탁이야... 심술부리지 마..."
"심술?"

나는 딴청을 부리면서 나머지 한 손으로도 료코의 유방을 붙잡아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앗... 응...... 다, 당신을 화나게 했다면 사과할테니까..."
"내가 화를 낸다? 무엇에 대해서 화를 낸단 말입니까?"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나는 료코의 허리에 손을 가져갔다. 튕길듯한 질감을 지닌 료코의 히프 라인을 따라가서 엉덩이 전체를 강하게 움켜쥔다.

"...앗... [마약]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제멋대로 말했으니까..."
"...딱히 화가 난 건 아닌데요."

조금씩 손가락을 움직여 뒤쪽에서부터 사타구니를 향해 나아가자, 팬티 스타킹의 얇은 소재를 통해서 미끈미끈한 애액이 흘러나오면서 그 속의 육벽의 모양을 선명하게 비춰내고 있었다.

"아아... 거짓말... 그러니까, 이렇게... 나를 괴롭히는거잖아?"
"............"

나는 료코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뜨겁게 젖은 손끝을 꾸욱, 하고 그녀의 육벽 사이 계곡에 눌러넣었다. 흥건히 젖은 팬티 스타킹의 까슬까슬한 감촉을 넘어 뜨겁게 달궈진 여체의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미, 미안해요, 나... 제 정신이 아니었어..."
"...[마약]을 손에 넣어서 어떻게 할 생각이었습니까?"

나는 아까 하려고 했던 질문을 입에 올렸다.
하네바라가 [마약]을 갖고 싶어하는 이유는 이해할 수 있다. 그녀석이라면 이 [마약]을 사용해서 더 대단한 것을 만들 수도 있고, 단순히 그 성분을 다시 연구해서 논문을 발표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료코나 아키는 그런 것을 할 수 있을리가 없다.

"우, 우리...... 남편 회사에서는... 약품 판매를 손대고 있는 부문이 있으니까..."
"...상품으로 할 생각이었나?"

이런 것을 상품으로 팔면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이것을 맡은 여성은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남자들에게 범해질테니까.
애당초 판매 허가가 떨어질 리가 없겠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정력제와는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하지만... 부자집 [사모님]이 어째서 그런 것을..."

확실히 아키의 이야기로는 료코의 남편은 커다란 상사(商社)의 사장이었을 터이다. 돈이 부족할 리도 없는데 어째서 [마약]을 상품으로 팔려는 생각따위를 한걸까?

"화, 확실히... 돈은 있지만... 내 자유에는 도움이 안 되고..."

의문을 입에 담자, 료코는 괴로워하며 대답했다.

"남편은... 그런 쪽으로는 만족시켜주지 않는데다가, 날 속박하려고만... 나는... 이런 자유롭지 못한 삶을 위해서... 결혼한 게... 아냐..."

쌓여있던 울분을 토해내듯이, 료코는 묻지도 않은 것까지 떠들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그녀와 남편은 제법 나이 차이가 나는 부부인 모양이다. 학생 시절에 마음껏 놀러다니다가 어떤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지금의 남편과 알게 되었다고 한다. 별안간 눈 앞에 나타난 봉을 잡은 것은 좋았지만 생각했던 만큼의 자유는 주어지지 않고, 고급주택가의 [사모님]이라는 것도 보기보다는 거북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하다못해... 자유로워질 수 있는 돈이 있다면... 하고 생각해서..."
"............"

하지만, 아무리 나에게서 [마약]을 빼앗아 상품으로 한다고 해도 남편의 회사 루트를 사용하면 순식간에 탄로날 것 아닌가. 그런 것도 몰랐던 모양이다.
마치 어린애같은 얕은 생각이다.

"아키는... 이 건에 대해서 어떻게 연관되어 있지?"
"그 애는... 당신이... 특수한 약을 갖고 있다고... 가르쳐줘서..."
"그것뿐이야?"
"마... 만약, 잘 되면... 매상의 일부를..."

그렇게 된 거였나.
정말이지, 만만찮은 녀석이다. 자기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약삭빠르게 이익의 일부만 떼어먹을 생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키는 이 일이 성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다소라고는 해도 사회인으로서 생활하고 있는 만큼, 료코보다는 현실적이라는건가...

"저기... 이제... 됐지...? 그러니까... 빨리..."

료코는 이야기할 것은 다 이야기했다는 것처럼 고통스러운듯이 허리를 흔들면서, 여전히 사타구니를 만지고 있는 내 손가락을 보다 깊은 곳으로 유혹했다.
뭐... 좋겠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모두 들었고, 이제 이 료코의 몸을 즐겨도 지장은 없을 것이다.
나는 만지고 있던 료코의 팬티 스타킹을 엉덩이부터 벗겨내리는 것을 시작으로, 한장씩 그녀의 옷을 벗겨 갔다.

"부탁이야... 격렬하게... 마음껏 격렬하게..."
"원한다면야..."

전라가 된 료코를 침대에 밀어 쓰러뜨리면서 나는 장난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겨우 욕망이 이루어진다... 는듯이 전율하는 료코의 양발목을 잡고, 나는 침대 위에서 그녀의 몸을 깊게, く자로 꺾어간다. 바로 위를 향한 료코의 엉덩이 사이 계곡은 보지에서 흘러나온 농후한 애액에 의해서 반들반들하게 빛난다.

"앗... 싫엇... 이런 꼴로는!"

역시 부끄러웠는지, 료코는 전등 빛에 모든 것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 수치심을 담아 외쳤다.
나는 그런 료코의 말을 무시하고, 접혀있는 그녀의 몸 안을 향해 거의 수직으로 자지를 삽입했다.
눌러넣은 귀두가 분홍빛을 띈 보지의 점막을 뚫고 들어가자, 애액으로 축축해진 속살이 뜨겁게 꿈틀거리면서 얽혀왔다.

"아앗..."

무리한 자세에 의한 고통과 삽입되는 환희의 소리가 교차되면서 료코는 목이 메이는 것처럼 신음소리를 냈다.

"아아... 깊어... 깊어엇. 닿고 있어... 속에... 속에 닿고 있어..."
"호오, 어떻게?"

느끼는 그대로 엄지손가락을 젖히고 있는 료코의 발목을 다시 잡고, 나는 그대로 좌우로 크게 벌렸다.

"아앗, 싫엇!"

밝은 빛 아래에 결합된 부위가 드러나자 료코는 수치로 목소리를 떨며, 울부짖는듯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서조차 강한 욕망과 달아오른 여자의 환희가 느껴진다.
오늘 처음 만난 남자에게 자신의 치욕적인 부분을 보이면서 시간(視姦)당하는 것을 기뻐하고 있는듯한 목소리다.

"......부탁이야... 저기, 부탁이야... 움직여줘... 좀 더 내키는대로 움직여줘... 나를 망가뜨려 줫!"

음탕하기 짝이 없는 그녀의 보지를 지켜보던 나에게, 료코는 궁지에 몰린 목소리로 애원했다.
크크크큭... 슬슬 한계가 온 것 같군.
나는 료코의 애원에 답하듯이 힘차게 움직이게 시작했다.

"아앗! 아앗! 아앗!"

침대 위에서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고통스러워하는 얼굴과 구별이 가지 않는 격렬한 쾌락의 표정을 지으면서 료코의 교성이 템포를 늘려 간다.
갑자기 침대 위에서 움찔, 하고 료코의 몸이 튀어오르듯이 경련한다.

"웃!"

충동적으로 깊게, 료코의 몸을 관통하듯이 깊게 쑤셔박은 자지를 질 전체가 쥐어짜듯이 조여온다.
그것은 실로 료코의 절정의 순간이며, 또한 내가 단숨에 절정에 도달한 순간이기도 했다.

"웃... 아아아아앗...!"

자기 뱃속 가장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물보라에 의해 몸 안에 가득 차는 쾌락을 단번에 뿜어내듯이, 료코는 긴 절정의 비명을 질렀다.

-----------------------------------------

위의 내용에 해당하는 료코의 CG도 있긴 했는데, 다른 걸 찍어버려서 그냥 이걸로 올립니다. 료코 루트의 마지막 CG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요즘, 특히 주중에는 다른 일이 워낙 이것저것 많아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불규칙해서 조금 고생입니다... 주말에는 그나마 나은데 주중에는 정말 바쁘군요(...)

아무튼 이걸로 최종장인 4장만 남았습니다.

분량상 앞으로 두번쯤 올리면 끝날듯 한데... 그 다음에는 뭘 번역할지는 조금 고민 중입니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패러다임 노벨에서 내놓은 바이블 블랙이나 물망초 정도가 유력하긴 합니다만. 패러다임 노벨인 만큼 이것들도 둘 다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소설이지요... 하긴 바이블 블랙은 원작인 게임보다는 애니메이션이 더 유명한 것 같지만(...) 



추천102 비추천 28
관련글
  • (일/번역/발정) 마약(魔藥) - 4부 (2) -완결-
  • (일/번역/발정) 마약(魔藥) - 4부 (1)
  • [열람중] (일/번역/발정) 마약(魔藥) - 3부 (2)
  • (일/번역/MC) 마약(魔藥) - 2부 (2)
  • (일/번역/MC) 마약(魔藥) - 2부 (1)
  • (일/번역/MC) 마약(魔藥) - 1부 (2)
  • [일/번역/MC] 마약(魔藥) - 1부 (1)
  • (일/번역/MC) 마약(魔藥) - 프롤로그
  • 실시간 핫 잇슈
  • 처제의 숨결 - 36편
  • 처제의 숨결 - 35편
  • 유부녀 길들이기 2부
  • 장모아닌 여자라고 4
  • 처제의 숨결 - 44편
  • 우리 동네아줌마와 경험했던 이상한일 실화입니다
  • 나와 아내의 채팅-하
  • 실화 10년간의 기억 3편
  • 나의 부하 - 3부
  • 노출되는 그녀 상
  • 회사소개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Copyright © www.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