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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역/MC] 마약(魔藥) - 1부 (1)

1장 시작입니다. 이 소설은 단권입니다만, 4장까지 약 200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입니다.
부족한 실력으로 번역하다보니 아무래도 시간도 걸리고, 애매한 표현은 때려맞추거나 해서 넘어가는 일이 제법 있군요... 개인적으로 번역기는 싫어해서 쓰지 않다보니 더욱 느린듯 합니다(...). 그래도 가능한한 제대로 번역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MC... 라는 표기입니다만, 사실 이 작품은 보시는대로 미약에 의한 발정물입니다. 제 경우는 MC의 범위를 좀 넓게 보고 있기 때문에 발정물 계열도 남을 자기 마음대로 이끌어낸다는 의미에서 MC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만, 엄밀히 말하면 마인드 컨트롤이라고는 할 수 없겠군요... 그 부분은 양해 부탁드립니다.(__)



제 1장        마약(魔藥)





교내에 있는 도서실에는 고등학교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문헌이 구비되어 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역시 사립학교라고 해야할까. 거의 작은 대학급의 장서량이다.
하긴 그 덕분에 나는 제법 득을 보고 있다. 화학 계열의 문헌을 찾기 위해서 시(市)나 출신대학의 도서실에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처럼 이 만큼의 장서량을 자랑하는 도서실인데도 실내에는 학생의 모습은 없다. 정말이지... 독서량이 계속 줄고 있다고 하는데, 요즘 학생은 책을 읽지 않는 걸까?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보려는 책을 책장에서 발견하여 손을 뻗으려 했을 때...

"어머, 선생님...?"

갑자기 등 뒤에서 말을 걸어와, 나는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다.
실내에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몇겹이나 늘어선 책장의 그늘에 누군가 있었던 모양이다.

"아, 아아... 뭐야, 미카미군인가."

말을 걸어온 여학생을 보고 나는 무심코 긴장을 풀었다.

"이야, 책을 읽고 있었나? 미소녀가 도서실에 혼자 책을 읽고 있다니 그림이 되는데."
"어머나... 반에서 도서위원을 떠맡았을 뿐이에요."

내 농담에 그녀는 싫지는 않은 표정을 지으면서 희미하게 뺨을 붉혔다. 어느 정도, 자기 미모에 자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미카미 아이는 교내에서도 손 꼽히는 미소녀이다. 당연히 남학생들에게도 인기가 있고,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이기도 해서 동료 교사들 중에도 그녀에게 호의를 가진 사람이 많다.

"선생님도 책을 찾으러 오셨나요?"
"어... 아아. 뭐, 그렇지."

나는 이미 손에 들고 있는 생식학 관련 책을 태연하게 등 뒤로 숨겼다.
어제의 [마약]에 관해서 좀 더 자세한 조사를 하기 위해 문헌을 찾으러 온 것이지만, 그걸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다. 화학교사인 이상 읽어도 이상할 것은 없는 내용이지만, 마음 어딘가에서 캥기는 기분을 느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넌 뭘 읽고 있지?"

나는 이야기의 흐름을 아이에게 돌리면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책을 슬쩍 보았다. 왠지 모르게 이런 소녀가 읽는 책에 흥미를 느낀 것도 사실이다.

"앗, 에... 이건..."

그녀는 당황해서 책을 숨기려고 했지만, 그 전에 제목을 확인해버렸다.

"그건 [아아, 당신은 어째서 로미오인가요...]라는 녀석이로군?"
"네, 네..."
"고전을 좋아하니? 별로 부끄러워할 만한 책은 아닌데?"
"그렇긴 한데요... 왠지 모르게..."
"......?"
"이런 거 정말 좋구나... 하고 생각하니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뺨을 붉게 물들였다.
과연... 연애에 대해서는 남보다 한결 더 흥미를 가지고 동경하는 나이니까 말이지...

"하지만, 너라면 상대에게 부족할 일은 없잖아?"
"그, 그런 건 아닌데요..."
"아닌데...?"
"왠지... 뭔가 부족해서..."

그녀는 작게 투덜거리듯이 말했다.

"부족해?"
"그 애... 어째서인지 저를 어려워하고 있어서..."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 거나?"
"......"

장난스럽게 물어봤지만 아이는 침묵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 아니, 저기..."

너무나 진지한 모습의 아이를 보고 나는 당황해버렸다. 이 나이 또래의 소녀에게는 서툰 농담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키스 정도는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엑...?"

나를 향해서... 말했다기보다 거의 혼잣말에 가깝게 속삭이고는, 그녀는 아차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무심코 말해버렸지만 나에게 들려줄 내용이 아니었다고 생각을 고친 것 같다.

"앗, 저, 왠지 이런 책을 읽다보니..."

서둘러서 변명을 지어낸다.
아무래도, 나름대로 상대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 상대가 그녀의 미모에 기가 죽었다는 건가...
미인이라는 것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 모양이다.

"그것은..."

교사답게 뭔가 조언을 하자고 입을 열었을 때.

해 버 려...

나의 마음 깊은 곳에서, 목소리가 울려왔다.

이 것 은 챤 스 잖 아...

그녀는 자기 안의 두리뭉실한 감정을 책의 주인공에게 투영하여 없애고 있다. 즉, 자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그 시약... [마약]은 어떻게 작용할까?
나는 마음 속의 목소리에 조종당하는 것처럼, 별 생각 없이 가지고 온 작은 병을 주머니 속에서 쥐었다.
그 때부터 [마약]을 효과적으로 상대에게 맡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생각하다가, 향수처럼 스프레이식의 작은 병에 넣어둔 것이다.
별로 이것을 어떻게 쓸지를 깊게 생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를 눈앞에 두자 문득 어제의 미나의 하얀 몸이 뇌리에 떠올라, 그 때의 강한 흥분과 쾌락의 기억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급속도로 부풀어가는 욕망에 아슬아슬하게 이성이 브레이크를 걸었지만, 아이의 교복에 감싸인 부푼 가슴이 눈에 들어온 순간 무언가가 내 속에서 폭발했다.

"이, 이것을... 봐줄래."

이성이 욕망에 굴복하여, 나는 어느새 주머니 속에서 [마약]이 든 병을 꺼냈다.

"선생님, 뭐에요... 그거? 향수?"
"그래, 향수... 아니, 더 좋은 거야. 너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것."
"소원을...?"

살짝 의아해하는 아이를 향해서 나는 [마약]을 뿌렸다.
칙!

"앗..."

아이는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반 박자 정도 사이를 두고 크게 숨을 삼켰다.
역시 [마약]의 효과는 절대적이다.
지켜보는 동안 아이의 눈동자가 젖어들고, 눈매가 변해간다.

"...뭐, 뭔가... 이상한 기분... 선생님... 지금 그거, 뭐에요...?"
"너의 소원을 이뤄줄 물건이야."
"나의... 소원......?"

아이는 자기 몸의 변화에 당황한듯 나를 올려보았다. 변함없이 발정한 여성의 젖은 눈동자라는 것은 오싹할 정도의 색기를 담고 있다.

"그는... 언제나 너를 어려워하고 있지?"
"에, 예..."
"그렇다면 너도 조금은 그를 도와줘야지."
"도와준다니요...?"
"지금, 넌 어떤 기분이니?"
"어떤... 기분이라니..."

아이는 말하기 힘들다는듯 고개를 숙였다.
몸 안을 순환하는 산소처럼 급격하게 일어난 몸의 욱신거림과 점점 강해지는 관능의 소용돌이에, 겨우 견디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미숙한 경험밖에 없는 그녀는 자기 몸에 일어난 변화를 잘 설명할 수 없겠지.

"무, 뭔가... 그... 매우..."
"야한 기분...?"
"예, 그래요..."

아이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떡였다.
슬슬 제어가 먹히지 않게 된 모양이다.

"하, 하지만... 이런 거... 부끄러워..."
"부끄러울 거 없어. 그런 얼굴을 하고 그와 만나보렴."

아마도... 아무리 소극적이고 자제력 강한 남자라도 한방에 함락될걸...
문득 그런 생각을 하자, 나는 왠지 모르게 웃음이 치밀어 올랐다.
그래... 여자의 이런 모습을 보고... 그것도 아이 정도의 미소녀가 욕정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태연하게 있을 수 있는 남자가 있을 리 없다.
크크크큭... 하고, 나는 소리 없이 웃었다.

"자... 그럼..."
"서, 선생님... 돌아가시는 거에요?"
"난 이제부터 연구실에서 일이 있어서."
"싫어... 그치만... 이대로 놔두시면... 나..."
"...어떻게 해주면 좋겠니?"
"해... 주세요..."

아이는 뺨을 붉게 물들이면서 꺼질 것 같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괜찮아? 남자 친구가 있잖아?"
"에... 그, 그건..."

내 말에 아이는 곤란한듯 고개를 숙였다.
가까스로 남아있는 이성과 내부에서 솟구치는 욕망이 그녀의 몸 안에서 격렬하게 부딪히고 있는 모습을 손에 잡힐듯이 알 수 있다.
몇 초의 침묵 후, 아이는 고개를 들며 젖은 눈으로 나를 보았다.

"연습... 연습 하고 싶어요... 그, 그 애랑... 하기 전에..."

그렇게 말한 아이는 이미 여학생의 얼굴이 아니다.
내 눈 앞에 있는 것은 한마리의 발정난 암컷이었다.





"앗..."

아이를 등 뒤에서 껴안으며 교복 위에서 양손으로 가슴을 만지자, 여름용의 얇은 천을 통해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유방의 감촉이 전해져 왔다. 보기보다 상당한 볼륨이다.

"제법 크군... 부러운걸, 아이의 애인이..."
"하지만... 아무 것도 해주지 않는걸요. 조금도..."
"무서워하고 있는거야. 미움받을 거라고 생각해서 말이지."
"전혀 그럴 거 없는데... 앗..."

등 뒤에서 유방 전체를 건져내듯이 쓸어올려, 손바닥으로 주무른다.
아이는 몸을 조금 움직이며 하아... 하고 뜨거운 한숨을 토했다.

"앗... 왠지... 너무..."
"너무... 어떻지?"
"너무... 기분 좋아요... 남자에게 만져지는 게... 이렇게..."
"스스로 만지는 것보다 기분 좋아?"

유방의 끝을 만지자, 옷 위에서도 확실히 유두가 굳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완전히 단단해진 그것을 손가락으로 꼬집어 올리자 그녀의 몸이 작게 떨었다.

"아읏..."
"어때? 스스로 하는 것보다 기분 좋니?"
"...기, 기분 좋아요..."

아이가 토하는 뜨거운 숨결이 손에 닿는다.

"이런 거... 처음..."
"아이..."

고뇌하듯 몸을 떠는 아이를 등 뒤에서 지켜보는 사이에 나는 위험할 정도로 욕정을 느꼈다. 이미 자신은 교사라는 생각따위 어딘가로 날려버렸다.
아이가 한 마리 암컷으로 변한 것처럼, 나는 충분히 한 마리의 수컷으로 변했다.

"그렇다면... 좀 더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줘야겠지..."
"엣...?"

나는 아이의 어깨를 움켜잡고 몸을 돌린 후, 그녀의 앞에 바지 위에서도 잘 볼 수 있을 정도로 선 "물건"을 들이댔다.

"서, 선생님...?"

아이는 당황하여 나를 올려봤다.

"너 때문이야..."
"에, 엣?"
"네가 너무 매력적이니까..."
"아앗... 기뻐요..."

아이는 살그머니 바지 위로 우뚝 솟은 음경을 만졌다.
그러자 자극적인 감각이 느껴졌다.

"웃..."
"앗... 아팠어요?"
"아, 아니... 기분 좋았어. 좀 더 강하게... 아니, 세워 줘."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아이는 조금 망설인 후 바지의 지퍼를 머뭇거리며 내리고, 열기를 띄고 선 음경을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졌다.

"웃..."

가느다란 손가락이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죄이는듯한 쾌감이 생겨난다. 동시에 손으로 전해지는 내 음경의 감촉에 아이도 억누르지 못할 정도로 달아오른 탄식을 토했다.
그 뜨거운 한숨이 음경까지 밀려오자, 나는 무의식 중에 양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잡았다.

"아, 아이..."

사타구니를 향하여 끌어당겨진 꼴이 된 아이는 곤란하다는듯 나를 올려본다.

"하, 핥아도 되요? 핥게 해주시는 거에요?"
"아아..."
"기뻐요..."

아이는 조심스럽게 입을 벌리고, 천처히 내 음경 끝을 입에 머금었다.
미끈거리는 아이의 혀를 귀두 끝으로 느낀다.

"웃..."

뜨거운 혀 끝이 움직일 때마다 다시 허리가 죄이는 것 같은 쾌락을 느꼈다.
그것은 촉각만의 쾌락이 아니다...
하얀 블라우스와 붉고 큰 리본, 주름이 많은 프릴 스커트... 전형적인 여고생의 교복을 입은 미소녀. 자기 입장을 무시하고 그 교복을 입힌 채 여고생에게 봉사를 시키고 있다는 금단의 행위가 쾌락을 한층 더 격렬하게 했다.
그것도 모두 [마약]에 의한 효과라고 생각하자 나는 더욱 흥분을 느꼈다.

"아, 아이... 이제 됐어."
"앗... 싫어... 좀 더 할거에요..."

아이의 머리를 손으로 잡아 떼어내자, 그녀는 애처로운 목소리를 냈다.

"좀 더 핥을래요... 남자의 맛을 느끼고 싶어요..."
"그건 좀 다른 걸로 느끼게 해주지."

나는 아이를 살짝 도서실 마루에 눕히고, 교복 단추에 손을 댔다.





"우으읏!"

발열한 것처럼 뜨거운 몸을 눕히고 그 열기의 중심에 나를 쑤셔넣자 아이는 달콤한 통증에 견디려는듯 얼굴을 찡그리며, 목 안에서 무거운 신음을 토했다.

"아앗... 아아아앗..."

몸이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것이겠지... 나는 무심코 끌어당긴 아이의 허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왼손으로 끌어안으며, 계속해서 안쪽으로 찔러들어갔다.

"웃..."

아직 경험이 없는 아이의 속살의 감촉에 나는 강한 쾌락을 느꼈다.
음경을 뿌리까지 쑤셔넣자 이음매에서 흘러나온 물방울이 두 사람 사이에서 뜨거운 점액으로 변해갔다.

"아앗... 선생님......"

아이는 내 목에 매달리며, 고통이라고도 쾌락이라고도 생각될 수 있는 감각을 전신으로 받아들이면서 눈을 꼭 감고 있다.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자 아이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아앗!"

팔 안에서 가느다란 아이의 몸이 상체를 크게 뒤로 젖힌다.
주어진 쾌감을 전신으로 받아내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나는 더 격렬한 욕망을 느끼고 크게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우읏..."

짧게 소리를 내며 아이는 내 등에 감은 팔에 힘을 주었다.
내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아이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넓적다리로 내 허리를 감싼다.

"앗, 앗, 앗..."

내 팔 안에서 음란한 춤을 추며, 끊이지 않고 덮쳐오는 쾌감의 파도에 우롱당하듯이 아이는 크게 머리를 흔들었다.

"앗... 좋아..."

아이의 몸이 작게 경련하는 것과 동시에 내벽이 착 달라붙어 꾸욱하고 수축한다. 구멍 전체로 조여오는 감각에 나는 단숨에 도달해버렸다.

"앗, 아아아아아아앗!"

아이가 절정의 소리를 질렀다.
나는 뜨거운 격류를 아이의 보지 깊숙히 뿜어냈다.





페로몬이라는 것은 생물학상 동물의 개체 내에서 분비, 방출되어 다른 개체의 행동이나 생리작용에 영향을 주는 물질을 말한다. 영국 워크위크 대학 후각 연구소 소장인 죠지 토트씨가 1993년에 인간의 성 페로몬 합성에 성공한 이후, 전세계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순수한 연구만이 아니라 성적인 행위를 목적으로 한... 소위 어른의 장난감틱한 발상의 상품도 수없이 출하되고 있고, 어느쪽이냐면 이쪽이 유명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만든 [마약]은 그 어느 것도 상회하는 효과라는 것은 틀림없다.

"으-음..."

도서관에서 모아온 자료를 정리하면서 나는 다시 이가라시 미나와 미카미 아이가 [마약]을 맡았을 때의 상태를 떠올렸다.
그녀들은 [마약]의 성분이 체내에 침입하자마자 심박수나 아드레날린, 성 호르몬의 분비량이 통상치를 훨씬 넘어서 급격한 성적 흥분이 시작되어 버린 것이다.
순수한 히토 페로몬......
만약 이것을 발표하면 굉장한 반향이 일어날 것이다.
그런 것을 멍하니 생각하자니 연구실의 전화가 울렸다.

"...응?"

그 전화는 학교 내선전화가 아니라 내 전용 회선이다. 일을 의뢰하는 기업과의 연락에 학교를 경유하는 것은 불편해서 특별히 설치한 것이다. 따라서 이 전화의 번호를 아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네, 여보세요..."
"오우, 나야."

수화기를 들자마자 전화 건너편에서 무뚝뚝한 소리가 들려왔다. 예상대로, 잘 아는 목소리다.

"뭐야... 하네바라냐."
"뭐야, 가 아니지."

전화 상대는 하네바라 타케시... 대학 시절의 동급생이다. 졸업 후 교사 겸 화학자라는 복잡한 직책을 가진 나와는 달리, 어떤 거물 제약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학생 시절부터 성적은 좋았지만, 어딘가 독선적인 면이 있어서 동급생이나 후배에게 인기가 없었던 남자다. 하지만 왠지 나와는 마음이 맞았다.
그 인연도 있고 해서, 이를테면 프리 연구원인 나에게 때때로 일을 가져다 준다. 청부받는 일의 반 이상이 이 하네바라를 통한 것이다.

"여자가 건 전화가 아니라서 미안하구만."

학생 시절과 마찬가지로 왠지 사람을 살짝 바보 취급하는 말투로 하네바라가 말한다.

"유감스럽게도, 내 여자는 이런 멋대가리 없는 장소로 전화를 걸진 않으니까."
"흥, 멋대로 말해라."

하네바라는 코웃음을 쳤다. 녀석은 나에게 이렇다할 애인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 일이다."
"아아..."

이야기의 내용이 일로 넘어가서, 나는 목소리를 고쳤다. 하네바라는 필요 이상으로 공사 구분에 시끄러운 남자로, 담합을 매우 싫어한다. 학생 시절에 친구들에게서 경원시된 것은 이런 성격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부탁한 예의 물건은 어떻게 됐어?"
"앗......"

나는 무심코 절규해버렸다.
그랬다...
이 이틀간 예의 [마약]으로 머리가 가득찼기 때문에 완전히 잊고 있었지만, 하네바라에게서 약의 연구를 부탁받은 것이다.
아니... 잊고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원래 [마약] 자체가 하네바라가 부탁한 샘플을 만드는 도중에 우연히 만들어져 버린 것이다.
단, 그쪽에 정신을 빼앗겨서 본래의 샘플을 다시 만드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무슨 일 있었어?"
"아, 아니... 그... 샘플은 아직 만들지 못했어."
"너라면 시간은 충분했을텐데? 요구가 너무 어려웠나?"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의외라는듯한 하네바라의 목소리에 나는 말을 흐릴 수 밖에 없었다.
현시점에서 나는 [마약]의 존재를 누군가에게 알려줄 생각은 없었다. 설령 그것이 친구인 하네바라라도.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우연히 만들어낸 [마약]은 나의 앞으로의 인생을 좌우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뭐야? 네가 똑바로 말을 하지 못하다니, 드문 일인데."
"무, 뭐어... 나도 애먹을 때도 있는거지."
"흐음..."

하네바라는 이해가 안 간다는 투였다.

"뭐, 그건 딱히 서두를 일도 아니고, 회사에서도 "만약 가능하다면..."하는 정도의 기대 밖에 하지 않는 모양이지만..."
"그럼, 조금 느긋하게 연구할 시간을 줘."
"아아... 하지만..."
"또, 이쪽에서 연락할게."
"어, 야... 우루시마루?"

나는 하네바라가 뭔가를 말하기 전에 먼저 수화기를 놓았다.
조금 안 좋았을까?
저녀석은 뭔가 눈치챘을지도 몰라... 옛날부터 감이 좋은 녀석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이상 이야기를 하면 언젠가 들통날지도 모른다. 하네바라도 화학에 있어서는 전문가다. 내 말의 일면에서 [마약]을 추리할 정도의 능력은 갖고 있다.
이것은 가까운 시일 내에 무언가 그 나름대로의 이유를 꾸며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하네바라를 상대로 어떤 거짓말을 하면 좋지?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려봤지만 이거다! 싶을 정도의 좋은 방안은 떠오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지금 당장 생각나지 않아도 상관 없는 일이고,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 [마약] 때문에 본래의 연구에 신경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미나에게도 도와줄 필요는 없다고 전해두었다.
나는 책상 위에 던져둔 통근용 가방을 들고 연구실의 의자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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