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드의 모험 25
한치의 양보도 없이 밀고 당기고 하던 펜드와 쉐밀의 황위 계승 다툼이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건, 쉐밀의 군대가 황궁에서 펜드의 군을 몰아낸 후이다. 치열한 전투 끝에 황궁을 빼앗긴 펜드의 군은 수도를 가로지르는 템테강 너머로 후퇴했고, 재정비가 필요한 쉐밀의 군도 더 이상 그들을 추격하지 않았다.
근 두달만에 자신의 궁에 돌아온 쉐밀. 그는 그다지 기쁜 기색도 없이 옛 자신의 집무실에 틀어박혀 있을 뿐이었다. 아침의 조례 시간을 제외하면 그의 얼굴을 보는건 좀처럼 힘든 일이었다. 그가 황제로 옹립한 시렌느도 심복 라키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지쳤다..]
그 말대로다. 쉐밀은 지쳐 있었다. 카스티어와의 문제는 단지 계기였을 뿐이다. 그동안 이상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희생해야 했던, 희생시켜야 했던 수많은 망령들이 나타나 그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부터 쉐밀이 짊어지고 있던 그 거대한 업은 의식하기 시작하자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어마어마한 무게로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전하. 보고드립니다."
의자에 기대 상념에 잠겨있던 쉐밀의 귀에 부하의 보고가 들어왔다.
"들어오거라."
"네."
집무실로 들어온 부하는 밝은 목소리로 보고를 시작했다.
"전하. 실종되었던 파르세스 왕녀님을 찾았습니다."
"파르세스를?"
무표정하게 앉아 있던 쉐밀이 동요를 보인다. 이상을 위해 모든걸 버릴 각오를 다졌던 쉐밀이지만 자신의 하나남은 딸에 대해서까지 냉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자세히 말해보도록."
"네. 펜드 황자가 거주하고 있던 궁 지하에 감금되어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리 험한 일은 겪지 않은 듯 건강에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마 형세가 불리해지면 마지막 카드로 제시하기 위해 인질로 잡아놓은 모양입니다."
"..."
쉐밀은 말이 없었다. 파르세스를 인질로 잡았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런 중요한 카드를 경황중에 버리고 떠났다고? 아무리 펜드가 무능력한 황자라지만 그런 실수를 할 리가 없다.
"그 애는 지금 어디있지?"
"예전 왕녀님의 방에서 안정을 취하고 계십니다. 익숙한 장소에서 편하실거 같아서 그 곳으로 안내해 드렸습니다."
"음.."
파르세스는 그 방에서 7년간 살았다. 틀림없이 그 지하의 방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익숙한 장소가 곧 편한 장소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 데려 올까요?"
"내버려 두거라. 볼 일이 있다면 그 애가 나를 찾아 오겠지."
"네.."
부하가 떠난 후 쉐밀은 자신의 불쌍한 딸 파르세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열 다섯, 예지력을 가진 장님소녀. 어머니는 태어나자 마자 죽었고 아버지는 냉담하다. 감이 좋은 쉐밀이 아니었다면 그 누구라도 속아넘어 갔을 완벽한 연기로, 늘 밝고 천진난만한 기색을 보이지만 사실 그녀의 진실된 마음은 깊고 어두울 것이다.
[파르세스..]
파르세스 테어카나. 15년전 쉐밀이 동방원정을 나갔을때 그 왕국의 공주 소청에게서 얻은 자식이다. 당시 쉐밀은 나라를 쉽게 점령하기 위해 적국의 공주를 유혹해 그녀로 하여금 적들의 약점을 낱낱히 고하게 만들었다.
소청공주의 자세한 첩보 덕에 쉐밀은 수월히 나라를 정복할 수 있었다. 쉐밀은 적국의 왕과 강화를 맺고 정략결혼의 일환으로 소청을 아내로 맞았다. 그걸로 일은 잘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은 소청은 하늘의 노여움을 사고야 말았다. 특히, 소청은 왕국의 신녀이기도 했으므로 그 죄가 더욱 컸다.
그 탓인지 결혼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소청은 병을 얻어 죽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죽기 전 만삭의 배를 갈라 나온게 파르세스다.
쉐밀은 어미를 죽이고 태어난 파르세스를 꺼려했다. 그녀를 볼 때마다 자신의 탓으로 죽은 아내 소청이 생각나 무척 괴로웠기 때문이다. 그는 파르세스가 태어난 이래 몇년간 단 한번도 그녀를 찾지 않았다.
쉐밀의 간섭이 없자, 파르세스는 자연스럽게 동방왕국의 무녀로 키워졌다. 어머니 소청의 자질을 이어받아 여러 무녀로서의 능력과, 특히 극히 희귀한 능력중 하나인 예지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왕국 내에 파르세스의 이름이 점차 알려지고, 그녀가 차기 신녀로까지 거론되자 자신의 딸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유용하리라는 걸 깨닳은 쉐밀은 본국으로 복귀하기 전, 강제로 파르세스를 되찾아 왔다. 그리고 자신의 궁궐 지하에 유폐하다 시피 해 놓고 그녀의 예지력을 이용해온 것이다. 그것이 몇달전 세피아에게 납치되기 전까지의 파르세스의 운명이었다. 그리고 다시 쉐밀에게 돌아온 그녀는, 예전처럼 쉐밀을 돕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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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으로 돌아온 파르세스를 가장 반긴건 시렌느였다. 그녀는 생사조차 모르던 의자매의 귀환이 무척 기뻤다.
"정말 돌아온 거구나. 참 다행이야!"
"그래 언니."
기쁜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시렌느와는 달리 파르세스는 담담하고 차분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심지어 시렌느와 시선을 마주치지도 않는다. 단지 먼 곳을 바라보며 다소곳하게 앉아 있을 뿐..
"너 정말 예뻐졌다. 아무리 성장기라고는 하지만 너무한거 아냐? 자칫하면 황궁 제일 미녀인 내 자리를 위협해 오겠는걸?"
"그럴리가. 언니는 하프엘프잖아. 인간인 내가 엘프의 피가 섞인 여자를 이길수는 없지."
"에.."
파르세스는 웃지도 않고 진지한 기색으로 말을 이었다.
"난 언니보다 일찍 늙고 일찍 죽게 될 거야. 하지만 괜찮아. 긴 인생은 지루하기만 할 뿐이니.. 중요한건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그 삶의 모양이 어떻느냐야. 나처럼, 빛 하나 없는 맹안의 감옥에서 이 좁은 방 구석구석을 기억할 정도로 오래동안 갖혀 있는다면, 그 삶은 차라리 죽느니만 못한 삶이지.. 난 언니가 부럽지 않아. 언니의 운명은 어떻게 봐도 불행 뿐인걸?"
"파 파르야?!"
시렌느는 파르세스의 기색이 심상치 않다는걸 느꼈다. 과거의 파르세스는 저런 어려운 말을 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무슨 소릴 하는 거니?"
"불행은 피할 수 없어. 언니는 평생 불행하게 될 거야. 죽거나, 혹은 절망에 빠져 고통스런 삶을 이어가거나.. 둘 중 하나야."
".........."
둘 사이에 묘한 정적이 감돈다. 시렌느는 직감적으로 파르세스가 예전에 알던 그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닳았다. 저 애에게 무슨 말이 일어난 걸까?
"조금 피곤한가 보구나. 하하 오늘은 좀 쉬는게 좋겠다."
"그래 언니."
시렌느는 혼란스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간신히 그녀의 방에서 빠져나왔다. 파르세스가 예지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시렌느는 그녀의 말을 단순히 농담 정도로 치부할 수가 없었다. 불행이라.. 평생 불행하게 된다고?
[..그래도 상관 없어.]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쉐밀이 말하는 이상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법이니.. 설령 그것이 자신이 된다 하더라도 괜찮다. 죽어서라도 모두가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의 초석이 된다면 기쁜 일인 것이다. 그런 각오가 있었기 때문에 제위에 오르게 하겠다는 쉐밀에 뜻에 따른 것이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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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렌느가 방에서 나가자 파르세스는 아무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몇시간 후면 시렌느는 평생 자신을 원망하고 증오하게 될 것이다. 난생 처음으로 마음을 연 친구를 이런식으로 잃는 건 가슴아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를 미워해도 좋아 시렌느 언니.]
그녀가 쉐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다. 좀 전 대화에서 파르세스의 아버지 쉐밀이 언급될 때마다 그녀는 신뢰가 가득한 어조로 그에 대한 말을 늘어놨던 것이다. 어쩌면 시렌느 언니는 아버지에게 연정을 품었을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건 그의 죽음은, 그것도 파르세스 자신에 의한 죽음은 시렌느에게 커다란 충격이 될 것이다.
부시럭
파르세스는 서늘한 표정을 지으며 품 안의 작은 환약을 꺼내보았다. 죽은 세피아가 그녀에게 남겨준 마지막 안배. 용암지대에 서식하는 독충 데스플레이그를 가공해 만든 치사율 100% 무색 무취의 극독..
[언젠가 쓸 일이 있을거다. 여기에서 당하는 일이 정 견디기 힘들면 자살하는데 써도 되고, 아니면..]
그때는 세피아가 왜 자신에게 독을 줬는지 잘 몰랐다. 하지만 지금와서 보니, 어쩌면 세피아는 이런 일이 일어라리라는 것을 어렴풋이 예견했던게 아닐까? 작은 가능성이지만 파르세스가 펜드의 편을 들어 자신의 아버지를 독살한다.. 이걸 위해 파르세스에게 그때 필요한 최적의 독을 간직하게 해 놓는다.
"후후 아줌마도 꽤나 무서운 여자였군요?"
역시 제국의 황비가 되려면 그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리고 파르세스 자신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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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와 달라는 파르세스의 청을 듣고 쉐밀은 바로 그녀에게 와 주었다. 그는 반갑다는 듯 환히 웃으며 파르세스를 품에 껴 안았다.
"무사히 돌아와 주어서 기쁘구나."
"네. 저도 기뻐요."
형식적으로나마 기쁜 기색을 갖춘 쉐밀과는 달리 파르세스는 건조하고 차가운 어조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쉐밀을 자리로 안내한 후 미리 끓여놓은 차를 내왔다.
"그거 아세요? 잡혀있는 동안 저 시력을 되찾았어요. 다른 부하들이 놀랄까봐 여기 올 때까지는 일부러 장님인 척 했는데 아버지 한테까지 그걸 숨길 필요는 없을거 같아서요."
"...그렇느냐?"
파르세스의 말을 듣고 쉐밀의 낯이 살짝 굳었다. 시력을 되찾았다니? 그렇다면 역시..
"그리 반가운 기색이 아니군요. 제가 앞을 볼 수 있게 된게 마음에 들지 않으세요?"
"그럴리가 있느냐. 아주 잘 된 일이다."
파르세스의 입가에 비웃는 듯한 표정이 스쳐갔다.
"어쨌든, 앞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직접 차를 끓여 봤어요. 아버지께 대접하고 싶어요."
"허허 아주 흐뭇하구나. 내 딸이 이 애비를 위해?"
"....."
[내 딸아..]
우연찮게도 파르세스가 내온 차는 동방에서 전래된 귀중한 홍차였다. 그리고 홍차는 죽은 아내가 쉐밀에게 자주 대접해 주던 차이지.. 파르세스의 얼굴에서 죽은 소청공주의 모습을 보인다. 그녀가 슬프게 미소지으며 이제 그만 짐을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쉐밀은 그녀의 뜻을 거절할 수 없었다.
[정말 마시려구요?]
쉐밀은 머리가 좋으니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다. 알고도 마시려는 걸까?
"그 차에는 독이 들어 있어요."
쉐밀이 차를 마시기 직전, 파르세스가 서늘한 어조로 사실을 털어놨다.
"...."
파르세스의 말이 장난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쉐밀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차를 입에 가져갔다.
[아버지.]
이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파르세스는 자포자기한 듯 미소지으며 자신의 앞에 놓인 차를 들이켰다.
"아빠는 바보군요. 제가 지금껏 거짓말을 한 적이 있던가요?"
"...."
"쿡쿡 하지만 안심하세요. 제 마지막 순간의 망설임을 거두기 위해 바보같은 도박을 했거든요. 전 제 차와 아버지 차, 두 잔중 하나에 독을 넣었어요. 어디에 넣었는지는 저도 몰라요. 아버지의 운명이 아직 끊길 수 없다면, 아마 아버지가 독을 마셨다는 제 말은 거짓말이 되겠지요. 그리고 전 거짓말을 한 대가로 죽을 거에요. 후후 재미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내 딸 파르세스야."
파르세스의 말을 듣고 쉐밀은 환하게 미소지었다.
"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쿨럭
쉐밀의 입가에서 검붉은 피가 새어나온다. 그의 얼굴이 전에 없이 창백하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명백한 중독 증상이다.
"...사실 알고 있었죠?"
"...."
"알면서도 왜 독을 마신거죠?"
"글세다.. 난 다만 내 딸이 처음으로 손수 끓여주는 차를 거절할 수 없었을 뿐이다."
"딸이라니. 당신은 지금껏 단 한번이라도 저에게 정을 준 적이 있나요?"
파르세스의 추궁을 들으며 쉐밀은 슬픈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 그따위 표정 짓지 말란 말이지.
"아하하 일곱살때 환국에서 잘 살고있는 절 억지로 빼오셨죠. 무녀의 운명은 너에게 너무 가혹하다니 뭐느니 하면서요. 하지만, 사실은 제 능력을 이용하고 싶었던 것 뿐이잖아요."
"틀린 말은 아니구나."
"딸이니 뭐니 하면서도 사실 절 한번도 혈육으로 인정하신 적은 없잖아요. 전 빛도 못보고 아버지의 궁 지하에 갇혀 10년 넘게 예언이나 하며 살아왔어요. 겉으로는 순진한척 헤헤 웃었지만, 제가 속으로 얼마나 아버지를 원망했는지.. 증오했는지 아시나요?"
"알것 같구나."
"제 눈, 사실은 쉽게 고칠 수 있는 거였죠? 법왕 아렌티아는 단 5분만에 제 눈을 고쳐줬어요. 다른 상급 신관도 반나절이면 제 시력을 되찾게 할 수 있다고 했구요. 아버지도 알고 있었죠? 제 능력이 사라질걸 염려해 일부러 장님으로 놔 두신 거죠? 10년 씩이나요!"
"..그렇다."
"후후 그렇다면 당신의 죽음을 납득할 수 없는건 아닐 거에요."
"그래."
쉐밀은 딸에게 배신당해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너무도 초연해 보였다. 그는 파르세스를 향한 미소를 결코 거두지 않았다.
"바보 아니야? 절 원망하지는 않으시나요? 난 남자에 홀려 아버지를 죽이는 패륜아에요. 예전 내 어머니가 그랬던 것 처럼, 저도 제 행복만을 바라는 이기적인 악녀라구요. 아니면 이건 어머니에 대한 속죄의 흉내인 건가요?"
"...."
"쿡쿡 전 펜드 오빠의 아이를 임신했어요. 저는 제국의 황비가 될 것이고 그 아이는 황제의 장남으로 장차 다음 세대의 제위에 오를 거에요. 그걸 감안하면 제 선택은 당연한 거에요. 태어나서 정 한번 주지 않은 애비보다는 능력있는 지아비를 택하는게 옳은거죠. 하지만 아버지는 뭐죠? 제 어린 시절을 짓밟아 가며 추구해온 그 이상, 실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건가요? 이런식으로 죽음을 통해 포기해도 괜찮은 건가요?"
"...."
"대답해 보시라구요! 왜 그런 눈으로 절 바라보는 거에요?! 죽어가는 고통에 괴로워 하며 저를 저주하란 말이에요! 창녀라
고 욕하라구요!!"
"그럴리가 없지 않느냐. 파르야."
"아?"
"넌 나에게 있어 최고의 축복이었다. 그깟 손에 잡히지도 않을 허황된 이상보다, 네가 나에게 소중했을 텐데.. 그걸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래서 네게 몹쓸 짓을 하고 말았구나. 이걸로 사죄가 될 수는 없지만.. 미안했다 파르세스."
쾅
"아하하핫 아빠 미쳤어?! 난 아빠 싫어해. 아빠도 날 미워하란 말야. 우린 적이야. 서로 적으로서 끝맺는게 깔끔하잖아?"
파르세스는 이성을 잃었다. 이제와서 아버지 흉내를 낼 셈인가? 그런건 이쪽에서도 사양이다!
"내 손주에게 좋은 부모가 되어주렴. 그리고 행복하거라.."
이 말을 마지막으로 쉐밀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잠시 후
툭
너무도 허무한 최후였다. 스스로의 업에 져버린 쉐밀은 친딸 파르세스의 손에 목숨을 내주는 가장 바보같은 선택을 한 것이다. 그건 모두에게 불행이었다. 친 아버지를 죽이게 된 파르세스 에게도, 그 하나만을 믿고 전심으로 따라온 충복들에게도, 그리고 어쩌면 전보다 더욱 나아진 새로운 제국을 살 수 있었을 국민들에게도..
- 글 전개가 이상하다고 욕하셔도 할 수 없습니다. 제 능력이 이정도인걸 어쩌겠습니까? 또한 후속작 계획은 당연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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