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역/단) 드래곤 퀘스트 3 패러디 - 용사
아버지처럼 실패하지 않으려면 동료를 모집하는게 좋다.
국왕폐하로부터 그런 조언을 받았다.
그렇지만 나는 굳이 혼자 여행을 떠났다.
관계없는 사람을 말려들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어차피 마왕 정벌에 따라 오는 사람도 없을테니….
아버지조차 하지못한 일을 성공시키고 싶으니까.
이유는 생각하려고하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부 단순한 궤변에 불과하고 진짜 이유는 지극히 단순한
(집단 행동은 싫어……)
지극히 사적인 이유였다.
독불 장군.
나라는 녀석은 이 한마디로 설명이 될 것이다.
어렸을 때, 용사로 불려온 아버지 오르테가가 죽었을 때 나의 길은 정해져버렸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용사가 된다.
단지…그 뿐.
그런 애매한 목표를 위해 나의 철부지 시절은 끝났다.
검술의 연습과 마법의 공부, 몬스터나 여행을 하기 위한 지식.
인형을 가지고 놀이를 하거나 친구와 사랑의 이야기를 속삭이는 대신 나는 용사가 되기위한 수업만을 해온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원망하고는 있는 것은 아니다.
원래 나는 목검을 장난감 대신으로 삼고 슬라임이나 오오카라스(큰 까마귀) 같은 몬스터를 놀이상대로 해 왔던 것이다.
놀이상대라고는 하지만 몬스터.
잘못하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위험한 게임.
그런 것을 함께 해줄 친구가 있을 리 없었고 나는 언제나 외톨이였다.
그러니까 혼자 여행을 떠났던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그랬다.
「나는 널 남자아이에게도 지지 않게 길러버렸구나」
16세의 생일.
왕궁으로 향하는 도중에 어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당연하다고 내심으로 생각했다.
어릴 적부터 마법 주문의 수행, 무술의 훈련만을 해온 나는,
이미 아루미라지나 캐터필러 클래스라면 순살할 수 있는 레벨이었으니까.
몬스터 중에서는 저레벨이라고 해도 일반인에게는 재해라고도 할 수 있는 몬스터.
이 평화로운 아리아 한에 있어서 굉장히 위험한 괴물들.
그들은 나의 적은 아니었다.
그래도 왕의 말씀이었으니 일단 모험자가 모인다고 하는 르이다의 가게에는 들렀었다.
하지만 전부 피래미뿐이었다.
약한 몬스터 밖에 없는 시골에 모여있는 무리다.
애초에 기대는 하지않았으니 문제없었지만 왜 아버지가 혼자 여행을 떠났는지 알 수 있었다.
이런 놈들을 데려가봐야 무슨 도움이 될까 보냐.
여행은 괴로운 것이었지만 대개 순조로웠다.
도적 칸다타.
지팡그의 야마타노오로치.
사만오사의 보스 트롤.
여행 도중에 수많은 강적들과 부딪쳤지만 혼자서 모두 타도해왔다.
괴로운 싸움에 이길 때마다 자신감이 강해져갔다.
예를들자면― 마왕이 상대라도 혼자서 이길 수 있을거라고.
하지만…, 나는 졌다.
마왕 바라모스.
그의 힘은 너무나도 강대한 것이었다.
나의 작은 프라이드는 그와 만난 순간 종이 조각처럼 날아갔다.
검은 부러지고 방패와 갑옷은 산산히 부수어졌다.
용사의 증거인 성스러운 번개의 주문조차 통하지 않았고 마력도 전부 소모했다.
나는 지금 알몸과도 같은 보기 흉한 모습으로, 마왕의 앞에 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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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다.
마왕의 거대함에 나는 단지 망연할 뿐이었다.
단순한 육체의 사이즈라면 세계에 비슷한 존재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그런 사소한 것이 아니라 폭력적인 마력의 파동이 그를 거대하게 보이게 한다.
살해당하는걸까.
이미 각오는 되어 있었다.
이미 나에게 싸울수 있는 힘은 없다.
뱀에게 감시받는 개구리와 같이 그저 살해당하는 것을 기다릴 뿐.
마왕의 손이 나를 집어 올렸다.
그것 만으로도 전신의 뼈가 으스러질 것 같았다.
사악한 빛을 띤 마왕의 눈이 나를 강하게 응시한다.
눈을 피하는 것도 감는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마왕의 눈에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인간인 나로서는 표정은 읽어낼 수 없었다.
하지만 마왕의 분위기가 방금전과 다르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찌지직……!
마왕의 손톱이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의복을 찢어버렸다.
「아……!」
가슴이 드러나고 누구에게도 보인 적 없었던 나신이 바깥 공기에 노출된다.
나는 진짜 의미로 발가숭이가 되었던 것이다.
남아 있는 것은 이마의 서클렛뿐.
마왕의 얼굴이 가까워지고 그 입이 벌려졌다.
지옥의 불꽃과도 같은 열기를 느끼고 나는 무심코 눈을 감았다.
하지만,
「으읍……!!」
다음순간 나는 쇼크로 눈을 떴다.
번들번들하고 민달팽이같은 것이 나의 입속에서 꾸물거렸던 것이다.
그것이 마왕의 혀라고 눈치채는데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설마 이거 키스인거야?)
입속을 희롱당하고 얼굴을 침으로 더럽혀져가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키스를 했던 적은 없다.
그 이전에 이성과의 교류마저 없었다.
친한 이성이라고 하면 아버지와 할아버지뿐이었으니까.
범해진다.
최악의 예상이 내 머리속을 스쳐간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만약 칸다타에 져버렸다면 같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상대가 사람은 아니라고 하는 인식이 있던 탓일까.
비유하자면 곰이나 이리와 싸워서 진다고 해도 먹이가 되기는해도 범해지지는 않으니까.
마왕의 혀가 나의 전신을 핥아온다.
그리고 그의 긴 혀가 뱀과 같이 유방을 조이기 시작했다.
「으힉…!」
아픔에 비명을 지르자 혀끝이 유두를 잡아 대굴대굴 눈깔사탕처럼 희롱한다.
혐오감과 공포.
그것과 함께 정체를 알수없는 배덕감이 쾌감과 함께 나를 덮친다.
「하앗~……아아……. 우, 아아앗…………!!」
비명이라고도 교성이라고도 할 수 없는 소리가 나의 의사를 무시하고 새어나온다.
그럴수록 범해지고 있다는 실감이 강해진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도망쳐야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미 나는 싸움에 진 개에 불과했고, 도와줄 수 있는 동료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도 운명은 정해져 있다.
범해진 뒤…, 살해당할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왜일까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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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
갑자기 몸이 뒤로 돌려졌다.
그리고 양다리가 크게 벌려지고 성기와 배설기관이 마왕의 앞에 드러내진다.
할짝.
마왕의 혀가 나의 비부를 핥고있었다.
「히이잇……!!」
지금까지와는 다른 감각과 수치로 나는 비명을 지른다.
할짝, 핡짝…….
마왕은 그것이 재미있기라도 한 듯이 몇번이고 나의 비부를 핥아간다.
「하아앗……! 우읏, 시…싫어어어어어어…!!」
미쳐버린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도망치려고 해도 마왕의 거대한 손에 잡힌 나로서는 도망칠 방법은 없었다.
그저 비명을 지르면서 희롱당할 뿐이다.
「아힛, 아우우웃……」
계속 비명을 질러서인지 목이 쉬어버릴 것 같다.
침과 눈물로 아마 나의 얼굴은 엉망이 되어있겠지.
언제 실신한 건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자세가 바뀌어서 마왕의 얼굴이 눈앞에 있었다.
마왕의 양팔이 나의 허리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반신에 위화감이 느껴졌다.
놀라서 아래를 보면 거대한 벌레처럼 생긴 마왕의 성기가 눈에 보였다.
나의 몸은 마왕에게 들려진채 마왕의 성기를 향하여 조금씩 내려가고 있던 것이다.
「시,싫엇……! 용서해줘!」
쓸데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나는 그렇게 외쳤다.
당연히 마왕은 나의 말따위 무시하고…아니, 오히려 일부러 천천히 내 비부에 성기를 박아넣어 간다.
「크흣……아아아아아아!」
몸이 찢어진다.
갈라져 버린다.
더이상 방금 전까지의 쾌감도 배덕감도 없었다.
하반신에 느껴지는 아픔만이 전부였다.
지금 자신을 범하고 있는 마왕의 얼굴마저 인식할 수 없다.
필사적으로 고통에서 도망치려고 허리를 움직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보다 큰 아픔을 만들 뿐이었다.
마왕은 그 손으로 나의 하반신을 강하게 잡고 광포한 움직임으로 계속해서 박아 넣는다.
「우…꺄아아악……!!」
「히이익……!!」
「아아아아아앗……!!!!」
귀에 들려오는 것은 짐승처럼 외치는 나의 절규.
그리고 나의 고통을 무시한 살과 살이 얽히는 음란한 소리뿐.
시간 감각은 옛날에 없어졌다.
아픔과 괴로움만이 계속 되는 무한 지옥.
그것은 갑작스럽게 끝을 맞았다.
나의 안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 같았다.
울컥울컥하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것이 나의 안으로 흘러들어 간다.
겨우 끝났지만 아픔은 아직 계속 되고 있었다.
그 고통속에 나의 몸은 힘을 잃고 앞으로 쓰러졌다.
마왕의 거대한 신체에―그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남녀의 일을 몰랐던 나도 지금의 자신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어슴푸레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사정당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미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차피 곧 죽는다고 확신하고 있던 탓인지도 모른다.
「용사여--」
나를 끌어안은 채, 마왕이 입을 열었다.
생각해보면 이것이 내가 처음으로 들은 마왕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나의 아이를 낳아라」
그 말의 의미를 그 때의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능욕되었다고 하는 굴욕과 참을 수 없는 고통속에 정신을 잃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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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은 후, 나는 아침도 밤도 없이 마왕에게 범해지고 정액을 질안에 사정당했다.
몇번이고 도망가려했지만 그 행위는 모두 헛수고로 끝났다.
탈주에 실패했으니 다른 몬스터들에게도 범해질 것이라고 각오하고 있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왜 살해당하지 않는가.
어째서 이렇게 살려두는 걸까.
그것에 의문에 느끼면서 나는 노예로서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이 성에서 하는 일은 목걸이를 목에 걸고 마치 어느 나라의 무희와 같은 복장으로,
마왕의 시중을 들며 범해지는 것 뿐이었다.
마왕성에서의 대우는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다.
누가 가지고 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식사는 달콤한 과일이나 열매를 제공해주었고
마왕의 시중을 들기 위해서인지 의복도 매일 세탁한 깨끗한 것이고 몸은 씼는 것도 허락되어 있었다.
그럴수록 상대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그러니까 불안했다.
이런 생활이 3개월 정도 계속되었다.
어느 날--
「임신하셨습니다.」
그 한마디에 나는 얼어붙었다.
그렇게 말한 것은 성에서 의사대신 일하고 있는 이빌 매지션.
전신을 감싸는 로브탓에 얼굴은 알 수 없지만 나와 같은 여자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임신.
아이의 부친은 한 명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나를 계속 범해왔던 마왕.
그 사실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리고 그 순간, 처음 범해졌을 때의 마왕의 말을 생각해 냈다.
마왕의 아이를 낳는다.
정말로 사람과 몬스터 사이에 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일까?
긴 여행 중에 몬스터에게 범해진 여자의 이야기는 듣지 않았던 것도 아니지만,
임신했다고 하는 이야기는 들었던 적이 없다.
어느 마법사에게 들었는데 그것은 생물학적으로 지극히 일어나기 어려운 것이라고 한다.
정말로 만에 하나라고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의 경우는 그 만에 하나라는 걸까.
무의식 중에 나는 배에 손을 대고 있었다.
이 안에 새로운 생명이 머물고 있다.
그것도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마왕의 아이가.
「그러면…, 저는 바라모스님에게 보고하러 가겠습니다」
이빌 매지션는 나의 대답도 듣지 않고 방을 나갔다.
노예에 불과한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쓸데 없었을테지만.
어느샌지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 눈물은 어머니가 되는 기쁨인가.
아니면 마왕의 아이를 임신해버린 것에 대한 슬픔인가.
자신의 일인데도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아이가 생겼어…엄마…이, 나에게……」
중얼거리면서 나는 배를 어루만진다.
두근. 두근.
아주 작은 진동이 뱃속에서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아…, 움직이고 있어……)
나는 탄식하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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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임신이 밝혀지고 몇일도 지나기 전에 성안은 어수선해진것 같았다.
같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임신이 밝혀지자마자 성의 깊숙한 방으로 옮겨져서 성의 상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방에 있는 창문으로부터 몬스터들이 이리저리 날뛰고 있는 것이 볼 수 있었다.
무엇인가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싫어도 알 수 있었다.
어딘가의 나라에 쳐들어갈 생각인가.
만약--그 마왕이 직접 몬스터를 인솔하고 공격을 한다면, 어떤 강국이라도 간단하게 정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아리아 한과 같은 시골왕국은 순식간일터.
그런 불안을 안으며 매일을 보내고 있을 떄,
「마왕님은 지하 세계로 가신다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를 해준 것은 이빌 매지션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레프갈드라고 하는 지하에 있는 세계와 전쟁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그 곳을 지배하고 있는 또 한사람의 마왕에게.
바라모스 외에도 마왕이 있었구나.
그 사실에도 놀랐지만 그 녀석과 전쟁을 한다고 하는 이야기에는 한층 더 놀랐다.
이빌 매지션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 마왕은 바라모스보다 한층 더 강대한 힘을 지녔다고 한다.
그런 것을 상대로 전쟁을 할 만큼 지하 세계는 매력적인걸까.
머리가 복잡했다.
만약…, 그 마왕과의 전쟁에서 바라모스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나는 자유롭게 되는걸까? 뱃속의 아이는 어떻게 되는거지?
낳더라도 무사히 기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 이전에 무사히 낳을 수 있는것조차 의문이다.
인간인 내가 기를 수 있는 존재인지조차 모른다.
그 뿐만 아니라 머지않아 나의 배를 갉아벅고 찢으며 나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낙태한다는 생각을 할 수 없는 것은--모성 본능이라는 것일까?
혹은 아무 문제없이 낳을 수 있다고 느껴지는 이 근거없는 확신탓일까?
이 확신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마왕이 일으키려 하고 있는 전쟁은 나의 마음에 큰 그늘을 만들었다.
마왕끼리의 전쟁.
그것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나의 마음과는 정반대로 시간은 하루하루 흘러갔고 마침내 마왕이 해일같은 군세를 거느리며 산너머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수개월.
거대한 지진으로 인해 지하 세계와 연결되어있는 기아가의 구멍이 닫혀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 것은,
내가 낳은지 얼마 안되는 갓난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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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의 구멍이 닫은 후 세계는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평화를 되찾았다.
아직 여기저기서 날뛰는 몬스터가 없지는 않지만 그것들도 곰이나 이리와 비슷할 정도다.
마왕의 거대한 마력에 의한 통솔이 없어진 지금 몬스터 대부분은 군단으로서의 기능을 잃고 단순한 짐승이 되어 버렸다.
언데드들은 본래의 시체로, 리빙·아머들은 평범한 오래된 갑옷으로 돌아왔다.
이빌 매지션같은 지능의 높은 몬스터는 뿔뿔이 흩어져서 각각 숲이나 산, 혹은 던젼의 안쪽에 틀어박여 버렸다.
그런 은둔자와 같은 생활이 그들의 본래의 삶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나는 바라모스가 지하세계로 간 뒤, 한동안 그가 사라진 마왕성에서 지내고 있었다.
아이를 낳은 직후였기에 몸을 가눌 수 없었던 탓이다.
그가 사라졌는데도 이빌 매지션는 전과 같이 나를 돌봐주고 산파역할도 해 주었다.
왜냐고 묻는 나의 물음에 그녀는 한번도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기운을 어느정도 회복했기에 나는 이 성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성의 보물상자 안에는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 있었고 그 중에는 키메라의 날개도 있었다.
내가 성을 떠나는 날 이빌 매지션은 나를 배웅하러 나와 주었다.
텅 비어버린 마왕성에 있는 것은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모르는 하구레·메탈과 우리 뿐이었다.
「고향에…, 돌아가겠어요.」
이빌 매지션은 갑작스런 말에 나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어떻게 할건가요?」
「나는……여기에 남겠습니다」
「마왕은 더 이상……」
「예. 돌아오지 않겠지요」
「그렇다면」
「여기에 있으면 시끄러운 인간들은 오지 않을테니까요」
어째서―라고 하기 전에 무뚝뚝한 말로 되돌아 왔다.
「당신에게는 정말…,신세 졌어요.고마워요……」
「아무 일도 아닙니다.」
나의 감사의 말에도 이빌 매지션는 어디까지나 무뚝뚝했다.
「……그러면 이만.」
그렇게 말하고 내가 키메라의 날개를 꺼냈을 때였다.
「……엄마―」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마왕성에 있어서는 안되는 목소리와 그 대사.
만약 그 말을 누군가 한다면 갓난아기를 안은 내 품이어야겠지.
그러나 그 소리는 이빌 매지션와 같은 디자인의 로브를 입고있는 작은 사내 아이에게서 흘러 나왔다.
거무스름한 피부에 루비와 같은 붉은 눈동자.
나는 그 아이를 본 순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 얼굴은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것 같았다.
「여기에 오면 안된다고 말했지요?」
아이를 나무라면서 이빌 매지션는 자신의 마스크를 벗었다.
사내 아이와 같은 거무스름한 피부에 불타는듯한 붉은 눈동자.
그렇지만 그 귀만은 아이와 다르다.
(…다크 엘프)
설마 이런 곳에서 다크 엘프를 보게 된다니 의외였다.
사내 아이가 이빌 매지션……아니, 다크 엘프의 옆에 선다.
이렇게 보자 정말로 부모 자식간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내 아이와 모친의 용모의 미묘한 차이는 무엇일까?
다크 엘프간의 아이는 아니……라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 갑작스레 사내 아이의 얼굴에 내가 알고있는 어느 남성의 얼굴이 겹친다.
그리고 다크 엘프와 시선이 마주쳤다.
어째선지 모든 이유를 알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잘 지내요……」
이별을 고하며 나는 키메라의 날개를 하늘을 향해 들었다.
둥실하고 신체가 떠오른다.
하늘을 향해 떠오르는 도중에 나는 사내 아이의 얼굴을 응시했다.
돌아가신 아버지,
용사 오르테가와 닮은 소년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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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을 가로지르는 바람 속에서 나는 고향을 바라보고 있다.
그 품에 내가 낳은 아이를 안고.
마왕과의 사이에 태어난 아이.
그렇지만 이 천사처럼 잠자는 얼굴을 보면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키메라의 날개에 의해 하늘을 날고 있는 동안에도, 아무 일도 없는듯한 얼굴로 자고 있던 것은 조금 놀랐지만.
혹시…, 보통 사람에게는 없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일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단지 건강하게 자라 주기만 하면 상관없다.
영웅이라든가, 용사라든가라고 하는 인생이 얼마나 시시하고 외로운 것인지 내 자신이 잘 알고있기 때문에.
임신한 당초에는 어떤 괴물이 태어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태어난 아이는 극히 평범한 인간의 갓난아기였다.
이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마왕에게 받은 능욕의 고통은 모두 사라져가는 것을 느겼다.
아니--그 행위에 의해서 이 아이를 낳을 수 있던 것을 생각하면 사랑스럽게도 느껴졌다.
「저 곳이 엄마의 고향이란다」
초원의 저 편에 보이는 아리아 한의 수도를 보면서 나는 품안의 사랑스러운 천사에 말을 건넨다.
초원 위를 걸으며 나는 지하 세계로 사라진 마왕을 생각해 냈다.
왜 나에게 자식을 낳게 한걸까.
어째서 지하의 마왕에 싸움을 걸었는가.
결국 자세한 것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 눈동자에 비치는 감정을 나는 한번도 읽어낼 수 없었다.
그것이…, 약간 외롭다.
나는 어쩌면 그 괴물을 사랑하는 걸까?
잘 모르겠다.
나는 발을 멈추고 바람이 부는 하늘을 올려보았다.
하늘은 너무나도 푸르고 바람은 어디까지나 온화하다.
평화의 향기.
그것이 감돌고 있다.
「엄마는……뭐라고 말하실까?」
새삼스럽지만 그것이 걱정이기도 하다.
화를 낼까, 그렇지 않으면 슬퍼할까.
딸이 갑자기 갓난아기를 안고 돌아오면 보통 부모는 놀라버리지만.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서 나는 천천히 고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