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드의 모험 19
1."네 고쳐주세염"
"호오.."
펜드의 대답을 듣고 아렌티아가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그래도 괜찮겠느냐? 두번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네."
"흐음.."
아렌티아는 펜드를 새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다. 완전 인간 말종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괜찮은 부분도 있었던 것이다. 역시 뿌리까지 악한 인간은 없다.
"좋아. 파르세스를 데려오거라."
펜드는 부관에게 다시 파르세스를 데려오라고 시켰다. 잠시 후 파르세스가 약간 겁에 질린 모습으로 조심조심 안으로 들어왔다.
"아 안녕하세요.."
"또보는구나. 이리 가까이 오렴."
파르세스가 시녀의 손에 이끌려 아렌티아에게 다가갔다. 아렌티아는 파르세스의 눈가를 손으로 짚으며 무언가 주문을 외운다.
"에.."
잠시 후 아렌티아가 파르세스의 눈에서 손을 떼었다. 그러자 옆에서 보고있던 펜드는
"치료가 다 되었나요?"
"그렇다."
"벌써요?"
"뭐 간단한 거니까. 웬만한 상급신관 정도면 이정도는 고칠 수 있을 것이다. 저기 있는 카나도 시간만 많으면 가능할껄?"
카나가 아렌티아의 말에 부연설명을 붙였다.
"전 아마 반나절은 걸릴 거에요."
"흐음.."
아렌티아는 다시 파르세스에게 시선을 돌리고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시력을 되찾은지 얼마 안되었으니 주의사항이 있다. 일단 며칠간은 어두운 곳에 기거하며 빛을 피하거라. 눈에 영양을 공급해야 하니 충분히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도록 하고."
"??"
파르세스는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가 무심코 눈을 뜨고 아렌티아쪽을 바라보는 순간,
"어 어라? 어라라??"
머리속에 지난 10년동안 받아들이지 못한 새로운 정보들이 마치 대량으로 쏟아져 들려 온다. 그리고 그 매개체는, 놀랍게도 자신의 눈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어 어.. 제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이런 건 꿈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광경인데."
"...."
"꿈속에서 저는 눈이 멀지 않았거든요. 역시 이건 꿈인거죠?"
"슬립."
아렌티아는 당황과 기쁨에 젖어 어찌할바 모르고 있는 파르세스에게 수면마법을 걸었다. 그녀가 잠에 빠져 훅 품 안으로 쓰러지자 아렌티아는 그녀를 시녀에게 인도했다.
"내 말 들었겠지? 강한 빛을 쐬면 눈에 대단히 나쁘니 어두운 방에서 한동안 지내게 하거라."
"아 네."
펜드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영 알수가 없었다. 정말 시력을 되찾게 한 것인가?
"그나저나 너도 꽤 괜찮은 녀석이었군. 후우.. 예지안과 같은 대단히 유용한 능력을 저 소녀의 행복을 위해 버리게 하다니."
[설마..]
펜드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물론 그가 육노예의 행복 따위를 바랄리가 없었다. 그냥 눈을 고치면 자신에게 봉사를 더 잘 할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무심코 치료를 허락한 것인데..
"저.. 예지안은 미래를 보는 능력이죠?"
"그렇다. 동방에 위치한 신비로운 나라의 무녀들 사이에서 극히 드물게 발현되는 능력인데, 어떻게 저 아이가 그걸 갖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흠.. 쉐밀 사령관이 동방원정을 나갔을때 얻은 자식인가?"
"에.."
그러고보니 파르세스의 외모는 어딘지 모르게 이국적인 풍이 있는것도 같았다. 아니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다. 예지안이 미래를 보는 능력이라고? 그리고 방금 파르세스의 시력을 되찾아 줌으로서 그게 없어져 버렸단 말인가?
"저.. 법왕성하. 예지안은 이제 완전히 사라져 버린 건가요."
"그렇다."
아렌티아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런.."
펜드는 한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었다. 자신이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그럼 나는 이만 가보도록 하마. 카나야. 부디 행복하거라. 펜드 너도 정신좀 차리고, 황제라는건 그리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 군주란 단지 군림하는 자가 아닌 책임을 갖는 자리인 것이다."
"법왕님?"
"자 잠깐?!"
"나중에 보도록 하지."
이 말을 끝으로 아렌티아는 대전에서 사라져 버렸다. 남겨진 펜드는 해탈한 듯한 표정으로 의자에 깊이 몸을 뉘었다.
[미래를 보는 눈이라고? 그런건 듣도 보도 못했다고!]
틀림없이 거짓말이다. 애초에 그 쓸모없는 육단지노예가 그런 엄청난 능력을 가졌을 리가 없지 않은가? 아마 아렌티아가 괜히 자신을 떠보려 그런 말을 했겠지.. 고쳐줄려면 그냥 고쳐줄 것이지 뭐하러 그런 말을 해서 자신을 이렇게 괴롭게 하는 것인가?
"흥. 제 방은 어디죠?"
펜드가 혹시 놓쳤을지도 모르는 대박때문에 괴로워 하는 중 카나가 새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아무대나 가서 살어."
"부인한테 그게 할 소리인가요?"
"닥쳐."
"너나 닥치세요."
"...."
뭐라 말하기도 귀찮다. 생각같아선 이 싸가지 없는 전직 신관에게 매운 맛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녀의 뒤에는 무서운 마녀 아렌티아가 있었으므로 그것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째서, 자신의 인생은 이모양일까? 세피아가 죽고 이제 자신의 세상이라고 생각했더니 갑자기 미친 법왕년이 툭 튀어나오고..
[참아야 해. 아직 난 황제가 아니잖아. 아니 황제가 되고 나서도 내 세력이 강해질때까지는 안돼. 참자..]
소드 마스터급 두명을 장난감처럼 다룬 걸로 보아 아렌티아의 강함은 아무래도 전설에나 나오는 드래곤 급은 되는 것 같았다. 아니 정말로 드래곤인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자신이 용을 사냥할 수 있을정도로 강한 세력을 불리기 전까지 그녀의 뜻에 거역해서는 안됀다.
조금만 참자.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야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조금만 더 참자.
.
.
.
칼미츠와 세피아가 죽은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이제 황위를 둘러싼 다툼은 펜드와 쉐밀의 양자대결구도로 좁혀졌고, 둘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이제 조그만 계기만 생긴다면 피비릿내나는 골육상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후우우.."
시렌느는 요즘 제국의 친위대장 라키에게 특별한 수련을 받고 있었다. 방 한구석에 가만히 앉아 움직이지 않고 명상하는 것이다.
"됬습니다 저하.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아."
라키의 말에 시렌느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는데도 그녀의 얼굴에는 피로한 기색이 가득하다.
"고마워요 매번."
"아닙니다 저하가 필요하시다면 저야 당연한 거죠."
시렌느는 세피아가 죽은 이후 전혀 사람이 변해 버린 듯 했다. 예전의 철부지 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속을 알 수 없는 진중한 숙녀가 되었다. 역시 사람은 환경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저기 그런데 황녀저하. 왜 저에게 정신수련을 시켜달라고 한 겁니까?"
"검사들은 다 이런식으로 수련하지 않나요? 검술수련 못지않게 중요한게 명상과 마나연공이라 들었는데요."
"보통은 그렇습니다만.."
"저도 요즘 저 스스로가 강해질 필요를 느껴서요, 이런 방식으로 수련하면 무척 도움이 되요."
[도움이 된다라.]
라키는 시렌느의 속을 알 수 없었다. 혹시 검술이라도 배워 보려고 하는 걸까? 척 보기에도 그녀는 신체조건이 열악해서 검에 맞지 않는데..
"제가 반절은 엘프인거 아시죠?"
라키가 좀처럼 의아한 기색을 숨기지 않자 시렌느는 자신이 왜 검사의 수련방식을 택하였는지 설명을 시작했다.
"그렇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태어나면서 부터 정령에 대한 친화력이 강했어요. 별 수련 없이도 바람계열 중급정령까지는 부릴 수 있었죠."
"헉 정말입니까?"
라키는 시렌느의 말에 깜짝 놀랐다. 중급정령은 마법으로 따지면 4서클에 서 5서클 정도 상당하는 수준의 위력을 가졌다. 평범한 소녀처럼 보이는 그녀가 이런 숨겨진 힘이 있을 줄이야..
"그게 벌써 몇년 됬는데, 얼마전 불미스러운 일을 겪을뻔 한걸 계기로 한차원 높은 정령력에 눈을 뜨게 됬어요. 그것이 아무래도 상급정령인거 같은데.. 불러내는게 쉽지 않아요."
[상급정령이라..]
상급정령은 6서클에서 7서클 마법에 해당하는 위력을 지녔다. 전 대륙을 통틀어도 상급정령을 부리는 정령사는 아주 드물다. 엘프중에서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것 저것 시도해보며 실마리를 찾는 중이에요. 그리고 이 정신수련을 하면 웬지 저에게 상급정령을 부릴 수 있는 실마리가 보여서요."
"대단하군요."
라키는 시렌느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다. 단순히 쉐밀이 내세운 허수아비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단지 그것뿐이 아니었던 것이다. 역시 쉐밀의 눈은 틀리지 않는다.
"그럼 먼저 가볼게요. 수고하셨어요."
"아 네.."
시렌느는 은은한 미소를 남기고 수련장을 나갔다. 그녀의 미소는 남자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이제 마흔이
다되가는데다 처자식까지 딸린 라키도 그녀의 미소에 한순간 마음이 동하는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다되가는데다 처자식까지 딸린 라키도 그녀의 미소에 한순간 마음이 동하는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정말 황녀님이 황제가 되면, 제국의 모든 남자들이 그녀의 포로가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한동안 말도 안되는 망상을 떠올리던 라키는 이내 고개를 흔들며 자신도 도장을 나갔다.
.
.
.
"하아..."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시렌느는 침대에 몸을 뉘이며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던 그녀는 이내 늘 하던 자위행위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앗 으응.."
드레스 자락을 끌어올리고 하얗고 가는 손가락을 다리 사이로 가져간다. 연분홍색의 천조각 사이로 느껴지는 균열을 조심스럽게 쓰다듬다보니 어느새 숨결이 거칠어지고, 뜨거운 습기가 둔덕사이로 올라오기 시작한다.
"하앗 아흥.. 좋아.."
과거 자신의 어머니는, 그녀가 자위를 하면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혼을 내곤 했다. 모름지기 여자는 자신의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젠 그녀의 방에 함부로 들어올 어머니는 없다. 누군가 예고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와 그녀의 부끄러운 모습을 들킬 염려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껏 자위를 해도 된다..
"오빠, 펜드오빠. 더 만져 주세요. 전 이렇게 음란한 아이인걸요.."
이제 엄마가 죽은 이상 펜드는 그녀만의 것이었다. 왜 엄마는 펜드 오빠를 유혹해서 관계를 가져왔던 걸까? 그렇게 남자가 그리웠던 걸까? 그럼 부하들 중 하나를 정부로 삼던가 할 것이지 왜 하필이면 펜드를.. 생각해 보면펜드가 그렇게 변한것은 시렌느의 엄마 세피아의 탓인것 같았다. 그녀가 죽은건 잘 된 것이다.
"흑 흐윽. 더 만져 줘. 엄마는 이제 없는걸. 오빠는 이제 나만의 것이야. 흑 그러니까.."
밀려오는 쾌락을 이기지 못해서였을까, 시렌느의 눈가에 어느덧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예 거추장 스러운 드레스 자락을 모두 벗어 재끼고 탐스러운 알몸 여기저기를 스스로 위로해갔다.
"아핫 응.. 아앗. 좋아. 더 해줘 오빠. 날 망가뜨려줘! 오빠.. 오빠!!"
그녀의 손가락이 균열 깊숙한 곳을 더듬는 순간 벼락같은 절정의 폭풍이 밀려들어왔다. 그녀는 발 끝까지 경직된 모습으로 한동안 몸을 구부리고 있다가 곧 힘없이 무너져내렸다.
"하아 흑 흐윽.."
언제나 짧은 쾌락뒤에 오는 것은 허무함이였다. 그녀는 배게에 얼굴을 묻고 지독한 자기혐오에 눈물을 흘렸다.
[난 최악이야. 더럽고 경박한 계집이라구. 내가 어떻게 황제가 된다는 거지?]
요즘 그녀의 상태는 대단히 위험했다.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과 황제가 되기 위해 펜드와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감 강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 이 모든게 겹쳐 그녀를 한계까지 내몰고 있었다. 지금껏 그녀가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쉐밀이 말하는 새로운 세상을 보고싶다는 소망 때문이었다. 모두가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약자가 부당하게 눈물흘릴 필요 없는 정의로운 제국..
이미 쉐밀의 이상론적 사상은 아직 세상때가 덜 뭍은 순진한 시렌느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었다. 요즘 연달아 일어난 불행한 사건들은 그녀로 하여금 무언가에 의지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겠금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따라서 쉐밀에 대한 믿음도 극에 달해 아마 그가 콩으로 메주를 만든다고 해도 믿을 것이었다. 모든지 광신적이 되면 안좋은 법이지만.
"그래 숙부님 말대로 펜드 오빠는 이미 설득될 단계가 아니야. 일단 힘으로 제압한 후에 천천히 숙부님의 이상을 이해시켜야 해. 그 후에야 오빠에게 황제자리를 주던 말던 하지.."
하지만 끝내 펜드가 쉐밀의 개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래도 상관 없었다. 자신이 황제가 된 후 그를 남편으로 맡는 방법도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펜드도 어쩔 수 없이 시렌느의 뜻을 따를 수 밖에 없겠지.. 이미 그녀에게 펜드와 자신이 친남매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의 머리속에 자리잡은 두가지 신앙 펜드와 쉐밀은 이런식으로 비틀어진 방식으로 자라나고 있었다.
쉐밀은 자신의 조카가 이렇게 망가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니 설령 알고 있더라도 별로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 중요한건 새로운 제국을 만들기 위한 상징이지 한 인간으로서의 시렌느가 아니었다. 그녀가 어떻게 망가져 가든 단지 새 제국의 얼굴마담으로의 기능에만 충실해 준다면 아무래도 좋다. 인간적인 감정을 모두 배제한 채 제국의 개혁에만 모든것을 쏟아붙는 냉정한 사내. 그것이 쉐밀의 또다른 얼굴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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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참 훌륭한 일이군."
라키의 보고를 들은 쉐밀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만약 시렌느 황녀저하가 상급정령을 부릴 수 있게 된다면 우리측에 대단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니 그렇지는 않다. 그녀는 뭐니뭐니해도 황제가 될 여자인 것이다. 섣불리 전장에 나선다거나 하면 안돼지. 다만 자기몸을 스스로는 지킬 정도가 된다는 것이니, 거기에 의의가 있다."
"그렇군요."
쉐밀의 말이 맞다. 시렌느가 상급 정령사가 된다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쉐밀의 진영에 큰 전력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웬지 아쉬웠다. 지금 쉐밀의 적이라 할 수 있는 펜드는 죽은 칼미츠의 세력의 7할을 흡수해서 더욱 위세가 당당해저 전력상 밀리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상급정령사의 가세는 이런 처지에 큰 도움이 될 텐데..
"웬지 아쉬운 듯한 기색이구나."
"네. 상급정령사는 제국 내에도 하나나 둘 정도밖에 없는 희귀한 존재가 아닌가요. 그런 전력이 탄생한다 하더라도 그냥 놀려두어야 한다는 것이 좀.."
라키의 말에 쉐밀은 그의 눈을 가만히 응시했다. 마치 자신의 생각 깊숙한 곳을 읽는 듯한 그의 시선에 라키는 문득 오한이 돋았다.
"너는.. 우리가 펜드에게 질 것이라 생각하느냐?"
"...."
라키는 말 문이 막혔다. 사실 그런 생각을 어느정도 갖고 있었던 것이다.
"흐음 싸우기도 전부터 벌써 지고 있었군. 우리 스승님이 그렇게 가르치더냐?"
"하지만 전력상 열세인건 사실입니다. 근위기사단이 우리 편이라고는 하지만 그 중 추려내도 마스터급 검사는 저를 제외하면 전하 뿐이고, 특히 마법사가 부족합니다. 펜드는 다르죠. 그는 자기 이익만 챙기는 속물 귀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들의 휘하에 마스터급 검사도 몇명 있습니다. 마법사도 마찬가지구요."
"그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스승님께 도움을 청할 생각이다."
쉐밀의 대답에 라키는 깜짝 놀랐다.
"스승님요? 농담도 지나치시군요. 이미 속세를 등지신 분인데.."
"나에게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사상을 키우게 한 장본인은 바로 스승님이다. 그 분이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바꿔 놓으셨지."
"아.."
"책임을 지셔야 한다. 나로 하여금 스승님의 그 미친 생각을 감히 실현하게 만들었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지. 아마 허락하실 것이다."
"...."
라키는 쉐밀의 생각에 부정적이었다. 그들의 검술스승은 전 대륙에 단 하나뿐인 그랜드 마스터였지만 그 실력에 걸맞게 성격도 무척 괴팍했다. 그가 은거에 들어간지 벌써 30년째인데, 쉽게 모습을 들어내려 할까?
"어쨌든, 스승님이 저희 진영에 가세하면 엄청난 전력이 되겠군요. 뭐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꼭좀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꼭 오실 것이다."
라키는 반신반의 하면서도 쉐밀의 말에 대충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쉐밀의 말은 지금껏 틀린적이 없다.
"그렇게 되면 뭐 펜드 진영과의 전력차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겠군요. 아니 오히려 우리가 압도합니다. 스승님은 마스터 급 검사 다섯명과도 한꺼번에 싸워도 전혀 밀리지 않으실 분이니까요. 혹 그분으로 하여금 펜드를 암살하게 한다면 전쟁을 할 필요도 없이 승리를 거둘수도 있습니다."
"그분은 그런 지저분한 일은 하지 않으려 하실게다. 어쨌든.. 그렇게 알아 두거라."
쉐밀의 말에 라키는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스승이 자신들의 진영에 가세하면, 반드시 이긴다. 그분은 그런 분이다.
만약 쉐밀의 호언장담대로 그의 스승이 펜드의 적이 된다면 이는 그가 황제가 되는데 엄청난 장애물이 될 것이었다. 과연 펜드는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낼까?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 막가는 글이다 보니 오타도 맞춤법 틀린것도 내용상의 오류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제 국어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그걸 일일이 찾아내 고치는건 글 쓰는 시간이 두배는 늘어나니 저로선 무척 힘든 일이죠. 장문이다 보니 맞춤법 검사기 돌리는 것도 영 번거롭구요. 제가 쓰는건 어디까지나 흥미본위의 야설입니다. 어차피 네이버3 내에서만 돌다가 묻혀질 글인데 엄격한 잣대를 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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