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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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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이 글은 양판소(……야)이므로 개념이 없고 명랑소설이므로 어이없는 일도 일어날 수 있는 막장입니다^^;;; 양판소의 깽판이 싫으신 분은 조용히 백스페이스로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중에 언급되는 인물, 사건, 지명 등은 실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묘한 것이 보여도 신경쓰지 마세요. 깊게 생각하면 지는 겁니다. 이 글은 양판소이니까요.
*이 글에 대한 저작권은 저에게 있을지도 모르나 행사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양판소니까요.
*이 글은 명랑소설을 지향하고 있으나……양판소이므로 깽판입니다.



  100-1.
  보통 판타지의 세계관에는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 많다. 영주제가 확립되어 있으며 기사가 날뛰는 그런 세계 말이다. 이런 곳에서 주인공들은 보통 자신의 무위를 증명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얻고 키우고 지배한다. 서구의 소설이 발전해온 과정을 보면 기사도문학이라고 하여 로망이라는 장르가 한 때 유행하였고 그것이 발전하여 소설, 즉 노블Novel이 되었다. 그리고 고전주의, 낭만주의, 자연주의라거나 모더니즘이라거나 실존주의라거나 포스트모던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리얼리티와 환상성까지 문학은 수많은 진로를 탐색했다. 그러다보니 순수문학이라고 칭할법한 권위있는 문단의 글들은 가벼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일반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하게 되었다. 덕분에 포스트모던에서는 패러디라거나 환상성의 가미까지 수많은 진로를 모색하기는 했지만……사람들은 소설을 보면서 그 주제와 의미에 열중할 뿐 진정한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게 된지 오래이다. 이 때문에 최근의 순수문학 쪽은 크게 힘을 쓰지 못한다.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문학은 죽은 문학이다. 그리고 죽은 문학은 흥행에 실패하는 것이 당연하다. 참고서만 잘 팔리는 사회전반적인 분위기도 문제이긴 하지만.
  물론 여기에 대한 반론도 있을 것이다. 유하라거나 하는 시인이 시집을 100만부 팔았네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유행의 일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내가 보기에는 그 100만부를 산 사람들이 그 글을 제대로 읽었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그 책 산 사람들이 보면 몰매맞을 이야기네.”


  어쨌든 이런 과정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직 문학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물론 칭하려면 칭하지 못할 것도 없겠지만 연구자나 권위자들은 판타지를 문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판타지는 이런 순수문학에 지친 사람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어필하면서 성공한 축에 속한다. 하지만 판타지나 무협을 통틀어 장르문학이라고 칭하는 사람들도 대충은 인정할 것이다. 장르문학은 아직 로망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있다고.


  “뭐, 한 때 그런 이야기를 즐겨봤던 나도 인정할 수밖에 없지. 우호적이긴 하지만.”


  기연, 개연성 없음, 우연, 주인공보정 등등. 이런 것들이 로망에 해당하는 글들의 특징이라면 확실히 판타지를 포함한 장르문학은 로망에 발을 담그고 있다. 하지만 순수문학을 즐겁게 읽을 수 없음에 지친 사람들은 이런 로망, 말하자면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 같은 단순한 이야기에 열광하는 감이 있다. 말하자면 조조의 100만 대군 사이를 말 한 마리와 창 한 자루로 돌파하면서 후주를 구해낸 조운 자룡처럼 단 한 사람이 전쟁터를 달리면서 활약한다는 식의 일기당천의 주인공에게 아이돌에게 환호하는 소녀들처럼 열광한다는 이야기다. 일단은 읽어보면 확실히 즐겁기는 하다.


  “오라버니. 손이 멈추었어요.”
  “아, 아아, 알았어.”


  갑자기 왜 이런 알맹이도 없는 문학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하라는 빠바박씬(……)도 묘사하지도 않고, 양판소다운 전개를 진행하다말고 왠 개뼉다구 같은 이야기냐고 궁금해 할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나의 명예를 위해 한마디 하겠다. 지금의 상황은 내가 바란 것이 아니다. 버림받은 강아지마냥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나탈리에게 밀려서 들어와버린 것이다. 물론 영양섭취가 꾸준해지자 불쑥불쑥 자라버린 나탈리의 체형이 로리에 가깝다는 말은 아니다. 그리고 내가 의남매를 맺은 아이에게 욕정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나이는 십대 초반. 난 로리콘이 아냐! 로리콘은 병이라고! 자고로 로리란!(이하 삭제)


  “아버님에게 인정도 받았으니 오늘밤은 저랑 함께 하시는 거예요.”
  “아니, 그건 좀…….”
  “싫어요?”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여기는 프리그 왕국의 왕궁 안의 목욕탕. 나는 미시어스 제국의 황태자인 진 맥세인 아슈레이. 현재는 여성의 모습. 현재 목욕을 하다가 불시에 들이닥친 나탈리의 몸에 거품을 내어 문질러주고 있는 중. 처음에는 의남매로서 함께 목욕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들어와서는 이제는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어필하면서 내 이성을 부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나탈리의 몸을 보지 않으려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중.


  “의남매를 맺었으면서 그러는 건 좀 그렇다랄까.”
  “흐음. 오라버니 몸도 무지 부드럽네요.”


  그녀의 알몸 어택에 어떻게든 이성을 유지하려고 하면서 대답하는 내 모습이 어떻게 보였는지는 몰라도 나탈리는 화제를 전환해 버렸다. 그런데 화제를 전환하는 것은 좋은데 이 화제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갑자기 만지기 시작하다니 반칙입니다!


  “원래 여자가 친해지려면 말이죠. 함께 목욕을 하는 것도 좋아요.”
  “난 남자인데.”
  “일단 지금은 여자의 몸을 하고 계시니까 말이죠.”


  그녀의 눈이 번쩍였다. 누, 눈이 무서워!


  “그럼 알몸의 대화를 시작해볼까요.”
  “원망할테다! 이 자식들!”


  나는 외마디 절규를 질렀다. 그 뒤에 있었던 일은 굳이 서술하지는 않겠다. 아니, 일부러 서술하지 않는게 아니라 별 다른 일은 없었으니까! 다만 나탈리의 몸을 구석구석까지 씻겨주어야 했다는 것이라거나 내 손이 스칠 때마다 나탈리의 몸이 민감하게 반응해서 내 등골이 오싹했다거나 나탈리의 손이 내 몸을 스칠 때마다 무서웠다거나 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잖아!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응? 그렇지?


  “더럽혀졌어. 으흑흑.”
  “밤이 기대되어요. 오라버니. 우훗♡”


  여자는 모두 악마야!
  그건 그렇고 나탈리. 꽤나 성장이 빠르구나. 제법 묵직했어.



  [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48話 다시 프리그 왕국



  101.
  “오라버니는 제가 아무 남자에게나 안기기를 바라세요?”
  “오라버니 같은 남자의 아이라면 분명히 우리 프리그 왕국은 번성할 수 있을 거예요.”
  “이미 제 몸 구석구석을 다 보신 분이 저를 버리려고 하시다니. 흑흑.”


  울먹이는 목소리, 잔뜩 화가 난 얼굴. 갈망하는 눈동자. 달라붙어서 뭉클한 감촉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이 자태.


  “아악! 항복! 항보오옥!”


  저녁시간, 여러 가지 일로 푹 쉬고 싶은 나에게 다가와 이런저런 잔소리로 내 복장을 들볶던 나탈리의 승리가 확정되었다. 그런 그녀의 뒤에서 보이는 아버지와 체리, 수지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마음속의 분루를 꿀꺽 삼킨다.


  “오라버니, 이젠 낭군님이라고 불러도 되지요?”


  이 사람들이 순수한 소녀를 요부로 만들었어!
  나는 방안인데도 내리는 비를 얼굴 가득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탈리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어렸다. 그리고…….


  “아직 저녁입니다만.”
  “밤은 짧아요.”
  “일생일대의 이벤트를 이런 식으로…….”
  “남들에게 말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니잖아요?”
  “그 남들에게 말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니까 이만하는 것이…….”
  “제 마음에 떳떳하면 되는 일이잖아요.”
  “이건 사랑이 아닐지도…….”
  “전 사랑하고 있어요. 오라버니.”


  방으로 가자고 손목을 잡아끄는 나탈리에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회피하려고 했으나 동방시리즈의 보스마냥 탄막을 뿌리는 나탈리의 말을 이기지 못하고 격추되고야 말았다. 뉴타입스킬 ‘보였다!’라거나 ‘거기냐!’를 시전하지도 못한 채 격추된 나는 그대로 질질 끌려갔다. 그리고 그런 우리를 방긋방긋 웃는 얼굴로 따라오는 체리와 수지의 모습을 보고……나는 그만 울고야 말았다. 그런 나를 웃는 얼굴로 배웅하는 아버지에게는 저주를 퍼붓자.


  “파이널 퓨전을 승인한다.”
  “야 임마.”


  도무지 도움이 되지 않는 아버지다. 마를렌 누나는 어쩌란 말이냐.


  “저 편의 ‘너’가 분발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지. 하지만 생각해보면 네 놈이 3년 넘게 질내사정만 했는데도 아직 아이를 못가지고 있다는 건 마를렌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겠지.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지금은 네가 씨없는 수박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야 할게다.”
  “19명의 딸아이가 있습니다만.”
  “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국익을 위해서다. 노력해라, 아들아.”
  “야 임마.”


  어쩔 수 없이 끌려가면서 거수경례까지 하며 나를 배웅하는 아버지에게 저주를 담아 마지막 절규를 질렀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하아…….”


  그리하여 어어하면서 끌려온 곳, 나탈리의 방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러나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에 함께 들어선 체리와 수지는 방글방글 웃으면서 내 손을 잡고 침대에 던져버렸다. 이 녀석들이! 배신이냐!


  “배신은 아니에요. 주인님.”
  “그저 사랑이 지나쳤다고 생각해주세요.”


  마왕! 폭군!
  녀석들이 내 품안으로 다이빙해서 들어오는 것을 느끼면서 다시 한 번 좌절한다. 생각해보면 녀석들의 정체가 원래부터 마왕에 폭군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아니 그건 중요치 않아! 옷 벗기지마! 나탈리를 도발하는 것처럼 입술을 혀로 핥지마! 나탈리도 도발에 걸리지마! 만지지마! 얼굴 가까이 들이밀지마! 옷 속으로 손 들이밀지마!


  “거부감을 먼저 없애기 위해 백합플레이부터 시작하도록 할까요. 우후후후후.”
  “지난 몇 개월간 저희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감상하셔도 좋아요. 우후후후후.”


  하늘에 계신 어머니(전생 - 한국의 어머니). 일도르프에 계신 어머니(아라니엔). 이 못난 아들을 용서하세요. 자신이 만든 녀석들에게 무리하게 범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상의는 거의 탈의된 상태이고 두 녀석이 무리하게 달라붙어서 혀를 할짝할짝 가슴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녀석들을 없애버릴 수도 없고 떼어내기에는 너무 적절하게 들러붙어 상처없이는 힘들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여성의 몸으로 있으니 힘이 부족하니 여러 가지로 처치곤란합니다.


  “적어도 하반신은 남성으로 있으면 저희들에게 범해지지는 않을 거예요♡”


  범할 생각으로 가득한 겁니까. 당신의 회색빛 뇌는.


  “하지만 상반신은 이렇게 있어도 상관없네요. 우후후후후.”


  마왕보다 더 마왕같은……아니 마왕다운 모습으로 우후후 웃고 있는 체리 녀석의 표정을 보고 한숨을 쉰다. 어차피 손은 녀석들의 가랑이 사이에 끼여있어 소환할 수도 없는 상황. 하긴 우물쭈물하다가 이런 상황까지 와버렸으니 이제와서 빼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나탈리의 마음이 이미 확고한 바에야 어쩔 수는 없지. 생각하면서 남자의 몸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나탈리가 손을 들어 제지하기 전까지는.


  “제가 바라는 건 독점할 수 있는 남자예요. 진 맥세인 아슈레이가 아닌 세진 알카로이드라는 사람을 독점하고 싶으니까요. 그러니까 그대로 계셔도 상관없어요.”


  이 애가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얼굴을 붉힌 나탈리의 말에 나는 잠시 망연. 그런 내 시선이 부끄러웠던 것인지 나탈리는 풀기 좋게 만든 옷을 걸치고는 침상에 걸터앉았다. 혹시나 세진 알카로이드가 누구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설명하는 것이지만 내 가명이다. 황궁 밖으로 몰래 미행을 나왔을 때에 붙이는 이름 말이다.


  “최소한 이 모습으로 안아준 여자는 없을 거잖아요? 아이를 낳는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 여자라고 해도 독점욕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애초에 이런 모습이라고 해도 정보에는 아무런 문제도, 변화도 없다고 들었으니까요.”


  그런 이야기를 하는 나탈리의 생각을 미뤄 짐작해본다면 이런 거다. 진 맥세인 아슈레이라는 남자는 100명을 넘어가는 부인을 가진 미시어스 제국의 황태자다. 개인적으로나 한 나라의 국왕으로서도 함부로 안기기에는 껄끄러운 존재다. 물론 안기고 싶은 마음이야 가득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사람에게 부정을 저지르라는 강압이 될 것이고 한나라의 국왕으로서는 해당국가, 여기에서는 프리그 왕국의 위신을 깎아내릴지도 모르는 행동이다. 그래서 참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프리그 왕국에 나타난 나는 닮기는 했지만 완전히 여자. 마음은 남자이지만 몸은 여자다. 그래서 다시 불타올랐다라는 것이다.
  물론 포기하고 있던 기간 동안 남자와의 접촉은 금하고 체리라거나 수지 같은 녀석들과 엮여서 백합플레이를 하고 있었던 것은 마음에 품은 남자 이외에는 돌아보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해두자. 안 그러면 왠지 무섭다(……)


  “생각이 기신 것을 보니 고민되시나봐요?”
  “네 마음속의 어둑한 욕망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해보고 있었어.”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게 어둑한 욕망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데요?”


  그런 생각을 하다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체리와 수지는 드리운 발 너머로 나가버린 상황이었고 나탈리는 내 옆에 앉아서 방긋 웃고 있었다. 아직 어린 그 얼굴에 맞지 않는 몸매가 드러난 옷이다. 첫날밤이라고 하지만 지나치게 성장기에 있는 아이는 역시 다르구나. 나 역시도 아직 자라고 있는 중이면서도 그런 생각을 한다.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이 될지도 몰라. 애초에 사랑인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나는 지뢰라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밟아본다. 상처를 주었을 때 어떤 반응을 할 것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내 말에도 소녀는 웃었다. 그런 것쯤은 잘 알고 있다는 것처럼. 그리고 한 사람의 어른이 되어버린 얼굴로 이야기한다.


  “그래도 상관없어요. 가끔씩만 이런 모습으로 찾아와 주시면 되요. 물론 아이가 생긴다면 더 좋겠지요.”


  이런 표정으로 이야기하면 거부할 수 없잖아. 마음속으로 투덜거리면서 그녀의 어깨를 잡아 끌었다. 원한다면 원하는 대로 해주도록 하자. 나중에 마음이 변하더라도 지금의 모습은 사랑받을 수 있는 한 여자로서의 모습이다.


  “정말로 원하는 건가? 희대의 스캔들이 될지도 모른다고?”
  “상관없어요. 제가 누군가의 왕비가 된다면 모를까. 제가 누구와 인연을 맺었든 대만 이을 수 있다면 좋은 거니까요. 게다가 오라버니가 뒤에 있으니 아무도 뭐라고 하지는 못해요. 이만하면 훌륭한 폭군인가요? 우후훗.”


  그러니까 훗날 이 일이 그녀의 마음속에 상처로 남더라도 나는 지금에 충실하도록 하자. 그리고 훗날에 이 일이 그녀의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주도록 하자.


  “그런가, 알겠다. 일 년에 한 번 찾아올 거야. 그마저도 아이가 없다면 찾아오지 않을 거니까. 열심히 나를 쥐어짜봐. 그리고 반하게 해줘.”


  알몸에 단지 감았을 뿐인 옷자락을 풀며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런 내 이야기에 그녀는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절대로 재우지 않을테니까요. 절대로 반하게 해드릴게요.”
  “먼저 자게 될 거야. 기대해도 좋아.”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어깨를 드러낸다. 어른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려고 하는 소녀의 얼굴에 부끄러움 때문인지 살짝 홍조가 떠오른다. 하지만 아직 보송보송하게 솜털이 남은 어깨를 보니 그저 웃음이 나왔다. 이게 뭐하는 짓이람. 생각하면서 손을 들어 그녀를 내 품으로 끌어당긴다. 얼굴이 가까워졌다. 빼어난 미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미인이라고 할 정도의 얼굴로 자랄 얼굴이었다. 바싹 마른 입술을 가만히 덮는다. 소녀에게는 소녀의 꿈과 같은 현실을 보여주도록 하자.


  “혀를 날름거리지는 않으시네요.”


  그러나 입술이 떨어지자 소녀는 쿡쿡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소녀다운 환상이란 건 없는 거냐! 절망했다! 순수함이 사라진 이 세태에 절망했다!


  “체리나 수지에게 여러 가지를 배웠어요. 남자와는 처음이지만 오라버니가 걱정하는 그런 소녀다운 환상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오라버니를 곤란하게 해드릴 수는 없으니까요.”


  이걸 어쩌나. 이 녀석은 이미 알 것은 다 알고 있는 상태. 그 외모에 혹해서 잠시 잊고 있었지만 성감도 개발되어 있는 상태일 것이다. 무엇보다 타칭 전직 마왕. 자칭 현직 마왕인 체리가 어설프게 가르치지는 않았을 거니까.


  “그러니까 마음대로 농락하셔도 좋아요.”
  “하, 하하하.”


  소녀같은 분위기는 사라지고 요염한 자태를 뽐내며 이야기하는 소녀에게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평소라면 느물거리면서 ‘나는 페미니스트, 여성에게 친절한 신사다.’라고 이야기할 법도 했지만 지금이라면 그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곳에 빈틈이 있게 마련. 나는 처음의 착각을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한다.


  “남자랑은 처음이잖아? 최소한 남자들이 자신이 좋을대로 밀어붙이는 그런 일보다는 자신을 배려하면서 최선을 다해주는 걸 바랄 거라고 보고 있는데 말야.”


  그녀를 안은 자세 그대로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소녀의 눈은 살짝 흔들렸다. 그리고는――부끄러운 듯 살짝 눈을 내리깔았다. 성공. 엔딩은 보였다.


  “오라버니는 마지막이 보였다지만 저에게는 왠지 모르게 세상을 거부하면서 현실이 아닌 가상의 게임에 빠져있는 푸석푸석한 머리에 안경을 쓴 남자아이가 보였어요.”
  “아니. 이건 말이지.”


  꽤나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한 만화랄까. 어딘지 모르게 뚱한 얼굴로 이야기하는 소녀에게 버벅대면서 설명하려고 한다. 그런 내 모습이 어떻게 보였던 것인지 소녀는 웃었다. 꽤나 즐겁게 웃었다. 그런 소녀의 미소가 마음에 들어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어주었다.


  “이렇게 어린애취급. 오래간만에 당해보네요. 신하들이 이랬다면 당장에 모독죄로 끌려나갔을지도 몰라요.”
  “난 너의 오라버니이니까 말야. 지금부터는 ‘당신’이 되겠지만.”


  어디까지나 소녀들이 바라는 것 같은 그런 가벼운 대화와 무거운 약속으로 그녀의 몸을 꽉 껴안았다. 그런 내 행동이 싫지는 않은 듯 소녀는 눈을 감고 나에게 기대왔다. 목욕탕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정말이지 빨리 자랐구나. 나탈리. 가슴도 엉덩이도 묵직해진 것이 한 사람의 여자가 된 것을 빠듯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무거워지긴 했지만 이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


  “그런데 말야. 아직 어린데 무사히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문득 처음 이 소녀를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프리그 왕국의 왕도 루테시아로 날아와서는 숙소를 잡은 곳에서 이런저런 농담을 하던 활기찬 소녀를 만난 것이 처음이었지. 그리고 여자아이인 주제에 남자인 척하면서 일하고 있는 것이 귀여워서 잠깐 놀려주었고.


  “그 때는 정말 싫었다구요. 아가씨의 엉덩이를 희롱하다니.”
  “뭐, 그 때에는 그저 재미있었으니까. 왕녀였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용병들로 위장한 기사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서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어린애로만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서는 실패다. 여기에서는 이렇게 말해야 한다.


  “하지만 귀여웠어. 그래서 놀리고 싶어졌달까. 지금은 아름다워져서 함부로 대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때도 좋았지만 지금도 괜찮은 것 같아.”


  소녀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입술을 겹친다. 이번에는 어른의 키스다. 이런 갑작스런 진행에 놀랐던 소녀는 곧 눈을 감았다. 마음 편하게, 그녀를 꽉 끌어안고 입술을 탐한다. 그러면서 어깨까지만 내리고 있던 가운을 닮은 옷을 살짝 풀어둔다. 한 손은 소녀의 작은 손을 잡고 남은 손으로는 소녀의 등을 쓰다듬어주는 포지션. 이 시간이 소녀에게 어떤 무게로 남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는 소녀의 마음이 되어있었으면 한다. 그녀에게 남은 소녀로서의 시간은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오라버니…….”
  “역시 다르지? 남자와 키스하는 것은.”


  빙긋 웃으면서 등을 쓰다듬고 있던 손을 들어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리고 얼굴을 쓰다듬고……다시 입을 맞춘다. 이번에는 그녀도 적극적으로 응해왔다. 체리 녀석이 너무 과도하게 신경써서 가르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적극적이고……또 뜨거웠다.


  “오라버니.”
  “쉿.”


  웃으면서 그녀의 입술에서 떨어져서는 목을, 쇄골을, 가슴골 사이에 입을 맞춘다. 그녀의 몸을 일일이 맛보려는 심산이다. 내 입술이 향하는 곳마다 그녀의 몸에 감긴 천은 서서히 풀려나간다. 아직 자그마한 유실을 맛보았을 때에는 그녀는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유실을 맛본 후에는 겨드랑이로, 그리고 허리를 따라 내려오면서 배꼽을 혀로 애무한다.
  소녀의 몸은 잠시 떨렸다. 그리고 그 아래로 서서히 내려가자 아직 음모가 적은 불두덩이가, 그 아래로는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기대로 떨리는 음부가 내 시야에 들어온다. 혀로, 입술로 그녀의 몸에 내 흔적을 남긴다. 한자로는 음순, 입술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부위를 샅샅이 내 혀로 닦아낸다. 내 손에 벌려진 그녀의 음부는 촉촉이 젖어들기 시작했다. 소녀의 코에서는 비음이, 입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혀를 세워 그녀의 음부의 속, 질로 밀어넣는다. 소녀의 입에서는 더 이상 소녀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역시……달라요. 체리나 수지랑은 달라요.”
  “그렇겠지?”


  얼마나 그렇게 그녀를 괴롭혔을까. 여운이 남은 얼굴로 중얼거리는 그녀의 앞에서 옷을 탈의한다. 해봐야 바지와 속옷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그녀에게는 새로웠을 것이다.


  “남자……가 아니네요?”
  “세진 알카로이드로서 너를 안는 것이니까. 남자로서만 안는 건 좀 무엇하지?”


  슬랜더한 몸매를 드러내면서 품에 그녀를 안는다. 일생일대의 결의다. 진 맥세인 아슈레이가 아닌 세진 알카로이드로서 너를 사랑하겠다는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다리를 벌리고 앉아 그녀와 음부를 겹치고는 비비기 시작했다. 꿈에서처럼, 음부를 벌려 서로의 아랫입술을 겹친다. 그리고 안타깝게 몸을 비볐다. 그러는 동안 소녀는 열이 오른 얼굴로 내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따듯해요.”
  “애무해도 좋아.”


  민감한 몸이지만 소프트한 백합이라면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그런 자신감이 들었다. 젖은 그녀의 음부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애액으로 내 음부도 젖어들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면서 내 가슴을 애무하는 그녀의 정성과 사랑을 느낀다. 타액으로 금방 흥건해진 내 가슴을 보면서 웃는다. 서서히 몸이 달아오르고……우리는 흐트러진 숨결로 서로를 안타깝게 바란다. 그리고 먼저 달한 것은 소녀였다.


  “언니……지금은 언니라고 부를게요. 거기, 봐도 될까요?”


  쾌락의 물결이 한 번 지나간 후 소녀는 나에게 그런 것을 청해왔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곧 소녀의 숨결이 허전한 아랫도리에서 느껴졌다.


  “역시……예쁘네요.”
  “남자에게는 해서는 안될 말이야.”
  “지금은 언니이니까요.”


  할짝, 혀로 내 음부를 핥으면서 소녀는 웃는다. 몇 번이고 반복했을 백합 플레이에 익숙한 소녀의 손가락과 혀는 금새 자리를 잡았다. 나도 느끼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속살을 살짝 헤집고 밀려드는 순간 아픔을 기대했지만 그것은 없었다. 다만 느껴지는 것은 부드럽게 속살을 헤집는 소녀의 손가락뿐이었다.
  저절로 허리가 움직였다. 꽉 달라붙은 소녀의 혀는 그런 내 속살을 끈질기게 애무한다. 불꽃이 터지고 등골이 오싹할 것 같은 쾌감이 몸을 덮친다. 이것이 여자의 쾌감. 하지만 이겨내지 못할 것은 아니다. 여운이 긴 쾌감의 물결에 몸을 떨면서 슬쩍 웃었다. 소녀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었다. 약간 끈적이는 것이 혀에 느껴진다. 타액은 아니다. 아마도 나의 음부에서 나온――애액일 것이다. 그녀의 입에서 전해지는 그 느낌에 약간은 곤란했으나, 나는 그녀의 애정을 받아주기로 했다.


  102
  “이번에는……아이를 만들어 보자구.”


  잠시 껴안고 누워 여운을 즐기다가 몸을 일으킨다. 이제는 남녀로서 관계를 가질 차례이다. 소녀는 변한 하체를 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이렇게 클 줄은 몰랐는데……다 들어가나요?”
  “아니, 힘들어.”
  “줄일 수는 없나요?”
  “무리야. 더 커져야 하거든.”
  “흐에에엑!”


  경악하면서도 호기심 때문인지 흘끔흘끔 하체를 바라보는 소녀, 나탈리. 이래뵈도 한 국가의 수장이다. 대체 내가 이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 쓰게 웃으면서도 남자의 본능에 따라 내 성기를 손에 쥐어보라고 말했다. 내 말에 주저하면서도 내 음경에 손을 대어보는 소녀의 모습은……귀여웠다. 하아, 이래서는 성욕이 일지 않겠는걸.


  “부드럽네요.”
  “거기에 피가 몰리면서 커지는 거야. 지금 그렇게.”
  “우, 우와아아.”


  꿀꺽. 소녀의 입에서 군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긴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지만 꾹 눌러참는다. 호기심과 두려움이 반반씩 섞인 얼굴로 음경을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보거나 살짝 만지는 그 모습에 색기보다는 귀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내 물건 놈은 남자의 본능에 따라 천천히 용트림을 하는 중. 결국은 하늘을 향해 바짝 고개를 세운다. 소녀의 안색은 파랗게 질려있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크네요.”
  “보통 사람들보다는 확실히 클 거야.”


  확언은 할 수 없지만.


  “그럼 시작해볼까.”


  소녀의 음부에 손을 댄다. 젖어있었다. 아직도 젖어있는 소녀의 음부 입구에서 귀두를 문지른다. 작은 몸이었다. 많이 자랐다고 해도 작은 몸이었다. 하지만 뜨끈하게 젖어드는 이 반응은 어른이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소녀의 입에서 한숨이 연신 나왔다.


  “오늘은 임신할 수 있는 날은 아니지만……행복한 날일 거예요.”


  허벅지를 애무하는 동안 소녀는 그렇게 말했다. 웃는다.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이 일이 기억에 남는다면 나도 영광이다.


  “그럼 임신할 수 있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보도록 할까.”
  “네……그럼 며칠은 더 묵어가시는 걸로.”
  “그러자. 임신이 확인될 때까지니까 몇 달은 되겠지.”


  웃으면서, 상냥하게. 그러나 과격하게 허리를 밀었다. 아까 음부를 애무하며 본 것이지만 백합은 즐겼지만 삽입까지는 하지 않았던 듯 소녀의 몸에는 저항감이 느껴졌다. 처녀막이 있는 것은 순결을 의미하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런지. 눈썹을 모은 채 얼굴을 찌푸린 소녀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이마에 솟은 땀 때문인지 약간 짠맛이 났다.


  “사랑해주세요.”
  “그래.”


  부드럽게, 때로는 격하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소녀의 입에서는 연신 교성이 흘렀다. 그녀의 몸에 몇 번이고 씨를 뿌린다. 소녀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절정에 달할 때마다 작은 몸은 파르르 떨렸다. 몇 번이고 다시 한 번 씨를 뿌린다. 그녀의 배가 가득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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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딩이 보였다 : 신만이 아는 세계라는 만화의 주인공 카츠라기 케이마의 필살대사.
  +현재 듣고 있는 곡: 신작애니 바케모노가타리의 ED 君の知らない物語(네가 모르는 이야기)...멜트라는 곡으로 유명한 ryo씨의 프로데뷔곡이라는 말에 들었는데...빠져버렸습니다. 오타쿠라 죄송합니다.(왜?!)

  +아마도 많은 분들이 백원만을 왜 그냥 두었냐고 불만이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만...아무래도 녀석이 죽지 않아야 다음 시나리오로 넘어갈 수 있으므로 냅두었습니다(...) 그저 글솜씨 없는 저를 원망하시라는 말 이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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