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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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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이 글은 양판소(……야)이므로 개념이 없고 명랑소설이므로 어이없는 일도 일어날 수 있는 막장입니다^^;;; 양판소의 깽판이 싫으신 분은 조용히 백스페이스로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중에 언급되는 인물, 사건, 지명 등은 실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묘한 것이 보여도 신경쓰지 마세요. 깊게 생각하면 지는 겁니다. 이 글은 양판소이니까요.
*이 글에 대한 저작권은 저에게 있을지도 모르나 행사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양판소니까요.
*이 글은 명랑소설을 지향하고 있으나……양판소이므로 깽판입니다.



  [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40話 기연을 찾아서 : 위기



  85.
  판타지 세계에서 기연이라 함은 보통 메카닉으로 보이는 마법으로 움직이는 골렘이라거나 마법술식이 적혀있는 마법서라거나 드래곤의 심장, 그러니까 드래곤하트나 마법검이라거나 하는 매직아이템들을 말한다. 그리고 그 기연의 장소로 손꼽히는 곳은 던전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던전은 대개가 동굴이며 그 던전을 지키고 있는 가디언들이 있게 마련이다. 어쩌면 법칙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런 소재는 널리 쓰이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발견한 던전은 나무 위의 결계라는 파격에 가까운 모습을 한 던전이었지만 그 파격은 가디언이 없다는 파격을 낳지는 못했다.


  “그런데 왜 던전에 이런 촉수괴물이 있는 건데!”


  다만 그 가디언이 촉수괴물이라는 파격을 낳은 것이 문제였다고 할까. 처음에 ‘부킹은 여자만’이라고 말하면서 나를 튕겨낼 때부터 알아챘어야 하는 것이지만 이곳은 만마전에 맞먹을 정도로 막장인 곳이었다.


  ――키이이익!


  보통 사람이라면 반응할 수 없을 시간만에 촉수를 내뻗는 괴물. 어쩐지 내는 소리가 그리운 90년대 후반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저그에 가깝다는 것을 제외하면 실제로 보는 촉수는 흉측하기 그지없었다. 그 끄트머리에 달린 이빨달린 귀두라거나 울퉁불퉁한 위용을 자랑하는 줄기까지. 전생에 대학에서 ‘성性’에 대한 수업을 들었을 때 파워포인트로 교수가 보여주었던 그림처럼 촉수괴물은 공격을 해왔다. 그 그림, 아니 사진은 남자의 성기를 원형으로 펼쳐 붙인 것이었는데 여학생들은 기겁을 했었다. 교수는 실실 웃고 있었고.
  지금 생각해봐도 그 교수 변태였지. 아마도.


  “칫.”


  그런 생각일랑 나중에 하도록 하자. 이쪽을 향해 이를 드러내고 날아오는 귀두들, 아니 촉수들이 우리를 해치기 전에 해치우는 것이 중요하다. 검을 휘둘러 검막을 만들었다. 이 정도면 화살도 모두 튕겨낼 수 있…….


  카앙!
  ――키이익!


  “방어를 뚫어?”
  “쉬, 쉽지 않겠는데?”


  이 촉수괴물은 여자가 되어 당장 쓸 수 있는 힘을 제한당한 아버지와 내가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녀석이었다. 여기에서 추산해본다면 이 결계를 만든 녀석은 나나 아버지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막강한 힘을 가진 인간이었다는 것. 하지만 그 녀석이 기록에 남은 적도 없고 신들도 그 존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고 아버지와 같은 존재는 처음이라고 골치를 썩이는 것으로 보아 이 결계를 만드는 녀석은 알아서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그 녀석이 어떻게 죽은 걸까. 아니, 죽지 않았다면?


  “혹시나 그랬으면 미친놈이야!”


  결론은 두 가지다. 그 중 하나는 만약의 경우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만 자신을 촉수괴물로 바꾸어버리는 것. 한마디로 이 안은 여자를 끌어들이는 개미지옥과 같은 곳이라는 것이다. 설마하니 그랬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 촉수괴물의 반응은 촉수괴물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약삭빠르다고 볼 수 있다. 가능성은 존재한다.


  “아니면 전투센스를 키워주려고 많은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았거나.”


  두 번째 가능성, 전투센스를 키우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았을 경우. 그 경우에는 이 촉수괴물에 희생된 사람들의 숫자는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는 이야기가 된다. 녀석이 전투센스를 획득하는 학습을 하려면 엄청난 횟수의 전투가 필요하니까.
  어쨌든 그런 생각은 그만두자. 지금 당장은 이 녀석을 퇴치하는데 전념해야 한다.


  “아버지!”
  “엄마라고 부르렴.”
  “……야 임마.”


  이런 내 추측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은 채 아버지가 앞으로 나섰다. 오래간만에 제법 유쾌하게 놀 수 있는 존재를 찾았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버지는 아가씨들의 보호를 나에게 맡겼다. 검을 뽑아들었다. 진지해진 모습으로 촉수괴물의 공격을 회피하고 일부는 잘라내고 불태우며 투지를 불태운다. 그 모습이 여자이고 그 안의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알고 있으니 나에게는 별로 멋져보이지는 않지만 아가씨들은, 특히 아가씨 트로이카들은 ‘저런 세린님의 모습도 멋지다’라고 중얼거리면서 초조하게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아버지 혼자로도 충분히 상대를 할 수 있는 것일까. 다른 동료는?


  “아무래도 불안한데…….”


  나름대로 결계를 펼쳐 그녀들에게 어떤 해도 미치지 못하게 조치를 취하고는 아버지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겨루며 수없이 칼질을 당한 촉수괴물, 그 이름모를 녀석은 내가 끼어들기 시작하자 곧바로 괴성을 지르면서 도망가려고 한다. 필시 지구에서 온 녀석일 것이다. 화염마법과 빙결마법을 연달아 써내면서 녀석의 퇴로를 차단하면서 염두를 굴린다. 대체 뭐하던 녀석일까. 아니, 그보다 녀석이 촉수괴물로 변하면서 이성을 유지했을까? 아니면 녀석은 이 촉수괴물에게 어떤 경험을 하게 한 것일까?


  “세인류 ―― 구두룡섬!”


  아버지. 제발.
  저작권에 걸릴 것 같은 기술명을 외치면서 촉수의 다발성 공격을 찢어놓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잠시 웃는다. 식은땀이 나는 상황에서도 아버지의 유쾌한 모습은 여전했다.


  “헬파이어!”


  녀석이 뒤로 물러나려는 기색을 보이자 나는 지옥같은 열화를 뿜어 녀석의 후방을 차단했다. 녀석의 기세가 눈에 띄게 약해져있었다. 트롤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재생력을 발휘하던 촉수도 그 재생속도가 현저히 떨어진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세인류 ―― 악즉참惡卽斬!”


  그리고 아버지의 마무리.
  퇴로가 차단당하고 아버지의 검격에 휩쓸려 피를 닮은 체액을 뿜어내던 녀석은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녀석의 핵이 될만한 마정석이 부서지면서 녀석의 사체는 순식간에 흩어졌다. 원래 없었던 것처럼. 어쩐지 너무 허무하게 끝난 것 같지만 이것으로 되었다. 일단 물리력으로 퇴치할 수 있는 녀석이라는 것을 안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끝?”


  일단 녀석이 촉수괴물이 되지 않고 수많은 전투를 통해 이런 녀석들을 길러내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끝은 아닐 것이다. 아버지의 물음에 간단하게 대답한다.


  “아직은 몰라.”


  내 말에 잠시 기파를 퍼트려 주변을 살피던 아버지가 한숨을 쉬면서 검을 수납했다. 일단 아버지라는 것을 모르고 본다면 반할 것 같은 모습이다. 귀여운 외모라 전사타입의 얼굴은 아니지만 매끈한 몸매를 가진 여성의 모습을 한 아버지다. 그 모습은 꽤나 그림이 된다. 진실을 아는 나는 좀 역겹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내들만 들여보냈으면 큰일 날 뻔했구만. 말리길 잘 했어.”


  일단 아버지가 한숨을 쉬기 전에 내뱉은 말에 잠시 식은땀을 흘리기는 했지만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일은 아니다. 그때 아버지가 어머니들을 말리지 않았다면 필시 나라는 존재는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인 것 같다. 이것만큼은 아버지에게 감사하도록 하자.
.
.
  어쨌거나, 더 이상 우리를 노리는 생명체의 반응은 없었다. 다시 한 번 주변을 살피고 결계를 풀어 아가씨들을 각각 보호할 때까지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래도 조심해서 손해볼 것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주변을 경계하면서 걷기 시작했다.


  ――키에에엑!
  ――쿠아아아악!


  하지만 곧 다시 사각으로부터 공격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몇 번은 당황했지만 이런 기습에도 곧 익숙해졌다. 몇 번을 싸우다가 안 것이지만 바닥이 열리고 그 안에서 촉수가 뛰어나오는 것으로 보아 따로 통하는 통로가 있는 모양이었다. 대체 이 던전을 만든 놈은 누구일까. 불쾌감이 엄습하여 뒤돌아서고 싶었지만 일단 목적했던 것을 찾기 전까지는 나가지 않겠다는 아버지의 말에 다시 탐색을 시작했다.


  ――쿠르르륵
  ――캬아아악!
  ――캬캬캬악!


  몇 번이고 기습해오는 촉수괴물들의, 아까보다는 약한 녀석들이었지만, 습격을 격퇴하면서 이 결계의 중심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들어서자 드디어 이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보물’들이 보였다. 그것은,


  86.
  잠시 침묵. 왠지 모를 허탈감에 몸을 떨면서 이 고생을 왜 했던지를 생각한다. 다리 사이는 허전하고 무게 중심은 원래의 몸과 다르며 검을 쓸 때마다 빈약한 가슴이지만 걸리적거려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했건만 이런 결과라니.
  신이 있다면 멱살을 잡고 따지고 싶은 상황이다.


  “허어.”


  아버지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한숨을 내쉬었다. 이상하게 이 결계, 혹은 던전에서는 신계가 보이지 않았지만 보이기만 했어도 신들은 공포에 떨 정도로 화가 난 모습이다.
  물론 우리가 자초한 일이었지만 화풀이 상대를 찾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허탈했으니까.


  “이건 뭥미.”
  “……문크리스탈 파워를 외쳐야 하나.”


  각설하고 우리가 발견한 것에 대해 보고하도록 하겠다.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의 시선에 닿는 곳, 이 결계의 중심에 놓여있는 것은 세일러복과 요술지팡이처럼 보이는 것들이었다. 그 외에 다른 도구들도 있지만 과감하게 넘어가도록 하자. 그 명칭은 다 모르니까.
  어쨌든 이런 광경을 목도한 내 마음은 이러했다. 이건 뭔가요. 저랑 다툴래요?하고 이 던전을 만든 사람과 아웅다웅 다투고 싶어지는 심정. 허탈하다.


  “아버지 말대로라면…….”
  “이건 말이다. 전 인류를 정복하겠다는 의지로 똘똘뭉친 희대의 악당, 세일러문 일당들이 쓰던 것이란다.”


  아니, 대체 무슨 설명을 그렇게 하시나요. 수많은 세일러문 팬들이 화를 낼 말을.


  “아니, 내 말도 들어보면 일리가 있음을 알게 될 거야. 그 과정이야 어떻게 되었든 결국 세일러문, 츠키노 우사기는 네오 퀸 세레니티가 되어서 전 지구를 지배하게 되지. 그 지배하에 있는 사람들은 죽지도 못하는 지옥에 빠져 30세기까지 살아야 했단다. 오죽하면 변태가면……이 아니라 치바 마모루가 30세기에 들어 20세기의 자신에게 현몽해서는 ‘지금 여자친구를 배반하지마, 츠키노 우사기에게 반하지마’라고 속삭였겠니. 남편마저도 공포를 느끼는 철저한 독재! 그것이 바로 세일러문 일당들이 만들어버린 암울한 세계의 종말이란다. 그것을 위해서 자신의 남자친구까지 헌납한 아가씨도 있었지.”
  “…….”


  아니, 아니. 뭔가 편파적인 설명인 것 같은데요.
  나는 아버지를 뚱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런 내 모습에 상처를 받았는지 아버지는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에 대고 외치기 시작했다. 이 인간이 아버지라는 것을 모르고 보았다면 귀엽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풍경이었다.


  “믿으라, 그러면 구원이 있으리니!”
  “광신도는 즐. 음모론도 즐.”


  어쨌거나 아버지의 말이 맞다면 저건 세일러문 일행들이 변신할 때 쓰는 것들이겠지. 하지만 그런 물건치고는 굉장히 음습한 오오라를 풍기는 물건이라 손대기도 겁이 날 정도였다. 잠시 이 물건들을 가져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던 나는 결론을 내었다.


  “버려요.”


  왠지 모르게 버려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것이 아무리 좋은 기연이라고 하더라도 생리적으로 거부감이 느껴지는 녀석이니 가질 수 없었다. 아버지를 바라본다. 아버지는 어떻게 반응할까. 가지겠다고 하면 때려줄 것이다. 잠시 노려보았다.
  그런 내 말과 시선에 아버지는,


  “그럴까.”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간만에 아버지가 내 말을 들었다. 그것이 신기해서 바라보려니 아버지는 얼굴을 슬쩍 붉히고는(그것이 그림이 된다는 것이 공포스러웠다) 중얼거렸다.


  “왠지 저걸 쓰면 철자법도 틀려먹는 바보가 될 것 같고…….”


  그런 이유 때문입니까.
  쓰게 웃으면서 뒤돌아섰다. 이제 여기에는 용무가 없다. 아쉬운 듯 우리의 뒤를 바라보던 아가씨들도 각각의 정인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나가려고 했다.


  [이런, 이런.]


  하지만,


  [선물을 거부하다니, 슬프기가 그지없군요.]


  그렇게 돌아서는데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멋대로인 말투. 하지만 분명히, 한국어였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뒤돌아본다.


  [입어줘! 세라복!]


  목소리가 들린 곳, 그곳에는 안경을 끼고 머리를 녹색으로 물들인 남자, 일단 외견만은 닥터 웨스트인 남자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 올라오는 제단 비슷한 곳에 놓인 망토와 나비가면과 신사들이 쓰던 모자, 그리고 남성 정장. 설마하니 이 녀석이 이 던전을 만든 사람? 잠시 망연하게 서 있으려니 녀석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대, 세일러문이 되어 이 세계를 정복해주지 않겠소?]


  뭐냐 이 녀석.
  녀석이 몸을 한 번 빙글 돌리자 입에 장미를 문 변태가면……이 아니라 턱시도 가면이 나타났다! 다만 치바 마모루는 매끈하게 생긴 지골로 같은 녀석이지만 이 녀석은 울퉁불퉁하게 생겼으니 NG다. 정신이 아득해질 처참한 광경이었다. 이걸 보통 시각테러라고 하던가?


  “거절한다.”
  [뭣?]


  보통이라면 조금은 그의 장단에 맞춰줄 생각도 들 법하건만 녀석의 얼굴을, 그리고 녀석의 망상을 들은 순간 나는 절로 나오는 거부감을 참지 못하고 말을 뱉어버렸다. 무엇보다 내가 녀석의 말을 거부한 것은 녀석의 얼굴을 본 사샤와 올가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기 때문이다. 갈색머리 자매의 안색이 창백해진 것으로 보아 과거 그녀들과 엮였던, 좀더 상세하게 풀어보자면 그녀들을 조교했던 귀축변태였던 자칭 ‘닥터 웨스트’ 본인인 것 같았다. 그리고 던전 앞에 세워두었던 촉수괴물도 내 판단에 일조했다.


  [내, 내 말을 거부하다니……이 세뇨르는 가슴이 아프오. 세뇨리타.]
  “꺼져.”


  왠지 모르게 나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내 금발을 보고 세일러문으로 딱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 녀석의 말을 다시 한 번 거부한다. 그런 내 말을 들은 녀석은 과장된 리액션으로 충격을 받았음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는 눈물을 한방울, 뚝, 떨어뜨렸다.


  [그래, 그렇다면 세뇌하는 수밖에 없겠군. 어떻게 해야 할까.]
  “역시 변태였어.”
  “저거 입었다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짐작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데.”


  필시 세뇌마법을 걸어둔 옷이었을 것이다.


  [거절, 거절이라. 그렇다면 뇌장까지 범해서 조교해주마!]


  녀석을 뚱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이걸 회를 칠지 다져버릴지를 생각하고 있는데 녀석의 눈빛이 위험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을 뻗으며 외쳤다.


  [노래해라! 너희의 불행을.]


  아버지는 그의 말에 담긴 마나를 포착하고는 혀를 찼다.


  “진아! 대비해라!”


  게임으로 치면 보스몹이다. 긴장해야 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공격에 대비한다. 갈색머리 자매들이 자신들의 과거사를 이야기하면서 그가 마법사라고 했던 것을 떠올린다.


  “아버지!”
  “아까처럼 하는 거다!”
  “네!”


  촉수괴물들과 싸우면서 몸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힘은 약하다. 따라서 긴장해야 한다. 아버지와 나는 마나의 유동을 느낀채 방어에 열중했다. 하지만,


  “뭐야 이건!”


  녀석이 직접 공격할 것만 생각하다보니 녀석이 마법사였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것이 뼈아픈 실책. 그림자에서 뻗어나온 검은 촉수가 내 발목을 휘감고 나서야 실책을 깨닫고는 혀를 찼다. 촉수가 뻗으면 잘라내버리면 될 것이고 나는 남자……어라?


  “으아아앗!”


  지금은 여자로 폴리모프하고 있는 상황이었지!
  허벅지를 타고 올라오는 촉수에 기겁하며 칼질을 한다. 덕분에 뒤에 서 있던 아가씨들을 돌보지 못한 것은 당연지사. 아가씨 여섯 명은 모두 그림자에서 나타난 촉수에 휘감겨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었다. 나름대로의 저항은 해보았지만 그녀들의 검이나 마법에는 잘리지 않는 녀석들이었다. 검은 헛손질을 하게 마련이고 마법은 튕겨낸다. 허상인가? 하지만 이 감촉은 대체…….


  [큭큭큭. 그러고 보면 거기 두 명은 예전에 내 등에 칼을 꽂은 아이들이로구나. 잘 지냈나? 나는 잘 지냈어. 이런 힘을 얻을 수 있었거든.]


  아버지와 나의 공격을 그림자에서 일어난 촉수들로 막아내며 느긋한 대화를 시도하는 녀석의 모습에 이를 간다. 아가씨들의 허벅지를 감은 촉수의 끝이 그녀들의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알아챘기 때문이다.


  [거기 두 사람도 범해주도록 하지. 큭큭큭.]


  무어라 대꾸하고 싶긴 하지만 수를 앞세운 촉수들, 그림자로부터 일어난 녀석들의 공격에 정신이 팔려 무어라 이야기할 수가 없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아버지도 딱히 방법은 없는 듯, 아까 물리친 촉수괴물과는 달리 잘라도 다시 뻗어오는 녀석들의 공격에 어떻게 방어할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그림자에서 일어난 녀석이니 빛에 약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빛의 정령을 불러다 막아내려고 했지만 약간 힘이 줄어들었을 뿐 사라지지 않는 모습 때문에 더욱 방법은 생각나지 않았다. 이곳에 떨어지고서는 처음으로 느끼는 무력감이었다.


  “쉽지는 않을 걸?”


  신의 힘을 빌려 신성마법으로 눌러본다. 잠시 움찔했을 뿐, 신성마법이 뿜어내는 강렬한 빛은 무시하고 달려든다.


  [그쪽이야 말로.]


  어딘지 모르게 느긋한 녀석의 말에 잠시 울컥했다. 가디언처럼 우리를 막아서던 촉수괴물들이 왜 강했는지를 알 것 같은 상황이다. 필시 녀석이 만든 녀석이었을 것이다.


  “윽!”


  얼마나 검을 휘두르고 마법을 발했을까. 점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밖에서 발출했다면 행성자체가 박살날지도 모를 정도의 힘을 쏟아내었지만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 망연자실한다. 아가씨들이 농락당하는 모습에 입술을 깨물면서 대응하기는 했지만 녀석은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제길.”


  절망감이 엄습한다. 이길 방법은 없는 건가?
  현상유지만 하기 위해 녀석을 향해 공격을 퍼붓고 있는데 녀석은 지루하다는 듯 하품을 했다. 어쩌면 녀석이 이곳에서는 사상 최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루하다. 먼저 너부터.]


  녀석이 아버지 쪽으로 손을 들어 가리키자 아버지의 옷 속에서, 아마 옷 속의 그림자였던 것 같은데 그곳에서 촉수들이 새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것만은 아버지도 기겁했는지 평상심이 무너진 듯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제엔장!”


  결국 아버지까지 제압되어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아버지가 제압되다니, 그럴 리가 없는데 생각하면서 아가씨들의 입을 파고들고 옷을 거칠게 찢어내는 촉수들의 뿌리를 자르기 시작한다. 소용없었다. 오히려 숫자만 늘어날 뿐이었다.


  “결론은 네 놈을 제압해야 한다는 거냐.”
  [큭큭큭, 할 수 있다면.]


  강기를 날리고, 마법을 날린다. 하지만 그 숫자를 알 수 없는 그림자촉수들이 앞을 막아서면서 그 공격은 모두 상쇄. 대체 얼마나 되는 밀집도를 자랑하는지 애매할 정도였다. 그렇게 헤매는 동안 아가씨들의 몸에 걸친 옷을 찢고 음부를, 유두를 자극하던 촉수들은 천천히 아가씨들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옷은 벗겨지고 있는 중.


  “허상인데 실상……대체 이건 뭐야.”


  이를 악물면서 다리를 묶으려 드는 그림자 촉수들에 마법을 쓰고 검강을 날려본다. 그러면서 김선화 씨, 최근 추가된 어머님의 기술을 시전한다. 공간지배, 강기의 비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다행히도 녀석은 자신의 몸을 보호하느라 그림자촉수들을 돌볼 겨를이 없었던 모양인지 아가씨들의 몸에 파고든 촉수들이 힘을 잃고 바닥에 흐트러지는 것을 방관했다.


  “덕분에 살았어.”


  아무래도 약점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몸 성히 빠져나갈 방법은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공간을 빽빽하게 에워쌀만한 공격이라면 녀석도 어쩔 수 없는 모양. 녀석의 얼굴이 처음으로 일그러졌다.


  [진심으로 대해주지. 처참하게 범해주마.]


  녀석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고 녀석이 손을 들었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다.


  “뭐, 뭐야.”
  [그대로 저속해져라.]


  이 자식, 야설 너무 많이 본 거 아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내 몸을 기어오르는 감촉에 기겁했다. 그리고 강기의 비를 다시 한 번 시전한다.


  [무리다.]


  하지만 통하지 않았다.
.
.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나의 공격은 통하지 않았지만 녀석의 공격도 통하지는 않았다. 녀석의 얼굴에 짜증이 어리고 악귀같은 표정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나는 나 혼자만을 지킬 수 있었을 뿐, 다른 사람은 지킬 수 없었다. 말하자면 기껏 힘을 써서 구해놓은 아가씨들은 그림자촉수에 다시 얽매어 대롱대롱 매달렸고 촉수들은 그런 아가씨들의 헐벗은 몸을 희롱하며 내 정신을 흐트렸다.


  “도, 도와……흐읍!”


  18금 애니메이션, 그것도 촉수물을 보면서 ‘저런저런’했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몇 번이고 강기의 비를 흩뿌리면서 그녀들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인상을 찌푸리고 제 힘을 다하는 녀석의 공격에 번번히 그 시도는 막히고 말았다.


  [큿, 너 혼자로군. 반항하는 것은.]


  그리고 그 시도가 얼마나 계속되었을까. 아버지도 다시 한 번 붙들려서 옷이 하나하나 찢겨져 나갔다. 그리고 아버지의 마법발현을 막으려는 듯 스펠을 외우려는 아버지의 입에 그림자 촉수가 하나 들어가기 시작했다.


  “제기랄…….”


  이대로라면 아버지의 정조(?)가 위험하다!
  평소 마음에 들지 않는 아버지였지만 촉수괴물에게 몇 번이고 범해진 마왕의 정신이 붕괴했던 것을 익히 알고 있던 나는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 번 기파를 발했다. 이 행성이 박살나도 상관없었다. 여차하면 아내들을 데리고 다른 차원으로 가버리면 되니까. 남들이 알면 ‘황태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말할 법한 생각을 하면서 전력을 다한다. 힘을 아낄 계제가 아니었다. 아마도 ‘아버지’하나가 정신이 망가진 채 돌아가면 어머니들은 상심할 것이다. 그리고 쳐들어오겠지. 그럼 끝장이다. 내 옷을 스치면서 옷을 하나하나 상하게 만드는 촉수들에게 거칠 것 없이 검을 휘둘렀다.


  [큭……이거 힘든걸?]


  다행히도 녀석은 아가씨들을 범하고 아버지의 입을 범하는 수준에서 멈추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다행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가씨들에게는 지옥같은 일이었다. 페라게야의 풍만한 가슴에는 촉수들이 감겨 마구 쥐어짜듯 누르고 있었고 사샤와 올가의 음부에는 한꺼번에 네 개의 촉수들이 끝도 없이 밀어들었다. 나머지 아가씨 트로이카들에게는……애널에까지 촉수들이 파고들어 아가씨들의 눈은 점점 흐리멍텅해졌다. 필시 촉수물에서 잘 나오는 설정, 최음효과가 있는 액체가 투여되고 있는 것일테지. 입술을 짓씹는다.


  “죽여주마.”


  달려든다. 하지만 무리. 나 혼자의 몸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힘겨웠다. 내가 이렇게 무력하게 대응하고 있는 동안 질척대는 소리와 함께 아가씨들을 범하던 촉수들이 속도를 높였다. 입에 파고든 촉수들 때문에 소리를 내지 못하는 아가씨들의 눈에 빛이 사라진다. 처참한 상황이다. 지금 내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은 필시 여자의 몸이라서 그런 것일테다. 분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절대로 그런 것이 아니다!


  “으아아아!”
  [크흐흐흐, 범하고 범해서 뇌장까지 범해주마!]


  촉수들의 출납이 격렬해지다가 체적을 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들의 배안으로 사정한다. 얼마나 양이 많았던지 2D에서나 보던 풍경이 내 눈에 비쳤다. 배가 불러오기 시작한 것이다. 촉수들은 그제야 만족한 듯 아가씨들의 음부에서 빠져나왔다. 투둑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들의 벌려진 음부에서는 정액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공이 풀려 자리에 쓰러지는 아가씨들을 팽개친 녀석들은 아버지에게로 향했다. 아버지의 위기.


  [이 년을 굴복시키고 바로 너에게 전력을 다하도록 하지.]


  녀석의 일그러진 얼굴에 다시 미소가 찾아온 것 같았다. 촉수들의 방어를 뚫으려 노력하면서 ‘아버지’를 몇 번이고 외쳤다. 아버지의 저항에 어쩔 줄 모르던 촉수들이 아버지의 다리를 붙잡고 파들거리면서 다가온 촉수들이 아버지의 음부, 여성체가 된 아버지의 몸에 다가서는 순간, 아버지는 손을 휘둘렀다.


  [뭐, 뭐야!]


  순간 당황한 듯 녀석의 얼굴이 다시 한 번 일그러졌다. 그리고 아버지가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일일까. 생각하면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를 범할 듯 꿈틀대던 촉수들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었다. 나를 공격할 것 같던 촉수들이 뒤돌아서서 내 등 뒤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촉수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버지 주위에 있던 촉수들은 아가씨들의 팔다리를 휘감아 내 옆으로 옮겨놓았다.


  [어, 어째서 이 녀석들이!]


  녀석이 당황하면서 외친다. 아버지의 몸에서 10m반경의 촉수들은 녀석의 외침에 반응하여 달려드는 다른 촉수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아니, 포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역전인가? 생각하면서 아가씨들에게 달려갔다. 그 와중에 찢어진 상의가 조금 흐트러졌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운디네! 이 아이들의 뱃속을 깨끗하게 씻어줘!”


  평소 씻는데에 사용하려고 부를 때도 사정을 하면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운디네들에게 처음으로 고압적인 명령을 내렸다. 이런 거친 방법에 불만을 가진 것 같던 운디네들도 곧 눈에 보이는 처참한 광경에 눈을 크게 뜨고 물로 이루어진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씻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아가씨들에게 피임마법을 걸어주었다. 비록 배란일은 아니라지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다면 이 아가씨들은 목을 매려고 할 것이다.


  [아, 안 돼! 이럴 리가 없어!]
  “통제 하나하나가 허술해. 이래서 나에게 뚫려.”


  아버지. 이럴 때까지 패러디인가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상황에 인상을 찌푸린다. 아버지는 웃고 있었다.


  “넌 지금부터 나의 백업이다. 하지만 멋대로 노는 백업은 필요가 없지. 정보결합해제를 요청한다. 사라져……가 아니라 한 번 너에게 당한 사람들의 괴로움을 체험하게 해주지.”


  동양계의 미인이 된 아버지의 눈썹이 한 번 꿈틀거렸다. 진심으로 화가 난 것 같은 느낌. 자칭 닥터 웨스트라 칭하던 녀석은 그런 아버지에게서 공포를 느꼈는지 도망치려고 했다.


  [아, 안 돼!]
  “돼!”


  아버지의 승리였다.


  87.
  뒤처리는 깔끔하게 끝낼 수 있었다. 아가씨들의 몸에 침투해서 성적인 쾌락을 이끌어내던 액체들도 모두 제거했고 그녀들의 뱃속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정액들도 말끔히 긁어내어버렸다. 남은 것은 이 아가씨들이 눈을 뜨고 괴로워할 것을 대비하여 기억을 지워버릴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커억. 크윽. 히이익!]


  뒤에서 자신이 만들어내었던 그림자촉수들에게 범해지고 있는 자칭 닥터 웨스트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말자. 다리를 뻗어 세 명의 아가씨, 페라게야와 사샤, 올가의 머리를 올려두고는 쓰다듬어주면서 다시 한 번 고민한다. 기억을 지울 것인가 말 것인가.


  “흔들다리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누가 뭐라고 할지도 모르겠다만, 지금 상황에서는 잘 달래주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


  아버지가 그렇게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버지도 아가씨 트로이카의 머리를 쭉 뻗은 다리 위에 올려두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고민되는 대목이다. 어떻게 할까. 험한 기억은 없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나저나 저 녀석이 그 아가씨들에게 험한 짓을 했다는 그 자칭 닥터 웨스트냐?”
  “진짜 닥터 웨스트들은 이런 귀축같은 짓은 하지 않지만요.”


  기절이 잠으로 연결되어 곤히 잠든 상황에서 눈물을 흘려대는 아가씨들의 볼을 토닥이고 입을 맞추어주면서 최대한 따스함을 느낄 수 있게 돕는다. 마치 상처입은 한 마리의 아기새처럼 내 품으로 파고드는 그녀들을 안아주면서 녀석의 정신을 망가뜨릴 방법을 생각하기로 결심했다. 체리보다 더한 지옥을 보여주리라. 그런 생각으로.


  “저기, 진아.”
  “네, 아버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불렀다. 무슨 일인가, 생각하면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나, 더럽혀졌어. 우에엥.”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자신의 입에 촉수가 들어가는 상황까지도 감수하고 있었던 아버지는 울음을 터트려버렸다. 암만 여자 몸으로 변했다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여자다움을 고집할 필요는 있었습니까. 쓰게 웃으면서도 이런 기회를 실어 울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아버지의 눈물을 가슴으로 안아주었다.


  “그나저나 저 촉수들 어떻게 잡아낸 거예요?”
  “입으로 받아들이면서……힘을 흘려넣어도 보고 오만가지 방법을 다해봤거든. 일종의 사역마 같았으니까. 그래서 정신계 마법으로 억누르고 내 힘으로 억누르고, 그리고 다시 각인을 새겨서 나에게 종속하게 만들어버렸어.”
  “그런가요.”


  정말 수고가 많았다. 아버지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면서 차근차근 달랬다. 생각해보면 우리 일행 중에서 심적인 타격을 입지 않은 것은 나뿐이니까. 감사를 하더라도 내가 해야 할 것이다.
  다만 아버지가 음흉한 생각을 하지만 않았다면.


  “아, 아버지!”
  “이렇게 마음이 아플 때는 포근한 가슴에 안겨있는게 최고라구. 이것만은 봐줘.”
  “그렇다고 핥는 건 아니잖아요!”
  “내가 아니었다면 이런 짓도 저런 짓도 다 당했을 거잖아.”
  “야 임마!”
  “이런 거 싫어?”
  “당연히 싫지!”


  가슴 만지지마! 더듬지마!


  “흐윽?”
  “에헤헤. 여자 몸이 되더니 감도가 좋구나. 진.”


  위기다.
  나는 여기에서 진정한 보스몹을 보고야 말았다. 헤벌쭉 웃는 모습. 그리고 그 등 뒤에서 꿈틀대는 무시무시한 굵기를 자랑하는 거무칙칙한 그림자촉수.


  “쾌락의 시간이란다. 진.”


  제발. 님하! 자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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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그렇지만 아수라장으로 끝나게 마련인 이 막장 부자. 아니 지금은 모녀인가.
  +

  이글 올리고 나니 노란신호.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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