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서 ( 8 )
민혁과 어떤 여자가 모텔로 들어가는 것을 본 직후 혜진은 뒤를 돌아 걷기 시작했다. 민지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혜진의 뒤를 따랐지만, 엄청난 속도로 걷는 혜진의 뒤를 거의 뛰듯이 하며 가까스로 따라가고 있었다.
".............."
".............."
평소에는 그렇게 느리기만 하던 혜진은 경보선수가 아닐까 의심스러울 만큼 엄청난 속도로 걸었다. 그녀의 뒤를 걸으며 민지는 착찹한 심정이었다. 설마 자신의 동생 민혁에게 혜진이 아닌 다른 여자가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아니, 상상하기 싫었다. 민혁의 첫사랑이 혜진이라는 것을 가장 잘 아는 것이 바로 민지였고, 아직도 민혁이 혜진을 좋아한다는 것까지 잘 알고 있다. 때문에 혜진이 민혁의 과외선생님이 되는 것을 적극 도왔다. 얌전하고 상냥하며, 착해보이는 혜진이지만, 실은 굉장히 독하고 특히 소유욕에 있어서는 광기에 가까울 만큼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것이 바로 혜진이었다. 그리고, 현재 혜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민혁이다.
"..............."
횡단보도 앞에서 혜진은 빨간신호등 때문에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민지는 급히 쫒아가던 혜진이 멈춰 잠시 숨을 돌리는 것에 감사했다. 그때였다.
"저기 기분 나쁘신일이라도 있었나봐요?"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타겟은 혜진이었고, 혜진의 헌팅하는 남자는 약 180센치 정도 되어보이는 키에 제법 잘생긴 남자였다. 혜진이 그것을 보고 황급히 말리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혹시 시간되..."
짜악!!!
"아우우...."
민지는 눈을 찔금 감았다. 민지가 미쳐 말리기도 전에 혜진은 자신을 헌팅하려는 남자의 뺨을 있는 힘껏 날려버린 것이다. 독한 마음을 품은 그녀이기 때문에 그녀의 손에는 그야말로 악이 받쳐 그것에 맞은 남자는 그녀의 기에 눌려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꺼져."
청초한 그녀의 입에서 나온 간단한 한마디.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외모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단어였다. 남자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뭐, 뭐?"
남자는 너무도 살벌한 그녀의 기에 눌려 잠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열받는다. 자신이 뭘했다고 이 여자에게 뺨을 맞아야 한단말인가? 남자의 눈이 사나워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때 다른 여인이 그 남자의 앞을 막았다.
"호호호. 죄송해요. 얘가 좀 안좋은 일이 있어서... 얘! 아무리 그래도 아무 죄없는 사람을 때리면 어떡하니?"
민지은 남자에게 살살 눈웃음 치며 혜진의 몸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 미리 잡아둔 택시의 문을 열고 혜진을 밀어 넣었다.
"죄송해요~ 아저씨. 출발해주세요."
혜진에게 뺨맞은 남자에게 소리치고는 택시에 올라타 택시기사에게 말했다. 모든 상황을 지켜본 택시기사는 눈치 좋게 재빨리 운전을 시작했다. 민지는 넋이 나간듯 고개를 떨군 혜진을 안타깝게 지켜볼 뿐이었다.
"민지야."
고개를 떨군채 혜진이 말했다.
"그 애. 본적 있니?"
"응? 아니. 처음 보는 애였는데... 학교친구라도 되겠지 뭐. 아우. 그 놈 오늘 들어오기만 해봐. 가만히 안 둘꺼야. 여기 멀쩡한 숙녀를 두고 딴 여자를 봐?"
"아냐."
"민혁이 탓이 아냐. 내가 너무 민혁일 내버려둔거야. 그래. 그 애도 남자애인데... 여자한테 관심이 많을텐데... 내가 너무..."
고개를 떨구고 있던 혜진이 고개를 들었다.
"돌아가자. 아저씨. 차 돌려주세요."
민지는 눈을 동그랗게 떳다. 돌아가자니.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좀더 세게 빨아봐..."
지윤의 도톰한 입술에 어울리지 않는 흉물스런 것이 들어갔다. 아랫부분에 그리 개끗해 보이지 않는 털이 무성하고, 검붉은 색깔의 흉측한 남성의 성기가 한껏 발기한채 지윤의 예쁜 입술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윤은 그런 불결한 것을 먹으면서도 전혀 불쾌하지 않은 듯 했다. 오히려 그녀의 눈에는 은은한 기쁨이 맺혀 민혁의 요청에 따라 볼이 쏙 들어가도록 강하게 빨아당겼다.
"으읍! 쬽!!"
"아아.."
"호호. 좋아? 쪽.. 할짝.. 할짝..."
민혁의 신음소리에 지윤은 더욱 기분이 좋은듯 미소지으며 정성껏 그의 남성을 어루만지고 입술로 애무했다.
"최고지. 빨아주는 것도 좋지만..."
민혁은 음흉한 눈길로 자신의 아래를 쳐다 보았다. 자신의 남성을 애무하는 그녀의 예쁜 얼굴 밑으로 얇은 보라색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하얀 가슴계속이 부드럽게 출렁이며 그를 유혹한다.
"아우우.. 못참겠다!"
"어머? 꺅!"
민혁은 벌떡 일어나 지윤의 몸을 번쩍 들고 침대 위에 집어 던지듯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
"자, 잠깐만.. 웁! 웁!!"
민혁은 게걸스럽게 그녀의 입술을 탐하며 지윤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아니, 옷을 벗기진 않고 그녀의 보라색 원피스 가슴부분을 풀어헤쳐 검은색의 섹시한 브레지어가 드러나게 만들었다. 항상 하얀색의, 나는 여학생이에요! 라고 광고 하는 듯 했던 것과는 다르다. 화려한 레이스로 장식된 검은색의 브레지어는 빛나는 듯 새하얀 그녀의 가슴을 더욱 아름답게 돋보여주었다.
"뭐, 뭐야. 서두르지 않아도 되잖아."
잠시 민혁이 그녀의 가슴을 감상하는 사이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지윤이 새침하게 민혁에게 따졌다. 민혁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이런 맛난걸 눈앞에 두고 참는건 고문이라구... 그보다... 브레지어가 엄청 섹시해졌네? 산거야?"
"......예뻐?"
지윤은 조금 주저하며 말했다. 그것은 지윤이 그녀의 용돈을 털어서 산것이었다. 그녀의 언니는 자신이 이런 속옷을 산것을 알면 기겁할 것이다. 오로지 민혁을 위해 지윤이 준비한 것이었다. 민혁은 지윤의 가슴으로 얼굴을 가져가며 조용히 답했다.
"응. 굉장히... 예뻐. 쪽.. 쪽..."
민혁의 입술이 브레지어위로 그녀의 가슴을 탐하기 시작했다. 지윤은 가슴을 간질이는 듯 브레지어 위로 그의 입술을 느꼈다. 브레지어위를 누비던 그의 입술이 그녀의 말랑말랑한 앙가슴의 살결을 맛보며 천천히 올라왔다. 천천히 자신의 목덜미를 향하는 민혁의 애무에 지윤은 두근거리는 심장의 고동과 동시에 달뜬 기대감이 온몸을 긴장시켰다.
"그럼... 가볍게 먼저... 하~음!"
"아앗!"
장난치듯 민혁은 입을 크게 벌리며 지윤의 하얀 살결에 송곳니를 박았다. 움찔하며 지윤의 온몸이 경직된다. 하지만 그것은 잠깐에 불과했다. 달콤한 액이 민혁의 입안으로 흘러들어옴과 동시에 지윤의 숨결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학! 하윽! 아...!"
육중한 젖가슴이 위아래로 요동친다. 온몸을 감전시키는 짜릿한 전류에 지윤은 순간적으로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가볍게 지윤의 목을 빤후 민혁은 송곳니를 빼고, 구멍으로 남은 흡혈의 흔적에 입술을 맞췄다.
"급하게 하지 않아. 쪽. 천천히... 아주 천천히... 네 피가 어디까지 달콤해 지나 알아볼거니까."
"하아... 뭐? 움. 음~... 쪽... 음음..."
지윤은 민혁의 말에 심장이 떨리는 두려움과 기쁨을 느꼈다. 오늘 하루 그녀는 도데체 얼마나 활홀한 쾌락을 느낄까? 너무 좋아서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황홀... 이미 그녀는 그것을 아주 조금 느껴본적이 있다. 두렵다. 그것을 다시 경험하면 정말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윤은 모든 것을 민혁에게 맡겼다. 농염한 입맞춤으로 다가오는 민혁을 지윤은 그녀의 팔과 다리로 그의 몸을 감싸안았다.
"음!"
민혁의 몸이 지윤을 밀어붙이며 뜨거운 불기둥이 그녀의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촉촉한 살더미 속을 헤집고 들어가는 보드랍고 쫄깃한 맛이 민감한 귀두와 성기 전체를 야릇하게 휘감았다.
"하아! 좋아... 아...!"
지윤은 뜨거운 숨을 토해내며 가느다란 다리를 민혁의 허리에 휘감은채 자신의 아랫도리에 힘을 주었다. 엉덩이를 조이며 최대한 민혁을 기쁘게 노력하는 것은 그녀에게도 짜릿한 감각으로 되돌아왔다.
"헉헉... 아! 갑자기 조였어."
"좋아? 하아... 하아.."
"좋아. 그런데 괘나 여유로운데? 그렇게 신경쓸틈도 있고? 아예 기절시켜 버려야겠어."
"에에? 어째서! 학!!! 아으.. 아으으.. 그건 싫어!"
민혁이 지윤의 새하얀 가슴을 덥썩 물어버렸다. 갑자기 송곳니가 그녀의 뭉둥한 살집을 파고 들어 짜릿한 독을 뿌리고 그녀의 가슴속을 빨아들였다. 그러면서 여전히 그는 지윤을 밀어 붙이며 그녀의 속을 마구 유린하고 있었다.
"흡! 헉..헉! 굉장해... 엄청 달아... 헉헉..."
"하으응! 아응~ 아... 굉장해. 더.. 더 해줘."
그녀의 가슴속에서 빨아들인 황홀한 액을 음미하며 민혁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는 자신의 육체를 느꼈다. 온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더욱 더 강렬한 쾌감을 바란다. 지윤의 쫄깃한 살속을 마구 유린하며 얻어지는 짜릿한 감각만으로는 부족하다. 더욱 직접적이고 황홀한 것이 필요했다. 흡혈은 바로 그 직접적인 황홀의 쾌락이었다. 민혁은 흡혈쾌감에 빠져 헐떨이는 지윤의 목덜미을 덥석 물었다.
"헉헉헉!! 캬흡!"
"아아앗! 아앗! 안돼안돼안돼. 아아아! 햐아아앗!!"
영혼이 빨려들어가는 듯 아늑하고 짜릿한 쾌감이 온몸을 휘감자 지윤은 그 강렬한 쾌락을 견디지 못하고 절정에 올라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네?"
그는 그 모텔의 알바였다. 갑자기 대학생으로 보이는 미녀 2명이 들어와 다짜고짜 남자와 여자가 들어갔느냐고 묻자 그는 당황했다. 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아. 여, 여기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남녀 한쌍으로 들어오시는데요."
그는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차분히 대답했지만 그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약 30분 전쯤 미성년자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왔다. 하지만 귀찮기도 해서 민증검사같은 것은 하지 않고 그냥 들여보냈다. 약 2개월 정도 알바를 했지만 이곳에 경찰이 들이닥친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느슨한 마음도 한몫 했다. 지금 들어온 두 여자가 찾는 사람이 딱 그 소년과 소녀라는 것은 눈치채고 있었다.
민지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 조용히 넘어가고 싶은데요. 아니면 경찰을 부를까요? 미성년자, 그것도 남녀 한쌍이 같은방에 들어가 있으면 큰일일텐데요?"
"읏. 그, 그건..."
"내가 그 소년 누나에요. 그냥 조용히 넘길테니까. 방번호랑 비상열쇠 주세요."
그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역시 그 둘을 찾아온 것이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알바이긴 하지만 나중에 손님의 정보를 넘겼다고 걸고 넘어지면 짜증나게 된다. 만약 그것이 경찰에 알려지기라도 하면 더욱 짜증나는 일이 벌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는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며 생각했지만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에이씨... 여기요. 2104호."
낚아채듯 비상키를 받은 혜진은 성큼성큼 계단을 올랐다. 바로 2층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민혁의 잘못이 아니었다. 한참 여성에 관심이 많고 성에 눈뜰 시기인 민혁을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둔 자신의 잘못이 컸다. 그리고 그런 민혁의 호기심을 이용해 그를 유혹한 그 여자의 탓이었다.
"혜, 혜진아. 어쩌려고 그래. 응?"
민지가 혜진의 뒤를 따르며 물었지만 혜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일단 들어갈 것이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는 이미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는 것이다. 2104호실은 금새 찾았다. 방음이 잘되는 것인지, 아니면 근처 모든 방에 사람이 없는 것인지 복도는 조용하기 그지 없었다. 민지는 열쇠를 꼽고 돌렸다.
"헉헉헉!! 캬흡!"
"아아앗! 아앗! 안돼안돼안돼. 아아아! 햐아아앗!!"
문을 열자마자 쾌락에 젖은 신음소리가 길게 늘어졌다. 후끈한 열기와 함께 끈적하고 비릿한 냄새에 민지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입구에서 방은 보이지 않았다.
"혜, 혜진아. 그냥 가자."
방금전 들려온 소리가 절정에 오른 여자의 신음이라는 것을 민지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지금 들어가는 것은 좋지않다. 여자로서의 감이 경고하고 있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성교장면을 보면 안된다는 도덕적 관념과는 다르다. 후끈한 열기 속에, 끈적하고 비릿한 공기 속에서 희미하게 느껴지는 비릿한 냄새. 웬지 그녀의 몸속 깊은 곳을 안타깝게 만드는 묘한 향기에 그녀는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아니, 공포가 아니다. 뭔가 다른 느낌. 그곳으로 가야한다는 강한 무의식과 그곳으로 가면 안된다는 강한 의식.
민지의 의식과 무의식이 충돌하는 사이 혜진이 걸어들어갔다.
또각또각또각..
굽이 높은 하이힐 소리가 바닥을 두드렸다. 그리고 멈췄다. 무슨 일이 있어도 차갑게 굳은 표정이 변할것 같지 않던 혜진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미, 민...혁...아?"
"하으으.. 아으으.. 아... 아으으..."
민혁과 소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겹쳐져 있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소녀는 눈이 뒤집어져 축늘어진채 간헐적으로 몸을 떨고 있었고 민혁은 그런 소녀의 목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소녀의 새하얀 가슴은 놀랄만큼 엄청난 크기로 부풀어 올라있었지만, 그 새하얀 가슴에는 구멍이 뚤려있었고 새하얀 가슴은 그곳에서 흘러내린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민혁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혜진을 보았다.
"누, 누나?"
새빨갛게 충혈된 눈동자. 기이할만큼 솟아난 두 개의 송곳니. 그의 입술에 묻어있는 핏자국. 혜진은 갑자기 머리가 핑도는 것을 느꼈다.
"꺄악! 혜, 혜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