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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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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이 글은 양판소(……야)이므로 개념이 없고 명랑소설이므로 어이없는 일도 일어날 수 있는 막장입니다^^;;; 양판소의 깽판이 싫으신 분은 조용히 백스페이스로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중에 언급되는 인물, 사건, 지명 등은 실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묘한 것이 보여도 신경쓰지 마세요. 깊게 생각하면 지는 겁니다. 이 글은 양판소이니까요.
*이 글에 대한 저작권은 저에게 있을지도 모르나 행사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양판소니까요.
*이 글은 명랑소설을 지향하고 있으나……양판소이므로 깽판입니다.



  [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39話 기연을 찾아서



  82.
  페라게야 엔로프. 나이 16세. 타클란 제국 황실에서 시녀 일을 하다가 선발되어 우리에게 주어진 아가씨였다. 용병 출신 여성 다섯에 타국이라고는 하지만 황족 출신인 두 남자가 있는 일행에게는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었다. 물론 전투가 벌어지게 되면 발목을 잡게 될 것만은 분명해보이지만 식사를 만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떠도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므로 도움이 된다는 말에 어폐는 없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보자면 어쩐지 하얀 밀가루가 묻은 것처럼 채도가 낮은 금발, 금발이라고 하기에는 아이보리에서도 흰색에 가까운 것 같아 신비한 느낌이 드는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고 그 머리카락 아래에는 달걀형의 얼굴이 드러나 있다. 이마는 팡팡하게 튀어나온 짱구 형이지만 흠이 될 정도는 아니다. 이마 아래 직선으로 뻗어 약간 우울한 듯 자리 잡은 굵은 눈썹과 그 아래로 드러나는 깊은 눈매 아래 자리 잡은 하늘색 눈동자를 보면 전형적인 서구형 미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니까. 눈매가 약간 아래로 쳐져서 우울한 인상이라는 것만은 어쩔 수 없지만. 어쨌든 그런 인상과는 별도로 우뚝한 콧날 아래로 약간의 주근깨가 나 있는 모습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아가씨가 아이 같다는 감상을 가지게 할 것이다. 하지만 어깨선 아래로 시선을 내리면 그 감상은 완전히 뒤집혀야 한다. 아버지가 무슨 귀띔이라도 하였던지 그녀는 내가 어릴 적에 본 마리아스마냥 쉽게 볼 수 없는 멋진 몸매의 글래머였던 것이다. 서양인들의 시각에서 보아도 백만분의 일의 확률로 나올 법한 몸매랄까,
  어쨌든 기성복으로는 맞는 옷이 없어 옷을 고쳐서 입어야 할 정도인 그녀가 명마가 끄는 평범한 마차와 함께 도착하자 우리의 여행은 다시 시작되었다. 마부 역할은 주로 아버지나 내가 맡기로 되었다. 나머지 아가씨들은 잠시 멈추어 섰을 때 주변을 경계하거나 우리가 부과한 수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지쳐 쓰러질 것이었으니까. 레이디 퍼스트가 아니라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다.


  “아가씨들을 배려한 게 아닙니까?”


  아가씨들이 엄청난 속력으로 달리는 마차 안에서 수련하는 모습을 감독하면서 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


  “남녀를 구분하면 그때부터 싸움은 시작되는 거야. 인위적으로 나눈다는 것은 싸움의 시작이 되는 거지.”


  아버지의 대답은 상쾌할 정도로 가차가 없었다. 애초에 남자건 여자건 구분 짓지 않겠다는 이야기 같았다. 하긴 아버지의 하렘, 그러니까 어머님들이 아버지를 ‘친구’이자 ‘배우자’이자 ‘라이벌’로 생각하는 모습이 흔한 것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는 태도다.


  “뭐, 알겠습니다.”


  그런 대화를 마지막으로 지루하다 싶은 여행은 계속되었다. 평야를 가로지르고 고개를 넘고 강을 건너고……지루한 풍경들이었다. 거기에 산적, 야적, 수적 삼종 세트가 등장하지 않으니 더더욱 심심한 여행이었다.


  “산적 털어서 여비 만들려구?”
  “그건 아니구요.”


  그런 지루함은 타클란 제국의 영역을 벗어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국경관문에서 신분증을 보여주고 통과할 때까지 그의 마음씀씀이는 곳곳에서 느껴졌다. 아무래도 우리가 갈 길을 깨끗이 치워두어 곤란한 일을 겪지 않게 하려는 헤빌 황제의 마음씀씀이 덕분이었지만 덕분에 지루했다. 물론 힘겨운 수련을 해야 했던 아가씨들은 지루하지는 않았던 모양이었지만.


  “이 길로 가게 되면 제니키아 제국으로 가려고 하시는 건가요?”
  “아무래도.”
  “어비스로 가려고 하시는 건가요?”
  “그렇지 않을까?”


  그렇게 길을 재촉하던 어느날 밤. 노숙을 하며 그런 대화를 나누었다. 원래라면 얼굴을 새파랗게 물들이고 벌벌 떨어야하겠지만 아버지가 과거 마왕을 물리친 용사인 것을 아는 그녀들은 무서워하지 않았다. 어비스로 들어가게 되더라도 우리가 잘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아버지가 지켜주지 않고 굴려가면서 실전경험을 쌓게 하더라도 목숨은 위험하지 않을 것이니까. 그녀들은 그런 걱정보다는 며칠 동안 맛본 황궁의 화려한 생활, 그 기억에 더 집중하는 모양이었다. 좋은 옷, 기름진 음식, 그리고 안락함. 하긴 지금까지 고생하며 살아온 그녀들이 그런 생활을 동경하는 것이야 당연할 것이다. 안락하고도 풍요로운 황궁 생활을 기대하느라 수련을 게을리하는 것도 아니니 뭐라 할 생각도 없다.


  “파지법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나? 용병들이 자신의 무기에 구애받지 않는 것은 상관없지만 자신의 무기를 버리는 건 최후의 수단이다. 제대로 잡아!”
  “한 숨에 화살 세 개를 연달아 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냐. 보통 사람이라면 더더욱 힘들지. 똑바로 잡고, 끝까지 자신의 표적을 노려라.”
  “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예측해서 던져!”


  그러니까 그녀들의 수련에 절로 힘이 들어간다. 가끔은 그녀들의 대련상대가 되어주기도 하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빠뜨리기도 한다. 실력에 따라 1, 2, 3급으로 나뉘어지는 용병들 중에서 1급에 가까웠던 그녀들로서는 억울한 일이겠지만 우리, 나와 아버지가 보기에는 그녀들은 까딱 잘못했다가는 죽어버릴 연약한 존재일 따름이다. 고로 굴린다.


  “주, 죽을 것 같아요.”
  “죽어도 살려줄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우아앙! 세린님!”


  이런 식으로. 아버지는 엄하게 가르치는 내 모습을 보고도 크게 뭐라 하지는 않았다. 다만 아가씨 트로이카, 마트료나, 옐렌, 에리카. 이 세 아가씨들의 마음을 다독일 뿐이다. 방법이 좀 묘하지만. 노숙할 때만큼은 마음을 다독이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아버지.


  “별로 불만은 없는 것 같네.”
  “세진님께서 가르쳐주시는 거니까요.”


  반대로 이편은 내가 가르쳐주면 가르쳐 주는대로 의문은 가지지 않고 열심히 수련한다. 필시 세상에 퍼져있는 누이들에 대한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노력만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그 중에 하나가 이들이 누이들에게 눌리지 않고 살아가려고 마음먹은 것이다. 미모는 어떻게 안되더라도 강한 힘에 눌려서 기가 죽지는 않으리라 마음먹은 이들. 하지만 누이들의 강함은 상식외다. 가능할 리가 없다.


  “한 번 발버둥쳐보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이런 이들의 모습을 본 아버지의 한마디였다.


  “카틀레야, 그 아이의 성취까지도 이르지 못할 것만은 분명하다구.”


  그리고 잔혹한 평가였다. 참고로 현재 카틀레야의 성취는 먼치킨 무협, 그것도 전동조 이후로 파생된 기준으로 하면 화경(소드마스터)를 넘고 현경(그랜드마스터)를 넘어선 상황이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자연경이나 신선경, 생사경 등등으로 붙일 수 있겠지만 그 명칭을 억지로 붙일 필요는 없다. 그냥 아버지의 기준대로 1차 각성과 2차 각성, 3차 각성 등등으로 이름붙이는 것이 제일 나을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의 평가는 이들이 2차 각성까지 하면 용하다는 것. 물론 기연이 닿는다면 그렇다는 것이고 기연이 닿지 않는다면 1차 각성으로 끝난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아들아, 그렇다면 기연, 찾아보지 않겠는가.”
  “기연은 찾아지지 않으니 기연인 거예요. 아버지.”
  “눈 내리는 마을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소녀 같은 이야기하지 말고 찾으러가자.”


  그리하여 우리 일행은 어비스를 찾기 직전, 기연을 찾아 떠나게 되었다.


  83.
  자고로 무협하면 절벽, 판타지라면 던전. 이 두 가지가 가장 일상적인 기연의 조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협에서는 절벽에서 떨어졌더니 풍성하게 자라있는 기화요초에 영약이 지천에 깔려있음은 물론이오, 영물들이 알아서 양패구상해서 내단을 내놓게 마련이고 판타지라면 던전을 발견해서 그곳에 놓인 책이나 마법진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져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고는 이야기하지. 남들은 평생을 바쳐서 모을 힘을 그들은 한순간에 얻게 된다고. 물론 그 세세한 장르에 따라서 기연의 모습은 또 달라지지만 여기에서는 이 정도로 마쳐두자. 참고로 영지물이라는 판타지 장르에서는 뒷산 드래곤 앞산 드워프, 옆산 엘프에 강 건너 오크, 그리고 옆동네 멍청한 영주들이라는 기연이 있다고 한다. 밑줄 쳐두길 바란다. 시험에 나오지는 않지만 어느날 눈을 떠서 어느 가난한 영주의 몸이 된다면 반드시 체크해두길 바란다. 물론 미시어스 제국에서는 통하지 않으니 미시어스 제국에서 눈을 뜬다면 포기해주길 바란다. 이것이 포인트다.
  어쨌든, 이런 기연들로 강해지는 주인공들이지만 이고깽의 아들로 태어난 것이 기연이었던 나는 다르다. 태어나면서부터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수련하면서 빠르게 강해진 축에 속하니까. 지금에 와서 기연을 얻어봐야 크게 좋을 것은 없다. 판타지물에 나오는 고대문명의 메카닉을 얻는다면 또 모를까……. 물론 아버지는 기연을 마구 쓸어담다시피 하면서 강해진 케이스니 보통 사람들과 비슷한 케이스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평범했던 내 마누라들은 채양보음으로 강해진 축에 들어가지. 우후후후.”
  “시끄러!”


  일단 분위기 파악 못하고 음란하고도 남 맥빠지게 하는 소리를 하는 아버지는 때려눕히고 이야기를 계속하도록 하자. 어쨌든 길을 가다가 절벽으로 보이는 지형을 발견하면 아래로 내려가보고 던전으로 보이는 동굴을 발견하면 일단 들어가본 결과 기연은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어비스를 둘러싼 헬마치 대산맥을 빙둘러서 이동하는 와중에 그 어떤 기연도 발견되지 않아 조금 맥이 빠진다.


  “혹시 아버지, 예전에 기연 다 쓸어다가 써버린 거 아닙니까?”
  “아니, 그 기연은 어비스 안쪽에 있었는데.”


  어비스 밖의 기연은 쓴 적이 없노라 실토하는 아버지의 멱살을 놓으면서 생각에 잠긴다. 자신의 몸에 쌓이는 기운, 내공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아가씨들은 엄청나게 강해진 상황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마수들과 일대 다수로 싸울 수는 없다. 일대일로 싸우더라도 몸 한쪽이 날아갈지도 모를 정도로 약하다는 건 확실한 형편. 사람이 한 순간에 강해지는 것은 그렇게도 어려웠다. 신도 때려잡는다는 내 힘으로 억지로 환골탈태를 시키면 또 모르겠지만 그것도 카틀레야처럼 기초가 잡혀있어야 몇 달을 각오하고 해보는 거지 이런 아가씨들에게는 해볼 방법이 없다. 말하자면,
  ‘무협지에서 무공이라고는 쥐뿔도 모르는 놈이 영약먹고 환골탈태하는 건 정말 운이 좋거나 주인공 보정이라서 그런 거다. 평범한 일반인A는 그 상황이면 반드시 죽는다.’
  라는 것이다.


  “뭐,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
  “그도 그렇지만.”


  아버지처럼 마음잡고 밤일을 치르면서 세맥을 타통시키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만난 사이에 육욕에 빠져서 허우적대기는 싫다. 어처구니없는 감정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 아가씨들이 아내들처럼 나만 알고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는 내가 싫어지면 떠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니까 남는 기억이라고는 ‘몸을 섞은’ 기억만이 남더라는 것만은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건실한 남자였다라는 기억을 남기고 싶다고 할까.


  “쓸데없는 생각이구만.”


  정말로 그렇다.
  한숨을 쉬면서 겉옷을 벗는다. 먼지가 묻은 망토와 옷을 수거해서 세탁하기 위해 욕실로 들어가는 시녀출신의 동료. 페라게야 엔로프를 보면서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쉰다. 그녀가 가장 자질이 없는 아가씨였다. 일단 몸으로 싸우는데는 천성적으로 재능이 없다고 할까. 노력만으로 힘을 얻는다면 아마 아가씨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힘을 가져야 할 그녀는 검은 무거워서 들지도 못하고 마법적인 재능은 아예 없고 정령을 부르려고 해도 친화력이 없다. 헤빌 황제에게 해준 것처럼 새로운 몸을 만들어주어도 상관없겠지만 그것은 최후의 수단. 재능이 없다고 바로 포기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뭐, 일단 오늘은 푹 쉬자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도록 하자.”
  “네.”


  아버지가 제 방으로 돌아가고 욕실에서 세탁을 하는 페라게야를 도와주려 마음을 먹고는 욕실로 들어간다. 그런 나를 따라서 함께 욕실로 들이닥치는 사샤와 올가 자매들. 그리고 나는 쫓겨났다.


  “남자가 손에 물을 묻히는 건 아닙니다.”


  어째서!
  세탁을 하다가 나를 쫓아낸 페라게야의 모습에서 절대자의 휘광을 본 나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후퇴한다. 그런 나의 좌절감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샤와 올가는 팔을 걷어부치고 세탁을 시작한다. 그리고,


  “세탁하게 다 벗어주세요.”
  “아니, 속옷만은 내가 하는 것이…….”
  “주세요.”
  “넵.”


  어째서인지 그녀들에게서도 절대자의 휘광을 보고 말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어째서 올가씨는 함께 세탁을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외로우실테니까요.”


  방긋 웃으면서 단발머리를 매만지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한기를 느낀다. 오늘이야말로! 그녀들의 머릿속에 그런 말이 떠도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다시 한 번 벌벌 떤다. 생각해보면 타클란 제국의 영역을 벗어나던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페라게야에게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고 있었다. 모포를 두르고 방어자세에 들어간 나를 보고 웃던 그녀는 걸치고 있던 옷가지를 벗어던지고는 언니인 사샤에게 세탁을 맡겼다.


  “추워요.”


  그리고 그런 말을 하면서 모포 속으로 쏙 들어와 버렸다.


  “아직 저녁도 안 먹었어.”
  “알고 있어요.”


  모포 속에 들어와서 약간 차가워진 손으로 힘이 들어간 내 음경을 어루만지는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 하지만 알겠다는 말과는 달리 그녀의 눈에는 기대감이 한껏 어려있었다. 이걸 어쩔까 생각하다가 약간 통통한 그녀의 몸을 안는다. 저항은 없었다.


  “안아주실 거니까요.”


  그 말에 각오를 한다.


  “쳇.”


  하지만 마음속에 남는 이 불쾌감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녀의 허리를 안은 손을 아래로 내려 다리 사이로 침투시켜본다. 약간 거칠한 음모를 가로질러 그녀의 몸이 기대감 때문인지 젖어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손을 올려 그녀의 가슴을 어루만진다. 소녀치고는 유실이 큰 편인 가슴을 희롱하듯 만지면서 천천히 몸을 뉘었다. 그리고 눈을 감은 그녀의 몸 속으로 느긋하게 페니스를 삽입해간다. 그녀의 입에서 달뜬 신음이 흘렀다.
.
.
  “훗.”
  “웃지마.”


  결국 페라게야의 처음을 가져버렸다. 그 과정에 대해서 약술하자면 나와 올가가 관계를 가지는 소리를 듣고 살짝 질투하는 페라게야의 몸을 사샤가 달구어놓았고 올가가 정상에 올라서 축 늘어진 것을 잘 다독여 재워둔 내가 들이닥쳐서 페라게야의 몸을 구속하고 있는 사샤의 도움을 받아 순조롭게 관계. 일단 저녁이 문제였으므로 폭주하지는 않고 ‘섹스는 기분 좋은 것이다’라는 것을 가르쳐주고는 끝냈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끝나지는 않았을텐데?”


  물론 이제는 지루가 아닐까 걱정되는 내 몸을 위해서 사샤가 펠라치오를 감행, 1회 사정했습니다. 이상……인데, 내가 왜 당신에게 이런 일을 보고 해야 하는 거냐고!


  “야한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아니, 며느리 될 아이들이니까 알고 싶……쿠헉!”
  “핑계를 대려면 제대로 대!”


  일단 좀 패자. 어쩐지 장난기가 가득해보이는 이 사람은 패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쨌든, 이쪽 지역까지는 쭉 훑어봤는데 말야.”
  “말 돌리지마.”
  “이제 화 다 풀리지 않았어?”


  저녁을 먹고 아가씨들은 다시 한 번 목욕을 하러 들어간 때, 나는 아버지와 함께 내일 할 일을 이야기한다. 대부분이 어느 지역을 탐사해보자라는 것 정도였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무언가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아버지의 모습.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는 주변을 빙글빙글 돌아다니는 정도로 탐색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아버지가 하는 말은 제니키아 쪽으로 40km만큼 행군하자는 말과 다를 바가 없었으니까. 그것도 내일 당장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


  “설마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죠. 아버지. 혹시 예전에 알아두었던 그런 곳입니까?”
  “응.”


  설마했는데 진짜냐.


  “그런데 바로 안가고 이렇게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던 겁니까?”
  “응.”


  게다가 반성하는 빛은 전혀 없음.


  “맞자. 좀 때려야겠다.”
  “폭력 반대!”
  “시끄러! 그냥 맞아!”
  “NOooooooo!"


  다시 시작되는 푸닥거리. 지금까지 기연(이라고 하기에는 뭣하지만)이 있는 곳을 알고 있으면서도 빙빙 돌아왔던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가득 담아 때려주었다.


  "어쨌든 알고 있는 장소는 모두 이 지도에 체크해주세요. 좌표까지 모두.“
  “넵.”


  좋아하지 않는 말이지만 이 인간은 때려야 말을 듣는 것 같다. 물론 진심으로 상대하려고 하면 이 행성이 박살날 정도로 싸울 때까지 결판이 나지 않겠지만, 적어도 이 인간은 아들의 태클을 즐기는 것 같다.


  “연약한 ‘엄마’를 때리다니……. 엄마는 쾌감♡”
  “누가 폴리모프하래? ‘아. 버. 지.’ 그렇게 여성체로 변해서 유혹한다고 내가 안 때릴 것 같아? 변태처럼 굴면 내가 가만히 있을 것 같지? 그래도 때려. 아는 거 다 뱉어. 그리고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계속 그렇게 있으면 여자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패버릴 거니까.”
  “네에. 응? 왜애!”


  게다가 때려도, 때려도 반성하는 빛은 없고 이런 식으로 변태같은 짓까지 하고 있으니 진정으로 아들에게 매맞는 것을 즐긴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냥 아들놈이 잘 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또 모르겠지만 이렇게 등에 찰싹 달라붙어서 여자처럼 가슴을 비비면 아들을 아끼는 그 미묘한 감정을 모를리는 없겠지만 패고 싶어진다.


  “저, 저리가!”
  “흐응. 역시 이런 데에는 약하구나.”


  다시 원래의 모습, 남자로 돌아가면서 손가락을 입에 물고 유혹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아버지를 보고 한숨. 정말이지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다. 그보다 시커먼 남자가 되어서 그런 자세까지. 정말로 어머님들이 불쌍해지는 순간이다.


  “여자로 있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다시 여자로 변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머리를 싸맨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할 말은 해주어야겠지.


  “님아 즐.”


  84.
  다음날.
  오래간만에 대규모 마법진을 설치, 대규모 텔레포트를 성공시킨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람들의 시선이 꽤나 날카로웠다.


  “정말로 여기에 기연이 있는 겁니까?”
  “당연히 있지.”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기연이 있다는 곳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 입구 근처였다. 보통 사람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사는 시골 마을. 앞에는 냇물이 흐르고 풀밭이 펼쳐져있으며 밭도 존재하고 한가로이 양떼가 풀을 뜯고 있는 산 중턱에 있는 그런 마을이었다.
  그리고 좌표와 딱 들어맞는 커다란 나무가 있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은 나무였다. 그 크기가 꽤나 커서 ‘신목’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의 나무였다. 하지만 신목은 아니다. 그래도 마을에서는 신앙의 대상이 될 것이다.


  “보통 이런 것을 두고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는 거야.”


  그런 나무로 다가가며 아버지가 잘난 척을 한다. 사람들의 시선이 꽤나 무서웠다. 갑자기 나타난 외부인들에 대한 저항감인가?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주변을 훑어보았다. 사람들이 내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흐음, 흐음, 그대로구만.”


  사람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땅바닥을 툭툭 차고 나무를 쓰다듬는 아버지의 눈에서 따스한……그리움 같은 것은 느껴질 리가 만무. 아버지의 눈에는 ‘득템!’을 외치는 온라인 게임 유저로서의 눈빛, 그러니까 탐욕이 가득했다는 것이다. 대체 저 눈빛은 다 뭐야.


  “이곳에는 모두 8기의 마장기가!”
  “진짜?”
  “아니, 희망사항.”
  “…….”


  헛소리를 하는 아버지의 입에서 곡소리가 나올 때까지 좀 두들겨주었다. 만화라면 필시 푸쉬식하고 김이 올라올 정도로 치열한 구타였다. 따라서 정신을 차린 아버지는 진중한 얼굴로 입구를 찾았고…….


  “올라가자.”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로 변해서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 녀석, 재미들렸어. 아니, 그보다 미니스커트라니. 바지를 입으라고!


  “아, 그게 말이지. 여기는 여자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서 말야.”


  발끈해서 나무를 베어버리려는데 다급한 음성으로 아버지가 외쳤다. 이번에 외치는 것은 꽤나 진심인 것 같아 잠시 참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예전에 내가 이곳을 찾고도 들어가지 못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
  “귀차니즘?”


  아버지가 황급히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지만 평소 아버지의 행동을 보았을 때 ‘이곳은 여자만 들어갈 수 있음’이라는 말을 믿기에는 좀 뭣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내 말에 충격을 받았는지 좌절한 모습으로 중얼대고 있었다.


  “진이 녀석, 바보.”
  “그런다고 마음이 약해질리는 없으니까……아니 그보다 여자만 들어갈 수 있다고?”
  “응. 그러니까 우리 진도 여자가 되어야 해.”


  암만 모습이 여자로 변했다지만(아버지가 여자가 되는 순간 우리를 쏘아보던 사람들이 기겁해서 도망갔다. 드래곤이라나 뭐라나)이리 여성스럽게 구는 건 대체 뭐냐. 왠지 모를 짜증에 일단 뒤통수를 때려주었다.


  “여, 여자의 머리를 때리다니. 이 ‘엄마’는 아들을 잘못 키운 것 같아 슬프구나. 이 죄는 아들을 몸으로 교육하여 세뇌하는 수밖에…….”
  “꺼져.”


  그래도 헛소리를 하는 아버지의 머리에 꿀밤을 몇 대 안기고는 한숨을 쉰다. 일단 아버지가 말하는 것이 맞다면 나도 여자가 되어야 한다. 잠깐만 변하는 거니까 상관없을 것이다. 무슨 저주라도 걸린다면 힘으로 풀어버리면 되는 거고.


  “증명해봐.”
  “올라가봐.”
  “…….”


  아버지의 음흉한 속을 믿지 못한 나는 나무를 타고 올라갔고 ‘부킹은 여자만!’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추락했다. 대체 이 결계를 만든 놈은 누구냐. 외쳐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제 믿겠지?”
  “…….”


  결국 나도 여자로 변했다.
.
.
  “정말이지…….”


  여자로 변한 것이 실수였을까. 여자로 변하자 여자같은 성격이 되어버린 아버지는 어디에서 가지고 나왔는지 - 필시 자신의 아공간 창고에서 꺼내왔겠지만 - 여자 옷을 입힌다면서 마차 안으로 끌고 가서는 마구 옷을 갈아입혔다. 중간에 내 몸을 더듬는다거나 ‘제대로 속옷을 갖추어 입어야 여자로 인정받는 거야!’라고 말하는 아버지에게 다시 꿀밤을 안겼지만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다.


  “이, 이 언니가 여자로서의 기쁨을 알려줄테니까 로자리오를…….”
  “닥쳐.”


  그런 소란 끝에 결국 옷을 골랐다. 그 옷은,


  “체엣!”


  활동하기 좋은 등산복에 등산화였다. 여자로 변하자 검은 생머리에 귀여운 얼굴이 된 아버지가 입술을 삐죽이면서 불만을 표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남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도 아니니까. 전체적으로 어머니를 닮은 외모랄까.


  “져, 졌다.”


  하지만 아가씨들이 이렇게 좌절하는 모습을 보면 좀 보기가 무엇하다. 일부러 활동하기 편하게 하려고 가슴도 빈약하게 만들었는데 좌절하다니, 대체 왜 저럴까.


  “저 말도 안되는 피부라니.”


  그런 이유냐. 잠시 좌절. 그냥 남자로 돌아가 버릴까.


  “안 돼!”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저 나무 위의 결계에 있다는 기연을 찾기 위해서는 여자가 되어야 한다니까. 굳게 마음을 먹고 등에 매달린 페라게야를 지탱한 끈을 다시 한 번 점검한다. 그리고 양팔에는 사샤와 올가를 안고 아버지를 기다린다.


  “그럼 출발해볼까?”


  분명히 아버지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만났다면 가슴이 뛸 정도로 미인이 된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간단한 비행마법을 발동한다. 결계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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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만 씨의 주제가
The Lonely island의 노래 Jizz in My Pants...
보고 한참을 웃었던 노래입니다.
+
스쿨데이즈(어머니가 소꿉친구인 세계, IF편)는 아마도 기력나면 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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