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 12.4
"아아....."
선영이 눈을 떴다. 얼마나 오랜 시간 여기에 있었던 걸까?
생각이 나지 않는다.. 눈은 떴지만 시야가 너무 흐리다...
빛이 눈에 들어오고 흐릿하게 사물의 형체가 보이지만 식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움직이려고 해봤지만 몸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것 같다.
배가고프다...
움직이기위한 에너지가 부족하기라도 한듯 무엇이라도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온다..
하지만....
배고픔보다는 물이.....
한모금의 물이 더욱 간절하다...
물이 마시고 싶다....
언제나 촉촉히 젖어있었던 그녀의 입안에서는 어떤 액체의 느낌도 없다..
조금이라도 입안에 남아있는 타액으로라도 입을 적시고 싶어 꿀꺽하고 침을 삼켜봤지만 목안으로 넘어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 필요한건.. 수십..수백억.. 말로만 들어봤던 거액의 돈도 아니고..
화려하고 멋진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눈이 갈만한 보석같은 것도 아니고...
멋들어지고 능력있는 나만을 생각하고 나를 만족시켜줄.. 그런 남자도 아닌....
바로 한모금의 물이었다...
『갈증나지?? 』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부드러운 속삭임이 멀리서 들려온다.
뒤이어 들려오는 구두발소리....
뚜벅..뚜벅..뚜벅...
투두둑...투둑...투두두두둑....
거센 빗방울이 지상을 내리치기 시작할때 나는 소리...
화창하던 날 갑자기 내리쏟아지는 소나기의 굵은 빗방울이 땅바닥을 치는 소리...
외근이 잦은 그녀에게 평소라면 난데없는 비소리에 짜증을 냈을테지만...
지금 들려오는 이 소리는 너무도 달콤하게 선영을 유혹하고 있다..
꼼짝도 하지 않을것만 같던 몸을 억지로 움직여 힘겹게 고개를 들어 소리의 정체를 찿아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귀는 정확했다. 들어올린 그녀의 얼굴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하나의 물줄기가 떨어져 바닥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선영이 꿈틀거리며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선영의 양쪽에 달려있는 팔은 그 기능을 잃어버렸는지 지렁이처럼 꿈틀거리며 물줄기쪽으로 애타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다가가고 있지만 다급한 마음에 비해 그 작은 간격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듯한 느낌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단 한방울의 물이라도 입에 적시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죽을힘을 다해 앞으로 기어나갔지만 먹이를 물어오는 어미새를 기다리며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새끼새처럼 벌어진 선영의 입이 쏟아져내린 물줄기에 거의 다다를 무렵 애석하게도 떨어져내린 물줄기가 끊어져버렸다.
『이런.. 안타깝군.. 시간초과야... 』
눈물이 솟아오를것만 같다.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 안타까움도 안타까움이지만..
자신을 강간하고 이렇게 만들어버린 이 남자들앞에서 체면도 자존심도 모두 버리고 한모금의 물을 위해 안간힘을 다쓰며 기다시피 다가갔는데...
그들은 그런 그녀에게 한모금의 물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갈증을 해소하고싶은 강한 욕구와 함께 이런 자들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였다는 수치심과 굴욕감이 그녀의 눈에 눈물이 모여들게 만들고 있었다.
『어쩔 수 없지.. 정 원한다면 바닥에 있는 물이라도 핥아마셔보라구.. 』
이곳에 있은지 몇 일째인지 기억이 나지도 않는다.
아니.. 애초부터 그런걸 생각할 수도 없었다. 이 현실이 사실인지 아닌지... 자신이 환각을 보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혹시나 이 모든 것이 꿈은 아닌지...
애초부터 선영은 꿈과 생시를.. 심지어 허와 실조차도 구별하지 못하고 있었다...
호접몽이라고 했던가..?
자신이 나비꿈을 꾼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자신의 꿈을 꾼 것인지...
현실과 꿈이 구별되지 않는 것을 이르러 장자라는 사람이 말했던 것처럼 선영도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꿈인지 구별하지 못하고 있었다.
꿈인줄 알고 있었던 것이 현실이었고...
현실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현실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몇 번을 깨어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생하게 겪어놓고도 눈을 뜨고나면 마치 꿈인것 같은 느낌이 들어오지만.. 선영이 눈을 뜬 공간은 꿈속에서의 공간이었다.
어떻게 이런 상황을 호접몽이라 부르며 여유롭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지...
장자.. 그 양반.. 정말 대단한 사람이 맞는것 같기는 하다...
이제는.....
꿈과 현실따위를 떠나....
선영이 정말 살아있기는 한 것인지조차 의심이 들어오고 있었다.
처음 남자들에게 몸을 더럽힌 이후.. 선영은 정신을 잃었다.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 남자들은 테이블 위에서 트럼프 카드를 들고 포커인듯 보이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선영이 깨어난 것을 알아차렸음에도 무관심하게 카드게임을 하고 있었고 그들이 선영에게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않아서인지 또다시 괴이한 형체들이 선영에게 달려들었다.
움직일 힘도.. 피할 힘도.. 소리를 지를 힘도 없는 선영에게 달려든 그것들은 선영의 사지를 찢어놓을듯이 선영을 괴롭혔다. 분명히 촉각이 느껴지고 있는것 같은 느낌에도 어떤 것들은 선영의 몸을 뚫고 지나가기도 했고 어떤 것들은 선영의 질내부로 파고들어와 자궁까지 들어갔는지 선영의 배를 임신한것처럼 한껏 부풀어오르게도 했다.
두려움과 공포이외에 심한 토악질이 쏠려왔고 온 몸이 그들에게 갈갈이 찢겨져나가는것 같은 고통마저도 느껴지는듯 했다. 이제는 환시나 환청뿐만이 아닌 촉각마저도 환각으로 바뀌어가는듯한 느낌이 들어왔다.
그렇게 그들에게 괴롭혀지는동안 테이블에서 슬쩍 선영을 바라보는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선영이 애써 손을 들어올려 그에게 도움을 청해보았지만 그는 한번 씨익 웃고난후 다시 카드게임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 고통속에서 선영은 또다시 기절해버리고 말았지만 깨어났을때 선영을 찢어버리듯이 달려들었던 그 괴이한 형체는 보이지 않았고 부풀어올랐던 자신의 배도 원래대로 였다. 이제 아무것도 믿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자신조차도 믿을 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 확실한 것은 한 가지.. 저 남자들... 저 남자들과 있으면 그 괴이한 형체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그것 하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금 당장은 한 모금의 물이 선영에게 절실했다. 여기에 잡혀온지 몇 일이 지났는지 몇 시간인지 혹은 몇 달인지 전혀 짐작도 하지 못하겠지만 이곳에 온 이후 그녀의 기억에 온통 땀을 흘려댄것을 빼고 아주 작은 물한방울도 입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
바닥에 응어리져있는 물을 보는 선영은 심란했다. 바닥에 있는 물을 보고 있자니 물을 마시고싶다는 강렬한 생리적 욕망이 끓어오르고 있는데 반해 아직도 조금은 남아있는 인간으로서의 감정은 마시면 안된다고 마음 한켠에서 외치고 있었다.
인간도.. 살아있어야 인간이다..
인간의 존엄성따위 죽어버리면 아무런 소용도 없는 것 아닌가..
주저하고 있는 선영의 머리속에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고 있는 생각이었다.
강한 생리적 욕구가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었다. 아니 이건 합리화가 아닌 진실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들이 선영의 얼굴을 물에 바짝 다가가게 만들었다.
선영은 떨리는 몸으로 혀를 길게 빼내었다. 선영의 혀가 물에 닿을 무렵...
『하하하핫.. 형사 아가씨는 언제나 물을 그렇게 핥아먹나보지? 』
조롱하듯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가 선영의 귀에 파고들어 왔다.
남자의 목소리가 애써 참고있는 선영의 눈물을 흘러내리게 만들고 있었다. 선영의 눈물이 한방울 떨어져내리면서 아주 얕게 바닥에 퍼져있던 물에 잔잔한 파장이 일어났다.
남자의 말로 굴욕감을 느낀 선영이 잠시 두 눈을 꼭 감고 다시 주저하는듯 했지만 결심을 한듯이 눈을 뜨고 바닥에 깔려있는 물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선영의 눈물에 의해 파장을 일으키며 둥그렇게 퍼져나가던 물의 표면이 잔잔해지기 시작하며 흐릿하게 선영의 모습을 비춰주기 시작했다.
선영의 혀가 물의 표면에 닿을무렵...
흐리게 구불구불 선영의 모습을 비추던 물이 완전히 잔잔해지고 거울처럼 선영의 모습을 비춰보였다. 하지만.. 물에 비친 모습은 선영의 모습이 아니었다. 비록 선영이 잡혀있으면서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모진일을 당하긴 했어도 물에비친 모습까지는 아니었다.
불과 몇센치의 사이를 두고 선영이 바라보고 있는 물표면에는 얼굴의 표면이 벗겨지고 한쪽 눈은 튀어나올듯이 앞으로 돌출되어있고 그나마 다른쪽눈은 아예 없는듯이 움푹패인 모습을 한 인물이 비춰보이고 있었다. 물에 비춰보이는 인물의 움푹패여있는 눈에서는 구더기같은 역겨운 벌레들이 꾸물거리며 기어나오고 있었고 그렇게 물 속에 있는 인물은 마치 선영이 내민 혀를 먹어버리려는듯이 입을 벌린채 선영이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아악!!! 』
그 모습에 놀란 선영이 비명을 질렀다.
선영은 고개를 돌리고 머리를 땅에 박은채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몇일동안 계속 봐왔던 것들이지만 도저히 이것들에 익숙해질 수는 없었다. 보이는 것만으로도 몸을 떨게 만드는 그 공포에 선영의 생리적 욕구마저도 굴복하고 말았다.
『이..이건 꿈이야.. 꿈이야... 현실이 아냐... 』
발작하듯이 몸을 부르르 떨며 선영은 미친듯이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흐윽.. 아냐.. 이건 꿈이야.. 제발.. 제발.. 』
흐느끼고 있는 선영의 앞으로 물병을 들고있는 남자가 다가와 고개를 땅에 댄 채 흐느껴 울고있는 선영의 앞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아니.. 이건 현실이야... 』
남자는 선영이 남자를 바라볼 수 있도록 선영의 머리카락을 잡고 선영의 머리를 들어올렸다. 겁에 잔뜩 질린채 눈물을 흘려내고 있는 선영의 눈을 바라보던 남자가 말했다.
『벗어나고 싶어? 』
벗어나고 싶냐고..?
그건 당연한 말이다. 어느 누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을까?
선영도 처음엔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하고 기회를 엿보았다. 하지만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끼면서 그리고 미치기라도 했는지 갑자기 불쑥 불쑥 나타나 선영을 두렵게 만드는 귀신같은 기괴한 형상의 형체들은 선영을 모든게 포기하고 싶을만큼 두렵게 느껴졌다.
이제 빠져나갈 방법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제발 이것이 현실이 아니기를...
이 상황에서만 벗어날 수 있다면 모든걸 포기해도 상관없었다. 영혼을 팔라면 주저없이 영혼을 팔 수도 있을 것 같고 설사 미쳐버린다고 할지라도 이 말도안되는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선영이 남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남자는 그것을 기다렸다는듯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선영에게 말했다.
『그럼 널 포기해.. 그리고 우리와 함께하는 거야.. 』
거의 망설임없이 남자의 말에 대답하고 있는 선영의 팔이 무슨 대가를 치뤄도 좋으니 이 상황에서만 벗어나게 해달라는듯 남자의 셔츠를 꼭 움켜쥐고 있었다.
『좋아... 』
남자는 선영의 대답에 만족스러워하며 들고 있던 물병의 물을 입안에 털어넣고는 선영의 입에 자신의 입을 포개어 갔다.
정신을 잃고 있을때를 제외하고는 무의식 중에서도 남자의 입술을 거절하던 다른건 몰라도 절대로 입술만은 허락하지 않던 선영이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갑작스러운 남자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남자의 입에 머금고 있던 물이 조금씩 선영의 입속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했다.
원래.. 물이 이렇게 달콤한 것이었던가??
아니면.. 이 남자의 입술이 달콤한 것일까..??
남자의 입에서 선영에게 조금씩 흘러들어간 물은 지금까지 마셔본 어떤 음료보다 어떤 음식보다 달콤하게 느껴졌다. 가뭄으로 말라비틀어진 땅에 단비가 내리듯이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물은 선영의 가문 입안을 적셔가기 시작했고 물을 건네주고 있는 남자의 입술과 혀마저도 부드럽고 달콤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어느새 남자의 입안에 머금은 물은 거의 선영의 입안으로 넘어갔지만 선영은 입을 뗄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남자의 입안에 있는 물을 갈구하듯이.. 선영의 입안으로 파고들어왔다 다시 남자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혀를 갈구하듯이 선영의 혀는 남자의 입안에서 헤메이고 있었다.
남자의 얼굴이 선영에게서 멀어지자 아직도 부족한지 갈망하는 눈빛으로 선영은 남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선영에게 더 이상의 물을 주지는 않고 원래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쪽을 향해 걸어갔다. 선영은 아직도 많이 아쉬운듯이 자리로 돌아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다리를 꼬고 자리에 앉은 남자가 테이블위에 있던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물며 선영을 바라보자 선영은 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집어삼켰다. 주인이 집을 비워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개가 먹이를 들고 다가오는 주인을 바라보고 있는 그런 눈빛으로 선영은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먹고 싶어? 』
아무런 주저함도..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리와~ 』
남자의 말에 거의 기어가다시피 남자에게 다가간 선영...
그렇게 다가간 그녀의 얼굴에 남자의 꼬아진 다리가 정면으로 위치해 있었다.
투욱...!!
남자의 발에 걸려있던 신발이 바닥으로 떨어져내렸다.
선영의 시선이 바닥으로 떨어진 구두를 따라 바닥으로 내려갔다.
『핥아..! 』
바닥으로 신발을 떨구어낸 이후 이어진 남자의 말...
그 말에 선영은 고개를 들어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선영의 얼굴을 보며 또 한번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물었다.
아직 선영의 머리속에서 무엇인가 그것을 막으려하는지 잠시 주저하는듯하던 선영이 끝내 혀를 내밀어 선영의 얼굴앞에 있는 남자의 발을 핥아내기 시작했다. 코를 찌르는듯한 매콤한 냄새가 선영의 코끝에서부터 느껴지기 시작했지만 양말도 벗지않은 남자의 발을 혀로 핥아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평소의 선영이라면 절대 생각할 수 없는 굴욕이지만 선영의 머리속에 그런것은 이미 거의 희미해져가고 있었다.
남자의 발을 정성껏 핥아내고 있던 선영의 얼굴 옆으로 남자가 먹던 샌드위치 조각이 쑤욱 내밀어졌다. 선영은 남자의 발에서 혀를 떼고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남자가 살짝 고개를 끄덕여 허락의 뜻을 표하자 선영은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물었다.
매콤한 코랑내를 풀풀 풍기는 남자의 발 바로 옆에 위치한 샌드위치를 베어 물었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은 샌드위치의 맛이라든지 조금이나마 허기를 면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먹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입안에 들어왔다는 그 사실자체만으로도 만족스러움이 선영의 온 몸 전체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선영이 한 입 베어물은 샌드위치는 다시 위로 올라가버렸다. 선영의 입속에서 녹아들어가고 있는 샌드위치가 거의 사라져가자 선영의 몸을 지배하던 그 기분좋은 만족감도 그에 비례해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잠시 샌드위치와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던 선영은 다시 혀를 내밀어 남자의 발을 핥아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아무런 주저함도...
아무런 망설임도 없었다...
조금 전 보다 더 정성스럽게...
그리고 더욱 더 애가타는 표정으로...
선영은 남자의 발을 핥아내고 있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10일을 굶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2~3일을 굶고 한조각의 음식을 먹은뒤 또다시 나머지 7~8일을 기다리는 것은 훨씬 어렵다. 이처럼 이미 한번 생리적인 만족감을 잠시 얻었던 선영은 아무런 망설임없이 먹이를 갈망하며 주인을 핥아대는 개처럼 남자의 발을 핥아대고 있었다.
그런 선영의 모습에 남자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또다시 선영에게 한 입의 샌드위치를 허락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다른 남자에게 말했다.
『준비 다 됐다고 말씀드려.. 』
남자의 말을 들은 또다른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문쪽으로 걸어나갔다. 식당문이 열리고 남자가 바깥으로 나가고 있었지만 선영은 그런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계속해서 남자의 발에만 모든 신경을 쏟아부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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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선영이 있던 식당에 두 명의 남자가 들어왔다.
식당안에 있던 남자의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갔던 남자와 새로운 남자였다..
식당안에서 잡지책을 뒤적이고 있던 남자는 새로운 남자가 식당안으로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히 목례를 하였고 안쪽으로 걸어들어 온 남자가 목례에 대한 답례도 없이 곧바로 질문을 던졌다.
『여자는?? 』
남자는 대답을 하는 남자가 가르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이곳이 식당으로 사용될 당시에 영양사의 방으로 사용되었을것으로 추측되는 식당에 붙어있는 작은 쪽방같은 곳이 보이고 있었다.
『얼굴을 상하게 한다든가.. 표시가 나게 하지는 않았겠지? 』
(사령(使靈) : 사람이 부리는 귀)
기다리라는 말을 남긴 남자는 선영이 있다는 방쪽을 향해 걸어갔다. 남자가 방으로 들어가자 그 방에서 선영과 재미를 보고있던 남자가 바지춤을 추스리며 아쉬운듯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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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 후....
남자가 방에서 나왔다.
『어떻게.. 됐습니까? 』
두 남자가 대화를 하는 도중 작은 방의 문이 열리고 선영이 걸어나오고 있었다. 두 남자의 시선이 걸어나오고 있는 선영쪽으로 모아졌다. 방에 걸어들어갈때만 해도 거의 기어가다시피 하던 선영이었지만 나올때는 아주 느릿느릿한 걸음이기는 하지만 스스로 걸어나오고 있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채 남자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선영에게서 묘하게 요염한 기운이 흐르고 있는듯이 보였다. 머리는 아무렇게나 헝클어져 였었고 조금은 기운이 없는듯이 보였지만 선영의 눈은 잔뜩 겁을 먹거나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눈은 아니었고 남자에게 물과 샌드위치를 받아먹을때처럼 무엇인가 갈망하는 듯한 눈에 가까웠지만 그 때의 눈과는 또 무엇인가가 묘하게 달라보였다.
탄력있는 가슴은 선영이 한 걸음을 떼어놓을때마다 살짝씩 흔들리며 그 농염함을 더하고 있었고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에서 다시 넓게 퍼지는 히프의 라인에서 적당한 굵기로 두 갈래로 나뉘어져 앞을 향해 뻗어져나오는 매끈한 다리..
선영의 걸음걸이에따라 다리사이의 검은 숲이 하늘거리며 흔들리는듯한 느낌마저 들어왔다. 다리사이에서는 남자들의 흔적인지 아니면 선영의 애액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액체가 안쪽 허벅지를 타고 살짝 흘러내리고 있는 모습이 선영을 조금 더 퇴폐적이고 음란하게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어느새 남자의 앞으로 다가온 선영의 얼굴에서 보일듯말듯한 미소가 어렸다.
『우읍... 』
아무런 말도없이 자신쪽으로 다가오는 선영의 모습에 그리고 살짝 드리워진듯한 선영의 웃음기에 조금 당황한 모습을 보이던 남자의 입을 갑작스럽게 선영의 입이 덮어갔다.
갑작스러운 키스에 놀란 남자의 입속으로 선영의 혀가 파고 들어갔다. 남자의 혀를 찿기라도 하는듯 선영의 혀는 남자의 입안을 돌아다니고 있었으며 그 부드러운 혀의 느낌에 남자가 살짝 혀를 들어올리자 먹잇감을 발견한 뱀처럼 선영의 혀가 남자의 혀를 휘감아들어갔다.
빠르게 하지만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는 선영의 혀에 남자는 자신의 혀가 녹아들어가 버릴것만 같은 기분이 아니 입안 전체가 그대로 스르르 무너져 사라져버릴것같은 느낌마저 들어오고 있었고 그것은 그대로 남자의 하체를 바짝 긴장시켰다.
선영의 입이 남자의 입에서 떨어졌다. 선영의 입은 남자의 입에서부터 남자의 타액을 가느다랗게 뽑아내고 있었고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던 남자는 선영과 남자사이의 타액의 실이 끊어지는 것과 동시에 넋이라도 나가버린듯 뒤에 있는 의자에 털썩 앉아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선영이 살짝 혀로 자신의 입술을 핥아내면서 앉아있는 남자의 다리사이에 앉아 남자의 허리띠를 풀고 지퍼를 내린후 남자의 팬티와 함께 바지를 무릎쪽까지 벗겨내렸다. 남자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선영의 그런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을뿐 어떤 행동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선영의 혀가 거근의 뿌리끝 두개의 알이 있는 부분으로 가서 몇번정도 살짝 핥아주는듯하더니 쓸어올리듯 거근을 따라 밑부분에서부터 위쪽부분으로 올라갔다. 조금씩 조금씩 위로 올라가던 선영의 혀가 버섯모양의 끝부분에 닿자 버섯전체를 감싸듯이 혀로 살며시 감쌓았다가 다시 풀어줌과 동시에 버섯모양의 부분만을 자신의 부드러운 입술에 마찰시키며 입안으로 살짝 집어넣었다.
『흐읍..!! 』
귀두가 선영에게 삼켜져 버린 남자는 꽤 큰 자극을 받았는지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살짝 몸을 떨었다. 선영의 입안에 들어간 부분이 입안에서 쉬지않고 선영의 혀에의해 휘감겨가고 있었다.
마치..
귀두부분만 선영의 입안으로 빨려들어갈듯한 느낌과 함께...
한없이 부드럽게 감싸고 도는 혀의 느낌에...
흔하게 경험하기 어려운 강렬한 흥분과 함께 음심이 강하게 동하기 시작했다.
남자가 알고 있는 선영의 몸은 남자경험이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만큼 이런 부분에 대해 서툴렀고 어쩔줄 몰라했다. 그럼에도 지금 자신의 다리사이에 있는 선영의 테크닉은 왠만한 창녀들은 흉내내지도 못할정도로 엄청났다.
『어때? 선물이 마음에 드나?? 』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의 말에 남자는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떤 사령을 넣으셨기에...?? 』
남자의 입에서 또다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귀두부분을 열심히 빨아대고 있던 선영이 남자의 뿌리끝까지 입안으로 집어넣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뿌리채 뽑혀 나갈듯이 성기를 빨아들이는 흡입력에 실제로 질내에 삽입한듯이 목구멍 끝에서 귀두부분을 조여드는 느낌에 남자는 전율했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남자의 성기에서 희뿌연 액체들이 선영의 입안으로 방출되기 시작했다. 남자의 사정이 끝날때까지 기다린 선영이 남자의 정액을 입안에 한껏 머금은채로 남자의 성기에서 입을 떼어내고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살짝 입을 벌리며 보일듯말듯이 남자의 흔적을 보여주는 선영...
일부러 그런것인지 자신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것인지 선영의 입가에 정액이 하나의 줄기를 그리며 밑으로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선영은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을 거두지 않은채 혀를 약간 내밀어 흘러넘치는 정액을 혀로 쓸어 다시 입안으로 넣으며 알듯모를듯이 한쪽눈을 아주 살짝 찡그리듯 깜박이며 살짝 입술을 들어올리며 웃고는 그대로 바닥으로 누웠다. 그리고 남자가 와주길 바라는듯이 자신의 손을 다리사이에 가져다대고 살며시 음부를 비벼대는 그 모습에 남자는 끓어오르는 욕정을 참기 어려웠다.
본능적으로 그리고 선영의 모습에 반사적으로 남자는 그대로 선영의 몸을 덮어갔고 선영의 사지가 자신의 몸위로 올라온 남자의 몸위를 절대 놓지않을듯이 휘어감아가고 있었다.
『크크크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그동안 충분히 즐기라구.. 』
금방 사정을 해놓고도 무엇에 쫓기듯이 허둥대며 선영의 다리사이에 자신의 물건을 집어넣으려는 남자의 모습을 보며 다른 남자가 웃으며 말하고는 식당문쪽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영의 몸에 올라탄 남자는 선영의 색기에 중독되기라도 한듯이 처음 남자가 들어올때처럼 깍듯하게 배웅하지 못하고 선영과 몸을 섞는일에만 열중해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식당안에서는 남녀의 끈적하고 가쁜 호흡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