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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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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이 글은 양판소(……야)이므로 개념이 없고 명랑소설이므로 어이없는 일도 일어날 수 있는 막장입니다^^;;; 양판소의 깽판이 싫으신 분은 조용히 백스페이스로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중에 언급되는 인물, 사건, 지명 등은 실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묘한 것이 보여도 신경쓰지 마세요. 깊게 생각하면 지는 겁니다. 이 글은 양판소이니까요.
*이 글에 대한 저작권은 저에게 있을지도 모르나 행사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양판소니까요.
*이 글은 명랑소설을 지향하고 있으나……양판소이므로 깽판입니다.



  [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32話 이세계異世界



  75.
  조금……아니, 많이 늦은 것 같지만 이 세계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도록 하겠다. 어디선가 ‘또 외워야 할 것인가!’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지만 시험에 나오지는 않으므로 크게 외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니, 단언하건데 외울 필요는 없다. 내가 대륙을 통일하겠다고 나설 것도 아니고 어딘가의 절륜 황제처럼 아내를 얻으러 여행을 떠날 것도 아니며 마왕이 강림하더라도 체리(오래간만에 나온 이름인 것 같지만……미안하다 체리.)처럼 만들어버리면 그만이니 신경 쓸 일이야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 세계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하느냐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분노를 느낄 수 있도록 진심을 담은 표정으로 대답해주겠다. 아내들과 평화롭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감히 남자인 주제에 내 신경을 자극하는 녀석이 하나가 있기 때문이라고.


  “이 자식……아예 사고를 치고 다니네.”


  백원만, 이곳의 이름으로는 베이 클라이트. 붙여서 부르면 어째 합성수지, 즉 플라스틱이 생각나는 이름이기는 하지만 녀석이 만족한 이름이니 상관없다……랄까, 이 녀석 때문이다. 녀석이 제국령을 여행하면서는 아버지와 어머님들에 대한 공포, 내가 불러주지 않아 이제는 잠든 촉수괴물에 위협당하던 기억. 크게 줄어든 자신의 수명에 대한 공포 때문인지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외국으로 나가자 깽판을 시작했다. 뭐, 대충 들어보면 녀석이 깽판을 친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그 녀석의 눈으로 보아도 쓰레기 같은 녀석을 응징한 것에 불과한 일인 것 같으니까. 하지만 나 자신이 개인적으로 녀석의 행동을 지지하는 것과는 달리 여러 가지로 좀 복잡해진 상황이라 머리가 아픈 것이다. 물론 녀석의 여행이 편안할 수 있도록 남작위와 신분증명서, 돈을 넘겨주고 마음껏 살라고 하긴 했지만 그렇게 깽판치라고 준 것은 아니다. 미시어스 제국에서 남작위를 받은 녀석이 타국에서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것은 국제정세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마법 통신으로 들어온 항의문입니다만……아무래도 티어른 공국에서 남작위를 가진 영주 하나를 죽지 못해 사는 몸으로 만들어버린 모양입니다. 현재 티어른 공국 기사단이 추격 중이며 저희에게 신병을 인도하고 싶다는 연락을 취해왔습니다.”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합니다. 황제폐하의 명으로 그가 자유롭게 지낼 수 있게 허락했으니 우리에게는 처벌할 권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신병을 인도하는 것은 하지 않아도 좋다고 해주십시오. 굳이 잡으려고 한다면 그 곳에서 처벌하라고 하세요. 되도록 정중하게 말씀해주시고 그쪽의 힘만으로 붙잡을 수 없다고 하면 무력을 빌려줄 수도 있다고 해주세요.”


  국경선을 넘어 타국으로 들어가자마자 사고를 쳐버린 녀석의 이야기를 듣고는 머리를 싸매었다. 그 동안 내가 준 돈으로 편안한 여행을 하면서 조루의 저주가 풀린(내가 풀어주었다) 까닭에 한을 풀기라도 하듯 고급여급을 1시간동안 괴롭히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피식 웃기만 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는 순간이다.


  “아버지도 처치불가능인데 이 녀석까지…….”
  “…….”
  “괜히 신분증명서를 주었나.”


  후회해봐야 늦었다. 녀석이 사고를 치면 배상해줄 밖에. 그렇다고 그걸 기회로 잡아서 과도한 배상을 요구한다면 그런 요구를 한 녀석들에게는 혼을 내주어야 할 것이고.


  “손해가 큽니다.”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있으니까요. 참아주세요.”
  “알겠습니다…….”


  정 안되겠다 싶으면 녀석을 지구, 즉 한국으로 귀환시켜버리면 되니까.
  뭐, 이런 이유 때문에 녀석이 사고를 쳐도 당장 쫓아가서 때려잡지 않고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중이다. 일거리를 늘려버린 이 녀석을 행정관들이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여기는 것까지는 내가 어떻게 말릴 수는 없겠지만. 행정관들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녀석을 괴롭히는 것은 어떻게든 막아낼 수 있었다.


  “솔직히 전하께서 참으라고 하시니 참고 있습니다만 하루에 쓸 수 있는 한도 내의 금액을 모두 탕진해가면서 여자들을 괴롭히는 그런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건 참기 힘듭니다. 그걸 감내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이 아가씨들이 존경스러워질 정도니까 말입니다.”
  “…….”


  녀석이 벌인 그 이상한 행동은 내가 보여준 성인 비디오에서 나온 것일텐데 말이죠. 식은땀을 흘리면서 못 들은 척한다. 아닌게 아니라 그런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망라한 보고가 들어온 연유는 공창에서 일하고 있는 아가씨들이 노력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공창이라는 조직은 아버지인 세인 아슈레이가 사창가를 없애버리고 만든 것인데, 사람의 근원적인 욕구인 성욕을 없애지 못할 것이라면 암흑으로 숨어 부패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전체적인 근무 수준의 향상과 주기적인 건강 검진으로 이 불행한 여성들을 돌봐주겠다는 생각도 있었던 모양이지만. 이렇게 공창으로 바뀐 곳에서 근무하는 여인들은 아버지의 지원으로 제법 돈을 잘 버는 직종에 속한 것이 되었다. 손님들이 주는 화대 이외에도 월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공짜인 것은 아니라 술자리에서 손님들이 하는 말을 잘 들어두었다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에 따른 보상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정보부 휘하에 있다는 이야기. 이것은 아예 황제 직속의 감찰부의 휘하에 제국령 내의 모든 폭력집단을 소속시켜버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폭력조직들은 외국에서 들어오는 마약이나 불법무기들을 단속하는 암흑가의 경찰 역할을 맡고 있다. 여기에서 그들에게 자치권을 주었는데 말하자면 큰 사고나 평범한 사람들을 해치지 않는다면 그들이 암흑가를 휘어잡고 경제를 좌지우지해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물론 사람들에게 횡포를 부리고 돈을 삥 뜯거나 하면서 이미지를 일부러 좋지 않게 만들고는 있지만 이건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것이다. 어디까지나 비밀로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말이 길어졌지만 이런 연유로 그가 떠나고 난 후 정보부와 감찰부에 그에 대한 감시를 명령했고, 때문에 나에게 그녀석의 성교 시간이 얼마나 되었는지에 대한 보고가 올라온 것이다. 그녀들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 그녀들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는 않다. 몸을 파는 여자라는 이유 때문이다. 가난 때문에, 그렇게 사는 방법 이외에 아는 것이 없어서 그러고 있는 여자들이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덕분에 그녀들은 그녀들과 비슷한 이유로 웃음과 춤과 노래를 파는 남창들과 엮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건 황제인 아버지나 그 뒤를 이을 나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남자가 남자에게 몸을 파는 암흑가의 종목까지는 손도 못 댈 것 같고 말야.’


  어떻게든 단속은 하고 있지만.


  어쨌거나 이야기가 좀 멀리 돌아온 것 같은데 이 세계에 대한 설명을 하는 이유는 설명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지리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이 세계에는 세 개의 대륙이 있고 각각을 서방 대륙과 북방 대륙, 그리고 남방 대륙이라고 칭한다. 서방 대륙은 삼각꼴로 생긴 대륙이고 가장 크기가 작은 대륙이다. 남방 대륙은 두 개의 원이 겹친 것 같은 형상으로 생겼다. 마지막으로 북방 대륙은 뭐랄까 타원형으로 생긴 팩맨이라고 할까. ‘팩맨이 뭐더라’하고 머리를 쥐어싸맬 사람들을 위해서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자면 피자에서 한조각을 떼어낸 모양을 가진 게임캐릭터라고 하겠다. 물론 피자처럼 그렇게 매끈하게 잘려나가 있을리는 없고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사이의 지중해처럼 깊지 않은 수심을 가진 바다가 있다고 말하면 더 정확할 것이다. 이 북방 대륙에 내가 살고 있는 미시어스 제국이 있는데 팩맨을 닮은 이 대륙은 매끈한 타원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톱니바퀴처럼 생긴 반도들이 제법 존재하고 거기에 부속된 섬들도 제법 많다. 물론 그 덩치에 맞게 인구도 가장 많은 대륙이다.
  각 대륙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첨부하자면 서방 대륙은 삼각꼴로 생기고 가장 크기가 작은 대륙이지만 중간에 커다란 산맥이 있어서 그 산맥을 경계로 하여 서북과 동남으로 크게 나눌 수 있으며 각각의 독특한 문화를 꽃피우고 있다. 물론 직접 가본 것은 아니라 어떤 식으로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들은 바에 의하면 서북지역은 전사가 많고 용맹한 반면, 동남지역은 학문이 발달하고 올곧음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남방대륙, 솔직히 남방 대륙은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물론 드래곤들은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잘 알고 있어서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은 내가 설명해줄 수 있는 것이지만 사람들에게는 미지의 대륙이라고 알려진 곳이다. 말하자면 17~18세기의 아프리카 같은 곳이라고 할까. 그렇다고 해서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은 아니고 마수들과 아인종들이 서로를 적대하면서 살아가는 곳이다. 그곳에 가면 이 북부대륙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하이엘프들이 두 세 개의 마을에 모여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정확히 어디인지는 모른다. 이곳의 생물들은 다른 곳처럼 어머니의 태를 통해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드워프에 해당하는 종족은 바위에서 오크에 해당하는 종족은 진흙에서 엘프에 해당하는 종족은 나무에서 각각 생명을 얻는 식이다. 신기한 일이지만 그쪽에서는 이쪽을 신기하게 생각한다나.
  마지막으로 북방대륙은 가장 덩치가 크고 가장 인구가 많은만큼 가장 다양한 권력관계를 가지고 있는 곳인데 크게 나누면 북부와 남부로 나뉜다. 그 이유는 팩맨 같이 생긴 대륙의 중앙에 ‘잊혀진 숲’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드래곤들이 이곳을 남부대륙에서 건너온 엘프들에게 거주지로 내어준 덕분에 인간이 이곳에 들어갈 수 없었다. 덕분에 북부와 남부는 마법으로 텔레포트를 하건 배를 타고 내려가건 하는 식으로 연결하는 식이었으므로 요즘은 북방 대륙을 다시 중앙 대륙과 북부 대륙으로 나누는 경향이 있다. 얼마 전에 내가 도와준 프리그 왕국은 중앙 대륙에 속해 있는 셈이다. 그것도 최남단. 열대지방이다. 그런 비 많이 오고 바람 많이 부는 곳에서 대운하를 팠던 폐왕, 지금은 영혼을 깨끗이 정화해버려 다른 존재이지만 수지의 모체였던 그 녀석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 것인지는 아직도 의문……아니,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샜다. 다시 돌아와서 설명을 계속하자.


  북방 대륙을 나누어서 먼저 중앙 대륙을 설명하겠다. 약간 모양이 찌그러진 반타원 형태의 대륙이다. 최남단은 프리그 왕국이며 남쪽에 프리그 왕국처럼 해안가에 위치한 나라도 있지만 프리그 왕국이 최남단이고 그 이후로는 비스듬히 북서를 향해 해안가가 북진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모양이 찌그러진 반타원의 형태라고 말하고 있다. 최남단 가까이에 적도가 걸쳐있으며 왼쪽으로 급격히 기운 H모양의 대산맥, 옐레스 대산맥을 중심으로 작은 산맥들이 뻗어나가는 모양새로 지형을 구성하고 있는 대륙이다. 옐레스 대산맥, 왼쪽으로 급격히 기운 H모양의 대산맥의 구조를 보면 알겠지만 크게 4개, 대산맥까지 합하여 모두 5개의 지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잊혀진 숲’에 가까운 지역은 총 5개 국가가 있고 최남단에 위치한 프리그 왕국과는 옐레스 대산맥에서 발원하여 굽이굽이 흘러내린 물이 모인 테이트 강(아마 이 세계 최대의 수량을 자랑하는 강이 아닐까 싶다. 강 하구에 도달하면 양안의 사이의 거리는 무려 120km나 된다. 이 정도면 그 규모가 경상도급이라는 동정호를 넘어서는 충격과 공포의 규모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국경인 라플라타 강의 어귀가 220km정도 되는 너비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보다는 좁긴 하지만 엄청난 규모라 할 수 있다.)을 사이에 두고 있는 지역이다. 어쩐지 ‘잊혀진 숲’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하는 우리 미시어스 제국이 엘프들을 지휘하여 쳐들어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버지, 세인 아슈레이가 은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머니인 아라니엔이 이 지역에 숲을 키워버리고 엘프들을 동원하여 전쟁을 걸어와 버렸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지역이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누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하지만 일단 미시어스 제국과는 반대편에 있고 해서 이 사건 이후 친 미시어스 기조로 돌아선 북부 대륙 쪽의 국가들과는 달리 노골적으로 적의를 숨기지 않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말 뿐인 듯, 미시어스 제국에서 노골적으로 도와주는 프리그 왕국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기 보신에만 치중하고 있는 모양이다. 건드렸으면 당장 쳐들어가려고 했는데 말이지.
  두 번째로 내 의동생인 나탈리 여왕이 지배하고 있는 프리그 왕국을 포함한 옐레스 대산맥 남쪽 지역을 말하자면 열대지방과 미칠 듯 퍼붓는 폭우, 그리고 어쩌다가 몇 년이고 계속되는 극심한 가뭄으로 대표되는 지역이다. 참고로 프리그 왕국을 동서로 나누는 산맥은 이 옐레스 대산맥에서 파생한 레도프 산맥이다. 낮은 산들이 굽이치면서 그 품에 열대우림을 키워내는 것이 특징인 산맥이랄까. 어쨌든. 이 지역에 속하는 국가는 무려 17개. 다행히도 이 중에 제국이라고 자칭할만한 나라는 없고 조금 힘이 강한 국가의 경우에는 다른 나라에서 연합하여 막아내는 식으로 서로를 견제하고 있어 큰 전쟁은 존재하지 않는 지역이다.
  다음은 옐레스 대산맥 왼쪽의 좁은 회랑같은 땅에 위치한 72개의 소국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지만 이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서로 툭닥 대면서 싸우기만 할 뿐 별로 특징은 없는 나라들이다. 진귀한 보석 중의 하나인 진주가 나오는 것을 제외하면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될 곳이다. 솔직히 정복해보아야 관리하기도 힘들고 타고난 반골들이라 심심찮게 반란을 일으켜대니 그냥 냅두고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랄까. 그런 곳이다.
  다음으로는 옐레스 산맥 북쪽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의 국가들이 있다. 남쪽과는 달리 비가 적고 초원이 펼쳐져 있으며 농사를 짓기 좋은 온화한 기후를 가진 곳이다. 지중해 연안이니만큼 일찍부터 배를 띄우고 교역하기 시작하였고 꽤나 부유한 국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모두 9개의 국가가 존재하고 있다. 지중해 연안에 있고 교역을 하는 국가이다보니 북부대륙과 크게 차이가 없는 문화를 가졌다고 할까 그런 문화적인 포용성을 갖춘 곳이기도 하다. 어쩌면 문화의 용광로라고 불러야 할지도…….
  마지막으로 옐레스 대산맥에 위치한 곳을 이야기하고자 하지만 아쉽게도 이곳에는 국가가 없다. 이곳은 이종족과 드래곤들이 살아가는 ‘영토’로서 자유를 얻기 위해, 신에 필적할 정도로 강하다고 알려진 드래곤과 맞대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가는 곳이기 도 하다. 굳이 따지자면 인간들의 영역과의 접경지대에 몇 개의 도시 비슷한 것이 세워져 있는 것이 전부인 곳이기도 하다. 드래곤들이 이야기하기로는 귀찮은 녀석들이라고 하던가? 죽을 위기에 처해도 달려드는 인간들이 많은 곳이라고. 어쨌든 그런 ‘자유’와 ‘방종’과 ‘죽음’의 땅이 옐레스 대산맥이다. 이것으로 중앙 대륙에 대한 설명은 끝내기로 하겠다.


  다음으로 북부 대륙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3개의 제국과 23개의 왕국, 그리고 11개의 공국이 있는 대륙이며, 물리적, 지형적인 문화적인 차이를 볼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설명하자면 이 북부 대륙의 중앙부에는 마왕이 심심하면 강림하는 장소, ‘인간 세상의 지옥 : 어비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마왕이 강림하면 이를 파악한 국가에서 주변국에 통신을 보내어야 하고 타임렉 없이 결계를 발동시켜 진군을 늦추어야 했고 이를 위해서는 동일한 언어, 동일한 문화, 발달된 마법이 필요했기에 사람들은 노력을 했고 거기에 성공했습니다라는 결론이다. 이를 위해 드래곤들도 배후에서 수천년간 노력했다니 이렇게 바뀌는 것이 이상할 일은 없을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북부대륙의 특징은 대륙 중앙부의 어비스이며 이 어비스는 드래곤들의 마법으로 형성된 12개의 타원형 산맥, 헬마치 대산맥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이름을 보고 웃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아버지의 말로는 한 번 마왕을 격퇴하고 다음에 다시 한 번 마왕이 이 산맥을 건너올 때, 마왕은 헬마치를 콧노래로 흥얼거렸다고 한다. 체리 이 녀석, 꽤 과거가 많았던 녀석인 것 같다. 어쨌거나, 이 산맥들은 방어진의 기능을 하고 있으며 물리적으로 어비스 외부와 내부를 차단해버리는 효과도 부가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쨌든 이렇게 어비스가 대륙 중앙부를 차지하다 보니 도넛모양으로 사람들의 거주지가 정해진 상황이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이 살아가는 영역을 살펴보자면 3개의 제국이 각각 남서(제니키아 제국), 최북단(타클란 제국), 동북지역(미시어스 제국)에 세력을 떨치고 있고 그 옆에 붙은 다른 34개의 나라들이 합종연횡하며 세력을 키우기도 하고 쇠퇴, 분열하기도 하고 다시 통일하기도, 왕조가 바뀌기도 하면서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아마도 이 곳에서 대륙 통일 전쟁이라거나 하는 것을 쉽게 벌일 수 없는 것은 드래곤들이 공동대응을 모색할 수 있는 편성을 바꾸기를 좋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그렇게 만들어두긴 했는데 이 공동대응이 실패할 경우 발생할 비극이 45년 전에 벌어졌던 마왕 강림 사건이다. 그 때의 당사자들이야 당연히 한 녀석은 프리그 왕국에서 여왕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일 안할 거라고 파업 시위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초기 대응에 실패한 그 사건으로 결국 신들이 자신들의 우위를 해칠 수 있는 이고깽을 불러와야 할 정도가 되었으니 잠깐의 실수가 이런 크나큰 일을 만들어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 실수를 한 사람 덕분에 내가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니……. 어쨌든 이 북부 대륙은 세 개의 제국을 중심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우선 북부대륙 동북과 동부, 동남부까지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는 우리 미시어스 제국부터 설명하자면 인구가 2억을 넘어가는 대국으로서 주변 14개국의 정신적인 지주를 맡고 있는 영웅의 나라라고 할 수 있겠다. 그 크기는 대략 4개의 한국을 뺀 몽골제국 정도라고 보면 되려나. 대충 그 규모를 추정해보건데 대한민국의 80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러시아보다는 작고 중국보다는 크다고 보면 된다. 그 지형을 살펴보자면 서남부의 산악지대와 동부의 평야지대로 크게 나누어볼 수 있는 나라다. 왠지 모르게 대충 설정한 것 같은 느낌이지만 산악지대에는 자원을 이용한 공업이 평야에서는 농업이 발전하고 있다. 식량 생산량을 따져보면 2억이라는 인구가 충분히 먹고도 가공품, 술이나 풀이나 하는 것들을 쓸만큼 만들 수 있을 정도이다. 자원도 풍부하여 애초에 다른 땅들이 모두 해저로 가라앉더라도 앞으로 아껴만 쓴다면 수천년까지도 버틸 수 있는 나라이다. 다만 아쉽게도 온대에 속하는 기후의 여건상 고무라거나 진주라거나 하는 것들을 쉽게 생산할 수 없다는 제약은 존재하는 편이라 완전무결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다음으로 역사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미시어스 황실이 시작된지는 이미 572년째이며 그 동안 몇 번이고 전쟁이 일어났지만 어비스를 향해 영토가 확장되는 결과로 돌아왔다. 대강 그 전쟁의 양상은 제국이 도발하고 발끈한 주변 국가들이 전쟁을 걸어오고 미시어스 제국은 거기에 응전한다라는 구도로 이루어졌으며 모두 미시어스 제국이 승리해버렸다. 하지만 그 싸움도 예전의 일이며 현재는 약 27년째 국지적인 전투를 제외하고서는 타국을 침입하는 일도 없고 타국이 침입하는 일도 거의 없이 평화롭게 사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는 중. 그것은 이 나라의 국력이 과거보다 배는 더 강해졌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공식적으로는 현재 이 나라의 황실이 미시어스-아슈레이 황가(아마도 마를렌 누나가 남자 아이를 낳는다면 그런 명칭이 확고하게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칭해야 할 가족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웅의 혈통이라는 것 때문에 타국에서 함부로 침공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현재의 황제는 마왕을 물리친 영웅 세인 아슈레이이며 부인은 모두 다해서 세자리 수. 정식 부인은 102명이다. 최근, 세나 론시안……한국명 김선화 씨를 새로 맞아들여 102명이 된 정식부인과 그 수를 짐작하기 힘든 측실들을 모두 합친 결과라고 보면 된다. 그 중에서 남자가 여자가 되어버린 존재가 제법 있다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어쨌든 현재 그 후계자는 하이엘프이자 전대 엘프들의 여왕이었던 아라니엔의 아들인 진 맥세인 아슈레이, 즉 나이며 황태자비는 111명이다. 뭐, 그 중 109명이 근친인 것을 생각하면 꽤나 막장이긴 하지만 어쩔 수 있나. 어쨌든 현재 애첩이 한 명 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제의 손녀들은 현재 총 15명으로 앞으로 4명이 손자 아니면 손녀로 태어날 것이다. 현재 수도는 황도 일도르프이며 황도의 인구는 5백만에 육박하고 있다. 이쯤되면 위생이라거나 식량의 수급이 어렵지 않겠나 싶기도 하지만 다행히도 수도의 정비와 하수도 건설 및 극빈층을 이용한 오물의 처리 등으로 세계에서 가장 깔끔한 도시가 되어 있다. 일단 황제직할지는 대개 깔끔하고 살기가 좋다는 것이 사람들의 평가이고 이에 영향을 받은 각 지역의 영주들은 자신의 영지를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내가 각 영지를 방문했을 때 전염병이 돌겠다 싶을 정도로 심각한 위생 상태를 보인 곳은 없었으니 말이다. 방금 영주라느니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처럼 물론 지방에서는 자신이 왕이 될 수 있는 장원제도가 일부 남아있기는 하지만 노예제의 폐지에 따른 농노제도의 붕괴로 소작농을 쓸 수밖에 없는 귀족들은 속속들이 자신들의 땅을 국가에 헌납하고 있는 중이다.
  정치체제를 살펴보자면 황제과두정이라고 칭해야 할 체제를 갖추고 있다. 어디에서 배운 것은 있었던지 상원과 하원으로 나누고 상원에는 귀족, 하원에는 평민들의 대표들이 원로원을 구성하여 상원은 국외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입법화하거나 결의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하원에서는 국내의 문제를 입법화하거나 결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서로의 활동에 대해서 감찰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서 서로를 견제하면서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은 기본이다. 이 원로원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대개 국가의 일을 잘 아는 사람들, 즉 말하자면 대신이라거나 기사, 군의 사령관, 행정관 업무를 보던 사람들로 한정되어 있으며 이렇게 원로원에 들어간 사람이 있는 집안이야 말로 사람들의 부러움과 찬사를 한 몸에 받는 명문가라고 불리우게 된다. 이런 사회분위기를 보다가 잠시 4박 5일 동안 한국에 나가 이들과 비교해보면 왠지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의미로 복잡한 심경을 담은 눈물을 말이다. 어쨌거나 3개의 공작가, 11개의 후작가, 27개의 백작가를 포함한 명문가에는 3대째 원로원에 진출하였고 45년 전부터 27년 전까지 있었던 마왕과의 대결당시 가문의 남자는 대부분이 전사해 버렸던 평민출신의 가문도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오등작 중에서 하급이라 할 수 있는 자작과 남작은 그 대우가 일반 평민들과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사회계급이라는 말보다는 계층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한국으로 따져보자면 일반 평민들은 숙련 노동자 계층, 즉 중하에 속하는 계층이고 하급 귀족들은 교사, 공무원과 같은 중중에서 중상에 해당하는 계층에 속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어쨌든 신분은 넘어설 수 없는 절대의 벽이 아니라 노력하면 넘어설 수 있는 목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근대 조선처럼 양반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막장테크를 탈 뻔했지만 다행히도 마왕이 쳐들어왔을 때, 귀족들이 많이 사망했기 때문에 현재는 인구대비 1%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북부대륙 최북단의 얼음의 제국, 타클란 제국이다. 인구는 6천만으로 추산되며 주변 11개국의 정신적 지주를 맡고 있는 제국이다. 그 영토의 크기는 아마 제국들 중에서는 가장 크겠지만(꽤 크다고 생각하고 있는 미시어스 제국의 1.5배나 되는 면적을 자랑한다) 캐나다처럼 북쪽의 영토는 동토의 툰드라이고 그나마 사람이 살만한 남쪽 국경선에 띠처럼 연결된 거주지를 두고 있는 국가이다. 모두들 짐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캐나다나 러시아랑 그 지리적 수준이 비슷한 국가가 맞다. 어쨌든 전사들이 많고 추운 겨울을 유쾌하게 보내고 싶어서인지 오락 등의 여흥거리가 많은 나라로서 미시어스 제국만큼은 아니지만 과학과 공업이 발전하고 있는 그런 국가이다. 타클란에서 만들어진 비단 비슷한 옷감과 기계 장치들은 우리 미시어스 제국에서 수출품으로 내놓는 2급 상품과도 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 즉 말하자면 시대에 맞지 않는 고급스럽고도 아름다운 물건들이라는 이야기다. 중세나 다름없는 문명을 가진 이 세계에서 근대에 가까운 물건이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랄까. 어쨌든 아버지가 오기 전까지는 기술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던 국가였다. 지금은 그저 우리를 따라잡고자 혈안이 된 국가가 되어버린 모양이지만. 어쨌든 이런 일은 차치하고 지형을 살펴보자면 얼어붙은 바다를 제외하고는 바다에 면한 곳이 없는 이 제국은 사실상 내륙국가나 다름없는 처지이다. 뭐, 애초에 이 제국의 귀족층이나 황가는 유목민족 출신이기도 하여 이것을 빛나는 전통처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마 이 대륙에서 가장 기병이 많은 국가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이 타클란 제국의 역사는 원래 어비스가 있던 곳에서 쫓겨난 유목민들이 북상해서 국가를 수립한데부터 시작한다. 대략 그 역사가 7천년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황제의 자리를 잡고 있는 집안의 역사가 7천년이 된 것은 아니고 황실이 시대에 따라 쇠락하고 새로 등장한 가문이 황제 위를 꿰어차는 그런 식으로 국가가 유지되고 있다. 이번 황실은 대략 2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랄까. 이 가문의 이름은 케스토론이라는 어딘지 모르게 거꾸로 읽어보면 일본쪽 같기도 하고 러시아쪽 같기도 하여 그 정체를 모를 이름의 가문이다. 일단 이 집안의 선조가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이라고 하니 수상쩍기는 하지만 천년 이상이 지난 지금에 와서 진실을 밝힐 수 있을리는 없다. 각설하고 다음으로는 이 황실의 가족들을 대충 설명하고자 한다. 이 나라의 황실 구성원은 외부로 알려지기로는 황제와 그 부인 7명, 그리고 4명의 살아남은 황자와 28명의 죽어버린 황자. 3명의 황녀, 그리고 25명의 시집가서 다른 집 사람이 된 황녀……인데 내가 잡은 정보에 의하면 황제와 그 부인 7명, 정부 145명. 총 4명의 살아남은 드러난 황자와 28명의 죽어버린 드러난 황자와 12명의 드러나지 못하고 죽은 황자, 그리고 드러난 3명의 황녀와 드러나지 않은 12명의 황녀. 그리고 25명의 다른 집 사람이 된 황녀들이 그 구성원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어쨌든 근처에 있는 제국이다보니 나와 혼담이 있었던 집안이기도 하다. 드러나 있는 3명의 황녀 중에서 제일 어리다는 28황녀 나타샤 엔헤빌 케스토론이 그 대상이었는데 혼담만 있었을 뿐, 혼인은커녕 약혼도 하지 않았다. 누이들 전원과 결혼하는 역사에 남을 짓거리를 해버렸기 때문이다. 듣기로는 미인이라고는 하는데 성격이 나쁘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후회하지는 않고 있다. 혹자는 그녀가 변태적인 취향이 있다고 하는데 정말로 사실이라면 이는 그녀의 아버지를 닮은 것이라 하겠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간단하다. 현재 황제는 72세. 그리고 정부 중에서 가장 어린 사람이 14살이다. 그리고 이 정부는 현재 2살 된 남자 아이를 낳은 상황이랄까. 그렇다. 변태다. 하긴 이런 사람이니까 자신의 애첩과 둘째 황자가 붙어먹고 그 애첩이 그 2황자의 아이를 낳을 생각까지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다. 이들은 타클란 제국의 수도인 미예프, 인구 100만에 달하는 대도시이며 가장 오래된 도시이기도 한 그곳에서 대개 거주하고 있으며 여름이 되면 얼음궁전이라고도 불리는 아불라라는 도시로 처소를 옮겨 여름을 난다. 그리고 건강이 좋지 않은 황제는 이 아불라로 가지 못했기에 둘째 황자와 자신의 애첩의 부정을 눈치채지도, 그들이 그런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각설하고, 이 제국의 정치체제는 간단하게 말해 전형적인 중세의 장원제도다. 미시어스 제국과의 국지적인 국경 분쟁으로 기사가 보병에게 참패를 당한 일이 생겨 그 존재 의의가 의심되고 있는 기사와 농노, 영주와 초야권과 땅으로 대표되는 중세 암흑기의 바로 그 정치, 경제, 문화적인 배경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다른 나라들도 다들 비슷하게 적용되고 정도의 차이가 있는 정도이니 무엇이라 이야기하기에는 난감하다. 내가 살고 있는 미시어스 제국만이 변화의 바람 속에서 고생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어쨌거나 현재 미시어스 발 변화와 개혁의 바람에 천천히 노출되기 시작하여 여러 가지로 고민에 빠져있는 상황이지만 결국은 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남서부의 제니키아 제국이다. 남서부 일대의 9개국의 맹주격인 국가로 남서부의 평야와 북동부의 산악지대로 크게 나누어볼 수 있다. 이 국가 역시 내륙의 제국으로서 공업보다는 농업을 중시하는 경향을 띄기는 하지만 강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 타국에 비해 두 배의 농업생산성과 그에 따르는 인구로 제국을 자칭하고 있다고나 할까. 인구는 대략 4억이 넘어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헬마치 대산맥에서 유일하게 평탄하게 나올 수 있는 길을 틀어막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 영토의 크기는 대략 남한의 45배가량. 좁은 땅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 어떻게든 마왕이 퇴치되고 나서 대산맥의 유일한 통로에서 꾸준히 기어 나오는 마수들과 28년째 전쟁을 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땅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라 마왕이 퇴치되고 나서는 어비스 안으로 진군하여 그 땅을 개척하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꾸준히 틈새를 벌리고 쏟아져 나오는 마수들과의 싸움이 평행선을 긋는 일진일퇴를 거듭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계속되어 온 싸움이다. 의외로 마수들의 시체를 꾸준히 찾는 마법사들이 많고 이 일에 지원하는 용병들이 먹고 마시는 수입도 짭짤하여 지금은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던가. 농업 이외의 주요 산업은 3차 직종인 서비스업이라는 놀라운 모습을 보이는 나라라 하겠다. 그래서 혹자는 용병들의 나라라고 비웃음을 섞어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이들은 그런 놀림에도 표정변화 없이 잘 살아가고 있다. 돈이 좋은 모양이다.
  이 제니키아 제국의 역사는 그다지 오래되지는 않았다. 바로 마왕이 강림했을 때 처음으로 파괴되고 무너진 제국의 혼란을 1년 만에 수습하고(각 국의 도움과 드래곤들의 지원이 있었다) 제국을 재건한 사람이 세운 것이 바로 제니키아 제국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45년이 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데 덕분에 이제 2대 황제가 나라를 다스리고 있어 비하인드 스토리라거나 숨겨진 이야기라거나 하는 것들이 많이 할 것이 없는 나라다. 첫 번째 황제나 두 번째 황제나 음흉하기로는 천하무쌍이라 어머님들 중에서 이 제국을 좋아하는 사람이 한 분도 없을 정도인 나라랄까. 어쨌든 현재 두 번째 황제는 나이가 사십대가 된 사람이고 미시어스 제국을 직접 찾아와서 누이들에게 혼인신청을 했다가 처참하게 차인 사람이기 때문에 그도 우리 가족들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은 분명하다. 당연히 누이들에게 결혼 제의를 했던만큼 그 동생인 나에게 결혼 제의를 하지는 않아서 여러 가지로 불편하기도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상대할 수 있는 존재이다. 그냥 이빨을 드러내도 상관없으니까. 어쨌든 사십대까지 난봉질하다가 이제 아내를 찾으려고 하니 애는 다섯이 딸려있고 처녀는 대부분 시집오려 하지 않고 남는 건 야망이 넘치는 기가 드센 여자들뿐이라는 결론에 여러 가지로 마음고생이 심한 남자라 별로 건드리고 싶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마왕이 강림할 적에 마수들의 공격에 파괴된 원래의 도성, 레돌피어에서 옮긴 현재의 황성 고다림이 수도이며 이 도시의 인구는 100만. 제국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작은 도성이긴 하지만 마탑이나 아카데미같이 있을 것은 다 있고 앞으로 발전할 것이 기대되는 곳이니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이 고다림에 용병 길드의 본부가 있으니 필요한 사람은 이곳으로 가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신분 세탁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이곳의 정치체제는 장원제도로 다른 나라와 같다. 미시어스 제국과는 대륙의 정반대편에 위치해 있다보니 변화의 바람이 좀 늦게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별로 상관없기는 하지만.


  ‘…….’


  그 외의 다른 국가들은 듣보잡 취급을 하면서 지금까지 설명했던 것을 간략하게 줄여보도록 하자. 대륙은 크게 나누어서 3개로 나누어져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각각 서방대륙, 남방대륙, 북방 대륙으로 나뉘어 있으며 여기에서 인간이 사는 곳은 서방 대륙과 북방 대륙이다. 남방대륙은 아인종과 드래곤의 영역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북방 대륙은 타원형의 피자에서 커팅한 한 조각을 떼어낸 팩맨 비슷한 모습으로 생겼다고 보면 될 것이오, 중앙이라고 일컫기는 하지만 북방 대륙의 동쪽에 치우친 대규모 삼림지역으로, 이 대륙을 둘로 나누는 ‘잊혀진 숲’을 중심으로 북쪽은 북부대륙, 남쪽은 중앙대륙으로 나누는 4대륙설이 존재하거나 한다. 어쨌든 중앙대륙 최남단에는 내 의동생(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지만 그 아가씨는 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나탈리가 있는 프리그 왕국이 있고 이 중앙대륙에 남방대륙에서 파견나온 드래곤이나 아인종들의 본부가 있다. 이 대륙의 가장 큰 산맥은 왼쪽으로 기운 H모양의 옐레스 대산맥. 그리고 가장 큰 강은 테이트 강으로 그 하류의 너비가 120km나 되어 하나의 만이라고 보아도 상관없을 정도이다. 어쨌거나 중앙대륙은 이렇게 냅두고 북부대륙으로 넘어오면 대륙 중앙의 ‘어비스’를 봉인한 헬마치 대산맥의 12개의 봉인 바깥으로 도넛처럼 인간들의 영역이 있다. 그 남서쪽과 북쪽, 동북쪽에 각각 제국들이 하나씩이 있고 그 휘하에 군소 왕국이나 공국들이 따르고 있다. 여기에서 동북쪽에 있는 건 우리 미시어스 제국이며 동북, 동, 동남쪽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국가이다. 북쪽의 타클란 제국과는 일부이기는 하지만 국경선도 맞대고 있는 나라이다. 황도는 일도르프. 인구는 2억. 황실을 지칭할 때는 미시어스-아슈레이 황가라고 부르면 딱 좋을 구성이며 이 황가에 남자라고는 아버지와 나, 두 사람 뿐인 어찌보면 위태한 집안이다. 이것으로 대략의 설명은 끝. 우리나라는 킹왕짱 만세인 나라였습니다라는 결론을 감히 내려본다.


  “어쨌든……목표는 소드마스터입니다. 외부에 병력을 파견해야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한번 계획을 세워주세요. 파견될 병력들을 뽑아보고 그들이 사용할 경비를 계산해두세요. 그들에게는 따로 떨어져서 활동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게 훈련을 반복하라 하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대강의 설명은 끝났으니 쉬어볼까. 머리를 짚으면서 자리에 주저앉는다. 녀석이 티어른 공국에서 사고를 쳤으니 현재 그가 걷고 있을 방향은 서남쪽일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지중해를 타고 중앙 대륙으로 가거나 걸어 걸어 제니키아 제국쪽으로 가려고 마음 먹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 후자의 경우라면 제국에 도착해서 어비스로 향할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중앙 대륙으로 가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남의 말을 듣지도 이해하려 하지도 않으려 할 정도로 첫여자를 생각하는 그가 씁쓸하게 느낄 곳이 많은 중앙 대륙을 고를 리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피식 웃었다. 아마도 그는, 제니키아 제국으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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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과도한 설정도 망하는 판타지의 특징일지도.
하지만 막장으로는 이만한 것도 없지요.
+
http://expresso.egloos.com/5043374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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