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룡왕 아르셀라 12
12. 신혼초야
"결혼이라니.."
얼떨결에 루스네의 제의를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그로 인해 야기된 결과는 너무 번거로웠다. 100살 먹은 드래곤이 팔자에도 없는 장가를 들게 된 것이다. 아르셀라는 그런 허례의식 따위 필요도 없으니 결혼 발표만 하지고 했지만 루스네는 그 말에 강하게 반발했다.
"결혼했다는 상징이 필요해요. 조촐하게라도 결혼식은 올려야 합니다."
세이키와 리노도 꺄꺄 거리며 결혼을 적극 찬성해왔기에 할 수 없이 식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 결혼식 날은 바로 오늘.. 식장에 들어와 주위를 둘러보니 엄청난 살기가 자신을 향해 쏟아지고 있다.
"크윽 저딴 자식이 우리 공주님을.."
"용서 못해! 반란군 주제에 어째서.."
"흥 천민출신이 공주랑 결혼이라니 말세군."
[다 들린다 이 패배자들아.]
하객들의 야유는 아르셀라에게 있어 패배자의 신음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아르셀라는 그들의 우상, 루스네 공주를 손에 넣은 승리자인 것이다. 승리자는 패배자들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신부 입장."
아르셀라가 하객들의 질시를 한몸에 받으며 의기 양양하게 서있는 사이 찬란한 웨딩드레스를 입은 루스네 공주가 천천히 식장에 들어섰다. 순간 떠들석한 식장에 정적이 감돌았다.
"...."
"..."
아마 모두들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천상에서 천사가 강림했다고.. 루스네는 그정도로 아름다웠다. 정말 저 여자가 자신의 것이 된다는 말인가?
[꿀꺽]
아르셀라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아무리 봐도 저 루스네의 미모는 적응이 안된다. 어떻게 인간이 저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녀와 같이 대륙 최고의 미녀라고 알려진 아카시아 성녀는 어떻게 생겼을까?
루스네는 말없이 아르셀라의 옆에 다가왔다. 곱게 눈을 내리깔고있는 그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고왔다. 아르셀라는 그녀의 얼굴에서 좀처럼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신랑은 신부를 맞아 평생 사랑해 줄 것을 약속합니까?"
"아.. 응"
루스네의 미모를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려 주례를 맡은 신관의 말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주례는 아르셀라의 대답은 대충 넘어가고 이번에는 루스네에게 물었다.
"신부는 신랑을 평생 지아비로 섬길것을 약속합니까?"
"네."
주례의 물음에 루스네는 담담한 어조로 짧게 답했다. 망설이고 할 것도 없었다. 이미 루스네는 아르셀라를 받아들이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자 그럼 맹약의 키스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루스네는 그 말을 듣고 아르셀라를 향해 돌아서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아르셀라는 홀린듯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쪽
"아아.."
"으윽."
아르셀라가 루스네의 입술을 훔치자 하객들 여기저기서 탄식과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남자라면 누구나, 루스네에게 키스하는 남자가 바로 자신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이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습니다. 신의 축복이 함께하사 두 부부의 앞날이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물론 두 부부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이는 최소한 남자 하객들 중에선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피눈물을 삼키며 지금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일게 확실한 저 우라질놈의 아르셀라에게 속으로 저주의 말을 퍼부어 대었다.
[저주받아라 아르셀라]
[복상사나 해버려!]
[크윽 우리의 여신님을..]
다 들린다.. 그들의 생각이 웬지 얼굴에 나타나 있는 것 같아 아르셀라는 영 기분이 묘했다. 패배자들의 질투는 이토록 무시무시한 것이다. 승자의 관용으로 너그럽게 이해를 해 줘야지.
문득 그의 옆에 다소곳한 신부 루스네에게 시선을 주자, 그녀는 슬픈 듯한 눈으로 하객들 사이에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옛 애인이라도 있나 시퍼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니 그곳에는 환히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는 한 은발의 소녀가 있었다.
결혼식 다음으로 거행된 건 대관식이었다. 지금은 제국과의 전쟁 때문에 한시가 급한 처지였고 빨리 아르셀라를 왕으로 추대해 그를 중심으로 단결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아르셀라가 머리에 왕관을 받자 왕실 파견 신관은 그를 왕으로 선포했고 이로서 아르셀라는 모르테스의 22대 왕이 되었다. 석달전 퀴러스의 제자(라기보다는 노예)로 비참한 삶을 살고 있던 불쌍한 어린 드래곤이 한 나라의 왕이 된 것이다. 인생역전도 이런 대박이 없다.
밤이 되었다. 바야흐로 신혼 초야의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먼저 침실에 가 있는 아르셀라는 목이 타서 자꾸 물을 들이켰다.
[후우 긴장되서 미칠것 같군.]
오늘 낮에 있었던 결혼식에서의 루스네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터질것 같이 고동쳐온다. 그 순백의 드레스에 감춰진 단아하고 빛나는 미모, 그 대륙 최고의 미녀가 이제 자신과 몸을 겹친다는 것이다. 흥분이 안될 수가 없다.
"기다리셨나요 서방님."
침실의 문이 열리고 드디어 루스네 공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속이 비치는 얇은 잠옷차림의 그녀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아 아니다. 것보다 어서 이리 오거라."
"네 서방님."
사근사근한 어조로 다소곳하게 답하는 그녀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 없다. 아르셀라는 루스네의 가냘픈 몸을 끌어안고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아.."
아르셀라의 혀가 깊은곳까지 들어오자 루스네는 어쩔줄 모르고 당황했다. 그동안 세이키랑 장난을 빙자한 가벼운 입맞춤은 많이 해 보았지만 혀를 사용하는 딥 키스는 경험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아르셀라에게 맞줘주기 위해서 서툴게 호응해 오는 그녀가 웬지 귀엽게 느껴진다.
"무리할 것 없다. 넌 그저 나에게 몸을 맡기면 되는거야."
"...."
그 말을 듣자 루스네는 힘을 빼고 아르셀라의 품에 살짝 몸을 기대왔다. 아르셀라는 그녀의 몸을 더욱 세게 끌어안으며 그녀의 입 안을 몇번이고 탐했다.
쪽 쪼옥
루스네의 입술은 세이키의 그것처럼 단 사과맛이 났다. 그 둘은 평소에 과일을 즐겨먹는다고 하는데 과일을 많이 먹으면 입술에도 그 맛이 배는 것일까?
"하아.."
긴 키스가 끝나자 루스네는 엷게 물든 얼굴로 멍하니 아르셀라를 올려봤다. 그녀의 무방비한 얼굴은 무척 아름답고, 그리고 또..
[우 우는건가?]
그녀의 보석같은 눈동자에 흐르는 한줄기 눈물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아르셀라는 당황하여 엄지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을 훔쳐주었다.
"이봐. 혹시 나에게 안기는게 두려운 건가?"
루스네는 슬프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는 이제 서방님의 것이에요. 저를 어떻게 하던 두려울 것도, 괴로울 것도 없어요. 저는.."
"...."
"부디 뜻대로 해주세요. 저는 이미 당신을 제 지아비로 결정했습니다. 심하게 하셔도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흑"
[후우..]
웬지 흥이 나지 않는다.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대륙 최고의 미녀를 앞에 두고도 서지 않다니. 자신은 고자인 것인가?
문득 아르셀라의 머리속에 리노의 말이 스쳐갔다.
[여자를 배려하지 않는 남자는, 싫어요 주인님.]
[배려라..]
싫어하는 여자를 억지로 안을 수는 없다. 아르셀라는 부드럽게 루스네를 쓰다듬으며 따뜻한 어조로 그녀를 달랬다.
"무슨 고민이 있는건가? 괜찮으니 나에게 말해 보렴. 혹시 나에게 안기는게 싫다면.. 언젠가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다시 오려므나."
"아 아닙니다. 서방님과의 동침을 싫어하다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다만.."
아르셀라는 루스네의 바다색 머리카락을 쓱싹슥싹 쓰다듬었다. 주로 세이키를 달랠때 쓰는 방법이다.
[아르셀라님.]
루스네는 그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웬지 마음이 편안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왜일까, 이 남자는 정말로 싫은 사람인데.. 나의 세이키를 빼앗아간 나쁜 남자인데..
"나는 하렘왕이 될 사내다. 여자의 가벼운 허물 정도는 덮어줄 수 있는 도량을 가졌단 말이지. 걱정말고, 네 뜻대로 하거라. 오늘만 날은 아니다."
[하 하렘왕..]
그 한마디에 루스네의 마음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저 남자는 세이키를, 루스네 자신을 가지고도 만족을 못한다는 말인가?
"후후 정말이세요? 정말 제 가벼운 허물 정도는 그냥 넘어가 줄 수 있다는 말이죠?"
루스네는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띄우며 비웃듯 물었다. 갑자기 냉랭하게 식어버린 루스네의 태도에 아르셀라는 순간 당황했지만 상냥하게 답해줬다.
"물론이다. 설령 너에게 안좋은 과거가 있더라도 이 관대한 아르셀라님은 넘어가 줄 수 있다는 말이지."
"과거요? 물론 있죠. 후후 제 첫사랑이 누구인줄 아세요?"
[갑자기 이년이 왜이러지?]
웬 첫사랑 타령이지? 정말로 안좋은 과거가 있다는 말인가? 아르셀라는 애써 평정을 가장하며 짧게 답했다.
"모 모르겠는데?"
"그게 누구냐면요? 저랑 아주 친한 사람이에요. 당신이 정말 관대하다면 제 조금 어려운 부탁도 들어주실 수 있나요?"
[헉]
아르셀라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려운 부탁이라니? 대체 이 새색시의 꿍꿍이 속은 무엇이란 말인가?
"뭐 일단은 들어보고 결정하도록 하겠다."
어쨌든 아르셀라는 루스네의 부탁을 웬만해서는 들어줄 생각이었다. 사실 아르셀라는 루스네에 대해 약간의 죄책감이나 연민 같은걸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말씀 드릴게요. 제 처음을, 당신이 아닌 제 첫사랑에게 주고 싶어요."
"?!!!"
어이가 없어 말도 안나온다. 아르셀라는 경악에 찬 얼굴로 멍하니 루스네를 바라볼 따름이었다.
"역시 안되나요? 후후 관대한 하렘왕은 자기가 다른 여자를 가지는건 별 생각 없으면서 자기 여자가 다른 사람에게 안기는건 싫은 모양이네요~"
"...."
머리속이 멍 하다. 단어의 의미를 모르겠다. 루스네는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크 큭.. 일단 네 첫사랑이 누군지나 들어보자."
한참 후에 아르셀라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스스로 생각해도 무척 한심한 물음이었다. 그런걸 들어서 뭐하려는 것인가? 이 미친년을 복날 개패듯 두드려 패서 남편에 대한 예의를 가르쳐 줘야 하는데..
"에? 설마 몰랐던 거에요? 참 우리 하렘왕께서는 관대한걸 떠나서 둔감하기 까지 하네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세이키인게 당연하잖아요."
[억..]
"그 아이랑은 밤에 알몸으로 끌어안고 자곤 했는데, 아직 그 애가 너무 순수해서 차마 선을 넘을 수 없었어요. 지금와선 그게 무척 후회되네요."
[컥..]
"그래서 말인데, 제 처음을 세이키에게 주면 안될까요? 오늘만 참으시면 되요. 내일부턴 당신을 온건히 지아비로 섬길 테니까.."
아르셀라는 역시 세상은 공평하다는 걸 느꼈다. 오늘 자신과 결혼한 신부 루스네 공주는 신이 내린 미모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는 듯 보였다.
"이 이봐. 이런 저런 문제는 다 떠나서.. 세이키와 너는 여자잖아. 그런데 어떻게 관계를 가진다는 거지?"
"뭐.. 어떻게든 되겠죠. 세이키는 이제 처음이 아니니까 나름 지식이 있을테고,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고.."
"....."
"...."
아르셀라가 하렘왕 어쩌고 운운하기에 홧김에 속 마음을 털어놓기는 했지만, 루스네 자신도 그녀가 한 말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알고 있었다. 중간에 그녀가 말 끝을 흐리자 두 신혼부부 사이에 묘한 정적이 감돈다.
"저기.. 안되나요?"
"너 그거 진심으로 한 말이였냐?"
"...."
반쯤은 진심으로 한 말 이었다. 당연히 거절할 걸 알고 있지만, 만에하나 10억분의 1의 확률로 아르셀라가 승낙해 준다면.. 그렇게만 해 준다면..
"들어줄 수 없다."
"그..렇군요."
아르셀라는 단호한 어조로 루스네의 청을 거절했다. 애당초 말이 안되는 부탁을 하니 딱히 말할 필요도 없었다.
아르셀라의 거절을 듣자 루스네는 무척 상심한 듯 보였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속삭이듯 입을 열었다.
"첩을 벌해 주세요. 이상한 소리를 해서 서방님의 심기를 어지럽힌 것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당연히 벌해야지."
"...."
아르셀라는 루스네의 잠옷을 거칠게 끌어내려 그녀의 눈부신 속살을 드러냈다. 원래는 그녀가 처음인 걸 감안해서 부드럽게 해주려고 했는데 루스네가 세이키 운운한 덕에 그럴 마음도 사라져 버렸다.
"아.."
아르셀라의 손이 맨살에 닿자 루스네는 벼락에라도 감전된 듯 몸을 떨었다. 평소 몸가짐을 단정히 하며 뭇 남성들과의 접촉을 피해왔던 루스네로서는 처음 닿는 남자의 손길이 두려울 수 밖에 없었다.
"힘을 빼라."
루스네가 잔뜩 얼어있자 아르셀라는 무덤덤한 어조로 그녀가 긴장을 풀기를 종용했다. 그의 말에서 좀전같은 상냥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자 잠시만요. 제가 벗을게요."
"미안하지만 기다릴 여유따윈 없다."
아르셀라의 난폭한 행동에 루스네는 작게 항의했지만 씨도 먹히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아르셀라는 상당히 화가 나 있었던 것이다. 생각할수록 열받는다. 어떻게 신혼 첫날밤에 다른 사람에게 처음을 주겠다는 헛소리를 입에 담을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자신의 여자 세이키를 대상으로! 그토록 남편이 만만하게 보이나?
"서방님.. 아읏 조금만 살살 해 주세요."
루스네는 아르셀라의 행동에 살짝 겁을 먹은 듯 보였다. 첫날밤에 대한 처녀의 원초적인 두려움도 겹쳐져서 그녀답지 않게 심하게 몸을 떨고 있었다. 하지만 아르셀라는 루스네를 봐 줄 마음이 없다.
"네 발로 엎드려서 이쪽을 향해 엉덩이를 들어 올려라."
"네엣?"
루스네의 옷을 모두 벗겨네여 새하얀 알몸을 드러낸 후 아르셀라는 강압적인 어조로 수치스런 명령을 내렸다. 그녀는 잠시 아르셀라의 말의 의미를 이해못하고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군. 개처럼 엎드리란 말이다! 어차피 벗겨놓으면 너도 암캐나 다를 바 없지. 어서! 나는 그리 참을성이 많지 않다."
"흑. 아 알겠어요."
루스네는 아르셀라가 무척 화가 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기서 그의 신경을 거스르면 무슨 화를 당할지 모른다. 그녀는 부끄러움을 참기 위해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며 아르셀라의 앞에 네 발로 엎드렸다.
"...."
역시 미녀는 벗겨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두 눈을 꽉 감고 자신의 앞에 엉덩이를 드러낸 루스네의 모습은 지금껏 아르셀라가 봐온 광경중에 제일 관능적이었다. 고결한 미녀의 수치스러운 모습이라니.
"흥. 역시 암캐는 어쩔 수 없군. 그냥 보인 것 만으로 벌써 이렇게 젖은건가? 소질이 있어."
"흐윽.."
아르셀라의 말은 엄밀히 말해 사실이 아니었다. 치욕과 수치심으로 루스네의 알몸이 보기좋게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긴 했지만 그녀의 소중한 비처 깊숙한 곳은 아직 옅은 습기 정도만 어려 있을 뿐, 젖었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하앗 으응. 거 거기는, 만지면 안돼요.. 서방님 제발요. 읏"
그렇지만 아르셀라는 자신의 말을 사실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 손가락으로 엉덩이 아래의 균열을 능숙히 자극하자 루스네의 입에서 가녀린 신음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왜 그러는 거지? 어차피 나에게 몸을 바치기로 한 거잖아. 튕기지 말고 즐기라구."
"그럴 수 있을리가.. 서방님. 잘못했어요. 난폭한 서방님은 싫어요. 흑 그러니까.."
"나도 첫날밤부터 다른 사람에게 안긴다는 듯 헛소리를 하는 여자는 싫다. 그러니 확실히 알려줄 생각이야. 너에겐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몸속 깊숙히 새겨주지."
이제 슬슬 때가 된 것 같다. 아직도 루스네의 비처는 많이 젖지 않았지만 더 애무한다고 해서 이 이상 젖을 것 같지도 않다. 거기다 아르셀라는 이제 루스네의 사정을 봐줄 생각이 없었으므로 눈치 볼 것 없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면 되는 것이다.
"후우. 준비해라. 좀 아프긴 할거야."
"흐읏"
아르셀라는 성이 날대로 난 자신의 물건을 꺼내 루스네의 어여쁜 꽃잎에 슬슬 문질러 대었다.
[이제 돌이킬 수 없겠지.]
원치않는 사내에게 몸을 맡긴 슬픈 미녀, 루스네 모르테아. 그녀는 자신의 안을 찢고 들어오는 아르셀라의 감촉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양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진다.
찌직
"큭.."
무언가 찢어지는 듯한 둔탁한 통증과 함께 루스네는 자신의 안에 온건히 자리잡은 사내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21년간 지켜온 루스네의 청백은 아르셀라에 의해 짓밟혀,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세이키..]
파과의 순간 루스네의 머리속에 은발의 어린 소녀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스쳐갔다. 세이키.. 이젠 그녀와 같이 한 남편을 섬기게 되었다. 잘 된 거다. 어차피 그들은 이뤄질 수 없는 몸이었다..
"괜찮은가?"
결합부에서 상당량의 혈액이 쏟아져 나오자 아르셀라는 살짝 당황했다. 물론 세이키를 안을때도 한번 경험한 것이기는 하지만, 성행위중에 피가 나온다는것은 좋은 일이 아닌 것이다.
"괜찮아요 서방님. 부디 좋으실 데로.."
루스네는 뜻밖에도 부드럽고 순종적인 음성으로 아르셀라의 말에 답했다. 자신의 순결을 빼앗김으로서 루스네의 마음속에 체념이라는 두글자가 새겨진 것이다. 이제 자신은 이 남자를 지아비로 모시기만 하면 된다. 모르테스의 재건이나, 제국과의 전쟁. 모두 이 남자가 그녀 대신 해줄 것이다.
"...."
그토록 염원했던 루스네 공주의 몸을 가졌지만 웬지 아르셀라는 기쁜 마음보다 씁쓸한 마음이 강했다. 이렇게 몸이 이어져 있으면 알 수 있다. 루스네는 지금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이래서는.. 자신만 나쁜 놈이 되는게 아닌가.
"후우.. 미안하다."
"넷? 왜그러시죠 서방님?"
갑작스런 아르셀라의 사과에 루스네가 이상하다는 듯 되물었다.
"너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서.."
"...."
그 말을 듣자 루스네는 잠시 처연한 표정을 짓더니,
"아하하 무슨 말씀이세요. 농담이었어요. 여자끼리 어떻게 관계를 가져요? 그냥 서방님이 하렘왕 운운하는 바람에 조금 마음이 상해서.. 아시잖아요. 첫날밤이라도 저만을 바라봐 주기를 원하는 여자의 마음 때문에.."
"사실 네가 말한 대상이 세이키만 아니었다면, 설령 그것이 다른 남자라고 하더라도 나는 너의 청을 들어줬을 것이다."
"네?"
아르셀라는 담담한 어조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놨다.
"처음을 진정 사랑했던 사람에게 바치고 그걸로 미련이 사라진다면 아무래도 좋았다."
"서방님도 참.. 저에게 이제 남자는 오직 당신 뿐인걸요.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는 하지 마세요."
"...."
"거기다가 그런 소리를 이런 자세로 하면 설득력이 떨어져요. 이거 참 자세라도 좀 바꾸는게 어때요? 그.. 부끄러워서."
루스네는 자신의 체위가 아무래도 신경쓰이는 모양이었다. 짐승처럼 엎드린 채 뒤로부터 사내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라니.. 거기다가 이런 자세로는 서방님의 얼굴도 보이지 않아서 조금 불안하다.
"세이키는 나의 여자다. 나는 너 이상으로 그녀를 소중하게 여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순진한 아이에게 여자끼리는.. 그녀의 의사도 묻지 않고 그런 걸 시킬 수는 없었다. 이해해 다오."
"...."
이번에는 루스네가 침묵할 차례였다. 그녀는 아르셀라가 자신의 청을 거절한 이유가, 그 자신이나 그녀에게 있지 않고, 그의 여자 세이키에게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후후 사랑받고 있구나 세이키..]
속아서 계약을 맺었음에도 꼬박꼬박 아르셀라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세이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그건 두가지 의미로 루스네에게 질투를 가져왔다. 하나는 세이키에 대한 질투, 또하나는 아르셀라에 대한 질투.. 두 남녀에게 한꺼번에 질투심을 갖는 자신이 참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괜찮은가?"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주인님께서 세이키를 생각하신다면 그걸로 된 거에요. 그것보다.."
"그것보다 라니?"
"저 이대로 있으면 되는 건가요? 남자는 그냥 넣는것 만으로는 만족을 하지 못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물론 저는 이정도로 끝나면 다행이지만요."
[움직이라는 건가?]
그러고 보니 서로의 성기를 결합한 채로 꽤 시간이 지났다. 자신의 물건은 이미 그녀의 안에서 아플정도로 부풀어 있었고, 그녀의 좁은 질은 커다란 물건을 받아들여 조금씩 떨리고 있고..
"흐흐 물론 이걸로 끝이 아니다. 아파도 좀 참아라."
"네. 서방님."
루스네의 허락이 떨어지자 아르셀라는 부드럽게 허리를 움직여 루스네의 안을 공격했다. 피부 일부가 이리저리 쓸리며 극상의 쾌감을 안겨다 준다.
"하앗 읏 아아.."
아르셀라의 움직임이 빨라짐에 따라 루스네의 입에서도 달뜬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직 그녀는 여자의 기쁨을 모르는 몸이었지만 자신의 가장 소중한 곳에서 거친 동작이 계속되자 조금씩 몸이 달아오르는 것이다.
"서 서방님. 제 안.. 기분 좋나요?"
"최고다. 흐흐 역시 대륙 최고의 미녀는 보지도 대륙 최고군."
"아우.. 서방님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하아 하아.. 혹시 세이키에게도 그런 부끄러운 말 하는건 아니겠죠?"
"흐흐흐"
아르셀라는 루스네의 달덩이 같은 엉덩이를 꽉 쥐고 격렬한 왕복 운동을 반복했다. 그의 거친 동작을 좀 전까지 처녀였던 루스네는 의외로 잘 버텨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그녀의 태도는 아르셀라의 마음을 꽤나 편하게 해주었다.
"뭘 먹고 크면 이렇게 곱게 자라지? 이 부드러운 등도 그렇고"
아르셀라가 루스네의 등을 살짝 쓰다듬자 루스네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자신의 등을 간지럽히듯 타고 올라오는 서방님의 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이 봉긋한 가슴도 그렇고. 이 유두도.."
"하앗"
아르셀라의 손이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을 움켜쥐자 루스네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새어 나왔다. 아르셀라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몸을 구부려 루스네의 귀를 잘근잘근 깨물었다.
물론 그러면서도 허리의 움직임은 조금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복부에서 느껴지는 사내의 물건과 전신을 쓰다듬는 사내의 손길에 루스네의 몸이 점점 뜨거워 진다.
"아앙 읏 서방님. 저는 괜찮아요. 부디 좋으실때 마음껏 안에 사정해 주세요."
"흐흐 사실은 그 반대가 아닌가? 밖에다 싸달라고 애원해야 정상인 것 같은데."
루스네는 전신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쾌락때문에 번민하면서 힘들게 그의 말에 답했다.
"하앗 하 하지만.. 왕가의 혈통으로서 후손을 생산할 중대한 읏 채 책무가.. 있습니다. 전 이 나라를 이을 당신의 아이를 가져야 해요. 그러니 부디.. 읏"
[뭐 뭐 아이라고?]
순간 아르셀라의 등골에 식은땀이 맺혔다. 지금까지 리노나 세이키에게 시원하게 질내사정을 해 댔으면서도 생각을 못했다. 안에 싸면 당연히 임신이 된다는 간단한 사실을.. 왜 몰랐지?
"저를 임신시켜 주세요 서방님. 안에다.. 안에다 싸주세요!!"
"크 크윽."
순간 루스네의 질벽이 아르셀라의 물건을 짜내듯 조여 그의 정액을 보채왔다. 아르셀라는 금방이라도 싸버릴 것만 같은 극상의 쾌감속에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저 정말로 안에 내면 임신하는거 아냐? 아기가 생기면 난 아빠가 되는건가? 어 어떻게 하지? 밖에 쌀까?]
하지만 그러기에는 루스네라는 대륙 최고의 미녀에게 질내사정 하고 싶은 사내로서의 욕망이 너무 강했다. 그녀의 자궁에 확실히 자신의 정자를 흘려보내 줌으로서 완벽히 그녀를 정복한 증거를 남기고 싶은 것이다. 또 임신이 두려워 질내사정을 저어하는 것은 하렘왕 답지 않은 일이다. 결국 아르셀라는..
질꺽 질꺽
"아아아.. 서방님!!"
"허억 허억"
루스네의 자궁에다 싸버리고 말았다. 이제 아이가 생겨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아 하아"
하복부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아르셀라의 감촉에 전율하며 루스네는 그 자리에 무너져 내렸다. 그녀의 살짝 벌려진 균열에서는 좀 전에 토해낸 자신의 하얀 욕망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많이도 냈네..]
아르셀라의 사정량은 가냘픈 체구의 루스네의 몸으로 다 받아들이기에 너무 많았다. 저렇게 자궁에 넘치도록 싸주면 정말로 임신하는게 아닐까?
[후우 나도 몰라 이제.]
그런건 나중에 생각하자. 그것보다 이젠 좀 자고 싶었다. 아침부터 결혼식이다 대관식이다 해서 일도 많았는데 이렇게 격렬하게 한바탕 정사까지 치루고 나니 다 덮어두고 잠이나 자고 싶은 것이다.
"하아 하아 서방님.."
그것은 루스네도 마찬가지 인 듯 마치 꿈꾸는 듯한 어조로 침대에 엎어진 채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있다. 그녀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니 다시금 사내의 가슴이 불타오르려고 한다.
[아 안돼! 여기서 또 하면 내일 일어나지 못할 지도 몰라. 이제 왕도 됬으니 적당히 절제하지 않으면..]
자칫 여기서 루스네를 한번 더 안으면 피곤을 잊고 오버해 버릴 염려가 있었다. 거기다 루스네도 처음이라서 더 이상은 힘들테니 어서 잠이나 자지 않으면..
"후우 이대로 자도 괜찮겠소?"
아르셀라는 루스네의 몸을 뒤에서부터 부드럽게 끌어안으며 속삭이듯 물었다.
"...."
대답이 없다. 고개를 들어 그녀의 기색을 살피니 이미 잠든지 오래였다.
[아름답군..]
세이키의 잠자는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 같았고 리노의 잠자는 모습은 요염한 색기가 흘러내렸다. 그리고 루스네의 잠자는 모습은 그 중간에서 절묘하게 밸런스를 맞춘 느낌이다. 이걸로 로리 누님 동갑 종류별로 다 손에 넣은 것이다.
아르셀라는 루스네의 머리에 팔베게를 해 주며 자신도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제 하나 남았다. 아카시아만 넣으면 자신의 대략적인 하렘은 완성이 된다. 그 이후에는 내키는대로 아름답다고 소문난 처자들을 하나 씩 첩으로 들이면 진정한 하렘왕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진정한 하렘왕..
씨익
몽롱한 의식속에 아르셀라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감돌았다. 이제 멀지 않았다. 자신은 하렘왕이 되는 것이다.
*판타지 야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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