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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fanatic sister 2-4

2-4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 내 귓가에 아련하게 울려퍼지는 비명소리가 천천히 내 의식을 현실로 되돌리고 있었다.


"아아아아!! 아 아가씨! 흐윽 대체 왜이러는 거에요?!"


"에?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징징데는 거야? 쿡쿡쿡"


사유키는 짖궃게 웃으며 천천히 치나의 손가락을 짓눌렀다. 나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꺄아아아아아악!!!"


순간 벼락에라도 감전된 듯한 치나의 비명소리가 날카롭게 튀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아웅 시끄러워. 정말이지 치나언니는 참을성이 없구나. 고작 손톱하나 뽑았을 뿐인데.."


"흑 흑 제발 그만해요!"


"안 돼~ 내가 당한 고통은 이것의 십분의 일도 안되는걸~"


"으흐흑. 아 아파."


"에휴. 그만 울어. 다음엔 좀 살살 할게. 사유키는 마음이 약하단 말야."


"흑흑흑"


"힘 빼 언니. 아직 아홉개나 남았다구. 일단 손톱부터 다 뽑고 본론으로 들어가던가 해야하지 않겠어? 살살 뽑을테니까 좀 얌전히 있어."


"아가씨. 이러면 안되요. 제가 잘못했으니 제발 그만.. 흑 그만해주세요."


사유키가 짐짓 놀란듯한 기색을 보인다.


"응? 뭘 잘못했는데?"


"그 그게.."


"뭘 잘못했냐고."


"잘 모르겠어요. 흑흑 그래도 잘못했으니 용서해주세요. 흑 아프단말이에요."


"큭큭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대충 입발린 소리를 지껄인 거구나."


사유키는 냉소했다. 그녀는 얼음장 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묵묵히 손을 움직였다.


"아아아아아악!! 아아앗!"


다시한번 울음섞인 절규가 길게 퍼져간다. 동시에 내 의식이 완전히 현실로 돌아왔다.


"그만! 뭐하는거야?!"


"어라? 우리 오라버님이 드디어 깨어나신 모양이네. 후후"


사유키는 이쪽을 돌아보며 활짝 미소지었다. 나는 그녀들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양 팔과 발목이 무언가로 단단히 결박되어 꿈쩍도 하지 않는다.


"흑 도 도련님."


치나는 계속 울고 있었다. 그녀가 서럽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내 가슴이 찢어지게 만들었다.


"너 이게 무슨짓이야! 네가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아!?"


"아하하 내가 무서울게 뭐가 있겠어? 어차피 난 살아갈 이유가 없어졌어. 오빠 눈앞에서 큭큭.. 이 불여우년을 죽이고 나도

죽을거야."


"뭐 뭐?"


죽인다고!? 말도안돼..


"오빠는 죽이지 않을거야. 후훗. 사실 제일 미운건 날 배신한 오빠지만. 그래도 오빠에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사유키는 아직도 오빠를 사랑하는걸? 정말 미워하면서도 그 이상으로 좋아하는거야. 그러니.. 죽일 수 있을리가 없지."


"...."

 

"하지만 내가 죽는것 정도는 할 수 있어. 그래. 오빠는 배신한 대가를 받는거야. 평생 나를 가슴에 묻은 채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가는거지. 어때? 이정도면 나름 괜찮은 결말 같은데~"


덜 덜 덜


대항할 방법이 없다. 사유키는 그냥 미친것 정도가 아니였다. 일반적인 상식을 완전히 벗어난 그녀의 광기에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지 실마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단지 겁에 질려 떨고있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리고 그건 치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자신을 죽인다는 말을 듣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는지 아예 혼이 나간 모습으로 멍하니 널부러져 있었다.


"하하하 너무 그렇게 불안한 표정 짓지 마. 당장 죽는것도 아니고, 일단 이 불여우부터 해체한 다음에 죽을거니까~ 한 두시간 정도? 영화라도 보는 기분으로 천천히 감상해 주세요 오빠."


"...."


"음 오빠가 깨어났으니 시시한 손톱놀이는 그만하고 바로 본편으로 들어가야지. 꺄하하핫"


사유키는 섬득한 웃음소리를 내지르며 허리춤에서 긴 식칼을 꺼냈다. 참치나 상어같은 큰 어류를 다듬을때 쓰는 그런 종류의 사시미다.


"난 말이지. 의사란 족속들이 너무 싫어. 몇년전에 의사들이 내 머리를 열어서 무서운 짓을 했거든? 생각해봐. 주위는 어둡고 내 몸도 움직이지 않는데 소리만 들리는 거야."


" 서걱 서걱 자르는 소리랑 위이잉 하는 전기톱 소리 같은거. 전두엽이니 측두부니 하는 이상한 말이 왔다 갔다 하고. 너무 아픈데, 아플것 같은데 아무것도 느낄수가 없어. 그리고 그것이 너무 무서운거야."


"...."


"난 어떻게 하면 이 불여우에게 가장 큰 고통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 봤어. 내 경험에 비추어 봤을때, 음.. 역시 수술받는게 제일 고통스러운거 같아. 그러니 내가 의사가 되서 이년을 수술해 주면 되는거지~ 참 괜찮은 방법이지?"


"하지마.."


"그럼 기대하시라~ 여의사 사유키 선생님의 뇌수술. 이 음란한년의 머리속은 대체 어떻게 되있는지 확인해 볼게요."


"하지 말라고!!!!"


내 처절한 절규가 어두운 지하실 전체에 울려퍼진다. 사유키는 치나를 향하던 사시미를 잠시 멈추고 나를 돌아봤다.


"헤헤 알고 있구나. 확실히 사시미로 두개골을 자르는건 가녀린 사유키의 힘으로는 좀 무리지. 그럼 모양새가 나쁘긴 하지만 일단 망치질 부터.."


"그런게 아니야! 치나를 건들지 말라는 말이다!!"


사유키는 말없이 나를 내려봤다. 그녀의 동공은 여전히 텅 비어있었다.


"잘못한건 나잖아. 치나는.. 아무 죄도 없어. 그런데 왜.. 왜!"


"죄가 없다고?"


내 말에 사유키는 파리한 비웃음을 띄었다.


푸욱


"아아아아앗!!"


"안돼!!!!"


정말로.. 해 버렸다. 사유키가 든 사시미가 치나의 머리에 박힌 것이다. 사시미가 꼿힌 자리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끄으윽 흑 아윽..."


다행히 죽지는 않은 것 같았다. 피를 철철 흘리며 괴로워하는 치나를 앞에둔 사유키의 표정은 무섭도록 담담했다.


"이런 역시 내 힘으론 무리였네. 가죽만 좀 다쳤군 흥. 이년 보통 돌머리가 아냐. 우웅. 역시 망치를 써야해."


"안돼. 제발. 정말로 치나가 죽어버린다고.!!"


"싫은데?"


사유키는 치나의 머리에서 사시미를 뽑았다. 그리고 그 상태로 다시 한번..


푸욱


"악!"


"제발 그만해!! 으흑. 제발."


결국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더이상 그녀가 고통받는 모습은..


"흥 우는거야? 참 웃기지도 않아. 그렇게 이 여우년이 좋아?"


"흑 그게 아냐. 나는.. 나는"


"큭. 나를 위해 흘려줄 눈물은 한방울도 없으면서.. 그런 주제에.."


"아니야. 모두 오해라고. 난.. 네가 그런 일을 하는게 슬퍼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 방법밖에 없다. 나는 치나가 더이상 다치는건 보고싶지 않았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이 미친 짓거리를 끝내고 싶었다. 비록 그것이 더 안좋은 결과를 낳게 된다 하더라도.


"...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좋아하는건 바로 너야."


"에?"


사유키는 잘 모르겠다는 듯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머리속에 떠오르는 거짓말을 줄줄이 주워섬겼다.


"나는 치나랑 아무 관계도 아냐. 이런.. 말도안되는 오해로 네 손이 더럽혀 지는걸 보고 싶지 않아."


"하 오해라고?"


사유키의 입가에 다시 파리한 비웃음이 감돈다.


"무슨 말을 하는가 했더니 결국 거짓말이잖아? 오빠는 언제나 그랬지. 7년전 처음 만났을때, 언제까지나 사유키 옆에 있어준다고 했잖아. 그런데 내가 제일 오빠를 필요로 할때 오빠는 어디에도 없었어. 그리고 간신히 오빠와 재회하게 된 후에도 오빠는 늘 거짓말만 해서 사유키를 아프게 했잖아. 그리고 이번에도 또 거짓말이야? 내가 바보인줄 알아?!"


 7년전이면 내가 한창 병원에서 골골대고 있었을 무렵이다. 내 기억 어디에도 그 무렵 사유키를 만난 일은 없었다. 쉽게말해 사유키는 자기 좋을대로 기억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망상속의 이상형의 설정과 나를 겹쳐보기라도 했겠지.
그녀는 자신이 믿고 싶은것만 믿는다. 그리고 그것을 진실이라 여긴다. 나는 이런 그녀의 특성을 이용해보고자 했다.


"거짓말이 아냐. 나는 정말로 널 좋아해. 알고 있잖아. 확실히.. 내가 너에게 언제나 진실만을 말해온건 아니야. 하지만 적어도 너에대한 마음만은.. 진실이야."


"아.."


사유키의 흐릿한 동공이 살짝 흔들렸다. 내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말은 그녀로선 미치도록 믿고싶은 "진실"일 것이다.


"큭.. 아하핫 너무 뻔뻔스러운거 아냐? 나를 좋아한다면서.. 치잇 나를 좋아한다면서.. 그럼 왜 치나랑 섹스한거야?!!"


"!!"


"왜.. 왜냐구!! 난 똑똑히 들었어. 저 불여우년의 품에 안겨 좋아한다고 속삭였잖아. 그리고 오늘은.. 저년이랑 데이트까지 했잖아. 나랑은 같이 산책조차 해준 적 없으면서. 흥 그런 주제에 뭐? 이제와서 나를 사랑한다고? 또 오빠한테 속으라는 거야!?"


그랬던 것이군. 나는 그제야 비로소 사유키의 나에대한 태도가 달라졌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녀는 몇주전 나와 치나가 관계를 가지는 광경을 목격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대해 광적인 집착을 보였던 그녀에게 있어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적인 일이었겠지.


"그래. 부인할 생각은 없다. 나는 치나와 잤어."


내 말을 듣고 사유키의 눈가에 살짝 이슬이 맺혔다.


"에헤헷 역시 거짓말이었구나. 조금. 흑 설레였어. 거짓말이라는걸 알면서도. 너무 믿고 싶었는걸. 흑.."


"용서해 줄래?"


"하하 무슨 헛소리야? 용서라니?"


나는 사유키의 눈을 마주보았다.


"너를 좋아하면서도 다른 여자를 안았어. 미안.. 자제를 못했어. 하지만 그것 뿐이야. 나와 치나사이엔 단지 동물적인 육체관계밖에 없었어. 그저 짐승처럼, 나나 치나나 한순간의 쾌락만 추구했을 뿐이야."


치나와의 첫 경험을 단지 짐승사이의 교미 정도로 표현해야 한다는게 미치도록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사유키를 설득하는 일만 생각해야 한다.


"...."


"그땐 단지 욕망을 채울 생각만 했을 뿐, 정말 사랑하는 사유키가 받게될 고통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 스스로 생각해봐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그것때문에 사유키의 손이 더럽혀지는건 싫어. 더이상 네가 상처받는것도.. 싫어."


"오빠?"


사유키의 얼음장처럼 차갑던 얼굴에 약간의 홍조가 도는걸 확인하고 나는 내 거짓말이 거의 먹혀들어갔다는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일이 잘 풀려서 기쁘다기 보다는, 단지 씁쓸할 뿐이었다.. 어째서 우린 이럴 수 밖에 없는걸까? 나도, 사유키도, 치나도..


"내가 사랑하는건 오직 너뿐이야. 용서해줘 사유키. 내가 잘못했어. 사유키.."


"거.. 거짓말 하지마. 그래. 오빠는 남자니까 저 년 유혹에 넘어가서 한번은 실수했다고 치자. 하지만 오늘 데이트까지 한건 뭐야? 오빠가 좋아하는건 내가 아니라 치나라서 그런 거잖아!"


그녀는 떠듬 떠듬 반박의 말을 늘어놨지만 이미 그녀의 말에서 전과 같은 광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녀는 흔들리고 있었다. 내가 사유키 자신을 사랑한다는 그 말을 미치도록 믿고 싶은 것이다. 여기선 대충 아무 변명이나 늘어놔도 아마 먹혀들겠지만, 마침 나는 아주 그럴싸한 변명거리를 하나 갖고 있었다.


"치나랑 같이 나간건 사실이지만 데이트를 한건 아냐. 단지 나는 너에게 선물을 하고 싶어서. 옷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여자 옷 같은건 잘 모르잖아. 그래서 치나에게 도움을 청한거야."


"에에? 내 선물?"


사유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어 온다.


"응. 너에게 잘 어울렸으면 좋겠는데."


"서 설마 그 옷꾸러미가 내.."


사유키는 채 말을 잇지 못하고 급히 지하실을 뛰쳐나갔다. 아마 내 짐을 확인해 보려는 것 같다.


[그 원피스가 이럴 때 도움이 되는군.]


나와 사유키는 체형이 비슷했으므로 아마 그 옷은 사유키에게 딱 맞을 것이다. 전혀 쓸모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그 옷이 하필 이런 때.. 참으로 공교로운 일이다.


"저 정말이었구나. 흑. 오빠가 나를 위해 선물을.."


잠시 후 사유키는 눈물을 글썽이며 지하실로 돌아왔다.


[다 되었군]


어찌어찌 내 눈앞에서 시체 두구가 생기는 꼴은 피한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어쩐다. 사유키에게 "너를 좋아한다"는 위험한 거짓말을 잔뜩 늘어놨는데 뒷감당을 어떻게 해야할지..


"미안해 오빠. 나는 그런줄도 모르고. 하지만 오빠가 나빠. 왜 사유키를 놔두고 바람을 핀거야? 한번은 용서해 주지만. 다음부턴 절대 용서 못해. 이제 바람피면 오빠도 죽이고 나도 죽일거야!"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사유키. 치나누나가 많이 다쳤는데. 어떻게 할거야?"


치나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한쪽에 기절해 있었다. 사유키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곧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


"흥 오빠를 유혹했으니 저정도 벌은 받아야지. 칫 오빠 동정은 내꺼였는데.. 흑 왜 저런 음란한 여우한테."


"..."


그리고 다음순간 사유키가 한 말은 나를 경악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응.. 그래 이렇게 하자! 오빠. 여기서 그.. 하는거야!"


"뭐?"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한다고? 무엇을 말인가. 서 설마?


"아이 참. 부끄럽게 두번 말하게 하지마. 치나랑 했던 그거말야. 오빠가 날 여자로 만들어 달라구!"


미쳤다. 그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날 충격에 빠뜨린 장본인. 사유키는 홍당무처럼 달아오른 뺨을 푹 숙인 채 꼼지락 거리고 있다.


"하하 농담이지? 여기서라니. 그것보다 치나누나를 치료하는게 우선인데."


"일부러 여기서 하는거야. 오빠를 믿어보기로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조금 의심스러워. 그러니까 확실한 증거가 필요해. 치나 앞에서 보여주는거야. 오빠랑 나랑 깊게 연결된 모습을."


"...."


"그럼 치나 언니도 확실히 알게될거 아냐. 오빠와 나 사이에 끼어들 틈 따위는 없다는 것을. 응? 하자. 빨리 언니 깨워서 보여주자~"


약간 시간이 흐른 후에야 나는 간신히 몇마디 반대의견을 꺼내 놓을 수 있었다.


"우 우린 남매잖아. 이건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랑하는데 그런게 무슨 상관이야? 방금 전 나를 사랑한다고 한 말은 설마 거짓말이야?"


"그 그건 아니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육체적인 게 아니라 정신적인.."


"아무 상관없다는 치나랑은 되는데 사랑한다는 나랑은 안된다고? 그런게 어딧어."


사유키는 막무가내였다. 그녀를 설득하는건 이미 불가능한 게 아닐런지.. 내 등골에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이건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여동생과 같이.. 그것도 좋아하는 사람의 앞에서 대놓고 섹스한다고?


"하지만 이건 근친이란 말야!"


"우린 피도 안섞였잖아."


"아니야. 혈연으로 따져봐도 우린 사촌관계잖아. 이런 일은 역시.. "


"하하 사촌끼리는 결혼도 되는데 무슨상관이야?"


어떻게 해야하지? 말로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도망이라도 칠까? 하지만 양 팔이 묶여있어선..


"하아 정말이지 오빠는 솔직하지 못해. 그 점도 나름 매력이긴 하지만, 사실 나에겐 좀 짜증나는 일이 많아."


내가 계속해서 완강히 거부 의사를 표하자 사유키가 지친 듯 한숨을 내쉰다.


"됐어. 그냥 내 방식으로 하지 뭐."


"뭐?"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든다. 생각해보면 사유키는 일이 자신의 뜻대로 안풀리면 언제나 강제로..


"정말이지 남자로서 부끄러운줄 알아! 상식적으로 처음인 여자가 스스로 허리를 내린다는게 말이나 되냐구? 칫. 이 빚은 나

중에 몇 배로 쳐서 받을 테니까."


"자 잠깐. 사유키?!"


스르륵


사유키는 내 앞에서 정말로 옷을 하나씩 풀러 내리기 시작했다. 인형처럼 아름다운 연하의 여동생의 새하얀 살결이 한꺼풀식 베일을 벗어오는.. 그 모습 자체는 치명적으로 관능적이었지만, 내게는 섬짓한 두려움마저 느껴지는 으스스한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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