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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틱 시스터 2-1


파나틱 시스터 2-1



아주 어렸을때, 내가 비교적 건강했을 무렵 아버지와 함께 나들이를 갔던 적이 있다. 당시 어머니의 정신병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는 사업핑계를 대며 집에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따라서 나는 아버지와 함께 있을 기회가 무척 적었고 그날의 나들이는 거의 한달만에 얻게 된 아버지와의 시간이었다.

나는 얌전하게 아버지의 뒤를 따랐다. 아버지는 이런 저런 말을 건내며 아들과의 대화를 이끌어 보려 했지만 나는 그의 말에 시큰둥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아버지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시니컬한 반응에 무척 당황한 듯 보였다. 그는 어떻게든 나의 기분을 풀어주려 했다. 하지만 비싼 패밀리 레스토랑 풀코스, 두둑한 용돈, 고가의 휴대용 게임보이, 어느 무엇도 나의 굳게 닫힌 마음을 열 수 없었다.
아버지는 왜 내가 당신에게 차가운 태도를 보이는지 잘 알고 있었다. 집에 돌아가기 전 아버지는 지나가듯 말을 꺼냈다.


"미안하구나 히로시.. 아버지는 용기가 없단다."

용기라.. 나 또한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엄마가 무서운가요?"

나의 냉정한 대답에 아버지는 순간 말을 잊었다. 그는 잠시 복잡한 기색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곧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글세.. 잘 모르겠구나."


"아빠는 엄마를 싫어하나요?"

"그건 아니다!"


이번에는 단호한 부정이었다. 그의 대답에 나는 입가에 살짝 비웃음을 띄웠다.


"그럼 왜 집에 들어오지 않죠?"

"사업이 바빠서.."

"거짓말이죠?"

"...."


어린 자식의 당돌한 물음에 아버지는 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한참뒤에야 간신히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하구나. 네 말이 맞다."


"...."


이번에는 내가 침묵할 차례였다. 약하고 겁많은 아버지. 그가 집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나는 하루종일 무서운 어머니에게 시달려야 했다. 어머니는 나를 가끔씩 미사키라고 부르며 마구 매질을 한다. 미사키는.. 아버지의 이름이다.


아버지는 현관까지 나를 바래다 준 뒤 쓸쓸히 뒤로 돌아섰다. 그는 결국 어머니를 두려워 했던 것이다.


 

집에 들어오면 어머니가 매서운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다. 어머니는 내가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걸 알고 있다. 그녀는 그것이 견딜 수 없을정도로 싫다. 아버지가 자신이 아닌 다른이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그것이 비록 친 아들일지라도, 싫다.


"그이는 왜 안들어왔지?"


"바쁘데요."


"바쁘다니? 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 하루종일 둘이서 놀러다녔으면서?"


"..."


"대답해 보란 말야! 불쌍한 마누라는 집안에 버려두고 그이는 왜! 다른년이랑 놀아날 시간은 있으면서 집에 잠시 얼굴내미는 것도 못한다는 거야?"


"..."


나는 힐끗 식당쪽에 시선을 돌린다. 제정신이 아니다. 그곳에는 거의 20인분을 될 듯한 요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카레덮밥, 카레돈까스, 카레튀김, 카레.. 어머니가 아버지가 집에 온다고 해서 차려놓은 밥상이다. 아버지는 예전에 카레를 아주 좋아했었다고 한다. 어머니와 결혼하기 전에는.


"이럴거면 왜 결혼했어? 나 없이는 못산다고 무릎꿇고 사정하길래 불쌍해서 결혼해줬더니 이젠 대놓고 나를 무시해? 용서못해. 거짓말한 그 혓바닥을 뽑아버릴거야. 용서못한다구!"


"그럼 왜 이혼하지 않으시죠?"


"?!"


그날 나는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하루종일 아버지의 같잖은 속죄흉내에 시달리느라 그 역겨움에 창자가 꼬일대로 꼬여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날 처음으로, 어머니의 말에 토를 달았다. 그리고 어머니는, 평소 전혀 반항하지 않던 아들의 당황스런 태도에 무섭게 분노했다.


철썩


이빨이 한 두어개 부러진 듯 하다. 바닥에 엎어진 나는 피를 철철 흘리며 멍하니 어머니를 올려봤다.

"너! 어디서 그딴 버르장머리를 배운거야?! 미사키가 시킨거지? 너한테 이혼소릴 꺼내게 시켰지?"



콰직


밟혔다. 자식을 발로 밟는 어머니가 세상에 어디있지? 뭐 처음도 아니지만.


"대답해 보란 말야! 말 안하면 손톱을 뽑아버릴 테니까. 어서 대답해!!"


대답해 봐야 소용없다. 어머니는 자신이 듣고싶은 말만 듣는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어머니는 그걸 자기 머리속에서 뒤틀고 꼬아 악의섞인 모멸로 받아들일 것이다. 나는 분노한 어머니의 손에서 오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은 어린애처럼 엉엉 우는 것이었다. 별 효과는 없을테지만 내가 여기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이런것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어머니를 더욱 분노케 했을 것이다. 아마 맞다가 기절이라도 했는지 더이상 그날의 기억은 없었다.

 


아버지가 왜 집에 들어올 수 없었는지, 어머니는 왜 아버지에게 그토록 집착했는지, 나는 그로부터 십수년이 지나서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사랑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지나쳤던 것이다. 그게 병이 될 정도로..

 

그때는 사랑이 지나쳐서 병이 된다는게 언듯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 집에 와서 그 훌륭한 견본을 보게 되었다. 새로 생긴 여동생 사유키. 그녀를 보면 소름이 돋는다. 어린시절 어머니에게 학대당한 그 공포가 사유키를 통해 되살아난다.


지난 닷새동안 그녀는 나를 정말 미치도록 괴롭혔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조금도 나를 혼자 놔두지 않는다. 그녀는 시도때도없이 나의 뺨을 부벼댓고 때때로 강하게 꼬집어 내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즐기곤 했다. 조금이라도 내가 그녀의 뜻에 거스르면 가차없이 손찌검을 한다. 열 여덟의 내가 한참 연하의 여동생에게 괴롭힘당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큰 고통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정신적인 굴욕감이 컸다.


"오빠도 참.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아 아니야 사유키."


지금 나는 사유키의 "숙제"를 도와주고 있는 중이다. 사유키는 나를 옆에 붙여두기 위한 좋은 핑계거리로 숙제를 들곤 했다.


"빨리 풀어줘. 잘 모르겠단 말이야."


"하지만.."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려 답을 찾아보지만 이 문제는 너무 어려웠다. 내가 알고 있는 공식으로는 전혀 풀 수가 없다. 아니 그 전에 이런게 중 1짜리의 숙제라니 말도 안된다.


"못풀면 벌줄꺼야. 오빠라면서 이정도도 못하는거야?"


"크윽.."


결과는 뻔하다. 나는 결코 이 문제를 풀 수가 없다. 사유키가 나한테 들이덴 문제는 공학수학 수준의 끔찍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문제다. 아마 인터넷으로 어려운 문제를 일부러 찾아낸 듯 하다.


"저기.. 미안하지만 정말 모르겠어. 너 너무 어려운걸.. 학교에서 정말 이런걸 배우니?"


"오빠 지금 날 의심하는거야?!"


사유키의 음성의 톤이 살짝 높아진다. 나는 당황하여 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 아냐. 의심이라니. 당치도 않다구. 다만 나는 너무 문제가 어려워서.."


"흥 그건 오빠가 멍청한 때문이라구. 이정도 문제도 못풀면서 오빠노릇을 하려는 거야? 정말 가소롭네."


"...."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이군. 사유키는 소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나의 지식이 그녀를 한참이나 압도한다는 사실이 무척 싫었던 모양이다. 내가 그녀가 풀지 못하는 수학문제 따위를 척척 풀어내자 열등감이 들었던 걸까?


"어쨌든 못풀었으니 벌이야. 이리와 오빠."


"버 벌이라니. 그런게 어딧어."


나는 작게 항의해 본다. 이미 그녀와의 관계에서 상식을 기대하는건 힘든 일이지만,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키고 싶다.


"아 시끄러워. 나 오빠가 토다는거 싫어하는거 잘 알잖아. 빨리 이리 오란 말야!"


"으.."


나는 애써 태연을 가장하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사유키는 작은 악마처럼 미소지으며 내 몸을 아래위로 흝어봤다.


"그대로 옷을 벗어."


"컥?!"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옷을 벗으라고?


"뭘 꾸물거려. 빨리 옷 벗으란 말야."


"왜?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나는 얼굴을 붉히며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사유키는 내 반항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 보였다.


"벌이란 말야! 이런 쉬운 문제도 못푸는 오빠는 부끄러움을 당해봐야해. 그리고.. 나도 좀 보고싶고 헤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살짝 웃어보였다. 가증스러운 그 미소를 보고있자니 견딜 수 없는 분노가 끓어오른다.


"미친년 같으니."


이것만은 도저히 참고 넘어 갈 수 없었다.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연하의 여동생 앞에서 알몸이 되는 그런 꼴은 못보인다.


"그럴 수 없다. 애초에 벌이란 것도 네 맘대로 정한거잖아! 못해! 안한다고!!"


"후후 오빠는 정말 바보야. 오빠가 싫다고 해서 안할 수 있는것도 아니니까 그냥 스스로 하는게 좋을텐데.."


"못한다고 했다."


나는 명백한 적의를 담아 짧게 말을 잘랐다. 사유키의 예쁜 얼굴이 살짝 흐려진다.


"정말 싫은 모양이네.. 에휴 그럼 이렇게 하자. 나도 벗을게. 그럼 공정하지 않아?"


내 얼굴에서 순간 핏기가 사라졌다. 내 머리속에 불길한 예감이 점차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왜그래 정말! 이것도 싫다는거야? 둘 다 벗으면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손해잖아. 자꾸 이러면 나 정말 화낼꺼야. 용서 못한다구!"


"아니 그럴 리 없어. 그래선 안돼!"


사유키는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둘 다 알몸이 된다는 것은, 설령 그것에 농담이라 할지라도, 즉 성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쉽게말해 나와의 육체적인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장난이라도 결코 흉내조차 내면 안되는 그런 종류의 일이다.


"물론 아니겠지. 이 애는 다만 짓궃을 뿐이다. 그게 지나칠 뿐이지, 나를 이성으로서 어떠한 관계를 가지겠다는 그런 건 아닐거야. 그래 내가 이상한 거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머리가 복잡하다. 나는 이런 저런 근거를 들어 내 머리속에 끼어든 불측한 망상을 부정해 보려 한다. 하지만 이 망상은 좀처럼 사라지지가 않는다.

사유키는 분명 나에대해 남매 그 이상의 감정을 품고 있다. 밤중에 내 침실에 숨어든다던지, 잠들어 있는 내 입술을 훔친다던지, 필요 이상의 깊은 스킨쉽이라던지, SM적 행위를 연상케 하는 가학적 행동이라던지.. 지난 며칠간 나에게 취한 행동을 종합해 봤을때 그건 확실하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로 육체적 관계를 생각하는건 자연스럽다. 사유키 또래 아이들에게 성적인 문제는 생각보다 넓게 개방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바로 나라면..


"안돼. 마 말도 안된단 말야."


"오빠?"


"장난이 너무 지나치잖아. 난 이만 갈게. 피곤해서 더이상 너랑 어울려 줄 수 없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애써 재촉해 문을 향해 걸어간다. 여기서 나가야한다. 한시라도 바삐! 그렇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휴. 정말이지 오빠는.."


물론 사유키는 내가 순순히 그녀의 방에서 탈출하게 놔두지 않았다. 그녀는 내 허리를 꽉 붙잡고 바닥에 주저앉혔다.


"큭"


"벌도 안받고 어디가려는거야? 좋아. 오빠가 싫다면 힘으로라도 하겠어. 후후 오빠가 자처한 일이니까 원망하지 말라구"


"제 제발 이러지마 사유키.."


"헤헤 싫은걸?"


사유키는 내 떨리는 음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내 위에 올라탔다. 그녀는 작은 악마같은 미소를 지으며 내 셔츠를 탈의하기 시작했다.


;제길 이게 대체 무슨. 내가 왜 이런?!"


지금 이 순간만큼 내 약한 근력이 원망스러운 적이 없었다. 별 별 생각이 다 떠오른다. 나는 필사적으로 저항해봐도 사유키와 나의 힘의 차이는 절대적으로, 나는 손끝하나 움직일 수 없다.


"응 오빠? 근데 이게 뭐야?"


"무슨말을 하는거니. 빨리 날 놔주라고!"


사유키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쿡쿡 웃어댔다. 대체 무엇때문에 저러는 걸까?


"오빠도 참, 사유키를 이렇게 난처하게 해도 되는걸까나? 난 아직 열 세살이란 말야 후후."


"?"


그녀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걸까. 내가 알 수 없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짓고 있자 어린 여동생은 더욱 볼을 붉게 물들였다.


"이 이거말야. 쳇. 오빠는 정말 짓궃어. 내 입으로 이런 부끄러운 일 하게 하고.."


"!!!"


사유키의 작은 손이 내 하반신을 살짝 쓰다듬는다. 그리고 그녀의 손짓을 통해 나는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깨닫았다.


"내가 설마?"


도저히 믿을 수 없다. 하반신에서부터 느껴지는 둔탁한 통증. 놀랍게도 나는.. 그녀에게 짓눌린 채 아플정도로 발기하고 있었다. 그건 바로..


"아 아냐! 이건.. 이건?!"


"흐응. 사유키도 알건 다 아는 나이란 말야. 쿡쿡. 이 엉큼한 오빠를 어떻게 해야하지?"


사유키는 다시금 귀엽게 미소짓는다. 그녀의 미소는 열 세살 소녀의 그것답지 않은 요염함이 어려 있었다.


두근 두근


심장이 터질듯이 두방망이 친다. 사유키의 부드러운 숨결이 내 귓가를 간지럽히며 천천히 밑으로 내려온다. 나는 대체 어찌해야..

 

 

 

-전편은 1-1,1-2, 1-3인데 편의상 상편으로 묶여있습니다. 검색해보면 나옴.  그나저나 왜케 접속하기가 힘들죠 ㅡㅡ; usurf가 어느날 성공해서 간신히 들어와봤더니.. 회원점수도 마이너스라서 짤리게 생겼네여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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