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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우르슬라가 도발은 당연히 힐크루스의 귀에도 들려왔다.
원래 흥분하기 쉬운 소년이다. 바로 베르벳트가 목을 끌어안지 않았더라면 큰 소리를 지르며 예배당으로 뛰어 나갈 뻔 했다.
등 뒤에 물컹하게 눌려오는 거대하고 따듯한 피부의감촉이 이상하게도 소년의 격정을 가라앉혔다. 그렇지만 완전히 가라앉은 것도 아니라서 평온하게 있을 기분은 아니었다.
"일단 방으로 돌아가서 쉬는 게 좋겠어요."
베르벳트의 제안을 따라 힐크루스는 시키는 대로 방을 나갔다. 복도를 걷고 있는 도중 시야가 빙글빙글 돌았다. 온 몸에서 기분 나쁜 땀이 흐르고 욕지기마저 솟았다. 아무래도 흥분이 지나쳐 머리끝까지 피가 솟구친 모양이었다. 결국 제대로 걷지조차 못하게 되어 손으로 벽을 집고 그대로 미끄러지듯 무너지고 말았다.
"왕자님, 괜찮습니까?"
당연히 당황한 베르벳트가 무릎을 꿇고 있는 힐크루스의 등을 걱정스럽게 쓸어내렸다.
"……힘"
"네?"
의아해 하는 베르벳트는 안중에도 없이 힐크루스는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힘이 필요해. 그, 그년…… 죽인다. 반드시 죽인다. 필릭스랑 같이 반드시 죽여주마. 나를 굴욕스럽게 하는 건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굴욕을 주는 놈들은 반드시 어울리는 보답을 해주지. 하지만 지금은 안돼. 난 힘이 없어. 그래도, 기다리고 있어라. 반드시 힘을 손에 넣어주마."
격정이 지나쳐 몸 전체의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제어할 수 없었다. 힐크루스는 미친듯이 선언을 한 후 그대로 힘을 잃었다. 그 주저앉아있는 소년의 이마에 손을 대어본 베르벳트는 한숨을 쉬었다.
"가벼운 빈혈이군요.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데 흥분을 하니까 그런겁니다. 어쩔 수 없군요. 좀 쉬러 가죠. 다행히 바로 옆에 제 방이 있습니다."
방으로 안내된 힐크루스는 침대에 엎어지듯이 쓰러졌다. 커다란 베개는 금방 말린 듯이 햇살냄새가 났다.
"아휴, 스스로는 체력이 돌아왔다고 여긴 모양이지만, 바로 일주일 전에는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큰 부상이었어요. 지금 물을 떠올 테니까, 그때까지 얌전히 있어요."
방 주인이 나가자 좀 진정한 소년은 아무 생각없이 방 안을 둘러보았다. 특별히 신경쓸만한 점은 없었지만, 힐크루스는 다른 사람의 방에 들어온 경험이 없었다. 게다가 여자 방이다.
원래 딱딱한 수녀의 방이라 그런지 그다지 개인적인 물건이 없는 살풍경한 방이다. 다만 창문이 열려 있어서 통풍이 좋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격정을 식히기 위해 마음을 놓고 있으려니 얼굴을 묻고 있는 폭신폭신하고 커다란 배게 아래에 묘하게 걸리적거리는 딱딱한 물건의 존재가 느껴졌다. 아무 생각 없이 배게 아래에 손을 넣자 역시 딱딱한 것이 있었다. 아무렇게나 그것을 쥐고 끄집어냈다.
"응? 이게 뭐지?"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로 고개를 돌려 보자, 그것은 검은 색이었다. 매끈한 마법합금으로 만들어져 있다. 길이는 어린아이의 두 팔 정도는 될까? 굵기는 남자 손으로 겨우 잡을 정도. 약간 휘어져 있는 것은 언뜻 단도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모양이 다르다. 끄트머리 둘레가 더 굵은 의미를 알 수 없다. 몸을 반전시켜 천장쪽으로 똑바로 누은 힐크루스는 팔을 들어 기묘한 물체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쨍그랑
갑자기 울리는 파괴적인 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리자 문가에 창백한 표정의 흑의 수녀가 있었다. 그녀의 발치에 깨진 유리 파편과 물이 쏟아져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가지고 있던 물잔을 떨어트린 모양이었다.
"……시, 실례했습니다."
드물게 동요를 드러낸 베르벳트는 서둘러 문을 닫았다.
그리고 쪼그려 앉아 재빨리 마법을 발휘해 바닥에 흩어진 파편을 단번에 치워버렸다. 왜 그런지는 알수 없지만, 그 서두르는 모습에 이상한 박력을 느낀 힐크루스는 몸을 일으키고 사죄했다.
"미안, 방 안을 뒤질 생각은 없었어. 그냥 이게 배게 밑에서 걸리적 거려서 무심코……. 그런데 어디에 쓰는 거지 이건? 응? 이 밑에 달려 있는 건 마법석이지. 그렇다는 건 마법을 쓰면 움직이는 건가?"
힐크루스도 마법의 기초정도는 익히고 있다. 가볍게 마법석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묘한 기구의 위쪽이 부르부르부르부르 뱀 대가리처럼 격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상당히 격하게 움직이네."
"에. 네……"
검은 옷의 베테랑 수녀는 새하얀 색에서 빨간 색으로 바쁘게 안색을 변화시키고 있다. 보통 자신만만하고 다른 사람을 내려다보는 태도를 가진 그녀답지 않게 지금이라도 어디론가 숨어버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부----웅하고 기계적인 소리가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힐크루스가 할 말을 찾지 못하고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자, 금시에 냉정침착하다고 알려진 신전총무인 숙녀의 이마에서 식은 땀이 뚝뚝 떨어졌다. 뭔가 견디기 힘든 것 같은 모습으로 몸을 조금씩 떨고 있던 베르벳트였지만, 결국 침묵을 견디지 못한 것인지 그녀답지 않게 높은 톤으로 소리를 질렀다.
"그, 그건 친구가 시제품이라고 억지로 맡긴 거라서, 절대로 제가 원해서 가지고 있는 게 아닙니다!!"
"으응, 친구한테 받았다고?"
상대의 필사적인 모습에 휩쓸리면서도 힐크루스가 작게 고개를 갸웃하자, 베르벳트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신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네, 넷, 저, 저는 노대국이라고 불리는 동쪽의 라르핀트왕국 출신으로, 젊었을 때는 대현자 토드의 마법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때 후배중에 오펜이라는 쾌활한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그녀는 지금 작은 마법도구 상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거이에 잠깐 들렀을 때 억지로 강매당해서, 그……"
"아하…그렇구나. 베르벳트씨는 원래 마법사였구나. 그런데 어째서 수녀가 된거야?"
베르벳트는 창피하다는 듯이 안경테를 가볍게 문지르면서 대답했다.
"저, 전 한번 결혼을 했었습니다. 그 남편이 전사해서, 그래서…"
귀족의 미망인이 속세를 떠나 출가를 하는 것은 흔한 이야기다. 이곳 주작신전의 수녀들중에서도 전형적인 이력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베르벳트씨는 아직 젊으니까, 출가를 할 필요없이 재혼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그게, 저…"
힐크루스가 잡고 있는 것이 어색하다는 듯이 오른 손에 쥔 이물을 왼손바닥으로 만지작거리면서 질문한다.
그것을 보고 있는 베르벳트는 전신에서 김이 피어날 듯이 땀을 흘리면서 안경까지 흐려질 것 같은 모습으로 겨우 겨우 고백했다.
그녀는 원래 나름대로 명문가에서 태어나, 거기에 어울리는 명문가에 시집갔다. 그래서 상당한 재산도 상속받을 수 있었다. 거기다가 젊고 미인에 재녀라는 평판까지 있는 미망인이다 보미 당연히 구혼자가 폭발.
그 지나친 등살에 혐오감을 느끼고, 가산을 남편의 동생 부부에게 넘기고 자신은 출가를 했다고 한다.
"흐음, 그렇구나. 힘들었겠다."
동정하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하지만 나로선 상상하기 힘든 삶이구나, 하고 힐크루스는 내심 생각했다.
"……음 그런데, 이건 어디에 쓰는 도구야?"
다시 추궁을 당한 검은 옷의 수녀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전신에서 용솟움치는 것 같이 땀을 흘렸다. 소년에게 전신이 내보여진 숙녀(熟女)는 자신의 팔로 전신을 끌어안더니, 결국 작은 목소리로 고백했다.
"으, 음구라고 합니다.……"
"음구라고 부르는 건가? 어디에 쓰는 도구인데?" *[張り形 : 음경(陰莖) 모양으로 만든 여성용 자위(自慰) 기구]
순신한 소년이 손에 들고 있는 검은 빛이 나는 물건을 문지르고 있다. 미망인은 무심코 허벅지를 비볐다. 베르벳트는 피학의 쾌감에라도 눈을 떠버린 것과도 같이 안경 안쪽의 눈동자를 적신 채 고백했다.
"여, 여자가 즐기기 위한 도구입니다."
"여자가 즐기기 위한……앗!"
거기에 이르자 소년도 겨우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무엇을 위한 도구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 그것은 힐크루스가 일상적으로 손에 잡고 있는 것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아, 아아……. 그렇구나……"
힐크루스가 깨달음이라도 얻은 듯이 검은 몽둥이를 눈 앞에 들어 보았다.
이물 너머로 보이는 성인 여자는 쫓기는 듯 새빨간 표정을 띠우고, 검은색 스카트를 움켜쥐고 있다. 그 모습에 자신이 추잡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 힐크루스는 당황하면서도 하지 않아도 좋을 질문을 해버렸다.
"베, 베……베르벳트씨는 이거, 써 본적있어?"
"며, 몇번은……"
백자같은 미모가 지금은 토마토처럼 빨개져서, 땀을 방울방울 흘리고 있는 베르벳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수치로 떨고 있는 모습에서 처절할 정도의 색기를 느낀 힐크루스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면서 질문을 계속했다.
"몇 번? 그럼, 써 본적이 있는 거구나."
"……아뇨, 써봤다고는 하지만, 정말로 몇 번 뿐……입니다……."
증거가 발견된 이상, 변명은 할 수 없다는 각오라도 한 것인지, 베르벳트는 인정해버렸다.
"헤에~…… 써본 적 있구나."
속세의 욕망을 끊었어도, 육욕은 끊을 수 없었다는 것인가.
힐크루스는 무심코 손에 든 굵은 인공남근과, 몸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으로 아무 의미도 없이 베일에 감싸인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수녀를 비교해 보았다.
검은 옷의 수녀복 너머로도 알 수 있다. 커다란 가슴, 익을 대로 익은 여체다.
그렇게 당당하고 지적인 미녀가 수치스러워 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음외했다.
소년의 핥는 듯한 시선을 어떻게 오해한 것인지, 젊은 수녀들이 귀신처럼 무서워 하고 있는 누님은 머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아, 오해하지마, 별로 괴롭하려는 건 아니니까. 난 그럴 자격도 없어. 그런데, 베르벳트씨는 음란한 걸 하면 안된다고 나랑 섹스를 했던 시긴의 엉덩이를 때렸었지."
건방진 소년은 흑의의 수녀를 탐색하듯 본다.
"네. 이곳 대성당은 지성과 품성을 겸비한 숙녀를 육성하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걸 자기 방에 숨기고 있으면 안되는 거야?"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의 베르벳트는 우물쭈물거리면서도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뇨. 교리나 규칙에 그런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도 체면이라는 게 있어서, 그…… 가능하다면, 제발 이번 일은 비밀로 해주십시오……"
"역시, 이런 걸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안좋겠지."
"……네."
하얀 얼굴을 붉히고 있는 베르베스는 안경 속의 눈동자를 불안하게 떨면서 얇은 입술을 혀로 적시면서, 몇번이고 침을 삼키고 있다.
지금까지는 무서운 여성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왠지 이유없이 괴롭히고 싶어지는 분위기다.
힐크루스는 손에 쥔 이물을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수녀의 파란 눈동자를 살펴봤다.
"나는 당신을 싫어하지는 않아. 베르벳트씨처럼 원리원칙을 지켜주는 사람이 없으면, 조직으로서의 기강이 없어져버리니까."
"가, 감사합니다……"
베르벳트는 다행이라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 성실한 수녀가 안도하기에는 일렀다. 야심만만한 왕자님은 의미심장하게 얼굴을 가까이 했다.
"그런데. 난, 이 마법의 음구를 처음 봤어. 게다가 이 크기. 부끄러운 말이지만, 내 것은 이렇게 크지 않거든."
힐크루스는 양물에 열등감따위를 느끼고 있지는 않았지만, 역시 자신의 것보다도 굵기도 길이도 거대한 것을 보고 있으려니, 조금 불안해져왔다.
"그래서 말이야. 이런 크기도 정말로 여성의 몸 안에 들어가는 지 흥미가 있어. 다, 다른 사람한테는 아무 말도 안할 테니까 그 대신이라는 건 아니지만, 혹시 괜찮다면 베르벳트씨가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을까."
힐크루스도 긴장으로 침을 삼키면서 가까이 다가와 애원했다.
"그, 그건……"
"안됄까?"
흉악할 정도로 굵은 인공남근을 쥔 소년은 순진하게 질문해 왔다. 성숙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 미망인은 전신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조금씩 몸을 떨면서도, 안된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도, 목에서 쥐어짜낸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 무리입니다……"
"왜? 항상 넣고 있는 거잖아?"
"항상은 아닙니다. 가, 끔 정말 가끔입니다.……"
부끄러워하면서도 베르벳트는 강하게 주장했다. 항상이든 가끔이든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녀는 그 작은 차이에 나름 얽매이는 듯 했다.
"그럼, 가끔 쓰고 있다는 거니까. 쓰는 걸 보여줘."
인공남근을 코 앞에 들이밀자, 냉혈녀로 알려진 주작신전 미르크아 대성당의 총무는 마치 칼날이라도 눈 앞에 내밀어진 귀부인처럼 힘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우와, 섹시해. 평소엔 굉장히 딱딱한 사람인데, 이렇게 섹시했구나.)
은테안경 속, 눈물이 글썽이는 눈동자가 절묘한 색향을 발하고 있다. 평소의 그 거만한 성격을 알고 있는 만큼 그 갭때문에라도 괴롭히고 싶어진다.
어쩌면 아까 우르슬라에 의해 치밀어올랐던 마음때문에, 공격적인 기분이 되어 있는 지도 몰랐다.
"아아, 갑자기 그런게 들어가진 않아요. 저, 그니까……젖어있지 않습니다……"
"아아 그렇지. 여자의 보지는 일단 젖지 않으면. 그럼 젖게 하면 되잖아. 베르벳트씨는 평소엔 어떻게 젖게 하고 있어?"
"자위를 조금……"
눈물을 글썽이는 누님은 얇은 입술을 반쯤 열고 거칠게 호흡하면서 목덜미까지 새빨갛게 달아올라 애처러움이 가득하게 자백했다.
"자위가 뭔데?"
"오, 오나니를……"
음어를 입에 담은 베르벳트의 모습은 굉장히 괴로운 듯 해서 지금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다.
그 모습이 또 참을 수 없게 섹시하다. 힐크루스는 아직껏 단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새디스틱한 기분이 되어, 이 매섭고 딱딱한 숙녀를 추궁했다.
"아아, 그렇구나. 이건 여자가 오나니를 하기 위한 도구였지. 오나니 인가……. 나는 아직 여자가 오나니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저기, 베르벳트씨의 오나니, 보여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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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올 해 내에는 완결이 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