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사 카르펜 2화
하사 카르펜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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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펜의 가슴이 방망이질쳤다. 지금 그의 앞에 있는 커다
란 문에는 대대장실이란 단어가 쓰여 있었다.
72 보병대대의 대대장, 릴리스 중령.
앞으로 11년간 그의 목숨 줄을 쥐락펴락할 인물이 안에 있
는 것이다. 카르펜의 심장이 난리를 치는 것도 당연한 일
이다.
“들어와.”
얇지만 힘 있는 목소리. 주임상사 이올린이 등을 살짝 떠밀
고 카르펜은 호흡을 크게 한 뒤 외쳤다.
“하사관 112기! 68번 후보생 카르펜! 들어가겠습니다!”
끼이이익-
문이 열리는 소리는 흡사 지옥문의 그것과 같았다. 카르펜
은 들어가 보고서야 대대장실이 헬게이트가 아니란 사실을
알았다. 꽤나 화사한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호, 자네가 위안하사관인가? 여기 앉지.”
대대장 릴리스 중령은 놀랍게도 마족이었다. 짙은 푸른색
피부에 커다란 황색 눈동자가 특이했다. 등에는 흑색의 날
개 두 쌍을 달고 있었고 키가 무척이나 커서 181cm의 카르
펜이 고개를 들어야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거의 2m
에 가깝지 않을까…
카르펜은 마족이란 종족을 처음 본다. 산골짜기 구석에 처
박혀 있던 촌놈이 언제 마족을 보았을까. 그래서인지 릴리
스 중령을 흘끔 살피는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다.
릴리스 중령은 키가 매우 크지만 몸의 균형이 잘 잡혀서
전혀 뚱뚱해 보이지 않는다. 카르펜의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 누구보다 매력적으로 보였다.
특히 거대한 포탄처럼 툭 튀어나와 있는 가슴이 매력적
이었다. 어찌나 큰지 작은 릴리스의 얼굴보다 3배는 더
큰 것 같았다. 흑색의 군복에 잘 포장된 가슴은 군복을
열어젖히면 부룽, 하고 위용을 드러낼 것 같다.
카르펜이 엉거주춤 소파에 앉자 릴리스 중령은 맞은편에
앉은 후 벨을 눌렀다. 상병 계급장을 단 당번병이 루드차
두 잔을 놓고 소파의 옆에 가서 선다. 루드차는 정력 보양
에 아주 좋다고 알려진 차다.
릴리스 중령은 다리를 꼬았다. 짧은 군복 치마 아래로 길게
뻗은 다리가 매끄럽다.
“그래…앞으로 수년간 우리는 가족이니까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좋아. 대대원들이 자네를 잘 보살펴 줄 테니까 걱
정하지 말고…애인은 있나?“
“어, 없습니다!”
여기서의 애인이란 ‘정액을 받기로 예정된 여성’을 뜻한다.
지골라트 제국의 남성들은 15세가 되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20명 이상의 여성을 골라 임신을 시켜야 한다. 20명 이상
임신이 성공할 경우 추가적인 수당을 받는다. 남성 인구의
폭락으로 인구 증가율이 개판이 된 지골라트에서 시행한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임신만 시켜도 성공이고 두둑한 수당이 나오기에 대부분의
남성들은 일을 하지 않아도 평생 먹고 살 수 있었다. 남성
징집제가 시작된지도 꽤 지난 지금, 복무기간 11년을 무사
히 마친 남성은 연봉에 임신수당, 봉사수당을 합쳐 상당한
돈을 모을 수 있었다. 지골라트 당국은 남성을 억압하는
대신 돈이라도 풍족하게 해주자고 계획한 것이다.
“음, 자네가 알진 모르겠는데, 대부분의 위안하사관들은
정관수술을 하지. 이건 삼군규정에는 없지만 병사들이
임신하면 후방으로 빠지니까 그걸 막기 위한 조치야.“
“옛!”
정관수술은 카르펜도 처음 들어본다. 하사관학교의 교관
들은 여성을 임신시키면 큰 돈을 벌게 된다면서 되도록
이면 많이 임신을 시키도록 종용했었다. 하지만 릴리스
중령이라는 실무자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하긴, 카르펜이 72 보병대대원 전원을 임신시킨다면
몇 개월은 후방으로 빠져야 되니 인원손실이 말이 아니다.
규정과 현실은 다른 법. 카르펜은 벌써부터 현실의 벽을
느끼고 있었다. 큰돈을 번다는 교관들이 전부 구라쟁이
로 보였다.
릴리스 중령은 카르펜의 시무룩한 얼굴을 읽었는지 피식
웃었다.
“너무 실망하진 말고. 봉사수당은 나오니까. 그거에 대해
선 중대 인사계에게 듣도록 하고…본부중대장.“
릴리스 중령이 벨을 누르자 잠깐 후 풍성한 금발을 가진
미녀가 절도 있는 동작으로 대대장실을 열었다. 차가운
그녀의 표정에 카르펜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척 봐도 카르
펜의 앞날이 험난하리란 것이 쉽게 예상이 간다.
“본부중대장 대위 루시아입니다.”
“아, 그래. 여기 앉아.”
루시아란 이름을 가진 대위는 릴리스 중령정도는 아니지만
카르펜보다 큰 키를 가졌다. 거의 190cm에 가까운 정도일
까. 카르펜이 살던 엘란 숲에서는 이렇게까지 여성들이 크
지 않았다. 카르펜과 비슷하거나 작거나 했는데 역시 군인
은 다른 모양이다.
릴리스 중령은 카르펜을 옆에 앉도록 했다. 카르펜이 불쌍
하게 벌벌 떨고 있는데 릴리스 중령의 손이 카르펜의 목을
살짝 쥐었다. 크지만 얇고 부드러운 손이다.
“앞으로 본부중대 본부소대에서 근무하게 될 거야. 자세한
것은 중대장이나 소대장에게 물어보도록 하고…어디 잠깐
물건 좀 볼까?“
“옛!”
올 것이 왔다. 카르펜의 계급은 간부 중 최말단인 하사.
11년 동안 중사로 진급할 일은 없다. 대위와 중령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하사 따위가 거부의 표시라도 했다가는 총
살형을 당할지도 모른다. 물론 귀한 남성을 함부로 죽이는
일은 거의 없긴 하다.
카르펜이 급히 바지와 팬티를 끌어내리자 밑으로 축 처져
있는 큼직한 자지가 드러났다. 릴리스 중령은 눈을 크게
떴다.
“이거 이거…우리한테 복이 굴러들어왔는걸? 당번병.”
“예.”
예쁘장한 상병이 카르펜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카르펜은
바지를 내린 채 당황해하다가 따뜻한 감촉에 헛바람을 삼
켰다. 상병이 카르펜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윽…”
새삼스런 느낌은 아니었다. 하사관학교에서 카르펜은 수없
이 펠라치오를 당했고, 수많은 정액을 뿜어냈다. 다만 하사
관학교에서는 1:1이었다. 이렇게 세 명 앞에서 자지를 빨리
는 경험은 처음이다.
“응…”
붉은 머리칼을 목에서 커트한 상병은 카르펜의 엉덩이에
손을 올린 채 자지를 깊숙이 빨아들였다. 피부조직이 입술
에 말려 들어가며 과한 쾌감을 양산해낸다. 카르펜의 이마
에 어느덧 땀이 송글 맺혔다.
“푸하!”
숨이 막혔는지 상병이 자지를 뱉어 낸다. 번들거리는 침으
로 무장한 카르펜의 자지는 45도 각도로 우뚝 서 있었다.
길이는 물론이고 굵기까지 엄청나서 상병의 작은 입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다시 입을 벌려 자지를 빨아 보
지만 숨이 막히는지 켁켁거렸다. 릴리스 중령은 흐뭇한 미
소를 지었다.
“그냥 손으로 해. 사정량은 SS등급이던데 얼마나 나오는지
한번 보지.“
상병은 귀두만 입술에 머금은 채 양 손으로 카르펜의 자지
를 훑었다. 자지가 어찌나 큰지 작은 그녀의 손으로는 제대
로 쥐지도 못할 지경이다. 힘겹게 한손을 움직이고 다른 손
으로는 불알을 만지작거렸다. 카르펜은 인상을 찡그렸다.
“윽…하아…”
탁탁탁탁-
대대장실에 울려 퍼지는 리드미컬한 소리. 카르펜의 자지가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상병은 불알을 입에 머금고 혀로 이
리저리 굴렸다. 쭉 빨아 당기기도 하고 구슬을 가볍게 깨물
기도 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손을 멈추진 않았다. 평소에도
이런 연습을 자주 하나 보다.
“윽! 나, 나와요!”
“여기 싸세요.”
상병은 한 손은 움직이며 다른 손으로 귀두 앞부분을 받쳤
다. 귀두에서 밑기둥까지 쭈욱 훑어 올리는데 그 쾌감에 카
르펜의 다리가 덜덜 떨렸다. 결국 카르펜은 쾌감을 참지 못
하고 상병의 어깨를 부여잡고 정액을 내뿜고 말았다.
“큭!”
“앗…”
힘차게 튀어나간 정액은 상병의 손과 얼굴을 더럽혔다. 사
정량이 어찌나 많은지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지경이
었다. 상병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볼에 묻은 정액을 낼름 핥
았다. 끈적하고 비릿한 냄새.
상병은 손수건을 꺼내 카르펜의 자지를 닦아주곤 일어섰다.
헐떡거리던 카르펜은 냉엄한 루시아의 얼굴을 볼 수 있었
다. 눈앞에서 남성이 자지를 드러내고 사정을 하는데도 그
녀는 무표정하기만 했다. 저런 여자가 자신의 상관이라니,
카르펜의 앞날은 캄캄하기만 하다.
릴리스 중령이 웃으며 말했다.
“정말 멋진 물건이 들어왔는걸. 일단 의무대로 보내 정관
수술부터 해보지. 본부중대장, 이제부턴 자네 소관이니까
알아서 잘 보살피도록.“
“네.”
간단하게 답하고 일어서는 루시아 대위. 카르펜은 그녀 앞
에서 자지를 덜렁 내놓은 채 기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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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끝났습니다.”
대대의 외곽에 위치한 군단의무대대. 막 정관수술을 끝마친
카르펜은 창백한 얼굴이었다. 그는 고자가 되었다. 비록
11년이라는 기간 한정이긴 하지만.
의무간호사가 카르펜의 볼을 톡톡 때린다. 카르펜은 뭐라
웅얼거리다가 인상을 팍 썼다. 마취제라도 잘못 썼는지
두통이 밀려왔다.
“아, 좀 많이 투여됐나 보네요. 괜찮을 거예요.”
카르펜은 마취를 핑계로 오랜만에 푹 잘 수 있었다. 그런
그가 깨어난 것은 차가운 느낌 때문이었다. 잘 돌아가지 않
는 고개를 억지로 돌리자 귀신같은 얼굴이 거기에 있었다.
순간 카르펜은 놀라 혀를 깨물 뻔 했다. 본부중대장 루시아
대위가 위에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푹 자고 나니 기분 좋나?”
“아, 아닙니다!”
움직이려 했지만 그게 맘대로 되지 않았다. 마취가 덜 풀린
탓이다. 카르펜이 억울해 하고 있는데 차가운 루시아 대위
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상관은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부하는 자고 있군.”
이런 식으로 갈구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정답은 오직 하
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떨구는 것뿐이다. 열 받은
상관은 더욱 갈굴 것이지만 갈굼 당하는 시간이라도 짧
아지려면 이 방법밖엔 없다. 한참 카르펜에게 욕설을 늘어
놓던 루시아 대위는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따라와.”
다시 험악한 대대로 끌려 들어가게 된 카르펜. 루시아 대위
의 뒤를 졸졸 따라 가다보니 검정색 전투복에 감싸인 육감
적인 엉덩이를 계속 구경할 수 있었다. 카르펜은 몰랐지만
72 보병대대에는 지원소대로 특임소대가 있다. 침투, 매복,
수색을 전문으로 맡은 소대인데 루시아 대위는 본부중대
뿐 아니라 그들도 지휘하고 있었다.
침투복인지 매복복인지 아리송하지만 어쨌거나 몸에 착
달라붙은 전투복은 루시아 대위의 육감적인 몸매를
한껏 드러내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실룩실룩 움직
이는 엉덩이가 금방이라도 전투복을 찢고 튀어나올 것
같았다.
카르펜은 침을 꿀꺽 삼키며 한참 루시아 대위의 뒤를 쫓았
다. 키가 큰데다 보폭도 넓어서 마취가 덜 풀린 카르펜은
헉헉대며 그녀를 쫓아가야 했다.
본부중대 건물은 긴 직사각형 건물 두 동을 이어붙인 것
같았다. 하나는 길고 다른 하나는 비교적 짧았다. 카르펜
은 본능적으로 긴 건물이 병사용, 짧은 건물이 간부용이라
고 느꼈다. 원래 간부와 병사의 대접은 다른 법이니까.
“중대장님 오셨어요.”
행정반에 들어서자 책상에 앉아 펜대를 놀리고 있던 병사
한 명이 일어서서 경례를 올린다. 루시아 대위는 무뚝뚝
하게 고개를 끄덕이곤 카르펜의 어깨를 잡아 앞으로 밀
었다.
“위안하사관이다.”
“어머…우리 대대에도…하사관님, 이쪽으로 오세요.”
“네, 네…”
카르펜은 병사의 손에 이끌려 행정반 구석에 있는 상담실
로 끌려 들어갔다. 행정반을 오가던 병사와 간부들의 시선
이 뒤통수에 와 닿았다.
“진짜? 진짜?”
“와, 우리 대대장님 대단하네…경쟁율 치열하다던데.”
“좀 숫기가 없어 보이는데?”
카르펜의 고개를 더욱 내려간다. 다른 사람들은 카르펜의
체격이나 얼굴 등을 보고 품평하기에 여념이 없다. 상담
실의 문이 닫히자 그들은 한숨을 내쉰다.
“하사관님의 직책은 위안부소대장이구요…”
갈색 머리칼을 한 갈래로 땋아 머리 위로 올린 병장은
에키드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나이는 18세. 웃을 때 보조
개가 예쁘게 파이는 미녀였다.
“원래 위안소대란게 편제상으로만 존재하는 거라서. 부소대
장님 밑으로는 한 명도 없어요.“
“네…”
위안하사관은 말이 하사관이지 병사나 별 다름없는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병사와 간부 사이에 끼인 계급인데, 처음
중대에 도착한 카르펜은 4년 짬밥을 먹은 에키드나에게 주
눅이 들 수밖에 없다. 위안하사관은 제대로 된 하사도 아니
니까.
“1개월 기본급은 어디보자…어머, 꽤 높네요. 150골드예요.
기타 자잘한 것까지 합하면 210골드까지 올라가겠네요. 지
금 1호봉이시니까, 2호봉부터는 일정한 계산식에 의거 계
속 올라가요. 조금씩이긴 하지만.”
1골드는 10실버, 1실버는 10코퍼. 1골드면 허름한 여관에서
숙식을 하고 가벼운 아침이나마 먹을 수 있는 금액이다.
“1개월에 30명 봉사는 의무구요. 그 이상 봉사할 경우 31명
부터 1명당 4골드의 봉사수당이 나와요.
60명 이상부터는 1명당 5골드구요.“
한 달에 60명이라면 하루에 2명과 섹스를 치러야 한다는
계산이다. 말이 하루에 2명이지 그걸 몇 개월 이상 계속
할 경우 체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그것을 대비해 당국에서는 위안하사관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종용하고 있었다. 위안하사관을 위한 의료
비와 급양비가 따로 배정될 정도다.
“봉사는 대충 아시죠? 여성이 만족을 해야 해요. 뭐 깐깐
한 사람이라면 만족했다 하더라도 오리발 내미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대대엔 그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불현듯 루시아 대위가 떠오른 것은 왜일까. 루시아 대위는
카르펜의 정액을 몽땅 뽑아내고 모른 척 할 것 같았다. 몸
버리고 돈도 못 버는 최악의 상황이다.
“위문하사관은 보통 하계일과시간 08-17시까지는 행정업무
를 담당하구요. 17시부터 22시까지는 자유시간이에요. 근무
는 없어요. 가끔 대대 일직하사 땜빵이나 설까. 참, 하사분
들은 영내대기인 거 아시죠?“
“네…”
카르펜은 11년 동안 이 대대에서 지내야 한다. 대대는 그의
집이며 직장이다. 부디 몸 성히 제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크레딧 카드로 대대내의 복지시설을 이용하실 수 있
어요. 얼마 전부터 지급되고 있는 건데요. 위문하사관님
에겐 임관격려금 100골드하고 하사관학교 4개월 월급 480
골드에다 분기보너스까지 합쳐 700골드가 충전되어 있어요.
하지만 카르펜 하사님이 카드를 쓸 일은 거의 없을
거예요.“
“그건…왜죠?”
에키드나는 카르펜에게 살짝 윙크했다.
“다른 간부 분들이 알아서 지갑 열 테니까요. 뭐 다른 대대
는 대부분 그렇다네요.“
“네…”
카르펜은 1년 수입을 머릿속으로 계산해 보았다. 지금 580
골드. 1년 기본연봉을 2000골드로 잡고 열심히 해서 한달에
60명에게 봉사할 경우 연봉은 3440골드. 임관 첫 해에 거의
4000골드를 넘는 돈을 벌게 된다. 지금까지의 그는 상상도
못한 거금이었다.
카르펜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의 목표는 이왕 군에 끌려
온 거니 열심히 해서 거금을 모아 전역해 발코니와 정원,
그리고 개인 작업실이 있는 집을 사는 것이었다.
그는 선천적으로 신체가 좋고 사냥꾼의 재능이 있었다.
실제로 재미도 있었고 말이다.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시골청년이 도시로 올라가봐야 무슨 일을 하겠는가.
그저 사냥이나 해서 먹고 사는 것이 최선이다.
대략의 설명이 끝나고 나자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에키드나 병장이 일어서서 가볍게
경례한다.
“2소대장님.”
“호오…”
본부중대 마법지원2소대장 에이린 중사는 안경알을
반짝였다. 상담실에는 에키드나 병장과 부록으로 순진해 보
이는 청년 한 명이 있었다. 갈색 피부에 유순한 표정을 가
졌지만 얼핏 보아 근육도 제법 있는 것 같다. 그야말로
그녀의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싱싱한 재료’다.
종군마법사 에이린 중사는 음흉한 속마음을 감추며 입을
열었다.
“난…”
“2소대장님, 침 떨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