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렘 시스터 -4-
제3장 몽크
"당신의 상처는 살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의 중상이었습니다. 조금 상태가 좋아졌다고 해서 무리 하면 안됩니다."
매일 아침 무녀장 유포리아가 문병을 와서 마법치료를 해주었다. 성녀라는 별명이 그냥 붙은 게 아니라는 걸 말해주듯 미르크아대성당 내에서도 가장 치료마법에 뛰어난 듯했다. 총무인 베르벳트를 데리고 객실을 찾아온 유포리아는 시간과 그레이센에 의해 알몸이 되어있는 힐크루스를 내려다보고 질렸다고 말하는 듯 차갑게 한숨을 토했다.
"미안……."
건방지기 그지없는 소년이지만 이럴때만은 순순히 사죄했다. 솔직히 말해 벌어진 상처가 극심하게 아팠기 때문이다. 지난 밤 시긴과의 첫체험에 정신없이 빠져버렸던 힐크루스는 격렬한 운동에 의해 나아가던 상처가 크게 벌어져버렸다. 견습수녀의 비명을 듣고 호위를 맡은 그레이센이 달려와 사태의 중대함에 놀라 책임자인 베르벳트에게 보고. 안경을 쓴 검은 수녀는 잔소리를 퍼부으면서도 재빠르게 응급처치를 해주었다. 그리고 시긴에 대한 벌로 엉덩이를 스무대나 때렸고, 힐크루스는 다시는 수녀에게 손을 대지않겠다는 맹세를 해야했다. 하지만 무녀장 유포리아에게는 상처가 벌어진 이유는 약해진 몸을 단련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왕가에서 태어난 성녀님은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자라, 성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결벽하다. 만약 사실을 알았다면 두 사람 모두 대성당 밖으로 즉각 추방되었을 것이다. 그래서는 너무 불쌍하다는 온정인 듯 하다.
모든 일에 고지식하고 깐깐한 성격이 아닐까 하고 외모에서 선입관을 가졌던 힐클스는 조금이지만 이 대성당의 마녀를 다시봤다. 진실을 알고 있는 세사람 중에 베르벳트와 그레이센은 평온하게 있었지만, 시긴은 겁먹은 아기사슴처럼 흠칫흠칫 거리고 있다.
(시긴에게는 미안한 짓을 했어.)
하고 반성한 힐크루스는 두번 다시 그녀에게 몸을 요구하지 않았다. 상사에게 엄하게 못을 박힌 시긴 역시도 밤에 몰래 숨어들어오는 일은 없었다.
그래도 시긴의 동료들이 하는 역치한과도 같은 간호는 계속되고 있지만……. 힐크루스의 상처는 이번에야 말로 순조롭게 회복되고있다.
"그럼 마법치료를 시작하겠습니다."
유포리아의 마법치료를 받을 때, 대개 주위에는 총무인 베르벳트, 시중을 담당한 시긴, 호위를 맡은 그레이센이 같이 있다. 시긴이과 베르벳트에게 잠옷이 벗겨져, 벌거숭이가 되어 침대에 누워있을 때 마법구슬을 쥔 유포리아가 손을 펼치고 따스한 마법광을 쐬어주는 것이다. 치료하는 사이, 아무 할 일도 없는 힐크루스는 별 생각없이 유포리아의 얼굴을 보고있다. 루비를 녹여만든 것 같은 요염한 장발에 하얀 달걀형 얼굴. 긴 속눈썹, 커다란 눈동자. 오똑하게 솟은 가는 콧날. 예쁜 모양의 빨간 입술. 청결감 넘치는 미모는 말 그대로 성녀님이었다.
힐크루스는 아무래도 그녀에게 기가죽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 자신의 야심을 성취하기 위해서라면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 고귀한 성녀님에게만은 미움받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 응?"
쓰윽 유포리아가 눈을 움직여 힐크루스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얼굴을 홀린 듯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까 부끄러워져 당황해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시선은 어느새 수녀복에 감쌓인 가슴팍을 향하게 되었다. 수녀복이라는 것은 그 구조상 여성의 체형을 숨기게 되어버리지만, 그럼에도 자세히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의 융기를 알수 있다.
(얼굴은 그야말로 성녀님다운데도, 가슴은 크구나…….)
신심이 얕은 소년은 생명의 은인인 여성에 대해서 신성모독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힐크루스는 처음만났던 그때 물 속에서 보았던 거대한 유방을 떠올리고 뒤이어 전날 첫경험했던 시긴의 유방을 생각했다.
힐크루스가 알고 있는 여체는 이 유포리아와 시긴뿐이었기때문에 아무래도 비교되었다. 다만 같은 여자래도 두 사람은 다섯살 이상의 나이차기 있다. 아직 사춘기로 성장도중인 소녀와 이미 성숙해서 지금이 한창때인 느낌의 누님을 비교하는 것은 무이겠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컸다고 생각한다. 시긴의 크기가 감귤정도라고 하면, 유포리아는 메론정도였다. 유포리아의 나체를 앞에 두었을 때 힐크루스는 아직 여체라는 것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었다. 단지 그 아름다움에 압도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한번이라고는 해도 시긴이라는 생생한 소녀를 범하면서 구체적을 망상을 할 수 있게 된 듯 하다.
고기를 먹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맛있어 보이는 고기가 앞에 있어도 먹고 싶다는 생각을 안한다. 하지만 한번 고기맛을 알아버린 자는 맛있어 보이는 고기가 앞에 있으면 흐르는 치을 멈출수가 없다.
동백꽃처럼 빨간 유두를 생각해 낸 힐크루스는 꿀꺽 소리를 내며 침을 삼키고, 무심고 유방과 영리한 얼굴을 비교했다.
(이 신비적인 얼굴과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가슴을 주물러주면 역시 쾌감을 느낄까? 유두도 설까? 그리고 그 유두를 빨아보면 새된 교성을 지르면서 몸 부림 치는 걸까?)
힐크루스는 당당한 얼굴의 누님을 올려다보면서 그녀가 쾌감에 몸부림치는 표정을 필사적으로 상상했지만, 그다지 떠올리기가 힘들었다. 절세라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는 미녀는 남자가 열정을 품는 것을 막는 듯한 신비함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꿈에서는 자지를 문질러줬었지.)
음몽을 생각해 낸 힐크루스는 시긴과의 첫경험을 참고해, 절세의 미녀를 올려다보면서 그녀를 품에 안았을 때의 만족감, 양물을 삽입했을 때 조여올 뜨거운 살주름의 감촉을 망상했다.
"에!?"
어느새 정신을 차리자 마법치료는 끝나고 유포리아의 냉철한 시선의 소년의 다리사이를 바라보고 있다. 남자는 불편한 생물이라, 불측한 짓을 생각하고 있으면 그 즉시 밖으로 드러나보인다.
"아, 아니, 이건……."
어린 수녀들에게 양물을 내보이는 것에 익숙해진 힐크루스지만, 이 더러움 모르는 성녀님에게 내보이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당황해서 다리사이를 양손으로 감추고 등을 돌렸다. 그 때무에 성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지 확인할 수 없었다. 단지 등 뒤에서 유포리아의 냉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처는 막았습니다. 마법치료는 이번으로 끝내겠습니다."
"그래, 고마워. 감사한다."
진심으로 감사하고는 있지만 지금은 이 아름다운 누님의 얼굴을 볼 용기가 없다. 그래서 힐크루스는 얼굴을 돌린채였다. 그런데 그의 어깨에 살며시 섬섬옥수가 올려졌다.
"이제부터는 적당한 운동으로 떨어진 체력을 원래대로 되돌려야 합니다.
"아, 알았어……."
어깨라고는 해도 맨살이 직접다는 것이라 힐크루스의 신체는 더욱 더 뜨거워졌다. 그런 소년에게 어떤 감상을 품고 있는지는 불명이지만, 옷이 끌리는 소리를 통해 유포리아가 방을 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앗…… 벌써 가는 건가……. 잠깐이라도 말상대를 해줬으면…….)
자기 자신이 거절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면서 성녀님의 냉정함을 가슴 속으로 탄식하고 있으려니, 그녀 대신 호위의 그레이센이 친절하게 말을 걸어왔다.
"죄송합니다만 운동을 하실 생각이시면 제 상대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그 투박하고 소박한 분위기는 여기사를 생각나게 해서 힐크루스에게는 익숙한 것이었다.
"그럼, 물론. 내가 부탁하고 싶다."
유포리아처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알수 없는 여자와는 다르게 성격을 이해하기 쉬운 여자의 권유를 흔쾌히 받아들인 힐크루스는 기분을 전화하려는 듯 힘껏 침대에서 일어났다. 젊과 활동적인 그는 한동안 침대에서 누워만 있어야 했던 생활에 질려있었던 것이다. 상대가 여자라고는 해도, 몽크와의 비무는 바라던 것이었다. 호승심이 강한 그는 첫 만남 때의 설욕을 하고싶다고 생각했다.
으흠!
헛기침을 한 베르벳트가 안경을 손가락으로 치켜올리면서 시선을 돌렸다.
"왕자, 그 전에 몸을 가리시길 부탁드립니다."
"앗! ……아, 미안"
힐크루스는 다시 다리사이를 양손으로 숨겼다. 아무래도 이 여자들만의 세계에는 익숙해지기 힘들었다.
※
무명옷을 걸친 힐크루스는 그레이센을 따라 바깥으로 나왔다. 일주일 만에 나온 바깥은 완전히 한 여름이었다. 녹색 융단처럼 손질된 잔디가 깔려 있고, 납작한 석판이 깔린 길. 따갑게 내리쬐는 햇살이 눈부셨고, 넓게 펼쳐진 정원을 장식한 정원수들도 푸르렀다.
주위엔 높은 첨탑이 둘러 서 있고, 가장 큰 건물은 예배당이었다. 그 주위에 수녀들의 수행장이나 공부를 위한 건물, 주거를 위한 기숙사 등이 있다. 정원수 마다 마다 빨간 꽃과 열매가 맺혀 있는 것은 역시 주작신전이라는 것을 의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꽃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힐크루스지만 싱그러운 꽃들은 그대로 따 먹어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되었다.
그레이센이 안내한 곳은 정원 한쪽 구석에 있는 거대한 신목 앞이었다. 아무래도 이곳은 이 대성당 몽크들의 연무장인 듯 했다. 난세에는 신전이라고 해도 무장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 재활을 돕게 해서 미안하네."
힐크루스는 그레이센에게 받은 목검을 오른손 한손만으로 비스듬하게 쥐었다. 상대를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할 생각은 없었다. 힐크루스는 기사로서 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검은 한손만으로 잡지 않으면 균형이 맞지 않는 것이다. 왼손에 방패를 들기 위해서다.
"아뇨. 저야말로. 무용으로 이름높은 힐크루스 전하께서 상대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예의바르게 인사한 그레이센은 검은 색 반팔옷을 걸치고, 잘록한 허리를 드러내고 있다.. 허리에는 남색 랩스커트를 두른 가벼운 차림. 그 외에 방어구로서 수갑과 각반을 차고 있다. 고개를 든 후 허리 주위로 팔각봉을 붕 소리가 나도록 휘두른 뒤, 자세를 낮추고 진지한 태도로 비무를 준비했다.
"……."
가벼운 바람에 구리선 같은 단발이 흔들린다. 도톰한 입술에 야무진 표정. 단정한 이목구비다. 눈빛은 날카롭게 가라앉아있다. 스무살은 되지 않은 듯하지만 골격이 다부진 근육질에, 쓸모없는 군살은 전혀 없다. 키는 일반 남자보다 더 컸지만, 발놀림은 안정되어 있다. 말 그대로 전투를 위해 태어난 여자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너무나 강해보인다. 실질 강건한 사람이라는 것이 전해져 온다.
힐크루스는 즐거워졌다. 무인으로서 강한상대와 겨루는 것이 즐겁다.
"그럼, 간다."
"언제라도."
"핫!"
날카로은 기합소리와 함께 두사람은 간격을 좁혀 목도와 팔각봉을 번개처럼 부딪혔다.
"꺄…….. 왕자님, 몸이 안좋으실테니, 무리하지마세요♪"
갑자기 들려온 새된 환성애 놀라 주위를 둘러보자, 어느 샌가 어린 수녀들이 무리지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힐크루스와 그레이센이 비무를 한다는 정보가 순식간에 대성당 안에 퍼져버린 듯 하다. 두 사람의 모의전은 흔치 않은 오락, 어떤 의미로는 시간때우기 좋은 구경거리가 되어버린 모양이다.
"그레이센 언니도 힘내요♪"
응원은 힐크루스에게뿐만 아니라, 그레이센에게도 보내졌다. 아마도 이 그레이센이라는 여자는 어린 수녀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있는 듯하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그녀는 주작신전에서 최연소 성당기사로 발탁당할 정도의 인재였다. 그러면서도 늘씬하게 키가 크고 중성적인 미모 때문에, 어린 소녀들이 동경하기에 충분하다 못해 넘칠 정도의 용모인 것이다. 다만 어쩐지 그레이센은 이렇게 어린 수녀들이 알찐알찐거리는 것이 싫은 것 같았다. 확연히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런 산만한 응원은 흑의에 은테 안경을 빛내는 베르벳트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멈추었다.
"당신들, 언제까지 놀고 있을 겁니까? 업무는 어떻게 한겁니까."
안경을 손가락으로 치켜올리면서 일갈하자, 어린 수녀들은 벌떼가 흩어지는 것처럼 사라졌다.
"왕자도 몸을 생각하십시오. 적당히 하고 그만하세요."
"알고 있어."
힐크루스가 짧게 대답하자, 베르벳트는 살짝 어깨를 움츠리곤 사라졌다. 그 후 방해하는 자들도 없어지고, 두사람은 이백여합을 겨루고 서로 숨이 거칠어지자, 가까이 있는 신목의 그늘아래 쉬기로 했다. 수령이 몇백년은 된 느낌의 거목으로 성인 남자가 팔로 감아도 절반도 안지 못할 것 같다. 게다가 푸른 잎새도 무성해서 그늘도 넓었다. 분명 여기서 수련하는 여 몽크들을 지켜보고, 여름의 따가운 햇살로부터 지켜주었을 것이다.
"하아…… 하아……, 하아……."
힐크루사가 나무그늘에서 대 자로 누워 쉬고 있으려니, 우물물을 마시고 온 그레이센이 촤악 양동이 가득 물을 뿌렸다.
"우왓!"
"과연 전하. 소문과 다름없이 강하군요."
멍해 있는 힐크루스에게 눈가에 미소를 띠운 그레이센이 대나무통을 건냈다.
"너도 대단하다. 너라면 그 [은색의 발키리] 우르슬라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다."
사양하지 않고 대나무통을 받아 든 힐크루스는 상체를 일으켜 신목에 등을 기대고 단번에 그 안의 물을 들이켰다. 역시 몸을 움직인 후의 물은 달콤했다.
(생각했던 대로 호쾌한 누님이야. 이렇게 담백한 성격의 여성은 참 좋구나.)
무인으로 자란 힐크루스는 대성당의 수녀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는 인상이 있었다. 그런데 이 몽크 누님은 뿌리부터 무인이라 자신과 같은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이다.
젖은 생쥐 골이 되어버린 힐크루스의 옆에 묻지도 않고 나란히 앉은 그레이센이 질문했다.
"은색의 발키리 우르슬라라고요?"
"이슈타르 왕국 최강의 여기사다. 아니, 이슈타르왕국의 새로운 영웅이라고 해야겠지. 이미 이슈타르 왕국의 젊은 기사들은 모두 그녀에게 반해버렸다. 그만큼 아름답고 강한 여자다. 왕태자 필릭스가 견습기사 시절 동료로, 지금은 정부인 모양이아. 그리고 아버지의 원수이기도 하지."
대나무통의 물을 한방울도 남가지 않고 마셔버린 힐크루스가 대답했다.
"전하 아버님의 원수……."
"그래, 아버지가 왕태자 필릭스와 일기토를 하고 있을 때, 뒤에서 창으로 찔러 죽인 모양이다."
"일기토 도중에 뒤에서? ……그런 비겁한"
눈을 크게 뜬 그레이센과는 반대로 힐크루스의 표정은 지극히 담담했다.
"비겁한 건 아니지. 아버지는 방심했어. 아버지는 그럴 맘이 있었다면 필릭스 따위는 일격으로 죽일 수 있었을 거야. 그런데 일기토 따위의 장난을 한 거지. 그래서 죽은 거야. 방법에는 문제가 없어. 결과가 전부다."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없이 조용하고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풀꽃냄새. 그리고 그레이센의 땀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흘낏 옆을 보니 긴 다리를 대담하게 쭉 펴고 앉은 그레이센도 역시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상의가 피부에 달라붙어있다. 날씬한 지체에 어울리는 적당한 크기의 유방의 모양이 그대로 들여다보였다. 게다가 햇빛이 비치니 알몸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그 안쪽이 비쳐보였다.
(우와, 천 너머로 유두의 돌기가 완전히 떠올라 있어.)
여 몽크와 함께 훈련한 뒤 이렇게 옅보고 있으니 남자의 눈에는 독약과도 같은 광경이다. 옷 너머로 보이는 유두, 그것은 어떤 의미로 알몸보다도 야했다. 눈을 둘 곳을 찾지 못하면서도 결국 힐끔힐끔 보고 있으려니, 이 호쾌한 누님이 약간 그녀답지 않게 주저하면서 입을 열었다.
"전하는 이 대성당을 나가시면, 어딘가의 나라를 찬탈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래."
무뚝뚝하게 대답하는 힐크루스에게 그레이센은 얼굴을 가까이했다.
"인접국으로 망명해, 전하를 기치로 세워 조국을 탈환하기 위한 병사를 일으키실 생각은 없으신 겁니까? 그 편이 전하의 구상보다도 훨씬 간단할텐데요."
그레이센의 얼굴이 약간 너무 가깝지 않은가 생각한 힐크루스는 무심코 얼굴을 붉히면서 몸을 젖혔다.
"그건 너무 위험한 도박이야. 그 나라는 나를 이슈타르 왕국에 팔아 은혜를 사는 길을 선택할지도 모르지. 또 반대로 군대를 내줘 조국을 탈환할 수 있다고 해도, 기다리는 건 괴뢰정권이다. 내 꿈은 조국을 탈환하는 게 아냐. 대륙을 통일하는 패왕이 되는 거지."
힐크루스가 창공을 흐르는 구름을 바라보며 대답하자, 갑자기 일어선 그레이센이 조국에서 쫓기고 있는 왕자 앞에 업드려 고개를 숙였다.
"전하, 그 패업의 길에 저도 동참시켜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응? 갑자기 무슨……."
그렇게 길게 알아온 사이는 아니지만 보기에도 그렇고 말을 나눠본 느낌으로도 실직 그 자체인 여자다. 농담을 입에 담을 타입은 아닌 것이다.
"저를 전하의 종자로 삼아주십시오!"
"종자라고 해도, 지금의 나에겐 너에게 급료도 지불할 수 없는데."
"돈 문제가 아닙니다."
농담으로 받아넘기려하는 힐크루스를 그레이센은 단칼에 끊었다. 그녀 나름으로 필사적인 것이다. 잔디밭에 편안히 앉아있던 힐크루스의 몸 위로 네발로 기어올라왔다. 달콤새콤한 땀냄새로 전신이 휩싸인다. 여성의 선명한 땀은 남자의 성욕을 절묘하게 자극하는 것이었다. 아직 여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힐크루스는 경직되었다.
"실은 저도 이슈타르 왕국 출신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은 다이탈로스라고 합니다."
"다, 다이탈로스는 알고 있어, 아버지의 측근이었지. 나도 대련을 해본 적이 있다."
"네, 그래서, 저도 어렸을 적 전하를 만나뵌 적이 있습니다."
"아, 그런가…… 다이탈로스에게 딸이 있었다니…… 나는……"
눈동자가 흔들리는 힐크루스에게 무서운 누님은 쓴웃음을 지었다.
"모르시고 계시는 게 당연합니다. 제 모친은 신분이 낮았고 부친은 어머니를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잠깐의 변덕으로 손을 댔다가 임신이 되었을 뿐입니다. 그런 어머니도 일찍 돌아가셨으니, 첩에게서 태어난 딸은 성가신 애물단지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이 대성당에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그, 그런 일이……."
힐크루스는 다이탈로스가 좋았다. 그의 아이들도 힐크루스의 측근이었다. 그랬던 만큼 어떤 말을 해야할 지 알 수 없었다.
"전하의 반란에 가담해, 아버지와 이복형제들은 죽었다고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하가 나타났을 때 저는 운명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전하가 쉬운 길을 선택하시려 한다면, 그 것 밖에 안되는 사람. 저는 단지 배웅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하의 패기를 황송하지만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여신님의 가호일 겁니다."
힐크루스의 코 앞에 있는 도톰한 입술이 달싹거리고 그녀의 녹색 눈동자가 뜨겁게 젖어 있다. 그레이센의 몸에서 발산되는 열이 전신으로 느껴지고, 숨결도 느껴졌다. 힐크루스가 그럴 맘이 들어 얼굴을 내밀기만 하면 바로 키스가 가능할 정도의 거리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제 모든 것을 전하께 바치고 싶습니다. 저는 무술에 다소 자신이 있습니다. 반드시 도움이 되어 보이겠습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저는 여자입니다."
"그, 그렇지……."
자신도 모르게 힐크루스는 침을 삼켜버렸다. 그런 연하의 주군의 모습에 몽크는 미소지었다.
"전하는 저, 하반신이 불편하신 듯 한데……."
그레이센은 슬쩍 힐크루스의 다리사이로 눈을 돌렸다. 그곳에는 바지너머로 노골적으로 텐트를 치고 있다. 아마도 힐크루스가 그레이센의 몸을 힐끔거렸던 것처럼 그레이센도 역시 힐크루스의 몸을 살펴본 듯 했다.
"시긴 그 아이도 그날 밤 이후, 전하의 침소에서 모시지 못하는 상태. 전하는 그, 쌓여있으실 테죠……."
"그, 그야, 조금은……."
소년이 인정하자, 믿음직한 누님의 얼굴이 활짝 빛났다. 그레이센은 힐크루스의 허리를 누른 형태로, 벌떡 일어났다. 그러자 신목에 기대어 있던 힐크루스의 얼굴 앞에 그레이센의 랩스커트에 감쌓인 허리가 위치했다.
"주군의 욕구불만을 그대로 두는 건, 여자 종자로서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허가는 받지 못했지만, 견습종자라는 것으로, 괜찮으시다면 저의 몸을 사용해주십시오."
"사, 사용이라니……그런……."
큰 키의 여자가 마치 벽처럼 앞을 가로막고 있다. 동요한 힐크루스는 반사적으로 뒤로 도망치려했지만, 신목이 방해를 해서 도망칠 수 없다. 궁지에 몰린 개처럼 헐떡이는 소년의 코끝에 그레이센은 앞자락을 걷어올렸다. 길고 다부진 다리 두개. 그 것이 잇닿은 탄력넘치는 하복부는 로우레그의 스포티한 팬티에 감싸여 있다. 천이 얇은 데다 좀 전의 겨루기로 땀이 스며들었는지 찰싹 달라붙어 있다. 마치 삶은 달걀이라도 숨기고 있는가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볼록한 치구. 근골이 다부진 여자답게 치골도 선명한 것이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음모의 형태도 비쳐보이고, 도끼자욱이 나있다.
(아, 거시기에 씹혀있다…….)
코끝에 감도는 여성의 땀 냄새에 힐크루스는 신음했다.
"저는 전하의 종자로서, 몸도 마음도 바칠 각오입니다. 당연히 정조도 바칩니다. 사양 하지마십시오. 부디 시음해주십시오."
높아진 음색으로 말한 그레이센은 이어서 스포티한 팬티 양쪽 가장자리를 손으로 잡고 그대로 쓱 내려버렸다. 구리선 같은 머리카락보다 약간 색이 진한 음모가 불룩한 치구에 돋아있다.
"무, 무슨 짓이야……."
너무 두껍지도 않고, 너무 가늘지도 않은 늘씬하고 아름다운 다리에서 팬티를 벗겨낸 그레이센은 약간 안짱다리와 같은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 짙은 구리색 치모를 헤치고, 자신의 가랑이 사이 균열을 활짝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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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어색한 문장은 지적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