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 Walkers 夜行/百鬼 7장
제7장
해가 가라앉고 주변은 점차 어두워져 갔다.
그런 가운데, 치보라 자칭한 그 남자가 상냥한 미소를 띠우고 있었다.
그러나 그 분위기는 도저히까진 아니지만 우호적이라 말할 수는 없다.
등을 보인다면 뒤에서 강렬한 일격을 당할 것 같은 그런--
「왜 그러십니까?」
치보가 말한다.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매료에 당한 걸로는 보이지 않습니다만……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군요」
그렇게 말하며 치보가 다리를 내디딘다.
아직 나의 간격은 아니다.
먼저 손을 대게 할지, 이쪽이 먼저 손을 댈지--
그래, 싸움은 피할 수 없다. 반 본능적으로 나는 그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제가 말하는 소녀는 인류에게 있어 위험한 존재인 것입니다. 당신께선 깨
닫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어떻게?」
「저것은 당신의 손으론 감당할 수 없는 물건입니다. 제가 처리합니다. ……
협력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거절한다」
「어째서입니까?」
「남의 이야기를 엿들은 다음 몰래 미행해 오는 짓 같은 걸 하는 놈은 신용
할 수 없으니까」
「……」
치보가 작게 한숨을 쉬고--물 흐르는 듯한 동작으로, 단번에 간격을 채워
왔다.
그것과 동시에 왼손으로 내 재킷의 목덜미를 잡으려고 한다.
오른손을 반 회전시켜 그것을 튕겨냈다.
뜻밖일 정도의 근거리로 나와 치보는 대치했다.
「벽창호군요, 당신은」
「자주 그런 말을 듣지」
「그렇다면, 완력으로 갈까요--」
어떤 예비 동작도 없이 치보가 내 배를 목표로 해서 오른쪽 주먹을 계속
뻗었다.
빠르--고, 직선적인 움직임이다.
백스텝을 밟으며 피한 내 머리 부분에 오른쪽에서 굉장한 속도의 무엇인가
가 습격했다.
치보의 왼손 훅이다.
아마추어의 펀치는 아니다. 끝까지 보기는커녕 몸에 닿지 않게 하는 것만
으로 힘에 부치는 속도였다.
크게 도약해 그것을 피하자, 제대로 몸의 자세를 고친 후 내 정면을 향한
치보가 이번엔 오른발 앞차기를 발출했다. 가라데 유단자급의 시합에서도 잘
볼 수 없을 물 흐르는 것 같은 연속기술이다.
역시 빠르다. 뒤로 물러서서는 늦는다.
「자!」
날카로운 기합과 함께 과감하게 왼쪽 비스듬하게 앞으로 나갔다.
치보의 오른발이 오른쪽 옆구리를 스쳤. 타격 포인트를 비켜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충격이다.
아픔을 참으며 오른손으로 치보의 오른발을 손으로 감았다.
이대로 놈의 고간을 찰 수 있다면 “사헐(蛇)”이지만, 그럴 만큼의 틈은
없다.
그래서 왼손을 놈의 무릎에 대고 단번에 꺾으려 했다. “사만(蛇蔓)”이라
고 하는 기술이다.
「칫!」
내 의도를 알아차린 치보가 나에게 오른발을 맡긴 채로 왼발을 뛰었다.
「큿!」
치보의 오른발을 놓고 크게 몸을 젖히는 내 눈앞을 검은 구두가 굉장한 속
도로 수평으로 통과했다.
나와 치보는 빙글 몸을 회전하면서 서로의 거리를 쟁탈했다.
서로 전투태세를 취했다.
나는 양손을 어깨보다 약간 아래에 늘어트려 쑥 내민 집게손가락과 중지를
갈고리 모양으로 굽혔다.
한편 치보는 오른쪽의 주먹만을 어깨의 높이에 든 비스듬한 자세다.
무섭고 변칙적인 자세였다. 오른손으로 찌르러 온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팬싱용 칼을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비 동작이 적은 만큼 공격은 빠를지도 모르지만 힘을 잘 실을 수 있다고
는 생각되지 않는다.
검은 장갑을 낀 오른쪽 주먹--
거기에 얼마나 파괴력을 숨기고 있을 것인가.
물론 페인트라고 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갑니다」
정중하게도 그렇게 말하면서, 치보가 다시 거리를 좁혔다.
빠르기는 빠르지만 역시 움직임은 직선적이다.
그대로 창이라도 쑥 내밀듯 곧바로 치보는 오른쪽 정권을 계속 찔렀다.
그것은 정확하게 심장을 노리고 있었다.
「자!」
「흡!」
나와 치보의 기합이 교차했다.
정확하지만 그렇기에 궤도가 명백한 치보의 오른손목을 양손으로 잡는다.
그대로 치보의 힘을 이용해 살짝 떠--오른팔을 비틀면서, 접은 왼발을 단
번에 펴서 머리를 찼다.
“천헐(天)”――.
내 다리가 치보의 머리를 차기 직전--
휘잉, 크게 몸이 휘둘러졌다.
치보의 오른손목을 잡은 채로 상하 감각을 잃는다.
쿵! 하는 충격과 함께, 나는 자신이 등뒤로 지면으로 내동댕이쳐진 것을
알았다.
다르다. 내동댕이쳐진 게 아니다. 휙 던져졌던 것이다.
「뭐……?」
나는 양손으로 꽉 잡고 있던 치보의 오른손에 눈을 돌렸다.
「――의수?」
「……제가 말한 소녀에게 당했습니다. “카인의 신부”에게 말이지요」
언젠가 키라가 부른 것과 같은 이름으로 치보가 미아를 불렀다.
그 옷의 오른손은 팔꿈치와 손목의 중간 근처에서, 축 처져 있었다.
「제길……!」
일어나려고 한 내 가슴을, 재빠르게 가까워진 치보가 오른 다리로 짓밟았
다.
늑골이 비명을 질렀다. 금 정도는 갔을 것이다.
「약하군요……일반인이라고 하는 존재는 이렇게도 가냘펐습니까」
마치 나의 굴욕을 부추기려 하는 듯 치보가 말한다.
「자, 당신의 패배입니다. “신부”가 있는 장소에 안내해 주지 않겠습니
까?」
「……」
「“신부”가, 다른 흡혈귀들의 손에 떨어지면……무서운 일이 일어납니다.
그 전에 아무래도 매듭을 짓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에요」
오른 다리에 서서히 체중을 실으면서 치보가 온화한 목소리로 말한다. 마
치 철없는 아이를 설득하는 것 같은 어조다.
그러나 그 치보의 체중에 의해 내 흉곽은 소리를 내며 삐걱거리고 있었다.
「……」
나는--타이밍을 재어, 그리고, 단번에 걸었다.
「!」
왼손에 혼신의 힘을 집중해 이상하리만치 무거운 치보의 오른쪽 다리를 희
미하게 띄우고, 오른손으로 그것을 옆으로부터 치려 했다.
치보의 왼발목 관절을 파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공격이다.
거기에 거의 본능적으로 치보는 반응했다.
쿵! 하는 충격이 턱에서 정수리로 관통했다.
치보가 나의 왼손을 뿌리치며 오른 다리로 턱을 차 버린 것이다.
의식을 날려버리기엔 충분한 일격.
「끝이다--」
그런 치보의 군소리가 들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완전하게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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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욱하게 김이 낀 욕실.
밝은 색조의 타일이나 윤기 있는 인공 대리석 욕조도, 그러나 키라의 마음
을 위로하지는 못했다.
의식을 회복하니 그 남매는 어디엔가 사라지고, 족쇄는 풀려 있었다.
그리고, 침전물과 같이 몸에 달라붙는 달콤한 성교의 여운을 닦으려고 거
의 본능적으로 목욕을 했다.
그, 너무나 일상적인 장면에서--키라는 자신이 확실히 흡혈귀라고 하는 것
을 싫을 만큼 깨닫는 것이다.
「……」
충분히 불린 후 따뜻한 물에서 나와, 키라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벽에 걸린 샤워기를 응시했다.
목욕통에 들어갈 뿐이라면 별다른 일은 없다. 그러나 샤워기에서 흘러나오
는 온수에 자신의 몸을 맡기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구토할 만큼의 불
쾌감이 체내에서 치솟는다.
그저 약한 물의 흐름만으로도 자신의 몸이 거기에 밀려니 이 세상에서 사
라져 버릴 것 같이 느껴졌다.
배수구에 뜨거운 물이 흘러드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일었다.
높은 온도로 설정한 샤워를 하는 일, 마늘이 든 음식을 먹는 일, 툇마루에
서 햇볕을 쬐는 일……일찍이 정말 좋아했던 그런 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도 지금은 기분이 떨렸다.
자신은 이미, 꺼림칙하기만 한 죽은자이다.
「……살아 있다는 건……어떤 걸까……?」
사람으로서의 사는 것을 그만두고 거짓으로 물들면서 영원의 생명을 얻은
순간에, 존재의 의의를 묻는다.
그런 자신이 어딘가 우스꽝스러워, 키라는 자신도 모르게 조금 실소했다.
그 때--
「!」
넓은 욕실 안에 자욱한 김이 한층 더 짙어졌다.
마치 하얀 어둠.
그 안에 붉은 광점이 둘, 떠올랐다.
「뇌운퇴테?」
「……이런 장소에 있었는가」
재미있어하는 어조인 은빛 머리 흡혈귀의 목소리가 울렸다.
「우리들은 다른 세계의 거주자……생각만으로, 이 세상의 티끌 같은 건 우
리 몸에서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
「나는, 목욕탕을 좋아합니다」
무심코 모양 좋은 가슴과 고간의 그늘을 손으로 숨기면서 키라는 말했다.
「그런가? 그렇지만 도저히 즐기고 있다고는 보이지 않았다만」
조롱하는 그 목소리에는 어딘가 연민의 기색마저 있다.
「몸을 씻었으니까 이제 돌아갑니다. 옷을 돌려주세요」
강한 어조로 그렇게 말하면서 키라는 예쁜 눈썹을 찡그렸다.
「……크크크크크크크」
뇌운퇴테가 아주 이상하다는 듯 웃었다.
「그러고 보니, 그 소녀도 처음엔 그런 말을 했다. 그러나 퇴마사로서 많은
혼백을 무로 환 원해 온 몸으로서는, 꽤나 가련한 말을 하는구나」
「……」
「그렇다면--너는, 어디로 돌아갈 생각인가?」
그 말에 허를 찔린 것처럼, 일순간 키라의 표정이 풀렸다.
마치 그 틈을 노리고 있었던 것 같이 8개의 촉수가 공중에서 나타나 키라
의 몸에 착 달라붙었다.
「꺄!」
처음으로 보는 그 무서운 기관에 키라가 큰 비명을 질렀다.
강한 힘으로 비틀어 올려진 키라는 몸을 숨기고 있던 양손을 벌려졌다.
그 눈앞에, 느리게 촉수들 중 하나가 굽은 목을 쳐들었다.
어딘가 눈이 없는 뱀을 생각하게 하는 그것은, 정체의 모를 점액에 젖어
있고 표면에는 정맥이 불거져 있었다.
그 한층 더 저편의 안개 가운데에서, 붉은 광점이 번쩍 하며 빛을 늘렸다.
「아흐……」
차츰 뇌가 저려 가는 감각에 키라는, 소리를 질렀다.
촉수의 첨단이 남근과 아주 비슷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알아차리게 되
자--확확, 몸의 깊은 속이 뜨거워졌다.
아니 이것은 틀림없이 뇌운퇴테 그 존재의 수컷 기관이다.
안개 저 편에서 반쯤 다른 차원에 몸을 두고, 형형한 그 눈동자를 붉게 번
뜩거리고 있는 흡혈귀의 페니스.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자신 속의 가장 비열한 부분이 달콤하게 쑤신
다.
천천히 눈앞의 촉수가 키라의 붉은 입술에 가까워졌다.
콧구멍을 자극하는 불끈 하는 것 같은 수컷의 냄새.
생리적인 혐오를--압도적인 욕정이 쫒아내 갔다.
「아…아아…, ……아……」
부르르 떨리는 부드러운 입술에 촉수의 첨단이 닿는 생생한 감촉.
그대로 미끈미끈 구강에 침입했다.
「흡……」
스스로의 의사가 무시된 채 성기를 머금었다는 굴욕이 그대로 마조히스틱
한 관능으로 바뀌어 갔다.
(아, 안 돼……이런……이렇게 선선히……)
질척 질척 입안을 비비는 씩씩한 페니스.
그것이 지금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존재의 기관이란 것에 기묘한 즐거움이
솟아올라 왔다.
「응……으읍……응……흐응……」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민감하게 된 입속이나 혀를 둥근 첨단이 비빈다.
그것은 속일 수 없는 명백한 쾌감이었다.
마치 질 속을 격분한 살덩어리가 왕복하고 있는 것 같은 음탕한 즐거움.
입을 성기 대신으로 하고있다는 사실에조차 도착적인 즐거움을 느껴 버렸
다.
(그런……어째서……어째서, 이렇게 느끼는 거지……? )
(안 돼……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나……나……)
그러나 키라는 입술을 범하고 입안을 능욕하는 그 촉수에, 예를 들면 깨물
거나 하는 행위 같은 건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 뿐만 아니라 혀는 키라의 의사를 간단하게 배신하고선 입안의 촉수에
착 달라붙어 얽혀 있었다.
더욱이 입술은 촉수를 강하게 조르고 목은 촉수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이럴, 수가……)
자신의 몸이 보이는 상스러운 반응에 키라가 눈초리에 눈물을 머금었다.
눈을 감는 순간에 그것이 매끄러운 뺨을 탔다.
그리고 다시 열린 눈 안에는--지금까지 가까스로 남아 있던 이성의 빛이
사라져 버리고 있었다.
(안돼……나, 이제……)
절망이 그대로 기분 좋은 저림이 되어 몸 안쪽의 관능의 쑤심과 공명했다.
점차 경계하고 있던 양팔로부터 힘이 빠져거고 딱 닫고 있던 다리도 난잡
하게 열어 버린다.
「응……흐응…………응, ……으흥……응」
마치 주인에게 아첨하는 개와 같은 소리가 욕실에 울렸다.
키라는 한층 더 대담하게 혀를 사용하면서 입안의 촉수의 쾌락을 높여 갔
다.
거기에 보답하듯이 한층 더 격렬하게 촉수가 꿈틀거리며, 키라의 구강을
비빈다.
또 다른 촉수들도 표면에서 수상쩍은 점액을 분비하며 키라의 몸을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검붉은 촉수가 반구형의 하얀 유방을 희롱하고 그 모양을 바꾼다.
완만한 등에는 마치 달팽이가 기어간 자취처럼 점액이 종횡으로 달렸다.
거기다 긴 다리에 나선 모양으로 달라붙은 촉수가 그것의 첨단으로 키라의
은밀한 부분의 주위를 더듬는다.
그러나 촉수들은 축축히 꿀에 젖은 키라의 암컷의 중심을 계속 무시했다.
「으응……으응……응……흐으응~」
입을 범하는 촉수가 가져오는 쾌락에 뇌를 녹아가면서, 키라는, 안타까운
느낌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그런데도 촉수는 빠끔히 열린 음순을 놀릴 뿐으로, 삽입에 이르려고는 하
지 않았다.
「으응, 응, 응응응응응응응!」
머리를 흔드는 키라의 움직임에 맞추어 수분을 머금은 긴 머리카락이 흔들
린다.
어느덧 키라는 자신 쪽에서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으흥……응, 흐으으……응응응!」
전신을 애무받아 이 세상엔 없을 쾌락에 몸부림치면서도 가장 중요한 장소
가 방치되는 안타까움.
넘쳐 나온 꿀에 젖은 비육까지도 단단한 것을 애타게 기다리듯 실룩실룩
계속 숨을 쉬고 있다.
「흐아……」
입안에 들어가 있던 촉수가, 뽑아내졌다.
타액과 정체 모를 점액 투성이가 된 흉포한 외관의 그것을 키라가 미칠 것
같은 눈동자로 응시했다.
「부, 부탁입니다……」
하악, 하악, 하고 발정한 개와 같이 허덕이면서 키라는 말했다.
「넣어……넣어 주세요……그렇지 않으면, 나, 이상해져……!」
그리고 크게 허리를 쑥 내밀어 모양 좋은 다리를 좌우로 벌렸다.
용모 단장한 자태에 어울리지 않는, 외설스럽다 말해도 좋을 모습이다.
촉수가 천천히 위치를 내려가, 젖어 있는 키라의 크레바스를 목표로 정했
다.
「아아……빠, 빨리……빨리 넣어줘 ……!」
부들부들 몸을 흔들면서 키라는 상스럽게 외쳤다.
그, 녹을 것 같이 연하게 풀린 부드러운 살에, 푹, 촉수의 머리가 잠겨들
었다.
「아, 하아~……」
키라가 기대감 가득 찬 소리를 질렀다.
거기에 응하듯 장대한 촉수가 질질 키라의 체내로 침입을 시작했다.
「아흑……아, 아앙 ……와, 들어와 있어……♪」
괴로운 듯인 환희의 소리를 지르면서 키라가 하얀 목을 젖혔다.
촉수의 첨단이 가장 안쪽에까지 도달했다.
촉수가 핑크색 고기 주름을 펼치듯이 하면서, 스르르륵…… 후퇴한다.
「시, 싫어……빠져버려……」
키라가, 그것을 쫒아가듯 한층 더 허리를 쑥 내민다.
빠지기 직전까지 후퇴한 촉수가 다시 전진을 시작했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앙!」
즈즈즈즛, 즈즈즈즛, 즈즈즈즛, 즈즈즈즛…….
점차 페이스를 빨리 하면서 촉수가 왕복을 반복한다.
즈르륵, 즈르륵, 즈르륵, 즈르륵……!
큰 움직임으로 출입하는 장대한 페니스에 퍼내지듯이 애액이 넘쳐 나와 흩
날렸다.
「아! 하아아앙! 아윽! 아! 아앙! 아아아아앙!」
한계까지 애태워져 있던 몸은 그 용서 없는 움직임에 단번에 절정에까지
올라갔다.
「하! 하아! 가, 가요! 가요! 가버려요오오!」
자궁 입구를 찔리자 키라는 노골적인 말을 외쳤다.
「이제, 안 돼……야! 저, 정말로, 이제……아! 아아아아! 히아아아아아
아!」
질육이 수축하며 씩씩한 페니스를 조인다.
그 움직임에 이끌리듯 촉수가 팽창하고--그리고 단번에 대량의 정액을 내
뿜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퓨우우, 퓨우우, 퓨우우…… 하고 질 안쪽을 마치 덩어리같이 점도 높은
정액으로 얻어맞는 감촉에, 키라는 새로운 높은 곳으로 밀어 올려졌다.
「흐, 흐아아아아아……대, 대단해……아으 ……아, 아아아……」
몸을 날카롭게 꿰뚫는 것 같은 단단한 쾌감.
그 선명하고 강렬한 엑스터시를 단속적으로 느끼면서, 키라는, 실룩실룩
몸을 떨었다.
「아, 아아아……하아……하아……하아……하아……」
흡혈귀에게는 필요 없는 행위였지만, 본능적으로 키라는 호흡을 정돈했다.
그토록 정액을 방출하면서도 전혀 경도를 잃지 않은 뇌운퇴테의 페니스가
갑자기 뽑아졌다.
「하읏 ……!」
백탁한 액이 넘쳐 나올 것 같은 그 비밀의 계곡에 다른 촉수가 재빠르게
머리를 밀어넣어왔다.
「하아……」
그대로, 스륵, 하고 단번에 질 속에 침입했다.
「아아아아!」
쯔윽, ㅉ윽, 하고 안에 남아 있던 정액을 긁어내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이
면서, 제2의 촉수가 키라의 체내를 뒤섞었다.
「아! 으아아아아아! 그, 그런……조금, 쉬게 해……흐으으으응!」
절정을 맞이했던 바로 직후로 아직 민감한 체내를 가차 없이 도려내 지자
키라가 고통과 쾌락의 뒤섞인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촉수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아, 아으윽! 아, 안 돼……또 가요……가……가요……!」
이윽고, 거의 강제적으로 절정에 몰리는 키라.
그것을 헤아린 것처럼, 제2의 촉수도 대량의 정액을 키라의 체내에 흘려넣
었다.
「하아아아아아아아! 대, 대단해……또……아, 아아아아아아!」
여운에 잠길 순간도 없이 다음 촉수가 키라를 범한다.
이미 키라는 너무 강렬한 절정과 절정 사이에서 가까스로 의식을 유지할
뿐이다.
마치 폭풍이나 거친 바다에 삼켜져 계속 농락되는 것 같은, 이형의 성교.
「아흑! 아흑! 아흑! 아아아아아아아흑!」
몸 안과 밖 양쪽 모두에 대량의 정령이 퍼부어지자, 키라는 끝없는 절규를
계속 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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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고 차가운 바닥의 감촉만이 확실한 조용한 어둠.
그 어둠 속에서 의식을 되찾고, 자유를 빼앗겨 있는 것을 알았다.
양손은 몸 앞에서 수갑으로 결박되어 잇고 다리는 로프로 묶여 있다.
처음 일어났을 때는, 진부한 말이지만 머리가 터질듯이 아팠다. 턱도 욱신
욱신 쑤셨지만 그래도 이는 부러지지 않은 것 같다.
점차 그런 아픔은 다스려졌지만, 대신해 손발이 저려 왔다.
이대로, 피의 흐름을 방해받는다면 좋지 않게 된다. 나는 어떻게든 몸을
비틀어 손발의 끝에까지 피를 돌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는 바람에 부러진 늑골이 아픔과 함께 존재를 주장했다.
그런 일을 하고 있는 동안에 어느새 잠에 빠지고 또 눈을 뜬다.
변함없는 어둠 속이다.
잠이 얕았던 탓일까, 의식이 확실치 않다.
울혈을 피하기 위해서 애벌레처럼 몸을 움직이면서, 단속적으로 잤다.
시간의 감각이 점차 둔해 졌다.
그때부터 하루 이상은 경과했을 것이다. 어쩌면 이틀일지도 모른다.
느닷없이 철이 삐걱거리는 것 같은 문이 열리는 소리가 울리고, 방에 빛이
켜졌다.
「……?」
눈부심을 참고 주위를 관찰했다.
창이 없는 작은 방이었다.
콘크리트가 노출된 바닥이나 벽은 더러워져 있고 천장에선 갓 없는 전구가
케이블로 매달려 있다. 아마, 어떤 건물의 지하실일 것이다.
그리고 눈앞에는 치보의 검은 구두가 있었다.
시선을 위에 들자 색유리를 연상시키는 푸른 눈이 나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다.
「방금 전, 당신의 댁에 실례했습니다」
치보는 하얀 얼굴에 희미하게 씁쓸한 표정을 띄우면서 말했다. 아마 면허
증이나 무언가로, 주소를 찾았을 것이다.
「한 걸음 차이였던 건지, “신부”는 없더군요」
「……별로, 나는 집에 누군가 있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목이 괴롭다. 생각해보면 여기에 넣어지고 나서
한 방울도 물을 마시지 못한 것이다.
「유도 심문에는 걸리지 않습니까」
말하면서, 치보는 무릎을 숙이고 내 얼굴을 들여다봤다.
「그러나 그 태도만으로도, 그녀를 숨겨두고 있다고 하는 것은 알 수 있습니
다」
「……」
「뭐 좋습니다. 이제 당신에게서 무엇인가 들으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대체 무슨 말인지」
그렇게 말하는 내 목덜미를, 꽉, 치보가 잡았다.
저 검은 장갑을 한 오른손이다. 의수라고 해도 제대로 손가락은 움직이는
것 같다.
그 뿐만 아니라 마치 바이스에라도 끼인 것 같은 감촉이 있다.
「당신은 인질입니다. 아니니 그녀를 꾀어내기 위한 모이가 되어야 겠습니
다」
「……」
「그것이 얼마나 유효한 책략인가는 모릅니다만, 가능한 한 시도는 한다. 그
것이 내가 하는 방식입니다」
「수고하는군」
「신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 지요」
재미있지도 않게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간단하게 마루에 내던졌다.
만족하게 몸을 지킬 수 없는 몸으론 그대로 등이 마루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늑골이 찌릿 하고 아팠다.
「죽여 버리면 여러 모로 귀찮으므로 살인은 하지 않습니다. 당신도 절망해
서 자살 같은 건 하지 마십시오」
「……쓸데없는 참견이다」
가슴의 아픔을 참으면서 그럭저럭 말했다.
「식사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치보는 왼손에 들고 있던 비닐 봉투를 마루에 두었다. 내용
물은 몇 개의 빵과 물이 든 페트병 같다.
「화장실은 방 구석에 있는 배수구를 사용해 주십시오. 수갑을 차고 있어도
바지 정도는 내릴 수 있겠지요?」
「……」
입 다물고 있는 나를 치보가 이상하다는 듯 바라봤다. 아무래도 내가 분노
를 드러내지 않는 것을 의아하게 보는 모습이다.
하지만 가슴속에서 피어오르는 이 거무칙칙한 무엇인가를 “분노”라고 부
른다면, 나는 확실히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다만 이 상태에서는 반격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쓸데없는 체력을 소모하
지 않게 점잖게 있다.
「기묘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자기의 존재를 제쳐놓는 듯이 치보가 말했다.
「물론 흡혈귀에게 협력하는 일 같은 걸 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는 생
각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러나--종교나 신앙이 없는 나라라고 하는 것은 공포
를 품기 충분하군요」
말하면서 치보가 신파조인 태도로 양손을 벌렸다.
「……」
「그녀가 나의 상상 이상으로 당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기를 바라십시오.
당신을 위해서도」
그렇게 말하면서 치보는 돌아서선 강철제 문을 열었다.
「――그건 그렇고, 당신은, 그녀의 무엇입니까?」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나 자신이 그것을 알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지금 깨달았
다.
「뭐 좋습니다. 그럼, 실례」
전구의 스위치를 끄며 치보가 문을 닫았다.
열쇠가 걸리는 소리.
어둠 속에서, 나는 멍하니 미아를 생각해 냈다.
나의 뇌리에 떠오른 그 얼굴은, 왠지 화난 것 같은, 어처구니없는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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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위--
어이없을 만큼 넓은 방 안, 혼자서이다.
시간마저 괴어 있는 것 같은 기분 나른한 졸음 속--키라는 희미하게 그 소
리를 들었다.
차광 커튼의 안쪽에 있는 유리가 내는 경질의 얼마 안 되는 울림.
「……?」
키라는 이전의 그녀로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느릿느릿 상체를 일으켜, 그
방향으로 얼굴을 향했다.
끼이이이이……
일상 속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아니지만 키라는 그것이 무엇인지
를 생각해 내고 있었다.
전용 기구가 유리를 자르고 있는 소리다.
그 소리가 그친다.
그리고, 찰칵, 하는 창의 자물쇠가 열리는 소리가 울렸다.
베란다에 접한 천장까지 달하는 큰 창문이 열리는 기색.
밤공기가 살짝 두꺼운 커튼을 움직여--그리고, 검은색 투성이 남자가 방에
들어 왔다.
무심코 키라는 나체에 시트를 감았다.
검은 재킷과 검은 셔츠에 검은 슬랙스. 거기다 머리에 검은 스키모를 쓴
남자가, 키라 쪽을 봤다. 왼손에 큰 봉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어딘가 장소
에 어울리지 않았다.
「누구……?」
그런 키라의 물음에, 남자의 다갈색의 눈이 히죽 웃었다.
그리고 그다지 긴장감을 느껴지지 않는 움직임으로 슥 스키모를 벗었다.
「키라, 잘 있었어?」
이마에 달라붙은 다갈색 머리카락을 매만지면서 남자는 말했다.
「로, 로쿠로씨?」
「쉬-잇」
불리자 남자--로쿠로가 부자연스럽게 집게손가락을 입가에 댔다.
「나를 만날 수 있어서 기쁜 것은 알지만, 환희의 절규는 삼가해 줄래?」
「어, 어째서……? 도우러, 와 줬습니까?」
「왜 그럴까나」
꽤나 경박한 어조로 말하면서 로쿠로는 가져온 봉투를 바스락바스락 찾았
다.
「그-럼 키라의 사이즈도 선호도 전혀 몰라서 말야, 거친 옷으로 참아 줘.
나중에 쓰리 사이즈는 가르쳐 주면 앞으론 이러지 않겠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수수한 운동복과 청바지를 꺼내 마루에 던졌다.
「……」
키라는 그것을, 참혹하다고 말해 괜찮을 만큼의 눈동자로, 응시했다.
그 눈 속에 희미한 붉은 빛이 요동하고 있다.
「나는……이제, 돌아갈 수 없습니다」
「?」
「하지만, 나……흡혈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 거 같네―」
아무렇지도 않게 로쿠로는 말했다.
「뭐, 여기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면, 그래도 실은 좋다 싶긴 하지만 」
「네?」
생각하지 못한 로쿠로의 말에 키라는 눈을 크게 떴다다.
「키라가 마음대로 하면 좋다는 거야. 내가 모르는 갖가지 사정이 얽혀 있는
것 같고」
어조와는 정반대인 지독히 냉정한 말을 로쿠로는 감히 해버렸다.
키라는 그런 로쿠로의 평상시와 변함없는 얼굴을 잠깐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아직 마음이 여기에 있지는 않은 거 같은데」
「그것은……그……」
「다만 유감스럽지만, 그다지 고민할 시간은 없을 거야」
말하면서, 로쿠로는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키라의 얼굴에 시선을 향했다.
「――실은 말야, 내 목적은 여기에 붙잡혀 있는 남매이기도 해」
「네……?」
키라가 모양 좋은 눈을 크게 떴다.
「그럼……나는, 덤입니까?」
「그런 것」
빙긋, 로쿠로는 키라에게 웃음을 보였다.
「행방불명이 되어있는 그 두 사람을 찾아줬으면 하고 의뢰를 받고 있어서」
「그렇--습니까」
「실망했어?」
「……」
키라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른다고 말하는 것 같은 얼굴로 로쿠로
의 얼굴을 응시했다.
그러나 로쿠로는 완전히 평소대로의 표정으로 그런 키라의 시선을 받아들
이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할까나?」
「……어떻게 할까요?」
「만약 내가 지금부터 하는 일을 키라가 도와준다면, 굉장히 도움이 되겠지
만」
「나도--도움 받는 것보다는, 도움 주는 쪽이 좋네요―」
간신히 평소의 페이스를 되찾은 것처럼 키라가 말했다.
「그러면, 그렇~게 하기로 하지. 아이들이 있는 방이 어디인지 알아?」
「짐작은 갑니다. 아, 그것보다 저쪽을 보고 있어 주세요. 옷 입을 테니까」
「으응, 지금의 키라에게 등을 보이는 것은 조금 각오가 필요할 거 같은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로쿠로는 휙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렸다.
「엿보면 여자친구에게 이를 거예요」
「그, 그 것 만큼은 참아 줘」
「정말, 믿음직스럽지 못 하군요……. 네, 이제 되었어요」
다시 돌아 본 로쿠로에게 운동복과 청바지 모습의 키라가 웃음을 보였다.
「……그렇지만, 잘도 여기를 알 수 있었군요」
「뭐, 실은, 나 혼자 힘으로 여기를 찾아낸 게 아니니까」
「조금 전부터 창 밖에서 엿듣고 있는 사람입니까?」
그렇게 말을 듣자 로쿠로는 살짝 창 쪽에 시선을 향했다.
차광 커튼의 저 편에서 작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끝까지 알아채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생각했어」
모습을 드러낸, 과장된 디자인의 상복을 입은 어린 얼굴의 소녀가 어른스
러운 어조로 말했다.
「미아씨……로 좋았던가요?」
「응. 꼭 그렇게 불러줬으면 해」
흑발의 흡혈귀 미아가 희미하게 미소 짓는다.
「로쿠로씨, 여간내기가 아니네요. 그런 귀여운 여자친구가 있는데 또 이런
작은 아이에게 손을 대다니」
「그, 그건 오해야, 키라」
로쿠로가 당황한 목소리를 질렀다.
「원래, 미아 쪽에서 내 사무소에 왔어. 키라를 찾아달라고 말이야」
「나를 찾아달라?」
「응. 여러 가지 찾아다니고 있는 동안에 맞닥뜨렸어」
미아가 로쿠로를 대신해 대답한다.
「뭐, 확실히, 미아씨의 예비지식과 로쿠로씨의 정보수집 능력이 있으면 여
기를 산출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겠죠」
「그런 거야야」
「그렇지만, 어째서입니까?」
「어째서라니……무슨 의미일까」
「설마, 미아씨가 나 따위를 돕기 위해서 움직여 주다니 좀 믿을 수 없군
요」
「그건 뭐, 그렇구나」
「다른 목적이 있겠죠?」
「……」
미아가 표정을 지우며 침묵한다.
「그런데 말이야」
로쿠로가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야기도 좋지만, 이-렇게 있는 동안 , 뇌운퇴테의 주인이 나타나면 어떻
게 되는 것?」
「그라면, 지금은 이 세계에 나와 있지 않아」
확신 있게 미아가 말했다.
「동시에 몇의 실체를 가진다고 하는 것은, 반대로 이 차원에 전혀 존재할
수 없는 시간이 생긴다고 하는 거야」
「응, 그런 말을 들어도―」
반신반의, 라기보다 이해하는 노력을 방폐한 것 같은 얼굴로 로쿠로가 머
리를 긁었다.
「로쿠로씨는, 시간이 없다, 라고 말하고 싶겠죠」
「그래그래」
키라의 말에 로쿠로가 끄덕였다.
「그렇지만 나로서는, 미아씨가 어떤 생각인가, 물어 두고 싶네요―」
입가에 미소를 띠우면서 키라는 말을 이었다.
「왠지 모르게, 상상은 됩니다만」
「알았어. 어차피 나중에 부탁하려고 생각하고 있던 거니까」
미아는 그렇게 말하며 지독스레 진지한 눈동자로 키라의 얼굴을 응시했다.
그리고 잠깐 시간을 두고, 입을 열었다.
「타카토를 구출하는 걸, 도와줬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