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 Walkers 夜行/百鬼 3장
제3장
「너, 이름은?」
어슴푸레한 내 방 안에서 침상에 누워 있는 소녀에게 나는 물었다.
「이, 름 ……?」
불가사의해 보이는 천진난만한 검은 눈동자에 나의 얼굴이 비치고 있
다.
「그래, 이름」
「――Lamia――acmodontum」
「뭐라고?」
귀에 익지 않은 말에 당황하면서 나는 그녀의 입가에 귀를 대었다.
소녀의 몸에, 부들, 하고 흔들림이 일었다.
「아……미아…아크…도………………」
「……미아?」
하아, 하아, 하고 소녀가 가쁜 숨을 내쉰다.
그리고 머리맡의 컵에 꽂힌 꽃에 가는 손을 뻗었다.
「……」
떨리는 가는 손가락에 그 꽃을 한송이 쥐어 줬다. 지금까지도 몇 번이
나 그렇게 했던 것이다.
장미--.
겹겹이 겹친 진홍색 잎을 가진 꽃을 손에 넣자, 소녀는 안심한 것처럼
미소 지었다.
하얀 손 안에서--붉은 장미가 점차 시들어 간다.
마치 비디오를 빨리 돌리는 것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영상이다.
선명했던 꽃잎은 거무스름해지다 시들어, 한 장, 두 장, 다다미 위에
떨어졌다.
그리고 깊은 녹색이었던 줄기는 수분을 잃고 힘없이 숙여져 버렸다.
「……」
나는 말 없이 몇 초 전까지 아름다운 꽃이었던 그것을 부엌의 쓰레기
통 안에 버렸다.
쓰레기통 안에는 수십 개나 되는 같은 장미의 잔해가 있다.
돌아오자 소녀는 베개에 머리를 실은 채 잠에 빠져 있었다.
「이름……미아, 그걸로 좋은 걸까?」
나는 멍하니 중얼거리고 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
-------------
「어이―」
사무소의 문이 열리며 키라가 안에 들어오는 것을 사무책상에 앉은 젊
은 남자가 웃는 얼굴로 마중했다.
「치보씨, 여기에 와 있습니까?」
문을 열자 마자 키라가 물었다.
「그게, 그 이름이……누구더라?」
남자는 이마에 걸린 다갈색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면서 장난기 있는 눈
동자를 허공으로 굴렸다.
「로쿠로씨가 소개한 이단 심문관이에요. 바티칸으로부터 온」
「아―, 그 이탈리아인. 도움이 되었어?」
「도움 되지 않아요!」
단정한 얼굴에 원통하다는 듯한 표정을 띄우면서, 키라는 다다미 열장
넓이인 사무소 구석에 있는 파이프 의자를 스스로 펼쳤다.
그대로 롱 코트를 벗으려고도 하지 않고 난폭하게 앉았다.
「마음대로 사냥감을 독점한 결과, 이번엔 행방불명이에요. 무엇을 위해
서 함께 행동하고 있었는지도 알지 못하고」
「어라라, 저 쪽에서의 평판은 좋았는데―」
일부러인 듯 머리를 긁으면서, 로쿠로라 불린 그 남자는 긴장감이 빠
진 목소리로 계속했다.
「키라가 제멋대로 말해서 화나게 한 거 아냐?」
「멋대로인 건 저쪽입니다」
얼굴을 찌푸리면서 키라는 팔장을 꼈다.
「대체, 로쿠로씨가 소개하는 녀석은 모두 그래요. 전에 페어를 짰던 사
람도 늑대 같은 남자였고」
「키라한테 걸리면, 우리 사무소 비장의 카드도 엉망이구나 」
「원래 말이죠, 이렇게 큰길에 사무소 짓고 있는 일 자체가 좀 웃긴 거
죠. 뭐에요, 저 「모에기 탐정 사무소」란 간판은」
「어디가 이상해?」
시치미 떼는 얼굴로 로쿠로가 말한다.
「내 이름이 모에기 로쿠로이고 소장이니까 모에기 탐정 사무소. 그렇지
않으면 글자가 잘못되어 있었나?」
「그러니까, 뒤의 일 하나에 집중하지 않느냐 하는 거죠」
키라는 미인의 아름다운 눈썹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하지만, 귀신 상대의 일만으론 먹고 살 수 없는걸. 바람기의 증거 모
음 등으로 착실하게 벌지 않으면―」
「그렇다면……그럴지도 모르지만」
「치보가 가지고 온 일, 이쪽 방면으로서는 오래간만이었던 거야. 그것
을 일부러 돌려 주었으니까 감사해 줬으면 하는데」
「생색내는 것 같은 말을 하네요―」
「아, 미안 미안」
솔직하게, 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경박한 어조로 말하고 나서, 로쿠로
는 진지한 얼굴로 돌아왔다.
「해서, “카인의 신부”의 추적은 단념하는 거야?」
「치보씨가 이대로 나오지 않으면 사실상 그렇게 되어요. 원래 도중에
없어지다는 건 계약 위반 아닌가요」
「그렇네. 그런 부분을 따져서 바티칸으로부터 처음 이야기의 반이라도
돈을 받을 수 있으면 특급, 이라는 걸까?」
「……정말, 이것으로 대 흡혈귀용으로 준비한 게 몽땅 파토났어요」
키라가 과장하여 양팔을 벌리면서 손바닥을 천정으로 향했다.
그 키라의 말에 로쿠로는 잠깐 골똘히 생각했다.
「뭐죠? 또 뭔가 의뢰가 있었나요?」
키라가 몸을 내밀었다.
「의뢰라고 말할까 뭐라고 할까……하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는데―」
「좋으니까 이야기하세요! 아, 그럼, 이거?」
의자에서 일어선 키라가 로쿠로의 흩어진 책상 위를 바스락바스락 찾
기 시작했다.
「어이, 잠깐, 그쪽이 무너지잖아!」
「무너질 만큼 서류를 쌓고 있는 로쿠로씨가 나쁜거죠!」
서류의 눈사태를 만들어내면서 키라는 큰 봉투를 파냈다.
「아- 이제 억지로군―」
「이것은--」
봉투안의 서류를 탐내듯이 읽으면서 키라는 중얼거렸다. 그 얼굴에는
평소와 다른 날카로운 표정이 떠올랐고 목소리는 세세하게 떨고 있었다.
「저 녀석이, 어째서 이 나라에?」
「그거야, “신부”를 뒤쫓은 것 아니겠어? 바로 지난번까지는, 상하이
근처에 있었던 것 같고」
키라의 독백에 가까운 말에 로쿠로가 정직하게 대답했다.
「정말, 어떻게 이런 정보를 모았는지……」
말하면서도 키라는 서류를 읽는 일을 멈추려고는 하지 않았다.
「뇌운퇴테……설마, 저 쪽에서 오다니……」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말이야, 아버지의 일으로 머리에 피가 몰려서야, 위험해」
곤란한 것 같은 얼굴로 로쿠로가 말했다.
「하지만 그 녀석, 독일에서 최강의 흡혈귀라고 말을 듣고 있잖아? 옛
날 C·R·C기사단을 혼자서 괴멸 시켰다는 것도 거짓이 아닌 것 같고 말
야」
「……」
「원래, 아버지도, 그 소문을 듣고 저 편에 갔다가……뭐, 그렇게 된 셈
이고」
「……」
키라는 창백해진 얼굴에 어떠한 표정도 띄우지 않았다.
단지 서류를 잡은 손에 불필요할 만큼 힘이 담겨 있었다.
「그 노인 테이타를 쫓아, 실력가 헌터가 일본에 온다 라는 정보도 있
고. 우선 그것을 기다리고 나서……」
「특별히, 나는 부모의 복수 같은 것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응응, 그런 건가-」
그렇게 말하는 로쿠로의 얼굴을, 키라가,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봤다.
「내가 뇌운퇴테를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아버지를 죽였기 때문이 아니
에요--」
「응?」
「내가 죽일 작정이던 아버지를, 나보다 먼저 죽였기 때문에!」
피를 토하는 것 같은 절규였다.
로쿠로는 잠깐 침통한 표정을 띄우다 길게 한숨을 쉬었다.
「――이 정보, 사요. 얼마?」
「비매품으로 할 생각이었는데」
「쓸데없어요. 벌써 읽어 버렸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키라가 간신히 웃었다.
그러나 그 미소는 차갑고, 칼날과 같이 날카로웠다.
-------------------------------------------------------------------
-------------
저녁 시간 무렵, 유코가 입원한 병원에 도착했다.
하늘은 구름이 가려, 이대로 눈이라도 내릴 것 같이 춥다.
자동문을 지나 미리 듣고 있던 병실을 목표로 하는 도중, 복도에서 사
사미야를 만났다.
「히무로군, 왔어……」
「아」
나의 무정한 대답에도 사사미야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그……여러 가지 큰일이었던가 같구나」
「나한테는, 굉장한 일이 아니었어」
「――」
「유코는?」
「일어나 있긴……한데……」
「나, 만나지 않는 게 좋은가?」
「으응. 히무로군이 어떻게 되었는지, 상당히 신경 쓰고 있었으니까, 만
나 줘」
「아」
떠나는 사사미야를 배웅하고 나서 병실에 들어갔다.
의외로 좁은 독실 안, 침대 위에 유코가 반신을 일으키고 있었다.
「아--와 줬구나」
유코는 조금 미소 지으며, 보조 탁자에 놓여 있던 안경을 썼다.
「어」
「그럼, 경찰이 데려갔었다고 들었는데?」
「금방 나올 수 있었어」
사실은 하룻밤 정도 경찰에서 묵었지만, 그것은 말하지 않았다.
나스노도 그 동료들도 가까스로 목숨은 건진 것 같다.
그렇지만 아직도 의식 불명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듣고 있다. 그 만큼
의 상처를 입게 하고도 하룻밤에 끝났다는 것은 역시 놈이 권총이나 마
약을 가지고 있었던 이유가 컸을 것이다.
그때부터 몇일이 지났지만, 유코는 아직도 병원 침대에 누워 있다.
외형은 평상시와 그다지 변함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얼마나의
상처를 입었는지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이번엔, 조금 당해 버렸네」
유코는 내 쪽을 보지 않고, 평상시와 거의 변함없는 상태로 중얼거렸
다.
「지금부터는 조금 얌전하게 살까, 라고 생각해」
「……」
「그렇지만 뭐, 제대로는 기억하지 않아. 그러니까--」
「유코」
나는 참지 않고 유코의 말을 가로막았다.
「만약, 나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라면, 그만둬 줘. 그……잘, 말할
수 없지만」
가슴 안에서 소용돌이친다,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무엇인가가.
좀 더 능숙한 말을 하고 싶은데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나를 책망한
다.
하지만 그런 나의 제멋대로인 고통도, 나스노 들이 중상을 입었다고
하는 일도, 유코의 상처를 달래는 역할은 할 수 않는 것이다.
「……고마워」
그런데 유코는 그렇게, 나에게 말해 주었다.
나는--그 때, 나스노를 죽일 수가 없었던 것을, 격렬하게 후회했다.
정말 독선적인 기분이다.
물론 유코가 그런 일을 조금도 바라지 않을 거란 사실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게, 뭐야?」
나의 생각을 유코의 목소리가 끊었다.
「거짓말, 싫다, 네가 꽃다발 같은 걸 가져오다니」
「문병이니까」
「어울리지 않아∼. 게다가 장미 꽃다발?」
「이상한가?」
「이상해. 적어도, 병문안 하면서 장미라고 하는 건, 조금」
「아니, 그 다음이 있어서」
「그 다음에?」
「아. 그게……거기 화병, 쓸게」
말하면서 보조 탁자에 가까이 갔다.
「싫어!」
돌연 소리를 지르며 유코가 몸을 뺐다.
「미, 미안……그 이상, 다가오지 마……」
침대의 구석에 움츠러들어, 이불을 끌어올려 가슴팍을 가린다. 그 얼
굴은 창백하고 하얀 이가 딱딱 소리를 내고 있었다.
「유코……」
「싫어, 나……미안, 아직 안돼……부탁이야……」
아이처럼 소리를 지르면서 유코는 내가 접근하는 것을 거부했다.
가슴안의 무엇인가가 크게 부풀어 올라 목을 조이는 것 같다.
「잘못했다. 꽃은 여기에 둘게」
「응……정말 미안. 남자 선생님 같은 것도 안 되었어. 그런데 말이
야……설마 아리토까지도……에헤헤, 진짜로 위험하네, 나」
「……」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눈물을 흘리며 운 기억이 없다.
하지만 만약, 나도 울 수가 있다면--실은 지금이야말로 울어야 할 때
가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무리하게 밝은 소리를 내고 있는 유코에게 맞추어 우
는 것을 참아야 할까.
그러나 나는 그 어느 쪽도 할 수 없다.
다발이 된 장미 줄기를 적당한 길이로 하기 위해 꺾어선 묵묵히 장식
했다.
「그런데 말이야……아리토」
유코가 내 등 뒤에 말했다.
「차 밖에, 여자 아이, 있었지?」
「응?」
뜻밖의 말에 나는 무심코 돌아보았다.
「경찰의 사람이라든가, 아무도 그런 사람은 없었다고 말하지만……확실
히 있었지? 나, 기억이 애매하지만……그래도, 절대로 있었어. 그것 만
큼은 기억하고 있어」
「……」
소녀--
그래, 있었다.
기억하고 있다. 소녀는 실재한다. 그뿐만 아니라 내 방에서 자고 있
고, 닿는 것만으로 장미를 말려 죽이고 있다. 이 꽃다발도 소녀가 졸라
서 사 온 것을 나눈 것이다.
「그 아이, 누구? 어째서 저런 곳에 있었는지, 아리토, 몰라?」
누구……?
누구일까, 그 소녀는……?
어째서 나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소녀를 자신의 방에 재우고 있는가?
어째서 그것을 지금까지 의문으로 생각하지 않았는가?
물이나 식사도 하지 않고, 다만 장미꽃의 생명을 계속 빼앗는 소녀--
미아……야 그건? 이름? 어떤 나라의 인간이지? 아니, 원래--
저것은--
그 소녀는, 인간인가?
「응, 아리토는 정말, 왜?」
「아, 아니……」
소녀를 말하려고 하면 머리가 아프다. 마치 뇌 안에서 무엇인가가 날
뛰고 있는 것 같다.
「모……모르겠어. 나는 보지 못했는데」
「그래? 그럼, 역시, 환상이었을까」
「……」
「저, 정말로 왜 그래. 컨디션이 나쁜 거야?」
「아니, 아니야……다만……」
「의사한테 진찰해 달라고 하면?」
키득, 하고 웃으면서 유코가 말했다.
그 때에는 두통은 거짓말 같이 사라져 있었다. 유코에게 그 소녀 미아
를 말하려고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렇지가 않다.
여하튼 지금 유코에게 그 소녀를 이야기하는 것은 그만두자. 혼란시킬
뿐이다.
나는 우선 자신의 의지로 그렇게 생각했다.
-------------------------------------------------------------------
-------------
하시히메 아즈사는 어두운 창고의 한쪽 구석에서 눈을 떴다.
팔에 남동생 츠카사를 안고 있다.
창으로부터 스며드는 달빛에 자신과 남동생의 하얀 피부가 비친다.
――두 사람 모두 전라였다.
이윽고 눈을 뜬 츠카사가 아즈사의 얼굴을 봤다.
「누나……?」
멍한 얼굴로 츠카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즈사 자신의 뇌도 피가 뭉친 것처럼 둔해져 있었다. 자신이 왜 여기
에 있는지 조금도 생각해 낼 수 없었다.
확실히 자신은 초등학생인 남동생과 함께 바다 옆에 있는 테마파크에
가서……
거기서 “그것”을 만났던 것이다.
검은 옷을 입은 큰 몸. 흰 장발. 그리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붉은 눈동
자--.
「깨어났는가?」
「꺅!」
어둠 속에서 울리는 낮은 목소리에 아즈사는 비명을 질렀다.
평상시에도 자주 소녀라고 오인당하는 츠카사가 누나의 몸에 매달렸
다.
「무서워할 것은 없다」
어두운 공간의 저 편에서 붉은 빛이 두 개, 공중에 떠오른다.
빛나는 흉성과도 닮은 그것은 본 기억이 있었다.
해가 지고 전구로 장식된 퍼레이드를 보던 중, 자신들을 납치한 남자.
아니, 자신과 남동생은 스스로 걸어가 이 남자의 망토 안에 몸을 집어
넣었던 걸까.
「다, 당신은 누구?」
아즈사는 다부지게도 그렇게 외쳤다.
「여기는 어디야? 옷을--옷을 돌려줘!」
추위는 느껴지지 않지만 형언하기 어려운 공포에 하얀 피부에는 소름
이 돋고 있었다.
품 속에 있는 네 살 차이인 남동생의 몸이 작은 새와 같이 떨고 있는
것을 느꼈다.
「어리석은 말을 하는군……조금 전, 스스로 벗지 않았나」
남자의 목소리에 희미한 조롱이 스며들어 있었다.
하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단지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는 두 개의
광점이 드러날 뿐이다.
「괜찮으니까 돌려줘! 그리고--그리고, 여기에서 내보내!」
말하면서 자신이 하는 말의 허무함에 눈물이 넘쳐났다.
마치 불합리한 악몽.
하지만 남동생의 따스한 몸은 이것이 현실이라고 하는 사실을 잔혹하
게 가리키고 있었다.
「스스로도 실현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일을 말하지 말도록」
「……뭐가 목적이야?」
「……」
「응, 부탁해요, 남동생은……남동생만은 돌려보내! 나는, 여기에 남아
도 괜찮으니까……」
「안 돼요 누나!」
망설임도 없이 강한 어조로 츠카사가 말했다.
「그런 것 안돼요……누나……누나도 함께가 아니면 싫어요!」
「츠카사……」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아즈사는 느꼈다.
미덥지 못한, 지금도 자신에게 매달리고 있을 수밖에 없는, 아직 아이
인 남동생.
그러니까, 자신은 츠카사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은--누나, 니
까.
「괜찮아, 츠카사……괜찮아. 누나는 괜찮으니까」
「거짓말이야! 그런 건 거짓말이에요! 내가……내가 남아! 남자니
까!」
남의 두 배는 겁쟁이인 츠카사가 큰 눈에 눈물을 모아 필사적으로 공
포를 견디면서 말했다.
「과연……아름다운 가족 사랑이라고 하는 건가」
그 남자의 말에 야유하는 울림은 없다.
「그것은 매우 귀중하다……마치 물보라의 꿈과 같이 덧없고, 무르지만
오래되었지」
공중에 떠오르는 붉은 빛이 한층 더 빛을 늘렸다.
마치 그것을 보는 사람의 눈을 관통해 뇌수까지 침입할 것만 같은 강
한 빛이었다.
열을 발하지 않는 불길 같은 그 빛에, 남매는 어느덧 매료되고 있었
다.
머리의 안쪽이 저려 가는 것 같은, 기묘한 감각.
「소녀, 나이는 몇이지?」
「열--열 여섯, 입니다--」
「어려보이는 생김새다……동양인은 모두 그런가」
다홍색 빛이 더욱 더 강해져 남매의 마음을 압도했다.
지금까지 수십 년 걸려서 길러 온 자아가 마치 큰 파도 앞의 모래성과
같이 밀려나 무너져 간다.
「처녀인가?」
「네~」
「남동생은……물을 필요 없겠지」
쿵!
자신의 심장이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만큼 기묘한 박동.
그것과 함께, 전신에 천천히 달고 뜨거운 혈액이 퍼져 갔다.
「아, 아아……아……아아……」
혈관 속을 어딘가 점액질인 혈액이 뛰어 다닌다--그런 감각.
하복부가 뜨거워지고, 아직 누구에게도 접하게 한 적이 없는 비밀의
장소가 달콤하게 쑤신다.
「아, 안 돼……이런……하아, 하아……」
방금 전까지 자신의 몸과 바꾸어도 지켜내야만 한다고 생각한 남동생
의 몸이, 지금은 다른 의미를 가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어리면서 자신과 같이 욕정하고 있는 수컷의 몸…….
그 페니스는 쑥쑥 발기해, 뜻밖일 정도인 사이즈를 과시하고 있다.
「누, 누나……나……나……」
하아, 하아, 하고 개처럼 허덕이면서, 츠카사가 그 페니스를 아즈사의
허벅지에 문질러 댔다.
완전히 단단해져서 선액에 젖은 그 부분의 감촉이 조금도 불쾌하지 않
았다.
남동생이 비열하게 욕정하는 모습에 누나도 틀림없이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아직이다」
그대로, 원시적인 본능에 몸을 맡길 것 같이 된 남매에게, 남자가 얘
기했다.
부들, 하고 아즈사와 츠카사가 몸을 떨었다.
「나의 식사가 우선이다--」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모습은 어둠 속에서 변함없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다홍색 눈동자만이, 어둠 안에서 빛나고 있다.
남자가 있어야할 어둠 안에서 뱀과 같은 무엇인가가 기어 왔다.
검붉은 살빛을 한 촉수와도 닮은 물건--
그 첨단은 부풀어 올라 세로로 틈새가 있다.
그것이 남근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 아즈사는 기분 나
쁨보다 음탕한 기대에 몸을 떨어 버렸다.
그것이 자신에게 가까워져 온다.
꼴깍……하 타액을 삼키며, 아즈사는 마루에 엉덩이를 붙인 채로 세운
무릎을 좌우로 열었다.
그리고 입술을 혀로 빨면서, 스스로의 손가락으로, 아직 핑크색인 음
부를 넓혔다.
거기는 벌써 투명한 액체 투성이가 되어 실룩실룩 숨을 쉬고 있었다.
비부를 드러내는 수치와 그것을 압도하는 불타는 듯한 성의 충동에,
음탕하게 허리를 띄웠다.
그것을 몹시 놀라며 응시하고 있는 츠카사의 시선조차 지금은 몸 안의
불길을 더욱 태우게 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아--아아악!」
촉수가 아즈사의 크레바스에 머리를 집어넣었다.
그대로 꿈틀꿈틀 몸을 비틀면서 체내에 침입해 왔다.
「꺄, 아아……아 아 아 아 악!」
몸이 비틀리며 열리는 강렬한 아픔은, 일순간 후에 굉장할 만큼의 쾌
감이 되었다.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처녀막이 찢어지고 선혈이 결합부의 틈새에서
새어나왔다.
그런 끔찍한 광경에 츠카사도, 그리고 아즈사 자신도, 눈이 핑핑 도는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아……아, 아아아……흐으으으으윽!」
경험을 쌓은 여성이라도 아픔을 느낄 만큼 굵은 남근 모양의 촉수가
아즈사의 체내로 침입해 갔다.
「아흑……흐아, 아아아……학, 학, 학, 하아악……!」
아즈사는 날씬한 몸을 꿈틀거리며 달콤한 허덕임을 흘렸다.
희미한 아픔을 수반한 쾌락의 전류가 척추를 달려 올라가 뇌수를 저리
게 했다.
「누, 누나……!」
츠카사가 소녀와 같은 비명을 질렀다.
그 흰 둔부의 중앙에 지금 누나를 범하고 있는 것과 같은 촉수가 침입
하려고 하고 있다.
「뭐, 뭐야 이게……으, 아악! 아! 아으으으으으……」
주름이 없어질 정도로 펴진 아누스를 범해지면서, 츠카사는 미지의 감
각에 주먹을 맞은 것처럼 바닥에 웅크렸다.
「흐…………흐윽, 으아……아으으으으윽!」
보는 사람에게 공포조차 느끼게 하는 거대한 남근이 어린 소년의 아누
스를 능욕했다.
하지만 그 삽입은 놀라울 정도로 매끄럽다.
정체 모를 체액을 분비하면서, 촉수는 그 몸을 꾸불거리며 한층 더 안
쪽까지 그 몸을 침입시켰다.
「아, 아……츠카사, 츠카사……」
소녀와 같이 범해지는 남동생의 모습에 마비되어 있던 감정이 흔들렸
고, 아즈사의 천진난만함이 남은 얼굴에 눈물이 흘렀다.
그러나 그런 감정은 이 세상에는 없을 듯한 쾌락에 덧없이 삼켜져 버
렸다.
(츠카사가, 츠카사가 범해지고 있어……)
(츠카사의 항문……저렇게 되서……, 대단해……)
(엉덩이에, 저런 큰 것이 출입하고 있다니……너무 대단해 ……)
(안 돼……나……나……츠카사가……항문이 범해 지고 있는 츠카사가,
부러워……)
그 야비한 기분을 간파한 것처럼, 새로운 촉수가 들뜬 아즈사의 허리
아래에 기어들어 왔다.
「꺄아아악!」
돌연 뒤 구멍에도 촉수가 밀고들어오자 아즈사는 목을 뒤로 젖히며 절
규를 질렀다.
그대로 마치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굴욕적인 자세인 채
로 앞과 뒤를 따로 따로 범해졌다.
「흐……흐윽! 이, 이런 건, 이런 건……!」
마치 배설 때의 쾌감을 몇 배로 확대한 것 같은 그런 감각이 끝없이
계속된다.
바로 조금 전까지 더러움을 몰랐던 소녀는, 몸의 안쪽으로부터 솟구치
는 변태적인 쾌락에 철없이 굴복해 버리고 있었다.
「아아아! 하아! 이, 이건……아으! 으으으으으!」
몸 안쪽을 비비며 뒤섞이는 쾌락에 몸을 바치면서 음란하게 애액을 흘
려보냈다.
입가로 쑥 내밀어진 촉수를 아즈사는 주저 없이 입에 넣었다.
페니스를 빼닮은 그것이 가차 없이 구강을 범하고 목 안쪽을 누른다.
「응……흐응, ……으읍, 하읍, 쩝……쩝……」
비릿한 그것에 열중해서 혀를 뒤얽고 애정을 담아 빨아들였다.
시야의 구석에선, 엎드러져 있는 츠카사가, 역시 입안이 능욕되고 있
다.
소녀와 같은 얼굴은 붉게 물들었고, 눈썹은 애달픈 느낌으로 찡그러져
있었다.
그런데도 아즈사는 츠카사가 그 작은 몸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
의 쾌락에 노출되어 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아즈사 자신도, 씩씩한 촉수의 울퉁불퉁한 표면으로 입안이 비비어지
면서 말로 할 수 없는 쾌감에 몸부림치고 있다.
귀여운 얼굴에 바보 같은 표정을 띄우면서, 아즈사는 열중해 입안의
남근에 봉사하고 있었다.
그런 아즈사에게 포상에서도 하듯이, 질내와 직장의 촉수가 부드러운
고기의 벽을 사이에 두고 강력하게 왕복운동을 실시했다.
허리부터 아래가--아니, 전신이 녹아 버릴 것 같은 쾌감에 의식을 잃
을 뻔 하면서도, 아즈사는 입술 봉사를 그만두려 하지 않았다.
그 가슴팍에 새로운 촉수가 세 개 나타났다.
양손에 각각 가지고 훑자 남은 하나는 아즈사의 가슴 골짜기에 그 몸
을 집어넣었다.
은밀한 자랑이었다, 동년대의 소녀들에 비해서 큰 유방. 그 틈에서 점
액 투성이가 된 촉수가 날뛰고 있다.
하얀 유방을 끈적끈적 더럽혀지면서 아즈사는 기묘한 자랑스러움과 같
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보면, 엎드러져 있는 츠카사도 입과 아누스를 범해지면서 한 손으로는
촉수에 수음을 베풀고 있다.
자위를 안 지 얼마 안 된 오른손으로 인간의 것이 아닌 거 같은 남근
에 봉사하면서, 츠카사는 어떤 소녀보다 소녀다운 표정을 그 얼굴에 띄
우고 있었다.
그 고간에서는 평상시의 몇 배나 팽창한 페니스가 붉은 첨단을 포피의
틈에서 씩씩하게 드러난 채 실룩실룩 떨고 있다.
「으윽! 흐윽! 으으으으으……흐으으으으으으으!」
전립선을 가차 없이 자극받자 츠카사가 사정의 전조로 몸을 꿈틀대었
다.
다음 순간--
「응응응응응응응응응~!」
피유우! 피유우! 피유우! 피유우!
츠카사는 촉수에 가득찬 입으로 흐려진 소리를 지르면서, 대량의 정액
을 마무를 목표로 해 발사하고 있었다.
누나의 처녀 피와 남동생의 정액으로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이 더러워
진다.
그러나 츠카사의 페니스는 전혀 기세를 쇠약해지지 않았다.
아누스를 범해져 다시 뜨거운 혈액을 페니스에 충전시키면서, 츠카사
는 소녀와 같은 얼굴로 몸부림쳤다.
그리고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익숙치 않은 손놀림으로 촉수에 수음을
베풀고 입안의 촉수를 빨았다.
그런 남동생의 모습에 아즈사는 오싹오싹 하는 것 같은 쾌락을 느끼고
있었다.
엎드린 채 능욕되는 남동생과 마치 주인의 명령에 의해 뒷다리로 선
개와 같은 자세로 범해지고 있는 자신.
(아--그런가--)
(나는, 개야)
(바보같아--계속--계속 지금까지 인간이라고 생각 했어--)
꾸불꾸불 강력하게 맥동하는 촉수에 전신으로 봉사하면서, 아즈사는
도착적인 즐거움에 실룩실룩 몸을 떨었다.
(나는 개--츠카사도 개--주인님에게 귀여움 받아 기쁜 애완동물--)
기괴한 체액 투성이로, 투명한 액체를 첨단에서 흘리는 도합 아홉 개
의 촉수가, 자신들의 주인--
아즈사는 폭풍과 같이 날뛰는 쾌락 안에서 현기증 나는 것 같은 희열
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이렇게 귀여움 받아서……굉장하게 행복해……! )
피유우! 피유우! 피유우우! 피유우우! 퓨! 퓨우!
몸 안과 밖에서 촉수들이, 일제히 하얗고 탁한 액체를 발했다.
썩은 과일 같은, 건강하지 못할 정도로 달콤한 냄새.
그런 오물같은 액체를 아즈사와 츠카사는 군침을 흘리며 다 마셨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정액을 쏟아내는 촉수의 맥동과 자신의 심장 뛰는 소리가 겹쳤다.
이 세상의 물리 법칙으로부터 벗어난 기묘한 박동--.
촉수를--자신들의 주인의 몸을 순환하는 혈액의 흐름과 자신들의 혈류
가 동조하는 감각이 있었다.
자신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거대하고 강력한 무엇인가가 순간
일체가 되는, 법열에 가까운 쾌락.
그리고……
아즈사와 츠카사는, 흡혈귀 뇌운퇴테에게 스스로의 미래를 바쳤다.
-------------------------------------------------------------------
-------------
병원에서 아르바이트 장소로 갔다가 돌아왔을 때는 평소 대로 한밤중
이었다.
사실은 병원에서 바로 돌아와 소녀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
다.
그리고 기묘하게도, 돌아와서 소녀를 확인하는 것을 기피 하고 있는
기분이 내 안에 확실히 있었다.
그것이 우려라고 하는 감정인지 어떤지는--나는 모른다.
방은 깜깜하다.
빨라지는 심장의 고동을 자각하면서 스위치를 켰다.
소녀가 이부자리 위에 살짝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놀란 모습도 없이 이쪽으로 얼굴을 향한다.
「다녀왔어」
「……」
그 칠흑 같은 어둠 안에서 이 녀석은 책을 읽고 있었는가?
마루에 흩어져 있는 것은 대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영어나 독일어 사전
이다. 그것과 몇 권인가의 문고본.
그것들을 소녀는 한 번에 몇 권이나 펼치고 있었다. 마치 방금까지 동
시에 그런 책을 읽어 비교하고 있던 것 같은 모습이었다.
머리맡에 가려 있던 장미는 죄다 시들고 있었다.
「너--누구야?」
내가 물었다는 사실에 소녀는 놀란 것처럼 눈을 크게 떴다. 그렇게 하
니 나이에 어울리는 어린 얼굴이 되었다.
「흐응……술이 풀렸나」
노래하는 것 같은 어조로 말하면서 소녀는 미소지었다.
이 얼굴--기억하고 있다. 저, 강의 저 편에 있던 소녀다.
그러나 그것은 벌써 7년이나 전의 이야기이다. 사정이 어찌 되었든 동
일 인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그 자동차 안에 있던 여자 아이에게도 암시를 걸기 어려
웠고……그 아이와는, 친척이나 무엇?」
「일단……아니, 그런 것보다」
「내가 누군가 하는?」
「어」
말하면서, 나는 재킷을 벗어 행거에 걸어 놓았다.
무엇이 이상한 것인지, 소녀가 깔깔 웃었다.
「뭐야」
「색다른 사람이네……보통 이런 때,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윗도리를
벗거나 해?」
「밖에서 돌아오면 윗도리를 벗을 수 밖에」
「재미 있네……당신, 굉장해. 그렇지 않으면 상당히 둔한 걸까」
한 바탕 웃고 나서, 소녀가 얼굴을 들었다.
「화났어?」
「별로. 색다르다고 듣는 것은 익숙해져 있다. 그것보다--」
「이름? 이름이라면, 당신이 붙여 주었잖아 」
「붙였다니, 그것은……」
「그러니까, 미아로 좋아. 당신이 그렇게 부르고, 내가 거기에 응하면,
별로 부적당한 건 없겠지?」
「……」
「지금까지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 왔지만, 지금은 미아로 충분해」
나는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지 알지 못해 우선 그녀 미아의 앞에 앉았
다.
「감사, 말하지 않았지. 고마워」
기묘하게 어른스러워진 어조로 미아가 말했다.
「그……이제 좋은 건가?」
「응. 상당히 돈을 쓰게 해 버렸나봐. 장미는 비싸겠지?」
확실히, 그렇지 않다, 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다.
「뭐, 나에게 조종당해 샀으니까, 어쩔 도리가 없었던 건지도 모르지
만」
「무슨 말이야, 그게」
「당신, 정말로 냉정하구나」
미아의 어조는 얼버무리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아직 조금 암시의 효과가 남아 있는 걸까? 그런 식으
로는 안 보이는데」
「……사람에게, 너를 이야기하려고 하면 머리가 아파졌어」
「그것을 자각할 수 있다는 건, 술은 벌써 풀려 있는 것과 같아. 당분간
있으면 효과는 없어질 테니까 안심해도 좋아」
「그렇다면 좋지만」
「……」
나의 얼굴을 미아가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
「어디선가, 만났을까?」
「그럴지도 몰라……아니 그렇지만, 그건 7년 전이다. 그 때 그 사람이
너와 같은 정도였으니 이제 스무 살은 넘었겠지?」
「흐응. 그렇지만, 틀림 없이 그 사람, 나야」
키득, 하고 미아는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생각해 낼 수 없어……. 역시 뇌가 파괴되면 기억의 회복도
어렵나 봐」
「뭐?」
「조금, 당신과 만나기 전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으니」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한 어조에 오히려 위화감을 느꼈다.
등줄기를 떨게 만드는 이 느낌은--공포, 인 걸까?
「그렇지만 덕분에, 이럭저럭 재생할 수 있었어. 말도 다시 간신히 기억
했고. ……아직, 조금 휘청거리지만」
「너는……누구야?」
몇 번째인가 하는 질문.
「몰라?」
미아의 칠흑색 눈동자가--그 때 붉게 빛나 보였다.
「나이를 먹지 않고, 상처를 입어도 재생하고, 사람의 생명을 빨아들이
고, 닿는 것만으로 장미를 말려 죽이는, 밤의 거주자--」
「그러면, 마치……」
「뱀필……으응, 뱀파이어라고 말하는 편이 최근에는 통하기가 쉬우려
나?」
「……」
「이 나라의 말로 한다면--흡혈귀야」
방긋 미소 짓는 미아의 입가에 날카로워진 이가 살짝 드러난 것처럼--
보였다.
- 이전글 [무협야설] 임시제목-부?림색야성 4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다음글 [MC/번역] 끝까지 친구? (Friends Until The End)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