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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협야화(情俠冶話) 13 회


▣ ▣  정협야화(情俠冶話)  ▣ ▣



▣ 제 13 회  선체공양(禪體供養)


“ 흐흐흡! ”


궁주의 몸 위에 엎드려 허리만 고요히 흔드는 만아선니의 발가벗은 등짝위에 몽아의 손길이 닿자 그 투명한 나신이 자지러졌다. 부드러운 살결 위로 감지되는 손바닥의 따뜻한 감각이 순결한 여승의 육신을 자극한 탓이다.
허나 몸을 움직이거나 손길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 순간 한창 만여궁주의 양화(陽火)가 자신의 은밀한 곳으로 밀려들었기 때문이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스며드는 화기에 그 몸이 기겁을 할만도 하건만, 마주해 그윽한 눈빛을 띠며 단아한 모습으로 색화를 받아들이는 만아선니의 그 모습은 과연 한 폭의 그림처럼 선정무아의 모습으로 몽아의 마음에 다가왔다.


‘ 아름답다. 어찌 이리 처연하도록 아름다운가? ’


그 기품이 가득한 자태에 감탄하며 꼬옥 밀착한 손을 통해 만아선니에게 경력(勁力)을 보내려던 몽아의 미간이 흔들렸다.


“ 아차, 이것은! ”


선니의 얼굴이 붉게 타오르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만여궁주의 하문에서 쏟아져 나온 양화가 가공할 공력을 머금고 선니의 포궁(胞宮)속을 파고들어, 그 치열한 광열이 만아선니의 육신을 색정의 광화로 몰고 간 것이다.


“ 이런! 스님의 공력이 사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이럴 어쩐다? ”


지극히 당황해 하며 어찌할 줄을 모르는 몽아의 귀에 망아선니의 목소리가 조그맣게 울려왔다.


“ 괜찮다. 나는 어찌되어도 좋으니 어서 궁주를 구하라! ”


“ 예? 스님! 지금 스님의 몸에 색정이 가득합니다. 궁주를 구하려 하면 스님의 그 정결한 몸이 만신창이가 납니다. ”


“ 이놈, 무슨 말이 그리도 많으냐? 어서 궁주를 구하지 못할까? ”


궁주를 구하라 다그치고 있지만 자신의 몸을 가누지 못하며 얼굴을 찡그리는 모양새가 더는 치밀어 오르는 욕정을 참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아니, 그보다 지금 선니의 몸에 타오르는 색욕을 다스리지 못하면, 겨우 뿜어져 나온 양화가 선니의 몸에서 되돌려져, 그 여파로 선니의 목숨은 물론 궁주의 생명까지 지켜내지 못한다. 그저 넋 놓고 보고 있을 만한 처지가 아니었다.


“ 스님, 용서하십시오. ”


발가벗은 몸을 포개어 있는 만아선니를 우선 자리에 반드시 누이고, 한손은 선니의 비소에 또 한손은 만여궁주의 하문에 밀착시켰다.


“ 으흑... 흐흐흡, 결국 이렇게 되는가? ”        


몽아의 손아래 놓여진 만아선니의 입에서 처연한 목소리가 나지막이 흘러나왔다.


“ 예? 뭐라 하셨소? ”


“ 네놈 몸에서 남자의 냄새가 난다. 후후후... 수십 년 청정수련을 한 이 육신이 네놈을 받아들이게 될 줄이야! ”


“ 스님, 어인 말입니까? 이놈이 하려는 행위는 단지 목숨을 구하기 위한 방편일 뿐입니다! ”


“ 안다. 안다 이놈아! 이 중년의 몸이 보시가 되어 기꺼이 궁주의 목숨을 살린다는 그 기쁨에 잠시 방심하여 내가 궁주보다 공력이 약하다는 사실을 잊은 게다. 허나 아직 우리의 연(緣)이 남아있어 네놈이 내 곁을 지키게 했구나. ”


겨우 한마디를 던지고는 고개가 옆으로 툭 꺾였다.


“ 아앗 스님! 안되겠구나! ”


더는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이미 옷은 모두 벗어던져 발가벗은 몽아의 몸이다. 손을 뻗어 만아선니의 두 다리를 한껏 벌리고 그 사이로 허리를 들이 밀었다.


“ 으흐흑! 어서... 어서! ”


만아선니의 입에서 다급한 소리가 흘렀다.
치미는 화열에, 이제는 스스로도 참지 못할 지경에까지 다다른 느낌이다.
만아선니의 하체에 바짝 다가앉아 내려다보는 몽아의 눈 속에 들어온 그녀의 모습은, 참고 또 참으려 찡그린 얼굴이었으나 그 표정은 어이없게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어느새 만아선니의 두 손은 몽아의 팔을 으스러지게 쥐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한 번도 남자를 받아들여보지 않은 순백한 몸이기에 본능적인 두려움이었다.


“ 으헉! ”


만아선니가 바튼 호흡을 내뱉었다.
몽아의 허리가 바짝 다가들자 그 우람한 하체가 불같이 뜨거워진 자신의 비소를 건드린 것이다. 그러나 몽아는 그 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는 듯 단단히 작정을 하고 한 번 더 허리를 힘차게 밀었다.
     
“ 헉, 흐흑! 아... 안돼! ”


고통을 참으며 애처롭게 뱉어내는 말과는 달리 만아선니는 몽아가 침입하기가 수월케 두 다리를 더욱 벌려주며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선니의 두 다리는 이제 몽아의 마음을 편히 만들어주기 위해 순종하는 여인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 헉! ”
 
선니의 고운 입술에서 힘겹게 참는 신음이 터졌고, 그것을 신호로 몽아의 건실한 육체가 선니의 소중한 곳을 꿰뚫었다.
만여궁주의 치열한 열기가 뿜어져 나와 선니의 그곳으로 모두 모여들어, 그녀의 비궁은 끓어오르는 열화로 불타버릴 것만 같았다.


“ 어어? ”


과감하게 진입하던 몽아의 육체가 한순간 무엇에 막힌 듯 더 이상의 전진을 못할 때서야 겨우 몽아는 선니의 얼굴을 바라볼 수가 있었다. 아직은, 아직은 아무도 근접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비소(秘所), 청정도량의 그 성신(聖身)은 순결무구(純潔無垢)한 처녀의 몸이었다.
뻐근한 충만감이 아랫도리에 엄습하자 선니는 그 작열감을 견디지 못해 눈을 찡그리며 뒤척였다. 그 순간에도 선니의 입에서는 무심코 조그만 소리가 흘러나왔다.
 
“ 흐흑... 아파, 아프다. 그래,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이 몸 하나 희생해 목숨을 살리라는 인과(因果)이겠지! ”


그 소리에 몽아가 허리를 조금 뒤로 물렸다. 허나 선니의 두 팔은 몽아의 허리를 부여잡고 멀어지려는 몽아의 진신을 품속에 가두었다.


“ 멈추지 마라. 지금 멈추면 모든 일이 허사가 되고 만다. ”
 
철판도 뚫을 듯 힘차게 흔들리는 사내의 상징을 겨우 곁눈을 뜨고 바라보며 안타까이 부르짖는 선니의 음성에 몽아는 다시 한 번 결심을 다잡았다. 그리고 선니의 소중한 그곳에 더 한층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 아학... 아아! ”


아픔을 참는 비명소리다.
고통을 동반해 작열하는 선니의 샘에서는 뜨겁게 끓는 애액이 흐르고 그에 때맞추어 만여궁주의 열화는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청정(淸淨)하고 백설 같은 육신이 어쩌면 농염한 빛을 띠는 듯도 했다. 하지만 한번의 경험도 없는 그 성신이 신천지를 파고드는 아픔을 용케도 참고 있었다. 그 고통을 참는 만아선니의 표정이 한순간 몽아를 망설이게 만들었으나 더는 아무 말 없이 오직 화마를 제거하기에만 심혈을 기울였다.
 
“ 학.. 하악! ”


선니의 엉덩이가 들썩였다. 점점 몽아의 율동에 맞추어, 만여궁주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화를 받아들이며 한 걸음 한걸음 동화되는 순간이었다.


“ 끄... 끄으으... ”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과는 달리 선니의 섬섬옥수는 몽아의 목덜미에 휘감기고, 가느다란 손가락은 어느새 어깨에 파고들어, 비록 아픔에 찬 신음소리지만 교태롭고 감미로운 선니의 교성이 선방에 울려 퍼졌다.
그들의 곁에 누어있는 만여궁주의 육신은 이제 생기를 되찾아, 시신처럼 차갑던 전신에 따듯한 온기가 돌고, 점점 고조되는 두 사람의 행위는 이제 열락의 기쁨까지 드러내는 듯하다.


“ 스... 스님! ”


변화되어 가는 선니의 표정에 당황한 몽아가 멈칫 움직임을 멈추려 하자 선니의 육신이 전률하며 입에서 바튼 소리가 튀어 나왔다.


“ 괜찮다. 아무 염려 말거라! 으흐흑... 이대로, 더... 더 계속... ”
 
포근했다.
신니의 몸속은 마치 고향처럼 포근하고 아늑했다. 그리고 몽아를 몸속의 끝까지 받아들인 육신의 고통은 어느덧 벅찬 환희로 바뀌고 있었다.
드디어 이 청량성신의 몸이 만아궁주의 열화를 모조리 받아들여 그 해열을 몽아를 통해 이루어 내는 순간이었다.


“ 이... 이 순간을 모두는 뭐라고 할까? 오냐, 현(賢)아. 네가 이 중년에게 파괴와 열반을 한꺼번에 가르치는 구나! 허나 잘 되었다. 이렇게 하여 너의 어미와의 인연이 이어지고 또한 언니의 목숨까지 구하게 되는 구나! ”


이제 모든 열기가 서서히 허공 속으로 사라져갔다. 그 순간 만아선니는 감았던 눈을 도저히 뜰 수가 없었다. 어찌됐던 남정네와 몸을 섞은 자신이 아닌가? 발갛게 달아오르는 그 부끄러움을 주체하니 못하는 게 당연했다.


“ 휴우... 이리 되었구나. 어쩌나, 이렇게 되고 말았구나! ”


불가항력의 상황 때문에 어쩔 도리 없이 교합(交合)을 이루고는 한숨을 내쉬는 선니의 실오리가 하나 없는 성신은 아름다움을 떠나 경건하기까지 했다.


“ 스님, 이놈이 스님을 욕보였습니다. ”


“ 그런 말 마라. 이게 어찌 너의 탓이더냐! ”


“ 용서하소서. 이놈의 소행, 후일 죄를 청하리다. ”


“ 아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 목숨은 중하다. 어찌 너의 잘못이라 치부를 하랴! 휴우... 참으로 나쁜 언니로구나! ”


그 말은 자신이 몽아를 받아들였다는 현실을 원망하는 말이 아니라 만여궁주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지극한 행위였다는 의미를 강조하는 언질이었다.
독백처럼 들리는 만아선니의 옥음에 다소곳해진 몽아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이제 혈색이 완연한 만여궁주를 바라보며 한숨 섞인 말들을 나누는 그때, 갑자기 몽아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선방의 창밖에 숨어 조심스럽게 방안을 살피는 기척을 감지한 것이다.


“ 누구냐! ”


얼른 밖으로 몸을 날리려는 그 순간,


“ 호호호 호호호호... 소문이 거짓이 아니었던가? 이 경건한 장소에서도 음행을 저지르다니! 그날 떠들어대던 말처럼 네놈은 과연 색마였던가? ”


문을 열고 들어서는 인물은 뜻밖에 효정(曉晶)이었다.


“ 어엇, 사저가 어인일로? ”


잠시 당황한 몽아가 급히 옷을 추스르며 효정의 앞으로 다가갔다. 허나 그녀의 얼굴에는 냉냉한 기운이 감돌았다.


“ 사부의 시신을 이곳에 훔쳐 곁에 두고는 광란의 음행을 저지르다니! 대사, 대사가 누군지는 모르나 참으로 한심한 여승입니다. ”


싸늘한 시선으로 선방을 일별한 효정이 노기가득한 소리를 뱉었다.


“ 사저... 그게 아니오. 잠시만 좌정하시오. ”


“ 시끄럽다. 누구에게 사저라 부르는가? 나는 너처럼 패륜인 사제를 둔적이 없다. ”


“ 아니오, 그게 아니오 사저! ”


“ 이놈, 그 입 다물라. 네 놈의 감언에 속아 나의 몸까지 네놈에게 바친 내가 미친년이었다. 대사, 어디 이놈을 위해 변명의 말이라도 해 보시구려! ”


그 같은 효정의 태도를 본 몽아의 얼굴에 노기가 피어올랐다.


“ 사저, 조용히 자리에 앉지 못하오? 이 스님은 그리 함부로 대할 분이 아니오. 더는 경거망동 말고 자리에 앉으시오. ”


서슬 퍼런 몽아의 호통에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잡는 효정의 표정은 그래도 잔뜩 부어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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