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렘 파이레츠2 -09-
제6장 밀약
“그래, 다르타니스제독은 죽었나……”
유령선토벌작전을 무사히 완료한 리카르도가 귀국 전에 해상도시 브라키아의 내해에 들어가자 곧 브라키아 총독 바넷사는 태그보트를 타고 찾아왔다.
입항하지 않은 것은, [비천야차]를 침몰시킨 것으로 인해 카를로타 왕국의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바넷사는 잠시 묵념을 했다.
아무래도 자국의 제독과 선원들이 해적으로서 말살 당했다는 것은 그 나름의 감개가 있는 모양이다.
리카르도는 [비천야차]의 선원들에게 일말의 동정도 보내지 않았지만 바넷사의 기분을 생각해서 묘한 표정으로 일렀다.
“카를로타왕국의 배신행위를 발표하게 되면, 반연합왕국동맹의 연대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극히 정치적인 판단에 의해, 유령선과 [비천야차]는 다른 일로 취급하겠어요. 알고 계세요.”
“알았습니다. [비천야차]는 행방불명, 암초에라도 부딪힌 거겠죠.”
공식적으로는 그렇게 덮어둔다. 물론, 카를로타왕국의 수뇌부나 관계자는 늦던 이르던 진실을 알게 될 것이고, 국내 외의 식자도 그것을 간파할 것이다.
하지만, 정치라는 건 외형이 중요하다. 엉성해 보이더라도, 덮어두지 않으면 안되는 게 있다.
바넷사는 갑자기 깊이 고개를 숙였다.
“전하께 괜한 수고를 끼쳐드렸습니다.”
“아뇨. 우리야 말로, 총독에게 많은 신세를 졌습니다.”
“에바린 왕녀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음”
리카르도의 옆에 앉아있던 에바린은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덧붙여 공식적인 석상이기 때문에 전투도끼는 자기 배에 놓아두고 온 듯하다.
그 소녀가 왼쪽 허벅지를 약혼자의 오른쪽 허벅지에 밀착시키고 있는 것을 눈치 cos 바넷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후훗. 왕녀님도 훌륭히 전하의 여자가 되신 것 같군요.”
“어, 어떻게 아는 거야.”
당황하는 에바린에게 바넷사는 부자연스럽게 얼굴을 가까이 해 코를 킁킁거렸다.
“그거야 처녀냄새가 사라졌으니까요.”
당황해서 자신의 체취를 맡아대는 에바린에게 바넷사는 못견디겠다는 모습으로 천정을 올려다보며 웃었다.
에바린이 당황하고 있는 모습이 귀여워서, 리카르도까지 따라서 웃어버렸다.
새침한 표정을 지은 에바린은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장난에 넘어갔다는 것을 알아 차렸다. 새빨간 얼굴을 숨기며 치켜 뜬 눈으로 노려보았다.
임무를 끝냈다는 안도로 화목한 분위기의 회담이 되어갔지만, 잠시 후 표정을 바꾼 바넷사는 리카르도의 눈동자를 정면에서 마주보며 질문했다.
“전하. 한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뭐죠?”
바뀐 분위기에 리카르도는 자세를 바로 했다.
“해군에 몸을 담게 되신 전하는 무엇을 바라고 계십니까?”
“비취해의 평화와 안정입니다.”
그 주저함 없는 대답에 옅게 쓴웃음을 지은 바넷사는 가볍게 눈을 감고,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고 다시 눈과 입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만 하는 말입니다만. 카를로타왕국은 가까운 시일 내에 반연합왕국 진영에서 탈퇴할 겁니다.”
“예?…… 벌써 [비천야차]호의 일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까?”
역시 [비천야차]를 침몰시켜버린 것은 정치적인 실수였던 건가 하는 생각에 리카르도는 당황했다.
“아뇨. 이번 [비천야차]호의 격침으로 국론이 비등한 것이 아니라, 아무래도 다르타니스가 만든 흐름이 높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인 모양입니다. 저로서는 그 움직임을 멈출 수 없습니다.”
“어, 어째서죠!”
바넷사를 카를로타왕국 안에서도 반연합왕국동맹파의 인재라고 인식하고 있던 리카르도는 무심코 안색을 바꾸고 허리를 들썩거렸다.
역시 그 고문 비슷한 심문에 원한을 품게 된 게 아닌가 하는 후회를 했다.
그것을 바넷사는 진지한 얼굴로 제지하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당연히, 에트루리아 왕국은 토벌군을 파견하려 하겠죠. 전하에게는 그 토벌군의 사령관이 되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대군세를 파견할 때는 형식적이라고는 해도 최고사령관으로 왕족을 임명하는 것은 dgms한 있는 일이다. 에트루리아 왕국의 왕족 중에서 바다에 관해서는 제일인자라고 할 수 있는 리카르도가, 그 자리에 앉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살을 맞댄 여자와 싸우는 것은 유쾌하지 않다. 뭐라 말을 잇지 못하는 리카르도 앞에서 바넷사는 무겁게 선언했다.
“그 때에 맞춰서 제가 내응하겠습니다.”
“그, 그 말은……”
예상치 못한 제안에 리카르도는 말을 잃었다.
“이미 다르타니스 제독도 잃었고, 거기다 저까지 내응하게 되면 카를로타왕국은 견딜 수 없습니다. 순식간에 전하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하는 군사적인 영웅이 됩니다.”
“……”
바라마지 않는 일이지만, 좋아도 너무 좋은 이야기다.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리카르도의 얼굴을, 바넷사는 도발하듯이 마주보았다.
“그리고, 전하는 다음 단계를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그 뒷면에 숨겨져 있는 말의 의미를 알아챈 리카르도는 마치 뱀 앞의 개구리처럼 식은땀이 솟아났다.
“본국에서는 시그레인 전하가 뭔가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고 계시죠.”
“……불온하다니?”
갈증을 느낀 리카르도는 신음하듯이 질문했다. 바넷사는 우아하게 홍차를 한 모금 마셨다.
“에트루리아왕국도 역시, 비취해에 사는 해양민족국가입니다. 육전에 끼어든 현 상황을 국민들 대다수가 불만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상태. 국책의 전환에는, 머리를 교체하는 것이 가장 빠르겠지요.”
과연 이렇게 젊은 나이에 총독까지 오를만한 여걸이다. 꼬리 하나만 잡아도 순식간에 그 전체를 파악한다.
외알안경을 빛낸 바넷사는 담담하게 현 상황을 분석해 보였다.
“현재 해안국가중에 연합왕국과 손을 잡고 있는 세력은 결국은 쭉정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단지 이용당하고 있을 뿐입니다. 연합왕국을 이용해서 비취해를 지배하고자 하는 기개도 역량도 없지요. 하지만, 에트루리아왕국은 다릅니다. 뒤에 연합왕국이라는 방패를 얻는다면, 충분히 비취해를 석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넷사는 의자에서 일어서면서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신하의 예를 취했다.
“이번 일로 저도 통감했습니다. 연안의 동포들과 싸우는 시대를 끝내기 위해서는, 통일된 정권이 필요합니다. 저도 남해의 해적왕의 일익을 담당하고 싶습니다. 부디 신하의 말석에라도 자리하게 해주십시오.”
“에, 에 저기……”
마음은 기쁘지만, 너무 갑작스러워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곤혹스러워 하는 리카르도는 옆자리의 에바린의 얼굴을 쳐다봤다. 하지만 항상 활달한 소녀도 이럴 때만은 리카르도와 같은 표정을 하고 있다.
그런 왕족들을 대신해서 그림자처럼 뒤에 서있던 로제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동료를 버리고, 조국을 배신하겠다니, 그런 여자 말을 믿을 수는 없습니다.”
“신뢰 말인가요. 제 눈알을 하나 정도 뽑아 드리면 괜찮을까요?”
얼굴을 들고 빙그레 웃은 바넷사는 외알 안경을 벗고, 오른 손 검지와 중지, 엄지 세손가락을 오른쪽 눈에 겨누었다.
“그, 그만하세요.”
리카르도는 당황해서 바넷사의 오른 손을 붙잡았다.
“그럼 믿어주시는 거예요?”
리카르도의 손을 꼬옥 잡은 바넷사의 얼굴은 가까이에서 보니 필사적이었고, 그 눈가에는 어슴푸레 눈물까지 고여 있다.
“……네.”
여자의 눈물에 놀라 고개를 끄덕여 버린 리카르도의 등 뒤에서 에바린이 호통을 쳤다.
“잠깐, 리카르도, 그런 얄팍한 연기에 홀딱 넘어가버리면 어떡해. 이 여자가 에트루리아에 밀서를 보내기라도 하면, 넌 끝이라구!”
“어렵네요. 어떻게 해야 제 마음을 믿어주실까요?”
대담하게 웃는 바넷사의 눈매는 순식간에 형형하게 빛나는 야심가의 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연기에 속았다는 분노보다도, 그녀의 굉장함과 필사적인 노력을 본 느낌이 든다. 신용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던 하겠다는 자세다.
그렇다고 해도, 눈알을 뽑아내거나, 손가락이라도 자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때 로제가 구명줄을 내려보내 주었다.
“당신이 믿는 신에게 맹세하세요. 그리고 제모를 하겠습니다.”
“……제모라니, 거시기 털을 민다는 말이야?”
아무리 바넷사라고 해도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떴다. 리카르도도 놀라서 신뢰하는 참모를 뒤돌아보았다.
“잠깐, 로제씨.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에요?”
로제는 유리구슬 같은 눈동자를 리카르도에게 향하며 사무적으로 설명했다.
“제모는 예속되어있는 여자에게 자기 자리를 알게 해주는 좋은 수단입니다.”
침대에 같이 올라 온 여자가 거시기 털을 밀었다면, 보통 남자는 놀라서 위축된다. 그것은 그 여자가 다른 남자의 소유물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보이기 때문이다.
즉, 제모를 한 여자는 바람을 피우기 어렵다. 그래도 하는 여자는 하겠지만, 적어도 정신적인 장애물이 하나 늘어난다.
그것은 질투심이 심한 남자가, 여자를 정신적으로 구속하기 위한 기술이다. 그것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알았어요. 저는 리카르도님에게 걸기로 결심했어요. 이미 그렇게 결심한 이상, 뭐든지 하겠어요.”
곧바로 대답한 바넷사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손에 들고 있던 지휘봉을 양손으로 잡고 내밀었다.
“해룡신이여, 저의 이름은 바넷사. 저의 충성을 리카르도님에게 바치겠습니다. 만약 계약을 어겼을 때는, 바다에 빠져 죽을 겁니다.”
리카르도는 지휘봉을 받아, 키스를 하고 돌려주었다. 간단한 충성의 의식이다.
“그럼, 제 충성의 증거로서, 부디 음모를 깎아주시길.”
흑갈색 앞머리를 쓸어 올리면서 일어선 바넷사는 그 자리에서 검은 롤라이즈 바지와 적자색 V백 팬티를 내렸다.
양쪽으로 예쁘게 퍼진 눈물모양의 골반, 그 중앙을 장식하고 있는 요염한 흑갈색 짙은 음모는 성숙한 여자다운 역삼각형으로 손질되어 있다.
(예쁜 음모구나. 바넷사씨한테 잘 어울리고 있는데, 아깝네.)
깎아 내는 건 상당히 아쉽다고 생각한 리카르도 앞에 옆방에서 종자처럼 대기하고 있던 마리온, 마사, 지미가 세숫대야에 따듯한 물을 담아, 타월과 면도칼을 가지고 왔다.
소파에 가랑이를 크게 벌리고 앉은 바넷사는 고간을 뜨겁게 젖은 타월로 덮었다.
“그럼, 전하. 이제 부탁드립니다.”
준비를 마친 로제가 재촉하자 리카르도는 당황했다.
“뭐? 내가 깎는거야?”
“네. 첫 제모는 주인이 되는 남자가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저도, 어차피 깎을 거라면, 리카르도님이 깎아주시길 바래요♪”
바넷사가 달콤한 목소리로 애원해 오자, 리카르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면도칼을 받아들고, 바넷사의 다리 사이에 똑바로 앉았다. 젖은 타월을 로제가 걷어내 고간을 드러냈다. 부드럽게 젖은 흑갈색 음모에 칼을 댔다.
그 누님의 음순은 안에서 소음순이 크게 삐져나와 있는 타입이라, 실수로 꽃잎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차가운 칼날로 신중하게 깍아 나갔다.
리카르도의 등뒤에는 에바린, 마리온, 마사, 지미 등이 다 같이 모여 구경하고 있는 중, 치구의 긴 털, 음순 좌우의 짧은 털, 이어서 외음부에 곱슬거리는 털에, 항문 주위의 솜털까지 깨끗하게 면도했다.
“하으……그, 그런 곳 까지……”
똥꼬털까지 깎이고 있다는 것을 안 순간, 아무리 여걸이라고 해도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나 뜨겁고 음탕했다.
그다지 거기까지 면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면도하고 있는 동안에 재미있어져 버린 리카르도가 장난을 한 것이다.
수치심이라는 것은 여자에게 미약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그 때문인지, 미육이 바들바들 경련하면서, 찌륵 찌륵 넘치는 애액이 항문까지 흘러갔다.
“후우~……끝났습니다.”
리카르도는 마지막으로 젖은 타올로 사타구니를 닦아, 젖어있는 애액까지 닦아냈다. 리카르도 나름의 배려였다.
“자 여기”
눈치가 빠른 마사가 보라색 로브 안쪽에서 손거울을 꺼내 똥꼬털 한올까지 깍여 피로감에 사로잡힌 누님의 다리사이를 비추어주었다.
바넷사는 조심조심 자신의 가랑이를 들여다보고는 “앗” 하고 작은 비명을 질렀고, 창피하다는 듯이 오른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 이건 상상한 이상으로 부끄럽네요. 서늘서늘한게 굉장히 불안해요. 마치 갓난아기라도 된 기분이에요.”
“갓난아기는 이렇게, 꽃잎이 비집고 나와 있지 않은데 말야.”
마리온이 키득키득 악동스럽게 웃었다.
굴욕으로 얼굴을 붉힌 바넷사였지만, 다른 한손의 손가락 끝으로 민둥산이 되어버린 자신의 가랑이를 사랑스럽게 어루만지면서, 넋을 잃은 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뭐, 이건 제가 리카르도님에게 충성을 맹세한 증거인 동시에, 노예라는 증거로군요.”
얼굴을 든 바넷사가 리카르도에게 물었다.
“……그런데 전하는 여자의 제모를 하는 취미가 있으셨습니까?”
“아니, 처음이에요.”
바넷사의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로 진하고 퇴폐적인 색기에 리카르도가 두근두근거리면서 대답하자, 빽보지 누님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후훗……, 전하의 여자는 굉장히 많지만, 제모를 하실 정도로 사랑받고 있는 건 저뿐이라는 거군요. ……좋아요. 오싹오싹해요.”
묘한 우월감에 사로잡힌 듯 한 바넷사를 보며, 다른 여자들은 뭔가 분하다는 얼굴을 했다.
지미가 삐죽 삐죽 리카르도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저…… 리카르도님이 원하신다면, 저도 깎아주시지 않을래요?”
“뭐? 아, 아니, 괜찮아! 내가 털 없는 여자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럼, 그럼. 리카르도님에게 제모 받은 여자는 나만으로 충분♪ 아아……”
긴 다리를 과시하듯 일어선 바넷사는 기분 좋게 다리를 벌리고 양손으로 민둥산을 애무했다.
살 틈 속에 고여 있던 애액이 갈색 허벅지를 타고 흘렀고, 또, 손가락 끝으로도 방울방울 이슬이 되어 맺혔다. 그 지나치게 음탕한 모습은 주위를 압도했다.
망연한 표정으로 자신의 치태를 보여주고 있던 바넷사는 방안에 걸려 있던 그물침대로 눈을 돌렸다.
그것은 리카르도가 가면을 취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때로는 마리온, 마사, 지미와의 밀회에도 이용하기도 하지만…….
거기에 가볍게 허리를 걸친 바넷사는 다리를 크게 벌리고 도발해왔다.
“리카르도님, 어서 당신의 전용이 된 육노예를 범하시면서 충성을 시험해 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꿀꺽……”
리카르도는 침을 삼켰다.
단순히 음모가 유무지만,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보이는 게 전혀 다르다. 묘하게 신선하게 보이는 게 희한했다.
(게다가 벌써, 바넷사씨는 내 여자니까.)
제모를 함으로 인하여 이 여자는 자신의 것이라는 독점욕이 싹틔웠다.
지금까지 섹스를 하면서도 어딘가 스쳐지나가는 여자라는 의식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여자인 것이다.
리카르도가 흐느적 흐느적 유혹당하고 있는 본 에바린이 끼어들었다. 그리고 허리에 손을 대고 도둑고양이를 노려봤다.
“잠깐, 너. 약혼녀 앞에서 섹스를 하자고 하다니, 배짱 좋네.”
“어머, 공주님도 참, 리카르도님에게는 관심 없는 것처럼 구시더니, 질투하고 있군요♪ 꽤나 귀여운 데가 있네요.”
놀리듯이 지적당한 에바린은 불현듯 동요의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바로 기운을 차리고 거만하게, 풍성한 금발을 쓸어올리면서 대답했다.
“지, 질투 따위는 하지 않아. 나와 비교하면 정부따위, 그냥 불쌍한 육변기에 지나지 않으니까.”
“우후후, 그렇군요. 그럼, 이 불쌍한 암퇘지는 주인님의 은총을 받도록 하겠어요.”
“……!”
말을 잃은 에바린은 가만히 서서, 반론할 말을 찾지 못했다.
성숙한 여자와 어린 계집애 사이에는 아직 역량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인님, 빨리요~♪”
보여주듯이 비음을 섞은 암컷의 목소리에, 리카르도의 마음은 사로잡혔다.
(에바한테는 미안하지만, 빨리 바넷사씨랑 하고 싶다. 오늘 하지 않으면, 다음번에 할 수 있을 때는 상당히 시일이 지난 뒷일테니까……)
재촉을 받은 리카르도는 매우 서둘러서 바지를 내렸다.
활기 찬 양물이 띠용하고 튀어 나와 배꼽 가까이까지 솟아 있다.
제모를 할 때부터 이미 임전태세를 완료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녀의 음부를 희롱하면서 흥분하지 않는 소년이 있을 리가 없다.
그의 철판이라도 꿰뚫을 듯한 육창을 쥐고 돌격하려 하는 리카르도를 보고 에바린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잠깐, 너. 왜 이런 변태음란 여자가 하자는 대로 하는 거야. 바람피지 말란 말은 하지 않겠지만, 좀 여자를 고르란 말야.”
“어, 저기 그러니까, 나도 고르지 않는 것은 아니야……”
꿀럭꿀럭…… 이슬이 넘치듯 흐르는 자지를 잡은 채 여유를 잃은 리카르도는 다리라도 엉키는 게 아닐까 싶게 서두르면서 변명했다.
“섹스에 적극적인 여자가 멋지잖아. 에바도 처음에, 갑자기 내 자지를 잡았잖아.”
“그, 그건……”
입을 다문 에바린의 뒤에서 마리온이 짓궂게 중얼거렸다.
“헤에~ 두분의 첫 섹스는 역시 에바린 전하가 덮친 거구나.”
“응, 굉장했어. 갑자기 손으로 대딸을 해주더니 그 다음엔 발을 핥게 했으니까.”
“바, 바보 말하지마. 그건 네가 너무 흥분해 있으니까……”
첫 정사를 폭로당한 에바린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머리위로 김이 올라오는 듯한 분위기로 혼자 둘러대다가 폭발했다. 그 광경이 재미있어서 일 것이다. 이어서 마사까지 놀렸다.
“갑자기 발을 핥게 했다구요? 과연 왕녀님은 다르네요. 저희는 전하께 발을 핥으라고는 절대 말씀 못 드릴 거예요.”
“아냐, 틀려. 나는 변태가 아니라니까!”
그런 음담패설이 오가는 와중에 바넷사는 검은 셔츠를 들어 올려 풍만하게 부푼 젖을 드러내면서 교태를 부렸다.
“자 전하, 빨리~ 해주째요~”
“저, 저기…… 에바. 하여튼 그러니까, 나 바넷사씨한테 넣어도 괜찮은 거지?”
리카르도가 조심조심 분노한 소녀에게 질문하자, 에바린은 팔짱을 끼면서 훽 고개를 돌려 방구석을 보면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네 맘대로 하면 되잖아!”
“다행이다. 바넷사씨, 그러면 넣을께요.”
일단 약혼녀의 얼굴을 쳐다본 바람둥이 소년은 용맹하게 치솟은 자지를 잡고 돌격했다.
바넷사의 양 다리를 끌어안고 아무것도 가리는 것이 없는 비렬에 잇댄다.
“앙♪”
쯔벅…….
바넷사는 이제 참을 수 없다고 말하는 듯이 교성을 지르면서, 리카르도의 뒷덜미를 끌어안았다.
쯔걱, 쯔즉쯔즉쯔즉…….
음탕한 물소리와 함께 뜨겁게 숙성된 질구멍으로 남근이 밀려들어갔다.
일명 대면입위라 부르는 자세다. 에바린의 질만큼 보들보들하지는 않지만, 풍부하고 부드러운 주름이 육봉을 꾸욱 꾸욱 조였다.
(크으~ 이렇게 미인에 머리까지 좋고 멋진데다가, 이 문어빨판 같은 보지를 가진 바넷사씨가, 이제부터 나만의 것이다!“
똑바로 선 리카르도는 자지 하나로 여체를 지탱하고 있다.
물론 리카르도의 허리힘만으로 여자 한명을 안아드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물침대가 뒤에서 받쳐 주고 있어서 처음으로 가능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기본상으로는 자지 하나로 여체를 들어 올리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낄 수 있어서, 굉장히 즐거웠다.
흥분한 리카르도는 정신없이 팡팡 허리를 쓰기 시작했다.
“아앙, 굉장해. 하아…… 하아……기, 깊어요. 아, 안쪽까지 징징 찔리고 있어♪ 뜬다. 떠요. 몸이 떠올라요♪”
쯔팍, 쯔벅, 쯔박…….
그물침대의 탄력에 의해 바넷사의 몸이 힘 있게 아래위로 출렁댄다. 그 때문에 부유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자지도 역시 평소 이상으로 강하게 자궁입구를 두드리고 있는 듯하다.
(큭, 굉장해, 찌르면 찌를 수록, 정말로 문어빨판처럼 꾹꾹 조여와서 기분좋아)
자신의 자지로 여성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쁘다. 리카르도는 허리는 물론이고 무릎까지 굽혔다 피면서 찔러올렸다.
그 등 뒤에서는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라는 표정의 에바린이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질책했다.
“믿을 수 없어. 너 이렇게 사람들 많은 데에서 잘도 하는구나.”
에바린이 지적한 대로 이곳에는 로제, 마리온, 마사, 지미가 서로 얼굴을 붉힌 채 두사람의 정사를 견학하고 있다.
아무리 리카르도라도 상황이 좀 그렇다는 것을 느끼며 변명했다.
“윽, 그치만, 그치만 말야. 여기 있는 모드는, 저기……내 여자니까, 이제 와서 부끄러워 할 사이가 아니랄까 뭐랄까……”
음란한 성생활에 익숙해져있던 리카르도는 에바린에게 지적당할 때까지 부끄러움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눈치챈 에바린은 질린 듯한 얼굴로 탈력했다.
“아무리 나라도, 네가 이렇게 호색가일거라고는 예상못했어.”
“좋아, 좋아, 좋아요~♪ 리카르도님이ㅡ 자지, 저의 보지와 굉장히 상성이 좋아, 좋아요, 앗, 앗, 앗 아앙……”
새소리처럼 찢어지는 교성을 지르는 바넷사를 에바린은 경멸스럽다는 듯이 노려보았다.
“정말이지. 약혼녀인 나를 방치해놓고, 기분 좋게 즐기고 있다니, 진짜 짜증나는 여자야.”
그런 에바린에게 반다나 소녀 마리온이 쾌활하게 제안했다.
“그러면 공주님도 참가하시면 되지 않아요?”
“뭐!”
그런 발상은 전혀 하지 못했던 모양인지 멍한 표정을 한 에바린에게 딸기색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묶은 마사가 대답했다.
“섹스는 꼭 일대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규칙은 없어요. 저희들도 자주 셋이서 리카르도님의 상대를 하는 걸요.”
“너, 너희들 그런 짓을 하고 있었어?”
에바린은 상상도 못했다는 표정을 했다. 과연 좋은 교육을 받은 만큼 난교라는 발상은 전혀 못했던 모양이다.
“모두 같이 하는 건 즐거워요♪”
밤색 머리카락에 하얀 리본을 단 지미가 밝게 대답했다.
“너라는 남자는……어느 정도로……색마인거지……”
현기증이 난 듯한 모습으로 머리를 부여잡은 에바린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으악, 엄청 화내고 있다.)
에바린의 등뒤에서 분노의 오러가 피어오르는 것을 느낀 리카르도는 큰 두려움을 느꼈지만, 문어빨판과도 같은 질구멍에 들어간 남근의 쾌감은 계속되었고, 허리만은 들썩들썩 크게 움직이고 있다.
“좋앗! 좋아요♪ 전하의 자지와 저의 보지의 상성은 최고에요♪ 전 이 자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거에요♪”
바넷사는 쾌감이 빠짓듯, 하지만 일부러 과시하듯 소리쳤다.
(자, 잠깐 바넷사씨, 그렇게 에바린을 도발하지마.)
쾌감에 자신을 잊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바넷사의 눈가가 웃고 있다. 분명히 에바린을 의식하고 즐기고 있는 것이다.
바넷사의 상체를 억누르고, 입술을 찾자, 그에 응해 바넷사도 입술을 겹치고, 탐욕스럽게 입맞춤을 한다.
(이제, 어떻게 되도 나는 몰라)
얼굴을 비스듬이 해, 앞니가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서로의 입안을 강하게 빨아들였다.
뜨거운 혀가 소년의 혀에 엉겨 붙는 감촉에 지지 않고, 질주름도 역시 자지에 엉겨 붙어 빨아들여 온다.
혀와 남근, 두 곳을 빨리는 쾌감에 취한 리카르도의 허리는 자연히 끄덕끄덕 움지경, 서로의 입술에서는 타액이 넘치고 성기의 결합부에서는 애액이 넘쳐 방울방울 바닥에 떨어졌다.
“크윽”
눈 앞에서 약혼자와 그의 성노예의 정사를 관찰하고 있던 에바린은 신음소리를 내더니 등을 돌렸다.
(어라, 이대로 나가는거야?)
에바린의 질투가 폭발하는 건 무섭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대로 나가버리는 것도 외로운 리카르도였다.
하지만 호색소년의 걱정은 아무래도 기우에 지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에바린은 방금 전 바넷사가 앉아있던 소파에 떨어져있는 지휘봉을 주워 되돌아왔다.
(에?, 그걸 어디다 쓸 작정이지……?)
당황한 리카르도는 탐욕스러운 입맞춤을 멈추고 말했다.
“저기…… 에바, 폭력은 안쓰는 방향으로……”
“알고 있어. 나도 그렇게 야만적이지는 않아.”
에바린은 오른 손에 든 지휘봉을 왼쪽 손바닥에 내려치면서 공작석 같은 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내면서 빙그레 웃었다.
“하지만, 리카르도의 노예 주제에, 나를 얕보는 태도는 그대로 둘수 없지.”
그 분위기에 겁을 먹은 리카르도가 입을 다물었다. 눈 앞에서 결합한 남녀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인 에바린은 그물침대 아래로 몸을 낮추었다.
쯔벅쯔벅쯔벅…….
에바린의 눈 앞에서 그물침대의 그물눈 너머로 남녀의 결합부가 보이고, 거기에서 방울방울 뜨거운 이슬이 떨어져, 시건방진 얼굴을 적셨다.
“엉덩이 구멍까지 뻐끔뻐끔거리다니, 천박해. 하지만, 노예인 당신한테는 어울릴지도.”
얼굴에 떨어지는 애액을 성가시다는 듯 닦아낸 에바린은 왼손으로 지휘봉을 거꾸로 잡았다.
그리고 지휘봉의 손잡이 부분을 그물망을 통해 찔렀다. 그 앞에 있던 것은 바넷사의 항문이었다.
“히익, 뭐야!”
갑작스러운 이물감에 놀란 바넷사는 신경쓰지 않고, 에바린은 지휘봉을 동성의 항문에 푹푹 찔러넣었다.
“하아아아아아아……”
바넷사는 참지못하고 절규를 토했다.
질구멍도 꿈적꿈적 조이며 남근을 쥐어짰다. 게다가 질구멍과 항문 사이의 육벽은 의외로 얇은 것이라 자지 뒤편을 끄적끄적 자극해 온다.
“에, 에바 뭐해!”
“후후후, 성노예는 아날로도 느끼도록 조교당하는 거잖아. 내가 해줄게.”
리카르도는 그건 편견이야,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지금의 에바린에게는 거역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으로 입을 다물었다.
(게다가, 바넷사씨의 엉덩이 구멍은 내가 충분히 확장해놓았으니까, 지휘봉 정도라면 괜찮을거야.)
리카르도의 계산은 모르는 에바린은 가학적인 웃음을 띠운 채로 지휘봉를 빙글빙글 돌려팠다.
“히익~…… 좋아, 아앙♪ 아아앙♪”
원래 아날로 느끼는 소질이 있었던 데다가 이미 리카르도에 의해 항문조교가 끝난 누님이다.
앞 구멍을 자지로, 뒷 구멍을 지휘봉으로 꿰뚫려버린 바넷사에게는 쾌감의 상승효과가 초래되었다. 완전히 제정신을 잃고 입을 벌리고 침은 물론 눈물까지 흘리면서 몸부림친다.
(굉장해, 바넷사씨의 얼굴이 외설적이야.)
색녀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미녀의 얼굴에 흥분한 리카르도의 허리놀림이 한층 더 빨라졌다.
거기다가 아래에서 결합부를 약혼녀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자, 평소 이상의 흥분이 그녀가 보고있는 불알에서 외음부, 그리고 항문으로 전류처럼 흘러들었다.
“하윽”
촉촉하게 젖은 부드러운 이물로 갑작스럽게 항문을 자극당한 리카르도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허덕임 소리를 흘렸다.
당황해서 뒤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어느샌가 리카르도의 등 뒤로 돌아간 로제가 앉아서 엉덩이 사이를 가르고 항문을 낼름낼름 핥고 있었다.
“로, 로제씨 무, 뭐해요……”
“저도 리카르도님의 여자니까,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고 있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보면 질투가 납니다.”
남자의 항문을 할짝할짝 핥아대면서 검은 유리구슬 같은 눈동자가 촉촉하게 리카르도의 눈을 올려다보고 있다.
(어라, 로제씨, 정말로 질투하고 있어?)
언제나처럼 얼굴 근육이 딱딱한 소녀지만, 오랫동안 함께 지내다보니, 리카르도도 대충 그 표정을 읽을 수가 있게 되었다.
로제가 질투하고 있다는 것은 의외였지만 질투해주는 건 기쁘다. 리카르도는 거부하지 못했다.
“적당히 부탁드려요……”
불결한 장소를 일견 결벽해보이는 소녀의 혀로 핥아지는 것은 굉장히 죄악감이 든다. 하지만 항문이라는 곳은 남자에게도 강한 성감대가 있다.
오싹오싹 거리는 배덕감과 짜릿짜릿한 쾌감이 남자의 몸을 휘감는다.
(그러고보니, 스칼렛도 자주 내 아날을 핥아주었지. 로제씨의 테크닉은 스칼렛으로부터 전수받은 것이니까, 당연히 다음에는……)
부들부들 전신이 떨릴 정도의 쾌감에 리카르도는 그대로 주저앉아 버릴 것 같았지만, 눈 앞의 여체에 남근을 쑤시는 데 집중함으로써 어떻게든 견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