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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 황제 폐하는 15세! 3장 2화

제 글은 의역과 오역이 난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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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왕도 필 발트를 나와, 서남쪽으로 향한지 보름, 2백 20리그. 대륙중원의 광대한 곡창지대는 끝나고, 깊은 숲과 준험한 산지가 전방에 나타난다. 거기부터 조금 더 가면 식키르긴 연합 왕국의 세력권이다.

 끊어지는 않는 첩첩산중과 숲이 구계가 되어, 이 땅은 과거보다 더욱더 복잡하게 나누어져 있었다. 각각의 토지에 왕이 서고, 백성에게 조금이라도 많이 밭과 목장을 주기 위해서, 오랜 기간 서로 다투었다.


 그러던 어느 해, 너무나도 성과가 없는 싸움에 싫증난 왕들은, 한 명의 맹왕을 선택해서 영토 배분에 관한 일절의 일들을 맡기고 화해를 했다. 이것이 연합 왕국의 시작이다.


 하지만, 말썽의 씨앗은 영토 문제만이 아니다. 어깨를 나란히 하는 왕들은, 불만이 생기면 아주 간단하게 분쟁을 일으켰다. 이제는 거기에 익숙해져 버리고 있다.


 지금도 , 몇 천 번째인가 알지 못하는 싸움이, 왕국의 한 구석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침엽수로 뒤덮인 산의 표면에서, 멀리서 들려오는 듯 한 천둥소리를 연상케 하는 소리가 울리고 있다.


 나무의 틈새로부터 보이는 골짜기에서, 작은 불꽃이 무수하게 깜박인다. 검과 검이 부딪치는 빛이다.


 이내, 쿠릉하고 대지를 흔드는 것 같은 울림이 가까워져 왔다.


 깃발과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의 그림자가 쇄도해 온다. 다치고 숨도 헐떡거리는 병사의 무리다.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이 많았지만, 안에는 갑옷이나 홑옷을 검게 태우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 모두 흙탕물 투성이가 되어 있다.


 언덕의 산 중턱에 있는 웅덩이의 앞에서, 패잔병들은 망자와 같이 도망치고 있었다. 크리온은 무심코 소리를 내려고 했다.


「모두……」


「쉿」


 뒤로부터 어깨를 끌렸다. 되돌아보자, 잘 익은 복숭아와 같은 피부와 얼굴 생김새를 한 젊은이가 머리를 흔들리고 있었다. 트레이드마크인 아이와 같은 미소는 아직 남아 있었지만, 그것이 노력의 결과인 것은, 진한 머리카락으로부터 흐르는 피가 본보기라고 할 수 있었다.


 징릿트 제1군 유격 연대장 , 론·넴네이다이다.


「저것은 귀족령으로부터 모아진 제6군의 군사입니다. 저로서는 통솔할 수 없습니다. 서투르게 소리를 내면, 반대로 습격당합니다.」


「그럼 , 제6군의 군단장을 부르면」


「조금 전부터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혀 응답을 해오지 않습니다.」


 넴네이다는 손안의 얇은 장검에게 물었다.


「이봐「탕스타인」, 제6군의 엣센 백작의 응답은 있을까?」


「부정」


 크리온도 듣고 있었으므로, 넴네이다의 조율검에 머무는 금속영혼의 대답을 들을 수가 있었다. 넴네이다는 쓴웃음을 짓는다.


「그렇다는군요. 확실히 당해 버렸을 겁니다. 그 병사들도, 직속 지휘관이 당했기 때문에 완패한 것이겠지요. 무리에게 소리를 닿게 할 수가 있는 것은, 소우지령의 징피아서 장군인나, 혹은 폐하의 성령만입니다만, 장군은 주전선일 것이 분명한 능선 저 편의 골짜기, 그리고 폐하는……」


「……미안 」


 크리온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캬하 하 하,라고 뒤에서 마우스가 웃는다.


「용감한 임금님이 검을 가렸다! 용감한 성령이 소리에 응했다! 그렇지만 성령은 꾸중만, 비에 젖은 것은 임금님의 머리!」


「삼가라, 익살꾼!」


「괜찮아, 론」


 크리온은 넴네이다를 만류하며, 뒤를 보았다.


「마우스가 말하는 그대로 이니까……」


 웅덩이에 숨어 있는 것은 크리온 외에 , 넴네이다 , 마우스 , 크리온의 시종의 시르카 , 식키르긴의 왕자 키오라 , 그리고 불과 수명의 수행원들뿐이다. 이것이, 대륙 제1의 강국과 명예 높은, 징릿트 제국 제1군의, 현재의 전 병력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것만이었던 것은 아니다. 눈 아래의 골짜기에서 최초로 전투를 시작했을 때에는, 정병1만5천이 투지를 불사르고 있었던 것이다. 척후의 보고에 의하면 적은 3천, 간단하게 이길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제1군의 앞에 나타난 적병의 수는, 예측의 6배, 1만 팔천에 이르고 있었다. 게다가 위험을 느낀 크리온이, 성령「즈보르니크」를 부른 탓으로, 형세는 완전하게 역전됐다.


 해왕을 자칭하는 겁 없는 물의 성령, 즈보르니크는 주인의 명령을 거역하고, 강력한 해일을 적이 아니라 주위의 산의 표면을 향해 흩뿌렸던 것이다. 경사면을 달려 오른 수류는 다음 순간 방향을 바꾸어 눈사태를 일으켜 징릿트군을 습격하였다.


 짓궂은 일이지만, 이 때 크리온을 구한 것은, 익살꾼인 마우스였다. 이변에 매우 기뻐한 그가 기성을 높게 하고 뛰어 돌았기 때문에, 크리온의 승마를 포함한 수 마리의 말이 놀라 뛰어달려, 주위의 부하를 몰살시킨 진영으로부터 뛰쳐나와 버렸던 것이다.


 덕분에 크리온은 직후의 해일을 피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 징릿트군의 지휘 계통에는 치명적인 구멍이 생겼다.


 그것만이라면--그것만이라고 하기에는 큰 사고였지만, 제1군의 정병들은 아직 싸울 수 있었을 것이다. 포니 군단장을 시작해서 지휘관이 여럿 있다.


 하지만, 그들이 제일 흐트러진 순간, 믿기 어려운 공격이 적으로부터 쇄도해 왔다. 아니 , 적의 공격이라고 알 수 있었던 것은 조금 후였다.


 그것은 번개였다. 거목도 찢어 버릴 것 같은 격렬한 낙뢰가, 갑자기 해 징릿트군의 한가운데에 쏟아져 내린 것이다. 그 개수는 오십 개 이상에 이르러, 굉음과 섬광은 실로 5분 이상이나 병사들의 감각을 빼앗았다.


 적군이 돌격을 시도하기에는 충분한 틈이었다.


 제1군은 돌파당하고 후방 부대인 제6군에까지 적군이 쇄도했다. 타격전을 지향한 기병 주체의 제1군과 달리, 제6군은 소탕전 지향의 보병 집단이다. 고속으로 돌진해 오는 적군의 기병을 맞아 싸울 힘은 없다. 징릿트군은 졌다.


「내 탓으로, 모두가……」


「아닙니다. 폐하의 탓만이 아니에요」


 빠지는 크리온을 , 넴네이다가 열심히 격려한다.


「불행이 겹쳤습니다. 적의 수는 예상 이상이었고 , 지형도 제1군의 기병에게는 적합하지 않았죠. 원군인 제6군도 너무 심합니다. 지휘자는 아예 없었고, 병사들도 노인이나 신병뿐. 그러니까 귀족령의 군인은」


 다른 인간이 입에서였다면 무책임한 비판으로 들렸을 것이지만, 넴네이다에게는 말하는 자격이 있다. 이렇게 보여도 그는, 제1군에서 가장 용맹한 유격 연대의 지휘관인 것이다.


 그 용맹함은, 이번 싸움에서는 오로지, 무너지고 도망치는 자군의 원호와 황제의 호위에만 향해 있었다. 실전 경험이 부족한 황제 근위군이, 본격적인 전투에 견딜 수 있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적의 방위진에게 단신 돌진해 주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교란하는, 기동 요격전을 자랑으로 여기는 유격 연대로서는, 본의가 아닌 기능이다. 그 행동에 대한 상은 연대 자체의 붕괴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로 괴멸해버렸다면 넴네이다도 웃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혼란 중에서도 상당수의 부하가 살아남았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그는 스스로 황제의 곁을 뒤따르고 있다.


「그러니, 폐하. 낙심하지 말고 다음의 싸움에 대비하시지요. 징피아서 장군의 본대는 져버릴 리 없을 것이고, 네르베의 거리에도 대기 병력이 있습니다. 마을까지 돌아가 군을 재편합시다. 공주님들도 기다리고 있어요.」


 크리온을 향하는 웃는 얼굴은, 남동생을 보는 것 같은 따뜻함이 있었다. 그는, 이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전선에 나올 용기를 가진 황제가, 마음에 들었다.


 크리온은 아직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 등에 살그머니 손을 대는 소녀가 있다. 키오라였다.


「형님, 힘 내 주세요. 나쁜 것은 저입니다. 내 나라의 분쟁에 징릿트의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에……」


 크리온은 키오라를 내려다보았다. 변명하지 못할 정도로 가죽갑옷조차 무거운 것처럼 보이는, 소녀와 같은 소년. 이번 싸움은, 자국에서 일어난 내전의 시말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 아이가 징릿트의 출병을 부탁했기 때문에 일어났다.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크리온 이상일 것이다.


「……으응 , 키오라는 나쁘지 않아. 네가 식키르긴의 할아버지를 도우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크리온은 일어섰다.


「거기다, 이 전쟁은 이제는 징릿트의 전쟁이다」


「훌륭합니다.」


 넴네이다가 가볍게 어깨를 두드린다.


「론 , 네르베의 거리로 돌아가는 길은 있어?」


「지름길이 있습니다. 말을 버리면 통과할 수 있겠지요. 아군의 군사에게도 발견되기 쉽지 않은 곳입니다만, 우리들이라면 어떻게든」


「좋아 , 출발이다」


 크리온과 키오라의 곁에 만칼을 내린 시르카가 그림자와 같이 따르고 주위를 넴네이다들이 둘러쌌다. 마우스는 원숭이와 같이 뛰어올라 숲 속으로 사라진다. 그 사지를 벗어나 슬며시 크리온의 곁으로 돌아온 것을 보면, 그에게는 전술적이라고 하는 것보다 마술적인 생존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


 걸어 나가던 크리온은, 다시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뒤돌아보았다. 말없이 멈춰 선다.


「폐하?」


「저기……」


 크리온이 가리키는 앞을 본 넴네이다는, 골짜기를 사이에 둔 능선의 위에 뒤집히는 한 무리의 깃발을 든 군사들을 찾아냈다. 도주와 추격의 사투가 아직껏 계속되고 있는 골짜기를, 오연하게 내려다보는 것 같은 위치. 넴네이다는 외눈 거울을 눈에 가져다 댄다.


「보리수와 쌍두의 사슴……왕기군요. 누구의 것인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미겐드라……」


「네?」


 키오라가, 굳어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반란군의 중심입니다. 역시 정말이었어. 그 작은 나라가……」


 지켜보는 모두들의 앞에서, 순백의 섬광이 튀었다. 깃발의 아랫부분에서부터 수직에 솟아오른 뢰주가 , 구름에 빨아들여지는 듯 올라가다가 수십으로 나누어져 눈 아래의 벌레와 같은 병사들의 무리에 쏟아진다. 크리온이 얼굴을 찡그렸다.


「심하군……벌써 전력을 잃었다고 」


「역시, 미겐드라 왕족의 성령 공격이군요. 여기까지는 닿지 않는 듯하지만……뭐, 빨리 해산하는 편이 좋겠지요.」


 다시 걸어 나가는 크리온 들의 귀에, 챙챙 하는 낮은 소리가 들려왔다.


 



 징릿트군은 국경 주변의 마을 네르베를 침공 거점으로 하고, 거기에서 왕립 상관에 황제 친정시의 본거지가 되는 원정군진을 열고 있었다.


 원정군진은 친정을 하는 사이, 명목상의 수도가 된다. 사실상의 최고 행정관인 렌다이크 남작은 왕도 필 발트에서 부재중을 지키고 있었지만 , 그 오른팔의 역할을 하고 있는 스미·샴리스타양을 시작으로 많은 문민이 군대와 함께 오고 있었다. 크리온의 가장 친밀한 시녀인 소류타와 제1의 총희인 에메라다도 그 가운데 들어가 있다.


 당사자이기도 하고 군사 고문격으로 크리온과 함께 전선에 나온 키오라와 달리, 소류타들은 네르베까지 오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실은, 두 사람 모두 전선에 나온다고 우겼지만, 제지당했던 것이다.


 전사도 아닌 여자를 낼 수 있는가 하는 징피아서 장군의 의견, 병사의 앞에서 노닥노닥 거려서는 곤란하다고 하는 포니 군단장의 의견, 거기다, 멀리 왕도에서 냉철한 두뇌를 일하고 있는 렌다이크 남작의, 장래의 왕자를 낳을지도 모르는 여성에게, 만일이라고는 하는 일도 벌어져선 안 된다고 하는 엄명이 있던 탓이다.


 이러나저러나 두 명은 네르베의 원정군진에 확실하게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크리온이 간신히 돌아온 것을 보면, 뛰쳐나와 맞이할 것이었다.


 그런데, 뛰어 나오기는 했지만, 들뜨지는 않은 얼굴이었다.


「어서 오세요, 크리온님」 「기다렸어」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 폐하」


 마을의 광장에서 우선 전군에게 황제의 무사를 알리게 한 뒤, 원정군의 진지로 돌아간 크리온을 맞이한 것은, 무엇인가 어려운 얼굴을 한 소류타와 에메라다와 거기다 자주 보지 않아서 익숙하지 않는 한사람의 여자였다.


「응, 어떻게든 돌아왔지만……그녀는?」


 크리온은 그 여자를 응시했다. 브론즈색의 2장을 휘감아, 오른쪽 어깨에서부터 가슴아래까지 하얀 예대를 내리고 있다. 제국정부 문관의 제복이다. 한 손에는 양피지의 다발을 안고 있다. 표정은 웃지 않고, 그야말로 근실하고 정직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입술이 묘하게 붉다. 머리 모양도 약간 긴 금발을 뒤로 묶은 일반적인 것이지만, 진한 머리카락에서 한 가닥 늘어진 머리털이 묘하게 요염하다. 뿐만 아니라 옷 아래의 몸의 곡선도 풍부하고 급격하게 커브를 하고 있다. 체격은 소류타와 비슷한 정도지만, 선이 진한 육감적인 미녀였다.


 전장에서는 별로 여자를 볼 수 없다. 소류타와 에메라다를 조금 기대하며 돌아온 크리온은, 이 여자도 어쩐지 의식해 버렸다.


 소류타가 대답한다.


「남작의 오른팔인 샴리스타 님입니다」


「스미·샴리스타라고 합니다. 처음 뵙습니다.」


 스미가 머리를 숙였다. 순간 옆을 보고, 크리온은 소류타에게 묻는다.


「그녀가 왜 그러는 거야? 두 사람 모두 무엇인가 이상한 얼굴이지만」


「아니요, 이 분이 어쨌다고 말하는 거야가 아니라……」


「설명해드리죠, 폐하」


 스미가 앞으로 나왔다.


「오늘 아침쯤에 , 왕도로부터 폐하의 어머님이 오셨습니다.」


「――에?」


 크리온은 귀를 의심했다. 크리온의 어머니는, 엄청 오래전에 죽었다.


「무, 무슨 소리야?」


「스트르딘 공작의 따님으로 오신, 레자님입니다. 그 분이 폐하에게 알현을 바라고, 멀리에서 마차를 타고 원정군진까지 오셨습니다.」


「레자……스트르딘?」


 여우에게 홀린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크리온에게, 소류타가 귀엣말했다.


「레자님은 전제폐하의 마지막 측실이었던 분입니다. 크리온님의 어머님도 전제폐하의 왕비였으니, 관계상 어머님이라고 하시는 것이……」


「그렇게……되는 것인가」


 크리온은 어떻게든 참았지만, 조금 불만을 가졌다. 분명하게 설명해 주면 좋을 텐데, 스미는 말이 부족하다. 외관대로 , 차가운 여성인 것일까.


 크리온은 한층 더 물었다.


「샴리스타, 그것이 문제야?」


「여기에서는 조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스미는 주위를 둘러본다. 광장에서부터 크리온을 수행해 온 병사들이나 키오라가 있다. 그녀를 대신해서, 이번은 에메라다가 옆에서 이야기 했다.


「무슨 불평을 말하러 온 것 같아, 폐하에게」


「전쟁 중이야. 돌아가라고 해」


「하지만 폐하의 어머님이야. 시녀인 소류타는 격이 달라서 안 돼, 원정군 부장격의 샴리스타씨도 신분이 딸려. 나라도 아직 한 단계 아래」


「나 정도 되어야 겨우 위, 인가……」


「그래. 부탁해요」


「안내하겠습니다. 귀빈실에서 기다리십니다.」


 스미가 그렇게 말하고 뒤돌아 본 순간 , 갑자기 양피지가 휙 흩뿌려졌다.


「어머나?」


 상관입구의 계단에 걸렸던 것이었다. 주저앉아 엄청난 속도로 양피지를 모은다. 소류타가 돕는다.


 그것이 끝나자, 그 전의 새침 뗀 얼굴로 일어섰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척척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어안이 벙벙한 크리온은, 소류타와 얼굴을 마주봤다.


「……뭔가 인상적인 사람이군.」


「일은 제대로 한다.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긴 합니다만」


 소류타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해 했다.


 



 스미의 안내로 귀빈실에 들어간 크리온은 , 또다시 어이없다고 생각해 버렸다.


 의모라고 들었으니까, 한참은 나이차이가 나는 여성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젊디젊은 아가씨였던 것이다.


 게다가 그 아가씨가 , 문을 열었을 때로부터 방의 중앙에 서서, 군청색의 여행 드레스의 옷자락을 손으로 잡으면서 반보 당겨 완벽한 예의를 표했다. 아마 아침부터 쭉 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크리온이 제일 서투른, 정통 귀족의 행동이었다.


 크리온이 앞에 서도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주인이 입을 열 때까지는 절대로 말하지 않겠지. 원래 말을 잘하지 않기 때문에, 당황하면서 크리온은 말했다.


「짐이 크리온 일세야. 거기에 앉아. 짐도 앉을 거니까」


 신하에 대한 말이라 무엇인가 이상했지만, 레자는 예의 바르고 머리를 내려 , 소파에 허리를 내렸다. 크리온은 정면에서 관찰한다.


 눈이 휘둥그레 질 만큼 아름다운 아가씨였다. 희고 단정한 얼굴은 인형과 같이 보였고, 긴 속눈썹 아래에서 유리처럼 보이는 하늘색의 눈동자가 크리온을 응시하고 있다. 땋아 올린 머리카락에는 한 점의 흐트러짐도 없고, 금사 은사와 보석을 포함시킨 드레스의 소맷부리나 가슴팍의 레이스에도, 검은 얼룩 한 점 없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 야상곡이 들려올 듯한, 맑고 고상한 아름다움이 휘감고 있었다.


 진짜 귀족 여자아이다, 라고 크리온은 약간 황제로서는 있을 수 없는 감상을 한다. 혈통으로 말한다면 크리온 쪽이 위지만, 그는 양부모나 다름없는 그렌 델 벨트 후에, 좋게 말한다면 개방적, 나쁘게 말한다면 황실로부터 내버려져 있던 상황이었다. 거기에 비교하면, 레자의 생가인 스트르딘 공작가는 천년에 근접하는 역사를 자랑하는 귀족이며, 또 전제에 출가했으니까 현재의 신분에서도 징릿트에서 열 손가락에 들어간다. 진짜 귀인이다.


 압도된 것처럼 크리온이 입을 다물고 있자, 소류타가 차를 꺼내 왔다. 두 명의 앞에 은제 차 컵을 꺼냈을 때, 순간 사소한 실수를 했다. 레자가 보고 있던, 책에 한 방울의, 차를 흘렸던 것이다.


 바로 그때 레자가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조심하세요.」


「시……실례했습니다!」


 소류타가 당황해 테이블을 닦고는, 도망치듯이 방에서 나간다. 원래 귀족의 딸로, 분별없는 일로는 송구스러워하거나 하지 않는 소류타를, 한 마디로 입 다물게 하는 위엄이었다. 진짜 귀족이다, 라고 크리온은 감탄한다.


 언제까지나 감탄하고만 있어도 어쩔 수 없기 때문에, 크리온은 이야기를 할 거리를 찾았다. 소류타와 에메라다보다 아주 조금 어른스러워진 레자의 얼굴 생김새에서, 그것을 찾아낸다.


「음……레자, 너는 몇 살이야?」


「19살입니다.」


 짧게 대답하고, 또 레자는 침묵했다. 차에는 손도 대지 않는다. 크리온은 또 고생하며 말할 거리를 찾는다.


「스트르딘 공작은 봄의 사건으로 죽었지. 아쉬운 일이야」


「……감사합니다.」


 끄덕이고 나서, 레자는 계속했다.


「그 사건이래 저희들은, 문을 나서지 않고 조용히 살고 있습니다.」


「그래」


「방문객도 없는, 조용한 매일입니다」


「……"응"」


 반복해서 이야기를 듣자, 크리온은 생각했다. 이 사람은 별로 수다스러운 것은 아닌 것 같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거야.


 방문하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 것은-- 레자들이 사용하는 백화관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황제인 자신 밖에 없다. 즉, 외로우니까 놀러와 줘 라고 말하고 있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레자의 얼굴을 쳐다본 크리온은, 깜짝 놀라 움츠러들었다.


 조용한 미모 중에서, 눈은 깜박이지도 않고 차갑게 크리온을 응시하고 있었다. 크리온은 에메라다에 들은 것을, 뒤늦게나마 생각해 냈다.


 레자는, 불평을 하러 와 있다.


「그……짐이 병문안을 하러 오기를 원한다든가?」


「연석이나 빌려주는 손님은 팔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연석? 아아, 파티를 열어 줄려고?」


「초대 주인의 와인은 때로는 싱겁습니다만」


「와인……음, 술 맛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데」


「또는, 3 일째의 차갑게 식은 닭고기라고도 말씀드립니다.」


「그……게 뭔 소리야」


 크리온이 곤란한 얼굴로 중얼거리자, 레자는 웃음을 띠며 크리온을 내려다보았다. 후회하고 있는 것 같은, 냉소 하고 있는 듯, 정말 알아차리기 어려운 표정이었다.


 그리고 레자는 조금 어조를 바꾸어, 가볍고 머리를 숙였다.


「저 따위 때문에 죄송했습니다. 부디 다음 손님의 상대를」


「다음의 손님은, 특별히……」


 이야기를 시작한 크리온은, 레자가 가만히 머리를 숙인채로 있는 것을 보고, 뭔가를 깨달았다.


 이제 볼일은 없으니까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가.……응, 그럼 이것으로. 하인에게 말해두지, 어쨌든 쉬도록」


 네라고도 대답하지 레자를 등 뒤로 하고, 크리온은 방을 나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쳤다……」


「이제 끝나신 것입니까」


 밖에 서 있던 스미가 가까이 다가왔다. 같은 초대면이라도, 아직 이쪽이 마음이 편하다. 크리온은 말을 했다.


「뭔지 모르겠어. 무엇인가 부탁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전혀 이야기가 통하지 않아」


「그러니까 에메라다님도 포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레자님은 대체?」


 정말이지 외부인이라고 생각할 이유도 없고, 스미는 왕도에서의 렌다이크에 상당하는 역할이다. 상담해도 문제는 없다고 판단해, 크리온은 실내에서의 이야기를 이야기했다.


「저택을 방문하기를 원하는 것인지 라고 생각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와인이라든지 콜드 치킨이라든지 전혀 관계없는 음식의 이야기를 하고……포기야」


「아아, 그것은 」


 스미는 아주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군요.」


「돈? 저것이?」


 놀라서 되묻는 크리온에게, 스미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연석을 떠들썩하게 하는 손님이라고 하는 것은, 간단한 선물을 가지고 오는 손님에 대한 말입니다. 초대한 주인의 와인이 싱겁다고 하는 것은, 손님에게 비싼 와인을 내기 위해서 자신은 싼 것으로 참는다, 즉 돈이 없다고 하는 것이죠. 3일째의 차가워진 닭고기도 마찬가지라서, 파티에서 사용한 호화로운 요리의 남은 것으로, 그 뒤 며칠을 연명한다고 하는 것이에요. ―즉 , 가난하기 때문에 돈을 달라고 하고 있는 것이지요.」


 크리온은 아연하게 말한다.


「어째서 그렇게 돌려서……. 장황한 말투를……」


「절대로 공작정도의 귀족이, 그런 일을 노골적으로 부탁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원래, 귀족 분들은 말의 의미를 몇 겹이나 돌려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런가.……」


「덧붙여 말한다면, 우리들이라는 말 자체가, 백화관 만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응?」


 스미는 뒤돌아보았다.


「그 사건이래 ,라고 하셨겠지요? 그렌 델 벨트 대사건 이래, 제일 고생 하고 있는 것은, 어떤 분들입니까」


「……귀족」


「그렇습니다. 아마 레자님은, 폐하의 귀족을 경시하는 시정 그 자체에 불만을 안고 계신다고 생각됩니다.」


「하아……」


 그 사건에서는, 신분이 높은 귀족인 만큼, 많은 영지를 천령으로서 흡수당해 큰 충격을 받았다. 스미의 지적은 납득할 수 있는 것이었다.


「자세하군, 스미. 너도 귀족이야?」


「아니요 저는 평민이었습니다. 렌다이크님의 시녀였습니다만, 그 분께서 교육시켜 저를 문관을 일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시녀였어? 너무 영리해서, 틀림없이 에콜을 나왔다고 생각했어. 」


「감사합니다.」


 스미는 인사를 하고는, 걸어 나갔다.


「에메라다님과 키오라님이 기다리십니다. 저도 일이 있기 때문에, 안내해드려도 괜찮을까요.」


「"응"」


 크리온은 뒤를 따라 걷기 시작한다. 


 얼마나 걸어갔을까, 스미는 갑자기 푹 고꾸라졌다. 어깨로부터 늘어지는 긴 예복의 옷자락을 밟았기 때문이었다.


「꺅!」 「위험해!」


 순간에 크리온이 뛰쳐나와, 스미의 몸을 껴안았다. 적당한 무게의 부드러운 몸이 팔 안으로 들어온다.


「아……」


「실례했습니다.」


 스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다시 걸어갔다. 크리온의 코에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사향과 같은 향기가 남는다.


 제 정신을 차리고는, 말을 걸었다.


「미, 미안. 이상한 곳에 손대어 버렸을지도 몰라서」


「신경 쓰지 마세요. 폐하라면 상관없어요.」


「응?」


 순간 뒤돌아보는 스미의 얼굴에, 일순간 유혹하는 듯 한 미소가 보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스미?」


「안쪽의 방입니다.」


 스미는 앞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었어요?」


 침대에 앉은 에메라다가 물었다.


 원정군진의 안쪽으로 위치한 황제 거실―행상인용의 숙박실을 개조공사를 통해 5칸으로 나누어 만든 방―에서, 크리온은 가볍게 샤워을 한 뒤, 간신히 느긋하게 쉬고 있었다.


「온실에서 곱게 자란 아가씨 주제에 일부러 왕도로부터 올라온 근성은 인정하지만, 그것만을 이유로 그 아이의 말을 들어줄 필요는 없지요」


「그 말 그대로야」


 침대에 누워 위를 바라보게 된 크리온이 중얼거린다.


「레자 한사람이라면 몰라도, 그 아이의 바람을 만족시키면 다른 귀족 전부가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정해져 있어. 그것은 무리야. 그러니까 좀 더 서로 논의하지 않으면」


「쫓아버리면 괜찮을 텐데」


「그렇지도 않아. 해결이 되지 않으니까」


 팔에 키오라의 마사지를 받으면서 , 크리온은 한숨을 쉬었다.


「대부분의 귀족이 레자와 같은 불만을 갖고 있을 겁니다. 그들을 설득하는 방법이 있으면 괜찮겠지만……」


「어렵네요.」


「이것이 아니라도 패전에 관한 일로 머리가 아픈데, 그것이 아니라도 이후라 교회가 적대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혐의도 있는데다. 아아, 정말, 마우스가 말한 대로야.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고민은 줄어들지 않아」


「죄송합니다. 형님」


 마사지를 끝낸 키오라가, 크리온의 곁에 몸을 내던지며 코를 매만진다.


「제 탓으로 고생만 하시고. 사과의 의미로, 어떻습니까?」


 벚꽃의 꽃잎과 같이 사랑스러운 입술을 쑥 내밀어, 까닭이 있음직하게 속삭인다. 의미는 알고 있지만, 에메라다들에게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크리온은 당황하는 기색에 되물리친다.


「괜, 찮아. 신경 쓰지 않아도」


「그렇지만 형님, 쌓여 있잖아요.」


 쭉 함께였기 때문에 분명하게 알고 있어요, 라며 키오라는 몸집이 작은 몸으로 억누른다. 그렇지 않아도 스미에게 이상한 자극을 받고 있던 크리온은 , 키오라의 부지런한 봉사를 생각해내고는, 서둘러 몸을 세운다.


「이제 됐다니까」


「잠깐, 남자끼리 뭘 들러붙는 거야」


 에메라다가 키오라의 목덜미를 잡아 뒤로 던진다. 꺄앙 ,이라고 소리치며 키오라는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다.


「오늘 밤의 폐하는 나의 것이야! 계속 기다렸다고」


「에메라다」


 씁쓸한 얼굴로 말하는 소류타를 향해서, 에메라다는 크리온을 꼭 안은 채로, 메롱 하고 혀를 내민다.


「뭐야, 나는 왕비라고? 폐하에게 안길 권리가 있어」


「당신 그런, 군진에서……」


「전쟁하는 것이 의무라면, 아이 만드는 것도 폐하가 할일이야. 그렇죠, 폐하?」


 에메라다가 귀엽게 교태를 부려, 크리온의 뺨에 입을 맞추기 시작한다. 소류타가 손을 뻗어 그만두게 하려고 하면, 한 번 더 되돌아보며 말했다.


「내일이 되면 어차피 폐하는, 또 머리의 아픈 문제로 가득 꽉 눌릴 테니까. 적어도 오늘 밤만은, 마음도 몸도 상쾌하게 만들어 줄 거야. 당신이 그렇게 할 수 있어?」


 어깨를 부들부들 떨던 소류타는, 갑자기 눈을 감고, 깊고 숨을 토했다. 그대로 크리온에게 묻는다.


「크리온님 , 정직하게 대답해 주세요. 지금, 그……여성을 안고 싶은 기분입니까」


「응, 그러니까……」


「그렇다고」


 에메라다가 크리온의 바지 위를 문지르면서 말한다. 확실히 거기는, 키오라와 에메라다의 연속된 손놀림으로, 옷감이 가득 솟아오르고 있었다. 크리온은 새빨갛게 된다.


 소류타는 담담한 소리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나라면 괜찮겠지만……」


「무슨 말을 하는 것입니까, 키오라님!」


 유감스런 얼굴의 키오라의 팔을 잡아, 소류타는 발소리를 난폭하게 울리며 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면서 되돌아본다.


「편하게 주무세요, 크리온님!」


 쾅! 하고 문이 닫혔다. 크리온이 손으로 얼굴을 누른다.


「소류타, 화내 버렸어. ……납득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뭐, 모르지는 않지만. 그 아이도 걱정했으니까」


「소류타가? 이렇게 신중한데?」


 배신당한 듯 한 얼굴의 크리온에게, 에메라다가 가슴을 억누르면서 말했다.


「안기고 싶은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걱정이 있는 것은 확실하지요. 폐하가 전선에 나오고 나서, 우리들에게 쭉 안심하고 쉬고 있으라고 말할 때부터. 만약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걱정 하면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나쁜 짓을 한 걸까, 소류타에게……」


「이런, 벌써부터 사과하러 간다는 말은 말아요.」


 일어나 앉은 크리온을 에메라다는 침대위로 다시 억눌렀다.


「걱정 했었던 것은, 나도 마찬가지니까……」


 그 눈초리가 희미하게 물기를 띠고 있는 것을, 크리온은 이제 와서 깨닫고는. 조금 허둥거렸다. 하지만, 에메라다의 풍만한 몸에, 눈에 띄게 왕성한 젊은 욕망이, 곧바로 미혹당하도록 했다.


「내일, 진심으로 사과해야지……」


「그렇게 하세요. 지금은 나에게 」


 두 명은 입맞춤을 주고받는다.


 얇은 옷을 입은 크리온의 위에서, 에메라다는 자신의 잠옷을 벗어 간다. 동그랗게 친 벨과 같은 유방과, 아랫배와 탱탱하면서도 매끈매끈한 허벅지가 점차 드러난다.


「기뻤어요.……폐하가 돌아와 주셔서」


「모두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쌓여있었어요, 키오라가 말한 것처럼, 벌써 20일이나 하지 않았으니까」


「응……정말 그러네.」


 크리온이 문질러 오기 시작하는 허리를, 에메라다는 넋을 잃고 그 근처에서 받아들인다.


「아…….ㄹ…….겠어……그거야 그렇죠, 언제나 가득 싸주시던 폐하께서, 쭉 하지 않고 있었다면……얼마나 많이 쌓여있을지」


 부들하고 몸을 진동시키며, 에메라다는 뺨에 홍조를 띄우면서 크리온의 코를 무심코 잡아당긴다.


「아마, 넘쳐 버릴 거야……오늘이야말로 폐하의 아이를 만들 수 있을지도. 또 만날 수 없게 될 테니까, 가득 해줘요」


「"응"」


「움직이지 마」


「응?」


 에메라다는 크리온의 옷도, 스스로 벗겨 간다.


「싸움에 지쳤겠죠. 전부 나에게 맡겨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거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지고 싶은 거야. 나……폐하를 범하고 싶어」


 에메라다의 목소리에는, 발정한 짐승의 느낌이 섞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바로 조금 전까지 크리온을 돌보면서 물기를 띠고 있던 눈에, 다른 빛이 머물고 있다.


「어제, 위병들이 몰래 이야기하는걸, 들었어요. 폐하는 정말 좋지라고. 아가씨, 같다고」


 얇은 옷감을 벗기고는, 속옷에 손을 대고, 에메라다는 성급하게 그것을 끌어 내린다. 크리온의 가녀린 것이, 아직은 부드러운 배에 딱 펼쳐 붙어 있다. 그것을 바라보면서, 앞가슴에 혀를 떨어뜨린다.


「그렇지 않아도 황제 폐하는, 일반 서민들의 동경의 대상이야. 신처럼 숭배하고 있는 사람도 있어요. 게다가 폐하는, 나라도 이따금 질투할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니……원정중의 병사는 여자를 안는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럴 마음이 없어도 조금 이상하게 된다고요. 반드시 오늘 밤도, 야영 하면서 머릿속으로 폐하를 모독하는 남자들이, 한가득 있을 거야」


 주욱 길게 타액을 늘어뜨리면서, 에메라다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처럼 크리온의 가슴을, 팔을, 배를, 맛보듯이 핥아가고 있다.


「이렇게 손을 대고, 귀여워하고, 맛보니까……이 다음은 , 빨고 싶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에메라다의 입술이 크리온의 페니스에 닿았다. 끄윽, 하며 크리온은 몸을 부들 떨었지만, 단지 그것뿐으로, 배덕적인 입술 애무를 멈추려고 하지 않는다. 키오라와의 장난으로, 그 다짐은 이미 무너지고 있다.


「그런 폐하를……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폐하를……나는……」


 우월감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중얼거리면서, 에메라다는 뜨거운 것을 핥아가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는 멈추지 않고, 크리온의 양 다리를 열게 해, 낮은 위치에 턱을 댄다.


「이런 곳까지……맛볼 수 있어」


「아, 에 , 에메!」


 멈추려고 하는 생각과 쾌락에 몸을 맡기고 싶은 기분의 가운데서, 크리온의 양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강하게 곧추선 다리 사이에, 액압으로 응어리진 자루와 그 아래까지, 에메라다의 혀가 애무 하고 있는 중이다.


「너무 하고 ……에메라다……」


「그렇다면 멈추게 해봐」


「……」


「후후……멈추지 않지. 황제 폐하는, 이런 곳을 좋아해……」


 이러지리 움직이는 혀가, 크리온의 등뼈를 바닥까지 녹인다. 좀 더 가지고 싶어, 허리를 띄워 야비하게 요구해 버린다. 이 아가씨는 황제인 자신을 천한 존재로 깎아 내리면서 흥분하고 있다. 얕보인다고 생각하자 온몸이 오싹오싹 한다.


「핫 ,하아앙……에메라다, 그건, 이상해……」


「폐하, 그런 소리로 우는구나. ……주제에 황제라고……」


 크리온 자신도 들은 적이 없는 자신의 허덕이는 소리가, 에메라다는 상당히 마음에 든 것 같다. 거기다 숨기고 꺼려야 할 것을 이라고 생각하던 일도 이제 잊어버리고, 크리온의 아가씨와 같은 엉덩이의 사이에 얼굴을 꽉 눌러 항문을 열심히 핥기 시작한다.


 페니스를 직접 손대어지지 않은 것은, 봐주는 것도 되지 않았다. 몸의 바닥에서부터 자극을 받아, 크리온의 가는 기둥은 금세 폭발했다.


「에메라다, 나온다!」


 절규보다 빨리, 크리온은 정령을 발사했다. 퓨웃하며 뿌리의 근육을 짜내면서, 하나로 연결된 정자의 실이 배 위에 늘어났다. 에메라다가 재빠르게 얼굴을 들어 올린다.


「기다려!」


 정확히 최초의 긴 사람격치노 나중에 , 에메라다의 손가락이 간의 뿌리를 잡고 붙였다. 크리온은 얼굴을 밖에 끼워 벌벌 거기를 진동시킨다.


「아, 아얏……에메라다, 깨질 거 같아」


「참아 , 나도 안에다 가지고 싶어. ……우와아 , 폐하의 몸이 끈적끈적……」


 에메라다는 욕정으로 아침노을의 색깔로 물든 아름다운 얼굴을, 크리온의 눈앞에 드러냈다. 반짝반짝 거리며 기쁜 듯이 눈을 빛내고 있고, 타원형으로 가득 올라온 크리온의 얇은 복근에 뺨에 비비기 시작한다.


「자신의 씨앗으로 더러워져 버렸어 폐하는……굉장히 , 음란해……」


 그대로 에메라다는 유방을 대로, 하얀 점액을 잡아 늘였다. 자신과 크리온, 양쪽 모두의 몸이 정액투성이가 되는 것이 황홀하고 편했다.


 그것은 크리온에 있어서도, 머리가 저리는 것 같은 쾌락이었다. 자신의 몸에, 토해낸 체액이, 이 초록 머리카락의 아름다운 아가씨를 흥분시키고 있다. 그것은 남성적이라고 하기보다 여성적인 기쁨인 것인지, 따뜻한 안정감을 수반하는 감미로운 감각이었다.


「벌써 나……오고 있어……」


 에메라다가 속삭이며, 다리 사이를 크리온의 굳어진 페니스위에 실었다. 화악하며 뜨겁게 젖은 막의 감촉.


「받아줄게, 폐하」


「"응"……」


 한 번 끝부분까지 닿을 수 있도록 하고 나서, 허리를 되돌려 에메라다는 크리온을 자신의 몸속으로 감추었다.


「뜨……거워……폐하 , 아직 가득 쌀 수 있겠죠?」


「쌀거같아, 에메라다」


 벌써 한계에 달한 얼굴로 크리온은 뜨거운 숨을 토한다.


「에메라다의 부드러운 거기에……굉장히 가득 쌀거 같아. 나도 생각하고 있었어.」


 넘실거리기 시작하는 에메라다의 허리에 눌러지면서, 크리온은 헛소리를 토한다.


「나도 험담을 들었어요. 황제는 이런 곳에까지 여자를 데리고 오다니 신분이 깡패라고. 그 초록의 머리카락의 아가씨, 손가락 끝만이라도 괜찮으니까 만져보고 보고 싶다고」


 크리온은 손가락을 펼쳐 눈앞의 에메라다의 유방에 먹혀들게 한다.


「나는……그런 에메라다에……손대고 , 넣고 , 질릴 때까지 쌀 수 있다」


「그래요 , 텅 비어서 질릴 때까지!」


 꾸불꾸불 허리를 움직이면서, 에메라다는 크리온을 꼭 껴안는다.


「지금이라도 싸줘! 그것만으로도 좋아. 벌써 나 갈 것 같아, 채워줘!」


「에메라다!」


 중단 당한 절정을, 이번에야 말로 크리온은 마음껏 공격하며 발산했다. 최초의 한번 찌르기로 에메라다가 비명을 올린다.


「싫어, 뭐야 이건?」


「나, 나와 굉장히 많이!」


 일단 해방된 페니스는, 20일 분의 수액을 망가진 것처럼 몇 번이나 내뱉기 시작했다. 내장이 꾸물거려지는 것 같은 압력에 에메라다가 뒤로 몸을 젖히고, 스스로의 절정에 무서워한 크리온이 일어서 유방에 얼굴을 파묻는다.


「에메라다! 나오고 있어! 계속 더 나와!」


「아아-! 아! 아-!」


 부들부들 크게 경련하면서, 두 명은 여자답지 않은 비명을 계속 내질렀다.


 



 딱 차가운 것이 뺨에 닿자, 크리온이 놀라 깨어났다.


「깜짝이야!」


「이걸로, 정담은 벌써 끝입니까?」


 마우스였다. 은제 컵을 양손으로 받친 마우스가, 침대의 옆에서 히죽히죽 웃고 있다.


「전장에서 있을 수 없는 명장면, 놓쳤다면 정말 유감이군요.」


「마, 마우스! 침실에 들어오다니 아무리 마우스라고해도―」


「이런, 분노하실 이유는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소류타님의 명을 받은 것뿐입니다.」


「……소류타가?」


 크리온은 주먹을 내렸다. 살그머니 뒤돌아보자, 모포를 덮고 에메라다는 편하게 자고 있다. 그 격렬한 일을, 6회나 반복했으니까 무리도 아니다.


 의외로 어린 아이 같은 그 잠자는 얼굴을 가볍게 손을 쓰다듬고는, 크리온은 살그머니 침대에서 내려왔다. 재빠르게 로브를 몸에 걸친다.


「정말 소류타가?」


「그러면,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아, 확인해 보지. ―에메라다에게 이상한 짓 하지 마!」


「이상한 짓? 얼굴에 낙서, 머리카락에 염색 , 어느 쪽이 이상하고 재미있습니까?」


 터무니없는 것을 말하는 마우스를 제지하고, 크리온은 복도로 나갔다. 시녀의 방은 바로 근처에 있다.


 노크를 하고 문을 열자, 서적으로 뒤덮인 책상에서 소류타가 얼굴을 위로 들었다. 이제 곧 새벽이 될 시간인데 아직도 검은 시녀복인 것을 보고는, 새삼스레 크리온은 대단하다고 느꼈다.


「소류타. 이제 일어났어?」


「크리온님?」


 소류타가 얼굴을 위로 들자, 크리온은 그 곁에 가까이 다가간다.


「어째서 마우스에게 음료수를 가지고 오라고 한 거야」


「네? 전 그런 일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어느 쪽이라도 괜찮지만……」


 크리온은, 자신의 아둔함을 생각해내고는 머리를 숙였다.


「미안 ……소류타도, 나를 걱정해 주고 있었구나.」


「그것은 그렇지만……」


 그리고 뭔가 의심하듯 소류타가 묻는다.


「무슨 일이십니까. 에메라다의 곁에 계시지 않으셨나요?」


「저 쪽은 이제, 괜찮아. 소류타에게 한 마디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어.」


「무엇을 말입니까」


「소류타가……제일 좋아……」


 소류타는 눈이 휘둥그레져 크리온을 응시했다. 그것을 말하려고 한밤중인 이 시간에, 라고 생각하자, 푸훗하고 웃음이 나온다.


 조금 상냥해진 얼굴로, 소류타가 말했다.


「그런 말은, 에메라다에게도 했겠지요.」


「말하지 않았어. ……응, 정말 말하지 않았어. 생각해보면, 에메라다에게 좋아한다고 말했던 적은 한 번도 없어」


「거짓말」


「정말이야!」


「정말?」


「정말이라니까!」


 정색을 하고 대답하는 크리온이, 느닷없이 꼭 껴 안겼다. 소류타가 일어서서, 크리온의 등으로 양손을 돌린다.


「이제……화낼 수 없지 않습니까.」


「소류타……」


「하나만, 부탁해도 좋을까요?」


 얼굴을 떼어 놓은 크리온은, 소꿉친구인 시녀의 자그마한 소원을 들었다.


「키스, 해주세요. ……그것만큼은, 매일」


「"응"」


 조금 키가 큰 소류타에게, 크리온은 까치발을 하고는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에메라다도 닿지 못했던 마음의 가장 안쪽까지도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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