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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여승무원, 연인, 여자 20



 

 


기다려 주세요...

나 지금...당신에게로 가고 있습니다.

 

 

 

 

 

비행기 밖의 하늘에서 큰 비가 지상으로 억수같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저 지상으로....


이미 여러 번 겪어서 습관이 되었지만....
여전히 비 오는 날의 비행은 찝찝하다.

비 오는 날 하늘에서 일어나는 터뷸런스도 여전히 두렵기만 한 것이 사실이다.

은근히 불안하고 두려운 심정 속에서도....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는 그리움과 기쁨이 남몰래 모락모락 피어나며,

한줄기 위안과 설레이는 기대감을 안겨준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는 남자,

어딜가든 뭘 하든 내 생각 해주는 남자,

행동하기에 앞서 내 기분을 생각해주는 남자,


내가 아프면 더 아파하는 남자,

내 신발끈이 풀리면 무릎 꿇고 묶어주는 남자,

전화 끊을 때 내가 먼저 끊기 전엔 안 끊는 남자,

지갑 속에 내 사진을 넣고 다니는 남자,

담배 달라고 해도 화내지 않고 망설임 없이 건네주는 남자,

말할 때 눈에서 진심이 느껴지는 남자,

그래서 짖궂은 장난을 쳐도 농담을 걸어도 싫지 않게 만드는 남자,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 해주는 남자,

눈 앞에 두고서도 보고 싶다고 솔직히 말해주는 남자,

보고 싶다고 말해주면서 눈물 흘리는 남자,

날 위해서 내 앞에서 두번 씩이나 울어주었던 남자,

내 행동 하나하나를 기억해 주던 남자…

내 모든 것을 가지고 싶다고 말하던 남자...

내 모든 것을 아낌 없이 줄 수 있도록 만든 남자,


나 그래서,
이 남자를 사랑합니다……


나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진정으로 아껴주고 나 또한 당신을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뉴델리의 아침해에 당신의 손이 걸려있고..
상하이의 홍등에 당신의 웃음이 빛나고 있으며..
시드니의 녹음 속에 당신의 눈동자가 비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도쿄의 분주함 속에서 당신의 짖궂은 농담이 기억나게 될 것이고..
사이판의 설레임 속에서 당신과 나누는 웃음소리를 듣게 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를....기대하고 있습니다.


기다려 주세요....

나 지금…
당신에게로 가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다.

혜미가 자리하고 있을 저 하늘 높은 곳으로부터 지상으로 억수같은 비가 퍼부어대고 있다.


저녁인데도 넓은 공항의 이곳 저곳이 나름대로 분주하기만 하다.

세상은 넓고 넓은 땅이 다 받아들이기는 힘들만큼의 많은 사람들이 그 땅 위에 살고있다.

각자 생존을 위해, 혹은 즐거움을 위해 이 땅과 세계의 각지로 부지런히들 오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실어나르는데 일조하고 있는 그녀들….

하늘에는 언제나 그녀들이 존재하며 하늘을 통해 세상의 이곳저곳을 오가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공항 안을 오가며 걷고있는 각양각색의 유니폼을 걸친 젊은 여승무원들….

상처입은 힘든 몸으로도 애써 지탱하며 긴 비행을 나간 혜미처럼….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그녀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한 사람들이다.

내가 알고있는 것은 그녀들 직업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그 누군가가 말했듯이 그녀들의 대부분은……

새벽 3시가 될 수 도 있고, 아니면 남들이 퇴근하는 시간에
온 몸이 부서져 버릴 것 같은 푸석푸석한 몸을 추스리며
머리털 한가닥이라도 빠져나올까, 승객 앞에서 단정한 머리결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고정 스프레이로 머리를 만들고 있다.

야간비행에서의 피로로 빨갛게 충혈된 눈을 내놓지 않기 위해, 안약을 넣고 있다.

하늘에서의 14시간을 두 세 시간 정도만 쉬면서
남들이 곤히 잠든 시간에 밤새 걸으면서
태평양을 건너는 퉁퉁 부은 발을 가지고 있다.

그 누구보다 맛집을 찾아다니며 입맛대로 골라먹고 있는 듯한 그녀들에겐…

이륙후 3시간 동안 물수건을 나눠주랴 음료수를 나눠주랴, 술을 나눠주랴,
식사를 나눠주랴, 다시 걷어가랴, 차와 와인을 따라주랴…
머리 풀고 널 뛰는 버전으로 정신없이 서비스를 마친 후,
제대로 된 식탁이 아닌, 천천히 음식의 맛을 즐기는 것이 아닌
선배들과 동료들의 눈치를 보면서
갤리라는 비행기에서 제일로 번잡하고 지저분한 곳에서
손님들에게 서비스하느라 다 식어버린 음식을,
혹시나 커튼을 확 열고…들어올 승객들을 걱정하면서
음식 준비하던 작은 선반 위에서 이미 식어버린 식사를 서서 먹고 있는 뒷모습이 감추어져 있다.

한껏 멋을 부리며 가방을 끼고 도도히 걷고 있는 듯한 그녀들의 갸냘픈 예쁜 팔은
750ml 와인 네 병을 겨우겨우 한쪽 팔에 끼우고
자기자신도 잘 알지도 못하는 와인의 맛과 품종을 설명하면서…

흔들리는 비행기 안에서 한방울이라도 흘릴까 손님 눈치 보면서,
가장 우아한 폼으로 바들바들 떨면서 와인 잔에 정확히 쏟아붓는 애처로운 뒷모습을 숨기고 있다.

콧대 높아 보이는 그녀들은 실제로는 괜히 생트집 잡고 싶어하는 몇 살 먹지도 않은 일부 승객들에게

“야, 너 사무장 불러와…”라는 말을 듣고 있다.

사실은 별 다른 잘못도 없는 그녀들은(물론 일부 당연히 욕 먹어야 하는 애들도 있지만...)
혹 팀이나 동료들에게…인사에…나쁜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
양아치 같은 싸가지 없는 일부 승객들에게 한없이 안절부절하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울먹이며 사과하고 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듯이 또 다시 욕설을 퍼붓는 그들에게
거듭하여 똑같은 사과를 하며 갸냘픈 무릎을 꿇고 빌기도 한다.

토하고 변기가 막혀서 진짜 쳐다 보기도 싫은 화장실을
그녀들은 말없이 비닐장갑만 끼운 손으로 묵묵히 깨끗이 다 치워내고 있다.

그녀들의 일반 직장인보다 꽤 많다고 생각되는...
불로소득이라고 여겨질지도 모르는 보수는 실제로는

만성 신경성 위염에
0.8기압의 근무에 따른 혈압이상과 말초신경 이상,
시차가 늘 바뀌는 멍한 바이오 사이클의 파괴,
근육 피로증과 칼슘이 일반인 보다 많이 빠지는
골다공증 등등의 위험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해외 스테이션에서
아파도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호텔방에서 외로움과 아픔을 이기면서
열심히 벌어가고 있는 정당한 보수일 뿐이다.

세상에 무슨 공짜가 있겠는가.


거대기업 항공사에서 그냥 인심쓴다고 많은 급여를 주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그녀들은 꼭 비싼 것만 먹기만을 원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녀와 만날 땐 라면 한 그릇이라도 자신의 능력에 맞는 식당에 가서
자신의 성의가 묻은 얼마 되지 않은 돈으로 사 준다면 그녀는 만족할 것이다.

비행 다녀와서 며칠 씩 쉰다고 부러워 하지 마라.


이미 골병 들어 아픈 몸 조금이나마 추스리는 시간이니
속이나 뒤집어 놓지 말고 따뜻한 마음으로 그녀를 보살펴 준다면
그것 만으로도 그녀는 그녀를 이해해주는 당신에게 감격하고 고마워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들 중의 하나…


조혜미.


나는 이 곳에서 혜미를 기다리고 있다.

어서 빨리 혜미를 보고 싶다.


유니폼을 입고 이 곳으로 되돌아올
아름다운 여승무원 조혜미를 다시 보는 순간....


언제나 그렇듯이 난 무척 기뻐할 것이다.

마음이 설레이게 될 것이다.

나는 여승무원을 사랑하고 있다..



나를 만났을 때 어딘가 등을 붙일 수 있는 곳만 있다면 푹 파묻히듯이 앉는 그녀,

그리고 때로는 나를 상관않고 그대로 꾸벅꾸벅 졸고있는 그녀,

전혀 들어맞지 않는 상황에서도 가끔씩 직업병인지 말 끝에 “.....니다" 를 붙이는 그녀,

칠칠맞게 몸 여기저기 멍이나 데인 자국들을 훈장처럼 붙이고 나타나 나를 속상하게 만들기도 하는 그녀,

나의 수줍은 작은 속삭임을 한번에 알아듣지 못해 무안하게 만들기도 하는 그녀,

그녀는 최소한의 짧은 휴식기간 내에 시차를 적응해야 하고,
그마저도 나를 만나는데 애를 쓰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괜히 딴지 걸기를 좋아하는 일부 무례한에게 트집 잡히는 일이 일상이 되어가고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돌아서면 웃는 모습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그녀가 돌아다니며 먹었던 여러 나라의 음식들은
나중에 그녀가 비행을 그만두는 순간 영원한 향수로 남을 것이다.

갤리라고 불리우는 그 좁은 공간에서 몇 백명의 승객들의 식사를 챙기다 보면
자신이 데었는지 멍이 들었는지는 나중에야 알게 될 정도로 정신이 없을 것이다.

잦은 기압의 변화로 인해 보이지는 않지만,
하늘에서 다치고 상처입은 그녀의 작은 귀는 자기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 사람의 낮은 목소리를 제대로 못 알아들어가는 현상을 일으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바쁜 일상 속에서 갈수록 더 그녀를 그리워 하고 있다.
내가 기다리는 그녀는 그 그리움 속에서도 걷도 또 걷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나에게 그것들을 모두 알아달라 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의 지나왔던 힘들었던 과거의 아픔과 슬픔조차도 알아달라고 하지 않았다.


나는 알고 있다.

그녀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


그녀가 사랑하는 나는 강한 그녀를 더욱 더 강하게도,
한없이 약한 사람으로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다.


졸고있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 것이다.

입을 뾰죽 내밀며 투덜거리는 그녀의 손을 잡아 줄 것이다.

다친 그녀의 상처에 약을 발라 줄 것이다.

다시한번 그녀의 잘 들리지 않는 귀에 사랑한다고 속삭여 줄 것이다.

그리고 지켜봐 줄 것이다.



그러면 그녀에게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조금이나마 밝은 웃음을 띄울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지게 될 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

잊지 앉을 것이다.


나는 여승무원인 조혜미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바로 조혜미인 것이다.  


어서 와라 혜미야....

내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어서 와라 혜미야....





하지만 하지만.....

설레임과 기대감 속에서도 뭔가 가슴 속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정체모를 그 어떤 일말의 불안감이 감추어지지 않는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딱딱히 굳은 땅 속 깊숙히 묻혀있는 진실을 들춰내기라도 하려는 듯이...

내일은 쾌청하길 바라며...

태양을 가린 구름을 치워내기라도 하듯...

비가 내리고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너의 젊음에는 빛과 어둠이 있어.

그건 잘못된 것이 아니야.

사람이 충실하게 살아가려고 생각할 때

언제나 마음속으로 고민하게 되는거야.

상냥한 빛과 어둠이 되어줘.
 

 


 


 


 




“다들 수고 하셨습니다!!”

“네, 수고 하셨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다들 서로 수고의 인사를 건네고 남녀승무원들은 각자 뿔뿔히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기 시작한다.



시간은 어느 덧 밤 9시가 다 되어간다.



혜미도 방향을 옮겨 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혜미의 곁에는 후배 소영과 희진이 함께 칵트를 끌며 걸어나오고 있었다.

성격 명랑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소영이 쉴 새없이 곁에서 재잘재잘 거리며
대화를 주도하고 있고, 혜미와 희진이 웃음지으며 간간히 대답을 섞곤 했다.



소영이 입가에 장난스런 미소를 한가득 띄운 채 혜미에게 눈웃음을 지으면서 말을 건넨다.



“언니, 우리 나중에 데이트 한번 하자!
언니가 예쁜 차림으로만 나오면 난 울 아빠 정장 몰래 훔쳐 입고 나갈 테니 ㅎㅎㅎㅎ!”



“어머, 서..선배...혹시...지금 커밍아웃 하는거에요? ㅋㅋㅋ”

막내 희진이 곁에서 입을 가리며 깔깔 거린다.


“응, 여태껏 몰랐어?? ㅎㅎㅎ”

소영의 익살스런 능청스러움에 혜미도 기분이 명랑해지며 소영에게 대답한다.



“그럴래? 날 잡자, 우리.”



“어머어머, 정말정말?? 약속했다 정말로?
난 벌써 큰 맘 먹고 내 마음 고백했다. 약속 어기기 없기다! ㅎㅎㅎ”

혜미의 대답에 소영이 화들짝 놀라면서도 깔깔거려댄다.


그러다, 걷고있던 발걸음을 잘못 내디뎌 바닥에 미끄러질뻔하며, 휘청거렸다.



“어어어~!!!”

잠시 휘청거리다가 간신히 몸의 중심을 잡고는 버텨선다.



“헤헥~십년 감수했네...!”



곁에서 희진이 그런 소영을 보고 한마디 툭 내던진다.



“어머, 선배 조심하세요, 넘어져도 손 내밀어 줄 남친도 하나 없는 분이...”

말을 내뱉으며 깔깔 거린다.



“뭐...뭐라꼬!!!! 네...네 방금 무엇이라 하였느냐~!!! 버럭~!!!”

소영이 발끈하며 분노의 포효음을 내지른다.



“어머, 우리 자기야...괜찮어?? 나 하마터면 놀래서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쏘...ㅜㅜ”

혜미가 짐짓 눈물을 흘리는 시늉을 하면서 소영의 손을 장난스레 잡는다.




소영이 순간 움찔하더니...
이내 얼굴에 장난스런 시늉을 하며 능청을 떤다.

“그...그런겨? 여...역쉬...울 자기 밖에 없쏘...흑흑 감동...ㅜㅜ”



둘의 모습에 희진이 어처구니가 없는 듯 하다.

“뭐...뭐래...둘이 지금…모하자는 플레이야...도대체?? ㅡㅡ^”

 



혜미는 즐거웠다.

그래도 언제나 함께 수고하고 함께 즐거워하는 동료들이 곁에 있으니...

명랑하고 예쁜 후배들과 한자리에 모여 있는 시간은 너무나도 즐겁기만 하다.

그리고...그리고...








보인다.

저만치에서 혜미가 걸어나오고 있구나.

수고했다, 혜미야^^


동료들이랑 같이 걸어나오네.

셋 다 정신없이 떠들어대는군.

보기 좋다.


혜미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바라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혜미가 내 모습을 발견하곤 흠칫한다.

아주 잠시 동작그만! 상태더니...이내 풀린다.


나를 보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나는 손을 흔들면서 얼굴에 웃음을 가득 띄운 채로 씩씩하게 걸어나갔다.

혜미도 손을 마주 흔든다.

 



혜미의 동료 둘이 어리벙벙 한듯이 내가 다가가는 모습을 쳐다보더니, 이내 곧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러더니 이내 혜미에게 뭐라고 소곤소곤 쑥덕쑥덕 대는 모습이 보인다.

 



뭐...뻔한 질문들을 던지는거겠지.

혜미가 웃으면서 뭐라고 뭐라고 그러는 모습이 보인다.

혜미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섰다.

얼굴에 웃음꽃을 한껏 피우면서 말이다.

다른 미인 둘도 있으니까...

아무래도 잘 보이는게 그래도 낫잖아?? -_-;;;



혜미는 반가운듯이 환하게 미소짓고 있고...

곁의 동료 두 사람도 낯선 남자의 출현에 다소 어색해 하면서도 얼굴에는 웃음꽃을 방긋방긋 피우고 있다.




역시 승무원들은 승무원들이다.

둘 다 얼굴이 예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편안한 마스크에 기분 좋아보이는 웃음이 보기좋다.



나이 어린 티가 팍팍 난다...

4년제 대학 출신인 혜미와는 달리 2년제 대학 출신들로 보인다.



여승무원은 4년제 출신과 2년제 출신으로 나뉘어진다.

4년제 출신의 숫자가 2년제 출신보다 훨씬 많다.

2년제 출신의 급여는 입사 후 2년까지는 4년제 출신보다 적다.

그러다가 2년이 지난 후부터는 점차 차이없이 같아진다.



어쨌거나...

한창 좋을 때다...

꾸미지 않아도 싱싱하고 예쁠 시기다.


솔직히 말해서 예전 같았으면...
지금쯤 누구한테 먼저 작업을 걸까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무...물론 가까이 다가서면서 남자의 본능과 예전의 습관에 의해서(?)
반사적으로 두 사람의 몸매와 얼굴을 재빠르게 훑어보기는 했지만서도...우물쭈물...

어...어쨌든...그...그려두...
예...예전과는 달리 어...엉뚱한 새...생각을 하진 않고있다...

그...그런데 왜...어째서 목소리는 이렇게도 떨린다냐...

아...아무래도 뭐...뭔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나 보다...

혹시나...

혹시나 나무인형 피노키오였다면 이 순간 코가 길어지기 시작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흠흠…!! -_-;;;;





어…어쨌든 가까이 앞으로 다가서면서 웃으며 말을 건넨다.



“하이~!! 수고하셨습니다.^^”



명랑한 목소리로 혜미에게 수고의 인사를 건네고 두 사람에게도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임재성이라고 합니다.”




“네...네...안녕하세요^^”

두 사람이 어색해 하면서도 즐거운 목소리로 반갑게 답례를 한다.



나는 능청스럽게 짐짓 시침을 뚝 떼고 진지한 얼굴로 혜미를 가리킨다.

“이 분 이름이 조혜미 씨 맞죠?”



두 사람이 약간 어리벙벙해 하더니 금새 웃음을 짓는다.

“네..네 맞아요^^”



“응, 맞게 잘 찾아왔네요. 두 분 먼곳에서 압송해 오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두 사람이 까르르 웃어댄다.



“형사 분이 미남이시네?...선배님 좋으시겠다...어떻게...나도 좀 체포해 주실수 없을까??^^”

희진이 웃으며 혜미에게 말을 건넸다.


혜미가 그냥 살짝 웃어보인다.


“언니 우리한테 고마워 해라, 한턱 쏴야 한다.
우웅...어쩐지...그러고 보니 언니 입술이 며칠 내내 부어있더라니...그래서 그랬구낭...
어머, 좋겠다. 키스를 얼마나 많이 했으면~!!!”

소영이 실실 가는 눈을 뜨고선 웃음을 함박 지으며 농담을 건넸다.

혜미의 웃음을 띈 얼굴이 살짝 붉어지면서 슬그머니 손으로 소영을 톡~친다.




이 얘는 상당히 명랑하군.
...이라고 내가 생각하면서 혜미에게 말을 건넸다.


“배고프지? 저녁 먹으러 가자.”



“같이 가자.”

혜미가 둘에게 같이 식사하러 가자고 말을 건넸다.


“아뇨, 아뇨...두 분이서 같이 가세요..우린 그냥 따로 갈래요.”

“웅웅…시간도 많이 늦었고 그냥 집에 가서 먹을래요.
언니 며칠동안 몸도 별로 안좋았잖아.”



웃음 지으며 사양하는 두 사람을 보고 속으로 오히려 그래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평일이라서 지금 시간도 사실 부담되고,
솔직히 혜미랑 단 둘이서 조금이라도 더 같이 오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강했다.



혜미가 둘에게 다시한번 권유하지만, 희진과 소영은 웃음지으며 한사코 사양한다.

기특한 것들...
그래, 잘하고 있는거다~~화이팅~~!!!



내가 웃으며 슬쩍 끼어든다.

“그래요...그럼 할 수 없네요.
다음에 제가 한턱 쏠께요. 정말 죄송합니다.
혜미야, 며칠동안 국내소식이 궁금했을텐데 같이 뉴스 시청하러 가야지.”


“밤 12시 뉴스??”

옆에 서 있던 소영이 진지한 척 장난을 건다.



허걱~!!!

“아..아뇨...9시 뉴스...9시 뉴스...^^”


소영이 실실 쪼개며 그제야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우웅...새벽 6시...뉴스의 광장...!!...”


허거걱~!!!

어라, 요것 봐라.
나한테 도전을 하네...??


한바탕 결전을 치뤄보고 싶지만...혜미 앞이니까...



“이...이런 들켰네요...^^...우리 둘 다 밤 새우는게 취미라서...ㅋ”



혜미가 곁에서 뾰루퉁하니 내 팔을 살짝 꼬집는다.


“호호호...어련하시겠어요...그럼 두 분이서 좋은 밤...좋은 밤...^^
언니, 우리 사랑은 이 다음에 다시 속삭이기로 해~~~^^”



“가보세요, 저희들도 가볼께요, 선배님 나중에 뵙겠습니다!”

소영과 희진이 다시 재촉한다.



“응, 수고했다…그럼 나중에 보자..!”


나는 혜미의 칵트를 대신 끌며 혜미와 함께 방향을 옮겨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둘 다 예쁘죠?"

혜미가 웃으면서 내게 물어온다.


"응, 아주 예쁘네 둘 다. 우리 혜미의 십분지 일은 충분히 되겠다. 흐흐흐."

혜미가 쿡쿡 웃으면서 내게 팔짱을 낀다.







소영이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희진이 폰을 꺼내들고 누군가와 통화 중이다.

희진의 노기충천한(?) 음성이 들려온다.



“야! 밖에 이렇게 비가 오고있는데 왜 데리러 안 나와?
너 도대체 뭐하는 놈이얏??
다른 사람들은 애인이 와서 다들 픽업해갔는데 넌 도대체 뭐하는 놈이냐구~!!!”



“......이것들이 앞뒤로 염장 지르구 있네...ㅡㅡ^”

소영이 투덜거리며 희진을 째려보고 있었다.

 






혜미가 라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김밥천국에 들어가서 라면과 김밥을 시켰다.



혜미는 짬뽕라면을 후루룩~! 하며 맛있게 먹고있다.

얼굴은 피로해 보인다...

하지만 적어도 라면만큼은 맛있게 먹고 있다.



비 오는 날의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따끈한 라면...

좋지!!

모 라면회사 광고처럼 라면은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맛있는 음식 중의 하나라는 말이
일리 있게도 느껴진다.



나는 떡라면 한 그릇을 덩달아 시켰지만 배는 별로 고프지 않다.
그냥 젓가락 하나로 떡만 콕, 콕 집어먹고 있었다.


“김포공항에서 짬뽕라면 드셔보셨어요?”

혜미가 문득 물어온다.


“응? 김포공항 어디?”



“국내선 청사 3층.”

 


“3층에 있어? 그...글쎄 잘 모르겠는데.....”



“일 처음 시작했을 때 거기서 많이 먹었는데...국내선 탈 때...”

웬지 그 때가 그립다는 어투로 혜미가 슬쩍 얼버무린다.



“그래? 맛있어?”



“맛있어요.”



“우웅...짬뽕라면 원래 좋아하는구나?”



“거기서 먹으면서부터 좋아했어요.”



“담에 같이 함 먹어야겠네?”



“먹으러 갈까요?”



“가자.”



“그래요...”

예쁘게 웃으면서 내 얼굴을 한번 슬쩍 훔쳐보더니...
한마디 덧붙인다.



"예전에 거기서 라면 먹는데...
앞에서 누군가가 폰카로 나 슬쩍 찍고 있었는데...."



"으응??? 어....어떤 놈이???"



"모르죠...라면 먹으면서 뭔가 이상해서 봤는데...
몰래몰래 내 다리 찍고 있던데요?"



"어떤 놈이 공항에서 승무원을....!!! 그래서?"



"그래서라뇨?"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냥 놔둔고야??"



"그럼 어떡해요??"



"어떡하다니, 공항에 경찰 있잖아, 신고해야지!!!"



"라면 먹던 중이었는데...."



"야! 그래도 그럴땐 얼른 어떻게든 조치를 해야 해...사람들도 많았을텐데 뭐가 무서워서!!"



"그땐 어리버리해서...잘 몰랐어요. 담엔 그럴께요..."



혜미가 "킥!킥!" 웃음을 터뜨려 가면서 다시 라면을 먹느라 고개를 숙인다.



에휴...갑자기 짜증이 날려구 그러네....

뭔가 나도 모르게 질투심 같은 것이 속에서 확~! 뻗쳐오른다.


가...가만...
호...혹시 내가 지금 요 계집애한테 휘말리고 있는거 아냐???

지금 흥분하는 나를 보면서 속으로 은근히 즐기고 있는거 아냐 이거....수상한데??

저것 봐...날 보면서 실실 쪼개고 있잖아.

여우 같은 것....ㅡㅡ^



흐흠...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닌게 아니라...혜미를 보면서 속으로 호시탐탐 노리는 놈들이 한두 놈은 아니겠지?

자고로 조선천지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고 그랬는데....

사방천지에 적들이 쫘~악~깔렸구나....

아무래도 감시의 눈을 소홀히 해선 안되겠다...

눈 뜨고 있는데 코 베어가는 세상이니 원.....





갑자기 속이 상한다....

우울해진다...화제를 돌리자꾸나.



“비행기 타면 라면 많이 못 먹겠네?”



“많이 먹어요.”



“으응?? 많이 먹어?”



“갤리에서 많이들 끓여먹어요. 특히 국제선 처음 탈 때.
갤리에서 끓여먹는 라면 정말 맛있어요. 그래서 처음에 다들 살이 몇 킬로씩 찌곤 해요.
나중에 살 도로 빼느라 고생들 해요. 쿡.”



“글쿤...좋은 걸 알았군.”



“빼앗아 먹으려구요?”

혜미가 웃으며 중얼거리더니, 다시 고개를 숙이고 따끈한 라면을 후루룩~빨아당긴다.




그 모습을 기분좋게 지켜보다가...또 문득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아아...이 놈의...흠흠...



“혜미야!”



“응?”


“이럴 땐 머리 풀고 있음 좋을텐데…”



“왜요?”



“흠…고개 숙이고 라면 먹잖아…내려오는 긴 머리칼을 한 손으로 뒤로 쓰다듬어 올리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라면 집어서는 후루룩 후루룩~~~볼은 불룩해지고...

그럼 보기 좋을거 같애...머리 함 풀어볼래??”


혜미가 잠시 라면을 입 가까이에 갖다댄 상태로 뭔가 생각을 해보는 듯 하더니...
이내 어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내 얼굴을 쳐다본다.



“................"


“................”


“푸키키키킥~!!!”


“................”


“흠흠...라면 식겠다, 어서 먹자.”


“................”




복수는 이루어졌다....! 쿡쿡쿡....!!






잠시 후...혜미의 집 방향으로 차를 몰고 있었다.


혜미를 살짝 돌아보니, 의자에 예외없이 의자에 몸을 푹 파묻히듯이 앉아있다.

유니폼을 입은 채 많이 지쳐있는 듯한 모습이 안쓰럽다.

예전엔 똑 같은 차림으로도 명랑하고 활발한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힘이 없는 듯이 축 처져 있다.


“휴우...!”

혜미가 나직하게...무거운 한숨을 내쉰다.


“왜 그러니?”


내가 걱정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그냥...”

혜미가 얼버무리듯이 대답하지만...목소리에 별로 힘이 없다.



그러고 잠시 잠자코 있더니...

“휴우...!”

또 한숨을 내쉬고 있다.


뭔가 불안한 모양이다.

뭔가 마음이 심란한 듯 하다.



많이...많이 두렵니...혜미야??

내 마음도 울적해진다.

잠자코 손을 내밀어 혜미의 왼손을 잡았다.


내 손으로 부드럽게 살살 어루만져 준다...


혜미가 내게 자신의 손을 맡긴 채...그렇게 앉아있다...

눈을 감고 혼자서 고개를 갸웃갸웃 거린다...


그러더니 자신의 오른손을 뻗어서는 왼손을 어루만져 주고 있는 내 손등을 어루만졌다.

그렇게 한동안 어루만지다가...


혜미가 슬며시 상체를 내 쪽으로 굽혀온다.

손가락으로 내 바지 지퍼를 집고선 슬며시 내린다.


어리둥절하다...

혜미가 내 바지지퍼를 내리고선 슬며시 내 그것을 끄집어내더니 손으로 살살 만져준다.


“혜...혜미야...!”

운전대를 잡고있던 내가 약간 당황했다.



“...........”


혜미가 그냥 아무 말 없이 내 그것을 손으로 애무해 주고있다.



나도 모르게 점차 당황함 속에서도 서서히 발기가 이루어졌다.

혜미가...고개를 살짝 숙였다.

예쁜 립스틱이 칠해진 입술로 내 그것에 살짝 살짝 입을 맞춘다.

그러더니...자신의 입술 사이로 내 그것을 품기 시작했다.


“허헉~!!!”

다...다행히 차창 밖으로는 비가 내리며 시야를 가려주고  있으니...


혜미가 내 그것을 두어번 가볍게 품더니 혀를 내밀어 혀끝으로 내 귀두를 살살 핥아주기 시작했다.

내 자지가 급속도로 탱탱히 일어선다.

혜미는 정성껏 정성껏...
귀두부분을 포함한...내 그것을 입술과 혀로 애무하고 있었다.

내 자지가 점차 혜미의 침으로 인해 번들번들거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혜미가 내 자지를 자신의 예쁜 입 속으로 넣더니...
슬며시 슬며시 입으로 넣었다 뺐다 한다.

그러다가...서서히 힘을 주면서 좀더 깊숙히..쎄게 빨아대기 시작했다.


“우...우욱...!”

나도 흥분이 마구 몰려오기 시작했다.


한손으로 운전대를 지탱하면서 다른 한 손을 아래로 내려

혜미의 이마와 승무원 스타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혜미의 고갯짓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혜미는 정신없이 자신의 혀를 놀리며 내 것을 빨고 있었다.

호흡소리도 거칠어지고 속도가 빨라졌다.

내 맥박 소리도 짜릿한 쾌감과 흥분으로 빨라지고 있었다.




왜 이럴까...왜 이럴까...

흥분 속에서도 나는 불현듯 어떤 생각이 밀려오고 있었다...



뭔가...뭔가...불안한 마음을 숨기고 싶은거구나...!!

초조한 거다......

뭔가...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떨쳐 버리기 위해......

뭔가에 미친듯이 집중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혜미는 자신의 목젖까지 깊숙이 내 그것을 삼켜넣으며 미친듯이 빨아주고 있었다...


누군가가 이 광경을 본다면 혜미를 음탕한 색녀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히...

혜미가 색녀이기 때문에 이러는 것이 결코 아니다...




혜미는...

지금....혜미는...




운전을 하고있는 내 머리 속이 점점 뭔가 무거운 힘에 짓눌리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혜미야...


혜미야...무엇이 그토록 두려운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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