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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무원, 연인, 여자 2



 

 

그 봄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그사람과 함께 했던 봄이 그리운 겁니다... 

 

 

 

  

 

많은 남자들이 그렇듯이 나도 여자를 좋아한다.
사실은 아주 어려서부터 은근히 많이 밝혔다.

하지만 결코 적극적으로 드러내놓고 표현하진 않았다.

어릴 때는 중간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밝히면서도 넘치지는 않는...
나름대로의 원칙하에서...

나름대로는 순수했다.


항공사 여승무원들의 단정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단정하고 예쁘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특별히 관심이 컸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그 아이…그 아이가 원인이 되었던 것은 틀림없다.

그 아이때문에 달라지게 되었다...


지금보다 좀 더 어릴 때…절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일찍부터 친했던...
몹시몹시 친했던…

착했던…
밝았던…
아름다웠던…
아껴주고 싶었던…

그런 아이.

흔히 말하는 남매같았던 그런 그녀...
오빠동생...이런 젠장.


그녀는 학교를 졸업하고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했다.
학교도 일년 일찍 들어갔었고, 휴학도 안했기에 취업연령도 상당히 빨랐었다.

여자는 그런 점에서 확실히 남자보다 유리해 보이기도 한다.
난 사회생활은 빨리 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므로...

스케줄대로 비행이 많기도 했고...
나중엔 외항사로 옮겼기 때문에 점점 자주 보기 힘들어졌다.

어쩌다 만나기는 했지만...대부분의 경우 만나는 것도 아주 잠깐..
보통은 그녀가 바쁘다며 금새 자리를 뜨곤 했다.


그렇게 시간이 점점 흘러갔다.


어느날 전화통화를 하는데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

한참 즐거운 대화를 나누던 중에 그녀가 갑자기 말을 끊고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한참 뜸을 들이다 문득.... 힘겨운 듯이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예전부터 날 몹시 좋아했었다는 고백이었다.

오빠 동생 사이가 아닌...그런 느낌이 아닌...다른 느낌으로...

그때만 해도 솔직히 놀랐다.

"헉..!" 하는 소리가 마음 속에서 울렸다.


남자들.. 일상에서 여자들이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런 고백을 생각지도 못하게 듣는 경우가 흔치는 않지 않은가?


그 아이는 갑자기 심각해졌다.
나도 덩달아 심각해졌다.

왜냐구?
나에게 여친이 있었으니까.

한창 좋아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서로를 마음에 들어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서로를 믿고 깊은 정을 줄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해 갈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고민할 수 밖에.


하지만 그녀의 그 고백은 나를 무지 흔들어 놨다.
갑자기 그녀의 몸매가 눈에 선하게 기억나면서 새롭게 느껴지기도 했고....


이후 또 한번 만났다.


별일은 없었고 그냥 밝고 즐거운 분위기.
그러다 밤이 되자 전화가 걸려오고...
또다시 심각한 분위기..


그녀는 몹시 고민하고 있었다.
몹시 근심하고 있었다.

내가 여친이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이었다.

외항사가 소속된 나라로 돌아가서는 전화통화...
그러다가 다시 국내로 오면 만나곤 했다.

그렇게 세 번을 더 만났다.


세 번째는... 호텔에서 만났다.


뭔가 초조해 보였던 그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


호텔 커피숍에서 좀 일찍 일어나자더니 방으로 가자고 했다.
가지고 올 것이 있다면서.


170이 약간 넘는 큰 키에 청바지를 입어 탱탱하게 올라붙은 엉덩이...
날씬한 허리...

그 아이의 뒷모습이 흔들리는 듯 느껴졌다.


갑자기 뒤를 돌아본다.


"가자~^^"

약간은 도도한 듯, 그렇지만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귀여운 그녀는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


순간 나도 모르게 저절로 침이 꿀꺽 하고 넘어가더라.

어찌해야 하나 하는 고민 중에 결국 방 앞에까지 이르렀다.


"가져갈 물건이 있어서라니까 말 그대로 일마치면 나오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잠깐.. 들어갈래?"

하는 말에 나도 모르게 방 안쪽으로 한걸음 내딛였다.


"아... 내가 이런 곳까지 다른 여자와 들어오다니..."

그때만 해도 난 참 순수했구나.


막상 들어가서는 그냥 평소처럼 이야기 하고 평소처럼 행동했다.

음료수 한 캔 꺼내주는 것을 따서 마시고...
그냥 늘상의.. 그런 얘기들을 했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다.


전날 친구 만난 이야기, 지금 지내는 나라 이야기.. 뭐 그런 것들...


그녀는 침대에 앉아있었고 난 소파를 끌어당겨다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얘기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내가 같이 침대에 앉아있었다.


그렇게 가까이 앉아서 보니...
그녀가 사실은 몹시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평소보다 말을 조금 더 많이, 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던 그녀.
마치 뭔가 마음 속의 동요를 감추려는 듯...

귀여운 모습...귀여웠다.


나도 모르게 시선이 살며시 그녀가 꼬고있는 다리로 향한다.
늘씬하게 쭉 뻗은 탐스러운 허벅지...


그녀는 영어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외국어를 전공했기 때문에 원래 관련된 이야기를 즐겨하곤 했었다.

외항사에서 근무하니 확실히 커뮤니케이션 문제에서 이렇더라 저렇더라....


콜라병처럼 섹시한 허리가 보인다.


그녀가 영어 리스닝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을 때...

난 그녀를 와락 껴안았다.


그리고는...
입을 맞췄다.


당황한 그녀의 표정...


순간적인 충동을 참지못한 나의 이런 행동이 잘못된 것인가 싶어서 무척 겁이 났던 나...

내 가슴 속에서 살며시 떨고있는 그녀의 가벼운 전율이 느껴졌다.
그런 그녀의 몸의 떨림을 느끼며 그녀의 눈을 살며시 쳐다봤다.


그녀의 눈...
그 눈을 잊을 수가 있을까....!!

나중엔 그것보다 더한 잊을 수 없는 눈을 보게 되었지만...


그녀의 눈에 부끄러움과 기쁨이 가득한 것을 보고 잠시 주저했던 마음이
이내 사라져 버렸다.


"...예뻐...."


"........?"


"오빠 눈이...예뻐요...."


그녀는 내 눈이 예쁘다고 했다.


그녀를 침대 위로 살며시 눕혔다.
그녀의 입술 위로 내 입술을 살며시 덮어갔다.

입술의 감촉을 살며시 느끼며, 살며시 맛보며,
내 혀로 살며시 그녀의 입술을 벌리게 했다.
내 혀가 그녀의 혀를 찾았다.

처음에는 살며시...조금씩 조금씩 긴장하고 있던 그녀의 혀도 서서히 풀리는 듯 했다.


깊은 키스를 했다...

깊고 깊은...달콤한...깨어나고 싶지 않은...그런 느낌 속에 빠져서...


그녀의 몸에서 힘이 쭈욱 빠져나가며...스르르 풀려가고 있는 듯 했다.

한동안 그렇게 키스와 가벼운 애무를 했다.


갑자기 그녀가 벌떡 일어선다.

알람이 울리고 있었다.
그녀가 맞춰놓은...
비행준비를 알리는...


낭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건 아니야...이러면 안되는건데...왜 잊고 있었담, 바보같이....
하는 듯한 표정으로..


시간이 없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다만 준비는 해야 한다면서...


그러더니 유니폼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아...!!!


정말 예뻤다.
몸에 감기는 듯한, 착 달라붙는 그런 유니폼이란....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뒷모습은 더 여성스럽고 부드러워 보였다.


"꽃봉오리...!!"

그리고 그 꽃봉오리를 열어 제껴보고 싶은 욕망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알거 같았다.


더구나 그녀는 다리가 길어서 만져보고 싶은 충동이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


머리정리를 하고 있는 그녀....

그녀의 뒤로 살며시 다가갔다.

그녀의 뒤에서 손을 뻗어 엉덩이와 다리를 장난스럽게 만져 보았다.

그녀가 놀라면서 하지말라고 했다.
하지만 피하진 않았다.

얼굴까지 약간 빨개지면서 부끄럽다고 말하면서도 바쁘게 손을 놀린다.


그렇구나, 일은 확실히 일인가 보구나.


나도 함께 따라 나섰다.

호텔의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그녀는 짐을 끌고 가 버렸다.
미안하다고 어쩔 줄 몰라하면서...

그 뒷모습을 나는 지켜보고 있었다.


잘됐다고 생각하고 있는건지...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인지...

후자 쪽이었겠지...


아쉬움이 맞다.

큰 아쉬움을 느끼면서 그녀에게서 다시 연락이 오기를 난 기다리고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 날 이후…

그녀는 그 날 이후부터 나에게 전화를 많이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때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그 끝은 어떻게 될지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으면서도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기대를 그냥 저버리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녀는 그렇게 매달리고 있었다…
억지로 매달리고 있는 것이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의 행동이 뭘 의미하는지도 알았고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도 알고 있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러면서도 상황을 자꾸 복잡하게만 만들어 가는 그것은….
몸과 마음 속에서 나 자신을 몰아세우는 충동..

본능..
욕구…
욕망…

그것이었다.


일탈을 생각해 보기도 전에 이미 맞이해버린 일탈에 대한 충동…
그것이었을 것이다.


결국 그것이…
그러한 요인들이
다시 그녀가 한국에 왔을 때 날 그녀가 있던 호텔을 찾아가도록 만들어버렸다.


어차피 이것은 아주 짧은 순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나의 회상에 불과하다.
그냥 그날 밤 일의 경과만 빨리 소개해 버리도록 하겠다.


그녀는 자기를 잘 아는 호텔 직원들의 눈을 피해 먼저 방에 들어간다고 했다.

나는 나중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둘이서 무슨 짝짝꿍처럼 용의주도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이런 계획을 짠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정말 그랬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가볍게…
별 말도 없는데 이루어진 것이다.


가서 둘이 어떻게 하겠다,
하자는 약속 같은 것도 없었다.


그냥 방에서…
방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리고…
우리 둘을 휘감고 있는 감정의 소용돌이...

그것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뿐이었다.


어쨌든 나는 나중에 자연스럽게 움직이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약속한 층에 도착하자, 그녀가 다른 승무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눈치가 몹시 빠르고 능청맞은 연기도 넉살좋게 잘하는 편이다.

얼른 잘못 내린 척하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탔다.


다른 승무원들도 하나같이 예뻐 보였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스튜어디스들은 확실히 대부분 외모적으로 보기좋은 기본적인 요소는
갖추고 있는 아가씨들이다.


항공사에서는 단순히 키가 크고 얼굴이 예쁜 것을 기준으로 승무원을 뽑는 것이 아니다.
우선은 승객들에게 부담없는 편안한 마스크,
그리고 금방 질리지않는 볼수록 친근감이 드는 마스크를 원한다.

그리고 실제로 키가 커야 기내에서 일할 때 비교적 유리하다.

사람들 중에는 단순히 항공사 여승무원은 얼굴만 보고 뽑는 줄로 착각하고,
요즘 애들은 얼굴이 왜 이러냐는둥의 불평을 늘어놓기도 한다.


어쨌든 그다지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다.


잠시 후, 그녀가 전화해서
이제 와도 괜찮다고…
나즈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짧은 한 마디의 말꼬리가 살며시 힘없이 수줍은듯이 축 처지던 것을
나는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그녀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문이 살짝 열려 있다.

잠그지 않았나 보다.
바로 조금 전에 열어두기라도 한걸까…


침대 위에서..
그녀는 유니폼을 입은 채로, 눈을 빛내면서 고개를 숙인 채, 볼을 붉히며 앉아 있다.


조금 전까지…그녀의 연락을 받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올라오면서도 담담하던 마음이…

그녀의 자태 앞에서 다시 스르르 무너져 내렸다.


도저히 어쩔 수 없는걸까?


입술이 그녀에게 닿을 때마다 조금씩 바들바들 떨기 시작하는 그녀의 몸을 느꼈다.

깊고 깊은 키스와...본능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애무를 해 나갔다.

흥분과 희열과...
도저히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서로 얽히고 엮인 채 내 온 몸과 온 정신을 휘감고 있었다.


문득 내 눈이 그녀의 눈과 마주쳤다.

그 찰나의 순간,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그녀의 눈이…눈망울이..
그렁그렁하게 날 쳐다보고 있다.


그녀의 눈이 그렁그렁하게 날 쳐다보고 있었다…


난 눈을 피했다..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눈….
너무나 마주 보고 싶지만, 봐서는 안될 것 같은 눈….


아아, 눈. 눈!

그 때의 바로 그 눈이 지금까지도 날 가끔씩 괴롭히곤 한다.


몸은 흥분해 있었지만 감각은 오히려 자꾸 무뎌져 가기만 했다....

깊디 깊은 입맞춤과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내가 할 수 있는 애무를 하고 있었지만…

길고 늘씬한 그녀의 멋진 다리와 섹시한 허리는 잊혀져가고…

애타게 바라보는 눈만 자꾸만 커지면서 온 뇌리에 가득 남았다….


그녀는 정말로 나를 좋아하고 있었다.
아주 많이...

그녀는 정말로 나를 좋아하고 있었다.


어느 날 여친과 있던 날 그녀가 전화를 했다.

얼른 나름의 조치를 취했다.

그 날따라 왜 그런지 몹시 예민해져 있던 여친의 의심을 풀기는 쉽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 날은 그런대로 넘어갔다.


다음날 실수로 소리 나지 않게 해놓았던 핸드폰의 전화착신 상태를 보니....
무려 30통이 넘게 와 있었다.


그걸 보고 순간 마음을 굳혔다.

의식은 또렷한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그 때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 하지 않고 있었던 걸까?


그녀가 머무르는 나라로 전화를 했다.
그리고는 헤어지자는 말을 했다.


둘다에게 큰 고통을 줄 것이 뻔하고 이미 주고 있는 것을 다 알게 된 마당이 아닌가.


나도 그녀도 알고 있었다.
지금 사귀는 여친을 배신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웃기는 일이 아닌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데, 아직도 배신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인가.


어쨌든 결론은 단순했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침묵이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순간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난 얼른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화기를 더 들고 있다가는 또 이상한 기류가 둘 사이에 흐를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에 들려올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게되면
난 견딜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녀를 안다.

그녀는 틀림없이 내 전화가 끊긴 후에 주저앉아 버렸을 것이다.
흐느꼈을 것이다.


전화를 끊고 나니 기분이 이상했다.

사방을 둘러보며 내 몸을 감싸고 있는 바람을 느끼는데도
몸 속의 뭔가 이상한 기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점점 이상한 형태를 만들어가며 형체를 확대시키는 듯 했다.

그건 어떤 기분인걸까?

홀가분함은 결코 아니다.

확실히는 말할 수 없지만….
어쩌면 누군가를 정말로 좋아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뇌까리며 나 자신을 위로했지만,
그게 정말 그녀를 위한건가?


오히려 그 후의 나를 망쳐놓은 것은 아닌가?

그것이 바로 감정을 억지로 배반한 죄값을 치루는 것일까?


아주 잠시 눈을 감고 있는데
그 모든 길고 긴 역동의 느낌과 장면들이 한 순간에
뇌리 속에서 스쳐 지나가면서 큰 소리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회상을 멈추고 눈을 뜨면서 내 의식을  다시 기내로 되돌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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