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별의 무녀들 (星辰の巫女たち) - 9 화
星辰の巫女たち -by たぬきうどん
출처 : E=mC^2 NOVEL (http://rose.zero.ad.jp/~zab50690/novel.htm)
第 9 話
그리고 그들을 한층 더 당혹하게 하는 사태가 하나 더 있었다.
그렇다......! 이 신전, 이 제단! 나, 타로마티에게 몸을 조종당해 이런 곳까지 와버렸다. 그리고......그리고......
"어쨌든,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지."
그러나 갑자기 그녀의 다리가 급정지했다.
"! 다, 당신은......"
사자를 닮은 갈기, 날카로운 귀, 불길한 붉은 빛으로 가득 찬 눈.
그런......몸을 완성하게 되었나?
"타당한 판단이다. 하지만 잊었나? 너의 육체는 내가 말하는 것을 거역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
"프림로즈. 제단으로 돌아와라."
"--그, 그런!"
잠시 후, 프림로즈는 다시 제단 위에 올라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내부로부터 전해졌다.
그런 바보 같은. 나도 참 어째서 타로마티님이란 자를 그렇게 부르는 방법으로......에?
프림로즈의 안에서 울리는 단어는 단순한 음성이 아니다. 문장의 내용은 어떻게든 부정할 수 있어도, 하나하나의 단어는, 방위의 그물을 빠져나가 원래의 말과 바꿔치기 당한다. 그녀 안에서 ‘타로마티’라고 하는 말은 ‘타로마티님’이라는 말로 변해버린 것이다.
<나는, 타로마티님의 충실한 종......>
<타로마티님은 나의 주인님......>
<타로마티님을 시중드는 것이 나의 기쁨......>
"어떤가, 프림로즈. 저항은 하지 않는 것인가?"
"......우......"
무엇인가, 이상해! 너무너무 이상해!
이대로라면, 나는 내가 아니게 되어 버린다.
"상당히 끈질기지만......이제 곧이다."
"무, 무엇을......"
<어째서 도망치는 거야?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기분이 좋다는 건, 좋아한다는 거 아니야?>
가슴이......다리 사이가 뜨겁다......어째서?
프림로즈가 타로마티를 응시하는 표정에 분명하게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힘껏 분노의 표정으로 고쳐보지만, 그것이 연기인 것은 명백했다. 그녀는 자신으로부터 솟구치는 감정에 당황해, 굳게 다물고 있던 입술을 반쯤 열어 타로마티를 응시하고 있다. 그 시선은 황홀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뺨을 불게 물들이는 것은, 분노의 격정이 아닌 더 감미로운 무언가이다.
나는......타로마티님이, 좋은 거야......?
입 안의 타액이 흘러 입술 사이로 흘러내릴 것 같다.
신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안돼......언니, 로테, 도와줘......
그 다음 프림로즈가 생각한 것은, 고아원의 아이들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이 직소 퍼즐처럼 뿔뿔이 흩어지고 잘라지며 붕괴해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악의를 가진 누군가에 의해서 찌그러진 형태로 합쳐져 버린다.
필사적으로 사고에 저항하는 프림로즈의 이가 딱딱 울린다. 앞으로 그저 몇 분, 혹은 몇 초 만에 내가 바뀌어버릴지도 모른다. 그것이 무섭고 무서워서 어쩔 수 없다.
프림로즈는 팟 하고 정신이 든다.
“그렇다, 프림로즈.”
그래......그렇다......어째서 잊고 있었을까......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
어느새, 그녀의 표정이란 표정이 완전하게 사라져, 눈은 속이 빈 채로 타로마티의 얼굴에 못 박혀 있었다. 양손은 힘없이 늘어지고 긴장하고 있던 신체는 이완하고 있다.
타로마티님의 아래로 뛰어들고 싶다......아아, 하지만, 타로마티님은 세계의 적......사악한 신......그게 뭐? 나는 쭉 그 어둠의 힘을 동경해 왔지 않는가? 그럴 리 없다......나는 빛의 힘을 내려받은 무녀......빛의 힘은 어둠의 힘에 비하면 비웃음 당할 정도로 작은 거야. 타로마티님의 어둠의 힘을 이 몸으로 느끼고 싶다고 나는 쭉 그렇게 생각해 왔어.
이미 그녀는, 자기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어떠한 혐오감도 품고 있지 않다. 일찍이 자신의 마음속의 침략자처럼 생각했던 그것이, 지금 그 감정이 자신의 본심이라고 생각되어 간다. 그 감정이 떠나버리면 이제 자신은 없어져버릴 것 같다. 프림로즈는 그 감정을 떼어내지 않도록, 자기 안에서 몇 번이나 상기하며 적극적으로 동화시켰다.
그래......그렇다. 나는, 어둠을 모시는 무녀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타로마티님의 손에 의해서. 아아, 나,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왔을까......나는 지금부터 타로마티님의 아래에서,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난다. 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 마음도 몸도 타로마티님께 바치는 충실한 종이 되고 싶다......그래, 나는 타로마티님의 종이 되고 싶다!
“묻겠다, 너는 무엇이지?”
이제, 그녀의 기분을 막는 것은 없었다.
기쁘다......내가 타로마티님을 모시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나는 타로마티님의 종. 정말 훌륭한 울림이다! 그럼 타로마티님은 나의 무엇? 연인? 주군? 틀려, 주인님! 그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타로마티님이, 나의 주인님......! 정말 멋진 울림이지 않는가!
“주인님......”
출처 : E=mC^2 NOVEL (http://rose.zero.ad.jp/~zab50690/novel.htm)
第 9 話
"누군가!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건가!"
날이 새자 신전 기사들은 대 혼란을 일으켰다. 그들의 리더-별의 무녀 프림로즈가 사라진 것이다.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불침번을 했던 기사였지만, 그는 그 후 강렬한 졸음에 잠들어, 그녀가 돌아오지 않은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을 한층 더 당혹하게 하는 사태가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어제 확실히 사망한 것이 분명한 한쪽 눈의 남자의 무덤이 파헤쳐져 있던 것이다.
그것도, 묻혀있던 시체가 어디로 사라졌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우선 전원이 수색한다! 비상사태다!"
"별의 무녀님에게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이것은 세계의 중대사다!"
"별의 무녀님에게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이것은 세계의 중대사다!"
프림로즈가 깨어났다.
평상시의 기상과는 다르다. 심해의 바닥으로부터 무거운 몸을 끌어 올리는 듯한, 기묘한 부유감이 느껴졌다.
"아......?"
그녀는 무거운 눈꺼풀을 천천히 열었다.
눈앞에는 멍청한 눈의 그녀자신이 있었다.
"거울......인가."
그곳은 제단 위였다.
그렇다......! 이 신전, 이 제단! 나, 타로마티에게 몸을 조종당해 이런 곳까지 와버렸다. 그리고......그리고......
?
그리고 여기서 무엇을 했었는지, 그것은 아무래도 생각해 낼 수 없었다.
기억의 공백은 그녀를 몹시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옷의 흐트러짐도 없고, 몸에 위화감도 없다.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프림로즈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어쨌든,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지."
프림로즈는 거울에서 등을 돌려 제단을 내려가 신전의 출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갑자기 그녀의 다리가 급정지했다.
"! 다, 당신은......"
신전 출구의 앞에 서있는 것이 있었다.
사자를 닮은 갈기, 날카로운 귀, 불길한 붉은 빛으로 가득 찬 눈.
신장은 인간과 그다지 다르지 않지만, 검붉은 문양이 새겨진 그 육체는 인간과는 달리 확실히 이질적이었다.
본 적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몸의 솜털이 곤두서게 하는 그 어둠의 기운을 그녀는 알고 있다.
"겨우 눈을 뜬 건가, 별의 무녀."
"타로마티......잇!"
"타로마티......잇!"
어젯밤의 검은 안개와는 다르다. 사신은 모습을 가진 실체로서 이 세상에 나타나 있다.
그런......몸을 완성하게 되었나?
"아아. 네 덕분이다."
"나, 나의 덕분이라니!"
"나, 나의 덕분이라니!"
타로마티는 어쩐지 불길한 미소를 띤다.
"무슨 일이야! 어제 무엇을 했지!"
"글쎄."
"크......와라! 빛의 활."
"글쎄."
"크......와라! 빛의 활."
프림로즈는 빛의 활을 꺼내 아버지의 원수에게 겨눈다.
원수를 눈앞에 둔 분노를 간신히 컨트롤하고, 그녀는 노력하여 냉정하게 머리를 가라앉힌다.
내가 1대 1로 타로마티를 이기기를 바라기는 어려워. 실제로 대치해보니, 놈은 나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분노에 몸을 맡겨 여기서 저 놈에게 덤벼들어 잡혀버리면 안돼. 이 신전에 도망치는 것에 전념해야지.
"타당한 판단이다. 하지만 잊었나? 너의 육체는 내가 말하는 것을 거역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
"프림로즈. 제단으로 돌아와라."
"--그, 그런!"
프림로즈의 몸은 우향우를 하여, 타로마티에게 무방비의 등을 보이며, 처음 왔던 회랑을 되돌아간다.
"제......제길......"
자기 자신의 걸음으로 한 걸음마다 출구가 멀어져 간다는 것은 정말 잔혹했다.
주저 없이 다리를 움직이면서, 프림로즈의 얼굴은 원수에게 몸을 희롱당하는 수치와 굴욕으로 새빨갛게 되어 간다. 옆에서 보면, 불쌍할 정도로 우스운 모습이었다.
역시 달아나는 것만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어. 적어도 상처 하나쯤은 입혀야......
잠시 후, 프림로즈는 다시 제단 위에 올라가 있었다.
"나, 나를 어떻게 할 생각이지!"
간신히 몸의 자유가 돌아온 프림로즈는 뒤돌아 타로마티에게 적의의 시선을 내던진다. 타로마티는 그녀의 바로 등 뒤에 따라오고 있었다.
"어젯밤, 어둠은 너의 육체를 빼앗았지만 영혼 깊숙하게까지는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다. 무녀의 방위력이 어둠에 저항했던 것이다. 그래서 행동을 제한할 수는 있어도, 너의 마음까지는 조종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에?"
"어젯밤의 그 때, 너의 정신이 완전하게 무방비가 되었을 때, 어둠은 너의 영혼의 최심부에 잠식할 수 있었다."
"에......?"
"에?"
"어젯밤의 그 때, 너의 정신이 완전하게 무방비가 되었을 때, 어둠은 너의 영혼의 최심부에 잠식할 수 있었다."
"에......?"
무슨 말이지? 그 때가 뭐야? 어젯밤, 도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지?
"이제, 너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나의 것이다."
프림로즈의 표정이 100퍼센트 공포로 전부 물든다. 정체 모를 우려가 그녀를 압도했다.
"그, 그만둬어!"
그녀는 순간 눈을 감고 귀를 막아 모든 감각을 차단했다. 타로마티가 발신하는 모든 정보를 무엇 하나 받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내부로부터 전해졌다.
<나는, 타로마티님의 종......>
프림로즈의 뇌 내에서 그런 말이 퍼진다.
에?
뭐야, 이거?
나,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내, 내가 타로마티님의 종이라니 그런......에?
뭐야, 이거?
나,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내, 내가 타로마티님의 종이라니 그런......에?
그녀는 자신의 머리 속에 던져진 단어에 곤혹스러워 한다.
그런 바보 같은. 나도 참 어째서 타로마티님이란 자를 그렇게 부르는 방법으로......에?
뭔가, 이상하다.
이상하지만, 무엇이 이상한 것인지 모른다.
그녀는 감은 눈을 열고, 원수에게 공포가 섞인 분노의 시선을 향한다.
"지, 지금, 나에게 무슨 짓을 했지? 대답해, 타로마티님!"
타로마티는 위험스럽게 웃을 뿐이었다.
<나는, 타로마티님을 섬긴다......>
다시 소리가 뇌 내에 울린다.
"트, 틀려! 틀리다! 어떻게 된 거야!"
무엇인가 변했다......! 분명히 이상하다. 나, 지금까지 타로마티님이란 자를 어떻게 부르고 있었지?
"어, 어떻게 된 거야? 대체 나에게 무슨 짓을 한겁니까!?"
프림로즈의 안에서 울리는 단어는 단순한 음성이 아니다. 문장의 내용은 어떻게든 부정할 수 있어도, 하나하나의 단어는, 방위의 그물을 빠져나가 원래의 말과 바꿔치기 당한다. 그녀 안에서 ‘타로마티’라고 하는 말은 ‘타로마티님’이라는 말로 변해버린 것이다.
지금의 그녀는, 증오하는 원수를 타로마티라고 경칭을 생략한 발상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 어휘는 그녀 안에 존재하지 않기에.
<나는, 타로마티님의 충실한 종......>
<타로마티님은 나의 주인님......>
<타로마티님을 시중드는 것이 나의 기쁨......>
"아......아냐!"
머릿속에서 그 목소리가 울릴 때마다, 생각만 해도 무서운 단어가 그녀 안에 파묻혀 그녀의 마음을 바꾸어간다.
"무, 무슨 짓을 했습니까! 가르쳐 주세요!"
프림로즈는 분연히 타로마티를 노려보았다.
"과연 아직 저항하는 건가. 하지만 시간문제다. 이제 곧."
"네, 네녀서억!"
"네, 네녀서억!"
위기를 감지한 프림로즈는 활을 당겨, 빛의 화살을 쏘려고 한다.
<활은, 등을 긁기 위한 도구였던 거야.>
그러나 활을 잡았어도, 그녀의 오른손은 공중을 헤맨다.
"뭐야......? 이거, 어떻게 다루는 거지......?"
크게 휘어진 막대. 그 양단에 묶여 있는 가는 실. 이런 도구로 어떻게 적을 공격했던 거지?
이것이 적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기억하고 있지만,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생각할 수 없다. 그녀는 곤혹스러워 한다. 매일 빠뜨리지 않고 단련하여 팔의 연장과 같이 익숙해진 활이, 단순한 믿음직스럽지 못한 봉으로밖에 안 보인다. 어떻게 사용해야 좋을지 모른다.
"어떤가, 프림로즈. 저항은 하지 않는 것인가?"
"......우......"
싸울 거야! 싸우지 않으면 꼼짝없이 당해버린다.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그녀는 이 무기로 어떻게 싸워야 좋을지 모른다.
"저항하지 않는 것 같군. 그럼, 나의 눈을 봐라."
"......히......"
"......히......"
타로마티를 노려보고 있음이 분명한 눈은, 어느 새인가 실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붉은 불길과 같은 눈. 보고 있는 것만으로 그 불길이 불타 옮겨져, 그녀의 마음을 태워버릴 것 같다. 봐선 안 된다고 머릿속에서 경종이 울리지만, 그에 반해 눈을 아무래도 떼어낼 수 없다.
"안심해라. 너를 다치게 할 생각은 없다. 단지, 마음을 아주 약간만 조작해 바꿀 뿐이다."
"내, 내가 당신 같은 것에게 굴복해--아, 아, 아!"
"내, 내가 당신 같은 것에게 굴복해--아, 아, 아!"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다시 또 프림로즈의 마음 속에 이상한 목소리가 울린다.
<나는 타로마티님께 모든 것을 맡긴다.>
틀려, 조종될 거라 생각합니까!
<나는 타로마티님께 시중들고 싶다.>
그럴 리 없어!
프림로즈는, 자신 안의 소리에 강렬한 위화감과 지울 수 없는 혐오감을 느꼈다. 그 소리의 톤보다는, 외부로부터가 아닌 그녀의 내부로부터 솟아난다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그녀를 뒤흔들었다.
<나는 타로마님께 모든 것을 바치고 싶다. 그것이 나의 비원......>
그럴 리 없어! 왜냐하면 나의 소망은, 아버지를 잃었을 때로부터 쭉, 타로마티님을 시중드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것!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프림로즈는 자신의 사고에서 갑작스레 불안을 느꼈다.
죽여......?
죽인다고......? 타로마티님을?
죽인다고......? 타로마티님을?
머릿속에 던져진 그 단어에, 차가운 죄악감이 따라왔다.
나, 어째서 그런 가당찮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지? 시중들어 마지않은 타로마티님을, 그......죽인다니......그런 짓, 해서 좋을 리 없잖아......에......에......?
그녀는 패닉에 빠진다. 직전까지 안고 있던, 타로마티에 대한 강한 분노와 그것을 인정하는 의무감이, 그림자만을 남긴 채 어딘가로 숨어버렸다.
무엇인가, 이상해! 너무너무 이상해!
이대로라면, 나는 내가 아니게 되어 버린다.
"싫, 싫어어어어어어어어엇!"
배의 바닥에서부터, 아니, 영혼의 바닥에서부터 그녀는 크게 외치는 소리를 낸다.
손발의 감각이 마비되어 활을 떨어뜨려버린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차렷 자세로 제단 위에서 움직이지 않고, 눈은 타로마티의 붉은 눈을 응시한 채 그대로다.
어느 순간부터, 프림로즈가 깨닫기도 전에, 이미 <소리>는 그녀와 이질적인 음색이 아닌, 귀에 익은 프림로즈 자신의 소리를 하고 있었다.
프림로즈는 자신 안에 또 한사람의 몰랐던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그 또 다른 한명의 자신은 본래의 프림로즈 안에서 촉수를 뻗어, 암과 같이 증식하여 융합하고 있다.
물론 프림로즈는 평범하지 않은 정신력으로 저항한다. 그러나 아무리 저항한다 해도, 고통의 시간을 연장하는 것뿐이었다. 프림로즈 안에서 그 소리의 침입을 지연시킬 수는 있어도, 한번 침범된 부분을 회복할 수 없었다.
"상당히 끈질기지만......이제 곧이다."
"무, 무엇을......"
<타로마티님께서 이름을 부르시면, 나의 몸은 ‘느껴’버린다.>
뭐라고?
프림로즈는 그 친숙하지 않은 어휘에 눈을 깜박거린다.
느낀다라니......?
느낀다라니, 무엇을 느낀다는 거야?
느낀다라니, 무엇을 느낀다는 거야?
그녀는 그 말의 의미를 모른다.
궁금함에, 프림로즈는 타로마티의 얼굴을 살핀다.
"어떤가? 프림로즈."
"!"
그 때, 프림로즈의 전신이 발화했다. 귀 뿐만 아니라, 전신으로 그 소리를 받아들였다.
"앗, 아아아아......?"
그녀는 몸의 안에서부터 솟구치는 가쁜 숨을 눌러 참으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다.
"이? 후.......쿠우우우!"
그녀는 전신에서 힘이 빠져 제단 위에 무릎을 꿇는다.
그녀는, 느껴버렸다.
그녀는 그 말의 의미를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알고 있다. 어젯밤의, 몸도 마음도 다 태워버리는 쾌락을 알아버렸다.
그 압도적인 행복감이, 지금 다시 그녀의 몸을 불태웠다.
"어떤가? 프림로즈."
"! 하우우욱!"
"! 하우우욱!"
매우 불가해한 행복감의 물결이 그녀의 몸에서 맹위를 떨친다.
이름을 불릴 때마다, 그 기분 좋음이 쌓여가, 첫번째보다 더 강한 쾌감이 무녀복으로 덮인 그녀 안을 뛰어다닌다.
"으응! 아쿠으으으윽!"
그녀는 더욱 참을 수 없어 몸을 비틀며 양 팔을 짚는다. 엉덩이를 위로 쑥 내미는 모습이 되자, 거기에 한층 강력한 쾌감이 덮친다.
뭐?
뭐야 이건?
어째서 이름을 불리는 것만으로 이렇게 되어버리는 거지?
뭐야 이건?
어째서 이름을 불리는 것만으로 이렇게 되어버리는 거지?
몸이 마치 불길과 같이 안쪽에서부터 뜨거워져, 그녀의 가슴을 꾹 단단히 조인다.
심장은 크게 울리고, 거기서 나온 쾌락을 실은 혈액은 뇌수로 뛰어오르고, 하복부에 뛰어 내려가며, 저마다 달콤한 저림을 남긴다.
그것은 그녀가 맛본 적 없던 쾌미감이었다.
자신의 뺨이 붉게 홍조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장이 두근두근 크게 울리고, 피부가 달아오르고, 입에서 달콤한 한숨이 새어나온다.
타로마티의 쪽을 본다. 분노의 표정으로 노려보고 싶지만, 도저히 그런 여유는 없다. 쾌감에 침범되어 멍하니 흐릿해진 표정이 되어버린다. 눈은 물기를 띠고, 굳게 닫았던 입술은 살며시 열고, 입속에는 타액이 가득 찬다.
"몸이 안좋기라도 한가? 프림로즈?"
"우읏! 그, 그만해! 더 이상 아무 말하지 말아주세요......! 타로마티님!"
"우읏! 그, 그만해! 더 이상 아무 말하지 말아주세요......! 타로마티님!"
<어째서 도망치는 거야?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기분이 좋다는 건, 좋아한다는 거 아니야?>
프림로즈의 쇼츠에 덮인 비소가 욱신욱신 쑤신다. 그녀는 무의식중에 허리를 비비지만, 그 정도의 자극으로는 초조함을 늘릴 뿐이었다. 허리의 움직임이 빨라질수록 안타까운 듯한 헐떡임이 커진다.
가슴이......다리 사이가 뜨겁다......어째서?
유두가 곤두서서, 몸을 들썩일 때마다 브라에 스치면, 저린 듯한 쾌감이 일어난다. 어젯밤의 쾌감을 기억하고 있는 그녀의 질은, 다시 그것을 기대해 희미하게 습기 차기 시작한다.
뭐가 뭔지 모르겠어......괴롭다......하지만, 기분 좋아......기분 좋아......이런 건 처음이야......더 맛보고 싶다......
그녀는, 그 감각이 성감에 연결된 것이란 걸 모른다. 무녀로서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주어지는 대로 그 쾌감을 받아들여 버리고 있었다.
이 행복감이......느낀다는 거야?
<그래.>
<행복하지?>
<행복하지?>
응......
<빛의 신에게 기도할 때, 이런 기분으로 했던 적이 있었어?>
아니......
<아버지에게, 이런 기분으로 했던 적이 있었어?>
없었다......
<타로마티님께 시중들면 언제라도 이 기분을 느낄 수 있어.>
그 달콤한 유혹에, 프림로즈는 꿀꺽 침을 삼킨다.
아, 안돼......하지만, 안돼요......
<왜 거절하는 거야? 타로마티님은 나를 이렇게 행복하게 해주는데?>
틀려......하지만, 타로마티님은, 무슨 술법을 사용하고 있음에 틀림없어.
<그럴리가 없어. 타로마티님이 그런 기색을 보였어?>
보이지......않았다.
<그러니까, 이 기분 좋음은 틀림없이 나의 본심이야.>
나의 본심......
<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요.>
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
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
프림로즈가 타로마티를 응시하는 표정에 분명하게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힘껏 분노의 표정으로 고쳐보지만, 그것이 연기인 것은 명백했다. 그녀는 자신으로부터 솟구치는 감정에 당황해, 굳게 다물고 있던 입술을 반쯤 열어 타로마티를 응시하고 있다. 그 시선은 황홀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뺨을 불게 물들이는 것은, 분노의 격정이 아닌 더 감미로운 무언가이다.
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 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 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 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
그 말이 몇 번이나 프림로즈 안에서 반복된다. ‘타로마티’라는 단어와 ‘좋아’라는 단어가 완전히 결합하여 그녀 안에 기억된다.
나는......타로마티님이, 좋은 거야......?
그녀는 그 황당무계한 생각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억누를 수 없는 아픔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대체......뭐야 이 기분은?
새콤달콤한 듯하면서도, 안타까워서, 쭉 맛보면 아파진다......
새콤달콤한 듯하면서도, 안타까워서, 쭉 맛보면 아파진다......
입 안의 타액이 흘러 입술 사이로 흘러내릴 것 같다.
타로마티를 응시하는 눈은, 아무리 적의를 담으려고 해도, 뜨겁게 녹아내리고, 동공은 열려, 타로마티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포착하려고 한다.
처음에, 사악하고 불길하다고 생각했던 그 모습은, 지금은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진다.
타로마티가 내던지는 날카로운 말을 생각하려고 해도, 그 모습을 보게 되면, ‘저 손가락으로 어루만져지면 어떤 느낌이 드는 걸까?’ 라든지, ‘저 씩씩한 팔로 꼭 껴안아지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따위의, 그런 생각에 어느 새인가 탐닉해 버린다.
그런......그런......어째서 아버지를 죽인 원수, 세계의 적인 타로마티님을 내가 좋아하게 된 거야? 이상해......나......이상해져버렸어......
이대로라면, 정말로, 타로마티님의 종이 되어버린다......
이대로라면, 정말로, 타로마티님의 종이 되어버린다......
아무리 타로마티를 미워하려고 해도, 그에 대해서는, 이미 감미로운 감정밖에 솟지 않는 것이다.
타로마티에 대한 미움이 프림로즈의 근간이었는데, 지금은 벌써 그런 것은 사라져 버렸다.
싫어, 나는, 변해버리게 된다! 사악한 신의 종이 되어버린다!
그녀는 타로마티를 대적하는 존재인 빛의 신 아르마티에게 구원을 빌었다. 대성당에서 몇천 번이나 암송한 성전을 주창하려고 했다.
“빛의 신 아르마티는 살생하지 말라, 라고 말하셨다......”
<그런 것 따위, 시시해요.>
<그런 것 따위, 시시해요.>
“빛의 신 아르마티는 간음하지 말라, 라고 말하셨다.......”
<그런 도리로, 정말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 건가?>
<그런 도리로, 정말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 건가?>
“빛의 신 아르마티가 이 세상을 만드셨을 때, 바다는 생명의 스프였다. 신은 1일째에 바다에서 동물의 성질을 모아서, 2일째에 사람의 형태를 빚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남자의 갈빗대를 꺼내어......”
<뼈를 세심하게 빼내고, 밀가루와 노른자로 옷을 만들었다. 소스에 담가 재우는 것은 1시간......>
“잘 가열된 기름 안에서 4분간 튀기면, 에에 그것이, 뭐라고 하는 거야......”
<뼈를 세심하게 빼내고, 밀가루와 노른자로 옷을 만들었다. 소스에 담가 재우는 것은 1시간......>
“잘 가열된 기름 안에서 4분간 튀기면, 에에 그것이, 뭐라고 하는 거야......”
한 글자 한 구절 암기했음이 분명한 성전의 문구가 이제 생각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르마티......아르마티신......으으 그러니까......”
<나는, 정말로 그런 것을 신앙하고 있었을까?>
<나는, 정말로 그런 것을 신앙하고 있었을까?>
에?
<빛의 술법을 배우기 위해서, 아르마티 대성당에 들어가려 했을 뿐 아닌가?>
틀려. 틀려!
<아르마티의 가르침은, 모두 남을 위하는 체 하지만 사실 자기만 위하는 것이야. 사람들에게 설교한 적은 있어도, 자신이 믿었던 적은 없었어.>
그랬......었나......?
그녀의 스스로의 믿음이 흔들린다.
정말로 빛의 신에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었는지, 자신이 없어진다.
이 10년간, 자칫하면 불안정하게 되기 십상이었던 나를 지지하고 있던 것은, 타로마티님에 대한 분노와 미움이었다......빛의 신에 대한 신앙은, 그것을 고상한 말로 숨기기 위한 베일이었던가......?
“아니, 비록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도, 나는 별의 무녀......타로마티님 따위에게 굴복할 것 같아......”
<틀려. 별의 무녀라는 건 거짓 모습이다.>
<틀려. 별의 무녀라는 건 거짓 모습이다.>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떠올릴 때마다, 재빠르게 또 하나의 소리가 그것을 부정해간다.
나는 빛의 신 아르마티를 받드는 무녀......이런 놈에게 굴할 수는......내가 모시는 것은 타로마티님. 위대한 어둠의 신 타로마티님이야. 틀려! 나의 주는 빛의 신 - 아르......마......티. 틀려. 어둠의 신 타로마티님. 그런, 틀려, 내가 모시는 것은, 빛의 신......티......님.....어......어라.....?
프림로즈는 마음속이 오싹해졌다.
매일 빠뜨리지 않고 외워온 신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안피니티(infinity)......가 아니야. 알그레이(Earl Grey)도, 아프르티(Apple Tea)......도 아니야.
신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빛의 어명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타로마티님의 어명뿐이야.>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타로마티님의 어명뿐이야.>
그런! 하지만, 비록 신앙하지는 않았어도, 태어난 이후로 쭉--!
<신앙하지 않는 신의 이름은 아무래도 좋잖아.>
그......그래......조금 전에도 생각하지 않았나. 이 10년 동안, 자칫 불안정하게 될 뻔한 나를 지탱하고 있던 것은, 타로마티님이었다......빛의 신에의 신앙은, 그것을 숨기기 위한 베일이었던 거야......에......에? 그랬던가?
안돼......언니, 로테, 도와줘......
그래! 분명히 출발 전에 언니께서 알려 주셨다. 그래. 분명히, 이럴 때는, ‘자신의 오감을 믿지 말고--.’
<정말 그럴까?>
<언니나 로테는, 사실 이 기분 좋음을 알고 있는 것 아닐까?>
<알고 있는데, 나에게 이 기분 좋음을 맛보게 하는 게 아까워서, 저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언니나 로테는, 사실 이 기분 좋음을 알고 있는 것 아닐까?>
<알고 있는데, 나에게 이 기분 좋음을 맛보게 하는 게 아까워서, 저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그런......그렇지 않아......
<나는, 언니나 로테들에게 사랑받지 않는 게 아닐까?>
아냐......그렇지 않......
<2명 다, 나라는 사람을 짜증난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아?>
아냐! 아니야!
그렇지 않아!
분명, 분명 별의 무녀들 중에서 내가 제일 약하고 바보 같지만, 버리지 마! 언니......! 언니......!
그렇지 않아!
분명, 분명 별의 무녀들 중에서 내가 제일 약하고 바보 같지만, 버리지 마! 언니......! 언니......!
자신이 동료 무녀들에게 버림받고 있지 않은가, 하는 불안이 그녀를 덮친다.
아무리 동료들과의 즐거운 추억을 상기하려고 해도, 그 기억이 그녀를 구해 주지 않는다. 프림로즈는 작은 아이처럼 부들부들 떨었다.
그 다음 프림로즈가 생각한 것은, 고아원의 아이들이었다.
나에게는, 그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을 위해서, 살아서 돌아가겠다고 결정하지 않았나.
<그런 아이들, 무슨 가치가 있어?>
그 아이들의 웃는 얼굴, 그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싶으니까, 나는--.
<못생긴 얼굴로 히죽히죽 웃고, 원숭이 같은 교성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라도 어쩔 수 없잖아. 신분의 차이도 가리지 못하고, 이쪽이 서투르게 나가니까 늘어나기만 하고.>
순진무구한, 더러움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그 아이들을, 지켜주지 않으면--.
<제멋대로에 자기밖에 생각하지 않아. 내가 뭔가를 해주기만 기대하고, 자기는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는, 불쾌한 아이들. 같은 고아였다는 것이 부끄럽기 이를 데 없어.>
그런가......그래! 나도 참, 그런 아이들에게 어째서 구애받고 있었지. 적어도 별의 무녀라는 나에게, 그렇게 친한 체를 하다니! 저런 아이들과 같이 있으니까, 언니나 로테에게 가볍게 취급당하는 거야. 용서할 수 없어......
어느 새인가, 프림로즈의 고아원의 아이들에게의 친밀감은, 강한 증오로 바뀌어갔다.
프림로즈가 마음 속에 무엇인가를 떠올릴 때마다, 그 소리는 마치 사고의 그림자와 같이 뒤따르며 그것을 부정해간다.
타로마티에 대한 분노.
신앙.
동료 무녀들.
고아원의 아이들.
신앙.
동료 무녀들.
고아원의 아이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프림로즈가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매달렸던 중요한 아이덴티티가, 하나하나 부정되어 가, 마음의 의지가 사라지고, 나락의 바닥으로 떨어져간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이 직소 퍼즐처럼 뿔뿔이 흩어지고 잘라지며 붕괴해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악의를 가진 누군가에 의해서 찌그러진 형태로 합쳐져 버린다.
싫다, 무섭다, 내가, 내가 아니게 되어간다......무서움 따위 없어. 기쁘다. 내가 진정한 내가 될 수 있어. 기뻐서 어쩔 수 없다. 기쁘다......그래, 기쁘다.
기쁘다. 기쁘다. 기 쁘 다......
무섭다. 변해버리는 것이 무섭다. 그 이상으로, 그 무서움이 어느새 기쁨으로 변해버리게 되는 것이 무섭다.
기쁘다. 기쁘다. 기 쁘 다......
무섭다. 변해버리는 것이 무섭다. 그 이상으로, 그 무서움이 어느새 기쁨으로 변해버리게 되는 것이 무섭다.
필사적으로 사고에 저항하는 프림로즈의 이가 딱딱 울린다. 앞으로 그저 몇 분, 혹은 몇 초 만에 내가 바뀌어버릴지도 모른다. 그것이 무섭고 무서워서 어쩔 수 없다.
“아무것도 무서워할 필요 없다.”
눈앞의 타로마티가 상냥하게 말한다.
“괜찮다. 곧 편해질 것이다.”
아아! 이런 상황에서, 타로마티님의 말씀을 듣고, 타로마티님의 눈을 보니 불안이 거짓말처럼 사라져간다, 안심하게 된다.
아냐......이상해......어째서 이렇게 안심하는 거지......?
아버지, 도와줘......
프림로즈는, 마음의 마지막 요새인 아버지에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생각하자 프림로즈의 정신에 다시 용기와 이성의 불길이 켜진다.
그래, 아버지! 아버지! 나에게는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아버지! 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도 희생한 아버지! 그래! 아버지를 위해서 나는 살고 있어!
프림로즈는 아버지를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언제나 꺾여버릴 것 같은 때에는 그렇게 용기를 분발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 정신침식의 대책으로써 최악의 수단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후회할 틈조차 없었다.
그래, 나는 아버지의 아이인걸, 타로마티님 따위에게 굴할까보냐! 아버지를 생각하자. 아주 좋아하는 아버지. 그 비열한 아버지. 자부심 강한 아버지. 모멸해야 할 최저의 아버지. 정말 싫은 아버지.
“트, 틀렷!”
프림로즈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리고 아연해한다.
“에......?”
정말로 좋아했던 아버지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어째서? 10년 동안 줄곧 생각해왔는데. 아버지를 생각해도, 마음에 어떤 감정도 솟아나지 않는다. 10년간, 쭉 줄곧 생각해왔는데,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기억만 있을 뿐, 전혀 리얼리티가 없다.
뭐야? 나, 정말 어떻게 되어버린 거야?
뭐야? 나, 정말 어떻게 되어버린 거야?
“싫, 싫어어어어어엇......”
그녀는 양손으로 머리를 움켜쥐며 그대로 공포에 떨었다.
그녀가 그녀이기 위한, 마지막 요새. 그것이 지금 무너지려 하고 있다. 그리고 아주 조금 후에, 자신은 결정적으로 잃어버리게 될 것 같다.
정말로 좋아하는 아버지. 상냥한 아버지. 근사한 아버지. 추악하고 바보 같은 아버지. 비천한 아버지. 아버지. 아......지. 더러운 아버지. 증오스럽다......나는....그 남자가, 증오스럽다......밉다. 밉다. 싫다. 더럽다. 음울하다. 화가 난다.
이윽고,
그녀의 흔들림이 멈추었다.
그녀의 흔들림이 멈추었다.
프림로즈는 팟 하고 정신이 든다.
싫다. 나,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나, 뭘 하고 있는 거야? 어떻게 된 거야.
어째서, 그런 최저의 남자놈 따위를 지금 생각하지......?
나, 뭘 하고 있는 거야? 어떻게 된 거야.
어째서, 그런 최저의 남자놈 따위를 지금 생각하지......?
프림로즈의 얼굴이 혐오감으로 비뚤어진다. 주먹이 부들부들 떨린다.
비열한 부친. 인간쓰레기 같은 그 부친. 그래! 그렇다! 그 남자의 더러운 피가 몸 안에 흐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소름끼쳐!
프림로즈의 마음속이 어느새 분노와 혐오감으로 가득 찬다.
“크......이럴 순 없어!”
태어나서 단지 수년 동안이라고는 해도, 그 남자에게 피부가 닿고 이름을 불렸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녀는 예전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 마그마와 같이 뜨겁고 질척질척한 분노가 몰려와 그녀의 마음을 암담하게 전부 칠한다.
미움. 경멸. 원망. 혐오.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그녀를 초조하게 한다. 아버지의 목소리, 아버지의 얼굴이 뇌리에 떠오를 때마다, 모조리 엉망진창 만들어버리고 싶은 거무칙칙한 충동이 일어난다. 그녀는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다. 아버지의 아이인 자신을 더 용서할 수 없었다.
“부......불결해......!”
그녀는 몇 번이나 바닥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아버지를 저주해 죽이고 싶었다. 그리고 그 피를 계승하고 있는 자신도 최저의 인종인 것 같아, 자신마저도 저주받아야 할 인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녀는 아버지를 미워한다. 미워하는 만큼, 자신이 추접스러운 피를 받았다는 것이 실감나, 또다시 아버지를 미워한다. 불쾌감이 나선을 그리며 상승한다.
“아냐......! 아냐......! 나는 다르다! 그딴 놈과는 다르다......!”
“그렇다, 프림로즈.”
깜짝 놀라 올려다보니 타로마티가 있었다.
“아......”
프림로즈의 가슴이 두근 하고 크게 울린다.
싫어하는 아버지 따위를, 일순간에 잊게 해주는 감미로운 아픔이 그녀의 가슴을 채운다.
타로마티님......그 아버지를 죽여주신 타로마티님......나, 어째서 이 분을 증오하고 있었지? 감사를 할망정, 미워할 이유가 없는데.
그래......그렇다......어째서 잊고 있었을까......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
어느새, 그녀의 표정이란 표정이 완전하게 사라져, 눈은 속이 빈 채로 타로마티의 얼굴에 못 박혀 있었다. 양손은 힘없이 늘어지고 긴장하고 있던 신체는 이완하고 있다.
타로마티님의 아래로 뛰어들고 싶다......아아, 하지만, 타로마티님은 세계의 적......사악한 신......그게 뭐? 나는 쭉 그 어둠의 힘을 동경해 왔지 않는가? 그럴 리 없다......나는 빛의 힘을 내려받은 무녀......빛의 힘은 어둠의 힘에 비하면 비웃음 당할 정도로 작은 거야. 타로마티님의 어둠의 힘을 이 몸으로 느끼고 싶다고 나는 쭉 그렇게 생각해 왔어.
아아......그......그렇다. 나는, 어둠의 무녀가 되고 싶다.
나의 주인은, 타로마티님......최고와 절대의 존재......
나의 주인은, 타로마티님......최고와 절대의 존재......
이미 그녀는, 자기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어떠한 혐오감도 품고 있지 않다. 일찍이 자신의 마음속의 침략자처럼 생각했던 그것이, 지금 그 감정이 자신의 본심이라고 생각되어 간다. 그 감정이 떠나버리면 이제 자신은 없어져버릴 것 같다. 프림로즈는 그 감정을 떼어내지 않도록, 자기 안에서 몇 번이나 상기하며 적극적으로 동화시켰다.
타로마티님. 그래, 타로마티님. 타로마티님. 타로마티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채워간다. 타로마티님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타로마티님은 나를 이끌어주신다. 타로마티님. 그 이름을 부르면 마음이 상쾌하게 활짝 개게 된다. 마음을 지배하고 있던 무거운 쇠사슬에서 풀어져 해방되는 것 같았다.
그래......그렇다. 나는, 어둠을 모시는 무녀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타로마티님의 손에 의해서. 아아, 나,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왔을까......나는 지금부터 타로마티님의 아래에서,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난다. 나는 타로마티님을 좋아해. 마음도 몸도 타로마티님께 바치는 충실한 종이 되고 싶다......그래, 나는 타로마티님의 종이 되고 싶다!
프림로즈는 이해의 기쁨으로 무심코 얼굴을 느슨하게 푼다. 지금까지 애매하고 분명치 않았던 것의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이것이, 나다.
이것이, 나다.
“묻겠다, 너는 무엇이지?”
불시에, 타로마티가 입을 열었다. 프림로즈는 반사적으로 대답한다.
“네, 네. 저는, 타로마티님의 종입니다.”
그것이 신호가 된 것처럼, 프림로즈의 몸을 묶고 있던 결박이 사라지고 몸의 자유가 돌아왔다.
프림로즈는 타로마티를 재차 응시하면서 얼굴을 붉힌다.
연모, 동경, 신뢰, 존경, 외경. 온갖 호감정이 프림로즈의 가슴을 채웠다.
타로마티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것은, 너의 의사인가? 프림로즈.”
“네......그렇습......니다.”
“네......그렇습......니다.”
그녀는 도취되어 대답한다. 이름을 불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이제, 그녀의 기분을 막는 것은 없었다.
신체는 이제 자유롭게 움직인다. 그녀는 이미 발밑에 떨어진 활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비틀비틀 일어서서 타로마티 쪽으로 다가간다.
그 눈은 열에 들뜬 것처럼 타로마티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눈은 지금 적을 보는 눈이 아닌, 경애해 마지않는 주인을 보는 눈이었다. 뺨은 붉게 달아오르고, 심장은 경종을 치고 있다.
타로마티가,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왔다.
“아......”
프림로즈의 가슴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안타까운 아픔이 솟아난다.
조금 전까지는 혐오했던 타로마티가 발하는 어둠의 기운이, 지금은 매우 기분 좋게 느껴졌다.
“저기......지금까지의 무례를 용서해 주세요......”
프림로즈는 금방이라도 타로마티에게 달라붙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제하고, 그 자리에 공손하게 무릎을 꿇었다.
“저의 몸에는 더러운 남자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저입니다만 타로마티님께 충성을 맹세하는 것을 허락해 주세요......! 어떻게 사용하셔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저를 종으로 해주세요! 분골쇄신하여 받들겠습니다!”
절실한 목소리로 프림로즈는 탄원하듯이 말했다.
타로마티의 대답은, 그녀의 불안을 말끔히 지우는 것이었다.
“좋다.”
프림로즈의 표정이 꽃이 피듯이 밝아진다.
타로마티는 무릎을 꿇은 프림로즈의 앞에 오른쪽 다리를 내밀었다.
그녀는 황홀한 표정으로 그 다리에 공손하게 입맞춤을 했다.
기쁘다......내가 타로마티님을 모시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나는 타로마티님의 종. 정말 훌륭한 울림이다! 그럼 타로마티님은 나의 무엇? 연인? 주군? 틀려, 주인님! 그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타로마티님이, 나의 주인님......! 정말 멋진 울림이지 않는가!
주인님. 이 단어를, 그녀는 매우 소중한 것으로 이해한 것 같았다. 그 말은 그녀의 마음에 푹 빠진다. 빠진 퍼즐의 피스가 메워지는 것처럼. 마치 그 말을 위해서 쭉 빈 자리를 비워놓고 있었던 것 같았다. 주인님. 그 말이 상기된 순간, 금세 그녀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말이 된다.
“주인님......”
입술을 다리로부터 떼어놓으며, 넋을 잃고 타로마티를 올려본다.
“부족한 종이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주인님......”
추천63 비추천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