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찾은사랑(상)
오랫만에 찾아뵙습니다.
은정의 사랑를 끝낸 후 회사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게으름을 좀 부렸습니다.
최근에 장편을 하나 다시 구상중인데 대략 1/3 정도 쓴 것 같습니다.
이것도 90%정도 쓴 다음에야 올릴 예정입니다.
어영부영 질질 끄는 건 제 성미에 안맞아서요....
그전에 워밍업으로 상사의 복수처럼 은정의 사랑에 나왔던 첫사랑의 여인을 주제로 간단하게 하나 써봤습니다.
그럼 나중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야 이게 누구야"
"그래 나야 아영이!!"
"나야 뭐 애낳고 살림하고 그렇게 지내지!
그러는 너는?"
"나도 샐러리맨생활이 그렇지."
"이게 얼마만이야 우리 졸업하고나서 헤어진 뒤 한 10년 됐나보다.."
"그렇지 그때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첨이니까 10년이 좀 넘었네.."
"얘는 그때 일 아직도 맘에 두고 있나보네.."
처음 대학에 입학하여 오리엔테이션을 받을 때 그 때 그녀를 처음 만났다.
당시 우리 학교에는 오리엔테이션 과정중에 응원연습이라는
과정이 있었다. 그 때 옆자리에 있던 여자가 그녀였다.
옆에 있던 아리따운 여인의 손을 감히 잡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었다.
맹세코 그때가 처음이었다.
잊혀지지 않는다.
동그스름한 얼굴에 통통한 볼, 서글서늘한 눈망울, 작았지만 두툼했던 입술마저도.
그날 30분동안 나는 대학생활이 이렇게 좋은 거구나 하는 생각속에서 빠져 나올 수 없었다.
처음 잡아본 여인의 말랑말랑한 손, 거기다 열기속에서 발산되는 그녀의 싱그러운 육체의 향기.
태어난 지 20년동안 동정을 지켜온 순진한 총각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한 자극이었다.
혹시라도 우연히 마주치면 어떻게 하지. 먼저 말을 건네야 하나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내려오는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떨기 수선화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잘 몰라보는 눈치였다. 그저 이상한 사람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이쪽을 쳐다볼 뿐이었다.
별일 없으면 앞으로도 아는체하고 지내자고요...저는 경영학과인데 그쪽은?"
이 성격때문에 나중에 속을 끓였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이가 갈린다.
아마 첫날의 그 순진했던 날 이야기하며 웃는 지도 모르겠다.
그녀도 나와의 마주침이 자주 일어나자 내가 고의로 그러는 것인지를 알아차렸고 그 이후에도
내게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친구로 변해갔다.
그녀의 성격을 감안하지 못한 나의 오산이었다.
그녀는 나를 유일한 남자친구로 놔두지 않았다.
물론 내가 가장 자주 만나는 남자이기는 했지만 그녀는 자유롭게 미팅과 소개팅을 반복하며 다른 남자들을
만나고 다녔고 때로는 나에게 미팅에서 만났던 남자 이야기를 해 주기도 했다.
다음 학기에는 그녀와 같은 교양수업을 들을 수도 있었다.
시험기간이면 그녀를 위해 새벽 5시반부터 줄을 서서 도서관에 자리를 잡아놓곤 했다.
난 그시간에 나오기 위해 세수도 겨우 하고 나오는데 그 이른 시간에 나오면서 화장까지 이쁘게 하고 나오는
여인네들이라니...이쁘기 위해서는 부지런하기까지 해야 한다는 걸....
한학기나 그를 만났다. 다행히도 그녀와 같은 반에 있는 그녀의 친구가 보기에도 심해 보였는 지 살짝 내게
귀뜸을 해줘서 난 그 사실을 알았고 그녀와 싸운뒤 그넘을 찾아가서 1학년때부터 내가 침발라놨으니까
손떼라고, 손안떼면 후배한테 망신당한다고 협박아닌 협박을 해서 결국은 떼어냈다.
통보했는데 내가 무엇이 부족하냐는 질문에 그녀는 어머니가 이미 자리잡아 놓으신 혼처가 있다는 말과 함께
나이도 동갑인데다 재벌가의 자식도 아니고 또 군대도 갔다오지 않았고 그렇다고 고시에 합격하지도 않은
나를 믿고 기다리기엔 너무 불확실하고 더구나 의사 사위를 준비하신 어머니를 설득하기에도 부족하다는
말로 이별을 통보했다.
지금 다시 본 그녀는 나이를 먹은 티가 나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얼굴이었고
몸매도 그때보다는 조금 살이 찌기는 했어도 뚱뚱하다고 느껴지기 보다는 오히려 완숙미가 느껴지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가야지, 아니 그러지 말고 오랫만인데 시간 괜찮으면 나하고 차한잔 하자"
그녀와 근처 커피전문점으로 향했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저녁이나 먹자는 그녀의 말에 좀 이르기는 했지만 근처의 조용한 한식접으로 옮겨
갈비에 소주를 시켰고 소주가 한잔, 두잔 들어가자 그녀의 고백이 이어졌다.
원래 집안도 괜찮고 실력도 있어서 처음에는 그런대로 만족하며 지냈는데 그녀가 아이를 둘을 낳고나니
남편의 관심이 멀어졌단다.
그래도 애를 키울때는 덜 했는데 아이들도 이제는 학교에 다니고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자 오히려 사는게
재미없어졌단다.
가만히 보니 남편도 딴 여자를 만나는 눈치인데 병원 간호사부터 여자 손님까지 한 둘이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이제와서 이혼을 하자니 의사 사모님이라는 자리와 풍족한 경제적 배경을 버리기도 쉽지 않고
그냥 지내자니 사는게 재미없고 그렇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러지 말고 너도 뭐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아봐"
그렇지만 그녀로서는 조금 과했는지 걷는 모습이 약간 불안하다.
와 닿는 그녀의 젖가슴이 상당히 풍만하게 느껴진다.
시집가고픈 속물 근성도 있었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