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정의 사랑 19
19. 파국의 전주곡
최근들어 그가 은정을 찾는 횟수가 점점 뜸해졌다.
은정은 분홍빛 슬립 차림으로 가슴에 달린 고리를 보며 불안해 한다.
별 희안한 기구를 가져와 하루가 멀다하고 은정을 괴롭히던 그가 언제부턴가 더 이상 새로운 시도도 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와서 은정의 봉사를 받고 은정의 자궁속에 정액을 쏟아내고는 돌아간다.
그러더니 그것도 점점 간격이 벌어진다.
은정이 불안한 마음에 주인님 하면서 온갖 애교와 재롱을 떨어 보지만 그는 그저 잠시 웃고 만다.
차라리 예전처럼 괴롭히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힘없는 그의 표정은 은정에게 고문이나 마찬가지였다.
작년에는 그와 영화를 보았는데 금년에는 아직 연락도 없다.
요 며칠간 연락이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몸단장을 하고 음식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12시가 다 돼간다.
맥이 빠지고 눈물이 핑 돈다.
혹시 지난 번에 가슴에 피어싱할 때 저항했던 것이 실망시킨건가
아니면 보지의 조이는 힘이 떨어져서 재미가 없어진 건가
갑자기 문을 떨꺽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은정은 눈을 뜨고 문을 바라본다.
집의 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은 그밖에 없다.
한참이나 문이 떨꺽거리지만 열리지는 않자 혹시 취한 사람이 잘못 찾아와서 그런가 하고 조금 겁이 난다.
조심조심 문쪽으로 걸어가는데 문이 벌컥 열리더니 그가 들어온다.
어디서 술을 마셨는지 비틀거리는게 다소 취한 것 같고 눈이 충혈되어 있다.
그가 문을 닫고 들어오더니 양복을 벗어던지면 소리지른다.
기쁜 마음으로 그가 그동안 가져다 놓았던 각종 기구들이 담겨있는 통을 들고 나온다.
무슨 말인지 은정이 어리둥절해 하자
"짝.."
눈에서 눈물이 난다.
그에게 엉덩이를 맞아본 적은 있어도 빰을 맞아보긴 처음이다.
기구통을 이리 저리 뒤지던 그가 딜도와 아날볼을 꺼내더니 딜도를 은정의 보지에 쑤셔 넣는다.
입에서는 그저 뜻모를 소리만 흘러나온다.
윤활젤도 없이 마구 쑤셔넣으니 고통속에 세개가 들어가자 은정의 항문이 오그라 든채 더 받아들이지 않는다.
은정은 항문에서 일어나는 고통에 다시는 그에게 반항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잊고는 엉덩이를 흔들며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 한다.
엉덩이에 남은 구슬이 철렁거리며 마치 꼬리처럼 흔들린다.
앞으로 꼬꾸라진다.
그가 분이 아직도 안풀리는지 허리띠를 풀더니 은정에게 매질을 한다.
허리띠가 지나간 자국마다 은정의 몸에 빨간 줄이 생겨난다.
고통을 참아낸다.
은정의 등이 피멍으로 엉망이 되자 마침내 그가 벨트를 집어 던지더니 은정의 등을 부등켜 안고
한참을 울던 그가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모로 쓰러지며 바닥에 눞는다.
은정은 몸을 구부린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엎드려 있는다.
어느새 입과 손 보지와 항문의 기구들은 다 제거가 되어 있고 은정은 침대에 엎드려 있는데 그가 젖은 수건으로
은정의 등을 살짝 살짝 닦아내고 있다.
넌 개만도 못하니..."
등을 닦아낸 그가 마른 수건으로 다시 등에 묻은 물기를 제거하더니 약을 발라준다.
손에 듬뿍 묻치고는 은정의 등에 넓게 발라준다. 은정의 등에서 고통과 함께 그의 손이 닿는 곳마다
짜릿한 느낌이 든다.
약을 다 바른 그가 은정을 일으키고 가운을 입히더니 식탁으로 데려간다.
반찬은 어제 은정이 차려놓은 반찬을 다시 내온듯 하지만 밥은 새로 한 듯이 김이 모락모락 난다.
등이 결린 은정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자 그가 숟가락으로 밥을 먹여준다.
밥을 남김없이 다 먹어 치운 그가 일어나더니 은정의 침대로 데려가 엎드려 눕히고는 일어선다.
은정은 그의 손을 잡고는 빰에 댄 채 행복한 표정으로 잠에 빠져든다.
그는 25일 저녁 집에 갔다가 26일 다시 와서 하루종일 은정을 간호했다.
약을 발라주고 물수건으로 은정의 몸을 닦아 주고 마치 식물인간이 된 아내를 간호하듯이 그렇게
정성스레 은정을 간호해주고는 돌아갔다.
비록 아프기는 했지만 그에게 그런 대접을 받으니 오히려 또 그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날 이후로 그는 매일 저녁 들려서 은정과 저녁을 먹고 같이 TV도 보면서 지내다 갔다.
은정에게는 행복한 나날이었다.
내일은 다시 그와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로 했다.
게다가 오늘은 그가 와서 가슴의 링을 제거해 주고 갔다.
이제는 별로 불편하지 않아 괜찮다고 했는데도 기어이 뺀찌 같은 걸로 고리를 끊고는 제거해서 가져갔다.
그래도 젖꼭지에는 귀고리 구멍같은 구멍이 남았다.
그리고 앞으로는 주인님이라 부르지 말고 옛날처럼 오빠나 아저씨라 부르라 했다.
그래도 주인님인데 어떻게 그러냐고 했더니 또 다시 주인님이라 부르면 화를 내겠다고 하면서 명령아닌
명령를 하고 갔다.
부르는 건 아무래도 좋았다.
어떻게 부르던 그가 은정의 주인님인건 변하지 않는다고 은정은 생각했다.
낼 또 그와 만날 생각속에 은정은 잠에 빠져들었다.
등을 기댄 상태에서 그의 손을 잡고 품에 안겨있다. 은정의 손에 그가 생일선물로 사준 반지가 끼어 있다는
점을 빼고는 작년과 똑 같았다.
이제 곧 제야의 종 타종시간이다.
비록 내가 부족해서 널 행복하게 해주진 못하고 아픔만 안겨 준게 가슴이 아프지만 그래도 행복했어.
이젠 은정이도 새해에는 행복을 찾아야지..."
새해에도 주인님게 잘할께요.금년보다 더 잘할께요...
은정도 눈을 감고 그의 입술을 기다린다.
그의 차가운 입술이 은정의 입술에 닿자 서툴렀던 작년과는 달리 은정은 그의 혀를 열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이 행복이 깨지지 않고 언제까지나 계속되기를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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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끌지 않고 원래 생각해 놓은 줄거리대로 완결을 지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