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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번역] 806호 전편 (5), (6), (7), (8)

간만에 시간을 내어 예전 글들을 읽어보았습니다.

 

음... 오히려 요즘 손대는 것보다 더 서툴지만 그만큼 더 정성을 쏟았다는게 느껴진달까요...

 

꽤 댓글이 달려있어 즐겁더군요. 하나하나 읽어보았습니다.

 

 

크으... 역시 자신이 올린 글에 달린 댓글을 읽는건 기쁘다고 생각합니다.

 

귀찮으셔도 짧은 댓글로나마 의욕을 불타오르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의 양은 곧 연재속도와 비례...(구걸 그만 -0-; 퍽!)

 

이거 빨리 끝내고 타쿠마 연재로 돌아가야하는데... 휴우.;;

 

어쨌든 재미있게 읽으세요.^^

 

 

 

 

 

 

 

 

 



(5)



  여성들의 모임 특유의 소란스러움에 치아키는 압도되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과자나 손수 만든 요리가 더이상 둘 수 없을 만큼 주욱 줄지어 있다.


  지금 치아키가 있는 곳은 맨션의 파티 룸이었다.


  노래방을 매우 호화롭게 만들었다는 느낌의 방.


  정면에는 작은 스테이지가 있고 대형 TV가 놓여져 있다.


  마이크가 있는 것을 보면 진짜로 노래도 부를 수 있는게 아닐까.


  거기서부터 길다란 테이블이 놓여지고 소파가 줄지어 배치되어 있었다.



  어째서인지 가장 안쪽에는 매우 호화로운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다.


  주괘나 다리부분까지 섬세한 조각이 새겨져있는 그것은 마치 옥좌처럼 보였다.


 


 


  오늘은 매 주 한번 있는 기숙사생 정기 파티의 날.


  치아키는 억지로 타마키에게 끌려와 있었다.


  여성들은 자유롭게 소파에 앉아있다.


  타마키 이외의 맨션 거주자는 오늘 처음 만나는 사람들 뿐이었다.


 


「여러분, 이번에……」



 
  타마키의 이야기에 따르면, 거주자 대부분은 학생인 것 같다.


  게다가 한사람의 예외도 없이, 모두들 거리를 걸으면 시선을 모을 정도의 미인들이다.


  마치 자신이 모델들의 모임에 섞여버린 일반인 같다는 생각이 들어 치아키는 어깨가 축 쳐지는


것을 느꼈다.


 


「처, 처음 뵙겠습니다. 806호실에 새로 이사온 오오사와 치아키입니다...」


 


  작은 소리로 인사하는 치아키를 여성들이 둘러싼다.


 


「귀여워-!」


「신선하다~~」


「응, 치아키는 대학 새내기?」


「아, 네.」


「아직 십대인가, 좋을때네.」


 


  여성들은 각자가 치아키에게 질문을 던져온다.


  교제는 자신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말을 하지 않는 편도 아니다.


  하지만 대답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핑핑 돌 것 같았다.


  이 맨션은 도대체 어떻게 된 곳일까.


  멍하니 치아키는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생각하고 있었다.


  미녀들만이 사는 꿈같은 성.


  어딘지 현실감이 부족했다.


 


「그럼 치아키의 입주를 환영하며, 건배!」


「건배!」


「건배!」


 


  타마키의 선창으로 전원이 글래스를 들어올린다.


  치아키는 타마키의 사람좋음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타마키 뿐만이 아니라 다른 거주자들도 모두 사이가 좋고 좋은 사람들 뿐인 것 같다.


  모두 새로 거주자가 된 치아키를 상냥하게 환영해주고 있었다.


  처음 겪는 독신 생활에 내심 불안도 많았다.


  그런 불안감이 조금 가시고 있었다.


 


「그럼 슬슬 시작할까요?」


 


  잠시 후 분위가가 한참 살아날 무렵, 한사람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면.... 짠!」


 


  입으로 효과음을 말하면서 품안에서 DVD를 꺼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언제쯤이면 나오는지 견디느라 힘들었어요오!」


 


  모두들 그것을 기대하고 있었는 듯했다.


  박수치는 사람도 있다.


  대형 TV의 전원이 넣어지고 지참한 DVD가 셋트되어 재생된다.


 


「어……!?」


 


  치아키는 내심 놀라움이 가득찬 외침을 질렀다.


  영화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일까하고 궁금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화면 가득히 비추어진 것은 남녀의 나체였다.


 


「!!」


「오늘 것은 과격하네요.」


「이건 참을 수가 없잖아.」


 


  마치 남자처럼 음어를 내뱉는 여성도 있다.


  모두 흥미진진한 얼굴로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화면에서 상영되고 있는 것은 외국판의 포르노였다.


  모자이크 처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성기까지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출연하고 있는 남녀는 두 명 뿐만이 아니다.


  남성은 한사람 뿐이지만, 여성은 5, 6 명이 등장하고 있었다.


  마치 설탕에 모이는 개미와도 같이 남성의 육체에 여성들은 몸을 부딪쳐간다.


  화면이 남녀의 나체로 가득 차 있었다.


 


「이건......」


 


  옆에 앉아 있던 타마키에게 말을 걸려고 하지만, 타마키는 입에 손을 대며 조용히 하라는 듯


눈을 찡긋하며 눈치를 준다.


  그 눈빛은 마치 짖궂은 장난을 걸고 있는 아이와도 같이 순진하게 웃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치아키는 시선을 화면으로 되돌렸다.



  화면 안에서는 남성이 여성의 성기에 남근을 삽입하고 있었다.


  단단하게 발기한 남성기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이 여성기 안으로 격렬하게 찔러 넣어지는 것도.


  치아키에게 남성 경험은 없었다.


  미지의 음미한 세계를 눈앞에 두고, 치아키는 공연히 부끄러웠다.


  하지만 이 장소의 분위기를 부술 용기도 없어, 모두와 같이 화면을 계속 본다.


  


  처음으로 본 섹스의 광경.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이 강한데, 복수의 남녀가 섹스에 참가하고 있는 난교인 것이다.


  그것은 치아키에게 있어 상상조차 한 적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남성은 여성의 몸 안으로 남근을 몇번이나 찔러넣다가, 옆의 여자의 육체로 타켓을 바꾼다.


  닥치는대로 여성들의 육체를 마음대로 범하고 있었다.


  그런 짐승같아 보이는 행위에 여자들은 환희에 찬 소리를 높인다.


  사랑을 나눈다기 보다 추잡스런 연회로 밖에 보이지않았다.


 
  치아키의 사고방식으로는 섹스란 것은 사랑의 최종 형태다.


  그것은 당연한 것, 서로 사랑하는 남녀 두명이서 같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이 화면 안에서는 오로지 성욕을 채우기 위한, 비정상적인 행위로 묘사되고 있었다.


  이런 형태의 섹스도 이 세상에는 있는 것일까.


  생리적인 혐오감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어느새인가 그토록 떠들고 있던 거주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방안에는 텔레비젼에서 들려오는 헐떡이는 남녀의 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모두가 잡아삼킬듯 그 영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6)



 치아키는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자신은 호화로운 궁전의 거주자였다.


  어릴 적 읽었던 아라비안 나이트와 같은, 중동풍의 궁전이었다.


  궁전의 거주자라고 해도 왕족의 일원 같은 것은 아니다.


  자신은 임금님을 시중드는 존재였다.


  임금님은 옥좌에 앉아, 주위에 여성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자신도 그 중 한사람이다.


  여성들은 노출도가 강한 옷을 입은체 힘껏 국왕에게 아첨하며 교태를 부리고 있다.


  그 중 국왕은 가장 가까운 여성을 잡아 범하기 시작했다.


  주위의 여자들에게 보여지는 일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과시하는 듯이, 본격적으로 여자를 범하기 시작한다.


  그 여성 역시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환희의 교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교성에는, 어딘지 왕에게 선택받았다는 것에 대한 우월감이 섞여있었다.


 


「어째서 내가 아닌거야? 」


 


  불쑥 검은 질투의 감정이 복받쳐 온다.


  그러나 반면에 그 광경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격렬하게 흥분하고 있는 자신이 있었다.


  복잡한 감정이 미약과도 같이 자신을 지배하고, 치아키를 단순한 암컷으로 바꾸어 간다.



 
  그건 다른 여성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간절한 표정으로 모두들 왕의 사랑을 갈구하고 있었다.


  여자들의 소원을 알아챈 듯, 왕은 주위의 여성을 범해간다.


  그 광경은 본 기억이 있다.


  그 포르노 비디오와 같다.


  다음에 범해지는 것은 자신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추잡스런 기대를 담아 시선을 던진다.


  문득, 왕의 육체 밑에 깔려 범해지고 있는 여성과 정확히 시선이 마주쳤다.


 


「어, 카오리씨?」


 


  카오리는 지나친 쾌락에 표정을 멍청히 풀어버리고 있었다.


  평상시의 지적인 분위기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초점이 맞지 않는 눈동자로 멍한 시선을


보내온다.


  하지만 그런 표정이라도 역시 카오리는 아름다웠다.


  아니, 지금의 카오리는 여지껏 보았던 어느때 보다도 더욱 빛나고 있었다.



 
  더이상 기다릴 수 없게 된 여성들은 자기들끼리 육체를 얽히며 욕구를 발산하기 시작했다.


  치아키의 몸에도 손이 뻗어왔다.


  교묘한 손놀림으로 유방이 들려진다.


  달콤한 아픔이 유두를 중심으로 퍼져갔다.


 


「아......」


 


  치아키는 뒤돌아 보며, 그 손의 주인을 보았다.


  치아키의 가슴을 애무하고 있는 여성, 그녀는 타마키였다.


 


「타, 타마키씨......」


 


  건강하고 강인해보였던 평상시의 표정은 온대간대 사라지고, 끈끈한 쾌락을 갈구하며 더없이


음란한 색기를 뿜어내는 음란녀가 그곳에 있었다.


  밝은 다갈색의 피부가 자신에게 바짝 감겨온다.


  주위를 살펴보니, 임금님을 둘러싸고 있는 여성들의 얼굴을 본 기억이 있다.


  모두 맨션의 거주자들이다.


 


「어?」


 


  놀랄 여유도 없이, 치아키의 몸은 반전당했다.


  눈 깜짝할 순간 타마키에게 깔려버린다.


  고양이와 같이 타마키의 눈은 가늘게 뜨여진 채 형태좋은 입술이 점점 자신에게 다가온다.


  자신의 얼굴에 타마키의 입술이 닿아오고... 키스를 당한다.


 


「잠깐, 싫어!」


 


  치아키는 소리없는 비명을 울렸다.


 


  알람 시계가 울고 있었다.


  커텐 틈새로부터 햇살이 새어나오고 있다.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이었다.


  치아키는 호화로운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제밤은 무엇인가 이상한 꿈을 꾼 것 같다.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왕이라던가 궁전이라던가 나오는 꿈이었다.


  마치 아이가 꾸는 꿈처럼.


  무심코 쓴웃음을 짓는다.


 


  어젯밤은 다양한 일이 있었다.


  파티는 즐거웠다.


  하지만 도중부터 이상한 비디오가 상영되서 곤란한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견딜 수 없게 되서 적당한 시점에서 빠져 나왔던가.


 
  자고 있던 동안 열이 찼을 것이다.


  파자마가 조금 습기차 있었다.


  하반신에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다.


  살그머니 손을 가져가 본다.


  하복부가 오줌을 흘린 것처럼 젖어있었다.


  손가락 끝에 묻어있는 액체는 땀과는 다른 끈적거림을 내포하고 있었다.


 


「에엑~!」


 


  치아키는 붉어진 얼굴로 침대를 내려가 욕실을 향했다.


 


 



(7)


 


  치아키는 홀로 대학 식당에서 때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주문한 파스타가 식어가는 동안에도 오히려 새로운 교과서를 펼치며 느긋할 정도의 여유를 보


이면서.


 


「치아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시선을 올리니, 그곳에는 타마키가 서 있었다.


  그러고 보니 같은 대학의 선배라고 이야기했던가.


 


「타마키씨?」


「옆에 앉아도 될까?」


「물론이죠.」


 


  타마키는 커피를 손에 든채로 치아키의 옆에 앉았다.


 


「지금 점심먹는거야?」


「예. 좀 교과서를 사느라고 늦어져 버렸어요.」


「그래......」


 


  문득 대화가 끊어진다.


  오후 강의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기에 식당안의 인기척은 줄어들고 있었다.


 


「......어제는 미안했어.」


 


  타마키는 툭하고 내던지듯 말했다.


  난처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네?」


「이상한 장면을 보여버려서...」


「아......」


 


  뇌리에 어제의 영상이 되살아난다.


  얽히는 남녀의 나체.



 뇌리에, 어제의 영상이 되살아난다. 얽히는 남녀의 나체. 무심코 얼굴이 붉어진다.


 


「그거... 장난이야.」


「장난?」


「그런거지. 신입이 들어오면 H한 것을 보여주고 반응을 관찰하며 즐기는 것이 관례야.」


「뭐에요~ 그런건가요!」


「좀 치아키에게는 자극이 강했을까나.」


 


  더이상 견딜 수 없게 되었는지 타마키의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웃음을 간신히 참고 있는 모습.


  방금전까지의 시무룩한 표정은 사실은 연기였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런... 너무해요!」


 


  치아키는 귀엽게 뺨을 부풀리며 화냈다.


 


「미안, 미안. 사과하는 의미로 대학 안의 여러 명소들을 안내할테니까. 맛있는 케이크가 나오는


찻집도 알고 있어. 그러니까 용서해줘. 응?」


 


  그런 식으로 말하면 화낼 수도 없다.


  치아키는 단지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8)



  저녁이 되어서야 치아키는 맨션으로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문을 닫으려고 한 순간, 당황하며 끼어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남자...?」


 


  나이는 오십세 정도일까.


  후줄근한 셔츠를 입고 있다.


 


「미안해요.」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흐트러진 호흡을 정돈한다.


  치아키도 무언으로 목례하며 「8」층 버튼을 눌렀다.


  두 명을 태운 엘리베이터는 조용히 위를 향해 올라간다.


 


  --- 이 맨션은 여성 전용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 사람은 도대체 어째서 여기있는 거지?


 


  무슨 공사나 설비 관계의 직업을 가진 사람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입고 있는 옷은 어떻게 봐도


평범한 사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상한 사람인게 아닐까.


  치아키는 속으로 의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이 남자는 조금도 기죽은 기색이 없고, 걸리는게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 너무나 당당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잠시동안의 거북한 침묵이 흐르고, 목적지인 8층에서 치아키를 내린 엘리베이터는 남자를


실은 채 더욱 위층으로 올라 갔다.


 


「어머나, 치아키. 지금 돌아가는거야?」



 
  타마키가 말을 걸어 왔다.


  이쪽은 지금 외출하는 듯한 모습.


  한 손에는 테니스 라켓이 들려 있다.


 


「아, 그... 지금 남자가...」


 


  치아키는 아직 움직이고 있는 엘리베이터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남자?」


 


  타마키의 커다란, 그리고 강한 빛을 품고 있는 눈이 순간 가늘어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그 말을 듣자 타마키는 뭔가 이해가 간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 치아키는 몰랐구나. 그 사람은 이 맨션의 오너야.」


「오너?」


「응. 이 맨션 옥상에 오너의 저택이 있어.  ...좀 멋진 사람이었지?」


 


  그렇게 말하며 타마키는 미묘한 웃음을 짓는다.


  자신이 보기엔 평범한 아저씨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지만, 뜻밖에도 그런 사람이 타마키의 취


향에는 멋진 사람일줄이야.


  그건 그렇다고 치고...


  치아키는 다시 위를 올려다보았다.


  이미 엘리베이터는 옥상에 멈추어 있었다.


 


  여성 전용 맨션인데 아무리 오너라지만 남성이 같이 살고 있다니.


  조금 납득하기 힘든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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