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설 나향여협 (悖說 裸香女俠) 27
** 白雲俠(낭만백작)著/ 패설 나향여협 (悖說 裸香女俠) 27 **
제 27 장. 혼란한 개전대회(開展大會) 2.
「하하하하.. 환중(喚重)도인, 술이 과한 것 같습니다. 술이 깰 때까지 내실로 들어가서 좀
쉬시는게 좋겠습니다.」
환중(喚重)의 앞에 달려온 그 들의 진면목을 본 장중의 군웅(君雄)들은 이제 곧 큰일이 벌어
질 것 이라는 생각으로 긴장들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누구에게도 간섭을 받는 것을 싫어하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인 쌍웅(雙雄), 이괴(二怪)
였다.
때문에 그들의 성격들을 잘 알고 있는 군웅(君雄)들은 환중(喚重)이 당할 모진 수모를 짐작
하고는 긴장을 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부드러웠다.
그들은 환중(喚重)을 고이 모셔 편한 자리로 옮겨가려 하는 것이 아닌가..!
모두가 청성의 환중(喚重)이 저들에 의해 이 자리에서 목숨을 잃던가 큰 부상을 당하리라 고개
를 돌리고 있던 군웅들은 쌍웅(雙雄), 삼괴(三怪)의 이 같은 태도에 눈이 휘둥그레 졌다.
그런 모습을 군중들 틈 사이에서 보고 있던 백의(白衣)청년이 빙긋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느
사이엔가 백룡검이 군웅들의 틈에 끼여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후후후.. 시키는 대로 잘 하고 있구나..! 욕심 가득한 환중(喚重)이 무슨 실마리라도 찾을 것
인가..?)
백룡검(白龍劍)은 어제 이미 환중과 이곳에 당도하여 세가의 여러 곳을 둘러보았으며 남궁휘의
주변을 면밀히 살피라 일러두었던 것이었다.
* * * * * * * * * *
갑자기 달려든 쌍웅, 이괴에게 내실로 이끌려 들어갔던 환중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태연한 표
정을 하며 조용히 입을 다물고 마당의 군웅(君雄)들 속으로 다시 돌아왔다.
술 취한 척 막무가내로 달려들던 환중(喚重)이 그 내실에서 어떠한 거래가 이루어졌는지 군웅들
틈에 끼어들며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히 자리에 앉는 것이다.
「허허허..! 이제 술도 깬 듯 하니 맛있는 음식이나 들고 계시구려..! 군웅들을 접대한 후 큰
형님께서 집무실로 다시 부를 것이외다.」
쌍웅(雙雄)중의 한사람 도웅(刀雄)이 환중(喚重)의 뒤를 따라오며 귀속 말로 소근거렸다. 혹시
라도 망동을 하지말라는 다짐이었던 것이었다.
「허허.. 도웅(刀雄)대협 알았소..! 그렇다면 나중에 집무실에서 남궁장주와 거나하게 대작(對
酌;마주하고 술을 마심)을 하기로 하지요..!」
환중(喚重)은 알았다는 듯 도웅(刀雄)의 얼굴을 마주보며 대답을 했다.
(한동안 떠들썩해 큰 사단이 벌어질듯 하더니 이내 조용해 졌구나. 저놈들의 사람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군..!)
백룡검(白龍劍) 신웅(愼雄)은 환중(喚重)이 군웅(君雄)들의 틈사이로 얌전히 들어가 자리를 잡
는 모습을 먼발치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그 순간..!
「호호호.. 호호호호호..!」
장중(場中)을 울리는 여인의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허공에서 날아들며 자색경장(紫色輕裝) 차림
의 여인이 남궁세가(南宮世家)의 넓은 마당으로 훌쩍 날아 내렸다.
그리고 그 여인은 장중에 모인 군웅들을 한 바퀴 휘둘러 본 후 낭궁휘와 얼굴을 마주했다.
「남궁장주.. 아니 강남일기(江南一奇) 남궁휘(南宮輝)라 불러드려야겠지..? 그대는 내가 일러
준대로 장진도의 비급 건곤비원록(乾坤秘元錄)의 무공은 모두 익혔느냐..?」
군웅들의 입에서 놀라움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놀란 사람은 백룡검이었다.
(어어.. 수린낭자가 황산을 살피겠다 하더니만 소문만으로 저렇게 발설한다면 이 많은 군웅들
앞에서 낭패를 당할 것인데..! 이미 모든 사실을 확인했단 말인가..?)
자신도 하루 전날 남궁장주를 찾아 넌즈시 말을 한번 던져 보았으나 확정은 잡지 못하고 돌아서
나오지 아니했던가..?
그러나 장중의 군웅들은 여인의 갑작스러운 말이 모두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헉..! 저 여인이 무어라 말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강호(江湖)에 떠돌던 소문이 진실이었단
말인가..! 저 남궁(南宮)장주가 그 장진도를 얻기 위해 강호(江湖)를 황행 했으며 그 비급을 익
혀 절정 무공(武功)을 과시하기 위해 우리들 을 이곳에 초대를 하였단 말인가..?」
연무장에 가득한 모든 무림인(武林人)들은 뜻밖에 이 자리에 여인이 출현한 사실보다 이 여인이
발설한 그 한마디 말에 모두 놀라고 있었다.
「어어.. 크으윽.. 저년이 기어코..!」
한순간 당황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남궁휘(南宮輝)의 모습이 금방 제 모습을 찾았다.
그러나 곁에 서있던 쌍웅(雙雄), 이괴(三怪)의 눈빛이 기이하게 변하며 남궁휘(南宮輝)의 면전
가까이에 다가섰다.
「남궁 형님..! 저 여인이 하는 말의 뜻이 무엇입니까..?」
검웅(劍毒)과 도웅(刀雄)이 얼굴을 붉히며 남궁휘에게 따지듯 물었다. 그러나 그 절박한 순간에
도 남궁휘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으며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다.
「허허.. 아우님들..! 저 년이 우리들을 이간시키려 하는 말을 가지고 뭘 그리 놀라는가..?」
투괴가 암암리 훔쳐온 각 방파의 비경을 함께 연마하자고 이야기 했던 그때도, 아우들에게 크게
양보하는 척 쌍웅(雙雄), 이괴(三怪)에게 열심히 수련하라는 말만을 하며 관심을 보이지 않은
남궁휘가 아니었던가..? 이미 그때 무슨 꿍꿍이가 있었던 것이라 여긴 쌍웅도 한발자국 물러서
지를 않았다.
「그렇다면 형님께서 그날 이후 폐관 연마 하셨다는 무공은 어떤 무공이었습니까..?」
쌍웅(雙雄), 이괴(二怪)도 남궁휘(南宮輝)가 무공수련을 이유로 한동안 폐관한 것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음.. 그.. 그것은, 남궁가의 가전무학(家傳武學)의 마지막을 연성한 것일세..!」
「푸훗.. 허허허허..!」
「푸흐흐흐흐..!」
남궁휘(南宮輝)의 말을 듣자마자 쌍웅(雙雄), 이괴(이怪)가 동시에 실소를 터뜨렸다.
그들은 남궁가의 가전무학(家傳武學)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들 이었다. 때문에 그
광녀(狂女)라 불리는 여인이 이 자리에 나타나 설인군(雪仁君) 부부의 죽음을 들먹이며 난동을
부릴까 염려하여 훔친 각 문파의 절공비경(絶功秘經)을 혼신을 다해 연마를 했고 또한 이곳에
올 때도 남궁휘에게 전해주어 함께 연마를 하기위해 급히 달려온 것이 아닌가..!
「좋소 형님, 그 일을 나중에 따집시다. 우리는 저 여인에게 더 자세히 알아보아야겠소..!」
뒤 돌아 보지도 않고 수린(秀璘)의 앞으로 몸을 날렸다.
쌍웅(雙雄), 이괴(이怪) 네 사람이 수린(秀璘)을 포위하듯 전후좌우에 내려앉았다.
「남궁형님에게 들었다..! 네년이 그 미쳐 날뛴다는 광봉황(狂鳳凰)이라는 년이냐..? 조금 전에
한말이 무슨 뜻인지 다시 한 번 똑똑히 밝히지 않는 다면 여기 이 군웅들이 네년을 그냥두지 않
을 것이다.」
역시 잔머리는 누구 못지않게 잘 돌아가는 인간들이었다.
자신들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의심이 가득한 사실을 모든 군웅들의 궁금증으로 만들어 밝히기를
유도하는 말이었다.
「본 낭자를 광봉황(狂鳳凰)이라 불렀느냐..? 그래 그 아름다운 별호도 저놈 남궁휘(南宮輝)가
나에게 붙여준 이름이다. 저놈에게 물어보면 될 것을 더 이상 무엇을 더 밝힌단 말인가..?」
순간 수린(秀璘)의 얼굴에 흐르는 표정은 미친 여인의 얼굴이 아니라 그들 모두를 한없이 증오
하는 싸늘히 굳어있는 표정이었다.
「이 계집년이..? 시끄럽다. 이 모든 군웅들이 쉽게 알아듣도록 다시 한번 네년의 입으로 독똑
히 말하거라..!」
쌍웅(雙雄), 이괴(이怪)를 노려보는 수린(秀璘)의 표정이 점점 얼음장처럼 차갑게 변하며 목구
멍 깊숙한 곳에서 끓어오르는 듯 처절한 소리가 흘러 나왔다.
「크크크크..! 장진도 비급의 향방(向方)을 그리도 알고 싶으냐..? 그렇다면 분명 너희들도 천
산설봉(天山雪峰)의 살륙에 가담한 그 일곱 명 중의 일행이겠구나..!」
수린의 안광에서 살기가 번쩍 흘렀다.
「이년이..! 밝혀야 할 말은 하지 않고 어찌 우리를 모함하려 드느냐..? 이 쌍웅(雙雄), 이괴
(二怪) 어른들이 그리도 우습게 보이더냐..? 빨리 군웅들 앞에서 사실을 말하지 못할까..?」
쌍웅(雙雄), 이괴(二怪)는 당황스러운 본심을 숨기기 위해 더욱 큰 소리로 수린(秀璘)을 다그치
며 군웅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호호호호.. 지난날 나와 대적할 당시 저 남궁휘(南宮輝)가 본인의 입으로 직접 한 말이다.
이 연약한 여인을 살인멸구(殺人滅口)하기 위해 나에게 시전한 무공(武功)..! 자신의 입으로
내뱉은 무공의 근원(根源)을 건곤비원록(乾坤秘元錄)의 무공(武功) 건곤파경장(乾坤破經掌)이라
했다. 그 건곤비원록(乾坤秘元錄)의 무공이란 것이 장진도 비급의 무공이 아니었던가..?」
「헉.. 그 말이 사실이냐..?」
「푸후후.. 더 정확한 사실을 알고 싶으면 네놈들이 남궁휘(南宮輝)와 겨루어 보도록 하라.
호호호.. 남궁휘(南宮輝)저놈.. 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면 건곤파경장(乾坤破經掌)을 시전
할 수 밖에 없겠지..!」
이제 더 이상 밝힐 것은 없었다.
모든 군웅들은 광봉황(狂鳳凰) 수린(秀璘)의 말처럼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남궁휘(南宮輝)와 비무(比武)를 해보면 금방 드러날 사실이 아닌가..!
수린과 쌍웅(雙雄), 이괴(二怪)가 이렇듯 사실을 밝히려 말들을 서로 주고받는 사이 백룡검
(白龍劍) 신웅(愼雄)은 슬며시 환중(喚重)도인의 곁으로 다가갔다.
* * * * * * * * * *
웅성웅성 거리며 남궁휘(南宮輝)의 표정을 살피고 있는 많은 군웅(君雄)들은 그가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 하며 남궁휘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군웅들의 앞으로 자색(紫色)의 경장
(輕裝)의 여인.. 수린(秀璘)이 천천히 다가갔다.
「호호호.. 여러 군협(君俠)들께서는 저 남궁휘(南宮輝).. 아니 그저 평범하던 남궁가(南宮家)
의 무공(武功)이 갑자기 강호(江湖)를 휘어 잡을 만큼 높아져, 그 무공을 과시하려 여러분들을
이곳까지 초대한 이유를 알아보고 싶지 앉습니까..?」
수린(秀璘)이 한 번 더 군웅들을 향해 의심의 불을 지르는 말이었다.
「맞습니다. 오늘 남궁세가(南宮世家)의 가주인 남궁휘가 강남일기(江南一奇)란 별호를 내걸고
특별히 초정을 한 이 자리를 더욱 뜻 깊게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비무(比武)의 자리로 만들어
봅시다. 그리하여 남궁(南宮)장주의 그 높은 무공을 우리들의 눈으로 직접 보게 되면 더욱 강남
일기(江南一奇)의 명성에 감복하게 되겠지요..!」
남궁휘(南宮輝)의 무공을 직접 보기위해 은근히 군웅들을 자극하는 환중(喚重)도인의 고함소리
였다.
필시 곁에 다가간 백룡검(白龍劍) 신웅(愼雄)이 환중(喚重)도인을 부추긴 것이리라..!
바로 그 순간..!
군웅들 틈에서 갑자기 한 무인(武人)이 남궁휘(南宮輝)의 면전으로 뛰어 들었다.
「크하하하.. 요녕성(遼寧省) 심양(沈陽)에서 온 모용(慕容)가의 장주(莊主) 모용환(慕容煥)이
라 하외다. 소문의 진위는 말로 밝혀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하면 금방 알아질 것..! 이 기쁜
날 제가 감히 강남일기(江南一奇)의 일장(一掌)을 받아보는 영광을 누릴까 합니다..!」
웅성거리기만 하고 앞나서는 인물이 없음을 비웃으며 달려 나온 것이었다.
「헉.. 저.. 저놈까지..!」
남궁휘(南宮輝)의 입에서 당황스러운 소리가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