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뇌학원 7부 죄악의 씨앗 (2)
세뇌학원 7부 죄악의 씨앗 (2)
지하 비밀 기지의 조교실에 불이 밝혀졌다. 타쿠로는 손으로는 채찍을 만지고, 혀를 끌끌 차면서 중얼거렸다.
"쯔쯧. 설마 여기에서 첫번째로 묶이는게 너일줄은 생각도 못했다. 아키라."
아키라는 옷이 모두 벗겨진채로 철봉과 가죽벨트로 팔, 다리를 구속당해 천장에 메달려 있었다. 죄목은 간단했다. 감히 노예의 신분으로 주인의 혼례에 질투를 하고, 하등한 정액으로 관리실을 더럽게한 죄였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계속해서 사과하면서 그의 온 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었다. 관리실을 더럽힌 자신의 정액을, 모두 자기 스스로의 입으로 처리했는데도 타쿠로의 화는 풀리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타쿠로를 분노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고있는 아키라는 공포감에 떨리는 몸을 멈출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정작 타쿠로 본인은 겉으로 보는 것만큼 화가 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조교실의 기능도 테스트 할 겸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풀어볼 거리가 생겨서 기뻣다. 타쿠로는 아이를 방안으로 불러들였다. 아이는 약간 슬픈 표정을 하고 방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녀의 옷차림은 평소와는 많이 다른 분위기였다.
에나멜로 덮혀 반짝거리는 하이힐 가죽 부츠를 신고, 역시 같은 재질에 팔꿈치 위 까지 올라오는 긴 장갑을 손에 끼고 있었다. 그리고 몸에는 원피스 수영복에 배 부분만 도려낸 것 같은 가죽 코르셋, 허리만 가릴뿐 유방 위쪽과 하빈신은 그대로 드러내어 사실상 몸을 가리기 위한 옷이 아니라 에로틱함을 강조하기 위한 옷이었다.
얼굴의 화장도 보라색이나, 붉은 색조가 많이 들어간 짙고 야한 화장이었다. 평소의 청순함을 강조하던 아이의 옷차림과는 많이 달랏다. 타쿠로가 노예로 삼은 뒤로 청순미 속에 은밀하게 숨은 음란함을 감추고 있던 그녀가 노골적으로 음란함을 드러내자 마치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같은 착각이 될 정도였다.
"흐음... 멋진 모습이군. 아이쨩."
"고마워요. 타쿠로군..."
타쿠로는 아이의 이미지 체인지에 상당히 만족한 모양이었다. 아키라는 아이가 그런 모습으로 들어오자 그제서야 타쿠로가 자신에게 가할 형벌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는 아이를 이용하여 자신을 능욕하게 하는 것으로 그에게 더 큰 고통을 주려고 한 것이다. 그의 얼굴은 고통과 슬픔으로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타쿠로는 새디스틱한 미소를 지으면서 들고있던 채찍을 아이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의자하나를 끌고와서 그 큰 궁댕이를 털퍼덕 거리며 앉았다.
"난 여기서 지켜보고 있겠다. 아이쨩. 네가 써낸 시나리오 대로 아키라를 조교해봐. 네 ‘여왕님’으로서의 자질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테스트해보겠어."
"알겠어요. 지켜봐주세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우우욱..."
"미안해. 아키라군. 하지만 이것도 타쿠로군의 명령이니까..."
아이는 질질 짜면서 애원하는 아키라를 한 차례 서글픈 눈동자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끝으로 그녀의 얼굴은 마치 감정이 사라진듯한 차가운 얼굴이 되었다. 아이는 아키라의 몸을 묶고 있던 매듭과 연결된 줄을 잡더니 한쪽으로 끌어당겼다. 삐걱삐걱 거리는 소리가 천장에서 나면서 아키라의 몸이 한쪽으로 움직였다. 이 조교실의 천장에는 금속제 레일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교차되며 설치되어 있어서 노예를 공중에 메달아 둔 상태로도 움직일 수 있었다.
다음에는 도르레를 움직여 그의 몸을 적당한 높이로 끌어내렸다. 아이가 그의 등 뒤에 서자 고간이 엉덩이와 맞닿을 정도의 높이였다. 아이는 높이를 확인하고는 벽에서 무언가 도구를 고르기 시작했다. 아키라는 불안한 표정으로 거의 사무적인 느낌으로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이는 쌍두 바이브레이터가 달린 팬티를 꺼냈다. 그녀는 안쪽의 바이브를 자신의 몸에 쑥 집어넣고, 팬티를 단단히 입었다. 쌍두 바이브레이터의 한 쪽은 이제 그녀의 몸 속에 쏙 들어가있었고, 바이브레이터의 반대쪽은 그녀의 고간에 굳게 돌출해있었다.
까만색 실리콘 재질로 보통 남자의 사이즈보다 약간 작고 가는 그것은 마치 그녀의 몸에 자지가 돋아난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로션이 든 병도 가져와서 다시 아키라의 등 뒤에 서서 심호흡을 했다.
"후우... 그럼. 시작하겠어. 아키라군."
"대... 대체 뭘.. 아앗!"
아이의 손가락이 그의 엉덩이를 벌리고 로션을 항문에 발랏다. 라텍스로 덮힌 차가운 손가락이 항문에 쑥 들어오자 아키라는 그 미묘한 느낌에 깜짝 놀라 어쩔줄 몰랏다. 그녀의 손가락은 부드럽게 항문과 그 주위를 만지작 거리며 어널을 이완시키고 점차 성감을 올려나갔다. 그러자 아키라의 페니토리스는 항문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정액을 찍찍 발사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하얀 액체가 바닥에 뚝뚝 떨어지자 그를 매도하며 비웃었다.
"푸훗. 벌써 싸다니. 이 구제불능의 조루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네요."
"아아... 아아.. 아... 그만... 거긴.. 더러워... 아앙... 아앙..."
"엉덩이 구멍만 만져도 이렇게 되다니.... 아키라군. 나하고 섹스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서 그렇게 자위를 해댓던 거지?"
아이는 아키라의 어널에 손가락 하나를 푹 찔러넣고 그의 귀에 나지막 하게 속삭였다. 배설기관을 유린당하는 기분나쁜 느낌에 아키라는 숨을 허덕거리면서 그녀의 질문에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앙... 아앙.. 미안.. 미안... 다시는 그러지 않을께.. 그러니까 그만... 아앙..."
"우후후... 정말 여자아이처럼 헐떡거리네... 괜찮아. 아키라군. 타쿠로군이 오늘부터 나와 아키라군이 섹스하는 것을 허락해주었으니까. 하지만 아키라군의 페니토리스는 너무 작아서 어떤 여자애한테도 삽입을 할수없지? 그.러.니.까. 내쪽이 이걸로 아키라군의 어널 처녀를 받아줄께."
"그.. 그런..."
바이브레이터를 써서 자신의 어널을 범하겠다는 말에 아키라는 화들짝 놀랐다. 아이는 조금도 봐주는 것 없이 그의 어널에 바이브레이터를 가져다 대고 허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로션이 잔뜩 바른 덕분에 바이브레이터는 어널로 미끄러지듯이 쑥 밀려들어갔다.
"아아앗!"
"엉덩이에 힘을 빼요. 아키라군. 제일 작은 사이즈니까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없을 거예요. 그래도 당신의 페니토리스보다는 크지만. 후후훗..."
강간을 하는 느낌은 아이에게도 신선한 쾌락이었다. 본래 자신의 남자친구였던 그의 어널에 바이브를 처박으면서 그녀는 몸이 오싹오싹 떨리는 쾌락을 느끼고 있었다. 배설기관을 침범당하는 기묘한 느낌은 아키라의 몸도 덜덜 떨리며 굳어지게 했다. 아이는 바이브가 끝까지 밀어넣고 그를 등 뒤에서 끌어안으며 젖꼭지와 고간의 페니토리스를 만지작 거렸다. 양쪽 모두 성적인 흥분을 증명하는 듯이 발딱 서있었다.
"여자아이에게 아날을 뚫리면서 이렇게 되다니... 정말 수컷으로서 완전히 실격이예요. 경멸스럽군요. 아키라군... 수컷으로서 살아갈 자격이 없는 당신은, 앞으로는 이렇게 아날을 뚤리면서 쾌락을 얻도록 하세요! 이 마조!"
"아앙.. 네... 아앙.. 아아앙... 아앙... 아하앙... 진성 마조입니다... 아앙.... 좀 더 어널을 쑤셔주세요.. 아아앙..."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점차 어널 깊숙한 곳에서 그윽하게 피어오르는 쾌락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허덕거리면서 가랑이 사이에서는 페니토리스로 정액을 흘려대는 아키라를 보면서 아이는 본격적으로 어널 섹스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이제부터가 진짜예요. 정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때까지 뽑아줄테니까!"
아이는 허리쪽에 붙어있는 스위치를 조작해서 바이브의 진동기능을 작동시켰다. 웅웅- 하며 울리는 기분나쁜 모터음과 함께 아키라의 직장에 파고든 바이브가 진동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질에 들어가 있는 것도 함께였다. 바이브가 진동하자 아이의 입술도 쾌락에 헤 하고 벌어졌다. 직장내의 진동을 느끼자 아키라는 거의 미칠 것만 같은 쾌락을 느꼈다.
"아앙... 아아앙! 아아아앙! 아앙! 엉덩이가! 아앙..."
"하아.. 하아.. 내가.. 범하고 있어.. 하아... 하아... 내가 범하는 거야.. 하아...!"
아키라는 격렬한 신음소리를 내면서 허리를 활처럼 굽혔다. 아이는 허리를 미친 듯이 앞뒤로 움직여 아키라의 어널에 대고 피스톤 운동을 했다. 그녀가 한번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아키라의 페니토리스에서는 정액이 한 줄기씩 쭉쭉 흘러나왔다. 그것만 없다면 이 둘의 플레이는 마치 두 명의 미소녀가 동성애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크윽.. 크크크큭..."
한때는 다정하고 순수한 연인이었던 그들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완전히 뒤틀리고 왜곡되어서... 변태적인 섹스에 탐닉하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을 지켜보면서, 타쿠로는 귀신과도 같은 잔혹한 웃음을 지엇다.
"쳇. 아직도 냄새가 나는 구만. 망할 녀석...."
한참 동안 아이가 쌍두바이브로 아키라를 범하는 것을 구경하던 타쿠로는 슬슬 시간이 되자 조교실을 나와서 관리실에 들어섯다. 카나에게 명령해서 깨끗이 닦게 했는데도 코를 킁킁대자 아직도 약간 정액 냄새가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분나쁘기 짝이 없어진 타쿠로는 지하의 관리실을 나와서 지상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기 방의 PC를 켠 타쿠로는 이 집의 PC를 서로 이어둔 네트워크를 통해 보안 시스템에 접속했다. 그는 주로 미도리의 집에 있는 감시 카메라와 도청기가 잘 작동되는지 점검해보았다. 오늘 미도리의 친구들이 와르르 몰려오게 된 것도 시스템 테스트에는 괜찮은 기회였다.
부르르르릉- 빵빵- 빵빵- 빵빵-
타쿠로가 잠시 정신없이 PC를 만지고 있을때, 철제 난간으로 만들어진 정문 바로 앞에 다가온 차가 클랙션을 세게 울리는 소리가 귀를 때렸다. 드디어 첫 손님이 도착한 모양이었다. 관리인실은 기숙사의 정문과 바로 이웃해 있었기 때문에 차가 시끄럽게 굴자 타쿠로는 무척 기분이 상했다. 그는 짜증을 내면서 관리인실에 배치된 버튼을 눌러서 정문을 열어주었다.
"쳇. 곧 열어줄텐데 시끄럽게 굴기는...."
차는 다소 우왕좌왕하면서 기숙사의 정원으로 들어오더니 정원 근처의 주차선을 그어둔 곳에 대단히 위태롭게 주차를 했다. 운전자가 무척 운전 솜씨가 나쁜 것 같았다. 시동을 끄고 나온 것은 보라색 양장을 입은 한 아줌마였다.
"우엑. 저게 뭐야. 완전 추녀구만."
타쿠로는 그 아줌마를 보고 얼굴을 팍 찌푸렸다. 두꺼운 화장으로 감추려 애썻지만 더 추해보이는 주름지고 메마른 피부, 이미 탄력을 잃고 무너지기 시작한 몸매, 요란스럽게 파마한 천박한 머리.... 어떻게 봐도 그다지 예쁜 아줌마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도 타쿠로의 반응은 약간 너무한 정도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어디에나 있는 평범하게 늙어가는 아줌마 중 한명일 테니까.
단지 최근 절세의 미소녀와 미인들을 가까이하다가보니 타쿠로의 눈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일 뿐이었다. 타쿠로는 상대하기도 싫다는 듯이 바깥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아줌마가 막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타쿠로를 향해 소리를 지르면서 와보라고 손짓을 하는 것이었다. 타쿠로는 짜증을 내며 일어나 걸어갔다.
"무슨 일입니까?"
"이것봐요! 손님이 왔으면 안내를 해야 할 거 아니예요! 칸자키 씨 사저로 안내하세요!"
그 아줌마는 마치 타쿠로가 무슨 하인이라도 되는 것 마냥 거의 욕설에 가까운 어조로 소리쳤다. 타쿠로는 그녀의 머리속에서 자신에 대한 경멸감을 읽어낼수 있었다. 그의 추한 외모만 보고 그 아줌마는 타쿠로가 무슨 잡역부라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타쿠로는 무척 기분이 나빠졌지만, 오늘 성노예 전원을 한꺼번에 임신시켰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 김에, 미도리에게 이번 집뜰이는 방해하지 않겠다고 굳게 약속해주었기 때문에 당장 대응하는 것은 참아주기로 했다. 무엇보다 저런 못생긴 아줌마는 자신도 상대해주고 싶지 않았다.
"집은 저기 건물 뒷편에 있어요."
"빨리 앞장서서 안내해요. 이 짐도 들고, 식기 셋트니까 조심하세요!"
"미안하지만 아줌마. 다른 사람도 올 거니까 그렇게 할 수는 없어요."
아줌마는 차 트렁크에서 커다란 박스 하나도 꺼내서 그에게 명령했다. 하지만 타쿠로가 딱 잘라서 거절하자 그녀는 똥 씹은 듯한 표정으로 미도리의 별채 쪽으로 걸어갔다. 멀리서도 그녀가 타쿠로를 씹는 소리가 들려왔다. 타쿠로도 투덜투덜 거리면서 관리인실로 돌아왔다.
그 뒤에도 계속해서 미도리의 손님이 도착했다. 전부다 보통의 젊을때의 미모가 퇴색한지 오래된 아줌마들이었다. 타쿠로는 괜찮은 아줌마가 있다면 잡아서 조교할 생각이었지만, 그럴 마음이 들게 하는 아줌마는 아무도 없었다. 미인들만 접하느라 높아진 타쿠로의 눈으로 보기에는 보고만 있어도 눈이 다 썩을 정도의 추녀들 뿐이었다.
"쳇... 도촬하는 재미도 없겠구만...."
타쿠로는 혀를 끌끌 차면서 중얼거렸다. 하지만 도촬기기의 성능이 궁금했기 때문에 일단 영상을 켜고, 도청장치도 작동시켰다. 미도리는 오랜만에 만난 동네 아줌마 친구들을 환대했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 차린건 별로 없지만... 마음껏 들어주세요..."
"우와아. 완전히 진수성찬이네요."
"집도 멋지고... 호호호. 가구도 전부 명품이네."
10여명의 아줌마들이 집안에 우글거리게 되자 미도리는 오랜만에 사회복귀를 한 듯한 느낌이었다. 모두들 예전에 같은 동네에 살면서 알게된 아줌마들 이었다. 사실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요즘 타쿠로의 성노예로서만 살면서 너무나 사회적으로 단절된 삶을 살다보니 이들도 많이 그리웠다.
그녀들은 곧 미도리가 준비한 음식들을 먹으면서 파티를 시작했다. 아줌마들은 이전에 살던 집 보다도 더 격조가 높은 미도리의 집에 놀라는 분위기였다. 타쿠로가 그녀를 위해서 집의 장식이나 가구를 모두 수입산 명품으로 준비해주었던 덕분이다. 게다가 이렇게 큰 기숙사의 오너가 되어 유유작적한 미망인 생활이라니... 생활에 찌들리는 아줌마들에게는 은근히 미도리가 무척이나 부러웠다.
"이 케이크 굉장히 맛있네요. 어디서 산 거예요?"
"...아... 그건... 집에서 직접 만든 겁니다."
"우유하고 요구르트도 무척 맛이 깊은데... 어떤 메이커예요. 대체?"
"우유는 에... 아는 시골 목장에서 가져온 거예요. 요구르트는 직접 만들었어요."
"와... 완전 자연산이네요."
"그런 셈이죠. 호호호..."
다만 미도리에게 걱정이라면, 자신의 젖으로 만든 요리가 아줌마들의 입으로 넘어갈 때마다 등에서 식은땀이 다 흐르는 것 같았다. 아무 생각 없는 정보 문의도 어떻게든 얼버무리려는 그녀의 얼굴을 하얗게 질리게 했다. 다행히 그녀들도 미도리가 적당히 받아넘기자 더 이상 추궁하려 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여러가지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남편 욕하기, 자식 자랑하기, 집안 자랑하기, 이 자리에 없는 아줌마들 뒷담화 하기, 부동산 시세나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웰빙이나 대체의학 등에 대해 이야기하기 같은 것들이 이어졌다.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수다떨기에 불과했지만 미도리는 너무나 즐거웠다.
"어머 세상에... 저 관리인이 정말 당신 아들이예요?"
"네.. 그래요. 제가 낳은 것은 아니지만...."
"전처 자식이예요?"
"그런 셈이지요..."
"나이는 그렇게 많아보이지 않던데 대학은 어떻게?"
"아직 고등학생이예요... 등교 거부를 하고 있어서 잠시 데리고 있어요..."
"고등학생인데 학교에는 안가고 있다구요? 참 속상하시겠네요."
"그렇지요... 걱정이... 많긴 해요."
이야기가 타쿠로에게로 돌아가자 미도리는 조금 마음이 불안해졌다. 다행히도 그녀와 타쿠로의 관계를 눈치챈 아줌마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지만.... 하긴, 설마 누가 과연 이렇게 아름답고 정숙해보이는 미망인이 거의 매일같이 저 돼지같은 양아들의 몸 아래 깔려 허덕거리고, 그의 자지를 보지로 받아들여 결국 지금에 와서는 임신까지 하고 말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수 있겠는가?
"마.. 마마... 나 오줌...오줌..."
그때 2층의 자기 방에서 자고 있던 아오이가 갑자기 계단을 내려오면서 미도리를 불럿다. 그녀는 겁먹은 듯이 사시나무처럼 떨면서 눈물 방울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파자마 바지는 무언가 물 같은 걸로 푹 젖어 있었다. 미도리가 황급히 달려가보니 진한 지린내가 풍겨왔다. 그녀는 아오이가 잠을 자다가 오줌을 쌋다는 것을 눈치챗다.
"자.. 잠시 기다리세요."
그녀는 황급히 아오이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가 화장실에 데려갔다. 중학생 씩이나 되어서 이젠 밤에 오줌도 제대로 못 가리게 되다니... 미도리는 불쌍한 딸의 모습에 눈시울을 붉히며 잠옷을 갈아주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아오이는 곧 다시 기저귀를 차지 않으면 안될듯했다.
그런데 그녀가 사라지고 난 뒤에 거실의 분위기는 조금 이상하게 바뀌어갔다.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아줌마들이 미도리에 대해서 험담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들의 얼굴에는 질투와 시기가 넘치고 있었다.
"허 참. 기가 막히네. 이집 딸은 나이가 중학생인데 아직도 오줌을 싸나봐요. 엄마가 대체 어떻게 가르쳤길래..."
"저 오타쿠 아들만 봐도 뻔하지 않겠어요? 제대로 엄마 노릇을 하는 것 같지가 않아요."
"저 여자 고등학생 때 죽은 남편을 꼬셧대요. 완전 노리고 한 거죠."
"남편이 죽자 보험금으로 이런 호화생활이나 하고 말이지요."
"생명 보험금만 가지고 이런게 되겠어요? 듣자하니 무라사키 실업에서 지원을 받았다던데..."
"...그 사장과 가까운 사이라는 소문이 있어요. 어쩌면 불륜일지도 몰라요."
"어휴. 더러워. 이 케이크는 근데 또 뭡니까? 어디서 구해온 것 가지고 구하는데도 가르쳐주지 않고 잘난 척 하기는..."
"아주 못된 여자예요. 음탕하고 자기밖에 모르고..."
"맞아요. 저도 들은 이야기가 있는데...."
곧 이어 미도리에 대해 떠도는 갖가지 음란한 소문들이 다 수다거리로 튀어나왔다. 아름답기 그지 없고, 몸매도 죽이는 데다가 이젠 골키퍼도 없는 미망인의 신분이다보니 세간에 떠도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엄청나게 많았다. 뭐 주로 우유배달부, 신문배달부, 피자배달부, 우체부, 배관공등을 꼬셔서 섹스를 했다느니, 누구누구랑 불륜을 저질럿다느니, 남편이 죽은 것도 사실 그녀의 음모라느니 하는 것들이었다.
전부다 합쳐보면 앞뒤도 안맞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지만 아줌마들은 마치 그것이 ‘진실’이라도 되는양 ‘천하에 둘도없는 악녀’ 미도리를 욕하고 있었다. 결국 그 중에서도 타쿠로와 미도리를 연관시키는 이야기는 단 하나도 없었지만.... 이런 소문을 지어내는 사람중 누구라도 저런 미인과 초비호감 오타쿠가 연결되는 것은 바라지 않았던 것 같다.
"오래 기다리셧지요...."
그때 미도리가 나타나자 아줌마들은 언제 그랬냐는 듣이 미도리와 함께 다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실로 표리부동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다. 미도리의 평판은 동네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에쩐부터 상당히 좋지 않았다. 남편은 상당한 부자이고 엄청나게 그녀를 챙겨주는데다가 아직 젊은 나이의 미인이라는 점 등등.... 그녀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사실 그녀는 모두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미망인이 된 것은 조금 불쌍하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지만 어째서인지 사별한 후에 갑자기 재산이 불어나자 수상하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평판은 더욱 나빠졌다. 하지만 은근히 눈치가 없는 미도리는 이런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한편 잠시 아줌마들 수다를 지겹게 지켜보던 타쿠로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하고 키득거리며 웃고 있었다.
"이거 마마에게 보여주면 굉장하겠는데...."
약 10시 정도가 되어 파티는 끝났다. 미도리는 아줌마들을 대문 앞까지 전송하였다. 타쿠로는 오랜만에 순수하게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미도리를 불러세웠다. 그리고 관리인실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녀는 타쿠로가 부르면 늘 그렇듯이 불안감 가득한 표정으로 그의 뒤를 따랏다.
"왜... 불렀니?"
"마마에게 꼭 보여줄 것이 있어서 말이야."
타쿠로는 PC를 켜고 녹화해둔 동영상을 틀었다. 고성능 감시 카메라와 도청기 덕분에 아줌마들이 미도리의 뒷다마를 까는 모습은 아주 명백하게 드러나버리고 말았다. 미도리는 얼굴에 손을 대며 그 충격적인 영상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 어... 어떻게... 이... 이럴수가...."
"마마가 사라지자 마자 이 사람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 마마가 꼭 알아야 될 것 같아서 찍어두었지."
미도리의 손끝은 부들부들 떨렸다. 순수하게 선의로 믿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이런 모욕적인 배신을 당하다니.... 미도리는 화가 난다기보다는 오히려 슬펏다. 자신을 이렇게 까지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줄이야.... 그러나 동시에 자신의 눈 앞에서는 웃는 얼굴만 보이고 있었던 그들의 위선에는 치가 떨렸다.
"저 사람들... 어쩜 저럴수가 있는 거니.... 어떻게... 내 눈 앞에서는 입을 싹 다물고... 내 뒤에서는 저렇게... 흐윽... 흑..."
"마마. 차라리 잘 됐어. 걱정하지마. 내가 ‘복수’해줄테니까. 나도 내가 좋아하는 마마를 저렇게 욕하는건 참을수없거든. 그렇지? 내가 복수해줘도 되겠지?"
타쿠로는 떨리고 있는 미도리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미도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무리 선량하고 화를 내지 않는 침착한 그녀라고 해도 저 가증스럽기 짝이 없는 모습에는 조용히 분노를 태우지 않을 수가 없었다. 타쿠로는 마치 악마의 제안이라도 하는 것처럼 그녀에게 속삭였다.
"다음에는 지옥의 파티에 초대해주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