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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제 67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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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제 67 부  **



제 23 장  구은(舊恩;지난날의 은혜) 청산하다 2.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문인걸의 상태를 살펴보던 화령(華怜)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상관명의
앞으로 다가섰다.
분명 아버지가 요절이 나 있을 것이라 짐작하여 다급히 날아 내렸건만 아버지 서문인걸의 모습
은 멀쩡했고 다만 정신을 잃어 혼절을 해 있을 뿐이었다.


「이 거렁뱅이 자식이, 어릴 때 거두어 준 은혜도 잊고, 감히 어른의 존체에 행패를 부리고 있
느냐..?」


서문인걸이 무사한 것을 보고는 한시름 마음을 놓은 화령의 입에서 거친 말이 막힘없이 튀어
나왔다.


「화령아가씨..! 진정하시오..!」


그런 화령을 바라보며 그래도 빙긋 웃음을 잃지 않고 달래는 상관명을 보며, 화령은 두 손을
단전에 슬며시 모으고, 그 손안에 모든 내공을 가득 담은 항마복호장(抗魔伏虎掌)을 느닷없이
상관명의 가슴을 향해 내질러 버렸다.


- 펑.. 퍼엉..!


장풍을 맞은 가슴의 옷자락이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어져 펄럭이며 주르르르 서너 발자국 뒤로
밀려나 겨우 멈추어 서는 상관명의 얼굴에는 분노가 이글거리고 있었다.
불과 세 걸음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 그 가까운 틈 사이에서 예고도 없이 얻어맞은 화령의
손바람..! 상관명의 눈썹이 꿈틀.. 이마위로 치켜 올랐다.
씨익.. 손등으로 입술을 한번 훔친 상관명의 입에서 회한(悔恨)이 가득담긴 한마디 말이 흘러
나왔다.


「화령낭자..! 오늘도 복호장(伏虎掌)이구려..! 소생.. 우리의 어린 시절, 그때부터 낭자의 비
위를 맞추며 순간을 피해가는 것이 아니었는데..! 내가 낭자를 잘 이끌었다면 지금처럼 낭자의
오만함은 그 당시 이미 고쳐졌을 것을..! 미안하오 내가 실수를 한 듯 하오..!」


그 옛날 서문가(西門家)의 후원에서 화령의 무공수련을 훔쳐보던 날..! 화령의 복호장(伏虎掌)
을 가슴에 맞아 품에 숨겨두었던 천자문 책자가 아니었으면 목숨을 잃을 뻔한 그 날의 기억을
되새기며 얼굴을 찡그렸던 상관명이었다. 그러나 그 사건이 상관명을 서문가(西門家)를 떠나게
만든 원인이 되었고, 그런 까닭으로 천궁의 기연을 만나게 된 상관명이 아닌가..!
때문에 순간순간 트집을 잡던 까탈스러운 화령의 버릇을 호의로 대해 그 성격을 고쳐주지 못한
자신의 잘못을 탓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미친놈..! 거지 놈을 데려와 입히고 재워 주었더니 뉘 앞에서 훈계를 늘어놓고 있느냐..!
에잇.. 죽어라..!」


화령은 다시 한번 두 손을 내밀어 상관명을 하복부를 향해 복호장(伏虎掌)을 뿌려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상관명의 미간이 꿈틀 움직였다.


「화령(華怜)..! 내 그대 스스로 깨닫기를 바래 그대의 장(掌)을 스스럼없이 받아 주었건만..!
도저히 안되겠구나..! 그대의 그 복호장을 내 그대로 돌려주리다..!」


상관명의 손이 번개같이 움직였다.


- 쉬이잉.. 슁.. 퍼엉.. 크아앙..!


화령이 뿌린 항마복호장(抗魔伏虎掌)의 장풍이 상관명의 몸가까이 다다르자 휘익 소리를 내며
장력의 방향이 뒤로 바뀌어 수십, 수백 배로 늘어난 공력을 그 속에 담아 화령의 복부를 향해
되돌아 가고 있었다.
반탄진기에 튕겨진 항마복호장(抗魔伏虎掌)이 오히려 상관명의 체내에 있는 내공진기를 실어
엄청난 공력으로 화령의 신형을 통타(痛打)해 버린 것이었다.


「악.. 아아악..!」


화령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상관명은 어릴 때 화령에게 복호장으로 당한 그 상황을 그대로 복호장을 돌려보냄으로 기막히
고 멋진 복수를 해낸 것이었다.


그러나 비명을 지르던 화령의 신체는 털끝하나 다치지 않고 멀쩡했다. 상관명은 허허로운 공력
을 보내어 화령의 상상속에서 무궁(無窮)한 공력이 자신의 몸을 덮치는, 자신을 산산조각 내는
허상을 보여준 것일 뿐이었다.


그 순간 상관명의 입에서 터져 나온 웃음소리가 한동안 장중을 쩡쩡 울렸다. 불가(佛家)의 사
자후(獅子吼)는 발아래도 미치지도 못할 신공, 무극천성공(無極天聲功)의 공력을 웃음소리에
실어 장중의 군협(群俠)들에게 보내고 있는 것이었다.
그곳에 가득한 무림인들은 모두 비틀 비틀 이리저리 넘어지며 머리를 감싸 안고 그 고통을 이
기려 가쁜 호흡을 몰아 쉬고 있었다. 잠시 그러한 시간이 흐른 후 갑자기 웃음소리가 뚝.. 그
치며 상관명의 낭랑한 목소리가 장중을 울렸다.


「여기에 계신 모든 무림명숙(武林名宿), 군협지사(群俠之士)여러분..! 방금 소생이 펼친 기공
은 강호에 위급이 닥칠 때 마다 나타나 정의를 수호하는 천궁(天宮)의 절예올시다. 그리고 소
생은 그 천궁의 궁주(宮主)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눈으로 본 바와 같이 허망한 욕심은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또한 누구든 나라와 백성을 어지럽힐 시는 언제나 지금처럼 천궁(天宮)이 그들
을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천궁의 무예를 그들에게 보여주어 다시는 무력으로 강호 무림을 넘보지 말라는 경고를 함과 동
시에 장중의 모든 정황은 이로서 마무리가 되었으니 더 이상 날뛰지 말라는 선포를 하고 있는
상관명이었다.


「이제 여러분도 서문인걸이 품었던 허욕의 결과를 똑똑히 보았을 것입니다. 소생은 지금 이자
리에서 서문인걸에게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그러하니 여러분들도 즉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시기를 바랍니다.」


말을 끝낸 상관명은 손에 들고 있던 옥선(玉扇)을 펼쳐 땅바닥에 뒹굴고 있는 서문인걸의 몸뚱
이를 향해 휘익.. 내저었다.
그 순간 옥선에서 연록색 광선이 날카롭게 뻗어 나와 서문인걸의 기경팔맥(奇經八脈)을 찔러
들어가 삼백육십사처(三百六十四處)의 관절을 모두 건드리고 있었다. 그리고 왼손으로는 몸을
어루만지는 시늉을 하며 서문인걸의 몸뚱이를 훑고 지나가며 투골타맥의 수법으로 십팔대혈(十
八大穴)과 사람의 인체에 있는 삼백육십오혈(三百六十五穴)중 가장 중요한 삼십육혈을 차례차
례로 찔러 나갔다.


어떻게 할 것인가..? 장중의 수많은 무림인들 모두가 놀란 눈으로 그 상황(狀況)을 주시하고
있는 바로 그때 서문인걸은 오히려 기력(氣力)을 되찾은 듯 자리를 툴툴 털고 일어나 어리둥절
사방을 둘러보고있었다. 그러한 서문인걸을 향해 상관명이 다짐을 하듯 말했다.


「서문어르신..! 이제 몸속의 원기(元氣)는 모두 회복시켜 드렸습니다. 허나 어르신의 공력은
하나 남김없이 제가 회수를 했습니다. 부디 지금부터는 명산대천(名山大川) 경치좋은 곳을 찾
아 은거하시어 여생을 편히 지내시기 바랍니다.」


그들 모두가 마음을 졸이고 있던 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상관명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에, 과연
천궁의 아량 이로구나 느끼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고 있었다. 무극천성공(無極天聲功)을 울리
며 천궁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는 결연한 말을 내뱉고 있는 상관명의 의지를 확인했을 그 때는,
이 일을 도모한 수괴인 서문인걸의 목숨은 당연히 거둘 것이라 생각한 그들이었다. 그러나 상
관명은 오히려 그의 기력을 회복시켜주고 노후를 보장해 주려 한 것이었다. 특히 그중 서문상
현과 혜승대사의 표정은 아쉬움 속에 천행(天幸)이라는 표정으로 상관명의 조치에 고마움을 느
끼고 있었다.


소림의 혜승대사가 상관명의 앞으로 한발 나섰다.


「궁주.. 소승(小僧) 소림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한순간 눈이 멀었습니다. 이 어찌 불문의 승려
라 하리까..! 이제 소승은 제자들을 인솔해 숭산으로 돌아갈까 하외다. 부디 용서하시오.」


혜승대사가 소림제자들에게 눈짓을 보내고 있는 사이 서문상현도 상관명의 앞으로 다가오며 깊숙
이 고개를 숙였다.
그 뒤를 따라 진양문의 문주 일엽(一葉)도인과 숭정방주 맹우량(孟宇亮)도 상관명의 앞으로 다
가와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궁주님..! 우리도 철수를 하고자 합니다. 문도들을 인솔해 먼저 자리를 뜨겠습니다.」


인사를 하며 뒤돌아서는 그들의 뒷모습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고 있던 서문상현이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  


「궁주.. 아들놈이 한 순간 잘못된 생각으로 큰일을 저질렀습니다. 목숨을 부지시켜준 넓은 아
랑에 감사드립니다. 노부도 아들과 함께 은거를 할까 합니다.」


이렇게 사투(死鬪)를 벌이던 결전이 서서히 마무리 되어 가며 평온을 찾아 가는 그 시각..!
별안간 서문화령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상관명의 앞을 가로 막았다.


「잠깐.. 상관명 이놈..! 네놈이 무엇일 진데 아버님의 공력을 회수하니 어쩌니 나서고 있는
것이냐..? 어서 아버님의 공력을 회복시키지 못하겠느냐..?」


화령이 악을 쓰며 고함지르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상관명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하고 있
었다.


「화령낭자.. 더 이상 나서지 말고 자숙(自肅)하시오. 내 그동안 낭자가 병주에서 처럼 저지른
요악(妖惡;요사하고 악독함)한 행위를 모른 척 묻어두려 했으나 이 순간까지 반성의 기미가 없
는 그 마음에 환멸까지 느끼오..! 다시 한번 나선다면 낭자의 무공도 없애 버리리다.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심산유객에 들어 아버님을 잘 모시기를 바라오..!」


그러고는 고개를 뒤로 돌려 천궁의 가족을 찾았다.


「천궁의 좌우시자 구(龜)와 학련(鶴蓮)은 궁주(宮主)의 명(命)을 시행하라..! 두 사람은 지금
즉시 서문대인과 화령낭자를 낙양의 서문가(西門家)로 호송을 할 것이며, 그리고 그들이 스스
로 신변(身邊)을 은거처로 옮길 때까지 서문가에 잡인이 접근하는 것을 철저히 방비해 어느 누
구도 서문가의 출입을 못하도록 차단하라..!」


「예.. 궁주(宮主).. 속하 궁주의 명(命) 명심하여 시행하겠습니다..!」


구(龜)와 학련(鶴蓮)은 신속히 상관명의 앞으로 달려 나와 팔을 들어 읍(揖)을 한 자세로 고개
를 숙였다.


 * * * * * * * * * *


그 많은 군웅들이 모두 빠져나간 계곡안 산채의 넓은 벌판에는 이제 자혜공주와 홍련채주 그리
고 백련채의 문도들만 남아있었다.
상관명은 그들을 돌아보며 또 다른 중요한 다짐을 하며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었다.


「공주.. 그리고 홍련채주님..! 이 계곡의 입구를 벗어날 즈음이면 아직 한 고비가 더 기다리
고 있을 것입니다. 그때까지 마음을 놓지말고 저와 행보를 함께 해 주십시오..!」


공주와 홍련채주는 당연한 일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무슨 그리 서운한 말씀을..! 아무 염려 마십시오. 우리는 언제나 궁주와 운명을 함께 할 것
입니다.」


「모두들 고맙소이다..! 자.. 우리도 얼른 이곳을 벗어나도록 합시다. 광진호위가 역하정에서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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