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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제 56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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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제 56 부  **



제 19 장  반간(反間)의 묘계(妙計).


월진객잔의 객방으로 돌아온 상관명의 앞에 여경은 부끄러운 듯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숙이
고 말없이 앉아만 있었다.


「 여경낭자..! 이제 몸은 좀 어떠시오..? 」


상관명의 다감한 말에 여경의 입에서는 대답보다 흐느낌이 먼저 터져 나왔다.


「 흐흑.. 흐흐흑..! 공자님.. 전.. 저는 앞으로 어찌해야 합니까..! 」


앞에 앉아있는 이 남자는 자신의 순결을 취한 첫 남자가 아닌가..? 아무리 부득이 한 일이었다
고는 하나 비희(秘戱;은밀한 남녀의 교접)이룬 그 사실만은 분명한 일이 아닌가..! 첫정을 받
아들인 처녀(處女)의 애련(哀憐)하고 꾸밈없는 소중한 마음인 것이었다.


「 그만.. 그만.. 고정하시오..! 내 무심히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 그대에게 분명히 말씀드리지
않았소..! 」


상관명의 대답에 조금은 안심이 된다는 듯 고개를 들어 얼굴을 마주하던 여경이 갑자기 심각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 오라버니는..? 오라버니는 어찌되었습니까..? 」


「 후후.. 이제 걱정이 되시오..? 다행히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


여경의 표정이 이제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화령이 뿌려낸
음독(淫毒)에 중독이 된 자신의 오라버니가 아니던가..? 그것에 더해 뇌공(腦功)까지 당할 것
이라고 상관명이 말하지 않았던가..!


「 자세히.. 좀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


여경은 황보정이 혹시 신상에 큰 위해(危害)를 당하지는 않았는가 궁금하고 초조해 견딜 수 없
었던 것이었다.


「 허허허.. 그리도 알고 싶으오..? 음독은 두 사람이 서로 몸을 섞으면서 자연히 사라졌고 머
리속에 심어둔 뇌공은 소생이 모두 제거해 지금은 기력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니 아무 염려 마
시오. 그보다 제가 낭자께 한 가지 긴히 여쭈어 볼 말이 있습니다. 」


그 순간 여경 자신이 색정미혼산(色情迷魂散)을 들이켜 상관명과 행한 비희(秘戱)가 생각나 부
끄러움에 고개를 숙이며 대답을 했다.


「 공자님..! 무슨 말씀이신지..? 」


「 예.. 여경낭자..! 낭자께서 이 먼 곳까지 단신으로 황보공자를 찾아온 그 이유가 무엇이었
습니까..? 」


「 그.. 그건..! 」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경이었다.


「 역시 가볍게 대답을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


「 예.. 상관공자님.. 아버님의 엄명이 있었기에..! 」


더욱 고개를 아래로 숙이며 안절부절 하는 여경이 어쩌면 안쓰럽기까지 했다.


「 낭자의 심정 잘 알고 있습니다. 허나 이 일은 그리 단순하게 숨길 일만은 아닙니다. 화령
아가씨가 낭자의 오리버니를 찾은 이유도 아마 같은 이유였을거외다. 」


「 화령낭자도..? 」


「 예.. 낭자..! 낭자의 오라버니 황보공자가 화령아가씨의 감언(甘言)에 속아 사도(邪道)로
빠질뻔 한 것이 그 이유지요. 화령은 서문대인의 뜻을 쫒아 황보공자에게 그녀 몸으로 유혹을
했고 그것도 부족해 오라버니의 머리에 소혼뇌공(召魂腦功)까지 심어 자신의 수하로 삼아 이
나라의 모든 병력을 손아귀에 쥐려고 한 것입니다. 」


「 저.. 저.. 악독한..! 」


자신도 화령의 음독에 당한 여경이 아닌가..! 그 악독함에 치를 떨고 있는 여경이었다.


「 낭자에게는 무정(無情)하게 들릴지는 모르나 만약 황보공자가 그 중독의 증세가 심하여 이
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소생, 화령아가씨와 황보공자 두 사람의 목숨을 부득이
취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제가 일찍 손을 써 황보공자를 회복시킨 것이지요. 」


평소에 언제나 자애로운 태도를 보이던 상관명의 입에서 섬뜩한 말이 흘러 나왔다. 그 말을 들
은 여경의 마음에는 서늘한 바람이 스쳐 지나고 있었다.


「 고.. 공자님..! 어찌 그런 말씀을..! 」


「 미안하오 여경낭자..! 낭자에게 놀라움을 주려 한 말이 아니라 지금의 상황이 그만큼 심각
하다는 것을 알리려 한 말이외다. 만약 낭자의 오라버니께서 화령아가씨의 말에 현혹되었다면
이보다 더한 피바람이 이 나라를 휩쓸었을 것이오..! 」


여경을 두려움에 젖도록 한 그 말은 단지 여경에게 그 심각함을 적나라하게 알리고자 한 의도
적인 말이었던 것이다.
휴.. 우.. 한숨을 뱉어낸 여경이 고개를 들고 상관명의 눈을 마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오라버니의 집무실에 들어서려다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화령낭자의 이야기에 저도 무척 놀
랐습니다. 어찌 그리도 제가 오라버니에게 전하려 했던 말과 꼭 같은 말을 하고 있는지..! 」


「 그랬을 것입니다. 그것은 낭자의 아버님과 서문대인의 야심(野心)이 뜻을 함께 모아 한 길
로 가고자 하는 근거이지요. 」


「 예.. 저도 공자님의 말씀을 곡해(曲解)하지는 않습니다. 저 또한 아버님께서 오라버니에게
전하라는 말씀과 화령낭자가 오라버니에게 하고 있는 말이 너무나 같아서 마음속으로 놀라고
있었었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


「 낭자께서 저의 뜻을 알아주신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


「 아니.. 아닙니다 공자님..! 아버님께서는 오라버니에게 전하고자 한 말은 제가 듣기에도 마
음속에 욕망이 가득 찬 말이었습니다. 저도 그 욕심이 과하다 여겨 무척이나 망설이다 여기까
지 오라버니를 찾아오게 된 것이에요. 저는 아버님의 딸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


「 낭자께서는 아버님의 강요를 따른 것일 뿐이니 낭자를 나무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
래 그 지시가 황보공자에게 병권을 탈취하라는 전언이 아니었소이까..? 」


여경의 마음을 가벼이 해주기 위해 상관명이 먼저 서두(序頭)를 꺼내자 여경이 깜짝 놀란 표정
을 짓고 있었다.


「 어엇.. 공자님은 이미 짐작을 하고 계셨습니다..!! 아버님의 말씀이 만약 황제가 병권을
오라버니에게 이양을 하지 않더라도 기필코 국경의 병력을 오라버니께서 장악해 아버님의 밀명
이 있을 시 황궁으로 진격을 해야 할 것이라 전하라 하셨습니다. 감히 그 같은 모반(謀叛)의
말을 저에게 강요한 아버님의 말도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만 그와 한 치도 다르지 않는 말을
오라버니에게 강요하고 있는 화령낭자의 말을 듣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


치밀히 반역을 준비하는 그들의 복심을 드러내는 말들이었다. 그러나 상관명은 이미 그 같은
움직임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듯 평소와 다름없는 조용한 어조로 여경에게 말을 이어가
고 있었다.


「 여경낭자..! 낭자의 아버님과 서문대인은 서로 같은 목적을 가지고 협력하고 있었던 것입니
다. 그러나 그것이 백성을 위하는 길이라면 저 또한 그 일에 기꺼이 동참을 할 것이라 다짐을
했었지요. 허나 낭자께서도 짐작하듯이 두 분의 복심(復心)은 백성을 위함이 아니라 가문의 영
달을 위해서 입니다. 그 사실은 낭자의 오리버니인 황보공자에게서도 확인을 한 것입니다. 」


「 예.. 저도 아버님의 그 과욕이 오히려 가문의 누가 된다고 누누이 간하였으나 워낙 아버님
의 의지가 강하여 도저히 감당을 할 길이 없어 걱정입니다. 이제는 공자님께 무릎 꿇고 부탁을
드릴 수 밖에 없는 저의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


「 어허.. 무슨 말씀을..! 아버님을 생각하는 효심(孝心)인 것을..! 제가 오히려 낭자께 무례
를 저지른 것이지요..! 그러나 말이 나온 김에 한 가지만 더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


「 예 공자님..! 염려 말고 말씀 하세요..! 」


「 다름이 아니라 여경낭자께서 돌아가시면 낭자의 아버님에게 오라버니를 만난 일을 아버님이
의도(意圖)한 대로 잘 처리 되었다고 말씀드려 주십시오. 」


「 예..? 사실대로 말씀드려야 하는 것이 아니고요..? 」


「 저에게 계획이 있습니다. 화령아가씨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


「 이.. 이유가 무엇인지..? 소녀에게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


거짓을 아뢰어 적을 속인다..? 반간지계(反間之計)였다..! 그러나 허언(虛言)을 전해 듣게 될
당사자는 자신의 친아버지가 아닌가..? 너무도 태연히 그 말을 자신에게 부탁하고 있는 이 사
람은 과연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것인가..!
잠시 그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아 당황한 여경이었으나 그래도 상관명의 진심을 믿고 싶은
여경의 마음이었다.


「 예.. 말씀드리지요..! 어차피 준동을 미연에 방지를 하기 어렵다면 기회가 무르익었다고 생
각케 하여 하루라도 빨리 발호(跋扈;세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함부로 날뜀)를 하게 만들려는
것입니다. 우리가 미리 대비를 해 일망타진을 하기 위함이지요..! 」


「 아아.. 그런 이유가..! 」


답답한 심정이었다.
여경 스스로 생각을 해도 그 말은 옳았다. 아버지의 생각이 진정 자신이 짐작하는 바와 같다면
그것은 역모인 것이다.
가문의 영달을 꾀하려다 자칫 천하의 역적이 될 수 있는 목숨을 건 모험인 것이다. 이 공자의
생각은 근본을 백성의 안위(安慰)에 두고 있다. 그 뚜렷한 명분을 자신이 어찌 거부를 하겠는
가..! 할 수만 있다면 아버지를 설득해 야심을 버리게 하고 싶은 여경이었다.


「 공자님의 말씀에 따르겠습니다. 대신 저도 부탁이 있습니다. 」


「 예.. 말씀하십시오. 제가 할 수 있는 부탁이라면 무엇이든 들어 드리겠습니다. 」


「 제가 돌아가면 저의 목숨을 걸고라도 아버님께 욕심을 버리라 진언을 하겠습니다. 그러나
아버님께서 끝내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면 공자님께서 시키신 대로 전해 올리지요. 대신 저의
부탁을 꼭 들어주셔야만 합니다. 」


그러나 여경은 자꾸만 말을 멈추고 멈칫 멈칫 뜸을 들이고 있었다.


「 염려 말고 말씀하십시오..! 」


「 만약에..! 혹시 만약의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아버님의 목숨만은..! 」


여경은 겨우 입 밖으로 말을 뱉어내고는 말없이 고개를 숙여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다.
오호.. 이 낭자가 최악의 경우를 숙고(熟考)하고 있었던 것이구나..! 상관명의 가슴은 철렁 내
려 앉는 것 같았다.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여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녀의 마음을 달래어 주려 다감한 어
조이나 확신에 찬 음성으로 대답을 했다.
  
「 여경낭자..! 제가 낭자에게 분명히 말씀을 드렸습니다. 절대로 낭자에게 무심하지를 않을
것이라고..! 」


여러가지의 의미가 담긴 상광명의 다짐이었다.
그 말을 들은 여경의 볼은 또다시 발갛게 물들며 기쁜 듯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 고맙습니다 공자님..! 소녀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 」


「 허허.. 여경낭자..! 아 참..! 낭자께서는 아버님께 말씀을 전한 후 개봉(開封)의 비연선원
(秘緣仙院)에 가 계십시오. 그곳에서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계시는 것이 훨씬 편할 것이외다.
그곳에 가시면 완(婉)가 맞이할 것입니다. 」


자신의 부친이 아닌가..! 부녀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오히려 부친에게 설득 당하여 혹시
나 마음 변화가 생길까 염려한 상관명의 고육책인 것이었다.


「 예 공자님..! 그리하겠습니다. 」


그러나 여경은 상관명의 자신에 대한 배려라 생각하여 오히려 즐거워 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 여경낭자..! 먼저 출발을 해 아버님을 뵙도록 하십시오. 저는 나머지 할일을 정리 한 후 선
원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


이로써 이곳의 일은 거의 마무리가 된 것이었다. 이제 남은 일은 홍련채주에게 부탁을 해둔 강
호 각 방파의 움직임..! 상관명은 그곳의 상황을 살피려 여경에게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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