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MC] 흑과 백 -Season 3- "最終章" (7)
[일/번/MC] 흑과 백 -Season 3-
제 7장. 지켜야 할 사람.
이틀 뒤...
다시 그 연구소로 돌아온 에이이치는 이제는 그 주인이 바뀐 소장실의 호화로운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책상 아래에서 열심히 봉사를 하고 있는 나츠미의 혀를 느끼고 있었다.
아직도 구음봉사의 그 기술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지만,
잠깐 눈을 감고 봉사를 받던 에이이치는 곧 눈을 열어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날카롭게 바라보며 말했다.
「도지마... 너, 여기의 책임자였지? 왜 그동안 나한테 보고하지 않았지? 설마... 몰랐다고는 하지 않겠지...???」
그렇게 말하며 에이이치는 전라의 모습으로 도지마의 구두에 뺨을 문지르면서,
미친듯이 자신의 음렬을 만지고 있는 여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여자의 이름은 미타 시오리...
한때는 대기업 미타그룹 총수의 외동딸이었던... 지금은 도지마의 애완견이 된 여자...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와 재벌의 딸이라는 조건으로 인해,
한번은 아카네의 "노예 후보 리스트"에도 올랐었지만,
단지 유방의 A컵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에이이치는 그녀를 정복하지 않았었다.
지금은 도지마의 지시로 유방 확대 수술을 받아 F컵에 달하는 거유가 되긴 했지만,
조교에 있어서 아마추어인 도지마에 조교된 시오리는 그저 항상 발정하는 갈보에 지나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에이이치는 그녀를 보며 조금 눈살을 찌푸릴 뿐,
그녀를 정복하고자하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아, 그, 그게... 죄송합니다, 아마노님... 이, 이것은 그다지 중요한 국가 프로젝트라고 할만한게 아니고... 그냥 저의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에 지시한 연구라고나 할까... 쓸모가 있는지 어떤지, 아직도 알수 없는 연구라서... 굳이 아마노님께 보고를 올릴만한 일은 아닌거 같아서...」
「아~ 그래애~??? 아직도 알수없는 연구라서, 그렇게 여자를 세뇌했구나? 그래서 이렇게 내 앞에까지 버젓히 데리고 들어왔고... 응? 그렇지?」
에이이치가 손가락으로 시오리를 가리키며 비꼬는 투로 말하자,
도지마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했다.
「그, 그게... 이것은... 그냥 저의 취미로... 그...」
- 와장창~!!!
에이이치는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책상 위에 있는 유리제의 재떨이를 집어던졌고,
재떨이는 그대로 날아가 도지마 등뒤의 벽에 부딪쳐 부서졌다.
「젠장!!! 나의 명령이 그렇게 우습냐?! 지금 그 재수없는 면상을 바닥에 쳐박고 용서를 빌어도 시워치않을 판에... 쓸데없는 변명이나 하고 있고...!!!!」
「죄, 죄송합니다...」
「쳇, 부전자전이라더니... 사람 짜증나게 하는 건, 네 딸년과 똑같군...」
에이이치가 그렇게 말하자, 도지마의 눈이 크게 열렸다.
「아, 아야카는... 자, 잘 있습니까...??? 지금도 아마노님 곁에 있습니까...??? 제 딸 아이를 못본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죠?」
「......」
도지마의 물음에 에이이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날 밤" 어둠의 지배자에 의해 정기를 빼앗기고, 지금까지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사정을 알리가 없는 도지마는 정말 간절한 표정으로 에이이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찍 아내를 잃고, 애지중지하며 키웠던 자신의 딸이 경찰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때...
딸 아야카가 "자신의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며, 집에 초대한 남자가 에이이치였다.
사랑스러운 외동딸에게 적합한 결혼상대를 찾던 도지마에 있어서 그 사건은 매우 화가 나는 일이었지만,
딸이 아양을 떨어가며 부탁하는 탓에 결국 도지마는 에이이치를 집에 초대하기로 한 것이다.
거리의 부랑자같은 외모의 에이이치를 보며, 참을수 없는 분노를 느낀 도지마였지만,
결국 그 날로 도지마와 여러 가정부 역시 에이이치의 노예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언제나 화목하던 가족의 호화로운 식탁 위에는 젊은 가정부들의 나신에 담아진 여러가지 요리가 늘어섰고,
그 식탁에 앉아 홀로 식사를 하는 에이이치의 고간에는 아야카가 달라붙어 "저녁식사"를 빨아먹고 있었다.
그리고 도지마는 딸의 옆에 두러누워, 그토록 사랑스러워하던 딸의 모습을 보며 밤새도록 자위를 해야 했다.
하지만 남자에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에이이치는 도지마의 "노예로서의 모습"을 무의식중에 감추어두기로 했고,
일주일에 한번씩 중요한 일들을 에이이치에게 보고하게끔 약간의 조작만을 해둔 상태였다.
물론 지금은 에이이치가 지정해둔 "키워드"에 의해서 노예로서의 모습이 드러난 상태다.
「아야카는...???」
「노예주제에 주인에게 질문따위 하지 마라... 나가봐라. 더이상 할얘기는 없으니까...」
「... 네. 알겠습니다.」
도지마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살짝 허리를 숙여 인사한 후 방을 나갔다.
그런 도지마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에이이치는 나츠미의 목에 채워진 개목걸이의 손잡이를 잡아당기며,
조금 전보다 더 목소리의 톤을 떨어뜨려 말했다.
「젠장... 너, 지금 그걸 봉사하고 하고 있는거냐? 너의 그 치졸한 혀놀림을 받고 있으면, 오히려 화가 난다.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죄송합니다...」
에이이치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말하자, 겁먹은 얼굴로 사죄하는 나츠미...
하지만 봉사하는 방법조차도 조교받지 않은 그녀가 완벽한 봉사를 한다는 것이 오히려 말도 안되는 일일 것이다.
- 따르르르릉....
에이이치가 말없이 나츠미를 노려보던 그때,
책상 위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고, 에이이치는 수화기를 들어 말없이 귀에 댔다.
「주인님, 준비가 끝났습니다.」
수화기 저편에서 들리는 사요코의 보고를 들은 후,
또다시 말없이 수화기를 내린 에이이치는 나츠미를 그대로 남겨둔 채,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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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의 중앙에 있는,
녹색 빛깔의 탑과 같은 거대한 실험관을 바라보면서 에이이치는 생각에 잠겨있었다.
( "그 녀석"이... 인류를 지배한다... )
온 인류가 어둠의 지배자에게 종속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신과 "그 녀석"의 전쟁에서 인질이 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에이이치는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이미 오래전에 맹세했다...
저택의 지하에서 잠들어 있는 그녀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따위는 가리지 않겠노라고...
자신의 목숨이라도 아낌없이 내놓겠다고....
그렇게 다짐한 에이이치에게, 타인의 생명 따윈 신경쓸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그래, 결론은 이미 나온 상태였다.
「할 수 밖에 없다.... 라는 건가...???」
그렇게 중얼거린 에이이치는 이를 악물면서, 오른 손을 들어올려 손가락 끝을 <딱~>하고 울렸다.
그것을 신호로 사요코는 연구소 내부의 모든 전기가 차단했고
그와 동시에 연구소 내부를 밝히던 모든 빛이 소등되고, 모든 기계음 또한 멈췄다.
짙은 어둠과 정적 속에서, 에이이치는 자신의 안에서 다시 힘이 솟구쳐 나오는 것을 또렷하게 느꼈다.
지금 그의 시각을 비롯한 모든 감각은 마비된 것이라는 착각이 들정도로 감각기관으로는 아무런 정보도 입수할수 없었지만,
식스센스라 불리는 육감만은 이상할 정도로 예민해져서, 눈을 감고도 방의 구석구석까지 인식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십초 후, 희미한 기계음과 함께 보조의 전원이 들어가, 몇개의 비상등과 모니터만이 방 안을 비췄지만,
그러한 약한 전력으로는 에이이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힘"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후로도 몇번이나 전기를 차단하고 다시 연결하는 것을 반복하며,
"힘"의 흐름을 확인한 에이이치는 이 음울한 장소로부터 도망치는 것처럼 출구로 향했다.
「주인님... 다른 방에 감금되고 있었던 피험체의 여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어느새 사요코가 실험실을 나오는 에이이치의 옆에 따라 붙으며 물었다.
「아.. 그 애들이라면 나도 대충 봤는데, 딱히 맘에 드는 여자는 없더군.」
「저어.... 그럼... 그녀들은 계속 가둬둬야 합니까...?」
「응? 너, 그 애들을 돕고 싶은 거냐?」
「네? 아.... 죄, 죄송합니다. 감히 제가.... 주제넘은 일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요코가 고개를 숙이며 사죄하자,
에이이치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채로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뭐, 좋아... 그 애들을 처분하는 일의 모든 결정권은 너한테 넘기겠다.... 하지만, 저 애들의 세뇌를 푼다는 건, 곧 모두 내 노예가 된다는 거다...」
「네. 그녀들은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 누구를 주인님으로 모셔야 할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대로 방에 가둬두고 방치하는 것보다는, 주인님의 모시게 하는 것이 그녀들에 있어서도 행복할거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만 보더라도, 사메지마 따위에게 시중들고 있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행복을 근래에 느끼고 있으므로...」
「응. 알았어... 그럼 말나온김에 당장 하자. 안내해.」
「네.」
에이이치와 사요코가 여자들이 감금되어 있는 감옥의 층에 들어서자,
문에 나있는 작은 창문을 통해 모두 제각각의 모습으로 에이이치를 부르기 시작했다.
유방을 모으는 여자... 고간을 나누어 여는 여자... 이미 자위 쇼를 시작한 여자도 있었다.
「주인님, 부디 저를 사용해주세요... 열심히 봉사할테니, 부디 저를...」
「아니요!!! 저를... 제발... 저는 뒷쪽 구멍도 좋은 상태예요!!!」
「주인님, 저의 가슴이라면 여러가지 놀이를 즐길 수 있으니...」
하지만 그녀들의 모든 말과 행동은 에이이치로 하여금 인상을 찌푸리게 할 뿐이었다.
단지 남자가 눈앞에 나타났다고해서, 주인님이라 부르며 서로 자신을 사용해 달라고 조르다니....
에이이치는 더이상 둘러볼 필요도 없이 인상을 쓰며,
하나씩 방을 들여다보고 세뇌를 하기 시작했다.
「자, 내 눈을 똑바로 봐라.」
「네?」
「지금부터 너를 놓아주마.... 너는 이곳에 오기전까지 있던 장소로 돌아간다.... 여기서의 일은 모두 잊어... 다만 이것만은 잊지 말아라.... 너에게는 시중들어야 할 주인이 있다는 것을.... 그러니 너는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서, 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 네, 주인님.」
방에 있던 여자가 짧게 대답하자,
사요코는 곧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어 방문을 열어 주었다.
에이이치는 어느새 다른 방문으로 다가가서 다른 여자에게 세뇌를 베풀고 있었다.
「.... 저어... 주인님.... 감사합니다...」
에이이치의 곁에 다가서며 조용히 감사의 말을 전하는 사요코...
「왜 네가 감사하다는거냐? 설마 내가 너를 위해서 이 짓을 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
사요코는 아무 말없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일뿐이었다.
「흥, 건방져...」
에이이치는 차가운 냉소를 흘리며,
다른 방도 순서대로 돌아 여자들을 해방하가기.... 아니, 보다 강한 힘으로 묶어가기 시작했다.
한참동안이나 복도를 거닐며 각 방의 여자들을 종속시키던 에이이치는
멈춰선 것은 복도 끝에 있는 어두컴컴한 방 앞에서 였다.
「응? 여기에는 남자도 있냐?」
「네?」
사요코가 모르겠다는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하고 방안을 들여다보자,
그곳에는 1쌍의 남녀가 있었다.
심하게 다친 듯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의 옆에서, 남자가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무언가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다.
「아...」
「누구지?」
그 모습을 보고서야 알겠다는 듯 작은 탄성을 지르는 사요코에게 에이이치가 재촉하여 물었다.
「저 남자의 이름은 "사카모토 켄지", 34세, 이 액체의 최초 발견자입니다. 그러니까... 몇개월전 일어난 엽기적 감금 폭행사건의 피의자입니다... 여자는 "카타오카 카오리"라는 이름으로 그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처음에는 다른 여자들처럼 두 사람 다 독방을 주려고 했으나, 조금이라도 서로 떼어놓으면 두명 모두 자해를 해서, 결국 이렇게 한 방에 같이 넣어두었습니다.... 여자는 상당한 심도까지 세뇌가 된 듯하고, 남자 역시 자폐증에 걸린듯합니다.... 저어... 주인님의 힘으로 고치실수 있으십니까?」
「글쎄...? 모르겠군. 저 여자, 아예 정신이 망가졌다면 정신을 재조립할수 있겠지만, 그런걸로 "고쳤다"고 할수는 없겠지. 정신이 망가진게 아니라 세뇌가 깊을 뿐이라면, 고칠수 있을지도.... 남자는 당장이라도 고칠 수 있지만.... 과연 저 녀석이 그걸 바라고 있을까...???」
에이이치의 머릿 속에는 옛날에 했던 마리의 말이 떠올랐다.
어째서 그런 끔찍한 일들을 다시 생각나게 만들었냐면서....
차라리 그대로 죽어버렸으면 차라리 더 행복했을텐데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원망하던 마리의 얼굴이 떠오른 것이었다.
「그렇... 군요... 마음을 닫는 것은 정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뭐, 그런거지... 고쳐주고 욕먹을바엔, 그냥 내버려두는게 나아. 어차피 저 녀석은 여자랑 같이있으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한거 같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에이이치는 그 남자의 한심한 모습에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같은 묘한 느낌을 금할 수 없었다.
"흥!"이라고 콧방귀를 뀌면서 한걸음을 내딛는 자신의 마음 속에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동정과 연민이 생기는 것을 느끼면서,
두번째 걸음을 내딛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는 잠들어 있는 수많은 여자들과 카오리라는 이름을 가진 저 여자의 모습이 오버랩 되고 있었다.
결국 두번째 걸음에서 그대로 움직임을 멈춘 에이이치...
「... 이 문, 열어라.」
「아, 네!」
사요코가 열쇠를 꺼내어 그 남녀가 들어있는 방문을 열자,
에이이치는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다짜고짜 왼손으로 남자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더니 그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 퍼억.
그리고 넘어진 남자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리더니, 그의 눈에 시선을 마주치면서 버럭 소리를 지르듯 말했다.
「야, 이 미친 자식아!!! 여자를 이렇게 망가뜨려 놓고, 넌 현실로부터 도망만 치고 있을거냐~?! 이제 적당히 좀 해~!!!!」
남자는 잠시동안 에이이치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고, 그 눈에서도 서서히 생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완전히 정신이 돌아온 듯 이지적으로 빛나기 시작한 남자는,
잠시동안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침대위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애타게 외치기 시작했다.
「카, 카오리!!! 괘, 괜찮아? 카오리... 대답해, 카오리~!!! 카오리~!!!」
「잊어버렸나? 여자는 네가 부쉈다... 어때? 이제 네가 뭘 할수 있지? 애시당초 여자가 망가지면, 다시 고칠방법도 마련해 놓지 못했지? 후후후...」
에이이치는 냉소적인 미소를 흘리며 남자를 비꼬듯 말하기 시작했다.
「네가 부쉈어... 너 때문에 저 여자는 망가졌다고... 어때? 괴롭지? 슬프지? 절망스럽지? 죽고 싶지? 그래... 지금 느끼는 그 괴로움은 여자를 망친데 대한 벌이다. 천벌이야... 좀 더 느끼도록해. 이번엔 도망치지 말고, 좀 더 철저히 괴로워하고, 슬퍼하고, 아파하라구...」
「카오리를... 부쉈어....??? 내가...??? ....여, 역시... 나 아직 꿈에서 안 깬건가...???」
「꿈? 글쎄? 그렇다면 좋겠지만... 이건 현실인데, 어쩌지...???」
에이이치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그를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그 방을 나섰다.
사요코는 재빨리 에이이치의 뒤를 쫓으며,
에이이치의 얼굴에 남아있는 불쾌감 속에 숨어있는 따뜻한 심성을 엿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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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로도 몇층을 돌아다니며 수십명에 달하는 여자들을 모두 족송시킨 에이이치는 지친 기색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지상으로 올라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밀지하실의 최상층을 막 벗어났을 무렵...
켄지라는 남자를 만난이후로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던 에이이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언제까지 그렇게 숨어있을 작정이냐?」
「네?」
갑작스러운 에이이치의 말에 의아해하며 되묻는 사요코였으나,
에이이치의 그 말에 대한 대답은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들려왔다.
엘리베이터의 한쪽 구석에 놓여져 있던 휴지통의 그림자에서 진흙덩어리같은 생명체가 불쑥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꺄악~~~!!!!」
사요코는 놀라 비명을 질렀지만, 에이이치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 진흙덩어리를 노려볼 뿐이었다.
질척질척한 진흙이 흘러내리는 듯한 피부와 그 몸뚱이의 한가운데에 나있는 "+"모양의 흉칙한 입, 그리고 그 위에 있는 양쪽으로 쭉 찟어진 두 눈...
게다가 손이나 발따윈 달려 있지않고 등뒤에 몇개의 기다란 촉수가 꿈틀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정말 흉칙한 그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인상을 찌푸릴 것이다.
사실... 지금 사요코도 인상을 쓰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오바이트가 나올듯한 기분이었다.
「네가 "음마"라는 녀석이군?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야. 그런데... 너, 갑자기 무슨 용무냐? "그녀석"이 날 감시하라고 시켰나? 으음... 그렇다면 안됐구나. 사실 나 지금 엄청 기분이 안좋거든..」
에이이치가 천천히 한 손을 들어 올리자, 그 손에서 당장이라도 음마를 날려버릴듯한 잿빛 스파크가 생기기 시작했다.
료코가 죽던 그날... 에이이치의 "힘"은 그 자신조차도 놀랄 정도로 각성되어,
이제는 "장풍"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한 공격마법까지 사용할수 있게된 에이이치였다.
「자, 자, 잠깐~!!! 기다려라~!!! 너, 아직 내 말 안들었다~!!! 너무 성급하다~!!!」
에이이치는 뭔가 멍청하고 아둔한듯한 말투에 의아해하며 손을 들어올린채로 움직임을 멈췄다.
「휴우~ 아아... 죽을뻔 했다... 나, 사실은 너에게 끝내주는 정보를 가지고 왔다...」
「정보?」
「그렇다. "그분"께서 지금 무슨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 하는 것이다. 너도 사실은 궁금할 것이다.」
「.... "그 녀석"이 만든 녹색 액체로 인간을 지배한다... 라는거 말이야?」
「으앗~~~!!!! 대단하다~!!!! 너, 벌써 그것을 알고 있다~!!! 너, 어떻게 알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에이이치는 그런 음마의 반응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이토록 멍청한 것을 보면 자신을 감시하러온 스파이는 아닐 것이다...
에이이치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 더 이 음마의 "코메디 쇼"를 봐주기로 했다.
「그, 그럼.... 인간을 지배해서, 그 인간들을 어떻게 할지... 너는 모른다~!!! 나는 안다~!!! 계약 성립이다~!!!」
「글쎄? 내가 왜 너랑 계약성립의 관계가 되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을 지배해서 인질로 쓴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데...?」
「우와~!!!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너는 모른다~!!! 나는 안다~!!!」
「뭐야?」
에이이치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자,
뭐가 그렇게 기쁜지 등에 자란 촉수를 이리저리 흔들며 기뻐하던 음마는 어눌한 말투로 곧 말을 시작했다.
「"신"은 오만하다. "신"이 인간의 생명 정도로 "그분"의 위협에 굽힐리가 없다. "신"은 인간들의 생명보다, 자기 자존심이 더 중요하다. "신"은 그런놈이다.」
「... "그녀석"도 이미 그걸 알고 있다는 건가? 처음부터 인간은 인질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것을...??? 그럼 뭐지? "그녀석"의 계획에 진짜 목적은...???」
「흐흐흐... 그전에 할 얘기가 있다. 너, "그분"의 목적을 알고 싶다. 나, 니 도움이 필요...」
- 파지지지지...
「빨리 말해!」
에이이치는 음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한손에 잿빛 스파크를 만들어내며, 음마를 위협했다.
「으, 으아아아~~~!!!! 알았다~!!! 말한다~!!! 사실 나도 성질이 급하다~!!! 질질 끄는건 싫다~!!! ...."그분"께서는 "녹색 창조물"을 통해 인간을 지배하려하신다. 여기까지 너의 말이 정답이다. 그러나 인간을 인질로 쓸길 원하시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인간이 신에 대항하길 바라신다.」
「뭐?」
「인간의 반역이다. 인간이 반역을 하여, 신에게 대항하는 것이다.」
「어째서지?」
「으음... 사실 다시 한번 신과 우리 어둠의 존재들이 싸움을 하는데,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다음 기회"라는 것은 없다. 지옥따위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엄청난 고통의 형벌을 받게될 것이다. 도망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신은 오만하다. 두번씩이나 자신에게 대항한 자들을 세상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심판을 내릴 것이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이번 싸움을 "인간의 반역"으로 만들고자 하신다... 스토리는 이런 것이다. 일본이 세계정복의 야망을 품고, 녹색 액체를 이용한 생화확 무기와 각종 과학적 무기로 세계를 지배한다. 그후에는 더욱 더 큰 야망에 사로잡혀 신에게 대항한다는 것이다...」
음마는 열심히 그러한 "어둠의 지배자"의 계획들을 설명해 나갔지만,
에이이치는 그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냉소를 흘리며 그 말을 비웃고 있었다.
「흥! 인간이 신에게 대항하여 성공한다니... 그게 과연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그분께서도 그건 알고 계신다. 말하자면 인간은 신을 지치게 만드는 도구라는 것이다. 인간의 총공격으로 조금이라도 신의 힘을 빼놓을수 있다면, 그 이후에는 충분히 힘을 회복하신 그분께서 신에게 공격을 가하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쭉 숨은채로 그분의 앞에 충성을 맹세하지 않던, 다른 어둠의 천사들도 잇달아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결국 진짜 싸움은 그때부터인 것이다.」
「그 녀석... 또다시 인간을 이용하겠다는 거군. 지난번에 나를 이용했던 것처럼...」
에이이치의 얼굴에 깊은 슬픔이 머물렀다.
하지만 음마는 멈추지 않고 +자 모양의 흉칙한 입을 움직이며 그 말을 계속 이어갔다.
「이건 단지 이용당하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신은 "인간은 단지 조종당했을 뿐이니, 정상참작이다"하는 판결을 내릴리가 없다. 그때가 되면 인간들 모두가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영원히 고통받게될 것이다... 지옥의 불은 인간들 생각하는 모닥불이나, 가스레인지 불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모닥불에서는 고구마를 구워먹을수도 있고, 가스레인지에서는 밥을 해먹을수 있다. 인간들의 밥은 맛있다... 사실 나도 인간들의 식당에서 파는 밥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오므라이스를 좋아한다. 오므라이스는 그 계란을 반숙으로 해야 제맛인데...」
- 파지지지지... 파밧~!!!
순간 에이이치의 손에서 잿빛 스파크가 번쩍이자, 음마의 발 밑에 화약이 터지듯 조금 작은 불꽃이 튀었다.
「으악~!!! 왜 그러냐? 너는 오므라이스가 싫으냐? 그, 그래... 오므라이스말고도 맛있는게 많다. 이를테면...」
「닥치고 하던 말이나 계속해. 참고로 "인간들 모두가 지옥에 떨어진다"까지 얘기했다...」
「그, 그래... 알았다... 인간들 모두가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
「그 얘긴 벌써 했잖아?」
「그래, 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중요한 얘기다. 인간들 "모두" 지옥에 떨어지는 거다.」
음마의 말을 들은 에이이치는 곧 깊은 생각에 빠지며 중얼거리듯 되물었다.
「.... "모두"... 라는 건가...???」
「그렇다. 그분께 조종당하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모두... 말하자면 너와 너의 여자들까지도... 모두... 그러니 이제 너는 결정을 해야한다... 일단 "녹색의 그것"이 그분의 손에 들어가면, 그때는 후회해도 늦었다는 것이다.」
「......」
지금...
에이이치는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확실히 "그 녀석"이라면 또 다시 에이이치를 속이고 그런 일을 꾸밀 법도 하다.
하지만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눈 앞에 있는 이 흉칙한 음마도 별반 다를바 없었다.
「그런데... 너는 "그 녀석"의 부하잖아? 왜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거지?」
「그, 그게... 실은... 이 일본에... 나, 꼭 지켜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의... 트, 특별한... 친구다...」
「친구? 참 내, 어의가 없군. 음마와 인간 사이의 특별한 우정이라는거냐? ... 목숨은 살려주마. 다음번에는 좀 더 그럴듯한 거짓말을 생각해 와라.」
「아, 아니다!!! 진짜다!!! 사정을 이야기하자면 길지만... 어쨌든 정말이다!!! 믿어라, 인간~!!! ...너, "슈렌"쨩의 언니를 알고 있다~!!! 나, 머리는 나쁘지만 그래도 몇몇 정보들은 필사적으로 기억해둔다~!!! 너, 간적있다~!!! "슈렌"쨩의 언니가 살고 있던 요코하마의 마린 시티 509호실~!!! 기억 안나?」
음마의 그 말을 듣자 에이이치는 곧 한사람을 떠올릴수 있었다.
「.... 카렌인가?」
사와타리 카렌...
예전에 아카네가 소유한 "Office - Shiratori"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던 여자...
부사장이라는 직급에 어울리는 미모와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어서,
에이이치도 "Office - Shiratori"의 직원들중에서 만큼은 그녀를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각별하게 생각했다고는 해도
지금의 에이이치가 아유미를 대하는 태도나, 그때의 에이이치가 아카네와 마리를 대하던 태도에 비하면 그다지 특별한 것도 아니었지만....
「아, 그래 그래. 분명 그런 이름이었다~!!! 그 카렌에게는 "슈렌"이라는 이름의 여동생이 있었다. 내가 말한 친구가 바로 그 슈렌 쨩이다.. 이미 그 친구의 기억속에서 나라는 존재는 지워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나의 소중한 친구다.... 부, 부탁이다... "그분"과의 계약은 이제 그만둬라... 이대로 가다간, 너도... 너의 여자들도... 슈렌 쨩도... 모두 지옥으로 떨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 제발 그만둬라~!!!」
음마가 간절한 투로 말하자, 에이이치는 다시 깊은 생각에 빠지는 듯 했다.
「만일... 네 말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니가 나에게 이런 정보를 줬다는 것이 "그녀석"귀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는거냐?」
「... 그건 나도 안다. 나, 그렇게 바보 아니다... "그분"께서 이 일을 아시면... 나, 지워진다... 흔적도 남지않고 사라지는 거다... 말하자면 죽는거다... 하지만 죽는게 무섭다면, 이 연구소에는 처음부터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것을 알면서, 어째서 이런 일을 하는거지?」
「아무리 어둠속에 있는 존재라해도... 때로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고 싶은게 있는 거다...」
「.............」
에이이치의 마음속에 작은 파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실 조금 전, 켄지라는 그 남자랑 만나는 일이 없었다면 이 흉칙한 생물은 발견된 즉시 날려버렸을지도 모르지만,
음마의 그 마지막 말은 왠지 모르게 에이이치의 마음 속에 파문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할지는 내가 결정한다. 하지만... 네 말도 기억해 주지... 빨리 사라져라. 이제 곧 연구소의 전원이 들어오면 너 따윈 날아가 버릴거야. 내가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말이야.」
「그, 그래. 알았다... 너는 나보다 똑똑하다. 좋은 판단을 하길 바란다.」
음마는 그 흉한 얼굴에 아첨하는 듯한 미소를 띄우면서, 다시 쓰레기통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져갔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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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최악이야~
음마 저 색히는 왜 말투가 이상한거야?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단어 몇개 말고는 알수있는 게 거의 없잖아~!!!!
내가 대체... 창작을 하는 건지, 번역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
카렌은 또 뭐냐...???
지금까지 한번도 등장하지 않은 여자가 왜 갑자기 중요인물로 떠오르는 건데?
도무지 소설에 개연성이 없잖아~!!!!!
(중간에 나와 있는 카렌이 누군지에 대한 설명은 저의 창작입니다.... ㅡㅡ;;;;)
이번편에서 등장하는 "음마"와 "슈렌"은 원작자님의 소설 중,
"오로롱 음마"에서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대체 음마와 슈랜이 왜 친구가 되었는지..???
다음편에서 등장하는 슈렌이 누구를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건지...???
다음편에서 등장하는 슈렌이 왜 기억을 잃어버렸는지....???
도저히 알수 없군요...
번역하면서 점점 더 많이 느끼게 되는건데...
이 소설은 앞뒤 내용이 너무 개연성 없습니다... ㅡㅡ;;;;
소설의 흥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조금씩 원작에 손을 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며...
이 소설은 E=MC^2 NOVEL 이라는 사이트에서 boby 님의 소설을 가져왔음을 밝혀둡니다.
제 7장. 지켜야 할 사람.
이틀 뒤...
다시 그 연구소로 돌아온 에이이치는 이제는 그 주인이 바뀐 소장실의 호화로운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책상 아래에서 열심히 봉사를 하고 있는 나츠미의 혀를 느끼고 있었다.
아직도 구음봉사의 그 기술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지만,
잠깐 눈을 감고 봉사를 받던 에이이치는 곧 눈을 열어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날카롭게 바라보며 말했다.
「도지마... 너, 여기의 책임자였지? 왜 그동안 나한테 보고하지 않았지? 설마... 몰랐다고는 하지 않겠지...???」
그렇게 말하며 에이이치는 전라의 모습으로 도지마의 구두에 뺨을 문지르면서,
미친듯이 자신의 음렬을 만지고 있는 여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 여자의 이름은 미타 시오리...
한때는 대기업 미타그룹 총수의 외동딸이었던... 지금은 도지마의 애완견이 된 여자...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와 재벌의 딸이라는 조건으로 인해,
한번은 아카네의 "노예 후보 리스트"에도 올랐었지만,
단지 유방의 A컵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에이이치는 그녀를 정복하지 않았었다.
지금은 도지마의 지시로 유방 확대 수술을 받아 F컵에 달하는 거유가 되긴 했지만,
조교에 있어서 아마추어인 도지마에 조교된 시오리는 그저 항상 발정하는 갈보에 지나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에이이치는 그녀를 보며 조금 눈살을 찌푸릴 뿐,
그녀를 정복하고자하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아, 그, 그게... 죄송합니다, 아마노님... 이, 이것은 그다지 중요한 국가 프로젝트라고 할만한게 아니고... 그냥 저의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에 지시한 연구라고나 할까... 쓸모가 있는지 어떤지, 아직도 알수 없는 연구라서... 굳이 아마노님께 보고를 올릴만한 일은 아닌거 같아서...」
「아~ 그래애~??? 아직도 알수없는 연구라서, 그렇게 여자를 세뇌했구나? 그래서 이렇게 내 앞에까지 버젓히 데리고 들어왔고... 응? 그렇지?」
에이이치가 손가락으로 시오리를 가리키며 비꼬는 투로 말하자,
도지마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했다.
「그, 그게... 이것은... 그냥 저의 취미로... 그...」
- 와장창~!!!
에이이치는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책상 위에 있는 유리제의 재떨이를 집어던졌고,
재떨이는 그대로 날아가 도지마 등뒤의 벽에 부딪쳐 부서졌다.
「젠장!!! 나의 명령이 그렇게 우습냐?! 지금 그 재수없는 면상을 바닥에 쳐박고 용서를 빌어도 시워치않을 판에... 쓸데없는 변명이나 하고 있고...!!!!」
「죄, 죄송합니다...」
「쳇, 부전자전이라더니... 사람 짜증나게 하는 건, 네 딸년과 똑같군...」
에이이치가 그렇게 말하자, 도지마의 눈이 크게 열렸다.
「아, 아야카는... 자, 잘 있습니까...??? 지금도 아마노님 곁에 있습니까...??? 제 딸 아이를 못본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죠?」
「......」
도지마의 물음에 에이이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날 밤" 어둠의 지배자에 의해 정기를 빼앗기고, 지금까지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사정을 알리가 없는 도지마는 정말 간절한 표정으로 에이이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찍 아내를 잃고, 애지중지하며 키웠던 자신의 딸이 경찰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때...
딸 아야카가 "자신의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며, 집에 초대한 남자가 에이이치였다.
사랑스러운 외동딸에게 적합한 결혼상대를 찾던 도지마에 있어서 그 사건은 매우 화가 나는 일이었지만,
딸이 아양을 떨어가며 부탁하는 탓에 결국 도지마는 에이이치를 집에 초대하기로 한 것이다.
거리의 부랑자같은 외모의 에이이치를 보며, 참을수 없는 분노를 느낀 도지마였지만,
결국 그 날로 도지마와 여러 가정부 역시 에이이치의 노예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언제나 화목하던 가족의 호화로운 식탁 위에는 젊은 가정부들의 나신에 담아진 여러가지 요리가 늘어섰고,
그 식탁에 앉아 홀로 식사를 하는 에이이치의 고간에는 아야카가 달라붙어 "저녁식사"를 빨아먹고 있었다.
그리고 도지마는 딸의 옆에 두러누워, 그토록 사랑스러워하던 딸의 모습을 보며 밤새도록 자위를 해야 했다.
하지만 남자에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에이이치는 도지마의 "노예로서의 모습"을 무의식중에 감추어두기로 했고,
일주일에 한번씩 중요한 일들을 에이이치에게 보고하게끔 약간의 조작만을 해둔 상태였다.
물론 지금은 에이이치가 지정해둔 "키워드"에 의해서 노예로서의 모습이 드러난 상태다.
「아야카는...???」
「노예주제에 주인에게 질문따위 하지 마라... 나가봐라. 더이상 할얘기는 없으니까...」
「... 네. 알겠습니다.」
도지마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살짝 허리를 숙여 인사한 후 방을 나갔다.
그런 도지마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에이이치는 나츠미의 목에 채워진 개목걸이의 손잡이를 잡아당기며,
조금 전보다 더 목소리의 톤을 떨어뜨려 말했다.
「젠장... 너, 지금 그걸 봉사하고 하고 있는거냐? 너의 그 치졸한 혀놀림을 받고 있으면, 오히려 화가 난다.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죄송합니다...」
에이이치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말하자, 겁먹은 얼굴로 사죄하는 나츠미...
하지만 봉사하는 방법조차도 조교받지 않은 그녀가 완벽한 봉사를 한다는 것이 오히려 말도 안되는 일일 것이다.
- 따르르르릉....
에이이치가 말없이 나츠미를 노려보던 그때,
책상 위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고, 에이이치는 수화기를 들어 말없이 귀에 댔다.
「주인님, 준비가 끝났습니다.」
수화기 저편에서 들리는 사요코의 보고를 들은 후,
또다시 말없이 수화기를 내린 에이이치는 나츠미를 그대로 남겨둔 채,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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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의 중앙에 있는,
녹색 빛깔의 탑과 같은 거대한 실험관을 바라보면서 에이이치는 생각에 잠겨있었다.
( "그 녀석"이... 인류를 지배한다... )
온 인류가 어둠의 지배자에게 종속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신과 "그 녀석"의 전쟁에서 인질이 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에이이치는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에이이치는 이미 오래전에 맹세했다...
저택의 지하에서 잠들어 있는 그녀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따위는 가리지 않겠노라고...
자신의 목숨이라도 아낌없이 내놓겠다고....
그렇게 다짐한 에이이치에게, 타인의 생명 따윈 신경쓸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그래, 결론은 이미 나온 상태였다.
「할 수 밖에 없다.... 라는 건가...???」
그렇게 중얼거린 에이이치는 이를 악물면서, 오른 손을 들어올려 손가락 끝을 <딱~>하고 울렸다.
그것을 신호로 사요코는 연구소 내부의 모든 전기가 차단했고
그와 동시에 연구소 내부를 밝히던 모든 빛이 소등되고, 모든 기계음 또한 멈췄다.
짙은 어둠과 정적 속에서, 에이이치는 자신의 안에서 다시 힘이 솟구쳐 나오는 것을 또렷하게 느꼈다.
지금 그의 시각을 비롯한 모든 감각은 마비된 것이라는 착각이 들정도로 감각기관으로는 아무런 정보도 입수할수 없었지만,
식스센스라 불리는 육감만은 이상할 정도로 예민해져서, 눈을 감고도 방의 구석구석까지 인식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십초 후, 희미한 기계음과 함께 보조의 전원이 들어가, 몇개의 비상등과 모니터만이 방 안을 비췄지만,
그러한 약한 전력으로는 에이이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힘"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후로도 몇번이나 전기를 차단하고 다시 연결하는 것을 반복하며,
"힘"의 흐름을 확인한 에이이치는 이 음울한 장소로부터 도망치는 것처럼 출구로 향했다.
「주인님... 다른 방에 감금되고 있었던 피험체의 여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어느새 사요코가 실험실을 나오는 에이이치의 옆에 따라 붙으며 물었다.
「아.. 그 애들이라면 나도 대충 봤는데, 딱히 맘에 드는 여자는 없더군.」
「저어.... 그럼... 그녀들은 계속 가둬둬야 합니까...?」
「응? 너, 그 애들을 돕고 싶은 거냐?」
「네? 아.... 죄, 죄송합니다. 감히 제가.... 주제넘은 일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요코가 고개를 숙이며 사죄하자,
에이이치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채로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뭐, 좋아... 그 애들을 처분하는 일의 모든 결정권은 너한테 넘기겠다.... 하지만, 저 애들의 세뇌를 푼다는 건, 곧 모두 내 노예가 된다는 거다...」
「네. 그녀들은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 누구를 주인님으로 모셔야 할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대로 방에 가둬두고 방치하는 것보다는, 주인님의 모시게 하는 것이 그녀들에 있어서도 행복할거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만 보더라도, 사메지마 따위에게 시중들고 있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행복을 근래에 느끼고 있으므로...」
「응. 알았어... 그럼 말나온김에 당장 하자. 안내해.」
「네.」
에이이치와 사요코가 여자들이 감금되어 있는 감옥의 층에 들어서자,
문에 나있는 작은 창문을 통해 모두 제각각의 모습으로 에이이치를 부르기 시작했다.
유방을 모으는 여자... 고간을 나누어 여는 여자... 이미 자위 쇼를 시작한 여자도 있었다.
「주인님, 부디 저를 사용해주세요... 열심히 봉사할테니, 부디 저를...」
「아니요!!! 저를... 제발... 저는 뒷쪽 구멍도 좋은 상태예요!!!」
「주인님, 저의 가슴이라면 여러가지 놀이를 즐길 수 있으니...」
하지만 그녀들의 모든 말과 행동은 에이이치로 하여금 인상을 찌푸리게 할 뿐이었다.
단지 남자가 눈앞에 나타났다고해서, 주인님이라 부르며 서로 자신을 사용해 달라고 조르다니....
에이이치는 더이상 둘러볼 필요도 없이 인상을 쓰며,
하나씩 방을 들여다보고 세뇌를 하기 시작했다.
「자, 내 눈을 똑바로 봐라.」
「네?」
「지금부터 너를 놓아주마.... 너는 이곳에 오기전까지 있던 장소로 돌아간다.... 여기서의 일은 모두 잊어... 다만 이것만은 잊지 말아라.... 너에게는 시중들어야 할 주인이 있다는 것을.... 그러니 너는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서, 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 네, 주인님.」
방에 있던 여자가 짧게 대답하자,
사요코는 곧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어 방문을 열어 주었다.
에이이치는 어느새 다른 방문으로 다가가서 다른 여자에게 세뇌를 베풀고 있었다.
「.... 저어... 주인님.... 감사합니다...」
에이이치의 곁에 다가서며 조용히 감사의 말을 전하는 사요코...
「왜 네가 감사하다는거냐? 설마 내가 너를 위해서 이 짓을 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
사요코는 아무 말없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일뿐이었다.
「흥, 건방져...」
에이이치는 차가운 냉소를 흘리며,
다른 방도 순서대로 돌아 여자들을 해방하가기.... 아니, 보다 강한 힘으로 묶어가기 시작했다.
한참동안이나 복도를 거닐며 각 방의 여자들을 종속시키던 에이이치는
멈춰선 것은 복도 끝에 있는 어두컴컴한 방 앞에서 였다.
「응? 여기에는 남자도 있냐?」
「네?」
사요코가 모르겠다는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하고 방안을 들여다보자,
그곳에는 1쌍의 남녀가 있었다.
심하게 다친 듯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의 옆에서, 남자가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무언가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다.
「아...」
「누구지?」
그 모습을 보고서야 알겠다는 듯 작은 탄성을 지르는 사요코에게 에이이치가 재촉하여 물었다.
「저 남자의 이름은 "사카모토 켄지", 34세, 이 액체의 최초 발견자입니다. 그러니까... 몇개월전 일어난 엽기적 감금 폭행사건의 피의자입니다... 여자는 "카타오카 카오리"라는 이름으로 그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처음에는 다른 여자들처럼 두 사람 다 독방을 주려고 했으나, 조금이라도 서로 떼어놓으면 두명 모두 자해를 해서, 결국 이렇게 한 방에 같이 넣어두었습니다.... 여자는 상당한 심도까지 세뇌가 된 듯하고, 남자 역시 자폐증에 걸린듯합니다.... 저어... 주인님의 힘으로 고치실수 있으십니까?」
「글쎄...? 모르겠군. 저 여자, 아예 정신이 망가졌다면 정신을 재조립할수 있겠지만, 그런걸로 "고쳤다"고 할수는 없겠지. 정신이 망가진게 아니라 세뇌가 깊을 뿐이라면, 고칠수 있을지도.... 남자는 당장이라도 고칠 수 있지만.... 과연 저 녀석이 그걸 바라고 있을까...???」
에이이치의 머릿 속에는 옛날에 했던 마리의 말이 떠올랐다.
어째서 그런 끔찍한 일들을 다시 생각나게 만들었냐면서....
차라리 그대로 죽어버렸으면 차라리 더 행복했을텐데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원망하던 마리의 얼굴이 떠오른 것이었다.
「그렇... 군요... 마음을 닫는 것은 정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뭐, 그런거지... 고쳐주고 욕먹을바엔, 그냥 내버려두는게 나아. 어차피 저 녀석은 여자랑 같이있으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한거 같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에이이치는 그 남자의 한심한 모습에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같은 묘한 느낌을 금할 수 없었다.
"흥!"이라고 콧방귀를 뀌면서 한걸음을 내딛는 자신의 마음 속에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동정과 연민이 생기는 것을 느끼면서,
두번째 걸음을 내딛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는 잠들어 있는 수많은 여자들과 카오리라는 이름을 가진 저 여자의 모습이 오버랩 되고 있었다.
결국 두번째 걸음에서 그대로 움직임을 멈춘 에이이치...
「... 이 문, 열어라.」
「아, 네!」
사요코가 열쇠를 꺼내어 그 남녀가 들어있는 방문을 열자,
에이이치는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다짜고짜 왼손으로 남자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더니 그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 퍼억.
그리고 넘어진 남자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리더니, 그의 눈에 시선을 마주치면서 버럭 소리를 지르듯 말했다.
「야, 이 미친 자식아!!! 여자를 이렇게 망가뜨려 놓고, 넌 현실로부터 도망만 치고 있을거냐~?! 이제 적당히 좀 해~!!!!」
남자는 잠시동안 에이이치와 눈을 마주치고 있었고, 그 눈에서도 서서히 생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완전히 정신이 돌아온 듯 이지적으로 빛나기 시작한 남자는,
잠시동안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침대위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애타게 외치기 시작했다.
「카, 카오리!!! 괘, 괜찮아? 카오리... 대답해, 카오리~!!! 카오리~!!!」
「잊어버렸나? 여자는 네가 부쉈다... 어때? 이제 네가 뭘 할수 있지? 애시당초 여자가 망가지면, 다시 고칠방법도 마련해 놓지 못했지? 후후후...」
에이이치는 냉소적인 미소를 흘리며 남자를 비꼬듯 말하기 시작했다.
「네가 부쉈어... 너 때문에 저 여자는 망가졌다고... 어때? 괴롭지? 슬프지? 절망스럽지? 죽고 싶지? 그래... 지금 느끼는 그 괴로움은 여자를 망친데 대한 벌이다. 천벌이야... 좀 더 느끼도록해. 이번엔 도망치지 말고, 좀 더 철저히 괴로워하고, 슬퍼하고, 아파하라구...」
「카오리를... 부쉈어....??? 내가...??? ....여, 역시... 나 아직 꿈에서 안 깬건가...???」
「꿈? 글쎄? 그렇다면 좋겠지만... 이건 현실인데, 어쩌지...???」
에이이치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그를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그 방을 나섰다.
사요코는 재빨리 에이이치의 뒤를 쫓으며,
에이이치의 얼굴에 남아있는 불쾌감 속에 숨어있는 따뜻한 심성을 엿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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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로도 몇층을 돌아다니며 수십명에 달하는 여자들을 모두 족송시킨 에이이치는 지친 기색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지상으로 올라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밀지하실의 최상층을 막 벗어났을 무렵...
켄지라는 남자를 만난이후로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던 에이이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언제까지 그렇게 숨어있을 작정이냐?」
「네?」
갑작스러운 에이이치의 말에 의아해하며 되묻는 사요코였으나,
에이이치의 그 말에 대한 대답은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들려왔다.
엘리베이터의 한쪽 구석에 놓여져 있던 휴지통의 그림자에서 진흙덩어리같은 생명체가 불쑥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꺄악~~~!!!!」
사요코는 놀라 비명을 질렀지만, 에이이치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 진흙덩어리를 노려볼 뿐이었다.
질척질척한 진흙이 흘러내리는 듯한 피부와 그 몸뚱이의 한가운데에 나있는 "+"모양의 흉칙한 입, 그리고 그 위에 있는 양쪽으로 쭉 찟어진 두 눈...
게다가 손이나 발따윈 달려 있지않고 등뒤에 몇개의 기다란 촉수가 꿈틀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정말 흉칙한 그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인상을 찌푸릴 것이다.
사실... 지금 사요코도 인상을 쓰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오바이트가 나올듯한 기분이었다.
「네가 "음마"라는 녀석이군?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야. 그런데... 너, 갑자기 무슨 용무냐? "그녀석"이 날 감시하라고 시켰나? 으음... 그렇다면 안됐구나. 사실 나 지금 엄청 기분이 안좋거든..」
에이이치가 천천히 한 손을 들어 올리자, 그 손에서 당장이라도 음마를 날려버릴듯한 잿빛 스파크가 생기기 시작했다.
료코가 죽던 그날... 에이이치의 "힘"은 그 자신조차도 놀랄 정도로 각성되어,
이제는 "장풍"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한 공격마법까지 사용할수 있게된 에이이치였다.
「자, 자, 잠깐~!!! 기다려라~!!! 너, 아직 내 말 안들었다~!!! 너무 성급하다~!!!」
에이이치는 뭔가 멍청하고 아둔한듯한 말투에 의아해하며 손을 들어올린채로 움직임을 멈췄다.
「휴우~ 아아... 죽을뻔 했다... 나, 사실은 너에게 끝내주는 정보를 가지고 왔다...」
「정보?」
「그렇다. "그분"께서 지금 무슨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 하는 것이다. 너도 사실은 궁금할 것이다.」
「.... "그 녀석"이 만든 녹색 액체로 인간을 지배한다... 라는거 말이야?」
「으앗~~~!!!! 대단하다~!!!! 너, 벌써 그것을 알고 있다~!!! 너, 어떻게 알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에이이치는 그런 음마의 반응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이토록 멍청한 것을 보면 자신을 감시하러온 스파이는 아닐 것이다...
에이이치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 더 이 음마의 "코메디 쇼"를 봐주기로 했다.
「그, 그럼.... 인간을 지배해서, 그 인간들을 어떻게 할지... 너는 모른다~!!! 나는 안다~!!! 계약 성립이다~!!!」
「글쎄? 내가 왜 너랑 계약성립의 관계가 되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을 지배해서 인질로 쓴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데...?」
「우와~!!!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너는 모른다~!!! 나는 안다~!!!」
「뭐야?」
에이이치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자,
뭐가 그렇게 기쁜지 등에 자란 촉수를 이리저리 흔들며 기뻐하던 음마는 어눌한 말투로 곧 말을 시작했다.
「"신"은 오만하다. "신"이 인간의 생명 정도로 "그분"의 위협에 굽힐리가 없다. "신"은 인간들의 생명보다, 자기 자존심이 더 중요하다. "신"은 그런놈이다.」
「... "그녀석"도 이미 그걸 알고 있다는 건가? 처음부터 인간은 인질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것을...??? 그럼 뭐지? "그녀석"의 계획에 진짜 목적은...???」
「흐흐흐... 그전에 할 얘기가 있다. 너, "그분"의 목적을 알고 싶다. 나, 니 도움이 필요...」
- 파지지지지...
「빨리 말해!」
에이이치는 음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한손에 잿빛 스파크를 만들어내며, 음마를 위협했다.
「으, 으아아아~~~!!!! 알았다~!!! 말한다~!!! 사실 나도 성질이 급하다~!!! 질질 끄는건 싫다~!!! ...."그분"께서는 "녹색 창조물"을 통해 인간을 지배하려하신다. 여기까지 너의 말이 정답이다. 그러나 인간을 인질로 쓸길 원하시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인간이 신에 대항하길 바라신다.」
「뭐?」
「인간의 반역이다. 인간이 반역을 하여, 신에게 대항하는 것이다.」
「어째서지?」
「으음... 사실 다시 한번 신과 우리 어둠의 존재들이 싸움을 하는데,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다음 기회"라는 것은 없다. 지옥따위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엄청난 고통의 형벌을 받게될 것이다. 도망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신은 오만하다. 두번씩이나 자신에게 대항한 자들을 세상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심판을 내릴 것이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이번 싸움을 "인간의 반역"으로 만들고자 하신다... 스토리는 이런 것이다. 일본이 세계정복의 야망을 품고, 녹색 액체를 이용한 생화확 무기와 각종 과학적 무기로 세계를 지배한다. 그후에는 더욱 더 큰 야망에 사로잡혀 신에게 대항한다는 것이다...」
음마는 열심히 그러한 "어둠의 지배자"의 계획들을 설명해 나갔지만,
에이이치는 그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냉소를 흘리며 그 말을 비웃고 있었다.
「흥! 인간이 신에게 대항하여 성공한다니... 그게 과연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그분께서도 그건 알고 계신다. 말하자면 인간은 신을 지치게 만드는 도구라는 것이다. 인간의 총공격으로 조금이라도 신의 힘을 빼놓을수 있다면, 그 이후에는 충분히 힘을 회복하신 그분께서 신에게 공격을 가하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쭉 숨은채로 그분의 앞에 충성을 맹세하지 않던, 다른 어둠의 천사들도 잇달아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결국 진짜 싸움은 그때부터인 것이다.」
「그 녀석... 또다시 인간을 이용하겠다는 거군. 지난번에 나를 이용했던 것처럼...」
에이이치의 얼굴에 깊은 슬픔이 머물렀다.
하지만 음마는 멈추지 않고 +자 모양의 흉칙한 입을 움직이며 그 말을 계속 이어갔다.
「이건 단지 이용당하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신은 "인간은 단지 조종당했을 뿐이니, 정상참작이다"하는 판결을 내릴리가 없다. 그때가 되면 인간들 모두가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영원히 고통받게될 것이다... 지옥의 불은 인간들 생각하는 모닥불이나, 가스레인지 불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모닥불에서는 고구마를 구워먹을수도 있고, 가스레인지에서는 밥을 해먹을수 있다. 인간들의 밥은 맛있다... 사실 나도 인간들의 식당에서 파는 밥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오므라이스를 좋아한다. 오므라이스는 그 계란을 반숙으로 해야 제맛인데...」
- 파지지지지... 파밧~!!!
순간 에이이치의 손에서 잿빛 스파크가 번쩍이자, 음마의 발 밑에 화약이 터지듯 조금 작은 불꽃이 튀었다.
「으악~!!! 왜 그러냐? 너는 오므라이스가 싫으냐? 그, 그래... 오므라이스말고도 맛있는게 많다. 이를테면...」
「닥치고 하던 말이나 계속해. 참고로 "인간들 모두가 지옥에 떨어진다"까지 얘기했다...」
「그, 그래... 알았다... 인간들 모두가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
「그 얘긴 벌써 했잖아?」
「그래, 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중요한 얘기다. 인간들 "모두" 지옥에 떨어지는 거다.」
음마의 말을 들은 에이이치는 곧 깊은 생각에 빠지며 중얼거리듯 되물었다.
「.... "모두"... 라는 건가...???」
「그렇다. 그분께 조종당하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모두... 말하자면 너와 너의 여자들까지도... 모두... 그러니 이제 너는 결정을 해야한다... 일단 "녹색의 그것"이 그분의 손에 들어가면, 그때는 후회해도 늦었다는 것이다.」
「......」
지금...
에이이치는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확실히 "그 녀석"이라면 또 다시 에이이치를 속이고 그런 일을 꾸밀 법도 하다.
하지만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눈 앞에 있는 이 흉칙한 음마도 별반 다를바 없었다.
「그런데... 너는 "그 녀석"의 부하잖아? 왜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거지?」
「그, 그게... 실은... 이 일본에... 나, 꼭 지켜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의... 트, 특별한... 친구다...」
「친구? 참 내, 어의가 없군. 음마와 인간 사이의 특별한 우정이라는거냐? ... 목숨은 살려주마. 다음번에는 좀 더 그럴듯한 거짓말을 생각해 와라.」
「아, 아니다!!! 진짜다!!! 사정을 이야기하자면 길지만... 어쨌든 정말이다!!! 믿어라, 인간~!!! ...너, "슈렌"쨩의 언니를 알고 있다~!!! 나, 머리는 나쁘지만 그래도 몇몇 정보들은 필사적으로 기억해둔다~!!! 너, 간적있다~!!! "슈렌"쨩의 언니가 살고 있던 요코하마의 마린 시티 509호실~!!! 기억 안나?」
음마의 그 말을 듣자 에이이치는 곧 한사람을 떠올릴수 있었다.
「.... 카렌인가?」
사와타리 카렌...
예전에 아카네가 소유한 "Office - Shiratori"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던 여자...
부사장이라는 직급에 어울리는 미모와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어서,
에이이치도 "Office - Shiratori"의 직원들중에서 만큼은 그녀를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각별하게 생각했다고는 해도
지금의 에이이치가 아유미를 대하는 태도나, 그때의 에이이치가 아카네와 마리를 대하던 태도에 비하면 그다지 특별한 것도 아니었지만....
「아, 그래 그래. 분명 그런 이름이었다~!!! 그 카렌에게는 "슈렌"이라는 이름의 여동생이 있었다. 내가 말한 친구가 바로 그 슈렌 쨩이다.. 이미 그 친구의 기억속에서 나라는 존재는 지워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나의 소중한 친구다.... 부, 부탁이다... "그분"과의 계약은 이제 그만둬라... 이대로 가다간, 너도... 너의 여자들도... 슈렌 쨩도... 모두 지옥으로 떨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 제발 그만둬라~!!!」
음마가 간절한 투로 말하자, 에이이치는 다시 깊은 생각에 빠지는 듯 했다.
「만일... 네 말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니가 나에게 이런 정보를 줬다는 것이 "그녀석"귀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는거냐?」
「... 그건 나도 안다. 나, 그렇게 바보 아니다... "그분"께서 이 일을 아시면... 나, 지워진다... 흔적도 남지않고 사라지는 거다... 말하자면 죽는거다... 하지만 죽는게 무섭다면, 이 연구소에는 처음부터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것을 알면서, 어째서 이런 일을 하는거지?」
「아무리 어둠속에 있는 존재라해도... 때로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고 싶은게 있는 거다...」
「.............」
에이이치의 마음속에 작은 파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실 조금 전, 켄지라는 그 남자랑 만나는 일이 없었다면 이 흉칙한 생물은 발견된 즉시 날려버렸을지도 모르지만,
음마의 그 마지막 말은 왠지 모르게 에이이치의 마음 속에 파문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할지는 내가 결정한다. 하지만... 네 말도 기억해 주지... 빨리 사라져라. 이제 곧 연구소의 전원이 들어오면 너 따윈 날아가 버릴거야. 내가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말이야.」
「그, 그래. 알았다... 너는 나보다 똑똑하다. 좋은 판단을 하길 바란다.」
음마는 그 흉한 얼굴에 아첨하는 듯한 미소를 띄우면서, 다시 쓰레기통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져갔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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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최악이야~
음마 저 색히는 왜 말투가 이상한거야?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단어 몇개 말고는 알수있는 게 거의 없잖아~!!!!
내가 대체... 창작을 하는 건지, 번역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
카렌은 또 뭐냐...???
지금까지 한번도 등장하지 않은 여자가 왜 갑자기 중요인물로 떠오르는 건데?
도무지 소설에 개연성이 없잖아~!!!!!
(중간에 나와 있는 카렌이 누군지에 대한 설명은 저의 창작입니다.... ㅡㅡ;;;;)
이번편에서 등장하는 "음마"와 "슈렌"은 원작자님의 소설 중,
"오로롱 음마"에서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대체 음마와 슈랜이 왜 친구가 되었는지..???
다음편에서 등장하는 슈렌이 누구를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건지...???
다음편에서 등장하는 슈렌이 왜 기억을 잃어버렸는지....???
도저히 알수 없군요...
번역하면서 점점 더 많이 느끼게 되는건데...
이 소설은 앞뒤 내용이 너무 개연성 없습니다... ㅡㅡ;;;;
소설의 흥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조금씩 원작에 손을 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며...
이 소설은 E=MC^2 NOVEL 이라는 사이트에서 boby 님의 소설을 가져왔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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