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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일] 기갑기사 발챠드 03장 4절 비련


4. ‘비련’


 소년과 함께, 배수로 부근까지 온 우리에게, 강력한 라이트 빛이 씌워 졌다.


 바로 몸을 낮추고 총을 쥔 나의 오른 어깨에, 굉장한 쇼크가 전해지고, 덕분에 밸런스를
무너뜨린 나는, 3미터 정도 낙하해서, 배수로바닥이 젖은 지면에 내던져졌다.


“제법이잖아, 우리 조직에 싸움을 걸다니, 너도 바보구나, 거기에 뭐, 잔뜩 죽여 버렸으니…
편하게 죽이지는 않아”


 나에게 맞아 쓰러진 몸집이 큰 여자가, 목에 감겨진 코르셋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소년
은, 나와 그녀들을 번갈아 보며 허둥지둥 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죽일까 응”


 위태로운 발걸음으로, 배수로 바닥에 내려 온 여자는, 엎드려 있던 나의 몸을 차서 굴려,
위로 향하게 했다.


“변장하고 있었던 건가, …우선은 이 목의 몫”


 그렇게 말하며 권총을 뽑고, 그대로 발포해, 나의 옆구리를 갈겼다.


 아픔보다도, 뜨거움과 충격으로, 나의 몸이 튄다.


“귀여운 얼굴을 하고, 진짜 잘난 체 했겠다”


 그렇게 말한 그녀의 다리가, 내 어깨의 상처를 짓밟는다. 아무래도 쇄골이 분쇄되고 있는
듯, 굉장한 아픔과, 부서진 뼈가 내는 생생한 소리에, 나는 절규했다.


“너, 벌써 그 남자와 했어? 그야, 했겠지… 내가 확인해 줄게”


 나이프가 번쩍이고, 의복이 찢겨져 간다. 거의 전라가 된 나의 가랑이에 파고든 여자는,
숨겨진 틈에 코를 대어 킁킁 냄새를 맡았다.


“정액 냄새가 난다. 너, 상당히 했군”


 그러는 그녀의 손가락이 질구를 후빈다. 엄지가, 클리토리스를 빙글빙글 눌러 온다. 아픔
도, 하물며 쾌감도 없었다.



“정말, 이 꼬마년, 여기가 찢어질 때까지, 휘저어 주지, 자, 어때, 아파?”


 몹시 거칠게 휘저어지는 감각에, 내 속의 ‘파괴신’이, 눈을 떴다.


 왼손의 집게 손가락이, 나의 가랑이를 들여다 보고 여자의 오른쪽 눈에 찔들어가고, 절규
하는 그 목을 양 다리로 졸라, 일순간에 목뼈를 파괴. 죽음의 경련에 사로 잡히고 있는 신
체로부터, 총을 빼앗아 연사.


 그녀가 나를 괴롭히는 모습을 싱글거리면서 바라보고 있던 무리 가운데, 네 명이 아무것
도 하지 못한 채로 시체가 된다. 남은 무리가, 이쪽으로 총구를 향하는 것과 나의 눈앞에,
사람의 그림자가 뛰어들어 오는 것이 거의 동시였다.


 바로 그, 소년이었다.


 사일런서 부착 서브 머신건이 숨 죽인 발사음과 함께, 소년의 신체가 떨리며, 붕괴되었다.


“사격 중지! 남자에 맞는다”


 너무 늦은 제지의 말. 그래서 사격을 중단한 것이, 녀석들의 목숨을 끊게 되었다. 나의 연
사로 나머지 네 명이 절명한다. 무의식 중에, 방패로 사용하고 있던 소년의 신체를 껴안고,
나는 자신으로 돌아왔다.


 소년은, 거의 즉사. 농밀한 피의 냄새와 함께, 그 신체로부터 체온이 없어져 간다. 멀리서
개가 짖는 소리. 아직 후속 부대가 있는 것 같다.


 나는 망설임 없이 소년의 몸에서 떨어져, 철퇴한다. 후방에서 쫓아 오는 녀석들에게 포착
되기 전에, 기지로 도망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강제적으로 전투 모드를 발동. 12세 때에, 제펠드사의 바이오 기사에 받은 능욕 행
위로 정신에 이상이 왔던 나에게, 당시 , 담임이었던 교사가 베풀어 준 최면 치료의 결과이
다. 강제적으로 다중 인격화하는 것으로, 파괴와 살륙의 본능을 ‘파괴신’ 이라고 하는 그릇
에 가둔다.


 내가 격정에 사로 잡히면, 그 모드가 자동적으로 발동한다.


 결과, 그 모드 발동 중의 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살육 머신화한다.


 수행의 결과, 어느 정도의 이성을 남기면서, 이 모드를 발동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럼에
도 위험한 능력이기 때문에, 봉인하고 있었다.


 전투 중에도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이 모드를 풀로 사용해서, 나는 도망으로 이행한다.
앞으로 1킬로 정도면, 기지에 도착한다.


 그러고 나서, 마음껏 울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만신창이의 몸으로 1킬로는, 몹시 멀었다.


 쫓기고 있다는 초조함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허무한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이 싫어진다.


 저대로, 소년의 시체 곁에 있으면, 머지 않아 다가오는 녀석들에게 발견되어, 산산이 능욕
되면서 살해당할 것이다.


 그 정도의 벌을 받는 것에 적합한 행위였다.


 남자를 죽게 해 버렸던 것이다.


 아득했었지만, 기지의 펜스가 가까워져 왔다. 이제, 3백 미터.


 갑자기, 뒤에서 저격 당했다. 비틀비틀 걷고 있던 나의 머리의 바로 옆을, 비명을 올리며
총탄이 통과했다. 보통으로 걷고 있었다면, 틀림없이 머리를 관통 당했을 것이다.


 총탄이 남긴 충격파와, 따라 잡혔다고 하는 사실이 나의 힘을 빼앗고 있었다.


 신체가 지면을 향해 쓰러져 가는 것을, 슬로 모션과 같이 느낀다.


 다시 총성. 그러나, 이번은 앞에서였다. 총성은 계속되고, 아득한 후방에서, 피탄한 것 같
은 개의 비명이 들린다.


 나로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미즈하쨩! 일어나, 미즈하쨩!”


 이 소리, 티카인가….


“설마 정말로 있을 줄은, 티카가 소란을 피워대서, 함께 와 보니, 너덜너덜해져서 무장 집단
에게 쫓기고 있었어”


 클레어의 목소리, 그러면 조금 전, 저격으로 도와 준 것은, 그녀인가….


“네네, 구급차 준비는?”


“네, 곧 있으면 옵니다”


 네네도 있는 것인가.


 티카는, 나의 몸을 상냥하게 안아 주고 있다. 그 온기를 느끼면서, 나의 의식은 멀어져 갔
다.


“…수술 준비를… 내장의 손상은 없는 것 같지만, 오른쪽 쇄골 분쇄 골절, 왼쪽 옆구리에
관통 총창, 오른손 팔꿈치 골절. 갈빗대도 몇 개 부러져 있어요”


 이것은, 바이오 기술자인 지나인가… 왠지 매드한 느낌인 사람이라서, 피하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몸이 망가지면 바이오 기사에게 신세를 지는 편이 빠르다. 설마, 이 정도의 중
상자를 능욕하려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고.


 아니아니, 제펠드 관계자는 변태씨가 많으니까, 혹시 당해버릴지도 모르겠는데.


 두서도 없는 일을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마취가 효과가 오고, 잠에 빠졌다.


“이 바보천치 녀석”


 눈을 뜨는 것과 동시에 갑자기 꾸중을 듣는다. 타지사 단장이었다.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나? 특명 수사관도 아닌데, 바이오 마피아의 실험 시설에
잠입해서, 도대체 뭘 할 생각이었어?”


“기다려 주세요, 단장님!”


 옆에서 미스티가 끼어든다.


“미즈하가, 그 조직과 접촉한 것은, 저에게도 원인이 있습니다”


“호오, 그럼, 네가 바이오 마피아의 괴멸을 미즈하에 의뢰했다, 라고,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인가”


 뭐랄까, 지금의 단장은 심술쟁이다.


“아니요, 그런 뜻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이번 건은, 저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알았다, 이제 됐어, 당분간 미즈하와 둘만 있고 싶다”


 단 둘이 된 순간, 껴안겼다. 단장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


“바보 녀석. 너는 내 것이다, 멋대로 죽는 것은 허락하지 않아…”


 2년 전, ‘파괴신’을 발동시킨 나는, 단장에게 2번이나 졌었다. 그 때 맹세했던 것이다. ‘단
장의 물건’이 된다. 만약, 내가 이겼다면… 그런 것은 모르겠다.


“단장님…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잔뜩 잔뜩 죽습니다… 남자까지… 죽여 버렸습니다”


 통곡하는 나를 단장은 쭉 껴안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울다 지쳐 자 버린 것 같다.


 누군가가 나의 이마에 손을 대었다. 희미하게 열에 들뜬 나는, 그 차가움에 상쾌함을 느
낀다.


“미즈하… 미안해요. 내가 쓸데없는 걸 말했기 때문에. …내가 온 뒤로, 고생만 하고”


 미스티였다. 짙은 보라색 눈동자가 눈물로 젖어 있어, 아름다웠다.


 차례 차례로…, 나란 인간, 상당히 가벼운 사람이었군.


 미스티가 키스 해 왔다. 굉장히 기분 좋았다.


“열이 있군요, 타월 가져올게요”


 미스티가 병실을 나갔다. 오른 어깨가 쑤신다. 재생의 아픔인가, 아직 파괴가 진행되고 있
는 것인가.


“미즈하쨩. 주스 가져왔어. 살아 있어 다행이란 축하 하자”


 이번은 티카. 정말로, 나는 바보다. 이만큼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는데, 이 이상, 무
엇을 바랐던 것일까.


 조금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나중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
니었다고 후회하게 되지만, 그 때의 나로서는 그걸 알 까닭이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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