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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아주 살기힘든 세상

간만에 들어선 하우스(비밀 도박장)에서는 실랑이가 한창이다.


‘왜... 저래여?..............’ 


누군가를 붙들고 슬슬 달래는 분위기에 둘러선 사람들을 보아하니 분에 겨워 씩씩대는 사람의 편은 아닌 듯싶다. 항상 강아지를 안고 설쳐대는 대치동 아지매가 낮은 목소리로 설명에
들어갔다.
 


‘저... 인간... 쯧쯧... 마누라를 걸었지... 뭐야... 돈 없으면... 시쳇말로 집에 가서 딸이나 잡지... 죄 없는 마누라는 왜 걸고 지랄이래?...............’ 

‘아니... 요즘도 그런 또라이가 다 있나?.......... 

‘왜... 없어?... 보고도 몰라?... 지금 저 방에 불려온 마누라가 들어가 있거덩?... 지금 분우구 잡는 거야... 내참... 부른다고 냉큼 달려 오는 그 년은 또 뭐야?............’ 

‘분우구... 라녀?.............’ 


‘몰라서 물어?... 저... 세 인간이 방에 들어가설라무네... 거하게 떼씹 하고 나올 동안... 잠자코 기둘리겠느냐... 난리 칠 거면... 방안에 같이 들어가서... 마누라 허벌창 나는 걸... 옆에서
 곱게 보아라... 어째라 하면서... 양자택일 하라는 거지 뭐... 여기 집안에야 기도가 있어... 뭐가 있어?... 지네들 좋자고 방에 쏙 들어간 다음에... 여기 나와 있는 사람들에게 행패라도
 부리면 어쩌냐 하는 거지 뭐... 아니... 생각 안나?... 작년인가?... 그게 벌써 3 년 전이네!... 마누라 걸었다가 기어이 저 꼴 나서 이눔... 저눔... 줄 서서 들이 박는 거 보다 가니... 뚜껑
 팍 열려서리... 끝내 칼부림 난 거?... 으히그... 난 그때 생각만 하면...............’
 

그건 그랬다. 그 당시 그 남자는 눈이 뒤집혀 있었는데 선수들끼리 경각심도 심어주고 다시는 발 붙이지 말라는 의미에서 쫌 많은 수가 칙칙폭폭을 해대었다. 곧장 품 안에서 언제 갖고
왔는지 칼을 꺼내 디리 흔들고야 말았다. 다행히 누군가 먼저 덮쳐서 여자도 개벌창이 나도록 하우스에 모인 남자들 모두 칙칙폭폭으로 부산 왕복을 두 번씩 했을 뿐더러 그 인간은 걸어
나가지도 못할 만큼 흠씬 두들겨 맞았던 씹까지 주고 그것도 모자라 졸나게 개박살 난 그 사건이다.
 

‘생각 있으면... 한번 발 담가보지?... 오랜 만에 우리 젊은 아쟈씨... 물건 구경 쫌 해보게... 그때 보니깐 두루... 여자 여럿 잡겠든데... 뭘... 어떤 년은 좋아 뒤지겄네!... 그런... 띵띵한
 좇대가리가 맨날 쑤셔주다 못해... 홍콩까지 보내주면... 돈 주고 홍콩 가라고 해도 난 안 갈텐데... 쯧쯧... 언제 이렇게 스타일은 망가지고... 똥배만 디립다 튀어나와 가지구... 여자
 취급도 못 받구 설랑..............’
 


‘에이... 사모님은 볼 때마다 아저씨래... 저 이래 뵈도 총각이에요... 고향에 찜 해둔 제 신부감도 있다구여!...............’ 

‘누가 아니래?... 젊은 사람이 능력도 좋지... 이런 판에서 그렇게나 크게 노니 말이야... 아!... 부럽따!!!!!.................’ 


난 군침이 동했다. 요런 쾌가 어딨나 말이다. 지금 저 앞에 있는 떨거지들은 나와 오늘 판을 벌일 자슥들 인데 내가 개평 정도로 사전에 쪼금 땡기기로 서니 달라질게 있냐는 생각에서
였다.
 

‘돌리는 김에... 나도 한 판 끼지?...............’ 

‘그려... 요... 인간 껴... 줌시롱... 빚 탕감 더 해주자고... 안 그려?..............’ 


느글탱이 춘봉이가 나의 말을 거든다. 그의 직업은 이름 하야 노란제비 제비는 제빈데 예전처럼 아줌씨들 깝데기 홀랑 까뒤집어 인생 쫑나게 하는 제비가 아니라 하늘도 노랗게시리
아가리로 똥물을 쏟을 때까정 기집들의 보지를 쑤셔준다고 해서 부르는 이름 이었다. 그는 자신의 머리통을 가리키면서 언제나 거들먹댔다.
 

‘자고로... 기집들 흠씬 쪼사주는 거이... 약 쳐먹는다고 되는 거이... 아이랑게!... 내 대갈통을 한번 볼짝 시면... 박치기의 대가... 김일 선상님께 허벌난 그 쪽바리... 누구여... 응.....
 안토니오 이노끼 있잖여?... 고 인간의 대가리를 쪼까 닮아 부렀다는 걸... 아는 인간들은 다 안당게... 턱주가리 빼고 말이여... 일딴은... 길이가 우아래로 길어야 허지... 마빡이 얼릉
 달아 오르는 인간치고... 오래 버티는 족속이 없어요!... 게다가 천기와 직빵으로 쪼인타 되어 있는 그 뭐시냐... 백회혈이 음습허고... 나처럼 션... 해야... 하늘을 노랗게 만들 수 있다
 안혀?.................’
 


사람들은 대갈통의 모냥새와 백회혈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의문을 제시했다.
 

‘대머리 선상님들... 머리카락이 워치코롬 그리도 살 곳을 못 찾고 가출 혀는지 모르겄제?... 대머리 선상님들의 두피는 다른 사람들 보다 열이 겁나게 많다 않혀?... 온도계로 재 봐야 잘
 모르겄지만서도... 논바닥이 지글지글 뜨끈 헌디... 벼가 잘 자랄 리 있겄냐... 이 말이지... 내 말인 즉슨...............’
 


그의 이론에 의하면 백회혈은 선선해야 천기와 유통이 잘되고 그로 인해 머리의 열조절이 순조로우면 그것이 뇌에 영향을 미쳐 절륜의 경지로 가는 것에 보다 도움을 준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이에 더하여 대머리라는 신체적 특징을 들어가며 그들을 양은냄비라고 불렀다. 쉽사리 닳아 오르고 쉽사리 식어버리기에 그렇게 부를 수밖에 없다는 그의 되도 않는
엉터리 이론 그러나 그의 명성은 진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존재였다. 별로 크지도 몸짱도 아닌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절륜의 테크닉은 가히 전설의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동안 그의 별명은 둘리 아니 둘러로 통했다. 입에 달고 다니는 그 놈의 만화영화 주제가 때문이었다.
 

‘요리 박고... 조리 박고... 둘... 러!... 또... 박으.............. ‘ 


원 별 니기미 좇겉은 노래가사 암튼 그는 그 바닥에서 내노라하는 장인 이었다. 굳이 여자들을 협박해가며 뭐 내놔라 뭐가 모자라다 하면서 삥을 뜯는 일은 시대착오 적인 작태라고 입에
거품을 물었다. 지 발로 빌빌 기어와서 제발 이지 한번만 박아달라고 사정을 하는 상황이 가장 바람직 하다고 주장했고 그와 동시에 주머니가 약간 불려지는 건 예의 바른 옵션이라고
떠들곤 했다.
 

‘그리고...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고... 이 손가락을 쩍 하니 볼짝시면... 금방 알아부러... 코때기 큰 인간이 뭐 어쩌고... 저째?... 그거 다 개소리여... 가운데 손가락이 내 맹키로 뚱뚱...
 띵띵... 울퉁불퉁 조화시럽게 생겨 번져야... 그게 진짜 겁나는 물건 아닌가베!... 코꾸녕 커 봐야 코파기나 수월치... 그려... 안 그려?..................’
 


영어는 좇또 못하는 인간이 왠 시도 때도 없이 부가의문문 하여튼 그의 무용담을 들어보면 그 놈의 손가락 쑤시기도 장난이 아니게 튀어 나오곤 했다. 좇대가리 삥삥 놀아 재낄 동안
손가락으로 디스코 추어가며 쑤셔만 줘도 일당이 턱턱 떨어진다는 그의 뻐꾸기 아무튼 알아줘야 했다. 그는 그런 걸진 입담과 함께 판에 들러 붙은 사람들의 시선을 어지럽히고 긴장을
풀어 버리게 하는 묘한 재주를 갖고 있었다. 선수들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그 긴장감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있었다. 계속해서 지껄여대는 그의 얘기에 점차 빠져 들어갈수록 웃음이
많아지고 자세가 흐트러지면서 판에 집중되는 긴장감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하면 의례 그는 손장난을 시작했다.

몇 십 번을 뒤섞고 다시 패를 돌려도 언제나 자기 손으로 돌아오는 패를 어쩌지 못하게시리 자기 손에 언제나 쥐기만 하면 그건 타짜라고 부를 수 없다. 뒤집어 까지는 패를 예상하고
그것을 속에 비벼 넣어 자기 차례로 만들 줄 알아야 손장난의 경지를 인정하게 되니까 말이다. 그것은 상대의 의심을 무너뜨리는 가장 좋은 첩경이다. 대개는 으이그 씹쉐이 끝발 오르는
구만 이라는 푸념으로 이제까지 가졌던 의심을 말끔히 버려버리니 하는 말이다. 긴장을 극도로 고조시키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었다. 패를 돌리기에 앞서서 화투를 섞거나 할 때 초짜들이
눈에 불을 켜고 배우려고 하는 잔재주들을 쪼끔 내 비치면 대번에 상대는 잘못하면 큰 코 다치겠구나 하는 심정으로 눈까리가 튀어 나와 다시 씻어서 넣어도 모를 만큼 뚫어져라 패를
돌리는 손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사람의 집중력이란 것이 하도 묘해서 그렇게 보다가는 정작 중요한 자신의 패를 운용하는 묘미를 쉽사리 잃게 된다.

분명이 던져서는 안 되는 것들을 버리게 되고 그걸 용납할 타짜들은 이 세상엔 없다. 다들 시간만 나면 혹은 이불 속에 누워서도 어떤 사람은 똥뚜깐이 제일 좋다며 한시도 화투를 손에
놓질 않는 그들인데 지 아무리 개구리 왕눈이의 모냥새를 하고 지켜본들 그들의 눈속임을 바로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중간에 끼게 되어서 미안... 허우!...................’ 


나는 아내를 갖다 바친 그 또라이에게 아주 넙죽 고개를 조아렸다. 약자가 어쩔 수 있으랴? 따 먹자고 덤빈 판 일텐데 초짜가 무릎 깨지지 않고 걸어나간 역사는 없었다. 우리 네 사람은
남편 되는 그 자를 데리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런 가구도 없고 침대 하나 달랑 그나마 있어야 될 티슈 하나 없었다. 그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침대에 기대어 있다가 방문이 열리자
망연한 표정으로 우리를 올려다 보고만 있었다.
 

‘그러니께... 당신 남편이 지지래한 돈이 시방 월맨고 허니... 3천5백이라 이거여... 더 이상 가다가니... 목숨도 불사할 지경이라... 우리들이 요로코롬 쪼까 불렀는디... 괜찮쮸?.........’
 

안 괜찮으면 어쩔 것인가? 우리의 뒤에는 이름 하야 하우스의 뒤를 봐주고 있는 깍두기 아쟈씨 들이 전화 한 통이면 연장 챙겨 들고 대번에 튀어 들어 올 것이다.
 

‘각설허고... 한 사람 앞에 천만원씩 탕감하는 조건으로 혀고... 저 구석에 있는 젊은 총각은 나중에 껴 들었으니... 5백... 그려서 오늘 있었던 당신 남편의 지지래는 없던 걸로 혀겄다
 이 말이여... 찬성이여... 반대여?... 말만 혀..................’
 


군대식으로 한다면 말이 필요 없었다. 


‘벗어!..................’ 


그 여자는 전의를 상실했다. 남편의 눈이 커지는 것과 동시에 둘러선 네 남자들과 침대에 기대어 앉아 있던 그 여자는 부스스 일어나 옷을 벗어가기 시작했다. 남편의 입은 벌어지고
아내는 눈으로는 독한 기운을 뿜으면서 입으로는 무언가를 중얼대면서 옷을 벗어갔다. 다들 경험이 있었지만 이렇게 독이 오를 대로 오른 년을 잡아 먹을 때는 의외의 돌발 상황을
예상해서 좇대가리를 입으로 먼저 들이대질 않는다. 네 명은 서로 보조를 맞추어 우선 그녀를 엎었다 뒤집었다 하면서 온 몸을 네 명의 혀로 분탕질을 해가기 시작한다. 그저 남편을
위해 가족을 위해 살기 위해 이 짓거리에 몸을 까발렸으니 꼴릴 게 뭐 있겠냐 싶은 체념의 표정? 난 그 표정 5분 이상 가는 년들을 보질 못했다.

한 사람도 아니고 떼사리로 덤벼대는 섹스라고 하면 혀를 내두를 정도의 악귀들이 경험도 미천한 여자 하나쯤 골로 보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을 하냐구? 대개
그 안에는 닳고 닳은 년들을 잡아 잡수다가 생긴 지루함을 깨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반항도 제법 까탈도 제법 요런 맛을 본지 오래라는 선수들이 대부분
이었기에 요런 케이스를 가르켜 와사비에 초장도 찍기 아까운 날회 라고 우리는 부른다. 씹을수록 고소한 그 맛 캬! 모두 자기의 주특기를 살려 젖이며 겨드랑이 잘록한 허리 둔덕
씹공알, 똥꾸녕, 귓밥, 목젖 할 것 없이 여자들이 간드러 진다는 곳은 몽조리 깡그리 에부리띵 네 명이서 동시패션으로 공략한다고 상상해 보라! 5분? 아니 1분도 보통 여자는 버티기
힘들어 진다. 게다가 서로가 다투는 법도 없이 거푸 차례로 그 모냥새도 울퉁한 손가락으로 디리 쑤셔대며 질척이게 만드는 씹구녕 가히 예술 이었다. 남편은 이제 넋을 잃었다. 아내의
혼미해져 가는 의식 사이로 지 스스로 꼴려 둘러선 인간들의 해바라기 활짝들 피어댄 그 좇대를 자발적으로 손바닥에 넣고 아우르는 아내의 쾌락을 눈 앞에서 느끼고 있었다.
 

‘아가리 벌려... 이... 썅년아!... 그렇게 빨고 핥아 줬으면 보답이 있어야... 쥐!............’ 


이제 시작이다. 이런 케이스에서 항상 의문스러운 것은 행위가 진전되고 나면 앙탈도 까탈도 사라지고 그 놈의 쌍소리도 자연스럽게 수긍하는 여자란 동물의 적응력이 그것 이었다.
이제 볼짱 다 봤다는 그런 심정일까? 여자는 이제 남자들의 한낱 노리개로 전락하고 만다. 빨라고 하면 빨아대고 벌리라고 하면 손으로 가랑이 벌리게 붙들고 까라고 하면 지 손톱으로
자기 살마저 파 재끼면서 똥꾸녕도 까발린다. 남자들은 이른바 이때부터 가위바위보를 한다. 어떤 순서로 좇물을 싸느냐 하는 것을 고르는 것이다.

네 명의 경우 두 번째와 세 번째가 골드넘버다. 첫 번째는 자기만족의 넘버다. 아무도 싸지 않은 보지에 자기가 먼저 풀칠을 한다는 만족감 그러나 실제로 좇대가리가 느끼는 미끈한
쾌감은 넘버 투가 최고 이고 그 다음부터는 그 느낌이 조금씩 덜한 것이 사실이다. 그 다음으로 갈수록 여자나 남자나 간에 서로의 성기에 전달되는 쾌감은 물컹대는 상황이 지나쳐
결국에는 서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쑤시기나 하고 끝내게 된다. 그러니 가위바위보를 할 밖에 없었다.
 

‘씨발년아... 팍팍... 빨어!.............’ 


아무리 강압적인 섹스라고는 하지만 좇물이 뚝뚝 떨어지는 좇대를 기냥 들이댄다고 좋아라 할 여자들은 없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동반된 연타석 구역질에다 기어이 뒤통수 몇
방 터지고 대가리는 손에 붙들려 무자비하게 좇대가 입으로 쳐 박혀 들어오게 될 뿐 그건 흡사 서로가 즐기는 섹스라기 보단 윤간에 가까운 지경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이런 케이스에서
그나마 깨끗한 매너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두 번은 하질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번의 행위로 배당된 빚을 탕감해 준다는 의미인데 못 먹어도 고라고 한번 더 했다가는 그만큼의 돈을
내 스스로 토해내겠다는 걸로 인정하는 이 바닥의 불문율 때문이었다. 방을 나와 우리 네 사람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른 방으로 자리를 옮겨 기계를 틀었다. 아마도 그 부부는
오늘밤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면서 집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시작하입시더... 마?.............’ 

‘아..... 잠깐...............’ 


난 둘러선 타짜 들을 제지 했다. 


‘오늘도 그렇지만... 한번 집고 넘어가야죠?................’ 

‘또... 뭐당가?... 흐미... 잡것!... 꼭 초장에 태클이여... 태클은!....................’ 


이 바닥에서 내노라하는 타짜들 끼리 모이기는 했어도 그들을 믿을 수는 없었다. 여기 모인 것들은 선수 중에 선수들 이었고 짜고 치는 노름의 명인들 이었으며 이리 저리 감출 구석만
있다면야 지 똥꾸녕 뿐만이 아니라 기집년 씹구녕 에라도 화투패를 감출 위인들이었다. 오늘 판에 가장 큰 목돈을 지고 왔다는 서울 뺀질이 오늘의 호구다. 지 딴에는 오늘 잘 나가는
조시 에다 끝발 타령 게다가 떼씹 까지 참가하는 영광으로 한껏 부풀어 올랐을 자슥 넌 죽었다.
 

‘선수끼리 믿고 해야 되는 거 아닌감?...................’ 

‘허긴 믿을 꺼이 따로 있지............’ 


모두들 팔을 걷어 붙이고 앉은 자리에서 주머니의 물건을 모두 꺼내 놓는다. 


‘이거면 될꺼나?..............’ 


손재주에 자신이 있는 것들은 아무리 어떤 방법으로 기선을 꺾으려 해도 들어먹질 않는다. 그들이 제일로 두려워하는 것은 다름 아닌 화투였다. 대개 의심 많고 어디서 주어 들은 풍월이
장황한 초짜들은 하우스에서 제공하는 화투를 거부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러면 의례 선수들은 근처 문방구나 가게에 들러 아무거나 사오라고 부탁까지 하게 되는데 이게 처음부터
걸려들게 하기 위한 술수임을 초짜들은 모른다. 투자 없이 이윤이 산 잉어처럼 톡톡 물 위로 튀어 오르는 경우는 없는 법이다. 초짜는 보무도 당당하게 하우스를 나서고 급한 마음에 멀리
가지도 못하고 근처의 편의점 가게 혹은 아직 문을 닫지 않은 문방구를 찾아 나선다. 이 때라고 우리가 허술하게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혹시 화투를 사오는 당사자가 바꿔치기 할 수도 있으니 한 사람 감시가 따라 나선다고 자청하게 되고 초짜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결백함을 증명이라도 해야 될 것처럼 그 사람의 미행을
인정한다. 그들은 이미 자신의 돈을 들여 자신들 만이 구분이 가능한 변조 화투를 사전에 이미 근처 구입 가능한 위치에 웃돈을 얹어 무작시리 뿌려 놓았다는 것을 초짜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초짜의 얼굴이야 오늘 처음 하우스에 왔으니 주인장들이 일반 화투를 내 줄 법도 하지만 그 옆에는 평소에 눈도장을 심하게 찍어 놓았던 시푸르둥둥한 시선의 우리 같은 타짜가
버티고 서 있는데 주인 양반이 미쳤다고 일반 화투를 건네겠는가 말이다.

타짜들이 겁내는 것은 바로 이 화투다. 그들은 손재주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무엇보다도 화투장의 겉껍질에서 읽혀지는 무늬에 신경을 집중한다. 일반 사람들은 암만 만져보고 살펴봐도
그 차이점을 알 수 없다. 다만 오랜 경륜으로 다져진 타짜들의 손끝에 닿는 순간 그것은 이미 해답이 공개된 대학수학능력 시험지 일 뿐이다.
 

‘자... 이제 됐으니... 눈도 한번씩들 깝시다... 얼릉?...................’ 


나의 닥달이 시작됐다. 서로 마주보며 서로의 눈 안을 살핀다. 왜냐구? 하도 이런 수법이 보편화 되다 보니 이제는 특수 콘텍트 렌즈로 설레발을 떠는 것들이 등장했다. 전문 사기단 들이
카지노에서 하던 수법을 답습해 온 것이지만 서도 화투가 변조된 것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사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타짜 라면 암만 손끝으로 구분할 수 있는 무늬의 접촉을 시도해
봐도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느끼고 당황하게 된다. 그 특수 콘텍트 렌즈를 끼면 이제까지 보지 못하던 희끄무레한 점의 집합들이 화투의 겉장 구석에 찍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별도의 화학 약품으로 처리되어 땀으로도 지워지지 않고 그 특수 렌즈를 통해서만 확인이 되는 그 점들 역시 사람이란 동물은 대가리가 좋은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서로의 눈깔을 까
뒤집으면서까지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이었다.
 

‘됐나?... 됐나?... 마... 오늘 첫 대면이고... 이 판만 아이몬... 닌 내 손에 끝짱 났데이..................’ 


서로가 처음 본 사람들 이지만 노름이 있었기에 모든 것을 참고 이겨낸다는 그런 말투 초짜들은 서로 안면식도 없는 사람 인줄 알고 있지만 느글탱이 춘봉이 나 촌놈 그리고 자갈치 떡판
경수는 이 바닥에서 잘 알려진 타짜들끼리다. 모를 리가 있겠는가? 그저 뺑끼 쳐가며 설레발 떠는 게지 패가 돌기 시작하고 사전 검색으로 불편해진 척 했던 심기는 어느새 사라지고
네 사람은 또 다시 화투판의 그 심오한 철학의 세계로 빠져 들어갔다.
 

‘흐미... 이기 왜 이런다요?... 아주 패가... 패가망신이여.................’ 


춘봉이의 너스레 타짜들끼리는 사전에 암구호 숙지처럼 서로를 견제하고 다음 과정을 확약하는 단어의 순서가 정해져 있는 것이 기본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정보를 초짜들이 눈치 못
채도록 관리하기 때문에 자기네들끼리 주거니 받거니 승률을 건네면서도 호구는 왠간이 주의를 기울여도 짜고 친다는 느낌을 절대 받을 수 없게 만든다. 잃어 주기도 하고 따기도 하면서
서서히 호구의 자금을 세 사람의 궁딩이 밑으로 깔아 기는 묘미 그 맛에 타짜는 목숨을 거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기... 이기 뭐꼬?..................’ 


점차 후반부로 갈수록 돈의 흐름은 서울 뺀질이에서 세 사람으로 세 사람에서 내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도 그런 분위기를 감지 했지 싶다. 계속해서 암구호를 날리고 나는
나대로 그들의 요구에 부응해서 전력을 다했지만 승세의 물밀듯한 분위기는 나의 끝발을 더욱 부채질 해갔다. 마지막 나를 제외한 세 사람이 눈에 불을 켜고 마지막 배팅을 한 순간 나는
승리의 쾌감에 젖어 들고 있었다. 나는 패를 까고 판 돈을 챙긴 뒤에 급하게 걸려 온 전화 핑계를 대며 개평도 바닥에 집어 던지는 시늉을 하면서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쪼다 같은 쇄이들... 내가 미쳤다고 너그들 보다 늦게 하우스에 도착 했더냐?... 마침... 하우스 주변에 내가 쓰려고... 느그들이 깔아놓은 화투 수거하면서리... 내 껄로 교체하느라...
 늦었지... 괜히... 늦었을라구?... 그 미련한 서울 A질이 쇄끼... 벙거지를 쓰고 있었다고 그걸 못 알아 보나?... 빙신처럼... 춘봉이만 앞세워서 문방구에 화투 사러 나오면 뭐하나?.....
 내가 싸그리 판 뒤엎은 나중에 말이지..................’
 


그건 최신 수법으로 무장한 새로운 화투를 깔아 놓은 뒤였다. 내 손에는 특수한 화학 약품이 묻어 있었다. 오돌도돌한 우리끼리의 무늬도 아니었을 뿐더러 콘텍트 렌즈도 필요 없는 진짜
기가 막힌 화투 내 손에 닿기만 하면 화투의 겉장은 끈끈한 무늬가 느껴졌다. 다른 사람이야 손에 약품이 발라져 있질 않으니 아무리 만져 봐도 별다를 게 없는 표면 나는 그렇게 몇 번
패를 돌리는 도중에 손에 남는 끈끈한 무늬들을 거의 파악할 수 있었고 그 다음이야 타짜의 손기술이 뒷받침 되는 승리의 휘날레 나는 타짜들 마저도 속여대는 골수 사기꾼으로 변해있는
것이었다.
 

‘일찍... 왔네?............’ 

‘옆방... 학생은?..................’ 

‘공부를 하는지... 인터넷을 지지고 볶는지... 당췌... 알 턱이 있시야지요?................’ 

‘어여... 들어가자구.................’ 


방문을 닫고 나는 그 년놈들이야 자빠져 자건 말건 인터넷을 뒤져가며 보지 구녕에 빠져 있건 말건 희희낙락한 표정으로 돈다발을 방안에 뿌려댔다.
 

‘그... 약품이래 쓸모가 있었더랬습네까?................’ 

‘기거이... 끝내 주드라... 이 말 아이요?.............’ 

‘말소리 좀 낮추시라요... 아새끼래 듣갔시요...............’ 


‘한동안 공작금 타령 하디 말라우... 북조선이 어드만큼 어려우면... 우리더러 자력갱생에 나서라 했까서?... 내래 오늘처럼 끝발 오르기는 또 처음... 아이갔니?... 다... 이거이 당의...
 전폭적인 약품의 지원이 없고서야 이루어 질 수 있갔느냐 하는 거이디..............’
 


‘위험하디는 않았습네까?..............’ 


‘위험하기는?... 혁명전사 앞에 위험은 무신?... 죽음을 뛰어넘는 영웅적인 승리의 쟁취만이 있을 뿐 아이갔어?.... 한숙 동무래... 남조선에 와 게지구... 당성 이구... 혁명 의디구 간에...
 티미해딘 거 아이니?... 사상 비판... 한번 받아 보가서?..................’
 


‘기거이 바라던 거야요..............’ 


그러나 사상비판은 다름 아닌 나와 아내간의 격렬한 섹스를 의미하는 단어로 이미 탈바꿈 되어 있었다. 띠발 사상이고, 당성이고, 개 좇이고 나발이고 간에 남파 시켜 놨으면 쒸발 먹고
살게는 해 줘야지 자력갱생? 니기미 말이 좋아 자력갱생이지 어디 혁명전사를 타짜 인생으로 살아가게 허나? 공작금도 떼어먹고 뭐? 달랑 접선하는 쇄끼에게 약병 하나 전달하고서
건투를 빈다고? 간첩질도 이렇게 좇나리 힘이 들어서 어디 해 먹겠나? 위에서 공작금 짤라 쳐먹어도 유분수지 금쪽 같은 내 화투 값을 공작금도 아니고 자비로 충당하게 해? 닝기리
이거야 자수를 하든가 이 짓을 때려 치든가 해야지 어휴 쒸발 세상 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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