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관능] 여고생 음란통신-제3장 동정섹스 (3/5)
아라이 사호 여고생 음란통신
新井 沙保 女子高生いやらし通信
제3장 『동정섹스』 소년의 뜨거운 분사를 목구멍 깊숙이 받고
1
프렐류드는 시가를 조금 벗어난 국도에서 달리고 있었다. 2차선의 넉넉하게 넓은 도로에 차는 별로 없고, 양 옆에는 큰 공원 같은 어두운 수풀이 펼쳐져 있다. 점점이 설치된 가로등이 미끄러지듯이 차창을 스쳐지나간다.
메구미는 뒷자리에 깊이 몸을 묻은 채, 그것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그러자──문득 소매를 붙잡히고, 놀란 듯 옆자리를 돌아본다. 그 곳에는 불안스러워 하는 카게야마 미유키 얼굴이 있다.
미유키는 메구미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억누른 목소리로 속삭인다.
「……얘, 이상해. 빨리 도망가자」
메구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미유키는 화가 나서,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은 두 남자를 힐끗힐끗 곁눈질한다. 이름과 대학 정도 밖에 알지 못하는, 아직 조금 전 만났을 뿐인 남자들이다. 정확히는, 처음 얼굴을 대하고 네 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고, 둘이서 모토마치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헌팅을 걸어온 것이다. 꽤 멋진 외관의 두 사람이었지만, 아무래도 노는 애 분위기인 것을 이유로 미적대는 미유키를 메구미가 억지로 밀어댔다.
이렇다할 목적도 없이 거리를 어슬렁거리고, 식사를 하고, 그리고 지금, 메구미 등은 남자 하나가 꺼내온 프렐류드를 타고 야밤의 국도를 달리고 있었다. 이대로 곧장 가면 차는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구릉지대로 들어간다. 그곳 일대는 수상쩍은 호텔이 점점이 산재하고 있다.
남자들 등을 노려보듯 하면서, 미유키는 더욱 목소리를 죽였다.
「메구미도 참, 듣고 있어? 이 녀석들 분명 우리 몸이 목적이야. 빨리 적당히 이유를 대고 도망가자. 산 속에 들어가 버리면 끝장이야」
미유키는, 그 『적당한 이유』를 필사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귀가시간이 정해져 있다, 부모님한테 혼난다……으-음, 그런 걸론 분명 안 통해. 생리한다고 할까……? 역시 안돼…… 너무 꼴사나워…….
효과 있는 적당한 이유는 좀처럼 생각나지 않았다. 남자 차에 그리도 쉽사리 올라타 버린 경솔함이 이제 새삼 후회스럽다.
그러나, 미유키의 그런 필사적인 획책이나 깊은 후회는, 이어진 메구미 말에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왜? 어째서 도망가야 하는데?」
미유키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휘둥그레 두리번거렸다.
「왜냐니? 당연하잖아. 도대체가, 이런……방금 전 헌팅해 온 남자들하고 호텔에 가다니. 말도 안돼」
열심히 목소리를 죽이면서도, 미유키의 어조는 거칠어졌다. 그렇지만, 메구미는 의외로 태연했다.
「어째서? 좋잖아」
「좋다니……메구미, 네 신경, 어떻게 된 거 아냐!」
「하지만, 나,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는 걸」
「거짓말……거짓말이지?」
대향차의 헤드라이트 불에 비추이는 미유키 얼굴이 울 것 같은, 그리고 당장에라도 쏟아질 것 같은 복잡한 표정인 것을 메구미는 보았다.
「거짓말 아냐. 헌팅당해서 식사만 하고 바이바이라니 재미없잖아. 나, 분명 미유키도 그럴 생각인 줄 알았는데」
「서, 설마! 농담이지……메구미, 너, 어떻게 된 거 아냐?」
도저히 믿지 못하는 듯한 미유키 모습에, 메구미는 킥 가만히 웃었다. 그 귀에 입술을 누르듯 가까이 대고, 즐거운 듯 속삭인다.
「얘, 미유키. 너, 혹시 처녀니?」
말끝을 살짝 올린 메구미의 의미심장한 어조는, 흡사 처녀인 것을 좀 모자란 사람 취급하는 듯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미유키의 여자로서의 긍지가 파르르 떨린다.
「무, 무슨 소리야, 갑자기! 나, 나도 그거 정도 알고 있어! 고등학교 들어오기 전에 끝냈단 말야……아……」
퍼뜩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무심코 실토하고 만 뒤였다. 틈을 주지 않고, 메구미가 중얼거린다.
「그러니……그럼 문제없잖아. 이제 새삼 도망갈 거 없어」
메구미 음성은 장난스러운 웃음을 띠고 있었다.
──망했다. 처녀라고 할 걸. 나도 참 바보야…….
미유키는 멍청하게 유도심문에 걸린 것을 눈치 챘다.
「재미있는 걸 하고 싶었잖니? 미유키 헌팅당하기 전에 그렇게 말했잖아. 즐기자, 응?」
가방을 뒤적뒤적하더니 뭔가를 꺼낸 메구미는, 그것을 척 미유키에게 건넸다. 작은 봉지의 감촉──.
「콘돔이야. 그냥은 위험하니까 곤란하잖아. 그래서 도중에 몰래 사놨어」
태연히 웃는 메구미에게, 미유키는 기가 막혀 한숨을 쉬어 보였다.
「졌다 졌어……정말. 놀랐다, 메구미가. 이런 만만찮은 날라리인 줄은 몰랐어. 반듯하고, 예쁘고 귀여운 보통 여자애인 줄 알았는데……」
「어머, 나도 몰랐어. 바로 최근이야, 눈뜬 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인 미유키를 무시하고, 메구미는 다시 차창 밖으로 얼굴을 돌렸다. 흘러가는 빛과 그림자──.
이제부터 음란한 교합을 주고받을 남자들 중 하나의, 아직 보지 못한 나체를 마음속으로 그리고 있기라도 한 듯, 그 눈은 아련하게 젖어들고 있었다.
*
「……음……아, 하아아……」
견디다 못해 새나오는 교성은 얼굴을 묻은 시트에 흡수되어, 흡사 확성기를 통해 나오는 인공적인 음성처럼 낮고 탁했다.
입술이 헛되이 시트를 물어뜯는다. 그 차갑고 선뜩한 감촉에, 메구미는 다시 신음했다.
몸 속 깊숙이──축축하게 젖은 부분으로부터 바늘 같이 날카롭게 살을, 피부를 뚫고, 밀려드는 격렬한 부끄러움……그리고, 자신이 원형질까지 분해 되어 녹아내리는 듯한, 그런 초연한 유열의 흔들림 속에, 메구미는 있었다.
타타미보다 한 단 높은 상판에 깔린 이불 위. 메구미는 엎드려, 양 무릎을 세우고, 높이 허리부터 히프를 들어올린 자세──요컨대, 자기의 여자를 그대로 드러낸 너무나도 부끄러운 모습으로 시트에 얼굴을 묻고 있는 것이다.
「……아아, 안돼……아……」
가냘픈 어깨가, 꿈틀대듯 크게 천천히 물결친다. 쓸리는, 하얀 시트에 아름답게 흐르는 길고 가는 머리카락이, 그에 따라 흔들흔들 천위를 미끄러진다. 견갑골과 척추가 튀어나온 등은 지방이 없고, 눈이 시리도록 피부가 하얗고 얇다. 그 곱고 야들야들한 등은 활처럼 젖혀져, 깨끗한 곡선을 그리면서 쏙 들어간 가는 허리, 그리고, 그곳만이 두툼하게 살찐 둥근 엉덩이로 이어진다.
그 둘로 갈라진 엉덩이살 사이에는, 콧등이 높은 남자 입술이 끈적하게 파묻혀 있다. 남자는 코끝을 아누스에 붙이고, 그것을 둥글둥글 문지르듯 얼굴을 천천히 움직인다. 그리고, 그 아래쪽에 숨을 불어, 메구미의 꽃피어나려는 분홍색 살주름을 뿌적뿌적 음란한 소리를 내면서 빨아대고 있었다.
「아……으으음……아아……」
할딱거리며 메구미는 신음한다. 남자 혀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클리토리스로부터 갈라진 틈, 그리고 아누스로 이어지는 회음부에 걸쳐 반복하여 계속 왕복한다.
혀끝이 닿을 때만다, 작은 돌기가 경련한다. 그 순간, 메구미의 갈라진 틈으로부터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기쁨의 주스가 주륵 넘쳐흘렀다. 남자는 그 즙을 핥아먹고, 다시 낼름낼름 짓궂은 혀놀림으로 아누스로 가는 길을 간질이는 것이다.
흐느껴 울고 말 것만 같은 뜨거운 흥분이 메구미를 초조하게 조여 온다. 그리고, 이런 난잡한 자세로 비밀 장소를 핥게 하고 빨게 하며, 아누스든 무엇이든 그대로 내보이고 있다, 하는 몸 둘 바 모를 수치심이 날카롭게 메구미를 괴롭히고 있다.
메구미는 결국, 소리를 내며 흐느껴 울고 있었다. 그것을 눈치 챘는지, 남자가 얼굴을 뗐다.
「어, 왜 그래?」
남자와의 행위로 여자가 신음하는 것을 보통 흐느껴 운다고는 말하지만, 갑자기 소리 높이 울어대는 메구미 모습에 남자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
「잠깐 가만, 왜 그러는데」
메구미는 오열을 참으며, 겨우 대답한다.
「아, 아, 미안……몰라……모르겠지만……울음이 나와」
「모르겠다니, 나도 곤란해. 어쩐지, 이러면 범하는 거 같잖아」
21세인 N대생이라 했지만, 그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얼굴에, 지금은 더 어린애처럼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 떠올라 있다. 헌팅을 걸고, 일찌감치 호텔로 데려온 것 치고는 소심한 남자 같다.
아마, 말을 꺼낸 것은 다른 남자이고, 이쪽은 그 유혹에 넘어간 것뿐이리라.
또 다른 남자 하나는, 지금, 미유키와 함께 다른 방에 들어가 있다. 방이라고는 하지만, 그곳은 조금 별난 일본식 호텔로, 일본 정원풍의 부지 내에 방들이 각각 한 칸씩 떨어진 다실 같은 풍취로 세워져 있다. 메구미가 있는 곳도 그런 별채식 방이다.
「으응, 울지 말아줘, 부탁이니까」
「으, 응, 미안……하지만 싫다든가 그런 거 아냐. 어쩐지, 아주 기분이 좋아서, 나도 어찌 해야 좋을지 몰라서……」
메구미의 대답에, 남자는 어깨가 축 처진다. 메구미의 눈물진 얼굴이, 그런 남자를 뒤돌아본다.
「으응, 부탁이야……멈추지 마. 더, 더 기분 좋게 해줘……, 응?」
메구미 음성은, 끈적하게 음란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메구미 자신 그것에 크게 당황할 정도다.
그러나, 그런 메구미의 당황과는 관계없이 더욱 유혹적으로 말소리가 나온다.
「……제발. 더……핥, 아」
남자는 거친 콧숨을 한번 크게 토했다. 발정 난 종마 같은 성급한 모습으로, 덥석, 다시, 메구미의 엉덩이 틈새에 코와 입을 묻는다. 금방, 쭙쭙 축축한 혀의 소리가 방안 공기를 흔들기 시작했다.
「음……아아-앗! 안돼……아……아앗」
부들부들 남자 혀가 처박힌 히프를 흔들면서, 메구미는 다시 흑흑 오열하기 시작했다. 남자도 이번에는 그것을 신경 쓰지 않고, 아니, 오히려 메구미의 훌쩍임에 격렬하게 흥분하면서, 마구 혀를 움직인다.
「아, 우, 아……으……아, 안돼……아앗!」
메구미는 시트에 얼굴을 힘껏 눌렀다. 숨이 막힌다. 그러나 아랫배에서 기어 올라오는 욕정의 불길은 폭발적으로 타올라, 당장에라도 메구미를 짓눌러버릴 것 같다. 가끔, 추욱 힘이 빠지고, 아랫도리가 이완된다. 그 때마다 부끄럽게도 오줌을 지릴 것만 같은 자기를 눈치 채고, 메구미는 당황하고, 그리고 그 때문에 다시 상승해가는 것이었다.
울음이 목구멍을 치솟아 올라온다. 참을 수 없어 메구미는 울부짖었다.
「이제 그만! 빨리 와!」
울부짖자마자, 휘릭 스스로 누웠다. 그러나 그것은 남자 손으로 다시 원래의 엎드린 자세로 돌아가고 말았다.
「아, 싫어……싫어. 이제, 나, 참을 수가 없어. 이 이상 핥아대면, 나, 어떻게 되어버려……그러니까, 빨리 와……」
버둥대며 도망가려는 메구미 허리를, 남자 팔은 아까보다 더 높이 들어 올린다.
「알고 있어. 나도 한계야. 그러니까, 이렇게 넣어 줄게……」
꾸욱 남자 몸의 무게가 엉덩이에서 등에 걸쳐 실린다. 이어, 뜨겁고 꿈틀거리는 막대기 모양의 것이 들려진 틈새로 밀고 들어온다.
순간, 메구미는 온몸의 피가 한 방울까지 모조리──남자를 받아들이려 하고 있는 음란한 화원으로, 집중되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목덜미가 왠일인지 심하게 서늘하다.
──싫어, 아, 이런 야한 모습으로……
남자를 탐하는 기쁨에 눈을 떴다──고는 하지만, 결국 메구미는 아직 섹스에 있어서는 초보자였다. 짐승을 연상시키는 동물적인 후배위에는, 상당히 강한 저항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저항과 상반되게, 강한 호기심도 움직이고 있었다.
──싫어, 뒤로 하다니, 부끄러워.
목구멍에 달라붙은 듯 소리로 나오지 않는 거절의 단어들이, 메구미 머릿속에서만 왱왱 울렸다. 그러나 저항은 하지 않았다. 마음과는 반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아앗!」
메구미는 눈을 감았다. 좋든 싫든 의식이 비밀의 크레바스로 집중된다. 남자 육근의 끈적한 귀두 감촉까지 느껴진다. 그것은 꾹꾹 힘을 가해 메구미의 속살 주름 깊숙이 침입해 온다.
「아아---앗!」
길게 꼬리를 끄는 메구미의 울부짖음. 그 꼬리가, 약하게 떨린다.
남자는 단숨에 깊숙이 찔러 넣는다.
바기나에 뿌리까지 남근을 받아들인 메구미 엉덩이가 흔들흔들 좌우로 움직인다. 몸부림치는 것이 아니라, 남자의 딱딱한 것을 탐욕스럽게 원하는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그래서 안심했는지, 남자는 메구미를 움직이지 못하게 누르는 듯한 자세로 엎드렸던 자세에서 상반신을 일으킨다. 다음 찰나, 이를 악물고, 그야말로 종마 같은 맹렬한 왕복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아아악 시, 싫어!」
쿵쿵 육봉이 찌른다. 찔릴 때마다 직장으로부터 아누스에 걸친 일대에 꾸욱 강한 자극이 온다. 그 강한 자극을 받으면서, 변의인지 생리통인지 뭔지 모를 둔한 아픔이 찌잉 아랫배가 저리는 불가사의한 감각이 몰려오는데, 그것은 그때까지 메구미가 맛본 적 없는 느낌이었다.
「아앗, 하아악! 안돼. 나, 이상해져!」
뜨거운 덩어리가 배 아래쪽으로부터 치밀어 오른다. 몸도 마음도 갈갈이 찢겨져 나가는 듯한 절절한 느낌. 메구미 목에서, 발정 난 암고양이 같이 묘하게 귀를 자극하는 갈라진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남자 허리가 크게 하현을 그렸다. 무섭게 미친 귀두는, 솜씨 좋게 메구미의 질강을 뚫는다. 메구미 허리가 쑤욱, 아니, 옆에서 보기에 그렇다고 알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히 위쪽으로 떠오른다.
「아아악! 아악!」
메구미는 정신을 잃을 지경으로 마구잡이로 시트를 쥐어뜯었다. 그러나 여체에 숨어 있는 본능은, 이어질 충격에 대비해, 아랫도리를 확실하게 준비한다.
그곳으로, 남자는 다시 몸을 밀었다. 복부 깊이 터지는 선명한 충격. 뭔가가, 메구미 안에서 불꽃을 날린다. 그 파란 불꽃에 감전되기라도 한 양 몸을 떨면서, 「아」나「오」로도 나타낼 수 없는 소리로 신음한다.
메구미는, 자기 안에 있는 또 하나의 음란한 여자가, 다시 한번 쑤욱 성숙해 가는 것을 몰래 느끼고 있었다.
*
넝쿨장미가 우거진 낮은 담을 돌아 들어가, 메구미는 아치형 문을 지나갔다. 그곳에도 넝쿨장미가 가득 감겨 있다. 봄이라도 되면 여러 색의 아름다운 꽃들이 머리위를 장식할 것이다. 그곳으로부터 50미터 정도 들어가면, 그랜디듀의 입구가 있다.
위층으로 가면 갈수록 계단식으로 좁아져 가는 하얀 벽의 거대한 건물로, 그것을 멀리 둥글게 에워싼 장미 담장──. 무기질 물체를 부드럽게 생명 있는 숨결로 덮은 듯한 그 구조는, 이 맨션을 설계한 자의 날카로운 감성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런 뛰어난 건조미도 지금은 밤의 어두움 속에 가려지고, 수은등 빛으로 희미하게 비칠 뿐이다. 코스모스 화단조차, 엷은 어둠 속에서 어둡게 잠겨 있었다.
메구미는 그 옆을 지나 천천히 입구를 향해 걸었다. 몸속에, 아직 기쁨의 찌꺼기가 불씨처럼 지글지글 타고 있는 것 같다. 나른하다. 온몸이 기분 좋게 피로했다.
등 뒤로 자동차 배기음이 멀어진다. 프렐류드는 이번에는 미유키를 데려다주러 갈 것이다. 메구미 이상으로 축 힘이 빠져, 그 볼을 쾌락의 여운으로 붉게 상기시킨 미유키였다.
메구미는 휴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남자와 서로 엉킨 뜨거운 흥분의 순간을, 몸이 되새기고 만다.
메구미는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 같이 되었다. 그런데, 그 때.
──누, 누구?
등 뒤에서 스윽 커다란 사람 그림자가 나타나고, 그것이 메구미 눈앞에 섰다. 얼굴은 역광 때문에 알 수 없다.
그 폭행마──?
메구미 머리에 우선 떠오른 것은 그것이었다. 발끝으로부터 작은 떨림이 기어오른다.
──사, 사람 살려……아아.
목소리가 안나온다. 구두가 지면에 달라붙은 듯 도망조차 칠 수 없다.
남자의 굵은 두 팔이 메구미에게 뻗는다.
──아앗, 싫어!
아무 소용없을 걸 알면서도, 메구미는 그 팔로부터 도망가듯 주저앉아, 몸을 웅크렸다. 떨면서, 남자가 덮칠 순간을 대비했다.
그렇지만, 그러나, 그 때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오지 않았다. 대신, 수상한 남자 목소리가 내려온다.
「왜 그러니, 너? 칠층 사하라씨 집 딸이지?」
「에?」
영문을 몰라 얼굴을 든다. 메구미에 맞추어 쭈그려 앉은 듯한 남자 얼굴이 눈앞에 있었다. 빛 상태가 달라졌는지, 이번에는 분명하게 그 얼굴이 보였다.
50대 정도일까. 머리숱이 적어지기 시작한 크게 펼쳐진 이마, 그 탓만은 아니지만 크고 각진 얼굴. 납작코에 두터운 입술이 지독하게 추하지만, 새우 눈 같은 작은 눈에는 온화한 듯한 기색이 비치고 있었다.
분명 본 적 있는 얼굴이다. 하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 눈치를 챘는지, 남자는 입술을 찌푸리고 웃었다.
「관리인이야. 관리인인 노우치(野?)」
──아.
겨우 생각이 났다. 황급히 일어선다.
「미, 미안합니다, 나, 깜짝 놀라버려서……」
「아니, 상관없지만. 그런데, 꽤 늦은 귀가구나. 어린 따님이, 이렇게 10시 너머까지. 좋지 않아요」
「아, 예……」
놀란 것도 모자라 설교까지 들어야 하나……하고 메구미는 질린 얼굴을 했다.
「남자가 차로 바래다 준 거 같던데, 연인이니?」
어째서 그런 것까지 조사당해야 하는지, 메구미에게는 불쾌했다.
「저어, 저 급하거든요. 미안합니다」
「이런, 기다려. 어른 말을 들어야지」
사라지려는 메구미 팔을 노우치가 붙잡았다. 메구미는 적잖이 가슴이 덜컹했다.
「알겠니. 요즘은 무슨 세상이 이러니 어린 여자애가 무슨 밤놀이」
노우치가 슥 얼굴을 가까이 한다. 숨결에 담배냄새가 풍긴다.
「특히, 너 같이 예쁜 여자애는 더 그래요. 그러고 보니, 네 어머니도 상당히 미인이더라. 우리 마누라도 그 정도 미인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필이면 그런 못난이를. 십년 전에 헤어졌지만, 역시 여자는 미인이어야 해. 바람 피면 곤란하지만……」
노우치 말투는 담담해서, 꼬집어 말할 만한 수상한 점은 없는데도, 메구미는 어쩐지 오싹하는 기분 나쁜 느낌을 받았다.
마누라와 헤어져, 이런 곳에서 혼자 관리인을 하고 있으면, 자기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하고 싶어지는 걸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거기에 느긋하게 어울려 줄 수 있을 정도의 여유도 없었다.
「미, 미안합니다. 나, 정말 급합니다. 다음에 천천히 들을 테니까」
메구미는 노우치를 뿌리치듯 하고 달려갔다.
──이상한 아저씨……대체 뭐람.
목의 솜털이 곤두서는 듯한 어쩐지 섬뜩한 느낌을 받으며, 메구미는 필사적으로 유리문을 밀어서 열었다.
노우치 목소리가 조용히 따라온다.
「어머니한테 말해 둬요. 너무 요란하게 놀면 몸을 망친다고」
영문도 모르는 채, 메구미는 그 말을 듣고 있었다.
2
탁탁 유리창을 노크하는 가벼운 소리. 메구미는 물리 노트에서 눈을 들었다.
「어머……」
레이지가 창에 달라붙어, 이쪽을 보고 있다. 메구미가 자물쇠를 풀고 열어주자, 레이지는 가벼운 몸동작으로 베란다로부터 메구미 방으로 들어왔다.
「또 몰래 들어왔니? 나쁜 애네」
「하지만……저번에, 누나하고 그거, 잊을 수가 없어서. 헤헤……」
계면쩍은 듯, 레이지는 머리를 긁었다. 메구미 볼도 자연히 부드러워진다.
「바보. 하지만, 이렇게 베란다로 오지 않아도 돼. 다음부터는 제대로 현관으로 와」
「으, 음……. 하지만, 꽤 재미있어, 난간 타고 오는 거. 스릴 있어」
「무슨 소리 하니. 위험해, 정말. 언제고 떨어지면 죽는다니까」
「괜찮아. 그렇게 서툴지 않아……나, 몸이 가볍거든」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펴는 조그만 레이지 몸은, 확실히 몸이 가벼운 듯 하다.
──어쩐지, 작은 원숭이 같은 이미지네, 이 애.
입 밖으로는 꺼내지 않고, 메구미는 킥 웃었다. 그것은 눈치 채지 못했는지, 레이지는 문득 진지한 얼굴로 몸을 내밀었다.
「으응, 누나, 들었어?」
「뭘? 뭔데?」
「흐응, 역시, 아직 모르나」
「뭔데! 뭔진 모르지만, 빨리 말해」
콩하고 레이지 머리를 때려 준다. 그 손을 피하듯, 레이지가 메구미 가슴으로 안긴다.
「우와아. 말랑말랑한 게 기분 좋다」
그다지 크지는 않은 유방에, 레이지는 북북 얼굴을 비벼댄다.
「이런, 안돼. 빨리 말 안해!」
귀를 잡아당기자, 레이지는 얼굴을 찡그리며 메구미로부터 떨어졌다.
「사실은, 나, 들었다. 또, 나타났대」
메구미가 의미를 몰라 눈을 깜빡거리고 있자, 레이지는, 조금 건방지게 한 눈을 찡끗했다.
「몰라? 왜, 그거……치한. 또 여자애가 습격당했어」
메구미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럴 리가……정말?」
「정말이지. 아직 그다지 아는 사람 없는 것 같은데, 우리 엄마, 그런 거 소식이 빠르거든. 어디서 듣고 온 거 같아. 전화로 누구한테 말하는 걸 들은 거지만, 이번에는 사학년 여자애래. 수법 같은 게 저번하고 똑같아서, 아마 같은 범인일 거라더라」
빠르게 주절대는 레이지 눈은 기쁜 듯 빛나고 있다. 모친의 가십 좋아하는 성격을 많이 물려받은 것인지도 모른다.
「흐음……사학년이라. 역시, 범인 남자, 로리콘이야. 아, 로리콘, 아니?」
「알지. 바보 취급하지 마」
레이지가 입을 쭉 내민다. 그것을 무시하고, 메구미는 질문을 계속했다.
「그래서, 언제 그랬대?」
「어젯밤」
「어젯밤? 몇 시쯤?」
「아, 으음, 분명 9시쯤인가……」
갑자기 메구미 안색이 변하자, 레이지는 놀랐다.
「그래……9시경……그럼, 위험했구나, 나도. 으응, 범인은 도망쳤겠지?」
메구미가 잡아먹을 듯이 레이지에게 묻는다. 레이지는 당황했다.
「그, 그래……하지만, 왜 그래? 누나, 갑자기 무서워져버렸어」
「나, 어제 10시쯤 돌아왔거든, 사건 나고 한 시간 후지? 어쩌면 아직 범인이 주변에 있었다면 위험했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오싹해져 버렸어……어머, 왜!」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는 레이지를, 메구미는 노려보았다.
「왜 웃는 거야. 요게!」
「하지만, 누나가 너무 이상한 걸 걱정하고 있으니까……」
「이상한 거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범인이 로리콘이라고 말한 거 누나잖아. 로리콘이 누나 따위를 노리겠어?」
따위──라는 말이 메구미에게 거슬렸다. 메구미 손가락이 다시 레이지의 귀를 잡아당긴다. 그렇지 않아도 큰 편인 귀가 더 늘어난다.
「아야, 아야야! 이러지마, 누나……내가 말하고 싶은 건, 치한 녀석은 털도 안난 어린애 보지를 좋아한다는 거야. 누나 보지는 털이 무럭무럭 났잖아」
「시, 싫어. 음흉하긴!」
몸이 확 달아오르는 걸 느낀다. 메구미는 레이지 귀를 놓고, 몸을 홱 돌렸다.
「나, 칭찬한 거야. 나, 누가 보지가 좋아. 응, 또 보여줘」
「바보. 그런 창피한 말은 하는 거 아냐」
「그럼, 뭐라고 말하면 돼?」
「내참. 이제 조용! 내가 걱정하는 건 내가 습격당하는 게 아니야!」
「응? 그럼, 뭔데」
이 레이지라는 소년, 꽤나 말이 많은 어린애 같다. 중학생이라도 되면 갑자기 어른스럽게 말이 없어지는 소년이 많지만, 레이지는 아직 어린애 그대로인 꼬마 같다.
「목격자 말야……왜, 자주 있잖아. 우연히 범인 얼굴을 보고 말았다가 죽임당하고 마는 이야기. 로리콘 변태 남자라면,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야. 아아, 무서워……. 그 관리인이 말한 대로, 밤에는 어슬렁거리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아」
「관리인? 아아, 그, 말 많은 아저씨. 나, 싫어. 기분 나쁜 얼굴에. 화단 꽃 조금 상한 거 가지고, 저번에 무지 화내더라」
「그건, 너희가 잘못한 거잖아. 확실히 시끄러운 아저씨 같기 해도, 나쁜 사람은 아닐지도 몰라. 부인하고 헤어졌다고 말하기도 하고, 쓸쓸한 아저씨야, 분명」
「무슨. 그런 좋은 사람 아냐」
레이지는 관리인인 노우치가 꽤나 싫은 모양이다. 메구미 말 따위 들으려고도 않고 못마땅해 한다.
「틀림없어, 부인도 도망간 거야. 뭐, 상관없지만, 그런 아저씨 얘기는 어쨌든지 간에. 그보다, 또 재밌는 거 하자, 누나……나, 그거 때문에 왔어」
레이지가 응석부리듯 다가온다. 그 손이 메구미 유방을 만지더니, 그곳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안돼. 지금, 중간고사라서. 요 녀석, 안된다니까……공부하고 있었어, 나……」
레이지 손가락의 움직임은 전혀 애무라고는 부를 수 없을 정도의 서툰 것이었지만, 그것이 의외로 메구미의 몸에 불을 지폈다.
미숙한 애무 테크닉은, 그대로 레이지의 성숙하지 않은 가느다란 페니스를 떠올리게 한다. 메구미의 혀는, 빨리 그것을 빨고 싶어서 무의식적으로 위턱을 문지르고 있었다.
「누나……하자. 저번처럼 기분 좋은 거……」
변성기 전의 보이소프라노 목소리가 칭얼거린다. 메구미는, 레이지 사타구니로 손을 뻗었다. 오똑 봉이 튀어나와 있는 감촉.
──서 있어.
오싹오싹 기쁨이 솟는다.
「……빨아줄까? 고추」
「응, 응응! 해줘! 저번처럼, 누나한테 빨리고 싶어!」
레이지는 기뻐서 들떠 있다. 이런 식으로 무조건적으로 기뻐하게 만드는 것도 결코 기분 나쁘지는 않다.
「좋아. 빨아 줄게. 하지만, 내 걸 핥고 나서야. 알았어?」
「할아? 누, 누나 보지를?」
시간을 조금 두고 레이지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러나 그 눈 안에는, 음란한 호기심의 불길이 활활 타고 있었다.
「그래. 커니링구스라는 거야. 몰랐어? 섹스 때는, 남자는 여자 그 곳을 반드시 핥는 거야. 자아, 옷 벗어」
명령을 하면서, 메구미 자신도 벗기 시작했다.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모습이 된다.
「헤에……처음이다. 누나 올누드 보는 거……」
「무슨 바보 소리 하는 거니. 전에 엿본 주제에」
「아, 하지만, 그 때는 편안하게 보고 있을 여유가 없었으니까. 정말이야. 깜짝 놀라버려서」
우물쭈물 변명하는 레이지가, 어쩐지 메구미는 귀여웠다.
「그래서? 어때? 내 몸……예뻐?」
「예, 예쁘지! 엄청나게……나, 어질어질해!」
「바보네. 그렇게 과장하면 거짓말로 들리잖아. 뭐, 됐어. 레이지 몸도 꽤 좋아」
홀쪽한 어린애 몸에 오똑 휘어진 작은 포신은 욕정을 부채질하기에는 너무나도 빈약한 모습으로, 가엾게까지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반대로 메구미 안의 일부──조금 사디스틱한 부분을 오싹오싹 흥분시키는 것이다.
첫 월경도 시작하지 않았을 소녀를 덮치는 폭행마의 기분을 조금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핥아. 혀를 뻗어 살짝 핥는 거야」
메구미는 침대에 누웠다. 그렇지만, 문득 생각을 고쳐 몸을 일으킨다. 그대로 오른발만 침대 아래 내리고, 왼발은 가슴에 끌어 안 듯 무릎을 세우고, 두 허벅지를 크게 벌린다.
메구미의 부끄러운 부분은, 모조리 그 모습을 드러낸다.
어차피 핥게 한다면, 가급적 야한 짓을 하고 싶다. 상대는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애이고, 게다가 자기 말이면 무엇이든 그대로 할 것이다. 어떤 음란한 짓을 시켜도, 경멸당할 걱정은 없다.
그런 생각이, 메구미를 음란한 행위로 몰아대고 있었다.
「핥아. 빨리……」
레이지가 얼굴을 가까이 가져온다. 메구미는 얼굴을 숙이고, 음모가 약간 가리고 있는 자기 비밀 장소를 들여다본다. 조심조심 레이지 혀가 뻗고, 그것이 수풀을 가르더니, 톡 민감한 속살에 닿았다.
「아……음……그래, 그렇지. 그대로 간질이듯이 핥아……」
서툰 혀 움직임이, 바로 눈 아래에 보이고 있었다.
──핥고 있어. 아아, 부끄러운 곳을 핥고 있는 거야…….
자기 부분을 핥아대고 있는 모습을 자기 눈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은 메구미를 격렬하게 흥분시켰다. 뜨거운 것이 비밀장소에서 쭉쭉 스며 나와, 하반신을 감싸가는 것 같다. 무릎이 달달 떨린다.
「아앗, 레이지, 잘 하네……아주 좋아……」
처음으로 소년의 이름을 불렀다. 레이지를 자기 애완동물로 삼은 기분이 든다.
「거, 거기, 아니? 그 곳의 입구야……저번에 레이지가 들어갔던 곳. 혀를 넣고 누르면서 밀어봐……」
레이지의 혀 움직임이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좌우의 주름을 스윽 밀어 여는 감촉……그에 이어 뾰족하게 만든 혀끝이 여자 음부의 갈라진 틈에 닿는다.
「우윽……아아. 좋아……」
꾹꾹 후벼 판다. 혀끝이 질 내부에서 간질간질 비틀리고, 메구미 아랫배는 찌잉 수축했다.
「아……아……근사, 해. 으음, 이번엔 클리토리스야……거기 바로 위……작은 분홍색 콩 같은 것이 있지? 알겠어?」
가장 부끄러운 부분을 말로 설명하노라니, 메구미는 절박할 정도로 상승하는 것을 느꼈다. 레이지는 아무 대답 없었지만, 금방 혀는 그곳으로 움직였다. 낼름낼름 아무 생각 없이 돌기를 핥아 준다.
「앗, 아아앗! 그래, 거기. 아앗, 좋아! 계속. 더 핥아!」
어느 사이 메구미는, 수풀로 손가락을 미끄러뜨려 넣고 있었다. 그 손가락이, 핥아지고 있는 클리토리스에 닿는다.
전기가 오른다.
핥아 비비는 혀의 움직임과 그 끈적한 감촉을 손가락으로 직접 느낀다. 그리고 다시, 그것을 받고 훨훨 숨쉬는 불길처럼 뜨거운 작은 돌기의 기쁨이, 저릿저릿 메구미의 손가락을 타고 올라온다.
──간다……아아……가버린다!
반복되는 주문처럼, 그것은 메구미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클리토리스가 꿈틀거리고 있다. 내부로부터 간질간질한 듯한, 근지러움이 몸을 오그라들게 하는 듯한 유열의 꿈틀거림.
메구미 머리가 크게 젖혀졌다. 손발이 굳어지고, 닥쳐올 절정에 대비한다.
그렇지만, 그러나, 그것은 갑작스런 전화소리에 허무하게 끊어졌다.
「아, 안돼, 마마야!」
메구미는 레이지를 밀치듯 밀어내고 방을 뛰쳐나갔다.
*
메구미가 돌아왔을 때, 레이지는 쓸쓸하게 남겨진 것처럼 앉아 있었다.
「너무해. 사람을 밀쳐버리고 가다니……」
레이지는 아주 부어 있었다. 메구미는, 실수했다는 듯, 혀를 내밀어 보인다.
「미안. 마마한테서 전화가 오기로 약속되어 있었거든……내일……그래, 내일이면, 시험도 끝나니까, 또 와」
레이지가 입을 멍청하니 벌렸다.
「내일이라니……설마, 벌써 돌아가라고? 무슨 소리야. 누나 걸 핥으면, 내 거 빨아주겠다고 약속했잖아. 나, 아직 것도 안 해줬잖아!」
「알고 있어. 그러니까 사과하잖아. 나가지 않으면 안돼서 그래. 마마가 저녁은 밖에서 먹자고 지금……」
「그런 건 좀 늦어도 되잖아. 응, 해줘!」
그야말로 응석을 부리는 아이였다. 메구미는 어깨를 으쓱하고, 자기만 옷을 입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잖아. 원래, 이쪽 예정 무시하고 온 레이지가 나쁜 거야. 내일을 꼭이니까, 응? 빨리 옷 입어」
레이지는 머뭇머뭇 일어나며, 벗어 내던졌던 팬티를 주웠다.
「그럼, 나, 오늘 밤에 올게. 밤에는 집에 올 거지? 누나」
「어머, 안돼. 시험 중이라고 말했잖아. 내일은 어려운 물리라서, 필사적으로 밤샐 거야. 착하지, 오늘은 스스로 하고 참아」
메구미는, 레이지의 얇은 입술에 가볍게 입을 눌렀다. 새빨개진 레이지의 어린 아이다움이 메구미에게는 우스웠다.
3
이제 수영하는 사람도 없는 야외 풀을 내려다보면서, 메구미는 부친이 옮긴 K라는 미국작가 작품을 읽고 있었다.
로비는, 땀을 한바탕 흘린 후의 지친 몸을 소파에 편안히 실은 남녀노소로 넘치고 있다. 그 중에는 메구미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기다리는 듯한 이들도 있기는 있었지만, 그것은 아주 소수였다.
메구미는, 모친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가급적 빨리 와」하는 사토코 지시대로, 레이지를 쫓아내듯 하고, 여기『사르듀 스포츠클럽』을 찾아왔다. 그렇지만, 엄마 모습은 로비에 없고, 벌서 이럭저럭 삼십분 이상이나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특별히 지루하지는 않았다. 책에 열중하고 있던 탓도 있다.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영웅담에 가까운 내용이다. 터프하고 여자를 좋아하는 주인공이 설치된 교묘한 함정을 차례차례로 돌파하고, 사건의 핵심으로 다가가는 내용이 근사해, 읽는 사람에게 숨쉴 틈도 주지 않는다. 또, 그 주인공인 해군사관이,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이런 남자한테 안겨보고 싶어. 어떤 느낌일까.
그런 공상을 하고 있던 때이다. 메구미는, 익히 듣던 웃음소리에 눈을 올렸다.
모친인 사토코가, 어여쁜 웃음을 지으며 로비를 가로질러 온다. 그러나 그 웃음은 딸을 향한 것은 아니었다. 그 어깨에 가까이 다가들지는 않으며 걷는, 키 큰 젊은 남자 이야기에, 사토코는 까르르 떠들썩하게 웃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알아채고, 한번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던 메구미는 다시 소파에 앉았다.
──누구지? 저 남자……어디서인가……분명, 어디선가 본 적 있어.
메구미는 필사적으로 기억을 뒤졌다.
──그래, 저 남자…… 맨션 화단에 앉아있던 남자야. 미유키가 물었더니,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했던……아, 하지만, 어쩌면.
숨을 들이켜고, 메구미는 사토코와 남자 모습을 다시 살폈다. 둘은, 흡사 헤어지기 아쉽다는 듯한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묘하게 풀어진 사토코의 웃는 얼굴에도, 남자와 여자의 깊은 교제 냄새를 풍기는 무엇인가가 느껴지는 것 같다.
──혹시……저 남자는 마마를 기다리고 있었던 걸지. 미유키가 물었더니, 당황해서 다른 이름을 말하고. 그래.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 마마도 조금 이상했어. 어쩐지, 우리가 집에 있는 게 싫었던 게 싫었던 거 같이.
바람──.
그 진부한 단어가 메구미 머릿속에서 낮게 울렸다. 발에서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다.
「어머, 메구미. 빨리도 왔네. 오래 기다렸어?」
사토코는 메구미를 알아보고, 앉아있는 소파로 다가왔다.
「아, 여기, 수영코치인 카시와기씨. 언제나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있어」
한발 늦게 나타난 카시와기 유우를, 사토코는 그렇게 말하며 메구미에게 소개했다. 메구미는 머뭇머뭇 얼굴을 들어 유우를 올려다본다. 본다기보다는 노려보는 것에 가까운 날카로운 눈이다.
사토코가, 당황한 듯 끼어들었다.
「어머, 그러면 안돼. 제대로 인사를 해야지……내 참, 얘도……미안해요. 딸인 메구미에요」
「아니요, 괜찮아요. 고등학생이죠? 마침 부끄러움 많을 때니까요」
유우는 태연하게 부녀 앞에 앉았다. 그 입가에는, 메구미 따위 신경도 쓰지 않는 듯한, 엷은 미소가 떠 있다. 적어도, 메구미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메구미, 카시와기씨는, Y국립대학 3학년이야. 대단하지? 게다가, 클럽 코치까지 하시고, 너도 본받아」
사토코의 말들이 메구미의 마음에 거슬린다. 쓰게 웃는 유우의 얇고 단정한 입술 모양조차, 메구미에게는 징그럽게 여겨진다.
아예, 이 자리에서 이 남자에게 엄마와의 관계를 캐묻고 싶어진다.
그렇지만, 카시와기라는 이 남자는 20세정도. 재수, 낙제가 있었다 해도, 25세 이상이 아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젊은 남자가, 왜 사십 넘은 사토코 따위하고……. 아무리 사토코가 아름답고 젊어 보인다 해도, 이런 젊은 남자가 진지하게 상대를 해줄 것으로는 여기지 못하는 메구미였다.
──횩시, 내 착각?
메구미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문득, 유우의 입술에 물린 가느다란 멘솔 담배와 , 그 끝에 불을 붙인 두툼한 라이터가 눈에 눈에 들어왔다.
──아……이 지포라이터…….
메구미는, 소리지를 것 같은 자신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
──그 지포라이터야…….
스프 접시에 기계적으로 스푼을 움직이면서, 메구미는 가슴 속으로 되뇌었다.
유우가 쓰고 있던 지포라이터. 그것은 메구미가 본 적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것을 본 것은 자기 집 거실.
그 날──. 그래, 화단에 앉은 유우를 발견한 그 날 밤이다. 테이블 아래 있던 그것을 주워든 메구미는, 엄마에게 물었다.
「파파, 라이타 바꿨어?」
지로도 지포라이터는 애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메구미 생각에는 좋지 못한 취미로 보이는 금색일 터였다. 주워든 지포라이터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부조가 새겨진 유황에 그을린 은제품이었다.
메구미는, 아빠가 자기의 평소 충고를 겨우 들어주어 느낌 좋은 지포라이터로 바꾼 건 아닌가, 가벼운 기분으로 물었던 것이다.
그 때, 엄마 얼굴이 아주 조금 어두워졌던 것을 메구미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그다지 마음에 담아두지는 않았다.
「카와바타(川端)가 놀러 왔었어. 남편분도 같이. 아마 놓고 간 건가봐」
학생시절부터 엄마 여자친구 이름을 듣고, 메구미는 무조건 그것을 믿어버렸다.
하지만 지금, 그 지포라이터를 카시와기 유우가 쓰고 있다고 한다면, 엄마 설명을 믿을 수는 없어진다.
──그런 거야……그 날, 우리가 나간 뒤, 그 남자가 집에 온 거야. 그리고 잊고 간 거야, 지포라이터를.
결정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자기 모친의 바람기를 알아 버렸다──. 슬픈 건지 화가 나는 건지 알 수 없는 격렬한 감정이 메구미 안에서 소용돌이쳤다.
「왜 그래? 아까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멍하니」
갑자기 사토코가 말을 걸어, 메구미는 움찔 어깨를 떨었다. 그 바람에 스푼이 손에서 떨어진다.
「어머, 그러면 안돼. 기껏 풀코스 시켰는데, 더 예절 바르게 해야지」
한 손을 들어, 보이에게 새 스푼을 부탁하고 사토코를, 메구미는 멍하니 노려보았다.
──마마도 참……내 기분은 전혀 모르는 주제에.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그런 메구미에게, 사토코는 싱긋 미소를 보냈다.
「기운이 없네. 내일 시험이 걱정이니? 하지만, 가끔은 이런 곳에서 식사하면 기분이 달라져서 좋아. 공부도 잘 돼. 여기 요리, 맛있으니까, 많이 먹고 머리에도 영양을 보내줘야지」
명랑한 엄마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면서, 메구미는 억눌린 듯한 낮은 음성으로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으음, 엄마. 파파한테 미안하지 않아?」
있는 힘껏 깊은 의미를 담을 생각이었지만, 사토코는 표정조차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착각한 것 같다.
「어머, 왜? 파파도 지금쯤은 혼자서 유유히 맛있는 걸 먹고 있을 걸. 아카사카(赤坂)에 좋은 가게가 있대. 게다가, 마마나 네가 없는 만큼, 독신 기분으로 천천히 즐기고 있을 거야, 분명」
지로는 일을 하는 한편, 강사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었다. 매주 목요일. 점심 때 쯤, 집을 나가 요츠야(四谷)에 있는 번역학교로 간다. 그 곳에서 세 클라스 정도 강의를 한 다음, 일터를 겸한 미나미아오야마(南?山)의 원룸 맨션에서 묵는 것이 보통이었다.
오늘이, 그 목요일인 것이다.
이세(伊勢) 새우의 테르미도르가 왔다. 소스와 함께 구워낸 새우 몸을 메구미는 조금 깨물었지만, 문득 그 손이 멈추었다.
──오늘 밤에는 파파가 돌아오지 않아. 어쩌면 내일도 모르겠는 걸.
지로는 강의가 있든 없든 관계없이, 마감이 닥치면 미나미아오야마 집에 틀어박혀 버리는 일이 있었다. 그렇게 되면 이틀이나 사흘은 돌아오지 않는다. 다 붙여보면 한달 중 절반은 집을 비우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그렇구나. 마마는, 파파가 없는 날을 노려 그 남자를 만나고 있었어.
견디기 힘든 생각들이 메구미 가슴에 넘친다. 아빠가 너무나 불쌍하게 여겨진다.
방금 전, 사토코와 유우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웃으며 떠들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메구미에게는 그것이 대충, 오늘 밤 정도에 정사를 모의하던 것은 아닐까 생각되었다.
──좋아. 나, 오늘 밤에는 계속 마마를 감시해 줘야지. 아무 데도 못나가게.
메구미는 사토코의 시선을 피하듯 웅크리고,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메구미……? 왜 그래? 빨리 먹어」
「응, 마마……」
최고급일 터인 이세새우는, 지독하게 맛없이 메구미의 혀를 지나가고 있었다.
4
분명, 누군가가 뒤를 밟고 있다. 발소리는 한 사람──아니, 가끔은 두 사람인 것도 같다.
그러나, 메구미에게는 뒤돌아볼 용기가 없었다.
부활시간이 좀 길었던 탓도 있지만, 가을 해가 짧아 벌써 많이 어두워졌다. 곳곳에 설치된 가로등이 비쳐내는 자기 그림자가, 희미하게 아스팔트에 드리워진다. 버스정류장에서 맨션까지 불과 200미터 정도인 거리가, 오늘은 열배나 멀게 느껴진다.
──빨리……빨리 집에 가야하는데.
등뒤의 발소리가 문득 빨라졌다. 확실히 메구미를 뒤쫓아 온다.
메구미 발이 섰다. 뒤돌아보지 않고서는……소리를 내지 않으면……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쫓아오는 발소리에 끝내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메구미는 뜀박질을 하고 말았다. 당연히, 무겁게 쿵쿵하는 발걸음이 뛰어서 쫓아온다.
──사람 살려……싫어. 아, 누구 없어요…….
숨이 가쁘다. 몸이 지독하게 무겁다.
순간, 메구미 발이 엉켰다.
「아야야!」
갑자기 등 뒤에서 덮치는 체중이 메구미를 짓눌렀다. 거대하다고도 여겨지는 두툼한 손이 메구미 입을 덮는다.
「우……우우우-웁!」
누군지 모를 그 남자는, 버둥대는 메구미 몸을 전혀 무시하고, 꾹꾹 뒤집어엎는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만 들려온다.
질질 끌려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리 다리를 버둥거려 보아도, 그것은 헛되이 공중을 걷어 찰뿐이다.
너무도 무서워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남자는 메구미를 도로 옆 공원으로 끌고 가려 한다. 낮에는 아동공원으로서 어린 아이들이 모여 있지만, 일곱 시를 넘은 이 시간에는 이제 아이 하나 없나.
메구미 하나를 내리고 떠나간 버스의 출도착 시간 탓에, 이 곳을 지나는 사람도 누구 하나 없었다. 주택지로 정비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이 주변 일대는 한적했던 것이다.
아마, 이 남자는 그것을 아는 상태에서 범행을 꾸몄을 것이다.
「우웁. 웁웁!」
입을 덮은 남자 손을 메구미는 있는 힘껏 깨물었다. 그러나 남자는 그것을 조금도 상관하지 않는 듯, 메구미 몸은 제대로 저항도 못하고 어두컴컴한 공원으로 끌려들어가고 말았다.
낮은 관목이 심겨진 잔디밭으로, 메구미는 아주 억센 힘에 밀려 쓰러졌다.
「시, 싫어……웁, 우웁!」
손수건 같은 것이 입에 쑤셔진다. 그것을 꺼내려는 메구미 손을, 남자는 비틀어 올리고, 그대로 메구미 몸을 휘릭 돌리듯 하여 지면에 납작 엎드리게 했다.
「우-웁! 웁웁!」
등 뒤로 비틀려 올라간 왼팔이 찢어질 듯 아프다. 버둥대면 버둥댈수록, 아픔은 더 커진다.
고통과 공포 속에서, 메구미는 방금 힐끗 봤던 남자 모습을 반추하고 있었다. 얼굴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등 뒤로부터 비치는 빛으로 실루엣처럼 떠올랐던 남자의 몸은, 크고, 아주 단단한 것 같았다. 힘으로는 상대가 될 수 없다.
메구미의 몸이, 저절로 버둥거림을 멈추었다. 남자는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힘차게 스커트를 걷고, 손가락을 팬티에 걸었다.
절규가 메구미 목구멍에서 치솟아 올랐다. 그러나 그것은 「우웁!」같은 낮은 신음 밖에 되지 못했다.
팬티는 앗 할 사이에 벗겨졌다. 노출된 메구미의 하얀 엉덩이를, 남자 손가락이 어루만진다.
──싫어!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차라리, 정신을 잃어버린다면, 얼마나 편할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것이 안 되는 지금, 메구미는 잡혀 비틀리고 있지 않은 오른손으로, 엎어진 채 잔디를 쥐어뜯는 이외에는,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허리에 남자 손이 들어오더니, 수욱 메구미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좋든 싫든, 두 무릎을 지면에 대고 개가 하는 스타일이 되어 버린다.
자기 의지도, 존엄조차도 빼앗기고, 남자에게 희롱당할 뿐인 음란한 꼭두각시 인형이라도 되어 버린 것 같다. 여자라서 슬픈 갈라진 틈에 남자 끄트머리가 닿은 순간, 메구미 안에서 깊은 절망감이 솟았다.
──아아……더 이상 안돼. 하지 마……
남자는 들어왔다. 쑤욱 속살이 빡빡하게 벌어지고, 그것은 메구미 몸안을 문자 그대로 범하면서, 쑥쑥 그 깊은 곳으로 가르며 들어온다. 그로데스크한 살기둥이 메구미 안에서 무섭게 날뛴다.
헉헉…… 짐승 같은 콧숨을 남자는 단속적으로 흘렸다. 메구미를 뚫고 범한 음란한 막대기는, 폭렬적인 율동을 개시한다.
「우……우우욱……아……아아앗!」
메구미는 더욱 몸부림쳤다. 뚫었다는 것에 안심했는지, 남자는 이미 메구미 왼팔을 놓았다. 메구미는 두 손으로 잔디를, 지면에서 움켜잡고 뜯으며, 그 무참한 굴욕을 견디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살막대기는, 더욱 격렬하게 넣고 빼기를 메구미 점막 틈새에 가해간다. 쭉, 쭉하고 메구미의 음란한 입술이 흐느껴 운다.
메구미는 소리없이 통곡하며 울부짖는다. 남자에게 박히는 기쁨이 눈을 뜨기는 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누군지도 모를 남자가 짐승처럼 범하는데도 기쁨을 느낄 리가 없다.
──싫어!
무아지경으로, 메구미는 쥐어뜯은 잔디를 흙과 함께 등 뒤로 던지고 있었다.
「우으윽!」
남자가 짖었다. 마구잡이로 던지는 것이나 다름없는 메구미의 공격이, 보기 좋게 남자 안면을 직격한 것이다.
남자는 두 눈을 가리고 신음하고 있다. 온힘을 다해 눌러대고 있었던 메구미 하반신이 자유로워졌다.
본능적으로 도망갈 찬스라 느낀 메구미는, 남자를 뿌리치고, 정신없이 달렸다. 입 안의 손수건을 토해냈다.
「사, 사람 살려! 도와줘요!」
공원에서 나가기만 하면……도로로 나가기만 하면, 누군가가 지나갈지도 모른다. 조금만 있으면 다음 버스가 도착할 시간이다.
그런 일말의 희망을 품고, 메구미는 그냥 달렸다. 남자가 쫓아오고 있는지 어떤지, 그것조차도 생각할 여유 없이.
──이제……이제 조금이면.
어두컴컴한 공원이 이제 10미터 정도면 끝나려 한다.
그 때다.
오른쪽 숲이 휘릭 흔들리고, 남자가 하나 튀어나왔다. 이어 하나 더. 메구미는 새파랗게 질려 그 자리에 우뚝 섰다.
「시, 싫어……싫어!」
지름길을 가로질러 먼저 쫓아온 것일까. 게다가, 패거리가 있으리라고는
두 남자에게 가로막혀버린 메구미는, 반사적으로 원래 왔던 방향으로, 공원 안으로 달렸다.
남자들 발소리가 쫓아온다.
「싫어……아악, 싫어, 누구, 도와 줘요!」
고함치는 목소리가 갈라진다. 가슴이 답답하다.
다시, 남자 손에 어깨가 잡힌다.
「꺄아악!」
남자의 억센 팔은 등 뒤로 메구미를 끌어안는다. 그 손이 메구미의 유방을 붙잡고, 희롱하는 듯한 손놀림으로 마구 주무른다.
「……싫어……싫어!……」
「좋은데……하게 해줘, 나한테도」
비릿한 남자 숨이 귓가에 불어온다. 다른 한 남자가 메구미 앞으로 돌아와, 거친 숨을 토하면서, 스커트를 마음껏 걷어 올린다.
「헤헤……귀여운 것. 빨리 해치우자」
「그래」
절망감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남자에게 질질 끌려가며, 메구미는 힘이 다한 것처럼 그 자리에 쓰러뜨려졌다. 몸이 눕혀지고, 그 곳에 남자 몸이 덮쳐온다.
남자의 야만스런 딱딱한 것이 틈새에 닿는다.
온몸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한 혐오와 굴욕 속에서, 메구미는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강한 빛이 위로부터 비쳐서, 메구미는 놀라 눈을 부릅떴다. 이어, 뚱뚱한 남자의 탁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 거기서 뭐하는 거야!」
덮쳐든 남자가 벌떡 일어났다. 괴성 같은 알아듣지 못할 소리를 지르고, 대번에 도망가려 한다.
서치라이트를 손에 든 커다란 남자가 그것을 쫓아갔다.
영문 모른 채 멍하니 지켜보는 메구미 눈앞에서, 커다란 남자는 치한을 붙잡고, 저항하려는 그 몸을 멋지게 집어던졌다.
아마 유도라도 하고 있는지, 던져진 남자는 끅끅 신음한 채, 그 자리에서 몸을 웅크렸다. 다른 하나는, 그런 것을 상관하지 않고 도망쳐 사라져 간다.
「한 명은 놓쳤나……할 수 없지. 어이, 일어나! 이리 와」
메구미에게 구세주가 된 그 남자는, 치한 팔을 비틀어 올리고, 메구미에게 돌아왔다. 그 얼굴이 빛 속에 희미하게 떠올랐을 때, 메구미는 「앗」하고 조그맣게 소리질렀다.
「과, 관리인?」
관리인인 노우치는, 네모난 얼굴에 싱긋 웃음을 지었다.
「맨션 밖을 순찰하고 있는데 비명이 들려서, 서둘러서 와봤어. 괜찮니?」
노우치가 어깨를 상냥하게 만진 순간, 메구미의 모든 감각이 마비되었다. 눈물이 넘쳐, 메구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어린애처럼 소리 내며 울었다.
「그래그래, 이제 괜찮다. 자아, 울지마, 착하지. 이녀석은 본 적 있는 놈이니?」
노우치는, 누르고 있던 남자 얼굴을 붙잡고, 그 얼굴을 메구미 쪽으로 돌렸다.
아직 사십 전인 듯한 중년 샐러리맨 풍의 남자──메구미에게는, 그 얼굴에 기억이 있었다.
「이, 이 사람……알아……치한이야. 나, 전에 버스 안에서, 지독한 짓을 당했어……」
메구미 어깨가 덜덜 떨렸다. 지금, 눈앞에서 웅크리고 있는 이 남자는, 틀림없이 두 달 전쯤 버스 안에서 메구미 손을 사타구니에 끌어넣고, 다른 한 패에게 메구미를 범하게 하려 했던 온화한 얼굴의 치한 남자였다. 아마, 도망쳐버린 남자가, 메구미 안에 징그러운 것의 끄트머리를 찔러 넣은 놈일 것이다.
「과연. 여기저기서 못된 짓을 하고 다닌다 이거지. 신고는 했으니까, 이제 곧 순찰차가 올 거야」
귀를 기울이자, 멀리서 순찰차 사이렌이 들려오는 것 같다.
「요즘 문제가 많으니까, 늦을 때는 누군가 나와 달라고 하는 게 좋아」
「예, 예……」
메구미는 힘없이 끄덕였다. 순찰차 사이렌은, 어느 사이, 바로 그곳까지 다가와 있었다.
5
『어제 11월 15일 오후 일곱 시 무렵, 요코하마시 M구에서 소녀를 폭행한 남자 하나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 체포되었다. 그리고 도주했던 일당 한 명도 두 시간 후 자택에서 체포되었다.
체포된 사람은 M구에 사는 회사원 마치다 료이치(町田良一)(36)와 동급(同及) 카와노보리(川登)(34). 두 사람은 이전부터 버스 안에서 여고생들에게 성희롱을 하기도 하고, 귀가중인 여성들에게 폭행을 하기도 했다. 경찰서에 신고된 것은 이번에 피해를 입은 A코씨(16)가 처음이지만, 두 사람의 진술에 의한 것만으로도, 무려 열 명이상의 여성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 A코씨가 사는 맨션에서는, 소학생 여자아이를 노린 폭행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그 사건도 두 사람의 범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석간에 조그맣게 실린 기사를 모두 읽고, 메구미는 휴우 한숨을 쉬었다. 그것을 눈치 채고, 사토코가 다가온다.
「그런 거 읽지 마. 잊어 버려, 이제. 나쁜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생각해. 알았지?」
딸이 강간당한 것은, 사토코에게 상당한 충격이었다. 목소리가 약간 떨리고 있다.
「괜찮아. 습격당한 게 메구미라고는 아무도 모르니까. 그 관리인도, 분명 아무 얘기 하지 않아 줄 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잊어. 보통 때처럼 하면 돼. 내일부터는, 학교도 잘 가고, 응?」
잠자코 있는 딸에게, 사토코는 필사적으로 이야기해댔다. 지로는 아오야마 일터로 간 채, 연락이 두절되어 있다. 사토코는 혼자서 딸을 달래고, 그리고 격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나, 내 방으로 가 있을래. 저녁밥 다 되면 불러」
「어, 어어」
아직 걱정스러운 듯한 사토코를 남기고, 메구미는 자기 방으로 향했다. 문 앞에서, 아랫배에 힘을 주고, 단숨에 가슴속으로부터 숨을 토해낸다. 조금 기운이 나는 것 같다.
문을 열자, 그 곳에는 레이지가 와있었다.
「또 창으로 와버렸어」
레이지는 멀리 떨어진 두 눈의 눈꼬리를 내리고, 멋쩍은 듯 웃고 있다. 그 얼굴이 하도 익살스러워, 메구미는 자기도 모르고 웃고 말았다.
「붙잡았지? 여자애 덮친 범인 새끼들. 으음, 누나, 어떻게 생각해?」
「어, 어떻게 뭘?」
레이지의 갑작스런 질문에, 메구미 어깨가 움찔했다. 소식이 빠른 레이지인 것이다. 누구보다도 먼저 어젯밤 사건과 범인 체포를 듣고, 한시라도 조만간 메구미에게 이야기할 것이라고 예상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아직 메구미에게는 그것을 웃으면서 잘 넘겨낼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없다.
웃음을 띤 볼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러나, 레이지는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다.
「그러니까, 어제 체포당한 새끼가 정말로 소학생을 덮쳤던 놈하고 동일범이냐 하는 거야. 이상하잖아. 로리콘이 여고생을 덮치다니, 그건 아닌 거 같아. 저번에 얘기했잖아. 어쩐지 이상해」
메구미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자, 레이지는 계속 추측했다.
「도대체가 말야, 어제 잡힌 새끼들, 버스정류장 세 개 전에 있는 미도리가오카(?が丘) 주민이지? 아무리 이 맨션이 눈에 띤다고, 일부러 몇 번씩이나 소학생을 덮치러 오다니 이상하잖아. 분명히 범인은 여기 사는 사람이야. 그 새끼, 분명 다른 놈이 잡혀줘서, 지금쯤 히히덕대고 있을 거야. 으응, 누나, 그렇겠지?」
메구미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몰라, 이제, 상관없잖아, 그런 거」
「왜 그래. 별로 생각이 없나 보네. 난, 갑자기 마구 들뜨는데. 으응, 누나. 같이 진범 찾아내자. 내 생각엔 말야, 그 관리인이 이상해. 110번에 전화해서 범인을 잡은 거 같지만, 왜 그 자리에 있었지? 순찰 중이었다고 말하긴 하지만, 혹시 그 아저씨도……」
「이제 그만 입 좀 다물어. 나 아무 것도 몰라!」
결국 참다못해 메구미가 소리를 질렀다. 갑작스런 고함에 레이지가 얼떨떨해 한다.
「왜, 왜 그래, 누나. 이상해. 오늘……」
메구미는 고개를 홱 돌렸다. 레이지의 익살스러워 보이던 눈썹이 여덟팔자로 찌푸려진다.
「……누나……어, 혹시, 신문에 실린 A코씨가……」
얼굴을 찌푸린 채 말을 막고 있는 메구미 모습에, 레이지는 자기의 무서운 상상이 들어맞은 것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열세 살인 소년은, 폭행을 당하고 풀죽어 있는 연상의 소녀를 어떤 태도로 달래주어야만 좋을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능숙한 입이 제멋대로 계속 지껄여댄다.
「나, 난……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아, 미안……정말이지……하지만, 누나가 좋아. 게다가, 혹시 벌 받은 거 아닌가?」
「벌……? 무슨 벌?」
「그, 그러니까, 저번에, 누나, 내 거 빨아주지 않았잖아. 그런 심한 짓을 했으니까, 분명 벌을 받아서 이상한 짓 당한 거야. 하지만, 한번 받아 버렸으니까, 이제 두 번은 받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안심해……아아, 내가 무슨 소리 하는 거지?」
제멋대로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 레이지를, 질려버린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는 동안, 메구미는 어느 사이 조그맣게 웃음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러자, 불가사의하게도 가슴에 고여 있던 분노도 후회도 안개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네」
어깨에서 힘을 풀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으음, 레이지군……두 번 다시 벌 받지 않게, 지금 빨기로 할까?」
「헥, 진짜?」
믿지 못하겠다는 듯 레이지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렇지만, 그 눈은 일찌감치도 격렬한 호기심으로 빛나고 있다.
「진짜야. 하지만, 마마가 부엌에 있으니까 큰 소리 내지 말아야 해」
「응, 응응」
로봇처럼 아무 생각 없는 움직임으로 몇 번씩이나 끄덕이면서, 레이지는 바지를 벗으려고 했다. 그것을, 메구미가 막았다.
「벗으면 안돼. 내리기만 하면……마마가 왔을 때, 도망가기 쉽겠지?」
「아, 응, 그러네」
레이지는 바지를 발목까지 떨어뜨렸다. 계속해서 하얀 팬티를 끌어내린다. 용수철처럼 팅 가느다란 페니스가 튀어 올랐다.
「맙소사, 벌써 섰어?」
「당연하지, 젊으니까」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펴는 레이지에게 다가가, 메구미는 그 발아래 꿇어앉았다.
「에? 선채로? 이런 모습으로 빨리는 거야?」
「그래. 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