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느낄 수 있을까? 3장 - 병원에서 집으로
3장 - 병원에서 집으로
병원에 도착해서 신부님은 주차하러 가셨고, 병원에 들어가는데는 디에나가 동행을 해주었습니다. 곧바로 대기실이 보였고, 내가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지금것 병원환자가 되어본 일이 없었습니다. 병원이라는 말은 항상 나에게 무엇인가 섬뜩한 이미지를 주었고, 특히 긴급상황, 위급한 상황이라는 이미지만 떠올렸습니다. 왜 내가 여기에 있는것인지? 내가 특별히 뼈가 부러진것도 아니고요. 대기실에서 내 차례가 되어, 병원의 접수계원과 말하기 전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의사선생님을 봐야 해요."
"무엇때문에 그러시죠?"
"저는...그러니까... 의사선생님에게 검사를 받아야 해요."
"무슨일인지 말씀하셔야 담당하는 의사선생님을 정할수 있습니다."
"저...강간을 당했는데요."
이 3마디의 말을 할때는 무엇인가 내 명치에 걸린것처럼, 나는 몸에 힘이 쑥 빠져버렸습니다. 오 하느님, 강간이라니요. 어떻게 이런 안좋은 일이 일어났지? 그게 왜 내가 되어야 하지? 믿겨지지가 않아.
"이쪽으로 오세요."
나는 작은 검사실로 데려가 졌고, 간호원은 하얀색 종이가운을 건네주었습니다. "모든 옷을 벗어주세요. 의사선생님이 잠시 검사를 해야하니까요."
옷을 다벗으라고? 모두다? 휴...이런..., 팬티는 입고있어야 하는데.
검사실은 좀 추웠습니다. 솜뭉치, 진찰기구들이 진열이 되어있었습니다. 내가 여기서 뭘 하는거지? 내게 이런 물건들이 필요한것인가?... 누군가 여기서 나를 데려나갔으면...집으로 데려다 줘.
문 손잡이가 돌려지는 소리가 들리자, 내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의사와 간호사가 들어왔습니다.
"여기에 누우세요. 그리고 발을 받침대에 올려놓으세요."
(산부인과용 진찰대)
그는 진찰대 옆으로 걸어가더니, 내 종이가운을 들추었습니다. 그의 차가운 손은 내 가슴을 눌으면서 나를 눕게했습니다. 내 마음속 깊은곳에서 화가 치밀어 올라왔습니다.
건드리지마! 만지지도 마! 당신눈에는 내가 지금 좋아보이냐? 오 하느님, 이 테이블을 치워버려 주세요. 괴롭고 힘듭니다. 난 움직일 수 가 없어요. 나를 데리고 나가 주세요.
의사의 말이 들렸습니다.
"만약 아가씨가 지금 생리기간이라면, 임신할 가능성은 극히 적습니다."
임신! 임신할 수도 있다고!
"2주일 안으로, 성병검사도 꼭 하셔야 합니다."
나를 성폭행한 녀석이 성병이 없어야 하는데...
"예전에 골반검사를 받은 적이 있나요?"
"아니요."
"음... 몸에 힘을 빼세요."
몸에 힘을빼! 힘을 빼라고? 오, 하느님, 강간, 임신, 성병까지!, 내 몸에서 손가락을 빼!, 내 몸이야. 나를 내버려둬. 건드리지마!, 하느님, 저는 견디지 못할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누구라도.
비록 내 마음속으로는 의사와 간호사에게 욕지기가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중이였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조용하게 행동했습니다. 나는 필요한 질문에 침착하게 대답했습니다. 제 생각과 감정은 완전히 뒤죽박죽이 되어, 내 성기쪽의 감각을 느낄 수가 없게되었습니다. 내 삶의 일정한 부분이 사라진것마냥, 내 스스로 내 자신이기를 포기했습니다. 현실과 싸워야 하겠지만... 힘이 없었습니다. 무기력함. 이 현실은 나에게 일어난 일이였지만... 더이상 내가 아닌것입니다.
두명의 경찰관이 검사실로 들어왔습니다. 얼굴을 보니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두명의 경찰관이 분명했습니다. 그들은 병원까지 우리들을 따라왔나 봅니다. 경찰관이 조사하는 질문에 나는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저는 헐렁한 종이가운을 걸치고 벌거벗은채 진찰대위에 부끄러운 자세로 앉아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조사를 나중에 하자고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면 옷을 입은다음에 조사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나의 권리를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 아가씨의 이름이... 케이린 마스톤, 맞나요? "
" 네 "
" 스펠링이 케,이,린, 마,스,톤 ? "
" 네, 보통 케이라 부릅니다. "
" 나이가 몇살입니까? "
" 19요 "
" 주소는 어디죠? "
" 어떤 주소요? "
" 주소가 두개 인가요? "
" 이번 여름에만 이곳에 잠시 살고 있습니다. "
" 음.. 둘다 알려주세요."
나는 그들이 알고싶어 하는것을 대답해 주었습니다.
" 언제 이 사건이 일어났습니까? "
" 잘 모르겠어요 "
" 대략적인 시간이라도 좀 알려주세요. "
" 45분 정도 된것 같아요. "
" 7시 30분 정도 ? "
" 그정도 될거에요. "
"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우리에게 이야기 해줄 수 있죠? "
" 우리는 전단지를 돌리고 있었어요.... "
" 우리가 누구죠? "
" 친구 디에나와 저입니다. "
질문한 경찰관은 다른 경찰관을 바라보며,
"로비에 있는 검둥이 여자애...걔인가 보다... 계속 말하세요."
" 우리는 교회행사변경에 대한 전단지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길건너 아파트에 들어가는 나를 따라왔습니다. "
" 그가 누구죠? 그를 알고있나요? "
" 모르는 사람입니다. "
" 그의 이름도 모르겠네요? "
" 네. 아니요. 그는 자신이 조애. 조애 네메스... 라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이와 비슷할 것입니다."
" 조애 네메스? "
경찰관들은 서로 쳐다보며 웃었습니다.
" 아가씨, 조애 네메스라는 사람 모르세요? "
" 네 "
" 그는 뉴욕제트... 유명한 풋볼 선수 이름입니다. "
그 말을 듣자 나는 맥이 풀리면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나는 아무런 것도 느낄수 없었습니다. 그상태로 사간이 좀 흘렀고 그들은 다시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상황은 정말 창피하고 괴로웠습니다.
" 사건을 계속 말하세요."
" 저는 문 밖으로 도망갈 수가 없었어요."
" 어떤 문요? "
" 아파트에 들어가는 문요. "
" 아가씨는 빌딩 안에 있었어요? "
" 네, 빌딩안에.."
" 그리고, 그가 따라 들어왔다. "
" 네, 그가 나를 따라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
" 디에나는 함께 있지 않았나요? "
" 네, 그녀와 나는 일을 분담해서 전단지를 돌렸습니다. "
" 그 다음엔 어떤일이... "
" 그는 난폭하게 나를 벽으로 밀쳤습니다. 그는 손을 내 셔츠 속에다 집어넣었습니다. "
" 계속 말 하세요. "
" 그에게 내가 성병에 걸렸다고 말했고... 그를 어떻게든 속이려고 했습니다. 그는 나를 아래층으로 끌고 내려갔습니다. "
" 계속 말 하세요. "
" 그는 나를 강간했습니다. "
" 어디서요? 아파트 지하실요? "
" 네, 단지 계단 밑에 공간이였습니다. "
" 옷을 스스로 벗었나요? "
" 아니요. 그가 나에게 옷을 벗으라고 말했지만, 스스로 벗지는 않았어요. "
" 그가 아가씨의 옷을 벗겼군요. "
" 바지만 벗겼습니다."
" 그가 총을 가지고 있었나요? "
" 아니요. "
" 어떤 무기나 흉기가 있었나요? "
" 칼요. "
" 그는 아가씨에게 칼을 들이대었나요? "
" 아니요."
" 칼을 가진것을 보았나요? "
" 아니요. 그러나 그는 자신의 뒷주머니로 손을 갖다대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나를 다치게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어요. "
" 위협을 했군요. "
" 네 "
" 그밖에 그는 무슨 말을 했어요? "
" 그는 내가 어디에 살고있는줄 안다고 말했고, 내가 자신의 여자친구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
" 그는 성적인 쾌감을 느겼나요? "
" 네? 무슨 뜻이죠? "
" 음... 혹이 아가씨는 처녀였나요? "
" 네. "
질문한 경찰관은 다른 경찰관을 보며
" 그가 사정했다면 아가씨도 알 수 있겠지..."
" 그는 성적인 쾌감을 느끼지는 못했을거에요. 만약 아저씨가 물은것이 그것을 의미한다면... 그는 나에게 사정을 하지는 못했어요. 그는 나를 그의 파티로 끌고 가려고 했어요. "
" 무슨 파티요? "
" 그는 파티를 하고 있다고 했어요. 그의 친구들 몇명이 길건너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그래서 그는 아가씨를 데리고 파티에 갔나요? "
" 아니요. 레브 신부님이 저를 찾아냈습니다. "
" 아... 네. 그 신부님요. 아가씨도 혹시 쾌감을..... 음 오르가즘을 느꼈나요? "
" 아니요. "
" 아가씨는 오늘 다른 사람고 섹스를 하지는 않으셨죠? "
" 네. "
" 맞다. 처녀라고 했지. 우리가 이런 질문을 하는것을 이해를 해주세요. 그리고 아가씨, 가해자 인상착의는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겠죠? "
" 음... 기억이 잘 안나요. "
" 그는 흑인인가요? "
" 아니요."
" 맥시코계 남자? "
" 아니요. 백인요. "
" 키는 얼마나 했나요? "
" 나보다 약간더 컸어요. "
" 키가 얼마시죠? "
" 167 "
" 네... 그는 175 정도 되겠습니다. "
" 그 정도 되보였습니다."
" 머리는 무슨 색이였죠? "
" 갈색이고 곱슬머리였습니다. "
" 몸무게는 많이 나가보였나요? "
" 잘 모르겠자만 마른체형이였습니다."
" 그의 몸에 흉터나 문신은 없었나요? "
" 없었던것 같습니다."
" 그를 할키어 상처를 내지는 않았나요? "
" 네. "
" 성폭행 당시에 그를 차거나 물지는 않았나요? "
" 네 "
질문한 경찰관은 다시 다른 경찰관을 보면서
" 이 도시에 자원봉사하러 온 사람들 대부분 자신들이 이 도시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지. 게다가 그들은 너무 순진해. 아가씨 뿐만아니라, 아마 그들 중 3-4명은 강간을 당했었지? "
그는 다시 나를 돌아보면서
" 아주 침착하십니다. 아가씨는 어디서든지 그렇게 침착하실 수 있나요?
" 그냥... 도움을 받았어요."
이말이 의미한것은 신의 도움이였습니다. 그리고 신은 나를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그들에게 이 의미를 말해야 겠다는 생각은 들지않았습니다. 그들도 의미를 묻지 않았고 저도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신은 정말로 나를 도와주었습니다. 나는 폭력으로부터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신부님에게도 감사했습니다. 신부님은 강간을 당하고도 이렇게 침착하게 있는것을 자연스럽게 보셨고요. 경찰들은 성폭행의 피해자가 피흘리고 ,신경이 날카롭고, 반쯤 죽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당시 경찰들이 질문할때는 이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강간의 충격으로 쇼크상태에 빠져서 차분해진 상태였는데, 경찰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불행하게도, 저는 나중에 이 부분에대해서 법정에서 증명을 해야 했습니다. 그것도 힘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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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게 조사를 받은 뒤로부터 저녁까지,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내가 다시 옷을 입고 병원을 떠난 일도 떠오르지 않고, 우리들이 사는 집(신부님 집)에 온 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막연히 하게나마, 그날 저녁에 부보님에게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서 말한 것은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주 짧긴하지만, 집으로 오는 도중에 신부님하고 대화를 나눈것이 기억납니다.
" 케이, 어떻게... 교회 일은 계속 할거니? "
" 잘... 모르.... 겠어요. "
어느정도 시간동안 침묵이 흘렀고, 난 교회일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저는 이렇게 했으면... 아니 제 부모님이 어떻게 말할지 모르겠어요. "
" 나는 부모님에게 너를 집으로 데려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단지 너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고만 말해놓았어. "
" ... 부모님이 교회일은 그만하라고 하면요? 디에나는 어쩌죠? 신부님은 디에나가 혼자서 계속 일을 할거라고 생각하세요? "
" 잘 모르겠다. "
내 집에 도착한것은 한밤중이 넘어서였습니다. 우리가 집으로 걸어들어갔을때 저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얼굴이 기억납니다. 부모님은 이미 어떤 큰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계셨습니다.
신부님이 부모님에게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 내가 케이를 집으로 데려오는것이 좋겠다 생각하여 함께 왔습니다. 케이는.... 오늘밤 강간을 당했습니다."
순간 어머님의 큰 숨소리가 들려서 마루로 가있던 시선을 어머님의 눈으로 가져갔습니다. 저는 어머님의 모습을 보기가 싫었습니다. 보지 않아도 충격을 받으신 모습이 눈에 선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신부님과 부모님이 무슨말을 나누었는지는 기억이 나지않습니다. 다만 아버님이 신부님을 문까지 배웅하면서 집에까지 데려다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한것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나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음날에도 기억을 할 수 없었습니다. 강간의 충격이 모든것을 지웠나 봅니다.
신부님이 떠나자 아버님은 내게 말을 했습니다.
" 케이, 오늘 일어난 일을 자세하게 기록해 놓자. "
" 뭐라고요? "
긴장으로 인한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고, 잠을 어서 자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 기억나지? 내가 자동차 사고가 난 일을...그 일이 법원에서 다루어지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당시에 나는 모든것을 자세하게 기록을 해놓았었지. - 내가 무슨 옷을 입고 있었고, 내가 브레이크를 밟은 정확한 순간까지... 글로 남겨놓으면 나중에라도 너의 마음속에 선명하게 기억이 날 거야. "
비록 아버지는 당시에 나를 돕는다는 마음을 가지고 말하신 것이지만, 너무나 끔찍한 일을 시킨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정이나 따뜻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그러나 당시에 너무 피곤해서 그점에 대해서 아버님과 다투지는 못했습니다. 내 어머님은 잠을 자러 침실로 가셨고, 아버님과 저는 여러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버님은 질문하셨고 내가 이야기한 모든것을 메모했습니다.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아버님에게 자세하게 설명하였지요. 아침 5시기 되어서야 사건기록이 끝났습니다.
나중에, 나는 아버님이 글로 남겨주신일에 대해 매우 감사했습니다. 내 아버지의 메모는 경찰의 조서보다도 더 자세하게 기록이 되어 있었습니다. 법정에 갔을때, 나는 무슨 일이 있어났었는지에 대해서 다시 기억을 더듬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글로 남겨져있었습니다. 나는 그것을 읽고 또 읽어서 그 사건을 정말로 확실하게 떠올릴 수가 있었습니다.
한편, 내 아버님에게 그때의 모든 일들을 말한다는것은 경찰에게 조사받는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였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인생에서 이렇게 개인적인 일을 아버님과 나누어 본적이 없었고, 성폭행의 성적인 부분을 말할때는 아버님앞에 벌거 벗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후로도 나는 사건을 이야기할때가 많았습니다만, 이때가 가장 힘이 들었었지요.
4장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