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에리시아 전기 4장 <솔로몬의 변>
제4장 솔로몬의 변
1
여름, 화려한 세리아에서도 가장 화려한 대로, “3월 비탈”.
그곳의 오픈 카페에 신이 있었다. 눈앞을 지나는 유행하는 가벼운 옷으로
치장한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정면에는 라그나·록하트
가 앉아 있었다.
신은 제학에 입학한 이후, 의식이나 법률의 암기가 중심인 수업에 아주
싫증이 나고 있었다.
「그러니까, 송곳니를 뽑아낸 후, 제국에의 충성심을 박아 넣기 위한 학교
야」
신은 친구에게 고했다.
「하지만, 영주가 법을 준수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라그나는 그렇게 답했다. 그는 법학에 심취해 청운의 뜻을 품고 대법원에
입원. 그리고 지방 회전을 순회를 끝내고 세리아에 돌아와서는 엘리트의 길
을 나아가고 있다. 청렴결백한 그를, 대법원은 장래의 간부 후보로서 기대
하고 있었다.
라그나는 커피 컵을 드는 방법 하나부터 지성에서 기인한 품위가 묻어났
다. 어깨부터 다리 끝까지 강철같이 긴장되어 있고, 균형 잡힌 육체에. 눈
은 엄격하면서 선명하고, 눈동자는 깊이 있게 진정되어 있다. 호청년을 그
림으로 그린 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은 오페라의 감상을 할 예정이었다. 그들 외에, 라그나의 약혼녀 아
이리스·드·설리번( 제2장 참조)도 와 있었다.
세 명은 여기서 약속을 해, 가볍게 식사를 하고 나서 극장으로 향하기로
하고 있었다. 오랜만의 재회에 3명은 즐겁게 활기찬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
만, 아이리스가 자리를 비운 사이, 갑자기 험악한 기운을 띄어 갔다.
「하지만, 네가 한 일은 결코 칭찬받을 게 아니야」
「어떤 의미지?」
신은 웃었지만, 눈은 분노를 머금고 있었다.
「남쪽의 사람들은, 물을 끊어져 얼마나 괴로움을 겪을 것인가. 명군이라
면, 아전인수는 경계해야 해」
「나는 명군 따위에게 흥미 없어」
「영주인 남자의 말이라고도 생각되지 않는군」
라그나의 더러움을 모르는 시선이 신을 관통했다. 거기서 도망치듯이 신
은 시선을 피했다.
「너의 원한은 안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야만, 사람 위에 서는 사람일 것
이다」
「나의 기분을 알 수 있다고!」
신은 야성미가 늘어난 눈동자를 라그나에게 보였다.
「저런 좋은 약혼녀가 있고, 장래가 약속된 네가 무엇을 알 수 잇다는 거
야」
「……그 아가씨의 일은 불행했다. 하지만, 너는 벌써 공인. 공인이라면,
사사로운 일을 버리고 가야 한다」
「훌륭하군. 자, 감히 묻지,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겼다면, 너는 어떻게 할
거지?」
신은 아이리스 쪽을 가리켰다.
「……법으로 싸운다」
「그 검이 울겠어!」
말과 함께 테이블을 두들겼다.
「검으로는 어떤 해결도 안 돼. 실제로 너의 행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너를
원망하고 있다. 화근은 화근을 낳는다. 그러니까 법이 있다」
「……」
신은 입다문 채, 정론을 토하는 친구를 보았다. 그리고, 이 남자를 상처
입히고 싶다는, 그런 어두운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안해, 기다리게 했지」
그 때, 아이리스가 돌아온다. 그리고 곧바로 장소의 분위기를 알아차렸
다.
「왜 그래……?」
아이리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두 사람을 봤다. 라그나는 말없이 눈감고 있
었다. 한편, 신은 날카로운 시선을 라그나에게 향하고 있었다.
――또, 이 눈동자……
아이리스는 무의식 중에 내내 서 있었다. 분노로 가득 찬 신의 눈동자에
매료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거미줄에 걸린 나비를 마음에 그리고 있
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일이 있던 것을 생각났어. 오늘은 이것으로 실례한다」
라그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를 비웠다.
「……무슨 일이라도?」
아이리스는 겨우 그렇게 묻었다. 하지만 결국 신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
다. 그리고 아이리스를 배웅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암살,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 치안이 악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방은 제학의 기숙사와는 반대 방향에 있었다. 이대로 돌아가서는
지칠 거라며 아이리스는 신을 방으로 이끌었다.
「차로 괜찮겠지」
달그락 달그락, 홍차를 준비하는 손이 떨려, 좀처럼 작업이 이어지지 않
았다.
――어째서……나는, 그를 방에 들인 것일까……
자신의 행위에, 위화감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면죄부와 같이 억지로 대
답을 이끌어냈다.
――그래, 이대로 두 명을 다투게 둬선 안 돼……
그 무렵, 신은 책상 위에 있던 논문을 보고 있었다.
「……신위제(神威帝)는, 전란의 확대를 바라지는 않았다. 이제야말로 군사
력의 삭감을 실현해, 대화에서의 외교 해결을 목표로 해 가야 하는 것이
다……」
표제는 평화론이다.
「그럼, 차가 나갑니다」
아이리스가 테이블에 티 컵을 내놓았다.
「……이거, 재미있는 논문인데」
「아, 그것. 아직 쓰는 중이야」
아이리스는 조금 수줍어 하면서 대답했다.
「진심이야?」
「응?」
「이쪽에서 일방적으로 전쟁을 버린다 해도, 적은 용서해 주지 않을 거야」
신은 웃었다.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하고 싶어?」
「그렇다. 학문으로서는 좋지만, 정치는 아니야」
「그럴까. 신위제(神威帝)의 등장 이전까지, 에리시아 통일을 믿은 사람이
얼마나 있었다고 생각해?」
그 어조에는 강한이 묻어났다.
「신위제(神威帝)는 특별하다. 하지만, 그 신위제(神威帝)조차도, 전투를
단절하는 일은 할 수 없었다. 사람은 언젠가는, 오해 없이 다른 사람을 이
해할 수 있을 때가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먼 이야기다. 사람은 분
쟁을 넘을 수 없어」
「나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아. 사람의 지혜는 분쟁을 넘는다. 그러기 위
한 법이겠지」
「누군가의 말버릇이군」
신은 의자에 앉으면서, 홍차를 마셨다.
「라그나의 영향은 아니야. 이것은 지식인 사이에서는 일반적으로 보급되어
있는 사상이야」
「그럼, 당장 밖의 암살이나 테러를 해결해 봐!」
신은 그 날카로운 시선을 아이리스에게 향한다.
「한번도 암살의 공포를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달콤하게 말하는
거다. 살아간다는 것은 투쟁이다. 빼앗기고 싶지 않으면, 먼저 빼앗아야 하
는 거야」
「당신은 달콤다고 말하지만, 그 생각이 분쟁의 근원이야」
「이 풍족한 생활이 처음부터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얼마나
많은 병사가, 이 홍차 한 잔을 위해서 지옥 안을 방황하고 있을 거 같아!」
신은 이성을 잃어버려, 무심코 홍차를 아이리스에게 퍼부어 버렸다.
「……악!」
아이리스는 마음 속에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머릿속이 진한 흰색이 되어, 자연스레 눈물이 넘쳐났다.
신은 라그나와의 대화 때무터 솟아난 어두운 감정에 다시 휩싸이고 있었
다. 「이 달콤한 커플에게 현실을 이해시키고 싶다. 폭력은 바로 옆에 있
다」라고. 처음은 단지 그것뿐이었다.
――한 꺼풀만 벗기면, 이 두 사람은 어떤 모습을 보이는 걸까……
그리고, 아이리스를 마루에 쓰러트렸다. 여기서 멈추어야 했다. 하지만,
아이리스의 눈동자에 이끌리듯이, 행위는 과격하게 되어 갔다.
「너는 나를 방에 들였을 때부터, 이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아, 아니야……」
신은 앞으로 끌어당긴 양 손목을 재빨리 묶은 후, 줄로 엉덩이를 끌어올
렸다. 그리고 등 뒤로부터 가슴팍으로 로프를 돌려 유방의 위아래를 휘감았
다. 아이리스는 겨드랑이를 드러낸 채 머리 뒤로 양손을 묶인 형태를 강제
당했다.
「입에는!」
입에는 둥글게 만 팬티가 밀어넣어지고 있었다.
――싫어! 어째서……
신의 손이 몹시 거칠게 아이리스의 유두를 꼬집었다. 그리고 노출된 엉덩
이를 두드렸다.
그 순간, 머리가 저리는 듯한 쾌감이 등줄기를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달려
갔다.
「이렇게 되어 있잖아?」
비순으로부터 넘치기 시작한 애액은, 지금까지의 경험과는 비교할 수 없
을 정도의 대량으로, 허벅지 안쪽을 적시고 있었다.
「잘난척 말해 봤자, 이런 행위로 느끼는 여자야, 너는 변태다」
신의 신랄한 말이 아이리스를 내몰았다. 그리고 아이리스는 고통 속에 있
는 쾌락을 처음으로 알았다. 아니, 속마음에 자고 있던 생각이 깨어났다.
맑은 하늘의 해와 같은 라그나에게서는 결코는 느끼지 못했을 일이었다.
「……이제…용서해……」
아이리스는 팬티를 토해내면서, 난폭한 숨 속에서 허약하게 말했다.
「……주세요 겠지. 아직 자신의 입장을 잘 모르는가 보군」
신은 줄로 아이리스의 신체를 두드렸다.
「몸에다 철저히 가르쳐 주지」
「앗……흐윽…아악…」
감미로운 자극에, 아이리스는 신체를 비틀었다. 허덕임이라고도 신음이라
고도 생각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좀 더…좀 더…해…엉망진창으로 해……주세요……」
아이리스는 얼굴을 들면서, 화끈해진 얼굴로 말했다.
신은 웃었다. 그리고, 페니스를 꽉 오무려진 국화 봉오리에 밀어넣었다.
「거기는!」
역시 아이리스는 저항했다. 하지만, 신은 상관하지 않고 밀어넣어 갔다.
귀두가 억지로 봉오리에 침입해 간다.
「……흑!」
어널로부터 전신에 퍼져 가는 미칠 것만 같은 추잡한 감각이, 아이리스를
마비시켜 갔다. 넘쳐나오는 아이리스의 애액은, 아누스를 질척하게 적셔,
그것이 윤활유 대신에 되었을 것이다, 페니스는 순조롭게 근원까지 메워졌
다.
「하윽……하악!」
경련하듯이 신체를 떤 아이리스는 단번에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머금은
것을 잘게 썰듯이, 아누스를 죄기 시작했다.
「부서져버려……아우우」
첫 어널 섹스에, 아이리스는 넣어진 것만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절정에
이르러 버리면 자신이 어떻게 되어버릴지 그것이 무서워서, 신체를 떨었다.
하지만 공포를 안으면 안을수록, 공포는 더욱 더 추잡함의 앙분이 되어갔
다.
「항문인데……항문인데……이렇게 느끼고 있어……」
입을 뻐끔 뻐끔 하면서, 끝까지 올라갔다.
――나는 암캐……성의 노예……이제 돌아갈 수 없어……
아이리스는 한층 더 큰 신음 소리를 내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이후, 라그나에게는 비밀리에 몇 번이나 행위에 이르렀다. 어떤 때에는 3
명이 식사하면서 다리를 얽히게 했고. 어떤 때에는 어두운 극장의 객석에서
신의 손이 아이리스의 허벅지를 어루만지고. 어떤 때에는 라그나의 사각에
서 입술을 겹쳤다.
죄악감이 두 명의 성욕을 더욱 타오르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오후.
아이리스는 손을 뒤로 내민 채 깍지끼고 있었다. 속박되어 있는 것은 아
니지만 신으로부터 결코 손을 앞으로 내지 말라고 명령을 받아, 거기에 따
른 것이다. 신은 욕실의 벽에 기대고 있고, 그 앞에서 아이리스는 주저앉은
채 구강 성교에 힘쓰고 있었다.
「응…우응……웁웁」
할짝할짝 거리는 음탕한 물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변함 없이, 좋아하는군」
「네, 주인님, 아이리스는 자지를 아주 좋아합니다」
거기에는 지성이 넘치는 평소의 모습은 없었다.
「크……」
신이 사정한 순간, 아이리스는 강하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목 안쪽에 정
자를 느끼면서, 다 마신다.
「주인님의 정액을 먹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은 부디 아이리스의 보
지를 사용해 주십시오. 그리고 뜨거운 정액을 쏟아 주세요」
아이리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양손을 등 뒤로 잡은 채로 얼굴을 마루 타일
에 꽉 누르며, 엉덩이를 높게 들어 올려 신에게 향했다. 신은 거기에 대답
해, 페니스를 멀어넣었다. 아이리스는 자신 쪽에서 허리를 흔들며 쾌락을
탐냈다.
「아앙, 하아앙, 응, 하아아아아」
그 때, 욕실의 창을 통해 라그나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아이리스의 방
은 3층. 곧바로 올라올 것이다.
「……악!」
아이리스의 고기단지가 꼭 죄인다.
「무슨 이리야?」
「부탁합니다……빨리……빨리 절정에 이르게 해…주세요. 이제 곧 그가 와
요」
「시간이 없어도 가고 싶은 것인가. 너는 정말 음란하다」
「참을 수 없습니다……그러니까……부탁합니다…」
두 마리의 짐승은, 더 한층 격렬하게 허리를 계속 흔들었다.
「아으으……아흐 …우우우……」
짐승과 같은 소리를 아이리스는 입을 억눌러 참았다. 부지런히 걷는 발소
리가 곧 여기까지 들려올 거 같다. 두 명은 배덕감과 스릴에 말로 표현 못
할 고양감을 안으며, 지금까지 경험 못한 절정의 쾌락으로 올라갔다.
「아아아……아아……하아아……아윽---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두 명은 이르렀다.
라그나가 노크하자 아이리스가 열었다. 그리고, 그녀는 최고의 억지 웃음
을 지었다.
「왜?」
「조금 시간이 비었기 때문에, 공원에서도 산책하지 않겟는가?」
「예, 좋아. 잠깐 기다리고 있어」
아이리스는 방으로 돌아가서 윗도리와 가방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사각
에서 기색을 지우고 있는 신에게 살그머니 키스를 했다. 그 얼굴은 악녀 그
자체였다.
라그나와 둘이서 나가는 그녀를 신은 방의 창을 통해 바라봤다. 그 후,
표현 못할 불쾌감에 가슴이 죄어들어왔다.
「나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2
신은 술의 양이 증가했다. 술을 마시고 쾌락을 추구해 아이리스를 안고,
자기 혐오에 빠져 술을 마셨다.
이 정도로 신이 거칠어진 한 요인은, 타도 그랜 딘가라고 하는 목적이 영
주가 되어 정치를 실체 경험한 일로 재차 환상처럼 느껴진 데다가, 초조함
을 느껴도 자기 자신만으론 어떤 유효한 수단도 취할 수 없다는 괴로움 속
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신의 마음을 침식하고 있던 것은, 자신이 더러운 현
실 투성이가 되었다고 하는 현실과 지금도 이상향 안에 있는 옛친구와의 간
격이었다. 그것이 질투, 시기심, 후회, 미움이라고 하는 감정을 낳아, 신의
마음에서 날뛰고 있었다.
그리고 가을도 마지막인 무렵, 아이리스와의 밀회에서 돌아오니 신의 방
은 전소되어 있었다. 조사를 통해 테러란 것을 알았다. 신과 집을 지키고
있던 측근을 혼동해, 누군가가 불길의 마법을 발동시켰던 것이다.
신은 짓궂은 결과에 웃었다. 하지만 세리아에서 도망치기에는 좋은 구실
이라고 생각했다. 남방의 아카스만에 접한 경치가 맑고 아름다운 도시 시데
에서, 겨울을 넘기기로 했다.
―세리아, 디아스 백작 저택-
「바보놈! 그토록 얌전히 있으라고 하지 않았는가!」
솔로몬의 욕 소리가, 사이먼을 직격했다.
「……면목…이……」
「게다가 실패하다니, 이 무슨 칠칠치 못함이냐. 질려 버렸다, 무슨 말을
하겠는가!」
「……없습니……다……」
마음껏 말하고 있잖은가, 라고는 결코 말하지 않는 사이먼이었다.
「……그러나…저녀석만……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바보같은 놈!」
다시, 솔로몬의 욕소리가 울렸다.
「너는 알지 못한다. 놈은 딘이다. 놈을 상처 입히면 딘 모두를 적으로 돌
리는 거다」
「……그렇습니까? 그와 같은 신참자를 레알님이, 기꺼이 맞이할 수 있다
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너는 이직 아이란 거다. 알겠냐, 레알님도 포함해, 딘에 연결되
는 사람 모두가 필사적으로 딘 브랜드를 쌓아 올리려 하고 있는 것이 알지
못하겠냔 말이다. 확실히 정치적 대립조차 버린채, 그 하나만은 뜻을 합치
고 있다」
「……딘 브랜드……」
「신위제(神威帝) 사후, 벌써 30년. 세계는 새로운 영웅을 바라고 있다. 그
것이 딘 이외로부터 나와서는, 자신들의 지배 체제, 아니, 존재 의의마저
위험하다. 거기에 등장한 것이 그 검의 천재다. 이 정도로 떠받들기 적절한
건 없다」
한 차례 분노를 폭발시킨 솔로몬은 간신히 침착해진 후, 의자에 앉았다.
「……잘못하면, 잘리는 쪽은 여기다」
솔로몬은 집게손가락의 제2 관절을 씹었다. 고심하고 있을 때의 그의 버
릇이다.
「……그러나, 가놈 고등판무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 아직 소문이다. 내가 그런 걸 가만 두고 있겠는가……」
솔로몬의 말이 점점 약하게 되어 간다.
「……그러나, 의지하는 레알님의 병상은……괜찮은 것일까요?」
「네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네, 죄송합니다……」
이 때 레알 2세는 가슴에 병을 앓아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상태에 있
었다. 레알의 심복으로서 화려하게 날뛰어 온 솔로몬에 있어선 심각한 사태
였다. 게다가 그랜 딘가의 쌍벽으로 불리며 솔로몬의 라이벌인 샤피로·프
리드맨이, 솔로몬 배척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샤피로는 아직 30이 된지 얼마 안된 젊은이이다. 현실주의자로 불리는 이
남자는 그랜 딘가 집사의 아이로서 태어났다. 그 후 재능을 인정받아 23세
때에 서기관이 되어 있다. 보기 드문 통찰력과 사고력을 겸비한 천재였다.
솔로몬과 자주 비교되지만, 솔로몬이 촌스러운 정치가라면 그는 인텔리였
다. 사람의 약점에 파고들어 그랜 딘가의 후광을 이용하는 솔로몬에 비해,
그는 항상 정론으로 상대를 논파해 갔다. 한번 보고 버릴 청구서와 같이 생
각되는 일도 그의 입을 거치면 완전한 정의와 같이 느껴졌다. 그 예리한 언
변 덕에, 「수완가라는 말은 그를 위해서 존재하는 말일 것이다」같은 평까
지 듣고 있었다.
한편, 천재인 고로 자신을 과소평가하기 십상인 세상에 항상 불만을 품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 자주 회의가 끝난 후, 「속물들! 」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그 속물이란 게, 누구도 아니라 솔로몬이란 것은 말
할 필요도 없다. 솔로몬과는 생리적으로 서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관계였던
것 같다.
그리고 레알 2세 상태 악화를 보며, 그는 재빨리 레알 3세에 가까워졌다.
「지금 여기서, 유리우스님과 척을 지는 것은 유리한 계책이 아닙니다. 우
선은 3세의 지반을 굳혀야 합니다. 유리우스님은 고령. 이제 곧 반드시 죽
습니다. 그 후의 일을 생각해 주십시오」
유리우스의 유일한 후계자 유리안은 병약해 갓 딘가를 지탱할 힘은 없다.
초조해할 것은 없다, 라고 샤피로는 속삭였다.
「하지만, 공짜로는 유리우스도 물러날 리 없을 텐데」
「일련의 소동은 모두 부하가 독단으로 한 일. 그랜 딘가는 알지 못하는 것
입니다」
「……과연」
레알 3세는 그의 말을 받아들였다. 이후 은밀하게, 갓 딘가와 손잡아, 솔
로몬 포위망이 완성되고 있었다.
솔로몬은 사태가 여기까지 핍박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시데
신은 시데에 있는 동안 오규스트 신위제(神威帝)의 책을 독파하기로 했
다. 하지만 1/3 정도만 읽었음에도 질려 버렸다. 그래서 하얀 석벽으로 가
득 찬 거리 안을, 목적도 없이 휘청이며 걷게 되었다.
어느 오후, 신은 길거리에서 인형극을 보았다. 아무 사람도 흥미를 나타
내지 않은 채 그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부친이 과장된 감정을
담아 말하는 모습을 10세 정도의 딸이 옆에서 즐거운 듯이 바라보고 있었
다. 극보다 그 부녀의 모습에 흥미가 솟아 신은 발을 멈추었다. 소녀의 행
복한 얼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 신의 마음은 누그러져 갔다. 내용은 치졸
했지만, 클라이막스가 되자 천사의 은인형이 나왔다. 그것에는 신비적인 매
력이 있어 무심코 빨려들어가 버렸다. 극의 뒤, 신은 그것을 보여 달라고
부탁했다.
「어이, 마음에 들었나?」
「아, 좋은 물건인데」
「그 녀석은 레플리카야. 오리지날은 좀 더 좋지」
신은 오리지날이 있는 곳을 들어, 거기를 방문해 보기로 했다.
시데의 서쪽 산에, 레이라고 하는 노인이 살고 있었다. 약간 뚱뚱하면서
키가 작고, 얼굴에서 수염이 나 있는지 수염 안에 얼굴이 있는지 모를 만큼
수염으로 가득했다. 강건한 종족인 드워프였다.
드워프는 땅의 정령의 축복을 받아 광석이나 금속 가공 등의 지식에 뛰어
난 인물이 많다. 그리고, 다른 유사 인종에 비해 인간 사회와의 접점도 많
다.
신은 술통을 안은 채 레이를 방문했다.
「……뭐야, 당신은? 쿨럭, 쿨럭」
「어떻게 된 거지?」
레이는 병이 든 것인지, 침대에 누워 있었다.
신은 방을 청소하고 장작을 패고 식사를 만들며, 레이의 간병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안정되고 나서, 방의 구석에 장식해진 천사의 상을 감상했다.
「마음에 드나?」
「그래. 뭔가 좋은 물건 같아」
「아하하, 그런가, 그렇다면 오늘의 답례로, 내가 죽은 후에 주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드워프가 죽는 것을 인간이 기다릴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지」
레이는 웃었다. 그리고 신도 웃었다.
두 명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맞는 것 같아, 신은 거기에 자리잡아 버렸
다. 그리고 매일 밤 술을 함께 마셨다.
「이것은 천사가 아니야. 에리스상이지」
「에리스님을 본 일이 있어?」
「나라고 해도 그 정도 장수한 건 아니야」
레이는 호쾌하게 웃었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거 같은데. 보면 볼수록 끌려들어가는 것 같아」
「아무튼 인생 경험이 너와는 다르니까」
또 레이는 웃었다. 이렇게 웃은 것은 오래간만이라고 했다.
「어이, 애송이. 너 강한가?」
「……어째서?」
「그 녀석은 꽤 명검인데. 그 녀석을 잘 다룰 수 있다면, 굉장한 사람이
지」
「그렇구나. 적당히다」
「천하 제일인가?」
「하하, 제일은 내 스승이야. 나는 겨우 세계에서 일곱 번째 정도일 걸」
「일곱 번째인가……거, 굉장하잖아」
두 명은 껄껄 웃었다.
「나의 직공으로서의 능력은, 아무튼 아무리 낮추어도 세계에서 일곱번째보
다는 위였을 거다. 미스릴 소드, 스피어, 해머, 실드, 헬름, 아머, 건틀릿,
뭐든지 만들었다. 레이·시리즈라고 하면, 좀 알아주는 물건이지」
레이는 손가락을 접으면서 말했다.
「굉장한데. 그런데 미스릴이 뭐야?」
신은 먹고 마시면서, 솔직하게 물었다.
「이 에리스상의 재료다. 미스릴은 철보다 딱딱하고 가볍고, 그리고 가공하
기 쉽다. 하지만 무엇보다 특징은 마력을 띠고 있는 점이지. 정령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일도 가능하다. 하지만, 미스릴의
광맥은 드워프 밖에 찾아낼 수가 없으니, 수는 매우 적다. 네가 모른다 해
도 무리는 아니지」
레이는 술을 들이키듯이 마시며 위에 흘려 넣었다.
「굉장한데. 나한테도 뭔가 하나 만들어 줘」
「이제 무리야……」
그렇게 말하며 손을 문질렀다.
「어째서?」
「미스릴의 독에 신경을 당했다. 이제 뜻대로 손이 움직이지 않아」
「그런가, 그거 미안한 일일 말했군. 용서해 줘」
「신경쓰지 않아」
「그러면, 나에게 가르쳐 주지 않겠는가. 마술에는 흥미 있어」
「오오, 좋아. 하지만 나는 엄격해. 걸레질로부터 시작해라」
「낮에 했잖아」
「아하하하하, 그랬던가」
이렇게 아침까지 밤새워 술마시고, 낮에는 미스릴의 취급법을 배웠다.
「오브젝트를 만든다. 너 서툴러」
「다음에, 부모 오브젝트에 아이 오브젝트를 링크시킨다. 이것으로 운동학
적인 체인이 생겼다. 알지 마」
「다음에 링크 특성이지만, 2D평면, 축, 구관절, 커스텀, 샤프트, 록, 슬라
이더의 여덟 종류 가있다. 따라 와라」
「그것이 끝나면 행동이다. 횡축을 시간, 세로축을 값으로 한다. 이것으로
자연스럽게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게 된다. 졸지 마 바보!」
이런 날이 약1개월 계속되었다.
그리고, 어느 밤. 레이는 평상시와 다른 신묘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해서, 일곱 번째로 너에게 부탁할 게 있는데, 들어 주겠는가?」
「아저씨의 부탁인데. 뭐든지 들어 줄게」
「……티어매트라고 하는 괴물을 쓰러트려 줬으면 한다」
신은 무심코 술을 내뿜어 버렸다.
――……또냐.
신은 한숨을 쉰다.
「어, 당장이라고는 하지 않았어」
레이는 오래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점차 단순한 구조물에 질려가, 미스릴으로 고렘을 만들었다. 손발을
자유자재로 움직였을 때에는 감동하기만 했다. 점차 복잡한 것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너희들 인간에 비하면 훨씬 더 시간은 많다다. 게다가 돈을 대는
사람도 나타났다. 시간은 걸렸지만 나는 완수했다. 「어떠냐, 마침내 신의
영역에 나는 다다랐다」그 때는 매우 기뻐했다. 그것이 레이·드림·시리즈
다」
신은 레이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최고 걸작이, 상반신이 거인 하반신이 드래곤인“티어매트”라고 하는
괴물이다. 확실히 괴물이었다. 드래곤의 입에서 토해내는 메가 플레어는 모
든 것을 다 태웠다. 나는 자신이 한 일이 무서워졌다. 그리고 처음으로 저
들의 본심을 알아차렸다. 저들은 대량 살인 병기를 갖고 싶었던 것이다. 나
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진저리가 나, 그 이후로 무기 제작을 멈추었다. 하지
만 나의 작품들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사람을 죽이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생각하면 눈을 감을 수가 없어」
「……」
신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당분간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내가 그런 괴물을 쓰러트린다는 건 무리야……」
「이 녀석을 사용하면 된다」
레이는 방패를 꺼낸다.
「이 녀석은“이지스의 방패”라고 하는데, 공격 마법을 피할 수 있다. 그
리고 놈의 유일한 약점, 허리의 이음새를, 갈라 버려라!」
레이의 눈이 뜨겁게 물기를 띠고 있었다.
「……알았어. 찾아내서, 꼭 쓰러트릴게. ……그 물건을」
「그런가, 크하하하하」
레이는 수염을 뒤흔들며 웃었다. 그리고 이야기에 지쳤다고 하면서, 몸을
눕혔다.
이튿날 아침, 신은 아침 식사를 가져왔다.
「아저씨, 깨어났어?」
하지만, 대답이 없다.
「아저씨, 무슨 일이야?」
또, 대답이 없다.
「아저씨……?」
얼굴을 바라보니, 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저씨……」
신은 레이의 양손을 가슴 위에 모은 후 그 위에 눈물을 흘렸다.
며칠 후, 장례를 끝마친 신은 유품을 가지고 산을 내려갔다.
3
정월, 신은 세리아로 돌아왔다. 신년의 축하연에 출석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축하연의 자리에 거물의 모습이 없는 것에, 장내는 어수선했다.
그리고, 1월 8일, 레알 2세는 영면한다. 향년 51세였다.
시대는 갑자기 격렬해졌다.
다음 9일, 갓 딘가에 약 500의 기사가 모였다. 그에 대해 솔로몬은 그랜
딘가에 원군을 요청했지만, 상을 치루는 중이라 하면서 상대조차 해주지 않
았다. 그럼에도 솔로몬의 저택에는 카이저린그 대공가로부터의 원군도 있
어, 약 300명 정도가 모여 있었다.
신은 갓 딘군의 일원으로서 참가했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 표정이었다. 솔
로몬 포위망의 통지를 들었을 때,
「나는 아직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라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신이 손이 닿지 않는 아득한 저 쪽에서,
솔로몬 포위망이 결정되고, 그리고, 실행되어 갔다. 적어도, 솔로몬만은 자
신의 손으로 공격하려고 결의하는 것도, 통일된 갓 딘군 안에서, 완전하게
고립되어 버렸다. 게다가 길을 잃은 끝에 후방부대에서 몸 하나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최악이다!」
신은 지면을 찼다.
솔로몬 저택의 정면과 익수로부터 거의 동시에 전투가 시작되었다. 유리
우스는 싸움이 무의미하게 확산하는 일을 싫어해, 하루만에 싸움을 결판내
려 힘있게 공격을 실시했다. 하지만 솔로몬군은 잘 지켰다. 몇 차례에 이르
는 돌격을, 격렬하게 화살을 적을 향해 발사하며 방어해 냈다.
유리우스가 전황에 초조해할 무렵, 빈센트가 나섰다.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서 불을 지르는 겁니다」
주위에 화가 퍼질 우려가 있지만, 그것보다 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공격해라」
유리우스는 결단을 내렸다.
불은 눈 깜짝할 순간에 솔로몬 저택을 감싸 간다. 연기에 그을려 나오듯
이 1기 1기가 와 문 밖으로 나왔다. 그것을 갓 딘군은 둘러싸 죽였다.
「돌격하라. 반드시 솔로몬의 목을 취하도록」
유리우스의 명으로 정예 12기가 돌입했다. 그 때, 저택 지하로부터, 기분
나쁜 울부짖음이 들려 왔다. 그리고 저택이 붕괴되며 그 잔해 속에서 기분
나쁜 그림자가 나타났다.
「하하하, 유리우스여, 비장의 카드는 끝까지 남겨 두는 것이다」
솔로몬의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내 애완동물“티어매트”다. 이녀석을 쓰러트릴 수가 있을까?」
솔로몬의 불손한 태도에, 12기는 티어매트에 돌진한다. 하지만, 하반신의
드래곤이, 작렬하는 빛을 토해냈다.
「메가 플레어!」
순식간에 12기는 날아가 버렸다. 이 작열하는 빛이 형세를 역전시켰다.
「가라! 티어매트를 선두에 두고! 유리우스를 죽인 후 그대로 궁전으로
진군한다. 잘만 하면, 천하는 우리의 것이다!」
솔로몬이 외치고 기사들이 함성을 올렸다.
하지만 그 티어매트의 앞으로 나서는 남자가 있었다, 신이다.
신은 미스릴 아머를 입고, 왼손에 이지스의 방패를 장비하고 있었다.
「체, 또 그 애송이인가!」
솔로몬이 눈을 희번득하게 떴다.
「티어매트여, 지옥의 맹렬한 불로 다 태워라」
솔로몬에 소리에 응해, 티어매트의 드래곤의 입으로부터, 백열의 빛이 토
해져 나왔다. 신은 이지스의 방패를 들어 그것을 피했다. 그리고 곧장 티어
매트를 향해 달려나가 제2파가 오기 전에 이르렀다.
티어매트의 큰 손이 좌우로 크게 활 모양을 그리며 날아왔다. 그것을 가
까스로 막아내면서,
「북능류 오의“횡일문자, 강처단참!”(橫一文字, 剛凄斷斬)」
신은 시라누이를 옆으로 빼들었다. 그리고, 레이가 가르쳐준 허리의 이음
새를 정확하게 갈랐다.
「크오오오 ……!」
티어매트의 상하가 서서히 어긋나 갔다. 그리고, 무지개빛 오라를 분출했
다. 봉인되어 있던 마력이 눈부실 정도인 빛이 되어 넘쳐 나오고 있었다.
그 마력의 빛은 천공으로 뻗어가 춤추듯이 흩어지고, 티어매트를 구성해 있
던 미스릴이 가루가 되어 갔다. 그리고 빛의 기둥이 사라지고 나자, 은빛의
광구가, 살짝 떨어져 왔다.
「우와아!」
「……이런」
갓 딘군에서 환성이 일어나고, 솔로몬군에서 체념의 말이 새었다. 싸움은
결판났다. 힘이 난 갓 딘군은 눈사태처럼 밀려들어갔다. 그것을 멈출 힘은
벌써 솔로몬군에는 없었다.
솔로몬은 남은 저택에 불을 지른 후 사이먼과 둘이서 독이 든 와인을 마
셨다.
「신! 신! 신!」
타오르는 저택을 배경으로 신을 칭하는 소리가 누구라고 가릴 것 없이 시
작되어, 그것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다.
티어매트를 벤 후 기세가 지나쳐서 머리부터 흙바닥에 쳐박힌 신이, 잔해
속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오른손을 들었다.
한층 큰 환성이 끓어올랐다.
신은 몸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려다, 미스릴 아머에 큰 손톱 자국이 있
는 것을 깨달았다.
「아저씨, 아저씨 갑옷이 아니었으면, 죽었을 거야……고마워요. 그리고,
끝났어. 의외로 빨랐지만……아하하하」
신은 티어매트의 잔해를 봤다. 부서진 미스릴 안에서, 무엇인가 생물의
뼈가 드러나 있었다.
날이 샜다.
겨우 불이 꺼져 솔로몬의 사체를 찾는 일이 시작되었지만, 불타서 내려앉
은 저택에서는 사체를 확인하기는 불가능했다.
이렇게 해서“솔로몬의 변”, 아니, 그 강렬한 충격으로 인해 “티어매트
의 난”이라 불리는 소동은 끝났다.
4
신은 혼자서, 세리아 항구의 오딘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기에 라그나가
나타났다.
「그 티어매트는, 거인의 뼈와 용의 뼈를 골격에, 그것을 미스릴로 감싼 것
이라고 한다. RD-004라고 하는 번호도 발견되었다. 자세한 일은 아직 모르
지만, 상당히 고도의 기술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아……」
「……어」
라그나는 신의 옆에 앉아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신은 무표정하게 대답
했다.
「……이것으로 세리아의 치안도 좋아지겠지」
「……어」
「……카이저린그 대공작은, 퇴위하는 것 같다」
「……어」
「……백작이 된다는 거 같던데?」
「……어」
「……사츠키씨와는 만나지 않는 건가?」
「……만나서 어떻게 할까」
처음으로 신이 감정이 깃든 목소리를 냈다.
「지나가 버린 시간은 돌아오지 않아. 만나면 슬퍼질 뿐이다」
「그런가……?」
「……나는 솔로몬을 잊을 자신이 없어……」
「……그렇군……」
「……미안하다, 혼자 있게 해 줘……」
라그나는 일어서, 신의 어깨에 손을 실었다.
「너는 우리의 희망이다. 지금의 패도 정치에서 왕도 정치로, 이 나라를 이
끌 수 있는 것은 너밖에 없다. ……회복해 다오」
그렇게 말하고는 떠나갔다.
혼자가 된 신은, 오딘 상에게 물었다.
「……이것이, 내가 바라고 있던 복수입니까? 이런 어중간한 것을, 나는
바라고 있었던 겁니까? 가르쳐 주십시오, 오딘이여」
에리스 호수로부터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신의 머리카락을 나부끼게
했다.
「좋아, 이런 것의 괄이 없다. 솔로몬이란 도대체 무엇이었던 것이다……」
신은 자연과 아래를 향한다. 그리고, 발 밑의 작은 돌을 보았다.
「결국, 놈이나 나도 이 작은 돌인가……」
작은 돌을 하나 잡았다.
「솔로몬도 나와 같은 조직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조직, 그럼, 나는
어떻게 하면 될까? 조직을 부술까? 이 제국을 멸망시킬까? 그런 일은 할
수 없다. ……그렇다면……어떻게 하면……될까?」
작은 돌을 손안에서 굴리면서, 멍하니 그것을 보고 있었다.
「상대가 조직이라면……그렇다……모두를 빼앗자. 조직을 부술 수 없다면,
그 조직의 맨 위에 내가 선다!」
힘있게 일어서면서, 돌을 호수면으로 던졌다.
「그것이 나의 복수다」
돌은 수면의 물결에 가볍게 튕기다 가라앉았다.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