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미정 - 서장
서장
「후우.. 이것 참..」
아무 무늬도 없는 하얀 벽에 책상, 의자등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있는 방에 흰 가운을 걸치고 있는 한 여성이 나직히 읇조렸다.
그리고 정확히 그녀의 몸이 향하는 곳에는 인큐베이터를 연상하는 아담한 기계장치가 불빛을 내고 있을 뿐이었다.
생각하는 듯이 눈을 감고 아무 움직임이 없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2058년. 지금의 지구에서는 역사상 그 어느때 보다도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21세기에 발발한 제 3차 세계대전. 3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동안 지구의 최대의 위기를 맞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치곤 엄청난 발전과 진보라고 할 수 있었다.
전쟁은 수 많은 생명을 빼앗아갔고, 지구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지만 그 누구도 전쟁에서 승리한 자는 없었다.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핵 공방전 속에 주위국가들도 피해를 입게 되자 참전하게 되고 결국은 인류의 멸망이라는 결과까지 낳을 수 있는 상태에서야 겨우 사태의 심각성을 깨우치게 된다.
그리하여 전쟁이 막을 내리며 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이 뜻을 모와 지구연방이라는 이름아래 뭉쳐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지구 최대의 평화를 누리는 시대에 살고 있는 그녀에게 고민을 갖게 한 것은 다름아닌 그 이상한 기계장치였다.
기계에 고장이라도 난 것일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고민의 주체는 그 속에 있었다.
투명한 유리뚜껑을 통해서 보이는 그 안속에는 보기만 해도 부드러움이 느껴질 것 같은 핑크색의 쿠션과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가 곤히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럼 이 아기가 문제라는 말인데, 언뜻 봐서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였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세월이 지나오면서 전쟁이 일어나고 다시 화합하고 발전하는 동안에도 인간이 꼭 해야 했었던 그 것은 바로 섹스.
인류는 멸망이라는 재앙속에서도, 인류의 무궁한 발전 가운데에도 성관계가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때 초대받지 못한 이들이 있었다. 바로 트랜스젠더.
20~21세기때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트랜스젠더, 그들이 처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을 때는 고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전쟁이후의 인류는 첫째도 평화, 둘째도 평화라고 외치며 차별, 비방등을 최대한 억제하여 그들을 점점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나 신은 그것을 좋아 하지 않으 신 것일까, 갑자기 돌연변이 인간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바로 양성인. 남자와 여자의 성기를 모두 가지고 태어나는 변종이었던것이다.
그러나 인류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과 받아들이고 같이 지내 왔던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아기도 그 사례중 하나였다. 하지만 외형상 보기에는 여자의 성기는 어디에서도 발견 할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양성인의 경우에는 남녀의 성기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성이 있다.
몸 속에 난소가 있으면 여자이고 음경(정소)가 있으면 남자인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성과는 다른 이질적인(?) 것을 없애면 정상인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 아기는 무엇인가 특이했다. 분명 남자의 상징인 음경과 정소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소의 표피 속에는 정소가 아닌 난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런 경우는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며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터진 것이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한 여성이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중이었다.
어깨에 닿을 듯 한 짙은 갈색의 웨이브 진 머리, 같은 색의 큰 눈, 하얀 피부와 오똑한 코 거기에 글래머틱한 바디라인을 지니고 있는 그녀의 이름은 아레나, 바로 이곳 서울 종합병원의 산부인과에 속해 있는 의사였다.
그리고 그녀는 이 희귀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 참... 나보고 어쩌란 말인지...」
아레나는 병원 내에서 해결사로 소문이 자자한 배태랑 의사이다.
성격도 쿨하고 어떠한 일이든 척척 해결해 나가는 그녀에게는 딱 맞는 별명이었다.
그리고 그 해결사에게 사건이 한건 맡겨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녀에게도 그리 쉽지 만은 않은 듯 한데..
「끄응... 그냥 여자라고 해 버릴까.... 아냐.. 이게 어딜 봐서 여자람....」
「아냐! 분명 속은 여자라고!」
「으아아..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아아」
이런 식의 혼잣말이 몇 번을 오가는 줄도 모르는 상황... 아레나도 점점 지쳐가고만 있었다...
짹짹 짹
「으응.. 하암」
「잠이 들었었나..」
창밖에서 들리는 새소리에 잠이 깬 아레나는 자신이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후응.. 그나저나 오늘 아침 안으로 끝낸다고 했는데」
「으으.. 모르겠다! 더이상은 못하겠어!」
다른 사람이 들으면 여태껏 해결 하지 못한 일이 한 번도 없는 아레나에게는 뜻밖의 포기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겠지만 사건이 사건 나름인지 그녀도 고심 끝에 포기하고 만 것이다.
「난생처음 백지 보고서를 제출하게 되는군.. 응? 엥?」
보고서를 집기 위해 책상을 본 아레나의 시선 끝에는 지우개 가루로 지저분한 책상 위에는 보고서로 보이는 것은 놓여져 있지 않았다.
「어..어디갔지..?」
발이 달리지도 않은 보고서가 어디 가겠냐 마는 그녀는 이미 방 구석구석을 찾고 있었다.
10분 내내 쉬지 않고 방을 뒤진 아레나는 곧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머리 속에서 무언가 생각이 난 듯이 표정이 굳어졌다.
「서..설마..」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방을 뛰쳐나가 복도를 달리고 있었다.
두두두두두두두…. 뚝.
한참을 달린 그녀가 멈춘곳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사용하는 사무실의 문 앞이었다.
그리고 숨을 고르기도 전에 그녀는 문을 열어 재쳤다.
벌컥!
「하아 하아.. 선배!」
아레나가 선배라고 외치며 쳐다본 곳에는 그녀보다 조금은 성숙해 보이는 여성이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응? 아 아레나 좋은 아침.」
「아 좋은 아침~ 이 아니라!」
「아침부터 웬 호들갑이니 너 답지 않게?」
「그러니깐 그.. 그래! 보고서!」
「보고서라면.. 벌써 받았지」
「네에!? 어떻게? 난 제출한 적 없는데요?」
「응. 오늘 아침 아레나가 자고있는 동안 가져 왔는걸? 잃어버린 줄 알고 이러는 거야?」
「아니 그것은..」
「후훗! 해결사 아레나도 실수하면 보통여자로 밖에 안보이는데~」
「아니 그런게 아니라..! 혹시 그 보고서를..」
「상부에 올렸지」
「그..그런.. 아직 작성을 덜했는데요!?」
「응? 분명 내가 보기엔 이상한 부분은 하나도 없었는걸?」
「에..!? 그럼 혹시 성별은..?」
「음.. 분명.. 여자였지 아마..」
「아아..!」
사건은 이랬다. 어젯밤 아레나는 성별란에 남자 여자를 적고 지우기를 반복하다 잠이 드고 만 것이다! 불행히도 잠 들기 직전의 보고서에는 여자라는 글자가 적힌채로…
「으윽..」
갑자기 두통이 밀려온 아레나는 머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렸다.
게다가 전날에 신경을 많이 쏟아 부은 탓인지 결국엔 쓰러지는 아레나였다.
털썩.
「에? 아레나!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짹짹 짹
「으윽..」
어디서 본듯 한 관경. 어쨌든 아직도 두통이 가시지 않은 것인지 신음을 내며 아레나는 눈을 떴다. 그러자 시선에 들어온 것은 하얀 형광등이 달린 천장 벽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선배가 들어왔다.
「아 깨어났구나. 괜찮니?」
「아.. 선배 어떻게..?」
「어머 니가 사무실에서 갑자기 쓰러져놓고는 어떻게 라니!」
「아.. 그랬었지..」
어느 정도 정신이 든 아레나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그리고 채 일으키기도 전에 머릿속을 지나가는 것이 있었으니..
「아! 보고서!」
「그래 보고서! 도대체 아침부터 호들갑을 떨고 다닌 이유가 뭐야?」
「그 아기! 여자가 아니란 말이에요! 아니.. 여자이긴 한데..그러니까..」
「아! 레! 나! 지금 아주 너답지 못한 거 아니? 」
「아..」
선배의 호통에 침착함을 되찾은 아레나는 여태껏 모든 일을 설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 될수록 선배의 미간은 점점 모이기 시작했다.
「그러니깐.. 너도 결국 해결하지 못한 것이었다..」
「네.. 선배..」
「어떻게 하면 좋지..」
「지금이라도 수정하면..」
「우리 병원이 이 지역에서 최고라는 평을 받는다는 건 알고있지?」
「그럼요!」
「그럼 그 이유도?」
「물론.. 단 한번의 실수도 없는 실적 때문에..」
「잘 알고 있군.. 그럼 이 병원에서도 알아주는 해결사인 니가 상부에 실수를 자백하고 수정을 요구하면?」
「그야.. 아..!」
「알겠니? 그렇게 되면 이 병원과 너, 둘 모두에게 타격이 만만치 않다구」
그야말로 사면초가. 선배의 말을 듣고 있는 아레나의 표정은 금방 울 것 같이 변하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그래도 선배라면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아레나는 질문을 던지지만 선배라고 무슨 방도가 있으랴.
「이건.. 쉽게 결단할 문제가 아냐. 좀더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자. 응?」
「네..」
이렇게 두사람의 비밀 아닌 비밀 이야기로 시간을 흘러가고 있었다.
서장 끝.
안녕하세요
네이버3의 독자이기만 했던 chikchok입니다^^
매일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보기만 하고 덧글도 제대로 달아본 적 없는 저라서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부담스럽습니다.
제가 봐도 절대 마음에 들지를 않네요.
그래도 마음 내키는 대로 막 쓴 것은 아니니 예쁘게 봐주세요^^;
댓글에 뭐가 부족하고 잘 안되었는지를 달아 주시면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꾸벅
아 그리고 아직 제목이 미정인데요 생각나시는 거 있으신 분은 댓글에 달아주시면 감사하게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나오는 아기가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전개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