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여자친구_SM - 3부 1장
동물원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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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J는 한적한 공원이나 동물원 같은 곳을 좋아했다.
N은 클럽이나 번화가처럼 사람이 많고 활기찬 장소들을 좋아했지만,
가끔은 J의 취향에 맞추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화창한 평일, N은 모처럼 반차를 낸 J를 태우고 서울대공원으로 향했다.
평일 오전의 서울대공원 주차장은 한산했다.
바람도 적당히 선선하고, 화창한 날씨다. J은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도시락도 싸올 걸 그랬어요!”
“그런 건 네가 싸왔어야지.”
“맞아요! 제가 거기까진 미처 생각을 못했네요. 오늘만 사먹고,
담에 놀러 나올 때는 꼭 싸올게요.”
N은 J의 단화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비교적 편한 신발이라고 해도,
여자애의 구두라는 게 근본적으로 오래 걷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N은 서울대공원까지 코끼리열차를 타고 가기로 한다.
어차피 공원 안에서 많이 걸어야 할 터였다.
“오빠! 전 곰 보고 싶어요, 곰!”
J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N을 오빠라고 부른다.
N도 J가 오빠라고 부를 때는 DS 관계를 밖으로 노출 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인지하고 J의 이름을 불러준다.
N은 서울대공원 앞에 내려서 커다랗게 붙어 있는 지도를 본다.
“곰사는 제일 안쪽이네.”
“으음~ 그렇네요.”
“이것 봐라. ‘곰에게 먹이 주는 시간.’ 직접 먹이를 던져줄 수 있다는데?”
“우와! 멋져요! 근데 시간이……. 으음, 15분밖에 안 남았어요. 무리겠네요.”
N이 씨익 웃었다.
“뛰면 가능한 시간인데. 우리 J, 달리기 좀 하나?”
“달리기는 잘 못하는데요. 헤에, 그냥 포기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럭키.”
J가 일순간 긴장한다. J를 럭키라고 부르는 것.
이것 역시 신호기 때문이다. N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명령한다.
“곰사까지 전속력으로 뛰어.”
J는 네, 주인님! 하는 대답을 남기고 뛰기 시작한다.
이를 악물고 뛰고 있지만, N은 그런 J를 설렁설렁 따라갈 수 있었다.
통통하고 천성이 느긋한 J는 달리기도 느렸다.
“하악, 하악.”
“이제 4분 남았다.”
J은 걸었다가 뛰었다가 나름 용을 썼다. 하지만 두 사람이
곰사에 도착했을 때, 그 곳은 이미 인적 없이 썰렁했다.
아무래도 이벤트 타임이 다 끝난 듯 했다.
학학거리는 J의 숨소리가 거칠다.
“럭키. 이거 하나도 제대로 못 뛰냐?”
“헉, 헉, 죄송해요, 주인님…….”
N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말 주위에 사람이 한 명도 없다.
하지만 곰들은 여러 마리 있었다. 우리는 철로 된 난간 안쪽에
깊게 파여진 도랑이 있고, 그 안에 곰이 있는 구조다.
“그리즐리?”
J가 입을 오물거리며 곰의 종류와 설명이 쓰여 있는 간판을 읽는다.
천진한 표정에 발그스레한 볼까지, 꽤 귀여운 모습이라고 N은 생각한다.
하지만 N은 싸늘하게 말한다.
“럭키. 아직 플 안 끝났는데?”
“앗? 죄, 죄송해요. 주인님. 럭키가 잘 몰랐어요.”
“내가 끝났다고 할 때까진 절대 끝난 게 아냐. 알아들어?”
“네…….”
“제시간 안에 도착 못했으니 벌을 받아야겠지?”
J의 초조한 시선을 받으며 N이 말을 이었다.
“치마 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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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J는 한적한 공원이나 동물원 같은 곳을 좋아했다.
N은 클럽이나 번화가처럼 사람이 많고 활기찬 장소들을 좋아했지만,
가끔은 J의 취향에 맞추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화창한 평일, N은 모처럼 반차를 낸 J를 태우고 서울대공원으로 향했다.
평일 오전의 서울대공원 주차장은 한산했다.
바람도 적당히 선선하고, 화창한 날씨다. J은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도시락도 싸올 걸 그랬어요!”
“그런 건 네가 싸왔어야지.”
“맞아요! 제가 거기까진 미처 생각을 못했네요. 오늘만 사먹고,
담에 놀러 나올 때는 꼭 싸올게요.”
N은 J의 단화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비교적 편한 신발이라고 해도,
여자애의 구두라는 게 근본적으로 오래 걷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N은 서울대공원까지 코끼리열차를 타고 가기로 한다.
어차피 공원 안에서 많이 걸어야 할 터였다.
“오빠! 전 곰 보고 싶어요, 곰!”
J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N을 오빠라고 부른다.
N도 J가 오빠라고 부를 때는 DS 관계를 밖으로 노출 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인지하고 J의 이름을 불러준다.
N은 서울대공원 앞에 내려서 커다랗게 붙어 있는 지도를 본다.
“곰사는 제일 안쪽이네.”
“으음~ 그렇네요.”
“이것 봐라. ‘곰에게 먹이 주는 시간.’ 직접 먹이를 던져줄 수 있다는데?”
“우와! 멋져요! 근데 시간이……. 으음, 15분밖에 안 남았어요. 무리겠네요.”
N이 씨익 웃었다.
“뛰면 가능한 시간인데. 우리 J, 달리기 좀 하나?”
“달리기는 잘 못하는데요. 헤에, 그냥 포기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럭키.”
J가 일순간 긴장한다. J를 럭키라고 부르는 것.
이것 역시 신호기 때문이다. N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명령한다.
“곰사까지 전속력으로 뛰어.”
J는 네, 주인님! 하는 대답을 남기고 뛰기 시작한다.
이를 악물고 뛰고 있지만, N은 그런 J를 설렁설렁 따라갈 수 있었다.
통통하고 천성이 느긋한 J는 달리기도 느렸다.
“하악, 하악.”
“이제 4분 남았다.”
J은 걸었다가 뛰었다가 나름 용을 썼다. 하지만 두 사람이
곰사에 도착했을 때, 그 곳은 이미 인적 없이 썰렁했다.
아무래도 이벤트 타임이 다 끝난 듯 했다.
학학거리는 J의 숨소리가 거칠다.
“럭키. 이거 하나도 제대로 못 뛰냐?”
“헉, 헉, 죄송해요, 주인님…….”
N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말 주위에 사람이 한 명도 없다.
하지만 곰들은 여러 마리 있었다. 우리는 철로 된 난간 안쪽에
깊게 파여진 도랑이 있고, 그 안에 곰이 있는 구조다.
“그리즐리?”
J가 입을 오물거리며 곰의 종류와 설명이 쓰여 있는 간판을 읽는다.
천진한 표정에 발그스레한 볼까지, 꽤 귀여운 모습이라고 N은 생각한다.
하지만 N은 싸늘하게 말한다.
“럭키. 아직 플 안 끝났는데?”
“앗? 죄, 죄송해요. 주인님. 럭키가 잘 몰랐어요.”
“내가 끝났다고 할 때까진 절대 끝난 게 아냐. 알아들어?”
“네…….”
“제시간 안에 도착 못했으니 벌을 받아야겠지?”
J의 초조한 시선을 받으며 N이 말을 이었다.
“치마 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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